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화 〉22. 슬라임 탱크.
*슬라임 탱크.*
지은씨와 이야기를 마치고 판타지 월드에 접속하였다. 원거리에서 적을 잡는 수단을 익히기 위해, 산성 용액을 멀리 쏘아 보내는 연습을 시작하였다. 고블린과 앵무 카피바라를 사냥을 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 작업이었다. 진화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 일이었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 산성용액은 슬라임이 있는 자리에서 멀리 나가지도 못하고, 몸 주변에 흩뿌려질 뿐이었다.
-중형 동굴 슬라임은 산성용액에 저항합니다.-
-산 저항(중) 스킬이 소폭 상승합니다.-
촉수와 몸에 산성용액을 묻혀가며, 열심히 연습하자 조금씩 요령이 생기기 시작했다. 입을 작게 오므렸다 .그리도 휘파람을 불 때처럼 좁아진 동그란 통로를 따라 산성용액을 품어내었다. 산성용액은 통로를 따라 목표했던 곳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출구를 작게 하면 할수록, 산성 액이 품어져 나가는 통로를 길게 할수록, 산성 용액은 멀리 나갔다. 마치 소방 호수에서 물을 멀리 품어 내는 원리와 같았다. 분출의 세기는 통로가 좁을수록, 빨대의 길이가 길어져 통로안의 압력이 높을수록 강해졌다. 점점 멀리 쏘아내는 것에 익숙해졌다.
멀리까지 쏘아 보낼 수 있게 되자, 그때부터는 정확하게 목표물에 맞추는 연습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목표물과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갔다. 하지만 처음이 어려울 뿐 한번 목표물에 맞추는데 성공하자 그 다음은 쉬웠다.
아직 목표물을 정확히 맞히는 것은 10번 중의 한번이지만, 원하던 곳으로 용액을 쏘아 보낼 수 있게 되니, 연습하는 것이 재미있어 지기 시작하였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처음에 자신의 몸 전체에 산성용액을 묻히던 때보다는 훨씬 나아졌다.
10번을 쏘아 보내 다섯 번은 목표물을 맞힐 정도가 되고 난 후, 그 다음부터는 움직이는 녀석들을 맞추는 연습을 하였다. 주변에서 쉽게 잡을 수 있는 동굴 쥐를 대상으로 하였다.
우선 미끼로 함정을 만들어 동굴 쥐를 잡은 후, 동굴 쥐를 놓아 보내주고 도망가는 동굴 쥐를 맞추는 연습을 하였다. 고정된 타깃을 맞추는 연습에 비해, 움직이는 동굴 쥐를 맞추는 훈련은 난이도 자체가 틀렸다.
정확하게 쏘아 보내는 것에 신경을 써야 할 뿐 아니라, 동굴 쥐가 어디로 움직일지도 예측을 해야 했다. 거기에다 산성용액이 날아가는 속도까지 계산해야 하니, 골프를 칠 때 그린에서 퍼팅을 하여 홀인 하는 것보다, 더 복잡한 계산을 해야 했다.
게다가 동굴 쥐는 움직임은 변칙적이고 빨라, 동굴 쥐의 움직임을 예측하여 맞추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10번을 쏘면 10번은 다 빗나갔다. 연습으로 너무 어려운 상대를 골랐다.
사냥을 할 고블린들은 동굴 쥐만큼 재빠르지도 않았다. 그리고 타깃이 되는 부위도 훨씬 넓다.굳이 목표를 난이도가 높은 동굴 쥐로 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었다. 동굴 쥐는 미끼로도 충분히 잡을 수 있는 녀석이다.
난이도를 낮추어 목표를 다른 녀석으로 잡았다. 우선 정확히 맞추는 것을 목표로 하여, 타킷을 동굴 벽에 붙어 있는 동굴고동으로 변경했다.
사격의 정확도를 올리는 연습을 계속하자, 쏘아낸 용액의 10에 9는 동굴 고동에 맞출 수 있게 되었다. 동굴고동을 대상으로 한 사격연습은 나쁘지 않았다. 사격의 정확도가 올라 갈뿐 만아니라, 껍질이 녹아버린 동굴 고동이 덤으로 생겼다.
다만 아쉽게도 동굴 고동을 아무리 먹어도 더 이상의 스킬의 상승은 없었다. 독 저항이(중)으로 올라 스킬의 상승을 위해서는 더 강한 독을 먹어야 하는 것 같았다.
어느 정도 정확도가 올라가자, 이번에는 공격의 거리를 늘리는 연습을 하였다. 고블린하고 전투를 한다면 원거리에서 공격이 가능하여야 한다.
