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3화 〉73. 불사의 군대가 남부를 휩쓸다.
*불사의 군대가 남부를 휩쓸다.*
1만 5,000의 그린 스킨의 군대가 왕국의 수도로 향하는 길에 마주하게 된 것은, 불타버린 벌판과 잿더미가 된 마을이었다. 남부왕국은, 아크론 숲 근처의 마을과 들판을 불태우고, 사람들을 숲에서 먼 영지로 이주시키고 있었다.
인간들이 그린 스킨의 습격에 맞서서 소개 작전을 펼친 것이었다. 그린 스킨 군대의 보급을 막기 위한 방법이었다.
그린 스킨의 경우는 유목민의 군대처럼 보급선을 따로 운용하지 않았다. 필요한 물자는 현지에서 조달하는 방식이었다. 예전에 몽고나 유목민 군대처럼, 자신이 먹을 일주일 식량만을 직접 몸에 짊어지고, 그린 스킨 군대는 숲을 출발하였다.
적의 소개 작전은 그린 스킨 군대에게는, 큰 타격이 주는 방법이었다. 인간들은 그린 스킨의 군대의 약점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었다.
이럴 경우 그린 스킨 군대의 대응 방법은 두 가지 뿐이었다. 다시 아크론 숲으로 군대를 돌리는 것이었다. 그곳에서 제대로 보급체계를 갖추고 재 출정을 하는 방법이었다.
보급의 면에서는 안전한 방법이었지만, 보급이라는 개념이 없는 그린 스킨 부대가, 보급체계를 갖추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방법이었다.
그 사이에 왕국은 그린 스킨에 대한 대비를 갖추게 될 것이었다. 적에게 대응을 할 시간을 주는 것은, 그린 스킨들에게는좋지 않은 방법이었다. 인간들의 영토와 잠재력은 그린 스킨보다 더 컸다. 시간을 주는 것은 그린 스킨에게 좋지 않았다.
일전의 왕국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한 것은, 그들이 그린 스킨들의 존재를 모를 때, 기습적으로 공격해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습격에 대해 대비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손쉽게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이었다.
다른 방법은 적의 소개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은 적의 영토에 깊숙이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것은 아직 소개 작전이 이루어지지 않은 영토까지 빠르게 진출하는 방법이었다.
아직 왕국은 숲 인근 영지에만, 마을과 농경지를 불태우는 소개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빠른 속도로 이동하여 왕국의 수도로 진격해 들어간다면, 적이 마을과 농경지를 불태우기 전에, 수도 인근 평야에 도달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린 스킨 군대는 왕국의 최대 곡창 지대인, 수도 인근 평야에서 식량을 보급 받을 수 있었다. 소개 작전이 유목민의 군대에 효과가 좋지만, 쉽게 사용 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었다.
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저항을 할 것이고, 그리고 영주들의 반발도 있었다. 병사들의 소개 작업은 농민들에게는 생존이 걸린 일이었다. 농민들의 저항이 크고, 그것은 아크론 숲에서 멀어 질수록 더욱 강했다.
아크론 숲에서 멀리 떨어진 곳의 농민들은, 그들의 농작물을 왜 불태워져야 하는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 그것은 그 지역을 영주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저항으로 소개 작전은 생각보다 느리게 진행이 되었다.
이럴 경우 왕국과 그린 스킨 군대간의 전쟁은 시간의 싸움이 될 것이었다.
그린 스킨의 진격 속도가 적의 소개 속도보다 빠르다면, 왕국의 곡창지대에서 식량을 보급 받고, 왕국 수도를 공략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만약, 그린 스킨의의 진격속도가 적의 소개 작전의 속도보다 느릴 경우에는, 그린 스킨군대는 식량부족으로 왕국 내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회군해야 했다. 잘못하다가는 돌아오는길에 많은 아사자가 나오게 될 것이었다.
나는 그린 스킨 부대의 단점을 장점으로 극대화하기로 결정했다. 보급체계가 없다는 것을 그만큼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장점으로 극복하기로 한 것이었다.
그린 스킨들을 재촉하여 수도를 향해 쾌속 진군을 하게 하였다. 그린 스킨들의 피로가 극대화 되겠지만, 왕국이 방비 갖추기 전에 그린 스킨 군대가 수도 근방으로의 진출을 완료하기로 했다.
