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화 〉31. 헌팅 시즌의 시작.
*헌팅 시즌의 시작.*
주변을 살펴보니 숲속에 바닥에 뚫린 자그마한 토굴 안이었다. 토굴 주위로는 낙엽이나 나무 이파리가 입구를 가리고 있어, 토굴을 발견되지 않도록 잘 위장되어 있었다.
몬스터의 몸으로 환생하게 되면 처음 몇 시간 동안이 가장 위험한 순간이었다. 몬스터로의 환생은 인간 아바타로 환생하는 것과달리, 무방비 상태에서 시작하게 된다. 그몸을 움직이는데 익숙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몬스터의 감각들도 낯설다.
낯선 환경에서 최하급 몬스터의 몸으로 들어와서 그 몸에 제대로 적응도 하지 못했는데, 갑자기 적의 공격을 받게 되면 죽음을 피할 수 없었다.
그래서 처음 몬스터의 몸에 들어왔을 때 해야 하는 것이 주변 상황의 파악이다. 슬라임의 경우는 지하수로라는 폐쇄된 공간에 주변의 위협적인 포식자가 없어서 운이 좋았던 것뿐이었다. 이곳과 같은 숲이라는 개활지는 언제 어떤 위험이 들여 닥칠지도 모른다.
한참 동안을 은신처에서 몸을 숨기고 기다리며, 위험요소가 없는지 살펴보았다. 주위에 특별한 위험요소가 없다는 것이 확인되자, 내가 아바타로 삼게 된 몬스터에 대해 알아보았다.
종족- 숲 타란툴라 거미
숲속에 사는 타란툴라 거미로 20~30cm 정도의 소형종이다. 거미줄을 이용하여 사냥하기보다, 은신처에 숨어 있다가, 근처에 다가온 먹이를 기습하여 공격한다.
주 먹이는 대형 곤충이나 설치류, 작은 새들이다. 독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달리 강하지 않다. 다만 독에 물리게 되면 극심한 통증과 함께, 한동안 움직임이 저하되기에 주의를 요한다.
몬스터라기보다는 일반 거미에 가까운 간단한 설명이었다. 이 설명만 보면 오히려 바로 앞의 아바타였던, 슬라임보다도 더 약하게 느껴졌다.
스킬- 실 만들기(소)
독 생성(소)
독니(소)
급가속(소)
스킬도 별 볼일이 없었다. 지하수로 보다 위험한 숲이라는 공간에 슬라임보다 약한 거미의 아바타로 환생하다니 그저 한숨만 나왔다.
스킬도 4가지 밖에 안되었다. 그것도 독 생성하고 독니가 별도로 구분되어 4가지였다. 이 두 스킬을 한 스킬로 본다면3가지 스킬 밖에 없는 것이었다. 왜 스킬을 굳이 독 생성하고 독니하고 구분해 놓았는지 이해가 안 되었다.
'만일 동굴 전갈로 환생하였다면, 독 생성하고 독 꼬리 같은 스킬로 나뉘어져 있었을까?'
독 생성 스킬은 가지고 있는데, 자신의 독에 저항하는, 독 저항 스킬이 없는 것도 신기했다.
'거미가 스스로 독니를 이용해 자신을 문다면, 독에 중독되어 죽을까?'
그것이 궁금했다. 아마도 현실을 반영한 리얼리티 설정이 아닌가 싶었다.
예전 본 다큐멘터리에서 숫 거미가 교미를 하기 위해, 암거미에게 다가갔다가 잡혀 먹히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거미는 자신의 독에 내성이 없었다. 쓸데없는 다큐멘터리에 충실한 설정이었다.
아니면 단순히 몬스터를 제작하는 프로그래머가 실수로 독 저항 스킬을 빼먹었을 수도 있다.
어떤 경우이던지 나에게는 상관이 없었다. 슬라임 때 특성으로 독 저항(중)을 얻었기 때문이었다. 내 자신의 독이나 다른 거미의 독에 당할 위험은 없었다.
거미가 가진 스킬 중에서 특이한 스킬이 보였다.
급가속이라는 스킬이 있었는데, 그 기능이 궁금해서 세부 카테고리로 들어가 살펴보았다.
스킬-급가속(소):
순간적으로 평상시보다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 5초 동안 최대 속도의 30% 속도 증가.
쿨 타임 10분.
-급가속(중): 순간적으로 평상시보다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 10초 동안 최대 속도의 60% 속도 증가.
쿨 타임 5분.
-급가속(대): 순간적으로 평상시보다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 20초 동안 최대 속도의 2배 속도 증가. 쿨 타임 3분.