최소한 고블린의 나무창의 공격범위 밖에서 쏘아 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사정거리가 멀면 멀수록 유리하다. 고블린이 가까이 접근하기 전에 몇 번의 공격이 가능해야, 보다 적은 피해로 고블린을 잡을 수 있다.
산성용액의 사정거리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를 하였다. 이러한 시도가 효과를 보여 처음에 4~5미터 정도 날아가던 산성 용액이 보다 멀리 날아갔다. 연습을 할수록 사거리가 조금씩 늘기 시작했다.
특히 대롱 모양의 입 주위 기관을 점점 더 길게 변화시키자, 사거리가 대폭 늘어났다. 사거리는 쏘아 보내는 힘, 대롱의 길이, 대롱의 직경에 따라 달라졌는데, 쏘아 보내는 힘이 세어질수록, 대롱의 길이가 길어질수록, 대롱의 내경이 좁아질수록, 더 멀리 산성 용액을 쏘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점점 슬라임의 모양은 긴 구경을 가진 탱크와 같이 변화하였다. 슬라임 탱크의 탄생이었다. 슬라임 탱크는 최대 10미터까지 멀리 산성용액을 쏘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아직 동굴 쥐를 잡을 정도로 빠르고 정확하게는 쏘지는 못했다. 하지만, 고블린을 사냥하는 데는 충분할 것 같았다. 준비가 되자 고블린을 찾기 위해 지하수로를 돌아 다녔다.
"와그작." "와그작. "쩝쩝."
고블린 무리를 찾는 것보다 앵무 카파바라를 먼저 발견했다. 앵무 카파바라가 열심히 동굴 고동을 먹고 있었다.
앵무 카피바라는 덩치에 비해서 조심성이 많은 녀석이라 조심스럽게 접근하였다. 벽면을 타고 천장으로 올라가서, 앵무 카파바라의 머리 위에 자리 잡았다.
뱃속에 모아두었던 산성용액을 앵무 카파바라의 머리와 등에 한꺼번에 품어내었다. 갑자기 천장에서 떨어진 산성용액에, 털과 살이 타들어가며, 앵무 카파바라는 비명을 질렀다.
"찍. 찍찍. 찍."
앵무 카파바라의 지하수로는 털과 살이 타들어가는 매캐한 냄새로 가득 찼다. 앵무 카파바라는 비명을 지르며, 녹아내려 보이지 않는 눈으로 도망을 쳤다. 수로의 벽에 몸을 부딪치며 필사적으로 도망을 갔다.
카파바라 사냥을 보다 확실히 하기위해, 도망치는 녀석의 다리에 산성용액 몇 발을 추가로 맞추었다. 산성용액을 온몸에 뒤집어쓰고 다리에도 몇 발을 맞았지만, 덩치가 멧돼지만큼 큰 앵무 카파바라는 지하수로를 따라 빠르게 도망갔다.
슬라임의 움직임으로는 빠르게 도망가는 앵무 카파바라를 따라 갈 수 없었지만 사냥을 걱정하지는 않았다. 몸에 묻은 산성용액이 지속적으로 앵무 카파바라의 생명력을 갉아먹고 있을 것이다.
독에 물린 먹이 감을 따라가는 독사처럼, 천천히 카파바라의 뒤를 추적하면 녀석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심각한 부상에도 불구하고, 앵무 카파바라는 상당히 멀리 도망을 쳤다.
앵무 카파바라가 지쳐서 쉬는 간격이 점점 좁아지고, 거의 앵무 카파바라의 뒤를 잡았다고 생각 되었을 쯤, 예상치 못한 소리가 들려왔다.
"키." "키킥." "키키킥."
앞에서 고블린들의 소리가 들려왔다. 이들은 죽은 앵무 카파바라를 발견하고, 기뻐서 고함지르고 있었다.
아무런 고생하지 않고 사냥감을 얻은 것이라 기쁠 것이었다. 죽은 앵무 카파바라를 발견한 고블린들은 사냥감을 해체하기 시작했다.
고블린들은 혹시 모를 위험을 대비하여, 2명의 고블린을 보초로 세우고 해체를 하였다. 해체를 하기 위해, 주변에 대한 감소가 소홀해 졌을 때가 공격하기 좋은 타이밍이다.
2명의 보초는 다른 몬스터를 감시하기 위해서는 충분 할지 모르지만, 은밀하게 다가오는 슬라임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사냥감의 해체에 정신이 팔린, 이 순간을 노려 고블린들을 공격하기로 했다. 10미터 쯤 떨어진 거리 두고, 보초를 서고 있는 2마리의 고블린들에게 산성용액을 쏘아내었다.
