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12화 〉112. 악마의 아가리로 들어가다. (112/211)



〈 112화 〉112. 악마의 아가리로 들어가다.

*악마의 아가리로 들어가다.*

신혼여행을 마치고 사후세계로 돌아왔다. 바깥세계를 다녀온 여운이 길게 남았다. 사후세계(가상세계)에서  돈으로 현실세계에서 자유롭게 사용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판타지월드를 통해서 돈을 버는 것이 더욱 의미가 있게 되었다.

그전에는 막대한 돈을 벌어도 그 감각이 없었다.  돈으로 사후세계에 있는 부동산을 사고, 건물을 지었지만 마치 게임 속의 돈과 같았다. 물론  돈으로 애프터 라이프 사의 주식도 사들였지만, 그것이 현실감 있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그런데 안드로이드 몸을 구입하여, 바깥세상으로 나가게 되자 그 의미가 달라졌다. 죽지 않고 살아있다고 믿고 있었지만, 그것은 가상세계인 사후세계 안에서였다. 자신의 정체성에 마음 깊은 곳에서는 의문이 있었다. 바깥세계를 다녀옴으로서 진짜 살아있다는 실감이 들었다.

많은 돈을 벌게 해준 판타지월드가 중요하게 느껴졌다. 판타지월드가 예전에 일했던 신문사와 같은 직장, 아니 내가 운영하는 사업체와 같이 느껴졌다. 신혼여행을 떠나면서 판타지월드의 일은 마라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왔다.

마치 매니저에게 가게를 맡기고 여행을 떠난 사장님과 같은 마음이 되었다. 빨리매장을 확인하고 문제가 없는 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러한 걱정이 무색하게, 마라는 일처리를 잘하고 있었다. 매니저 하나는  키웠다.

마라는 자신이 스스로 해야 할일을 잘 알고 있었다. 그에 맞추어 일처리도 잘하고 있었다. 그린스킨 사회는 마라의 통치아래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그린스킨 동맹도 함께 발전하고 있었다. 판타지월드에서 자리를 비운 것은 18일 남짓 이었다.

판타지월드 시간으로 보면 6개월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그 잠깐 사이에 그린스킨 사회에 눈에 보일 정도로 변화가 생겼다.

 사이에 그린스킨들의 인구가 대폭 늘어났다. 영지내의 도로망도 거의 다 완공되어 있었다. 다른 몬스터유저와의 교역과 기술전수도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들의 발전도 눈부셨다.

마라가 괜히 군주 테크트리를 타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마라는 처음부터 군주로서 소질을 가지고 태어났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군주의 길을 따라가고 있는 것이었다. 지배하고 통치하는 일에 뛰어난 역량을 보여주었다.

이제 그린스킨 사회와 그린스킨 동맹은 잘 굴러가고 있었다. 그렇게 돌아가도록 시스템이 잘 잡혀 있었다. 이제 마음 편히 자리를 비울 수도 있게 되었다. 마치 사장에 의해 돌아가는 소기업에서 어느 정도 체계가 잡힌 중소기업이 된 것 같았다.

회사가 아무리 시스템이 잘 잡히고 규모가 커져도. 오너만이 할  있는 결정들이있었다. 판타지월드의 그린스킨에 있어서는 프라우나 대수림의 중앙지역에 대한 탐사였다. 아무리 마라가 일을 잘한다고 해도 녀석이 결정할 수 없는 일이었다.

대수림의 중심에 있다고 하는 빅 홀에 대한 탐사와, 판타지 월드의 도시 전설인 설계자가 만든 던전을 찾아보고 싶었다. 아니 땐 굴뚝에연기가 나지 않는다고, 이러한 소문이 퍼진 데에는 나름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그 진실을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프라우나 대수림을 지배하고 있는 그린스킨만이 가능했다. 지금은 그것을 확인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리고 중앙지역에 산다는 자이언트 랩터라고 불리는 공룡과 비슷한 몬스터를 길들여, 타고 다니기도 싶기도 했다.

공룡을 타고 다니는 홉 고블린 전사라 멋지지 아니한가…….

대수림의 중앙을 탐사하기 위한 조사단을 빠르게 조직 하였다. 거기에는 샤벨 타이거 부대 중 기마술이 우수한 최정예 100마리의 홉 고블린이 참가했다. 이들로 탐사대를 구성한 이유는, 자이언트 랩터와 같이 빠르게 움직이는 몬스터를 상대하기 위해서였다.