의외로 상당히 유용한 스킬이었다.
급가속(대)까지 스킬이 오른다면, 100미터를 20초대에 달리는 사람도, 100미터를 10초대에 달릴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스킬을 육상선수가 가진다면, 100미터를 5초대에 주파할 수 있는 엄청난 스킬이다.
전투 중에 이 스킬이 발동한다면, 갑자기 빨라진 공격속도에 적들은 당황할 것이다. 암살자 직업군이라면, 큰 효과를 볼수 있는 스킬이었다.
특성-
중산 생성
산 저항(중)
독 저항(중)
재생(중)
현재 상황은 거미가 보유하고 있는 스킬과 내가 유저로서 가지고 있는 특성을 최대한 활용하여도, 위험한 숲속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아 보였다.
현재 숲 타란툴라 거미는 너무 약했다. 은신처를 벗어나면, 까마귀에게 조차 잡혀 죽임을 당할 수도 있었다. 재수 없으면, 지나가는 멧돼지에 밟혀서 죽을 수도 있는 것이다.
지금부터 해야 하는 일은, 현재 보유한 4가지 스킬과 특성을 이용하여, 우선 한 번의 진화를 이루는 것 이었다
일반적으로 거미라고하면, 강하고 공격적일 것이라고 연상하는데, 실제는 굉장히 약한 녀석이었다. 그래서 안전한 곳에 몸을 숨기고, 거미줄을 쳐서 덫을 놓아 먹이를 잡는 것이다.
그렇게 먹이가 거미줄에 걸려 못 움직이게 되면, 그제야 사냥을 하는 조심스러운 녀석이 거미라는 동물이었다.
타란툴라 거미도 마찬가지이다. 은신처를 만들어 안전하게 숨어 있다가, 갑작스럽게 덮쳐서 독으로 먹이를 잡아먹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거미는 슬라임보다도 약한 몬스터이다. 숲을 활보하는 거미의 존재는 현실에서는 보기 힘들다. 게임 속에서나 나오는 설정이었다.
하지만 여기는 판타지 월드이다. 반드시 현실의 거미와 판타지 월드의 거미가 같다고 볼 수 없었다.
숲 타란툴라 거미가 진화만 한다면, 얼마나 강해질지 모르는 것이다. 그전에는 은신처와 그 근처에서만 활동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이렇게 은신처에서 며칠을 보냈다. 가끔씩 지나가는 귀뚜라미, 지네, 메뚜기 따위가 주 먹이가 되었고, 들쥐 한마리가 가장 큰 사냥감이었다.
위험을 피하기 위해 밖에 나가면 위험하였고, 은신처에만 있으면 아무런 성과를 얻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은신처에 있으면서, 스킬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가를 고민하였다. 지금 거미에게서 얻을 수 있는 유용한 스킬은, 독 관련 스킬과 급가속 스킬이었다.
급가속 스킬은 좁은 은신처에서 사용하기 어려워서, 우선 독 관련 스킬을 올리기로 했다.
자신의 독니로 다리를 깨물었다. 독액이 생성되고, 독니를 따라 다리로 독이 스며들었다.
-숲 타란툴라의 독 공격에 숲 타란툴라가 저항합니다.-
-독 생성(소)스킬이 소폭 상승합니다.-
-독니(소)스킬이 소폭 상승합니다.-
특성인 독 저항(중)이 있었기에 약한 타란툴라의 독은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
숲 타란툴라의 독 공격에 숲 타란툴라가 저항합니다.-
-독 생성(소)스킬이 소폭 상승합니다.-
-독니(소)스킬이 소폭 상승합니다.-
이렇게 먹이 감을 기다리며 독 스킬을 올리는 도중에 새로운 메시지가 떴다.
-숲 타란툴라에게 독 저항(소) 스킬이 새롭게 생성이 되었습니다.-
생각하지도 않았던 독 저항 스킬이, 새롭게 숲 타란툴라의 스킬로 등록 되었다.
이것은 생각보다 큰 발견이었다. 이 말은 유저가 관련 특성을 가지고 있으면, 자신의 아바타에게 그 스킬을 가질 수 있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싶지만, 실제로 이것은 큰 의미가 있는 것이었다.
특성과 스킬은 달랐다. 특성은 스킬 등급을 상까지 올리기가 매우 어려웠다. 반면에 스킬은 그 등급을 상까지 올리기가 특성보다는 쉬웠다.
예를 들면, 재생은 특성으로는 재생(중)이 최대로 올릴 수 있는 한계였다. 하지만 타란툴라가 재생을 스킬로 가질 수 있다면, 재생(상)까지 스킬 작업을 통해서 스킬을 올릴 수가 있었다. 재생(중)과 재생(상)은 효과의 차이가 컸다.
