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5화 〉세상이 나를 죽이려고 해도
“오늘은 너희에게 중대한 발표를 할게.”
첫날에 비하면 확연히 줄어든 학생들의 숫자를 느끼며 김예슬 교관은 반을 둘러보았다. 1달 넘게 지난 시점에서 30명 정도 남은 숫자는 조금 있으면 이루어질 반통합을 암시했다.
반통합. 숫자가 많이 줄어든 시점에서 반을 여러 개 운영해봤자 큰 의미 없으니 모든 반 학생들의 숫자가 평균적으로 30명쯤 되면 반통합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가 학생들에게 발표할 중대한 소식은 반통합이 아니라 다른 것이었다.
교관에 속하는 그녀조차도 어제에서야 간신히 알게 된 아카데미끼리의 친선 대련.
아카데미의 1학년 1학기는 대부분 이론을 알려주어서 처음 입학할 때에 비하면무력의 변화가 그다지 크지 않지만, 그래도 학생이어서 그런지 유의미한 변화는 있긴 했다.
특히 필리아 아카데미 1학년 A반이 그랬다.
고작해야 대련을 몇 번 반복하고 실습을 나갔을 뿐인데, 학생들은 급격한 성장을 거두었다. 아직 교관은 물론이요, F급 헌터에게도 닿지못하는 학생들이 수두룩했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시간문제.
한 달 만에 이정도 성장세라면, 학생들이 3학년 졸업 직전에는 바로 D급 헌터에 올라갈 정도로 성장하겠지.
그리고 그 성장세가 가장 눈에 띄는 자들은 역시 명부에 적힌 자들이었다.
세뇌와 같은 정신계열에 재능이 있어 입학한 데이지는 자신의 재능을 성장시키는 대신 벙어리장갑에 깃든 저주가 더 짙어졌고.
고깔모자를 쓴 마녀 이예나는 마법학 교수 아래에서 자신의 마법을 더욱더 발전 시켜 이론에 한해서는 웬만한 헌터들보다 뛰어났다.
기세를제어하지 못하는 폭군에 가까웠던 강찬은 자신의 기세를 갈고 닦으며 한 명의 권사처럼 보이게 되었다.
괴물의 피를 타고난 이상 정종계열 무공은 익히지 못하더라도 무술을 배워 괴력난신이라 자칭할 수 있는 거력을 다스릴 수 있게 된다면 지금보다 더 높은 경지를 노려볼 수 있겠지.
다른 명부에 적힌 자들 역시 한 달 동안 강해진 거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을 성장세로 강해졌다. 자신의 힘을 숨기고 있었던 뱀파이어와 권속들 말고는 그 성장세가 눈에 띄게 보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달라진 것은 첫날처럼 지금도 책상에 엎드려 자는 은발의 흡혈귀였다.
그녀의 수업 태도는 매일같이 불량했다. 이론 수업은 잠으로 때우기 일쑤였고, 대련은 그나마 열심히 참여했으나 무기나 기본적인 무술을 배우는 수업은 아예 개인 단련 시간으로 활용했다.
첫 번째 날부터 문제가 되었던 매혹은 아예 제어하지 않고 내버려 둘 정도였고.
도무지 이렇게 생활할 거면 왜 아카데미에 들어왔는지 모를 정도로 알리샤는 성실한 학생이 아니었다. 아마 장학사의 직위를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 아카데미를 설립한 자의 혈육이라고 소문이 퍼지지 않았더라면 누군가에게 한 소리를 들었겠지.
흡혈귀가 강대한 매혹을 가진 것을 보아 몽마의 핏줄을 이은 것인지 아니면, 인간의 핏줄을 이어 무술을 배운 것인지는 몰라도.
그녀는 반 학생들보다, 명부에 적힌 자들보다 더 빠르게 강해지고 있는 게 눈에 띄었다.
신체적인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대신 제어되지 않는 매혹은 하루가 다르게 점차 강해지고 있으며, 그녀 주변의 어둠은 유독 짙어지고 있었기에 그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김예슬은 그 매혹에 대한 해결책으로 매혹의 저항력을 높여주는 아티팩트를 착용하고 다니는 것이 일상이 되었으며, 반 학생들도 매혹의 저항책으로 아티팩트를 줄줄이 끼고 있었다. 그들이 끼고 있는 것은 대부분 아티팩트라고 민망한 가짜였지만, 매혹에 대한 저항력은 확실히 있었다.
