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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화 〉에피소드 4 - 이름을 알리는 건 중요하다 (3) (21/67)



〈 21화 〉에피소드 4 - 이름을 알리는 건 중요하다 (3)

만약에 답을 하기가 고민 되는 상황이라면, 제일 좋은 건 답을 하지 않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사실 노린  아니었다.
난 단순히 테오의 방으로 향하는 침입 루트를 알아보려고 나온  뿐이었다.
근데 그걸 자신과의 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오해할 줄 어떻게 알아.

"뭐, 뭐야?"

갑작스런  행동에 테오가 당황했는듯, 그렇게 물어왔다.
답은 세느를 건블레이드 형태로 바꾸면서, 반대손에는 에너지 건을 꺼내드는 걸로 대신하며 긴장했다.
원작에서 초반 회차의 세린은 저 녀석에게 패배해 회귀를 한 경험이 번인가 있었으니까.


[ 스킬 - 시간의 흐름을 발동합니다. ]
[ 사용 대상 인물 : 김수현 ]
[ 당신의 신체 능력이 7분 30초간 상승합니다. ]


시간의 흐름을 발동하며 회시법에서 놈의 전투방식을 떠올렸지만,  수 있는  작가새끼의 빌어먹을 표현력을 욕하는 것 밖에 없었다.
정작 중요한 전투 장면에선 힘을 빼고, 테오 녀석과의 시시콜콜한 잡담에힘을 실어준 것만 기억 나는 건 왜 일까 싶었다.


'씨발, 암튼 이럴  도움이 안 되요.'

그렇게 작가를 욕하며 눈앞의 적을 응시했다.
놈은 양 손에 각각  개의 곡도를 들고 조용히 걸음을 옮겼다.
침을 꿀꺽 삼키며 세느를 건블레이드 형태로 변화 시켰다.


'온다.'


그와동시에 놈이 내게 달려들었다.
시간의 흐름을 쓰지 않았더라면, 당했을지도 모르르 빠른 속도로 달려든 놈은 곧장 양 곡도 치켜들고 내게 쇄도했다.

[ 스킬 - 시간의 자아가 위기상황을 감지하고 눈앞의 미래를 읽어냅니다! ]


내가 반응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아차린 걸까?
특성창을 열어보는 걸 막은 그 스킬이, 내 시야에 약간의 미래를 겹쳐서 보여주었다.
 미래에서 내가 하던 대로 곧장 검을 치켜 들었고, 그러자 놈의 곡도와 내 세느가 부딪쳤다.
그 순간, 건블레이드의 트리거에 따라 전방에 화염이 솟구쳤고, 놈은 곧장 뒤로물러섰다.

하지만 싸우는 소리가 났음에도 주변에서 반응이 들려오지 않자,  스킬로는 들어가지 않은, 본래 이 몸의 재능인 마나시로 주변의 마나 흐름을 읽어냈다.
혹시나 싶었는데,역시나 지금 나와 테오가 있는 이 주변과, 외부 공간을 격리시키는 결계 마법이 주변에 펼쳐져 있었다.

'제법 준비성이 철저하군.'

뒤로 물러선 녀석과 거리를 벌리며 에너지 건을 조준했다.
놈의 철저한 준비성에 조금은 감탄하면서.

아무리 테오가 주인공이라지만, 아직은 가공되지 않은 원석에 불과한 녀석이다.
그런 테오를 잡기 위해 결코 준비과정부터 녹록치 않을  격리 마법까지 준비했는데, 적이지만 감탄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야, 이거 진짜 궁금해서 묻는 건데, 너 누가 보냈냐?"

누군가를 담그기 위해 이런 준비를 한다는 건,  대상에게 어지간한 원한이 있다는 것이었다.
아니면 정면 승부로는 답이 없는 상대라던지.
지금 시점에선 제이드라면 모를까, 테오가 정면 승부로 답이 없을리는 없으니까 명백히 전자였다.

"말하지 않겠다 이건가."

당연하다는 듯 대답하지 않는 녀석을 보며 더 이상의 대화는 그만두었다.
아무런 답을 하지 않는 놈에게, 혼자 떠들어봤자 의미가 없었으니까.


조준과 동시에 숨을 잠시 멈추고 방아쇠를당겼다.
그러자 총구에서 섬광이 일었고, 이내 놈의 팔에서 피가 튄 순간, 테오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위험해! 세린!"

뒤에서 테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순간 옆에서 쉬익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바로 세느의 검신을 들어 방어자세를 취했다.
이내 무언가큰 소리를 내며 세느를 강타했고,  충격에  옆으로 날아가듯 밀려났다.
어둠 사이에서 무언가 금속  같은 게 반짝였다.

'사슬?'

김수현으로써는  번도 상대해  적 없는 무기다.
소설로   작가 새끼의 묘사력 때문에 잘 몰랐었는데, 직접 보니 무언가 현실감이 드는 느낌에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뭐, 상대하기 어려운 타입의 무기는 아닌 것 같았지만.


"너를 조금은 인정하마."

