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0화 〉10.유혹에 실패하다. (10/211)



〈 10화 〉10.유혹에 실패하다.

*유혹에 실패하다.

하인스씨가 서지은을 내세에서  사람이라고 소개를 하였는데도, 아이의 반응은 놀람도 없이, 오히려 그녀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왔다. 그 모습을 보고 하인스씨가 아이를 대신하여, 소개를 하였다.


"이 아이는 제 딸 에밀리라고 합니다. 설명하자면 긴데…….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서지은양하고 똑같은 상황이라고 말씀드릴  있겠습니다."


"그럼……. 이 아이도……."


"네. 맞습니다. 안드로이드 육체를 가진, 제 딸입니다."


"지은양 죄송합니다만, 석균씨와 인터뷰를 할 동안 에밀리와 놀아 주시겠습니까?"

서지은은 아이를 좋아하는 듯 선뜻이 승낙하였다. 지은씨도 자기와 같은 처지의 아이를 만나서, 친근감을 느끼는 듯 했다.

"언니. 저쪽에  놀이방이 있어요. 같이 보러 가요."

"그래, 에밀리의 놀이방에 뭐가 있는지 보러 갈까?"


에밀리가 사라지자, 하인스 부부와 함께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거실에 있는 편안한 소파에 앉아 인터뷰를 할 준비를 하였다. 그때 안드로이드 하녀가 나타나, 간단한 다과를 우리 앞에 내어 놓았다.

"다시 한 번 소개 하겠습니다. ㅇㅇ일보의 이석균 기자입니다. 이렇게 두 분을 만나 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네 반갑습니다. 저는 아실 것이고, 이쪽은 저의 와이프인 앤 하인스입니다."

두 부부는 금술이 좋아 보이는 부부였다.

"우선 간단하게 몇 가지만 질문 하겠습니다. 우선 트루컴패니언 사의 경우는 안드로이드 제조사로 유명합니다. 기존의 안드로이드의 경우 AI로 움직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그런데, 저 하고 같이 온 지은양이나 따님을 보면, 내세의 사람이 현세에서 활동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안드로이드를 만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트루컴패니언 사의 안드로이드들은 대부분이 이렇게 인간의 영혼을 담는 것이 가능한가요?"


"아닙니다. AI와 동시에 영혼을 담을 수 있는 안드로이드는 최근 나오는 최고급품에만 적용됩니다. 인간의 정신은 일반 AI보다 훨씬 더 많은 데이터의 용량을 많이 차지합니다. 유진양의 이야기로는 인간의 정신은 AI와 같이 필요한 데이터로만 구성되어 있는 것은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탁, 타탁, 탁-


"인간의 장신 데이터  실제 외부로 발현이 되는 것은 5~10%가 되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잠재의식으로 묻혀 있지요. 비효율적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인간이죠. 어쨌든 현재 최고 성능의 AI보다 저장해야 할  데이터의 양이 수십  이상 많습니다."


"음. 그렇군요."


"그래서 보급형이나, 예전의 제품에는 이러한 기능이 없습니다."

"그러면 이러한 안드로이드를 만든 목적은 무엇입니까?"

"이야기 하자면 긴데, 앤이 대신에 이야기 해주겠어요?"

더글라스의 부인인 앤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사실 에밀리가 때어났을때 부터, 선천성 희귀질환을 가지고 있었답니다. 태어나자마자 고통 받는 에밀리를 보는 것이 어찌나 힘들던지……."

"

"에밀리가 그렇게 되자, 저희 부부는 유전자 검사를 해보았어요. 혹시 저희 때문에 에밀리가 고통을 받는 것이 아닌 가해서요."


"......."

"그런데, 유전사 검사를 해보니, 더글라스와 저 모두 양쪽 유전자 중 하나에 결함을 가지고 있다더군요. 저희가 또 다시 아이를 가지더라도, 25%의 확률로, 에밀리와 같은 질환을 가진 아이가 태어날 수 있다더군요."

".......
"
그래서 저희 부부는 더 이상 아이를 가지는 것을 포기하고, 에밀리만  키우기로 마음을 먹었답니다. 그런데 ……. 흑흑……."

이야기를 하던  하인스 부인은 눈물이 북 받혔는지, 말을 하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죄송합니다.  기자님. 아내 대신 제가 말하겠습니다. 에밀리가 커가면서 병세는 더욱 악화 되었고, 저희 부부의 고통은 커져만 갔습니다. 그때 AFTER LIFE 사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같이 에밀리의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제안이었습니다."

