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94화 〉94. 다른 몬스터로 플레이하는 유저를 만나다 (94/211)



〈 94화 〉94. 다른 몬스터로 플레이하는 유저를 만나다

*다른 몬스터로 플레이하는 유저를 만나다.*


고블린 정찰병들은 그린스킨의 영역 주위를 정탐하기 시작했다. 현재 그린스킨의 영역은 프라우나 대수림의 남부 지역이었다. 현재는 그 남부 지역의 5분의 1도 안 되는 영역을 차지하고 있었다. 남부의 면적만 해도  아크론 숲의 몇 배가 넘는 규모였다.

이런 프라우나 대수림은 크게 중앙의 대수림의 심부와, 동서남북 각 4개 지역으로 나뉜다. 이렇게 총 다섯 개의 지역으로 나뉜다고 보면 되었다. 옛날에 사신거미가 태어난 곳은 프리우나 대수림의 북부였다.

사신거미로 플레이를 할 때에도 대수림의 깊은 곳까지는 들어가보지 못했다.

그  대수림의 최심부는, 유저들은 누구도 발을 들여 놓은 적이 없는 곳이었다. 그곳에 들어간 모험가의 무리 중 거기에서 살아나온 플레이어는 없었다. 그곳은 인간들로서는 강력한 몬스터의 마굴과 같은 것이다.

그 모험가들이 다 죽었음에도, 그곳에 대하는 정보가 판타지 인벤에 남아 있었다. 그것은 그곳을 원정한 탐험대가 죽으면서 찍은 동영상을 남겼기 때문이엇다.

 동영상에는 쥬라기 월드에 나오는 공룡인 렙터와 같은 녀석들이, 떼로 공격하는 무시무시한 영상이었다.  녀석들의 크기는 실제 렙터의 두 배만한 크기였는데, 빠른 움직임과 집단 공격으로 능력 있는 모험가 무리를 단숨에 도륙 내어 버렸다.

이 영상은 판타지월드의 인기 영상 중 하나였으며, 프라우나 대수림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영상이기도 했다. 그 이후에 함부로 프라우나 대수림의 심부에 도전하는 탐험가의 무리들이 없어졌다고 했다.

프라우나 대수림의 심부를 제외한 4지역에 대해서는, 판타지 월드 인벤에도 특별한 정보가 없었다.

모험가들을 관심을 끌만한 점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숨어 있는 고대의 유적이 없는 한, 메리트가 없고 위험한 지역을, 굳이 탐험 하려는 모험가들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판타지월드 인벤에서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없었기 때문에 직접 발로 뛰어야 했다. 고블린 정찰병들이 가져온 정보로 직접 프라우나 대수림의 남부 지역에 대한 지도를 작성했다. 그 지도 위에 각각의 몬스터들의 서식 영역을 표시해 나갔다.

정찰병들에 따르면, 우리가 있는 남부지역은 대부분 오크들의 영역이었다. 남부를 다시 동서남북으로 나누었을 때, 중앙에 거의 6,000마리에 이르는 거대한 오크 마을이 있었다.

우리가 있는 남부 영역을 제외한 동부와 서부, 북부 지역에도, 2,000마리에 이르는 오크들의 마을이 있었다. 우리가 있는 남부 지역이 상대적으로 오크들의 숫자가 적은 것이었다.

그것은 그린스킨이 차지한 곳이 인간과 대수림의 경계지역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았다. 지금 그린스킨 마을이 있던 화전민 마을의 흔적을 보면, 한동안 인간들과 오크들의 마찰이 있었을 것이었다.

이 지역에는 오크 외에 다른 몬스터들은 지역의 크기에 비해서 많지 않았다. 특히 고블린들의 숫자가 적었다. 고블린들은 오크 마을들의 힘이 미치지 않는 공백지에 소부락으로 산개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들 오크 마을들이 차지하고 있는 지역의 외곽에는, 오우거 8마리와 맘모스들이 3개 무리가 있었다. 정찰병들이 모아온 정보를 지도에 표시를 했다.  지도는 앞으로의 정복 사업에 유용하게 사용 될 것이었다.

남부지역에서 오크 마을들을 정리하기에 앞서, 예전의 오크 마을의 족장이었던 오크 노예에게 정보를 구했다. 이 지역에 지나치게 오크의 비율이 높은 것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이 프라우나 대수림의 지역에 오크들이 유난히 많은데,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

"네. 주인님. 최근 이 부근의 오크의 무리중에서 크게 세력을 키운 부족이 있습니다."

"그들이 우리 위쪽에 있는 녀석들이냐?"

"네. 맞습니다. 빠른  부족이 크게 성장하여, 주위의 오크 부족을 통합하였습니다. 그리고 주위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빠른 발 부족의 족장이 자신을 로드라고 부른다고 하더군요."

"오크의 로드라고?"

"네. 아직 오크에서는 로드라고 칭하는 녀석은 없었는데, 그 녀석이 처음으로 로드라고 칭하고, 주위의 부족들 복종시켰다더군요."

"이쪽에는 그들이  적이 없는가?"

