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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굴러들어옴-174화 (174/200)

174화: 해피버쓰데이(1)

짹짹짹!

짹짹!

오늘 아침에두 왔따.

참새놈들.

“우우... 시끄러.”

별 일두 다 있다.

밖이 이렇케나 추운데 참새들은 밖을 돌아다닌다. 얼마나 추우냐면 옵바는 맨날 오누이 식당으루 출근할 때마다 내 목에 두꺼운 목도리를 칭칭 감는다.

답답허다.

근데 어쩔 쑤가 없다. 이거 안 하믄 옵바가 밖에 안 나가게 해준다. 그래두 따뜻하니깐 참는다.

아아, 그게 중요한 게 아니였따.

암튼 참새놈들이 내 잠을 깨웠다. 안 그래두 오늘 휴일이라 늦게까지 잘라구 어제 마음 먹었는데.

원래 잘 안 깨는데 겨울 참새는 여름 참새보다 목소리가 몬가 더 날카롭다. 그래서 깨게 된다.

지엔장!

이럴 땐 지엔장이라고 하는 거라고 치호 아저씨가 가르쳐줬다. 근데 옵바 앞에서는 안 한다.

저번에 한 번 했따가 혼 났다. 슬펐다.

“에휴.”

어쩔 수 없지. 다시 눈 감구 옵바 겨드랑이 밑에 얼굴을 묻으면 잠들 수는 있따. 하지만 오늘은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

슬쩍-

고개를 들어 옵바랑 영희씨 눈치를 본다.

“쿠쿠쿠... 둘 다 아주 잘 자구 이써.”

그치만 자는 척하는 걸 수도 있다.

속으믄 안 댄다.

확실한 정보를 위해선 한 번씩 확인해주는 게 좋다.

옵바가 그랬다.

이래 봬도 곧 여섯 살이니깐 이 정도는 기본...

“아, 아니지...”

지엔장!

얼마 전에 알았다.

내년이 돼두 다섯 살이다!

하지만 기죽지 않는다.

여기서 기가 죽으믄 진짜루 지는 거다.

아무튼 확인해봐야 한다.

“실례함미당.”

옵바 콧구멍이 손가락을 들이밀었다.

허억...! 허억...

옵바가 입으루 숨 쉬기 시작했다.

“푹 자는 게 확씰하군.”

영히씨는 확인해볼 것두 업따. 집에 오믄 맨날 드러누워서 자는 게 영히씨다. 이렇케 일찍 일어날 리가 업따.

혹씨 몰라서 옵바 스마트폰으루 시간까지 본다.

[06:21]

뜨헉!

신기록이다!

이렇케 일찍 일어난 적은 단 한 번두 업따.

역씨.

이게 다 윤스리가 많이 큰 덕뿐.

곧 여섯 살이니깐 이 정도는 기본...

“지엔장.”

아니라니까.

다섯 살이라니깐 아직.

긁긁... 머쓱해져서 머리를 긁는다.

왠지 바깥두 깜깜하더라니. 몬가 이상하다구 생각하긴 했는데.

“아무튼 이걸루다가.”

옵바 꺼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린다.

무슨 무슨 어플들이 많은데. 알록달록하구 이름두 복잡하구. 암튼 모가 많다.

이 중에 거의 다 뭐에 쓰는 건지 몰른다.

윤스리 생각에는 옵바두 거의 뭐에 쓰는 건지 몰른다. 옵바 껀데두 옵바가 모른다.

그럴 거믄 정리를 하지 왜 정리를 안 할까.

주방은 맨날 그렇케 정리하믄서. 이해할 쑤가 업따.

“달력 바야지.”

그래두 달력이 어뜨케 생긴지는 안다.

하하!

그것두 모르면 바보다.

그리구 윤스리는 바보가 아니다.

슥슥 손가락으루 위로 올렸다가.

내렸다가.

아직 안 지난 12월부터.

옵바랑 만나기 전인 1월까지.

그니깐 올해 달력을 전부 한 번씩 확인해보구 있다.

이유는 하나밖에 업따.

옵바 생일.

몬가 잊고 있었다구는 생각했눈데. 윤스리가 아주 큰 걸 까먹구 있었다.

어뜨케 옵바 생일을 잊구 살았찌?!

아니지, 아니다. 잊구 산 게 아니라 애초에 언제인지두 몰른다.

“이건 넘무 심각해.”

옵바는 윤스리 생일두 챙겨줬다.

쪼꿈 옛날 일이지만 넘무 잘 챙겨조서 그때 울었따. 엉엉 애기처럼은 안 울구 흑흑 하구 어른처럼 울었으니깐 괜찮다. 안 부끄럽다.

암튼 윤스리가 옵바 생일이 언제인지 궁금해진 건 얼마 전이다. 어제던가? 아니다. 쪼꿈 더 전이다.

정확히 언제였는지는 기억 안 나는데.

확실한 건 그날 윤스리가 다음 1월이 돼두 여섯 살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는 거시다.

그래서 정확히 기억하구 있다.