놈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다.
인정이라......
그 말을 듣는 순간 갑자기 기분이 엄청나게 나빠졌다.

"조금은 진심으로......."

이유는 별거 없었다.
어차피 나한테 뒈질 새끼가 저딴 말을 해서였다.

난 에너지 건의 장전을 최대 출력까지 당긴 다음 놈이 말하는 사이, 팔에 묶인 사슬을 쏴버렸다.
그러자 말하는 놈의 입에서 비명과 함께 바닥에 부서진 사슬 잔해들이 우수수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짙은 혈향과 함께  놈의 머리를 조준했다.


"니가 뭔데 날 인정하나 마냐 지껄이냐? 뒤질래?"
"세린, 죽이지마!"

놈의 머리를 쏘려는 찰나 뒤에서 테오가 내게 소리쳤다.
에피소드는  새끼를 죽여야 끝나는 건데, 죽이지 말라고?
일단 무력화를 위해 놈의 허벅지를 쏴버리자 놈은 그제서야 무릎을 꿇었다.

"왜?"
"어디서 보냈는지 캐내야 돼."
"......."

지난 서브 에피소드 이후, 적은 무조건 죽인다는 원칙을 다시 가지게  난 그의 말에 갈등했다.
어디서 보냈는지 캐내야 되니 죽이지 말라고?
그래, 이런 세계에서는 그게 당연한 것이다.
현대에서처럼 조그마한 것도 증거로 만드는기술이 지금 이 세계에 있을 지 없을지도 모르니까.

"싫은데?"


테오의 말을 듣고 잠시 고민한 이후에 나온 내 답은 저거였다.

정보를 캐내는 거?
그래 중요하긴 하지.


하지만 적은 무조건 죽인다는 내 원칙을 깨고 싶지 않았다.
김수현으로써살아 오는 동안, 무력화  적에게 죽을 뻔 했던 경험 때문이었다.


"테오야, 미안한데 난  부하가 아니야. 내가 죽일지 말지는 내가 정해."

그렇게 말하며 방아쇠를 당기려 한 순간이었다.
갑자기 마나의 흐름이 요동치며 마법으로 쳐진 결계가 스르르 사라지기 시작했다.
메이나의 목소리가 들려온 건 결계가 완전히 사라진 순간이었다.


"세린, 그럼 스승의 말은 들어 주겠지?"
"그저 강제로 데려와서 가문에 툭 던져두는 것도 스승이란 분이 할 말 인가요?"
"묘하게 말에 가시가 있네."
"없을 이유가 없죠. 그 덕에 가문에서  번 뒈질뻔했는데."

아무렇지 않게 결계가 있던 자리를 넘어 걸어온 메이나는 마법을 부려 놈의 밑에 마법진을 하나 생성했다.
마법진에서 실 같은  뻗어 나오더니 이내 놈을 구속했다.
곁에 다가온 메이나는 그것 까지보더만 갑자기 내 머리위에 손을 얹었다.


"고마워, 테오를 지켜줘서."
"뭐, 뭐에요? 이 손 내려요."

어느새 난 놈을 죽여야 한다는 것도 잊고 메이나의 손을 쳐내려 했지만,  순간 시간의 흐름이 해제됐다.
덕분에 힘이 약해진 탓에 그녀의 쓰다듬을 그냥 받아야 했다.
망할 신체 강화계열 마법.......
그런데 그 순간, 갑자기 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뭐지 싶어 폰을 꺼내 화면을 켠 순간, 메시지 창에는 내가 이 짓을 한 이유가 떠올라와 있었다.


[ 서브 에피소드 - 이름을 알리는 건 중요하다 가 클리어 되었습니다. ]


그 메시지를 보자마자 난 쓰러진 놈에게로 다가가 놈의 맥박을 짚어 보았다.
처치란  답게 이미 그의 맥박은 이미 멈춰 잇었고, 시간 역행을 시전하려 하자 옆에 푸른 창이 뜨며  스킬 시전이 차단 되었다.

[ 해당 대상은 스킬을 사용   없는 존재입니다. ]

이미  녀석은 명을 달리했다는 소리였다.
하지만 메이나가 곁에서 "세린, 시간의 힘으로 되살려주지 않을래?"라 내게 말해왔다.
본래 적은 죽인다는 게 내 마인드였지만, 난 시간의 힘을 놈에게 불어 넣으며,스킬의 형태가 아닌 순수한 권능의 형태로 놈의 시간을 되돌렸다.


그러자 놈의 몸에서 은은한 초록빛이 나더니, 이내 다시 되살아난 놈의 입에서 "으으."하는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놈이 살아나는 것을 본 메이나는 얼른 치유 마법을 걸어 딱 죽지 않을 만큼만 녀석을 치료해주었다.

"끌고가."

메이나의 말에 달려온 기사들은 얼른 놈을 포박해 어디론가 끌고갔다.
끌려나가는 녀석을 보며 멍하니 있으려던 찰나,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 날 끌어안았다.

"메이나?"