한 마리는 정확히 얼굴에 맞았고, 한 마리는 어깨에 산성용액을 받았다. 산성용액을 맞은 두 마리의 고블린은 고통에 차서 비명을 질렀다.
"킥." 키킥". "키키킥."
해체를 하던 고블린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손에 나무창을 꼬나 쥐고, 적이 있는 것으로 생각되는 위치로 다가왔다. 다가오는 녀석들을 향하여 산성용액을 쏘아내었다.
산성용액은 정확하게 고블린들의 얼굴과 팔다리에 정확하게 맞았다, 피부에 들어붙은 산성용액은 피부와 함께 살도 녹여내고 있었다.
"키익." 키키…….". "키이익."
지하수로에 고블린들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래도 고블린들은 멈추지 않았다. 살이 녹아내리는 고통을 참아내며 거세게 달려왔다. 결국 녀석들에게 둘러싸였다. 슬라임의 몸에 창이 틀어박히기 시작했다.
나도 지지 않고 가까이 다가온 고블린들에게 산성용액을 퍼부어 주었다. 고블린들은 약해빠진 모습과 다르게, 살이 타는 고통에도 불구하고, 계속 창으로 슬라임의 몸통을 찔러대었다.
고블린의 숫자가 13~14마리나 되었기에 슬라임의 몸통과 촉수에는 나무창에 찔린 상처가 가득 생겼다. 적당히 고블린들에게 피해 주었다고 생각이 들자, 뒤돌아보지도 않고 미련 없이 도망을 쳤다.
굳이 목숨을 걸고 고블린들과 근접 전투를 계속할 필요는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 나머지는 산성용액이 해결해 줄 것이다.고블린들에게 묻은 산성용액은, 그들의 피부와 살을 녹이고 목숨을 빼앗을 것이다.
고블린들은 사냥감을 두고, 멀리까지 추적해오지 않았다. 고블린이 따라오지 않자, 수로의 구석에 자리를 잡고 몸을 회복했다.
-동굴 슬라임이 상처를 치료하고 있습니다.-
-재생(소) 스킬이 소폭 상승합니다.-
-동굴 슬라임이 상처를 치료하고 있습니다.-
-재생(소) 스킬이 소폭 상승합니다.-
재생스킬에 의해 슬라임의 몸은 천천히 회복이 되었다. 몸의 상처가 대부분 회복되고, 고블린과의 전투를 벌인 곳으로 갔다.
고블린들은 그동안 앵무 카파바라의 해체를 마치고 사라져 있었다. 그곳에는 죽은 고블린 2마리와 다 죽어가는 고블린 3마리가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미처 가져가지 못한, 앵무 카파바라의 살코기가 2분의 1이상 남아 있었다.
고블린은 동족들의 시체조차 챙기지 못하고, 사냥감만 챙겨 달아났다. 도망쳐서 살아남은 8~9마리도 대부분 상당한 부상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제대로 사냥감을 챙겨 날 수 있는 녀석은 몇 안 될 것이다.
남아 있는 카피바라의 사체를 보면 알 수 있었다. 그들로서는 앵무 카파바라의 고기와 동족의 시체를 동시에 데리고 가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걸어서 도망 갈 수 있는 녀석들만 데리고 도망을 쳤다. 도망도 못가고 신음을 흘리는 녀석들을 산성용액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그곳에서 여유롭게 죽은 고블린과 앵무 카파바라의 시체를 소화하기 시작했다. 고블린들이 다시 돌아온다고 해도 시간이 걸릴 것이었다. 고블린들과 카파바라의 고기가 많아서, 소화를 하는데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소화 능력이 향상 되었는데도 그랬다.
그 만큼 사냥의 성과가 컸다. 바른 방향으로 슬라임을 키우고 있는 것이었다. 마지막 남은 고블린을 소화시키자 몸에 변화가 왔다.
-중형 동굴 슬라임이 대형 동굴 슬라임으로 진화를 하였습니다.-
- 중산 생성 스킬이 강산 생성으로 변화 합니다.-
-특성: 약산 생성 특성이 중산 생성으로 변화 합니다.-
-산 저항(중) 스킬이 산 저항(대)으로 변화합니다.-
-특성: 산 저항(소 특성이) 산 저항(중)으로 변화 합니다.-
- 재생(소) 스킬이 재생(중)으로 변화 합니다.-
-특성: 재생(소) 특성이 새롭게 생성되었습니다.
이번 진화를 통해서 산성 관련 특성이 진화되었고, 특성으로서 재생(소)를 얻었다. 한 번의 전투로서는 큰 소득이었다.
지은이가 조언 해준 대로 산성 위액을 물총처럼 멀리 쏘아 보내는 것을 연습하길 잘했다.
판타지 월드에 슬라임 탱크가 탄생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