왜냐믄 그때 여섯 살이 되려면 어뜨케 해야 되냐구 옵바한테 물어봤는데.

“다음 생일 되면 우리 윤슬이도 여섯 살이야!”

라구 알려줬다.

그 말 때문에 번쩍! 하구 번개처럼 기억 났다.

윤스리는 한 번두 옵바 생일을 안 챙겨줬다는 걸!

지금까지는 몰랐으니깐 안 챙겨줘두 잘못은 아니다. 몰르는 걸 어뜨케 하겠어.

“그건 맞찌.”

근데 이젠 옵바 생일을 챙겨줘야겠다구 마음을 먹었따. 그럼 챙겨줘이지 된다. 옵바한테는 맨날맨날 고맙다구 생각한다.

고마운 사람한테는 잘 해조야지 댄다구 옵바가 그랬다. 근데 옵바한테는 세상에서 제일루 고맙다.

그니깐 챙겨줄라구 그랬는데.

“왜... 옵바눈 생일을 표시 안 해둔 거야?”

세 번이나 왔다갔다 하믄서 확인했다.

근데 옵바가 아무래두 자기 생일을 표시 안 해둔 거 같으다. 이건 큰 일이다.

사실 직접 물어바두 갠찮기는 하다. 근데 그거눈 넘무 큰 용기가 필요하다.

윤스리가 아직까지두 옵바 생일두 모르는 배은망덕한 다섯 살루 생각할 수도 있짜나. 그건 싫다.

“움?!”

근데 배은망덕이 모더라.

내가 그렇케 어려운 말을 어뜨케 알지?

역시.

쪼꿈씩 어른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기분이 좋아졌따.

어디서 주워들은 게 틀림이 업따.

“근데 옵바 생일을 어뜨케 알아내지?”

그게 문제다.

이렇케 된 이상 다른 사람한테 물어보는 수밖엔 방법이 업따.

어차피 영히씨가 알 리가 없다. 영히씨는 나보다 옵바랑 알구 지낸 지 쪼꿈밖에 안 돼쓰니깐.

그러믄 물어볼 수 있눈 사람이 거의 업따.

일단 오른팔 루이.

“루이눈 몰르겠지.”

아무리 루이가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하지만 옵바의 생일까지 알 것 같진 않았다. 루이는 윤스리랑 친한 거지 옵바랑 친한 게 아니니깐.

그럼 당연히 루이보다두 한 단계 아래 부하인 시후랑 유미니는 몰르겠지.

다음으로는 가게 손님들이 있다. 근데 가게 손님들은 옵바랑 친하기는 한데.

생일까지 서로 알려줄 것 같지는 않으다. 어른들은 친해져두 몬가 너무 친하게 지내지는 않는 거 같으다.

그냥 느낌이 그렇타. 이유는 몰른다.

“최후의 방법밖에눈 업따.”

함모니 찬쓰.

함모니한테 전화해서 물어보믄 분명 알려줄 거다. 함모니는 그래두 맨날 윤스리 생일 때 미역국 끓여줬다.

그니깐 옵바 생일 때두 미역국 끓여줬을 거다.

그럼 아직두 기억하구 있겠찌?

옵바 스마트폰을 몰래 빼서 두꺼운 이불 밖으루 나왔다.

“으잇, 춥구먼.”

이불 밖으루 나오니깐 살이 차가워졌따.

겨울이라서 그렇타. 아직 날이 깜깜해서 옵바 옆에서 함모니한테 전화 걸었다가는 들켜버린다.

깨우는 거는 쪼끔 미안하다.

살금살금.

아주 살금살금 화장실루 들어왔다.

안 들킨 것 같으다.

역시 윤스리다.

“잠입 작쩐 성공.”

뚜- 뚜- 뚜-

또르르르...

또르르르...

함모니한테 전화를 건다.

덜컥!

함모니가 받았다.

“함모니...”

“으응? 윤슬이냐?”

“그렇타. 윤스리에여.”

“무슨 바람이 불었나. 이래 아침부터 전화를 다 하구. 할머니 보구 싶어서 그랬나?”

“그거눈 아니구.”

“.... 아니야?”

“어엉... 맞은데. 함모니 보구 시픈데. 그것 때문에 전화한 거눈 아니야.”

“그럼 어째 전화를 했어? 이르케 일찍이서부터?”

“옵바 생일이 언제인지를 몰르게써. 옵바가 옛날에 윤스리 축하해줘서. 그게 기억났는데. 근데 윤스리는 아직 옵바 축해 안 해줬어. 그래서 해조이지 대.”

“주현이 생일? 가만 있어봐라... 오늘이.”

함모니가 뭘 찾고 있는 거 같으다.

궁금하지만 넘무 시끄럽게 하믄 옵바랑 영히씨가 깬다. 안 물어보구 얌전히 기달리기루 했다.

“아아... 다음주네.”

“다음쭈?!”

“그래, 크리스마스 전날이 주현이 생일인 거를 모르고 있었구나. 우리 윤슬이가.”