오늘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라도 알리샤 주변의 어둠이 짙어졌다 옅어지기를 반복하고 있었지만, 알리샤의 무력의 근본은 신체에서 나오기에 김예슬은 그다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는 분명 다른 반을 합쳐도 최상위의 강자 중 하나. 아카데미를 다니는 자라면 이길 자가 없는 괴물임이 분명했다.
그리고 이에 미치지 못했지만, 다른 반 학생들의 성장세도 상당했으니 1학년 2학기 정도 된다면 모든 1학년생이 2학년과도 겨루어 볼 만하겠지.
하지만 그들이 다른 아카데미의 학생들과 싸우기에는 조금 이른 감이 있었다. 그건 필리아 아카데미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문제였고.
아카데미에서 가르치는 것은 대인전 위주보다는 괴물 사냥이 우선적이다. 그렇기에 필리아 아카데미에서는 그런 지식을 우선하여 가르쳤다.
대인전을 기반으로 하는 대련은 많이 했어도, 그들의 대련은 어디까지나 상대방이 죽어도 괜찮다는 마인드에서 시작되는 탐색전에 가까웠다.
리베라 아카데미는 어떤가. 그곳의 학생들도 필리아 아카데미의 학생들이 목숨을 잃지 않도록 힘 조절 해야 하기는 했으나, 그것은 상성상 우위에서 나오는 힘 조절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원래부터 힘 조절을 한계치까지 하며 대련을 하는 것이 익숙했기에 무력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단번에 즉사하지만 않는다면, 그들은 필리아 아카데미의 학생들과는 다르게 힐링을 통해 대련을 계속 이어갈 수 있으니까.
또한, 괴물의 피를 잇거나 인간들에게 위험한 능력으로 분류되는자들이 필리아 아카데미의 학생들이라면 그것을 공략하고 타도하는 자들이 헌터다.
즉, 필리아 아카데미의 학생들이 순수 자기 경험만으로 리베라 아카데미의 학생들과 싸워야 한다면, 그쪽 학생들은 교관들이 알려준 정보들을 토대로 필리아 아카데미의 학생들을 공략할 수 있었다.
아무리 이곳 학생들의 성장세가 빠르다고 한들 필리아 아카데미 학생들의 천적에 가까운 리베라 아카데미를, 그것도 진도가 한 달이나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이길 가능성은 극히 적었다.
정말 미친 사람이 아니고서야 이런 대련 허락해줄 리가 없다.
하지만 아카데미의 상층부에서는 이미 친선 대련을 허락했고, 그 명령을 따라야 하는 김예슬 교관은 이 급작스러운 사실을 통보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내 학생들이 이길 수 있을까?
기대가 전혀 없다면 거짓말이다. 아무리 그래도 이들은 자신의 학생이니까. 비록 김예슬이 이들에게 알려준 것은 하급 결계의 종류와 이를 파훼하는 방법으로 대련에는 전혀 쓸모가 없는 지식이었지만, 그래도 이들이 이기기 바라는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좀 있으면 손님들이 찾아올 거야. 너희와 싸우기 위해서.”
교실 학생 중 누구도 그 손님이 왜 우리와 싸우기 위해서 오는지 묻지 않았다. 왜 이런 말을 뒤늦게 알려주는지 따지지 않았다.
저번 주에 겪었던 합동 실습에서 이들은 뼈저리게느꼈기에.
주변에서 동료들이 죽어 나가도 교관들은 절대로 도와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들은 진짜로 자신들이 죽든지 말든지 신경 안 쓰는 방관자라고. 그들의 신경을 거슬리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그들의 의문을틀어막았다.
김예슬 교관은 그 긴장감이예전에는 좋은 징조라 여겼으나, 너무 짙은 긴장은 오히려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도 알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이 긴장을 풀어줄 수 있을까.
그것을 잠시 고민하던 김예슬은 이 아카데미 전체를뒤덮는 파장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 결과 그녀는 이 아카데미에서 벌어지고 있는이변을 조금 늦게 알아차렸고.
그 약간의 차이로 인해 사건은 벌어진다.
갑작스럽게 생겨난 공간의 균열이 김예슬을 제외하고 학생들만을 노려 뒤덮는다. 일부 학생들은 이에 대항하려고 했지만, 공간 자체의 균열에 대응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공간을 간섭하는 힘.
헌터라고 해도 가지기 힘든 힘을 한낱 학생이 가지고 있을 리가 없었다.
“이게 뭔!”
온갖 결계로 보호받는 아카데미에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이변에 김예슬은 손을 뻗었다.
그녀가 손목에 찬 팔찌는 보호 결계의 매개체. 학생들이 균열로 끌려들어가는 것을 막지 못하더라도 학생들을 자신과 함께 보호 결계로 묶는다면 끌려갈 수는 있다.