부족한 식량은 기동력이 빠른 레드코트의 부대를 통해, 아직 소개가 이루어지지 않은 마을로 부터 약탈하여 공급받기로 했다.
이때부터 그린 스킨의 군대의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었다. 인간보다 체구가 작은 고블린의 특성상 이동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았다.
그들을 인간의 군대의 이동속도와 비슷하게 이동시키기 위해서, 그린 스킨의 군대는 밤낮이 없이 수도로 향해 걸어갔다. 다행이 고블린은 느리지만 끈질겼다. 밤낮 없이 이어진 진군에도 탈락자는 그리 많이 나오지 않았다.
예상보다 빠른 그린 스킨 군대의 진격속도에 남부왕국은 급하게 수도의 정규군과 인근 영주의 군대를 불러 모았다. 아직 수도 인근 지역은 소개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왕국의 곡창지대에 그린 스킨 군대가 들어오기 전에 막아야했다.
남부왕국은 군대를 불러 모아, 수도 인근에 펼쳐진 광대한 평야 앞에, 그린 스킨의 군대를 위한 진영을 꾸렸다. 그곳을 거점으로 수도 인근 평야 방어에 나섰다.
왕국의 군대는 수도의 정규군 5000,
인근 영주의 영주군 5000,
그리고 마법사와 사제 기사 등 다양한 직종이 포함된 모험가 집단이 1,000명이었다.
생각보다 플레이어들의 참여가 많았다. 그들 중 일부는 마치 재미있는 이벤트에 참여하는 기분으로 이 전쟁에 참여했다.
왕국군은 정규군 5000을 중앙에 두고, 영지군 5000을 2500씩 나누어 좌우익에 두었다. 플레이어들은 정규군과 영지군 뒤에서 백업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린 스킨 군대 1만 5,000과, 인간의 부대 1만이 정면으로 맞붙는 것이었다.
그에 대응하는 그린 스킨 군대는 중앙에, 오크전사 1,000마리, 오크 레드코드 300마리, 오크 사제 150마리, 고블린 레드코트 800마리들을 두고 그린 스킨 군대의 중심을 맡았다. 이들이 그린 스킨 군대의 핵심이었다.
나머지 고블린 전사 13,000마리가 좌우익을 맡았다. 고블린 사제들 400은 늑대를 타고 이 좌우 양익을 백업하기로 하였다. 이들은 그린스킨 군대의 중심이 적을 중앙을 돌파하는 동안 버티어주면 되었다. 그러면 분리된 적의 부대를 포위하여 섬멸하면 되었다.
두개의 군대가 식량이 풍부한 평야를 차지하기 위해, 대규모로 격돌을 시작하였다.
두 군대 모두 정석적인 포진을 두었다. 주력을 모두 진형의 중심에 둔 것이었다. 기병을따로 빼놓고 후미를 기습하는, 변칙적인 작전은 서로 펼치지를 않았다. 양쪽 모두 자신들의 군대가 질것으로 생각을 하지 않는 듯했다.
힘과 힘이 서로 맡 부딪혔다. 막상 전투가 벌어지자, 피로에 지친 고블린 전사 부대가 인간의 영지군보다 숫자가 많음에도, 좌우익에서 밀리기 시작하였다.
게다가 플레이어들에 포함된 마법사들과, 사제, 기사들이 활약을 하여, 그린 스킨의 군대를 공격하자, 밀리고 있던 좌우익이 빠르게 무너지기 시작하였다.
무너지는 좌우익을 막기 위해, 고블린 사제들이 늑대를 타고, 열심히 아군들에게는 힐을 해주면서 진영이 무너지는 것을 막고 있었다. 그리고 적에게는 저주, 고통, 혼란, 공포 등의 주술을 뿌리고 있었지만, 전세를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반면에 우리가 돌파하여 진영을 무너뜨려야 하는, 왕국의 정규병들은 샤벨 타이거와 야생 숫소를 타고 돌파를 시도하는 레드코트들의 공격을 이외로 잘 버티고 있었다.
