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6화 〉136. 다가올 전쟁을 준비하다.
*다가올 전쟁을 준비하다.*
이웃의 이반 영주가 선전보고를 하였지만, 바로 전쟁으로 돌입하지는 않았다. 전쟁에는 명분도 필요하고 시간과 비용도 들어간다. 처음부터 선전포고를 한 것도, 신성도시를 공격하기 위한 명분을 얻기 위해서였다.
명분을 얻어 내 외부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였다. 이반 영주가 보유하고 있는 정규병은 많지 않았다. 정규병을 유지하는 데는 많은 비용이 든다. 생산을 하지 않고 소비만 하는 정규병을 많이 보유 할 수는 없었다.
보통 전쟁은 이러한 정규병을 기반으로 용병을 고용해서 전쟁을 치른다. 이것이 비용 면에서나 추후의 전쟁의 후유증면에서나 효과적이었다. 용병을 고용하는 것은 돈이 많이 들지만, 영지의 기반이 되는 농민을 잃는 것보다는 나았다.
하지만 이번에 공격을 하려는 신성도시는 정규병과 용병만으로 상대하기에는 너무 규모가 컸다. 전쟁의 후유증이 심하더라도 농민들을 징집해서 싸워야 할 정도였다. 이러한 농민들을 징집하기 위해서는 나름 명분이 필요했다.
적들이 부당하게 자신의 영주의 영토를 점유하고 있고, 그것을 위해서 전쟁을 벌인다는 내용이지만, 이런 명분이라도 있는 것이 농민들을 징집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무지한 농민들은 그러한 이야기에 쉽게 넘어가기도 했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선동에 잘 당했다.
분노를 심어주고, 거기에 보상을 언급하면 금상첨화였다. 이렇게 선동당한 징집병들은 독전관 없이도, 곧잘 성벽을 기어오르기도 했다. 전쟁에서 명분은 상당히 중요했다.
명분은 내부적으로도 중요하지만 외부적으로도 중요했다. 이반 영주의 영지는 고립된 곳이 아니었다. 근처에 제임스의 영지도 있지만, 여러 영지들과 영지의 경계를 맞대고 있다.
명분이 없이 아무렇게나 다른 영지로 쳐들어간다면, 자신의 영지도 다른 영주에 의해서 침략을 당할 수가 있었다. 다른 영지의 동의를 얻기 위해서도 명분은 중요했다. 그리고 이러한 명분은 다른 영주들을 이번 전쟁에 끌어들이기도 좋았다.
적당한 보상과 명분이 있으면 병사를 지원해주는 영주들이 있었다. 비용은 들겠지만, 그것은 신성도시를 함락시키면 되는 문제였다. 3만 명이 넘는 인구를 가진 도시는 먹음직한 먹이였다.
신성도시를 차지하면, 다른 영주들에게 지불해야 하는 비용과, 용병을 고용하는데 드는 비용, 영지의 농민들이 상해서 몇 해 동안 손해를 보는 세금, 등을 지불하고도 남는 장사였다. 전쟁은 잘만 치루면 크게 남는 장사였다.
이반 영주는 선전포고를 하고 군대를 끌어 모았다. 그것에 대응해 토마스도 명분싸움으로 시간을 벌었다.
제임스를 앞세워 토마스가 차지하고 있는 신성도시와 그 인근의 토지에 대한 권리가 정당하다는 것을 주장하였다. 물론 이러한 주장이 신성도시를 노리는 이반 영주에게 먹히지는 않았다.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이곳의 노리는 이반 영주와 마찬가지였다.
내부적으로 항쟁의 의지를 높이고, 대외적으로는 이곳을 노리는 이반 영주에 참여하는 다른 영주들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추가로 시간을 벌기 위해서였다. 사자와 중재자들이 오가는 사이에 각자 전쟁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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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영주는 차근차근 전쟁 준비를 했다. 우선 용병을 모집했다. 이 시대에는 먹고살기 힘든 사람들이 많았다. 때로는 용병으로 불리고 때로는 도적단이라 불리는 이들은 넘쳐났다. 적절한 보상을 약속하니 5,000명이나 모였다.
