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화 〉40. 1,000만 달러가 걸린 이벤트.
*1,000만 달러가 걸린 이벤트.*
토벌단은 사신 거미를 토벌하지 못하고, 자신들이 토벌 당했다. 이번 전투로 수습기사 6명과, 기사2명, 마법사 1명, 사제 1명을 합하여, 정산금액으로 총 500,000달러를 받았다. 이번 사신거미 토벌단을 해치우면서 한화로, 5억이 넘는 돈을 벌은 것이다.
처절한 전투였지만 그것으로 얻은 것도 많았다. 5억이라는 금액도 엄청난 수입이었지만, 재생 스킬이 (상)으로 상승한 것도 큰 의미가 있었다.
재생(상)스킬은 재생(중)스킬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효과가 좋았다. 하지만 재생(중)에서 재생(상)으로 올리는 일은 단순히 상처를 입는다고 올릴 수 있는 스킬이 아니었다. 재생(상) 스킬은 목숨이 오가는 전투에서만 얻을 수 있는 스킬이다.
사신 거미의 강력한 전투력에, 뛰어난 재생능력은 굉장한 시너지를 효과를 내게 될 것이다.
진정한 사신의 탄생이었다.
토벌단과의 전투가 정리되자, 정신적으로 급격한 피로감이 몰려왔다. 이번 전투는 시간적으로도 오래 걸렸고, 그 시간 동안 생사의 기로에 몇 번이나 몰렸었다. 한 번의 실수가 죽음에 이를 수가 있었다. 그리고 사신거미가 겪는 고통의 상당부분을 플레이어인 나도 같이 겪었다.
몸이 부러지고 갈가리 찢겨지는 고통은 플레이어의 육체도 힘들게 했다. 토벌단과의 전투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견디기 힘든 피곤함을 가져다주었다. 사신거미의 보금자리인 은신처를 만들고, 바로 로그아웃을 했다.
토벌단과의 전투가 상당히 길었던 만큼, 밖은 한밤을 지나 새벽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지은이가 준비한 저녁식사는 차게 식어 있었다. 간단히 식사를 데워 먹고 바로 깊은 잠에 들었다.
잠이든지 한참을 지났는지. 해가 중천에 높이 떠있었다. 그런데, 지은이가 판타지월드에 출근하지 않고 나의 옆에 앉아서 내가 일어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침대로 당겨 가볍게 키스를 하였다. 서로에게 가벼운 모닝키스를 하고, 이 분위기를 살려서 이대로 그녀를 침대로 끌어드리려고 했다. 하지만 지은이는 나의 기분의 상하지 않도록 조심하며, 부드럽게 나의 스킨쉽을 피했다.
"오빠 오늘은 곤란해요. 지금 오빠와 같이 가야 할 곳이 있어요. 그런데 잠을 잘 잤어요? 너무 곤히 자고 계셔서 깨우지 못했어요."
"응. 피곤해서 늦잠을 잤네. 어제 늦게까지 판타지월드를 했었거든……. 그런데, 이 시간에 같이 가야하는 곳이라니? 지은아 오늘 아직 출근 안했어?"
"아. 아침에 잠시 출근 했었어요. 그런데, 그게 총 관리자인 잭이 오빠를 잠시 보자고 하네요?"
"잭이 나를? 대체 무슨 일이지?"
"저도 모르겠어요. 오빠가 일어나면, 관리실에 잠시 방문 해달라고 하네요."
"그래. 그런 조금만 기다려줘. 씻고 준비 좀 할게."
"네. 그럼 저는 오빠가 먹을 거 간단하게 준비하고 있을게요."
판타지 월드 관리실에 간다고 해도, 캡슐에서 관리자 아이디로 접속하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생전의습관이 남아있어, 씻고 밥을 먹은 후 나갈 준비를 하는 것이다. 사후세계에서도 살아 있을 때와, 다름없이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남아 있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이런 부분은 사후 세계의 주민들의 의사를 반영하여, 사실적으로 만들었다. 사람들이 생각하고 바라는 것은 비슷한 모양이었다. 생전에는 아침에 씻고 준비하는 것이 번거로운 일이었다. 하지만 사후 세계에서는 이런 일을 하지 않는다면 살아있다는 실감이 안 들었다.
지은이와 간단한 식사를 마친 후, 같이 캡슐에 접속을 했다. 발 아래로 예전에 보았던 판타지 월드의 풍경이 펼쳐졌다. 처음 왔을 때는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이었지만, 지금은 다른 것들이 보였다.
거미나 태어난 대수림에서 부터 미르 도시의 유적, 제국의 도시들, 그리고 어젯밤 전투가 있었던 숲까지 까지, 눈에 들어왔다. 같은 것을 보아도 그것에 대해 모르고 보는 것하고, 알고 보는 것하고는 느낌이 달랐다.예전에 보았던 세상과는 전혀 다르게 보였다.