빠르게 움직이는 상대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기동력이 있어야 했다. 그래서 기마술 스킬이 최소한 중) 이상인 녀석들로 해서 선발을 했다. 이들이라면 자이언트 랩터에게 쫒기더라도 충분히 샤벨 타이거를 타고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모두 판금갑옷을 입었다. 자이언트 랩터에게 물리더라도,  피해를 최소한으로 하기 위해서였다. 마라가 광역 힐을  수 있으니, 녀석들이 어이없이 죽는 일은 없을 것이었다.

무장은 긴 창과 투창, 각궁으로 이들의 기본무장과 별 차이가 없었다. 다만 추가로 이들에게 이번 탐사를 위해 특별히 만든 장치를 제공했다.

그것은 자이언트 랩터의 포획장치였다. 포켓몬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몬스터 볼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몬스터를 잡는 볼이었다. 물론 몬스터 볼처럼 빛이 나와  안에 몬스터를 가두는 것은 아니었다.

그 볼은 공처럼 생긴 압축된 통 안에 거미줄의 원액을 넣어 놓은 것이었다. 그 공이 충격을 받으면 내부 압력에 의해 폭발하면서, 안에 있는 거미줄 원액이 주변으로 비산하는 것이었다.

공기와 접촉한 거미줄 원액은 끈끈한 거미줄로 변했다.  끈끈한 거미줄이 몬스터 볼을 맞은 자이언트 랩터를 옭아매는 장치이다. 실 만들기 스킬(상)에서 만들어지는 거미줄은 강철보다  강력했다.

예전부터 몬스터를 잡아 조련하면서 구상한 장치였는데, 이번에 실제로 만들어 내었다. 원리는 간단하지만, 이것을 만드는 데는 상당한 기술이 요구되었다. 고블린 장인들의 손재주가 더욱 좋아졌다.

실제로 실험해보니 효과가 상당히 좋았다. 자이언트 랩터와 비슷한 크기인 샤벨 타이거도 한 번에 잡을 수 있었다. 녀석들도 거미줄을 끊고 도망가지 못했다.

이런 볼을 샤벨타이거 옆구리에  개씩 매달고, 자이언트 랩터가 나오면 그것을 쏘아서 그들을 사로잡을 생각이었다. 그것을 위해 샤벨 타이거의 안장에 슬링 샷(새총)과 비슷한 장치도 설치하였다.

그들과 함께 오우거들도 참여시켰다. 오우거라면 자이언트 랩터에게 쉽게 당하지 않을 것이었다. 막스 아저씨와 10마리의 오우거가 참가를 했다. 대수림의 중앙이 공룡과 같은 대형몬스터들의 지역이라면, 오우거의 힘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오우거들에게도 모두 판금갑옷과 양손무기들을 장비시켰다. 자이언트 랩터가 오우거보다는 작은 녀석들이지만, 그들의 공격성을 무시하지는 않았다. 판금 갑옷이라면 그들을 이빨과 발톱으로부터 오우거를 보호 할 수 있을 것이었다.

이번 원정에는 마라의 아들인 고블린 오우거도 참가 시켰다. 이제는 거의 성인 오우거가  되었다. 하지만 전체적인 사이즈는 오우거보다 조금 작았다. 키가 4미터 정도에 오우거보다는 슬림한 체구를 가지고 있었다.

녀석은 오우거보다는 날렵하고 민첩하였다. 머리는 마라처럼 영리하여 비서 겸 호위기사로 쓰기로 했다. 이 녀석은 매머드를 타고 다녔다. 매머드를 타고 다님으로서, 상대적으로 작은 키를 보안하였다.

다른 오우거들은 매머드를 타고 다니지 않았다. 우선 매머드들이 오우거를 태우려하지 않았다. 그리고 오우거의 몸무게가 너무 무거워 그 무게로 매머드가 빨리 달리지 못했다.

과거의 전투에서 오우거 로드가 조련술로 매머드를 타고 다녔었다. 보기에는 그럴듯했지만, 실제는 그다지 효과가 없었다. 오히려 오우거가 직접 뛰어다니는 것이 이동속도가 더 빨랐다. 오우거 로드와의 전투에서 마라가 녀석의 공격을 쉽게 피할 수 있었던 것도 그 영향이 컸다.