"......."

"동물 실험결과와 알파테스터의 결과를 보여 주며, 현재 에밀리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을 같이 찾아보자고,에밀리가 저희와 함께 저택의 마당에서 뛰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것이었습니다."

"......."

AFTER LIFE 사는 인간의 영혼을 가상세계로 옮기는 연구를 하고 있었고, 저희는 인간과 유사한 안드로이드를 만들고 있으니, 이것이 에밀리에게 또 다른 대안이 될 수도 있다는 제안 이었습니다."

- 탁, 타닥, 탁.-

"그 제안을 받아들이자 AFTER LIFE 사에 의한 인수합병이 이루어졌고, 결과는 지금 보시는 것과 같습니다."

나는 두 부부의 말에  말을 잃었다. 단순히 섹스 안드로이드를 만드는 회사로 생각했던 회사에 이런 사정이 있는지는 몰랐다.


이것을 기사로 적는다면, 분명히 대박을 칠 것이다. 이번 영생교 취재로 쓸 만한 기사들을 많이 얻었다, 이 내용들을 특집 시리즈로 내어도 될 것 같았다.

"아! 그런 사정이 있었군요. 트루컴패니언 사에 대해서 다시 보았습니다."

"우리 회사의 이념은 인생의 진정한 동반자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섹스돌로 시작하였지만, 현재는 다양한 분야로 범위를 넓혀 나가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애완동물이나, 오면서 보신 것과 같이 집사나 하인 같은 가사도우미 등 다양합니다."

"......."

"조만간에 지은양과 같은 경우도 많이 늘게 될 것입니다. 질병으로 죽은 자녀나 배우자를, 현실에서 다시 만날  있는 기회를 말입니다."


"......."

"현재 AFTER LIFE 사의 오픈베타 테스트에 선천성 휘귀 질환을 가진 소아 환자나, 말기 암환자들이 많이 참여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는 그들과 그들의 가족에게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탁, 타닥, 탁.-


"그리고 그렇게 되면 에밀리의 친구들도 늘어나겠지요. 에밀리가 학교에서 친구들과 공부하고, 노는 모습도 보고 싶습니다."


감동적인 이야기였다. 기사거리로도 최고의 스토리였다. 딱딱해 보이는 기사도 스토리텔링이 중요하였다. 하인스씨는 열정적으로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내었다. 분명히 섹스돌을 만드는 회사의 사장보다는, 이러한 일을 하는 것에 보람을 느낄 것이다.

"네. 그런데,  가지 걱정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내세에 사는 사람이 내세에 머무른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에밀리나 지은양처럼 현세에 머무르게 된다면, 여러 가지 법적 문제가 생길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떤 법적 문제를 말하시는 거지요?"

"에밀리는 아직 아이니  상관이 없겠지만, 지은씨 같은 성인이 안드로이드 몸을 입고 활동하게 되면, 다양한 문제가 생길 것입니다. 그들을 인간으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부터 시작하여, 법적 지위에 관한 부분까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


"예를 들면 내세에 사는 분이 남기고  재산과 관련하여, 그 재산이 상속자의 것인지 아니면, 현세로 돌아온 그분의 것인지, 상속문제가 발생 할 것입니다.

"........"

"그리고 안드로이드 몸을 가진 내세의 분에게. 성범죄를 포함하여 범죄가 발생 하였을 경우, 그분을 인간으로 대우하고 법을 적용해야 하는지, 물건으로 대하여 법을 적용해야 하는지 등, 많은 문제가 발생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드릴 말은 없군요. 저희 회사는 안드로이드를 제작하는 제조사일 뿐, 그런 문제에 관여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부분에 관해서는 AFTER LIFE 사가 잘 해결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진양은 그럴 능력이 있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하인스 부부와의 인터뷰는 끝났다. 인터뷰가 끝난 후 부부와 함께 서지은과 에밀리가 함께 놀고 있는 놀이방으로 들어갔다.


놀이방에는 다양한 놀이시설과, 고양이와 개 같은 애완용 안드로이드 및 친구로 보이는 안드로이드들이, 에밀리와 서지은이 함께 놀고 있었다.

에밀리의 경우는 같은 또래의 어린아이 안드로이드보다, 실제 인간의 정신을 가진 서지은에게 끌리는지, 지은씨에게 계속 놀아달라고 했다. 지은씨도 에밀리가 좋은지 싫은 기색 없이 에밀리와  놀아주고 있었다.

