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0화 〉110. 지은이와 하나가 되다.
*지은이와 하나가 되다.*
제국의 침략을 성공적으로 막아내었다. 그린스킨 왕국의 토대도 마련이 되고 있었다. 판타지월드의 일은 성공적으로 진행이 되고 있었다. 이제는 게임에서 잠시 벗어나기로 했다. 한동안은 알아서 잘 굴러 갈 것이었다. 이제는 게임 속에서 혼자가 아니었다. 동료와 동맹이 있었다.
시간을 내어 그 동안 신경을 써주지 못한 여자 친구를 위한 선물을 준비했다. 그것은 안드로이드였다. 제국과의 전투로 벌어들인 돈이 많았다. 단숨에 가진 재산이 두 배가 되었다. 그 돈으로 지은이와 나를 위한 안드로이드를 사기로 했다.
트루컴페니언사의 더글라스 하인스씨와 통화를 연결했다.
"안녕하세요. 이석균이라고 합니다. 더글라스 하인스씨인가요?"
최근에 애프터 라이프사는 사후세계와 바깥세계와의 전화 통화 서비스를 개시하였다. 이제는 누구나 자유롭게 현생의 사람과 사후 세계의 사람이 통화가 가능하게 되었다.
사실 인터넷은 예전부터 연결되어 있었다. 그래서 판타지월드 인벤을 검색하거나 상인 유저인 제임스와 채팅이 가능했던 것이었다. 인터넷이 가능한데 영상통화나 통화가 불가능하다는 게 더 말이 안 되었다.
과거에 국제전화는 굉장히 비싼 서비스였다. 그런데 무선 인터넷이 보급이 되면서 무료로 언제든 누구와도 국제전화를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되었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세상이 눈앞에 다가왔다.
사후 세계도 마찬가지였다. 사후 세계가 서비스가 되면서 누구도 생각하지도 못한 일들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것은 그러한 현상의 일부였다.
당연한 일이지만, 더글라스 하인즈는 나의 목소리를 기억하지 못했다.
"그렇습니다만 누구신가요?"
"혹시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1년쯤 전에 AFTER LIFE사의 소개로 인터뷰를 하였던, 한국 신문사의 기자입니다."
"아! 이제야 기억이 납니다. 저희 회사 안드로이드를 사용하시던, 여성분과 같이 오셨던 기자분이시죠. 그날 밤은 어떻게 잘 보내셨는가요? 하하."
그날의 가슴 아팠던 상황이 떠올랐다. 지금은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날 밤 한숨도 못자고, 괴로워했던 기억이 났다.
"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따님은 별일 없이 잘 지내지요?"
"네. 사후 세계 서비스 덕분에 친구들이 많이 늘어 즐거워합니다. 요새는 친구들과 학교도 다니며, 즐겁게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무슨 일로 연락을 하셨습니까?"
"사실은 한 가지 부탁을 드리려고, 연락을 드렸습니다."
"무슨 부탁을 말입니까?"
"안드로이드를 사려고합니다."
"안드로이드 판매와 관련해서는 판매부서와 협의를 하면 됩니다. 음……. 저에게 연결이 된 거로 봐서는 특별한 주문인 모양이군요."
"네, 맞습니다. 사실 이것을 위해서 안유진 부회장님께 하인스씨의 연락처를 부탁드렸습니다."
"안유진 부회장님의 부탁이라면, 특별히 신경을 써야겠군요."
"트루컴페니언사에서는 주문제작으로 안드로이드를 만들어 준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 그렇긴 합니다만……. 실제 존재하는 유명인을 만들어 드릴 수는 없습니다. 초상권이 있어서요. 그리고 유명인이 아니더라도 일반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법적 문제의 소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안유진 부회장님의 부탁이라도 안 됩니다."
"아. 그건 아닙니다. 법적인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그럼 원하는 시안을 보내 주십시오. 그대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그런데, 그때 같이 온 여성분과는 헤어졌습니까? 두 분이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았는데……."
더글라스 하인스시는 특별한 섹스용 안드로이드 주문하려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 같았다. 그의 오해를 고쳐주고 싶었다.
"사실은 그녀에게 사주려고, 안드로이드를 주문하려고 합니다."
"아. 그래요. 오해 했습니다. 하하. ....그런데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주문제작 안드로이드는 가격이 비쌉니다. 수제품인 만큼 공이 많이 드니까요. 최소한 2,000만 달러이상 하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
"네 괜찮습니다. 안드로이드를 2대 주문하려고 합니다."
" 그런데, 왜 2대가 필요하신가요?"
그에게 간단하게 사고를 당해 죽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여자 친구와 나를 위해 안드로이드를 살려고 한다는 것을 알렸다.
"참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사후세계로 갈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과거의 인연도 있고 하니, 최대한 신경을 써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네. 그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안드로이드의 커스터 마이징은 어떻게 하면 됩니까?"