만일 타란툴라에게서 급가속 특성을 얻고, 그 다음의 아바타로 암살자 관련 직군을 하게 된다면, 그 아바타에게 바로 급가속 스킬을 배우게 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그 다음은 스킬 작업으로 스킬을 상급까지 올리면 되었다.
속도가 두 배로 빨라진 암살자라 상상만 해도 짜릿했다. 플레이어를 사냥하는데 훨씬 쉬워 질것이었다. 그때는 황금이 땅에 굴러다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은신처에 숨어 있으면서 먹이를 기다리는 일 외에, 새로 할 수 있는 일이 생겼다.
우선 숲 타란툴라 거미에서 중요도가 낮은 다리 하나를 강제로 물어 끊어 버렸다.
-특성: 재생(중)에 의해 숲 타란툴라의 상처가 치료됩니다.-
그리고 독니로 다른 다리를 깨물었다.
-독 생성(소)스킬이 소폭 상승합니다.-
-독니(소)스킬이 소폭 상승합니다.-
-숲 타란튤라 거미의 독 공격에 숲 타란튤라 거미가 저항합니다.-
-독 저항(소)스킬이 소폭 상승합니다.-
안전한 은신처에 숨어서 동시에 4개의 스킬에 대해, 스킬 작업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소소한 먹이를 잡아가며, 은신처에 웅크리고 기다 린지 며칠이 되지 않아, 원하는 메시지가 떴다.
-숲 타란툴라에게 재생(소)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처음에 4개에 불과했던 숲 타란툴라 거미의 스킬이,
스킬-
실 만들기(소)
독생성(중)
독니(중)
급가속(소)
독 저항(중)
재생(소)
이렇게 6개로 늘어났다. 이제 숲 타란툴라 거미의 진화만 이루면,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준비가 된다. 근처의 작은 벌레들을 사냥하면서 때를 기다렸다.스킬이 상승 할수록 사냥이 쉬워졌다. 그리고 작은 곤충뿐만이 아니라 작은 동물들도 사냥 할 수 있게 되었다.
숲에는 숲 쥐나 작은 새와 같은 동물들 많았다. 이렇게 사냥을 하고, 스킬을 올리며 시간을 보냈다. 현실시간으로 일주일, 판타지 월드 시간으로 두 달이 넘는 시간동안 참고 기다렸다.
마침내,
-독 생성(소) 스킬이 독 생성(중)으로 변화하였습니다.-
-독니(소) 스킬이 독니(중)으로 변화하였습니다.-
-독 저항(소) 스킬이 독 저항(중)으로 변화하였습니다.-
- 숲 타란툴라 거미가 진화에 필요한 조건을 충족하여, 얼룩무늬 독거미로 진화 합니다-
종족- 얼룩무늬 독거미
깊은 숲속에 사는 독거미로 크기는 50~80cm까지 자라납니다. 사슴이나 멧돼지를 사냥할 정도로 뛰어난 사냥꾼으로, 은신처를 만들지 않고 풀숲이나 잡목 밑에 몸을 숨기고 살아갑니다.
은밀하고 신속하게 이동하기 때문에, 숲속에서 이 녀석을 발견하기는 어렵습니다. 강력한 독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의 요망※
독 저항이나 해독 포션이 없는 모험가 파티는, 얼룩무늬 거미가 사는 숲은 접근하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상당히 마음에 드는 설명이었다.
스킬-
실 만들기(소)
독 생성(중)
독니(중)
급가속(소)
독 저항(중)
재생(소)
은신(소)
진화를 하면서 보지 못했던 스킬이 하나 새로 생겼다. 그것은 은신 스킬이었다.
스킬-은신:
장애물이나 위장을 통해 몸을 숨기는 스킬이다. 스킬이 상승하면, 소리나 기척도 없앨 수 있다. 은신이 성공하면, 이동이나 공격을 시도하기 전에는, 적에게 발견되지 않는다.
은신(소)- 적에게 발견 될 확률이 30% 감소.
은신(중)- 적에게 발견 될 확률이 60% 감소.
은신(대)- 적에게 발견 될 확률이 90% 감소.
대박 스킬이 떴다.
독니 스킬과 급 가속 스킬, 은신 스킬 이 3가지 스킬이 있으면, 이 숲속에서 두려울 게 없었다. 드디어 두 달 동안 머물렀던 은신처를 떠날 때가 되었다.
이제 얼룩무니 독거미의 헌팅 시즌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