우선 판타지 월드 세계의 규모에 놀랐고, 그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다양한 삶들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어제의 사건도 판타지월드의 세계위에서 보니, 아무것도 아닌 사소일 같이 느껴졌다.
이러한 감상에 젖어 있는데, 관리실로 가는 문이 생성되었다. 지은이와 함께 관리실로 들어갔다. 두 번 재로 보는 관리실의 풍경인데 그 전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관리자들은 판타지월드의 신처럼 아래를 굽어보고 있었다.
관리실로 들어가자 총 관리자 잭은, 예의사람 좋은 표정을 하고 우리를 맞이했다.
"이석균씨 오래간만입니다. 요새 지내시는 것 같더군요."
"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일로 보시지고 하셨지요?"
"우선 이쪽으로 오시죠. 간단하게 차라도 마시면서 이야기 하시죠."
우리는 관리자들이 쉬고 곳으로 가서, 다과를 대접 받았다. 무슨 말을 하려고 이렇게 뜸을 들이는지 걱정이 되었다.
사신 거미의 능력을 하향시킨다던가, 내가 가진 특성의 일부를 없애겠다고 하면 곤란했다. 차를 마시며 잭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오는지 기다렸다. 한참을 차를 마신 후 드디어 잭이 입을 열었다.
"요즘 이석균씨의 판타지 월드에서 활약이 대단하더군요. 슬라임 때도 그렇고, 거미인 지금은 말할 것도 없고요."
"판타지 월드가 너무 잘 만들어져 있는 게임이라, 저도 모르게 몰두 해버렸네요. 하하하"
"저희도 이석균씨가 기대 이상으로 일을 잘해 주셔서 놀랐습니다. 열심히 해주신 이선균씨를 위하여, 이벤트를 하나 해볼까 합니다."
"어떤 이벤트요?"
"요새 모험가들이 사신거미를 피해 다녀서, 유저들을 사냥하기가 힘드시죠?"
"뭐 그렇긴 합니다. 제가 지나치게 모험가들을 사냥하긴 한 것 같습니다. 이제 부터는 좀 얌전하게 지내려고요."
"아닙니다. 지금 그대로가 딱 좋습니다. 덕분에 저희 회사의 수익도 좋아지고, 이선균씨의 수입도 좋아지는 상부상조가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어떤 이벤트인데, 저에게 이렇게 불러서 설명을 하시는 겁니까?"
"그것이 이석균씨와 관련이 깊은 이벤트라, 본인에게 설명을 드려야 하지요."
"저와 관련된 이벤트요? 사신거미일과 관련된 이벤트인 모양이군요. 무슨 말인지는 알겠습니다. 이제 뜸을 그만 들이시고, 이벤트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이번 이벤트는 현상금 이벤트입니다.
사신거미를 토벌하는 팀이나 개인에게 상금으로 1,000만 달러를 지급 드립니다."
잭의 황당한 소리에 어이가 없었다. 사신거미의 토벌 보상으로 100억을 유저에게 주겠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대놓고 사신거미를 제거하겠다는 말이었다.
"이 이벤트에 관해서, 제가 거부할 수는 있습니까?"
"죄송합니다만, 거부 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 바로 공고가 나갈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예의사람 좋은 표정으로, 나에게 설명하고 있었다.
"굳이 이렇게 하는 이유가 뭡니까?"
"그게 저희에게도 저희의 사정이 있어서요."
"구체적인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음. 알겠습니다. 우선 유저들의 항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회사가 일부로 그런 몬스터를 만들어, 유저들을 사냥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받고 있는 것입니다."
"일부는 사실이 아닙니까?"
"큼…….그렇긴 하지요. 하지만 저희가 바란 것은 이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저희는 지금보다 조용하게 일이 처리가 되기를 바랐습니다. 사신 거미가 탄생한 것과 이번 일의 경우는 저희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사신거미를 없애려고 하는 건가요?"
"없애려고 한다는 말은 조금 거슬리는군요. 정확히 말하면 사신거미로 생긴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한다고, 말씀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마케팅에도 사용을 하려고 생각합니다."
" 마케팅요?"
"어제의 전투는 바깥세상에서도 상당히 이슈가 되었습니다. 어제 사신 거미에게 당한 팀은, 나름 판타지월드에서 유명한 팀이었습니다. 그들이 동영상을 올렷는데 상당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마케팅이든 문제 해결이든, 결론은 마찬가지 아닙니까? 제가 플레이하는 사신 거미가 죽게 된다는 것은 변함이 없지 않습니까. 결국 사신거미를 판타지 월드 내에서 제거하고 싶다는 거지요."
"사실은 그러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저희가 직접적으로그럴 수는 없습니다. 그러한 판타지 월드 내의 직접적인 간섭은 저희 회사 내규에 벗어나는 일입니다. 판타지 월드의 문제는 판타지 월드 안에서……. 이것이 저희의 기본 방침입니다."