"메일 주소를 보내주시면, 직원이 커스터 마이징 툴을 보내드릴 것입니다. 그것으로 커스터 마이징하셔서, 보내 주시면 됩니다. 기대를 하셔도 좋습니다. 최고로 만들어 보내드리겠습니다. 하하"
내가 기대하는 최고와 그가 생각하는 최고가 같은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의 일을 생각해보면, 아마 내가 기대하는 것과 일치할 것이다.
트루컴페니언사는 그것으로 유명한 트루컴페니언사였다.
더글라스 하인스씨에게 주문을 하고, 지은이와 오랜만에 근사한 레스토랑에 식사를 하러갔다.
최근에 사후세계로 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쉐프들이 늘어났다. 덕분에 사후세계에도 그 노하우를 담은 맛집들이 생겨나고 있었다.
얼마 전에는 세계적인 스타 쉐프로 유명한 고든 렘지가 레스토랑을 오픈하였다. 사후세계에서도 그 유명세를 타고 있었다. 그런 유명한 레스토랑을 나와 지은이가 안 가볼 수는 없었다.
고든 렘지의 레스토랑은 유럽인 구역의 중앙에 있었다. 멋진 풍경을 기대한 우리에게는 실망이었지만, 유명한 요리사가 하는 레스토랑이라 기대가 되었다.
서로 다른 코스를 시켰는데 애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신기하고 독특한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요리들로 구성이 되어 있었다.
맛도 훌륭하고, 디자인도 창의적이었지만 뭔가 아쉬운 게 있었다. 먹고 나면 된장찌개나 김치찌개가 생각이 나는 약간 심심한 맛이었다. 한국인의자극적인 입맛을 충족시키기에는, 뭔가 부족했다.
식사를 한 후 값비싼 와인을 마시면서, 지은이에게 준비한 선물을 이야기 했다.
"지은아. 오늘 오빠가……. 너에게 이야기 할 게 있어."
갑자기 분위기를 깔고 이야기를 하자, 지은이는 동그란 토끼눈을 하고 쳐다보고 있었다.
"오빠? 오늘 판타지월드에서 무슨 일이 있었어요?
"무슨 일은……. 판타지월드는 마라가 잘해주고 있어서 괜찮아. 마라는 이제는 혼자서도 알아서 잘해. 그동안 지은이에게 신경을 못 써서, 이제는 지은이와 시간을 좀 더 보내려고……."
"저야 그러면 좋은데……. 오빠 사실대로 이야기해 바요. 저 모르게 사고 쳤어요?"
"음. 사고를 치긴 쳤지. 비싼 물건을 사버렸어……."
"대체 뭘 사셨기에, 우리 오빠가 이러실까? 더 궁금하게 하지 말고, 빨리 이야기 해봐요."
그녀에게 홀로그램을 띄웠다. 거기에는 트루컴페니언사의 팸플릿이 떠올랐다.
"짜잔. 트루컴페니언사의 안드로이드를 샀어! 집에 돌아가면 커스터 마이징 프로그램이 도착해 있을 거야. 하하."
"정, 정말요? 오빠가 그런 돈이 어디 있어요. 얼마 전까지 돈이 많이 모자란다고 하지 않았어요?"
"저번에 제국 토벌군이 왔을 때 대박을 쳤지. 하하. 그때 번 돈으로 모자라는 금액을 채우고도, 많이 남았어. 하하."
"오, 오빠 고마워요. 우리도 이제 바깥세계로 나갈 수 있겠네요."
"그래 지은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곳도 많았는데, 이제는 지은이와 함께 좋은데 많이 가자. 그러려면 우선 집에 가서 안드로이드를 커스터 마이징 해야지. 오늘은 빨리 집으로 가볼까?"
"네. 저도 빨리 해보고 싶어요."
우리는 집으로 와서 자신의 안드로이드를 커스터 마이징 했다.
트루컴페니언사의 커스터 마이징 프로그램은 SIMs 게임의 아바타를 만드는 것과 비슷했다. 피부의 모공의 크기부터 잔털까지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세밀하였다.
안드로이드는 생전의 나의 모습을 기반으로 대대적으로 개조를 했다. 키는 좀 더 크게 하고, 모델보다 더 멋진 몸매에 배에는 식스팩을 그렸다.
그중에 그 부분을 특별히 신경 썼다. 그것은 남자의 자존심이었다. 모양과 크기를 공들여 조작을 했다. 지은이에게 최고의 만족을 선사 할 수 있는 물건으로 만들었다.
기본적인 커스터 마이징을 마치고, 지은이기 하는 작업을 살짝 훔쳐보았다. 지은이도 역시 안드로이드를 대 개조를 하고 있었다. 키는 더욱 크게 가슴은 빵빵하게, 엉덩이는 애플 힙으로 만들고 있었다.