밝은 모습으로 에밀리와 놀고 있는 서지은은, 외모와 달리 아이와 같은 순수함을 가지고 있어 빛이 났다. 갑자기 지은씨의 실제 나이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졌다.

언제가 살짝 몇 살인지 물어봐야겠다. 잠시 같이 노는 모습을 바라보던 나는, 서지은에게 말했다.

"지은씨 인터뷰가 끝났습니다. 이제 돌아가야 합니다."


서지은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에밀리에게 말했다.

"에밀리 이제 언니는 돌아가야 해,  다음에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시 놀아 줄게."


"언니. 가지 말고 저하고 같이 살아요! 훌쩍……."

에밀리는 서지은과 벌써 정이 들었는지 지은씨가 떠나는 것을 아쉬워했다.


아마 자신이 부모와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같은 상황인 서지은에게 동질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이 세상에 자신과 같은 존재를 그 동안 만나보지 못했으니, 에밀리는 외로웠을 것이다.


"에밀리. 기회가 되면 아저씨하고 언니하고 다시 찾아올게. 그리고 곧 많은 친구들이 생기게 될 거야."


"언니 꼭 다시 와야 돼!"


"으응, 그래 꼭 다시 올게."


우리는 아이에게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하고 말았다. 하지만 -영생을 팝니다.- 서비스가 정식으로 제공이 되면 많은 아이들이 사후세계로 올 것이다.


그때는 에밀리도 그곳으로 와서 학교도 다니고, 친구도 사귈  있을 것이다. 물론 그때 서지은과 다시 만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저택을 나서자 뉴저지의 평원으로 태양이 저물고 있었다. 하인스씨는 직원을 시켜 우리가 숙박을 할 수 있게 근처의 호텔로 안내 해주었다.

호텔로 가는 동안 뉴저지의 넓은 평야로 지는 석양은 아름다웠다

호텔은  오브 더 도브 로맨틱 럭셔리& 비즈니스 스위트로 예약이 되어 있었다. 이 호텔은 연인이나 허니문을 위해 호텔이었다.


예약된 방은 거품목욕을 할 수 있는 자쿠지가 있고, 실내에 수영장까지 있는 고급 룸이었다. 방이 하나로 예약이 되어 있었다. 즐거운 마음으로 체크인을 하려는데 지은씨가 갑자기 태클을 걸었다.


"저기요. 지금 방이  개로 예약되어 있는가요?"

"네. 연인들의 아름다운 추억을 위한, 환상적인 방으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죄송한데요.  저희는 연인이 아니거든요. 다른 방 하나 준비해주세요."

"아 죄송합니다. 실례했습니다. 새로운 방으로 준비 해드리겠습니다."


"석균씨. 이번에도 얼렁뚱땅 넘어가려고 했지요. 엉큼해요. 흥……. 알면서도 모른  하는 것은, 아침이나 저녁이나 똑 같네요."


서지은은 트루컴패니언 사에서 있었던 일로 아직 화가 나 있는 듯했다.


"그런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거짓말 마세요. 석균씨는 정말 엉큼해요. 나쁜 늑대네요."


나는 아쉬운 마음을 다시며, 다른 방법을 시도했다.


"지은씨 근처에 괜찮은 칵테일 바가 있던데, 칵테일 바에서 한잔 어떠세요?"


"죄송해요. 석균씨. 아~ 시차 때문인지 너무 피곤하네요. 오늘은 일찍 자야겠어요. 그럼 내일봐요."


그러면서 방긋이 웃으며 가슴을 살짝 보이게 인사를 하고는, 돌아서서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안드로이드가 시차를 느끼는지  수는 없지만, 그녀는 분명히 아침에 사실을 이야기 하지 않은 일로 화가  것이 틀림없다. 그녀는 나의 가슴에 불을 지펴놓고, 그냥 가버렸다.

실내 수영장과 거품이 나오는 자꾸지가 있는 방에서 혼자 천장을 보고 있었다.

오늘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해야 하지만, 머릿속에는 오늘 트루컴패니언 사에서  유리상자안에 들어 있는, 서지은의 모습이 머리에 떠나지 않는다. 기사를 적는 일은 포기하고 위스키를 먹고 억지로 잠을 청했다.

오늘밤 꿈에 지은씨가 나온다면 황홀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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