"그 말은 관리자라고 해도, 판타지 월드에 직접적으로 간섭할 수는 없다는 거군요."
"맞습니다.그래서 이렇게 이석균씨에게 부탁을 드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투토리얼 이라고 하지만, 이석균씨와 관련된 것은 여신님이 지시한 일입니다. 그것을 저희가 마음대로 하기에는 상당히 부담스럽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없이 이 방법을 생각해 내었습니다. 저희들의 고충도 이해해 주십시오."
총 관리자인 잭이 이렇게까지 이야기하는데, 그것을 거부하기는 힘들었다.
"음……. 알겠습니다."
"이것이 이선균씨에게 꼭 나쁘지는 않습니다. 이번 이벤트에 많은 유저들이 참여할 것입니다 그 중에는 강한 플레이어들도 많겠지요. 그들을 처리 하신다면, 그만큼 이석균씨의 수입은 늘어 날 것입니다. 하이리스크에 하이리턴이지요."
말은 그럴듯하게 하였다. 하지만 그의 말이 나의 귀에 들어오지는 않았다. 결국 자신의 결정에 대한 변명일 뿐이었다. 그렇다고 그의 말을 거부 할 수도 없었다. 그랬다가는 약속을 했던 특성 15개도 변경이 될 수가 있었다.
이번에는 그의 말에 따르기로 했다. 굳이 그의 변명을 더 듣고 싶지는 않았다.
"그럼 이만, 저는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네. 그럼 다음에 다시 뵙지요."
지은이와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판타지 월드에 접속하기 전에 잠시 판타지 월드 인벤에 접속을 했다. 거기는 어제의 사건으로 뜨거웠다. 그 탐험가 팀이 나름 판타지 월드에서 이름이 있는 팀이었던 것 같았다. 어제의 전투가 동영상으로 올라와 있었다.
하루사이에 어제의 전투를 하나의 영화로 만들어 놓았다. 도시에서 토벌단이 출발하는 모습에서부터 마지막 마법사가 죽는 순간까지롱 테이크 기법으로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영화였다.
토벌단의 멤버들의 시점으로 1인칭으로 긴장감을 높인, 거의 한 시간에 달하는 긴 동영상이었다.
동영상의 제목은 -어두운 밤 숲속의 공포-였다.
각각의 플레이어의 시점으로 바라본 전투는 새로웠다. 이 동영상은 판타지월드 인벤의 최고 이슈가 되어 있었다. 대부분은 동영상의 긴장감과 사신 거미의 말도 안 되는 능력에 대해서였다.
그리고 지은이의 말이 들려왔다.
"오빠. 그 동영상 유투브에도 올라와 있어요. 우와~ 벌써 조회수가 1,000만이 넘었어요."
"어디, 어디. 진짜네."
그 동영상은 1,000만 조회수와 함께 수많은 댓글이 달려 있었다. 이정도의 반응이면, 이것을 올린 그 팀은 아바타가 죽어서 잃은 손해를 일부지만 만회 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 동영상을 만든 건지도 모르겠다.
영상에 달린 많은 댓글들을 읽어 보았다.
- 우와. 이거 장난이 아니네. 올해의 호러 영화상은 이거로 당첨이다.-
- 와. 이 마법사는 오줌 좀 지렸겠는데. 크크. 긴장감이 장난이 아니다.-
- 그런데, 이 거미 사기 아니야? 뭐 이렇게 말도 안 되게 강해.-
-그러게 이거 판타지월드에서 아바타수를 줄이려고, 말도 안 되는 몬스터를 풀어 놓은 거 아니야? 냄새가 좀 나는데.-
긴장감 넘치는 동영상에 대한 호평이 주였지만, 일부는 판타지월드를 비난하는 댓글도 보였다. 거기에는 음모론도 있었다. 그 음모론이 사실이긴 했지만…….
회사에서도 나름 골치가 아팠을 것이다. 사신거미의 활동으로 유저들의 항의가 들어오고 있는데, 그렇다고 마음대로 사신 거미를 제거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이벤트의 형식으로 사신거미를 제거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들의 의도대로 사신 거미가 순순히 죽게 나둘 수는없었다.
그동안 사신 거미의 몸속에서 지내며 그 녀석에게 정도 들었고, 나름 큰 수익을 내고 있는 녀석을 죽게 하기는 아까웠다. 한동안 유저들을 상대할 전략을 생각했다.
여러 방법을 생각해 보았으나, 모험가들을 상대할 마땅한 방법이 생각이 나지 않았다. 수많은 모험가들이 많은 토벌팀을 이끌고 올 건데, 다수의 폭력을 혼자서 버텨 낼 수는 없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사신 거미가 태어난 숲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사신 거미에게는 익숙한 곳이자, 모험가들에게는 낮선 곳, 그곳에서 승부를 보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곧 판타지월드에서 이벤트 공지가 나왔다.
-현상금 1,000만 달러. 플레이어들이여~ 판타지월드의 최악의 몬스터를 처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