하지만 균열이 학생들을 뒤덮는 것이 더 빨랐고 학생들은 그녀의 시야에서 균열과 함께 사라졌다.
순식간에 텅 비어버린 교실을 보며 김예슬은 균열의 흔적을 좇았다. 균열이 발생할 때 주변에 있던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A타입. 그녀를 끌어당기지 않았던 것을 보아 A타입 중에서도 변종에 속하는 균열로 보인다.
그 균열은 내부에 있는 인간들을 다 잡아먹고 다시 한번 사람들을 끌어당길 때를 제외하고는 외부에서 침입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으나 김예슬은 일단, 이 균열 앞까지 한 번가보기로 했다.
균열이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거리는 그다지 크지 않기에 아카데미 안에 있을 테니까.
아무리 도시를 결계로 감싸서 보호해도, 일어날 균열은 일어나는 것처럼 아카데미에 얼마나 많은 결계가 쳐져 있어도 균열은 일어날 수 있었다.
다만, 그 일어날 확률이 지극히 낮아질 뿐.
소수점에 가까운 확률을 뚫고 발생한 균열이니만큼 균열이 완벽하지 않아서 외부에서 침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만약이란 가능성을 믿고서 김예슬은 걸음을 재촉했다. 지금 이변을 남들에게 전파하는 것도 하나의방법이었지만, 김예슬의 감각 내에서 들끓고 있는 마력들이 분노, 어이없음, 황당함을 품고 있는 것을 볼 때 그다지 이 상황을 전파할 필요성은 없어 보였다.
다른 교관이나 선생들도 이 상황을 충분히 파악하고 움직이는 것으로 보였으니까.
그러나 지금 시간이면 다른 아카데미의 학생들도 도착했을 시간이다.
만약 그들도 균열에 끌려들어 갔다면 문제는 사회적 파문으로까지 번진다. 명목은 아카데미끼리의 화합을 위한 대련인데, 그 대련을 하러 온 장소에서 리베라 아카데미 학생들이 균열로 끌려들어 갔으니까.
필리아 아카데미의 잘못이 없어도 사회적으로 질책받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
만약 균열의 랭크가 낮아서 학생들끼리 협력하지 않아도 클리어할 수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균열의 랭크가 높은데도 리베라 아카데미 학생과 필리아 아카데미의 학생이 화합하지 못해 몰살당한다면 이 사건의 파문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진다.
김예슬은 2학년과 3학년 모두 이 상황에 당황한 기색은 있었지만 모두 교실 내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서는 다리를 더 빠르게 움직였다.
균열에 끌려간 것은 1학년들뿐. 왜 1학년만 끌려들어 갔는지는 모른다. 그들은 다른 학년의 학생들보다 성장세가 빠르다는 것을 제외하면 특별할 것도 없는데.
머리가 복잡했으나, 김예슬은 균열의 근원지를 찾아 발걸음을 재촉했다.
***
눈을 뜨고 나니 모르는 동굴이다. 습한 습기에 역겨운 냄새가 가득하다. 어둠의 가호가 약해진 영향이 있는지 어두운 동굴 안을 선명하게 파악하기도 힘들었다. 대신 움직이는데 지장이 생길 정도로 안 보이는 것은 아니었지만.
분명 아카데미에서 잠들었을 텐데, 왜 이곳에서 눈을 뜨게 된 거지.
혹시 납치라던가, 이 동굴에서 아카데미 친선 대련이 벌어지는 건가.
일단, 납치일 확률은 낮었다. 납치할 거면 중도에 일어나 내가 반항할 수 있으니 팔다리를 부러뜨려 무력화시키는 편이 좋으니까.
애초에 A랭크 헌터까지 있는 아카데미에서 대놓고 납치할 정도의 강자가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친선 대련일 확률도 낮았다. 동굴에 감도는 냄새가 역겨워 자세한 파악은 할 수 없지만, E급 괴물들이 돌아다니는 던전에 학생들을 집어넣을 리는 없을 테니까.
가능성은 적지만, 이 상황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하나.
나 혹은 다른 사람들은 균열이 발생하여 이 던전에 끌려 들어왔다는 것 정도.
헌터로서의 생활로 인해 온갖 결계가 뒤덮여 있는 곳에 균열이 발생할 수 없다고는 알고 있어도, 왜 그런지 이론적 지식은 알지 못한다.
그러니 최소한 나는 이 균열에 끌려 들어왔고 밖에서 지원이 올 것인지는 모르니 이 균열 던전을 공략해야 했다.