레드코트들이 중앙을 돌파하기 전에, 고블린 전사들이 싸우고 있는 좌우익이 무너져 버려, 적에게 둘러싸일 위험에 빠졌다.
"축복." "광역 힐." "광역 힐." "광역 힐." "광역 힐."
나는 플레이어들을 사냥하겠다는 마음을 버리고, 전투의 승리를 위해 동분서주하였다.
하지만 피로에 지치고, 인간에 비해 신체적인 조건이 약한 고블린 전사들은, 계속 인간의 군대에 밀려서 그린 스킨의 군대가 적에게 포위되고 말았다.
전투를 하기 전에 고블린들에게 휴식을 취할 시간을 주어야 했다. 그리고 고블린의 전투력이 생각보다 약했다. 너무 지나친 자신감이 패착을 불렀다.
나는 급하게 벤을 불렀다.
"이번에 후퇴를 해야 하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사제들과 레트코트들을 중앙으로 모우도록, 만일의 경우 포위망의 뒤쪽을 돌파해야 할 수 있다."
"머크님 그러면 남겨진 고블린 전사들이……."
"어쩔 수 없다. 그들은 보병이라 우리를 따라 올 수 없다. 기병으로 이루어진 우리의 핵심전력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후퇴를 준비하고 있어라."
사제들과 레드코트를 집결시키고, 적을 포위망을 뚫으려는 순간, 오랫동안 기다렸지만 뜨지 않았던 메시지들이 떠올랐다.
-마나 친화력(중) 스킬이, 마나 친화력(상)스킬으로 상승합니다.-
-광역 힐(중) 스킬이, 광역 힐(상)스킬으로 상승합니다.-
-축복(중) 스킬이, 축복(상)스킬으로 상승합니다.-
-성전사(중)스킬이, 성전사(상)스킬로 상승합니다.-
동시에 4가지 스킬이 (상)으로 상승하였다.
광역 힐 스킬은, 마나 친화력 스킬의 상승과 맞물려 시너지 작용으로 몇 배로 그 효과가 상승을 했다. 다 죽어가던 고블린과 오크들이 멀쩡하게 다시 살아나 날뛰기 시작을 했다.
그리고 축복 스킬의 상승은, 오크와 고블린들의 힘과 속도를 대폭상승시켰다. 육체적으로 인간보다 약한 고블린 전사들도, 인간의 병사와 대등하게 싸울 수 있게 된 것이었다.
그린 스킨 군대의 강력한 공격수들인 레드코트들은, 성전사 스킬의 효과로 강력한 불사의 괴물이 되어버렸다.
"벤 명령을 변경한다. 사제들과 레드코트들은 왕국군의 정면을 돌파한다."
"네. 알겠습니다. 이번에는 저희의 강함을 그들에게 보여 주도록 하겠습니다. 크.크.크."
나는 후퇴의 명령을 내리려고 했던 레드코트들에게 방향을 돌려, 왕국 정규군에게 돌진하게 시켰다. 그와 동시에 나도 그들과 함께 적의 중앙을 돌파했다.
바위처럼 단단하던 왕국 정규군들도, 불사의 괴물이 된 레드코트들의 맹공에 무너져 내렸다. 레드코트들은 몸이 난자를 당해도 사제의 힐로 멀쩡히 살아났다. 죽지 않는 괴물들의 공격에 적들은 공포에 질렸다. 한명이 도망치기 시작하자, 순식간에 진형이 무너졌다.
적의 중앙이 돌파되자, 포위가 풀렸다. 그 다음부터 전투는 난전으로흐르기 시작되었다.
난전 속에서는 인간의 병사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인간의 군대의 장점은 잘 훈련된 조직력이었다. 난전이 시작이 되자, 샤벨 타이거를 탄 오크 레드코트와 검은 숫소를 탄 고블린 레드코트들이 전투에서 빛을 발했다.
인간들 군대는 오크의 도끼에 목이 하늘로 치솟아 오르고, 고블린의 독을 바른 창에 찔려 쓰러져갔다. 남부왕국의 군대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전투의 승패가 결정이 되자 플레이어 사냥에 나섰다. 전투로 발생한 혼란의 틈바구니에서, 샤벨 타이거를 타고 창을 휘둘렀다. 주요 타깃 마법사들과 사제를 플레이하는 플레이들이었다. 이번 전투에서 내가 직접 죽인 마법사와 사제가 100 넘었고, 기사들도 수십이 되었다.