오우거들에게도 몬스터 볼을 지급하였다. 그들은 대형몬스터용 대형 몬스터 볼을 가지고 다녔다.

이렇게 100마리의 샤벨 타이거 라이더와 10마리의 오우거, 막스 아저씨, 그리고 마라가 탐사대을 꾸려서 프라우나 대수림의 중심으로 나아갔다.

대수림의 증앙 지역은 마치 다른 지역과 경계를 구분해 놓은 것처럼 갑자기 주위의 풍경이 변했다. 드넓은 넓은 초원이 펼쳐졌다.  뒤로는 대수림과 다른 나무들로 구성된 밀림이 보였다.

넓은 초원과 그곳을 거닐며 풀을 뜯는 공룡과 같은 대형 몬스터는, 마치 쥬라기 월드의  장면을 연상시켰다.

몬스터들의 덩치는 오우거거 타고 다닐 수 있을 만큼 거대했다. 이들 중에 몇몇은 오우거들을 탈것으로 유용해 보였다. 녀석들은 오우거를 태우고도 달릴 수 있을 만큼 덩치가 컸다.

다행히 초원에는 자이언트 랩터와 같이 대규모로 무리를 지어 다니며 공격하는 몬스터들은 보이지 않았다. 녀석들은 어딘가에 숨어서 공격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을지도 몰랐다.

넓은 초원지대가 끝이 나고 밀림지역이 시작되자, 역시 자이언트 랩터들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자이언트 랩터의 무리가 일행들을 공격하였다. 녀석들은 머리가 생각보다 영리했다. 두꺼운 판금 갑옷을 입고, 거대한 무기를 들고 있는 오우거들에게는 공격을 하지 않았다. 대신에 상대적으로 약해보이는 샤벨 타이거 라이더들을 노리고 덤벼들었다.

샤벨 타이거 라이더들은 계획대로 뒤로 빠지며. 자이언트 랩터들을 넓은 공터로 유인했다. 자이언트 랩터들도 빠르긴 했지만, 이족보행이라 사족보행인 샤벨 타이거 보다 약간 속력이 느렸다.

거기에다가 샤벨 타이거 라이더들은 기마술 스킬로 40% 속도 보정을 받았다. 자이언트 랩터들을 여유롭게 유인 할 수 있었다. 공터로 유인한 녀석들에게 포획 통(몬스터 볼)을 던졌다.

포획 통은 폭발하면서, 자이언트 랩터들을 옮아매었다. 이번 작전으로 수십 마리의 랩터들을 사로잡았다. 이들을 조련술로 길들였다.

여기에 사는 자이언트 랩터는 길이가 4미터로 쥬라기 공원 영화에 나오는 렙터보다 2배 이상 덩치가 컸다. 샤벨 타이거와 함께 홉 고블린들의 탈것으로 나쁘지 않았다.

단만 직접 시승을 해보니 몇 가지의 문제가 발견이 되었다. 우선 속도의 면에서 샤벨 타이거보다 조금 느렸다. 자이언트 랩터의 움직임이 민첩하였지만, 이족보행의 특성상 같은 크기의 사족보행 동물보다 이동속도가 느렸다.

이족보행은 그것 외에도 단점이 많았다. 샤벨 타이거보다 탑승하면 흔들림이 심했다. 흔들림을 완충하는 능력이 네발이 두발보다 나았다. 그것은 탈것 위에서 다양한 무기들을 다루어야 하는 홉 고블린들에게는 맞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랩터의 등판에 가려서, 전면의 바라보는 시야가 차단된다는 점이었다. 이것은 탈것으로는 심각한 문제였다. 적과의 전투에서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큰 단점이었다. 이것은 흔들림이 심한 것과 함께 ,탈 것 위에서 무기를 다루는데 크게 불리한 점이었다.

반면에 자이언트 랩터에게는 랩터 만의 장점이 있었다. 자이언트 랩터 자체의 공격 능력이 좋았다. 우선은 넓은 공격반경을 가졌다는 것이었다. 앞다리를 뛰는데 사용하지 않아서 서서 공격 할 수가 있었다.

이것은 시야가 넓어지는 효과가 있었다. 인간의 경우는 이것을 이용하여 원거리에서 던지는 무기를 개발했다. 자이언트 랩터는 인간처럼 도구를 사용하지는 못하지만, 높은 시야와 함께 넓은 공격반경을 가지게 되었다.