변수는 이곳을 나만 들어왔는지 아니면 다른 학생들도 들어왔는지. 다른 학생들도 들어왔다면 얼마나 많이 들어왔는지.
같이 들어왔어도 따로 떨어져서 공략이 끝나야만 만날 수 있는 구조의 던전도 있으니 이 던전의 공략은 나 혼자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다.
그렇다면 지금 현재 무장상태는 어떤가.
레이나가 입혀준 교복에, 레이나가 준 장갑.
그리고 어제 권속이 주었지만, 아직도 까지 않은 상자.
옷이나 귀걸이 모두 내가 모르는 기능이 조금씩 있겠지만, 그 기능을 발동시키는 법을 모르니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았다.
하지만 이 작은 상자에 포션이라도 들어있을지 모르니 나는 손톱으로 상자의 윗부분을 반으로 갈랐다.
그 작은 상자 안에는 동그랗게 된 유리병에 붉은 액체가 찰랑거린다.
피.
레이나의 피를 잘못 먹어서 상황이 이상하게 꼬였으니 이 피도 경계하는 편이 좋았으나, 만약 먹을 게 없는 상황이라면 이 피라도 먹어야지.
저 역겨운 생명체의 체액을 먹을 수도 없으니.
나는 유리병을 치마 주머니에 집어넣으며 앞을 보았다. 거기에서는 트럭만 한 크기의 애벌레가 나를 향해 돌진해오고 있었다.
자이언트 웜.
자이언트 웜이 나비나 나방 같은 종류로 진화하는 종류의 던전인지 아니면 애벌레에 특화된 던전인지 몰라도 곤충 종류라는 것은 분명하다.
이들의 체액은 피라고 보기에는 애매하여 냄새에서 알 수 있듯이 저것을 먹고 회복하기는 어려울 듯하니 최대한 부상을 자제하면서 싸워야 했고.
점차 가속하면서 나에게 달려드는 애벌레를 보며 나는 땅바닥에 발바닥 모양의 짙은 어둠을 밟았다. 어둠의 총애가 사라졌다고 생각될 만큼 약해졌어도 내 의지에 따라 어둠은 움직이고 있었다.
혼돈기로 인해 내 안의 기운은 움직이지 못한다.
무술이란, 본디 안에 있는 기운을 움직이는 것. 밖에 있는 마나를 움직인다고 하여 무술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이것은 어디까지나 보법을 흉내낸 걸음일 뿐이지만 효과는 확실.
나는 어느새 애벌레의 머리에 올라타 있었다. 어둠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로든 움직일 수 있는 기술.
공간 이동과 다르게 물리적인 방벽이 있으면 그곳으로 갈 수 없다는 제약이 있었으나, 나 자신의 기운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가성비 좋은 기술이었다. 반동도 공간 이동에 비하면 없다고 싶을 정도로 적었고.
자이언트 웜은 자신의 머리에 올라탄 나를 떨어트리기 위해서 이리저리 몸을 뒤틀어도 뱀파이어의 균형 감각은 고작 이 정도의 흔들림에 떨어질 정도로 약하지 않았다.
자이언트 웜의 머리에 올라탄 이상 내가 해야 할 행동은 명백했다.
주먹에 힘을 준다. 주변 어둠이 호응하여 주먹에 짙은 어둠이 실린다. 어둠의 가호가 사라져서 어둠은 평소보다 약한 힘을 제공했지만, 그런데도 E급 괴물을 죽이기에는 차고 넘치는 힘인 것은 명백하다.
그리고 이 상태 그대로 자이언트 웜의 머리에 내려친다.
-콰직.
“일단 한 마리.”
벌레의 체액이 내 온몸에 튄다. 역겨운 냄새가 내 코의 후각을 둔감하게 만든다. 이 이후의 적들과 싸우는 데에 있어서 후각의 도움을 받기 어렵겠지만, 이 정도의 적들을 상대로 후각까지 사용하지 않아도 충분하다.
나는 내 주먹의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반쯤 짓이겨진 자이언트 웜에게서 내려왔다.
후각이 없어도 어디로 가야 하는지는 안다. 바람이 부는 방향대로 가면 출구로 갈 수 있겠지. 애초에 출구라고 해도 이 동굴에서 빠져나가는 출구일 뿐이지, 던전을 나가는 출구는 아니다.
이렇게 개미지옥처럼 사람들을 끌고 오는 유형의 던전은 던전 자체를 클리어하는 방법으로만 밖으로 나가는 길이 생기게 되니까.
나는 바람이 부는 방향을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