그녀도 은밀한 부분을 몰래 손대고 있었다. 쳐다보려 하자 못 보게 막았다. 어차피 결국 보게 될 건데, 왜 그러는 건지……. 여자의 마음은 모르겠다.
안드로이드의 디자인에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흥분 되었다. 마음은 지금 당장 그녀를 덮치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은 최고의 순간을 위해 남겨두기로 했다.
과일은 최고로 잘 익었을 때, 따먹어야 한다. 그 순간이 얼마 안 남았다.
커스터 마이징을 모두 마친 후 메일을 트루컴페니언사에 보냈다. 받는 주소는 새로 구매한 집으로 했다. 최근에 바깥세계에부동산을 매입하고 있었다. 그곳도 그중의 하나였다.
안드로이드는 생각보다 빨리 도착하였다.
안드로이드가 도착했다는 이야기를 듣자 방안의 캡슐에 접속했다. 캡슐 안에는 판타지월드 게임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 접속 프로그램도 깔아두었다.
지은이와 둘이서 접속 프로그램을 가동시키자 밝은 거실로 나왔다. 집의 내부에는 미리 주문한 가구들이 설치되어 있었다. 넓은 창으로는 햇살이 깊숙이 들어오고 있었다. 해가 짧아지는 계절이라 한낮에도 거실안가지 해가 비쳤다.
지은이와 소파에서 일어나 거실의 창으로 갔다. 거기에는 해운대 백사장과 태종대를 지나 멀리 영도까지 보였다. 날씨가 좋았으면 대마도가지 보였을 것인데 아쉬웠다. 그래도 미세먼지가 심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바깥세상으로 나온 첫날에 미세먼지라니 그건 끔직한 일이었다..햇살이 지은이의 얼굴에 비치고, 그 빛을 받은 지은이의 모습은 너무 아름다웠다. 왜 연예인들이 셀카를 찍을 때 햇살을 바라보고 찍는지 이해가 되었다. 햇살에 비친 지은이는 한마디로 천사였다.
하인즈씨는 정성을 다해 만들어 주었다. 지은이는 트루컴페니언사의 모든 역량이 들어간 역작이었다.
내가 지은이의 아름다운 모습에 얼이 빠져 바라보고있으니, 지은이도 나와 마찬가지로 나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우리는 한동안 서로의 모습을 바라만 보았다.
그렇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집밖으로 나왔다. 집 앞의 해운대 해수욕장을 거닐었다. 오랜만에 맡아보는 바닷바람은 어딘가 비릿하면서도 시원했다. 서로 나란히 백사장을 거닐면서 이야기를 하였다.
"지은아 이제 육체도 얻었느니, 자주 바깥 세상에 놀러 나오자."
"그래요. 오빠 자주 나와요. 저를 이렇게 데리고 나와 줘서 고마워요."
"그래. 그럼……. 오늘은 여기에서자고 갈까?"
지은이의 얼굴이 시뻘건 석양처럼 붉어 졌다. 마린시티의 높은 건물들에 가려 석양은 보이지 않았으나, 지금 태양의 색깔은 지은이 얼굴색과 같을 것이다.
지은이와 산책을 마친 후 집으로 돌아왔다. 집은 LCT의 팬트하우스였다. 얼마 전에 구입한 부동산이었다. 그곳을 지은이와 두 사람을 위한 러브하우스로 구며 놓았다.
지은이가 자쿠지에서 몸을 씻고 있을 때 쾌감을 느끼는 감도를 최고로 설정했다. 그리고 지은이가 들어가 있는 자쿠지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지은이의 것도 최대로 설정하였다. 우리는 그렇게 자쿠지에서 하나가 되었다.
최고로 설정한 안드로이드의 쾌감도 수치는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강렬한 자극을 주었다. 아름다운 여체와 극한에 달한 쾌감은 남자의 입에서도 신음이 나오게 만들었다.
여자들이 말하는 하늘에 둥둥 떠 있는 듯한 느낌이라는 것을 처음 맛보았다. 지은이는 더욱 강하게 자극을 받는지, 격렬한 떨림과 신음소리가 자쿠지 안에서 메아리쳤다.
안드로이드의 몸은 쾌감만 강하게 느끼는 것만이 아니었다. 남자의 그것은 인간의 신체와 달리 죽지를 않았다. 쾌감은 파도가 되어 끊임없이 몰려오고, 그 파도는 절정을 향해 끊임없이 올라갔다
얼마나 오랫동안 쾌감에 몸을 맡긴지 모를 정도로 시간이 흐르고, 테라스를 통해 아침 해가 밝아왔다. 다행이 LCT의 펜트하우스는 방음이 잘되었다. 그렇지 않았으면 아래층의 사람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었다.
뜨거운 사랑은 낮에도 계속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