"온 적이 있습니다. 사실 저희에게도 복종을 강요하였습니다. 그들에게 복종하기로 결정하고 그들의 산하로 들어가기 전에, 주인님을 만나서 이렇게 모시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이들을 정복하는 것이 조금만 늦었어도 중앙에 있는 대규모 오크들의 무리와 전쟁을 벌일 뻔했다. 그렇게 되기 전에 이 지역의 오크들을 다 장악할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렇다고 안심을 할 수는 없었다.

오크노예의 말은  오크 로드라는 녀석이 언제든지, 이곳으로 내려 올수 있다는 말이었다. 다만 시기의 문제였다. 아직 그들이 남쪽으로 오지 않은 것은 운이 좋았던 것일 뿐이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2,000~3,000마리 정도의 오크들이 몰려온다면 힘들 수도 있었다. 싸워서 이길 수는 있지만 우리 쪽의 피해도 만만치 않을 것이었다. 그 피해를 회복하려면 한참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고, 그만큼 나의 목적을 이루는 날이 늦추어진다.

언제든지 오크 로드가 군대를 이끌고, 그린스킨의 영역으로 내려 올 수 있었다. 운에 기대어 그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었다. 빠르게 전쟁 준비를 시작하기로 했다.

대장장이들을 닦달하여 그동안 모아온 철로 무기와 갑옷을 만들게 했다. 오크 노예병들을 제대로 무장을 시켜 예니체리 군대처럼 정예화해야 했다. 그리고 산양 뿔로 비장의 무기인 각궁들도 빨리 만들도록 지시했다. 그린스킨 마을들은 빠르게 전투태세를 갖추었다.

그리고 추가로 새롭게 우리의 전력이 될 수 있는 녀석들을 사로잡기로 했다. 그것은 매머드 떼와 오우거들이었다.

그린스킨 마을에서 제일 가까운 오우거의 서식지로, 산양전사 200마리를 데리고 오우거 사냥을 갔다.

현재 산양전사의 일부는 홉 고블린들로 채워졌다. 마라의 자신들이 속속히 성장하여 전력에 가담하고 있었다. 녀석들은 마라를 닮아 일반 고블린 전사들보다  싸웠다. 마라의 뛰어난 번식력이 이럴 때는 도움이 되었다.

저번에 오우거를 잡았던 방식 그대로 거미줄로 함정을 만들고, 산양전사들과 함께 오우거를 유인해왔다. 이번 오우거는 똑똑해서 쉽게 유인에 걸려들지 않았다. 자신이 산양전사들에게 둘러싸여 불리하다는 것을 판단하자 빠르게 도망을 쳤다.

이렇게 자신의 상황을 파악하고, 도망을 치는 오우거는 처음 보았다. 그래서 산양전사 200명이 거미줄이 달린 투창을 나무에 던져서, 오우거의 이동경로를 거미줄로 다 막아야 했다.

나무들 사이를 거미줄로 빽빽하게 채우고 나서야, 도망치는 오우거의 발목을 묶을 수 있었다. 거미줄에 걸린 상태에서도 거미줄을 손으로 잡아 뜯어내며 도망갈 기회를 엿보았다.

마라가 직접 나서서 오우거의 몸을 실로 칭칭 감고 나서야, 녀석은 도망을 포기했다. 본격적으로 오우거를 길들이기 위해, 노예 오크들을 불렀다. 그런데 오크들이 몽둥이를 내려치자, 오우거의 입에서 이외의 말이 터져 나왔다.

"아아악. 저, 저기요. 몬스터 유저 맞으시죠. 저도 몬스터 유저입니다. 살려 주십시오!"

오우거의 입에서 터져 나온, 갑작스런 인간의 말에 깜짝 놀랐다.

"그쪽도 몬스터 유저였어요? 오우거 아바타는 최소한 수십만 달러가 넘어가는데 잘됐네요. 감사히 가져가겠습니다."

이렇게 씨익 미소를 지으며 창을 들고 다가가자.

"잠, 잠깐만요. 살려주시면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이렇게 말이 통하는 오우거가 있으면, 편리하지 않겠습니까!"

"음, 당기기는 하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을까요? 지금 처치하면 최소 10~20만 달러는 벌건데요."

"제 말을 끝가지 들어보셔야지요. 저를 살려주는 것은 충분히 가치가 있습니다. 제가 이 근방의 오우거들의 위치를 알고 있습니다. 그들을 사로잡는데 돕겠습니다. 그들을 사로잡으면, 제가 그들을 이끌고 유저님을 위해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오우거의 위치는 저희도 알고 있어요. 그리고 당신에게 오우거들을 맡기면, 그들을 데리고 배반을 할지 어떻게 알아요?"

"그런 일은 절대 없습니다. 믿어 주십시오."

사실 이 오우거 유저를 죽일 마음은 없었다. 사실 이 오우거를 죽여도 돈을 벌수는 없었다. 인간 유저끼리 PK를 해도 돈을 벌 수 없는 것처럼, 같은 몬스터 유저를 죽이면 돈이 들어오지는 않았다. 다른 진영의 플레이어를 죽여야 돈을 벌 수 있었다.