한번 무너지기 시작한 인간의 군대는 결국 진형을 회복하지 못했다. 지휘관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병사들이 도망가는 것을 막지 못했다. 그리고 그 지휘관들은 그린 스킨들에 의해 허무하게 죽임을 당했다. 도망친 병사들도 그리 멀리 도망가지 못했다.
샤벨 타이거를 탄 기동력이 좋은 오크 레드코트들이 그들을 추격하여, 남김없이 죽여 버렸다. 샤벨 타이거의 순간적인 가속력은 말보다도 빨랐다. 1만의 인간의 군대 중에 살아 돌아간 병사는 1000이 안되었다.
나도 도망가는 플레이어 무리를 추격하여, 추가로 100여의 모험가들을 추살하였다. 이번 전투로 벌어들인 돈이 너무 많아 계산조자 불가능했다.
이번 전투의 결과로 기름진 왕국의 수도의 너른 평야는 그린 스킨의 손에 떨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왕국의 군대가 보급품으로 가져온 식량도 그린 스킨 군대의 식량이 되었다.
일주일이 넘는 기간 동안 수도 인근이 그린 스킨 군대에 의해 약탈이 되었다. 왕국의 살아남은 군대는 수도의 성벽 아래에서 그린 스킨들의 약탈을 숨을 죽이고 바라 볼 수밖에 없었다.
약탈을 끝내고 그린 스킨의 군대는 숲으로 돌아갔다. 숲으로 향하는 그린 스킨의 군대의 행렬의 뒤에는 끝없이 식량 수레가 이어졌다. 그 수례를 끄는 것은 수도 인근의 농민들이었다.
그들은 식량과 수례를 끌고 아크론 숲 앞까지 왔다.
그때 벤이 제안을 했다.
“저들을 죽여 저들도 식량으로 삼으시지요.”
머크는 고블린이었지만 나는 인간이었다. 인간을 식량으로 삼는 것에 거부감을 느꼈다. 전투에서 인간의 병사나 플레이어를 죽이는 데는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다. 그런데 무고한 인간을 죽이는데 거부감이 들었다.
머크와 마찬가지로 판타지월드의 주민들이 조금씩 인격체로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전쟁에서 인간과 플레이어를 죽이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것은 돈을 벌기 위함도 있지만 명분도 있었다. 하지만 무고한 인간을 죽이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들이 게임속의 하나의 캐릭터일지라도…….
“저들을 살려 보내라. 그래야 다음번에 약탈 할 식량이 있을 것이다.“
벤은 할 말이 있어 보였으나, 아무 말을 하지 않고 그 말에 따랐다. 벤은 자신이 누리는 권력의 원천을 알고 있었다. 그는 불만을 참고 그 지시에 따를 지혜가 있었다.
이렇게 그린 스킨들의 남부 왕국에 대한 두 번의 침공이 있었다.
이번에는 남부왕국의 수도 인근의 기름진 평야가 황폐화 되었다. 거기에다가 추가로 병사가 9,000명이 죽었다. 그린 스킨의 경우도, 고블린 전사들이 5000마리나 죽는 큰 피해가 발생하였다. 하지만 그것은 인간들이 본 손실에 비해서는 적었다. 그린스킨과 인간은 그 피해를 회복하는 속도도 달랐다.
인간의 병사를 한명 키우는 데는 20년이 걸린다. 하지만 고블린 전사는 4~5년이면 된다. 거기에다 고블린들은 새끼를 인간보다 몇 배는 많이 낳았다,
인간 병사 1명당 고블린 전사가 10명마리가 죽어도, 결국에는 그린 스킨들에게는 이득이었다. 고블린 전사 5,000은 금방 채울 수 있지만, 인간 병사 9000명을 키우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이렇게 남부왕국의 전력이, 야금야금 그린 스킨들에게 먹힌다면, 결국 승리는 그린 스킨의 것이 될 것이다.
남부왕국은 조금씩 그린 스킨들에게 잡아먹히고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