 다른 장점은 기사의 투구도 한번이 물어뜯어 버릴  있는, 크고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강력한 입이었다. 크게 무기를 다루지 않더라도 자이언트 랩터의 공격력만으로도 다른 단점을 상쇄 할만 했다.

하지만 그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무기를 많이 다루어야하는  고블린들의 탈것으로 사용하기에는 샤벨 타이거에 비해 메리트가 적었다.

대신에 마침 이것을 타기에 적당한 대상이 있었다. 최근에 라자드맨들의 공격력 향상을 위해서 곡도를 보급하고 있었다. 휘어진 칼을 사용하는 라자드맨들에게는 충분히 유용할 것이었다.

곡도를 들고 자이언트 랩터를 탄 라자드  전사 멋지지 않은가?

조련으로 길들인 랩터 수십 마리를 끌고, 대수림의 중앙의 중심으로 나아갔다.

중간에 T-렉스와 비슷한 10미터가 넘는 육식 공룡 몬스터에게 공격을 받았는데, 오우거가 탱커가 되어 공격을 막아내고, 샤벨 타이거 라이더가 독을 바른 투창을 던져 손쉽게 잡아내었다.

"이거 너무 손쉬운데, 여기가 마경으로 불리는 대수림의 심장부가 맞아?"

막스 아저씨가 이런 말을 할 정도였다. 여기는 마경이라 불릴 정도로 위험한 곳이 맞다.

다만 그것은 인간들의 관점으로 그러한 것이다. 강력한 몬스터들에게는 해당되는 사항이 아니었다. 막스 아저씨는 자신이 숲의 제왕인 오우거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이러한 탐사대라고 해도 좋은 장비와 훈련이 없었으면 고전을 했을 것이었다.

이렇게 나타나는 몬스터를 잡거나 길들여 가면서 앞으로 나가가자, 드디어 대수림의 중앙지역에 있는  홀에 도착을 하였다.

 홀은 둘레가 20~30킬로 정도의 거대한 지하로 뚫린 구멍이었으며, 그곳의 한쪽으로는 라자드맨의 호수에서 흘러나오는 물줄기가 폭포가 되어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빅 홀의 입구에서는 지하에서 부터 뿜어 나오는 수증기가, 입구를 가득 채우며 하늘로 뿜어 나오고 있었다.  분위기는 마치 지옥으로 들어가는 입구 같이 무시무시했다. 괜히 라자드맨들이 악마의 아가리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었다.

빅 홀에서 나오는 뜨거운 수증기가주위의 온도를 높였다. 그래서 빅 홀의 근처에는 대수림과 다른 열대우림과 같은 밀림이 형성되어 있었다.

빅 홀의 아래로 내려가려고 밑을 내려다보니, 얼마나 깊은지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바닥의 깊이를 알기 위해 오우거들에게 바위를 던지게 하니, 2~3분 정도 후에 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보아 깊이가 10km는 넘어 보였다. 대륙지각의 평균 두께가 30km정도이니, 지구로 치면 뜨거운 맨틀과도 그리 멀지 않은 깊이였다.

빅 홀을 내려가려고 주변을 살피다 보니, 덩굴과 이끼에 가린 빅 홀을 내려가는 인공계단이 보였다. 이것은 도시의 전설처럼, 빅 홀 안에 던전이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무언가가 있는 게 아니라면 여기에 인공적인 계단이 있을 이유가 없었다.

계단의 넓이는 3미터 정도로, 빅 홀 벽면을 따라 나선형으로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다. 계단은 바닥까지 이어져 있는 듯했다. 끝없이 이어진 계단의 끝이  홀의 입구에서는 보이지도 않았다. 지옥의 무저갱(abyss)으로 내려가는 계단과 같았다.

우리는 이곳에 남을 팀과 계단을 내려갈 팀을 정하였다. 오우거들들은 덩치가 커서 계단을 통해서 내려 갈 수가 없어, 이곳에 남기로 했다.

 고블린들은 샤벨 타이거에서 내려, 두발로 걸어서 내려가기로 했다. 100마리의  고블린과 마라가 계단을 향했다. 그들은 판타지월드에서 도시의 전설로 불리는 던전을 찾는 탐험가가 되었다.

내려가는 계단으로 첫발을 디디자, 뜨거운 열기가 밑으로부터 훅 올라왔다.

마치 악마가 입속으로 들어온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뜨거운 입김으로 환영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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