이반 자작의 정규병이 1,000명에 불과 한 것 에 비해서는 과한 숫자였다. 더 이상 용병을 모집하는 것은 이반 영주에게도 위험한 일이었다. 그리고 농민들을 징집했다. 여러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징집관이 사람을 모으자 5,000정도의 인원이 모였다.
징집병들을 무장시킬 무기를 상인으로부터 구매를 했다. 그것은 창촉이었다. 창촉을 구매하여 징집병들에게 나누어주었다. 징집병들은 자신이 사용할 창의 창대를 깎았다. 그렇게 그들의 무기가 마련되었다.
징집병들에게 더 이상의 지원은 낭비였다. 이들에게 활과 화살, 갑옷 등을 지급하는 것은, 이반 영주의 입장에서는 아까운 일이었다. 농민 중에서 활을 쏠 줄 아는 이들은 드물었다. 사냥꾼이나 활을 쏠 줄 아는 이들은 이전에 궁병으로 돌렸다.
징집병들의 갑옷은 자기가 준비해 와야 했다. 가죽 갑옷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촌장이나 그 일가 정도였다. 그리고 여유 있는 자작농들은 누비옷을 준비했다. 직물로 된 옷들을 여려 겹쳐 누벼 입으면 눈먼 화살 정도는 막아줄 수 있었다.
가죽갑옷이나 누비옷을 준비한 정도면, 징집병들 사이에서는 나름 방어구를 잘 준비한 것이었다. 대부분의 농민들은 평상시에 입는 넝마 쪼가리 같은 옷을 입고 전쟁터로 나갔다. 그중 머리가 있고 솜씨가 있는 이들은, 판자나 나무로 방패 비슷한 것을 만들어들고 다녔다.
이반 영주도 징집병의 전투력에 대해서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이들은 용병들과 함께 화살 받이가 되어 성벽을 오를 이들이었다. 진정한 전투는 정규병들이 할 것이었다. 그러한 정규병들을 다른 영주들에게서 지원을 받았다.
그들의 숫자가 2,000명이었다. 이들을 모셔오는데 많은 돈이 들기는 했지만, 자신의 영지병과 함께 핵심전력이었다. 징집병들과 용병들이 화살받이를 해주는 동안, 성벽을 넘어 신성도시를 함락시킬 병사들이었다.
정규병 3,000명과 용병 5,000명, 그리고 징집병 5,000명이 이반 자작의 군대였다. 3만이 넘는 도시를 공략하기에는 턱없는 병력이었지만, 이반 자작은 걱정하지 않았다.
이반 자작이 보기에는 토마스의 무리는 어중이떠중이였다. 떠돌이 성자와 그를 따르는 추종자, 유랑민의 무리일 뿐이었다. 이 정도의 인원이면 신성도시를 함락시키는데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신성도시의 높은 성벽을 넘기 위한, 사다리와 공성탑, 그리고 공성차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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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가 지휘하는 신성도시도 전쟁의 준비에 들어갔다.
우선 성벽을 점검을 했다. 성벽은 적들을 막아낼 중요한 방어벽이었다. 성벽의 상태는 좋았다.
제임스는 성벽을 만드는 비용으로 많은 돈을 청구했다.그때 별다른 생각 없이 그 청구서에 사인을 했다. 토마스로한창 순례여행을 하며, 사람들을 치료하고 추종자를 모을 때였다. 제임스가 많은 돈을 받기 위해 만든 이 도시의 성벽은, 사는 인구에 비해 높고 튼튼했다.
높이가 10미터에 두께가 3미터의 거대한 성벽이었다. 성벽의 아래에는 해자가 파여져 있었고 성문에는 도개교까지 걸려있는 제대로 만든 성이었다. 제임스는 자신이 청구한 비용만큼 충실하게 성벽을 만들었다.
처음 이 도시를 인수인계를 받을 때에는, 제임스가 돈을 더 청구하기 위해 성벽에 과잉투자를 했다고 생각했다. 막상 전쟁을 해야 할 상황이 되니 든든하기 그지없었다. 지금에 와서 보니 별말 없이 사인을 해준 것이 잘한 일이 되었다.