“몰르고 있었따!”

다행이다.

크리스마스?

모하는 날이더라.

암튼 크리스마스 전날이라구 함모니가 그랬으니깐 맞겠찌. 그때까지 선물을 준비해이지 대겠다.

“함모니 고마오여.”

“하하하.... 그게 궁금해싸서 할머니한테 이르케 일찍이 전화를 다 했어?”

“그렇타! 근데 함모니 또 언제 봐여?”

“인제 주현이랑 설에 한 번 할머니 보러 내려와야지. 우리 강아지들.”

“잉? 강아지눈 윤스리랑 옵바가 아니라 루이야.”

“루이...?”

“앗, 근데 이르케 많이 떠들믄 영히씨랑 옵바 일어나자나. 함모니 미아내 인제 끊어이지 대게써.”

“그래, 아침 일찍이니깐 너무 말썽부리지 말구 오빠 말 잘 들어야 된다?”

“그렇타. 윤스리 조용히 다시 잘라구 그냥.”

“오냐.”

뚝-

함모니랑 전화 끊었다.

혼자서 함모니랑 전화두 하다니! 지금까지는 다 옵바랑 가치 했었는데!

이제 진짜루 어른이다.

다시 옵바 옆에 가서 자야지 쓰겠다.

살금살금...

돌아갈 때두 조용히 걸어야지 댄다.

지금 깨워버리믄 작전을 반만 성공한 거다.

스르륵-

발뒷꿈치를 띠고 살살 걸은 덕에 성공적으로 이불 안에 들어왔다. 영히씨두 눈치 못 챘고. 옵바도 아직 자고 있는 것 같다.

이제 곧 해가 윤스리 눈을 공격할 거다.

그니깐 옵바 겨드랑이에 얼굴을 묻고 잘 거다.

냄시는 쪼끔 나지만 그래두 눈이 부시는 거보다는 낫짜나.

킁킁...

“역씨 냄시는 쪼끔 난다.”

**

지엔장!

어제 자고 일어났다가 까묵어버렸따.

옵바 생일을 챙겨줄라믄 뭐를 받고 싶은지는 물어봐이지 대는데.

“그래두 생일이라두 알아냈으니깐 다행이지.”

옵바가 모를 생일 선물로 받고 싶은지만 잽싸게 물어보믄 댄다. 그 다음에는 윤스리가 갖고 오믄 대자나!

엥. 근데 잠깐만.

옵바가 뭘 좋아하는지 알아내서. 그걸 구하는 계획까지는 좋다. 근데 어뜨케 구하지?

옵바가 뭘 달라구 할지 알구?

그나마 맛있는 거가 좋다구 그러믄 윤스리가 만들어주믄 댄다. 저번에 칼질두 잘 배웠으니깐 어뜨케 잘 할 수 있겠지.

“근디 차 사달라구 그러믄 어뜩하지?”

옵바랑 윤스리는 차가 좋다.

부릉부릉! 하는 자동차.

옵바가 그거 사달라구 하믄 쪼꿈 힘들 수도 있따.

그 정도 돈은 업따.

어쩔 쑤 없이 돈이 많은 이니 언니한테 가서 빌리는 수밖에.

“언니라면 분명 윤스리한테 5억쯤은 빌려주겠지?”

쿠쿠쿠...

그렇게 생각해보면 윤스리가 참 인생 잘 살았다.

이것두 다 잘 키워준 옵바 덕이다.

“윤슬아, 아까부터 뭐라고 혼자 계속 중얼거리는 거야? 배고파?”

“웅, 배고파.”

“그래? 그럼 밥 해줘야겠네.”

아싸! 밥이다.

....?

“아앗, 이게 아닌데.”

밥 달라구 할려고 했던 게 아니다.

“응? 갑자기 왜 그래?”

“궁금한 게 생겼슴미다.”

“뭐가 궁금해? 오늘 메뉴?”

“아니, 지금 밥 안 먹을 거야. 쪼꿈만 이따가 먹을게.”

“배고프다며.”

“아니야! 그거 잘못 말해써.”

“그래? 그럼 궁금한 게 뭐야?”

“옵바 모 갖구 싶어?”

“갖고 싶은 거?”

“웅, 옵바가 가지구 시픈 게 궁금하다.”

옵바가 고민하기 시작했다.

턱을 만지작거리는 게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 같으다.

뭐라고 할지는 몰르겠다.

“아! 생각났다.”

“움? 몬데.”

“저번에 있잖아. 오빠랑 같이 TV에서 봤던 예능 기억나?”

“잉? 옵바랑 본 게 넘무 많아서 기억 안 나눈데.”

“그런가. 하긴 그때 너 졸았던 것 같기도 하고. 시골에 있는 나무로 된 집이, 집 소개하는 프로그램에 나왔는데 되게 이뻐보이던데. 그 집 갖고 싶다. 오빠가 열심히 돈 모아볼게!”

“잉...? 집?”

집?

나무로 된 집?

얼매나 비싸지?

나중에 영히씨한테 물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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