몬스터 유저는 인간 플레이어, 인간 유저는 몬스터 플레이어를 죽여야 돈이 정산되어 들어온다.

현재 수중에 돈은 궁하지도 않았다. 머크로 플레이를  때 번 돈이 아직 많이 남아있었다. 그 돈만 해도 웬만한 부자들보다 많았다. 그리고 돈은 마라가 성장하여 제국과 싸울 때 더 많은 돈을 벌  있을 것이다.

그냥 판타지월드에서 처음  몬스터의 유저라 장난을 처 본 것뿐이었다.

"그럼 한번 믿어 보겠습니다."

"아이고.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충성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도 한번 시험 삼아 이 오우거에게 조련스킬을 사용해 보았다. 역시나 유저의 아바타에게는 조련스킬은 먹히지 않았다. 오늘 좋은  알았다.

오우거와 마을로 돌아오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우거 유저는 판타지월드를 시작한지 얼마안 된 초보 유저였다.

운 좋게 나와 비슷한 시기에 시범 서비스에 당첨되어, 몬스터 중에서 제일 강한 오우거로 프라우나 대수림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오우거로 오크와 몬스터를 잡고 재미있게 플레이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갑자기빠른 발 부족이라는 오크 부족이 나타나, 원래 살던 거주에서 쫓겨나서 여기로 오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몬스터로 플레이하다보니 다른 유저들도 만나지도 못하고, 이곳에서는 빠른 발 오크들 때문에 제대로 사냥을 못하게 되자 심심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지내다가 우리의 무리를 만나게  것이었다.

오우거 유저는 50대 아저씨로 독일에서 작은 기업을 운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오우거로 시작한 이유도 숲의 최강자로서 폼 나게 플레이를 하고 싶어서였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빠른  오크들에게 피해서 도망을 다니다가, 이렇게 우리의 손에 잡히게 된 것이었다.

그러면서 내가 마라로 이렇게 산양전사를 이끌고 다니는   멋있어 보인다고 난리였다. 자신도 홉 고블린으로 시작하여, 고블린 무리를 이끌었어야 했다고 후회를 했다.

이래저래 이야기를 하며 오다보니 상당히 수다스러운 아저씨였다. 다만 수다스러운 것 말고는 사람은 수더분하고 착해 보여 괜찮은 사람 같았다. 혹시 나중에 나쁜 마음을 먹는다면 처리 해버리면 된다.

 아저씨를 무리에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한번 믿고 오우거의 무리를 맡겨보기로 했다.


이 오우거 아저씨는 그린스킨 마을을 보고 깜짝 놀랐다. 몬스터가 이렇게 멋진 마을을 만들고 있다는 것에 놀랐고, 생각보다 높은 그린스킨들의 문명수준에 또 놀랐다.

"대체 이런 마을은 어떻게 만든 겁니까! 대단하십니다. 저도  고블린으로 플레이하는 건데요. 어쩌다가 오우거로 플레이를 해서……."

다른 유저가 나의 마을을 칭찬해주는 것은, 나름 기분이 좋았다.

마을 내부와 매머드 무리들 보여주고, 마지막으로 우리 마을의 오우거 암컷을 보여주었다. 그때 그의 입에서 생각지도 못한 말이 튀어나왔다.

"아. 저 암컷 오우거가 아름답네요. 혹시 저 암컷 오우거에게 짝이 있는가요?"

"따로 짝은 없습니다만……."

"저 암 오우거에게 새끼가 있는데요. 혹시 저 새끼 오우거의 아비는 누군가요?"

"사실  아바타의 아이입니다.  아바타가 조금 문란해서요."

갑자기 오우거 아저씨의 표정이 변했다. 마치 같은 취향의 사람을 만났다는 친근한 표정이었다. 그에게 내가 자기와 같은 동류로 보였던 모양이었다.

"그렇군요……. 마라님의 짝이라면 제가 양보하겠습니다. 쩝 그래도 아쉽네요……."

"아니. 저는 신경 안 써도 됩니다. 제 아바타는 암컷이라면,  건드리고 다녀서 따로 짝이 없습니다."

"그럼 저 오우거와 사귀어도 괜찮겠습니까?"

"네. 괜찮습니다. 신경 쓰지 마세요."

"역시 오우거는 오우거와 맺어지는 게 좋겠지요? 그래야 튼튼한 오우거 새끼들도 태어나지 않겠습니까?"

이제 보니  아저씨, 오우거를 선택한 게, 단순히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것만은 아닌 것 같았다.

좋게 말해서, 이상한 성적 취향을 가진 것이었다. 나쁘게 말하면 변태 아저씨였던 것이다. 내가 홉 고블린을 아바타로 가지고 있지만, 고블린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봐서는 내 생각이 맞을 것이다.

뭐 성적 취향이야 어떻던, 오우거 무리를 잘만 이끌어 준다면, 모른 척 해주기로 했다.

다음날부터 그 아저씨와 함께 오우거 사냥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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