늘 웃고 있을 것만 같았던 그녀의 눈가가 촉촉해진 것을 보며 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였다.
그녀의 그런 모습을 보며 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들은 소설 속의 등장 인물이 아니라, 현실에 존재하는 인간이지 않을까 하는.

*    * *


그 일이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펠테른은 본인이 원한 대로 테오의 호위에서 물러나고,  자리는 내가 채우게 되었다.
아리스 기사단에 오직 나를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테오의 개인 친위단의 형태로.
기사단에 들어가기 싫어했던  의향을 반영해 말만 친위단이지, 사실상 나를 위한 특별 지위를 하나 만들어  셈이었다.
테오를 제외한 누구도 내게 명령할 수 없는 그런 위치인 것이었다.


"자, 받아."
"이게 뭔데?"
"기사단이 되면 지급되는 경갑."


경갑?
니네 기사단 판금 갑옷 입고 다니는 기사단이잖아.
그런 내 시선에 테오는 작게 한숨을 푹 내쉬었다.


"넌 갑옷 입으면  불편할 것 같아서, 부츠와 팔목 보호대 정도만 했는데 맘에 안 드냐?"
"뭐, 그런 건 아니고...... 암튼 잘 쓸게."

앞으로 입을 일이 얼마나 있겠냐 싶냐만은.
그래도 예의상  보니까 판금이 붙어있다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엄청나게 가벼웠다.
아무래도 경량화 마법 같은 걸 걸은 모양이었다.

"되게 가볍네."
"고모가  준다고 신경 엄청 쓴 거야. 난 그 인간이 생활에 도움 되는 그런 마법도 그리 잘 쓰는줄 처음 알았어."

그 전투 마법광인 메이나가?
내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눈으로 보자 테오가 "사실이야."라고 짧게 덧붙였다.
테오의 말을 들으며 지급해준 경갑의 착용을 마치고, 몸을 일으켰다.
앞으로 걸어가며, 풀려있던 머리칼들을 묶고, 벽에 걸려있던 사기쳐서 얻은 기사단의 검을 허리춤에 찼다.


'맞다, 이 사기꾼 새끼들도 한 번 조져야 하는데.'

어차피 기사단도 됐겠다, 이젠 사기가 아닌 진짜로 조질 수 있겠군.
내 웃음을 본 테오가 못  꼴을 봤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뭐해,   데려다 줘?"


그런 테오를 보며 잠시 기다리던 난, 도통 움직일생각을 안하는 그에게 한숨을 내쉬며 물어봤다.
테오는 그제야 아차 싶으며 "얼른 가자."라고  안내하기 시작했다.
발걸음을 옮기자 이전의 입단식을 빙자한 연회와는 달리, 정말 제대로 도열을 맞춘 기사단이 눈에 들어왔다.

"오늘은 제대로네......."
"입단식은 정말 말 그대로 놀고먹는 축제나 마찬가지니까. 오늘은 기사단 정식 일정이야."

아리스 가문의 후계자 답게 테오가  안다는 듯 말해왔다.
우리가 도착한 것을 기사단장이 "모두 정숙!"이라 소리쳤다.
그 말이 나올 때 까지 기다렸던 테오는 중앙 단상으로 올라가 새로운 가족들을 환영한다는 등의 멘트들을 늘어두기 시작했다.


"아무튼 우리 기사단의 새 일원이 된 것을 환영한다."

 말을 끝으로 테오는 단상에서 내려왔고, 이내 처음 보는 아리스 총 기사단장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자, 신입 기사들은 모두 앞으로 나온다, 실시!"

어느새 곁으로 돌아온 테오가  팔꿈치로 툭 쳤다.
걸음을 옮겨 신입들 사이에 서자 갑자기 뒤로 살짝 물러나며 내게 길을 터주었다.
나를 마지막으로 신입 기사들이 일렬로 쭉 서자 "뒤로 돌아!"라는 구령이 울려퍼졌다.
그러더니 신입들에게 자기소개를 시키는 것이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번에 새로 입단하게 된 코난이라고 합니다! 아리스 기사단과 함께 할 수 있어 매우 영광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제일 처음에 선, 이름은 추리 잘 할 것 같은데 몸은 근돼같아 보이는 녀석을 시작으로 각자  명씩 자신을 소개하기시작했다.
하지만 기존에 있던 기사들은 나를 제외한 다른 신입에게 크게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세린 단장!"


혜성처럼 나타나, 특별히 시작부터 단장이란 직함을 들고 시작하는 아리스 기사단의 홍일점(씨발......)인내게만 관심을 보였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며 속으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 안에 있는 건 30대 초반의 남성인데 그 진실을 알면 어찌 반응하려고 저러는지.

'뭐, 이렇게 된 거 아무도 못 건드리게 좀 건방지게 해야되려나.'


그렇게 생각하며 어떻게 말할지 속으로 잠시 생각을 했다.
아무리 그래도 앞으로  있어야 되는 가문인데 건방진  좀 그러려나.
총 기사단장의 말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자 조금씩 수군거리려는 찰나, 난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오늘 부터 도련님의 호위를 맡게  세린 단장이라고 합니다.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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