통장에 있는 1,000만 달러보다는, 신성도시를 보호하는 성벽이 더 가치가 있었다.
제대로 된 병사를 만드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고, 기사나 전문 전투 집단을 만드는 데는 더욱 더 오랜 시간과 비용이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든든한 성벽은 큰 도움이 되었다.
적들이 높은 성벽을 공략하기 위해, 공성전을 준비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도, 제대로 된 성벽이 가진 또 다른 장점중의 하나였다.
그 정도의 시간이면, 제대로 훈련된 병사를 만드는 정도는 아니지만, 시민을 훈련시켜 공성전을 할 정도로 숙달시키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성벽을 확인하고 군사 조직을 점검을 했다.
신성도시는 말만 도시이지, 떠돌이 이주민들이 들어와 사는 곳이라, 아직 제대로 된 군사조직도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예전에 플레이한 고블린과 오크들은 기본의 생활이 사냥인지라, 전사조직이 기본적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그들을 바로 전투에 동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인간은 그렇지 않았다. 농사만짓던 사람이나 도시의 빈민을, 바로 병사로 사용할 수는 없는 것이다.
토마스를 따라온 무리에는, 과거에 병사를 하다가 나이를 먹어 그만두거나, 전투 중에 부상을 입어서 빈민으로 떨어져 이곳으로 온 사람들도 많았다. 물론 도적질을 하던 이들도 있었다.
처음에는 이런 사람들을 모아서 병사로 만들었다. 그들이 5,000명이었다. 이렇게 군사 조직을 만들어 놓았지만 토마스가 바빠서 제대로 된 훈련을 시키지 못했다.
병사와 전쟁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십인장과 백인장으로 삼아 이들을 통솔하게 하였다. 천인장은 물론 초기에 토마스에게 귀의한 제자들이 맡았다. 이들은 군사 조직으로 편제는 짜여 있었지만 제대로 된 군대는 아니었다.
전쟁이 임박한 지금은, 토마스도 다른 일을 제쳐두고, 병사들의 훈련에 매진했다. 이들을 데리고 공성전에 대비한 전쟁연습을 하게 하였다. 토마스는 전쟁을 모르지만, 나는 그린스킨들을 이끌고 두 번의 큰 전쟁을 치렀다. 그리고 군필자이기도 했다.
이들에게 먼저 집단으로 일정한 구호에 맞추어 움직이는 법을 가르쳤다. 일종의 제식훈련이었다. 이러한 제식훈련은 실제 냉병기 시대의 전쟁에서는 유용했다.
아직은 엉성하였지만 구령에 맞추어, 일제히 앞으로 창을 내미는 모습은, 조금씩 병사다워졌다. 창은 참 좋은 무기다.
많은 훈련을 하지 않고도, 병사들이 명령에 맞추어 움직여주기 만하면, 집단전에서 나름 강력한 전투력을 보여주는 무기였다.
이들에게 이제 제대로 된 갑옷만 입혀주면 훌륭한 군대가 된다.
이들에게 지급되는 창과 갑옷은 대수림의 그린스킨들에게 구입하였다. 대수림의 고블린 장인들은 이제 금속과 가죽을 다루는데 능숙했다. 인간의 사이즈에 맞추어 빠르게 물건을 생산해서 신성도시로 보내주었다.
병사들에게 제대로도 된 창과 방패를 들리고, 사슬갑옷이나 부분 판금 갑옷을 입히니, 멋진 중보병이 되었다. 그리고 검이나 철퇴, 전투망치 등 다른 무기를 쓸 수 있는 사람들은 추가로 보조 무기를 지급하였다. 훈련은 조금 부족하지만, 어떻게 얼렁뚱땅 5,000명의 중보병이 탄생을 했다.
그리고 활을 쏠 수 있는 사람을 모아 1,000명의 궁병대를 만들었다. 이들이 사용하는 활은 그린스킨들이 사용하는 각궁을 지급하였다. 각궁은 사거리도 좋고 투과력도 좋았다. 성벽에서 사용하면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추가로 이주해온 유랑민들 중에서 2,000명의 예비대를 뽑았다. 이들은 중보병 정도의 무장은 아니지만, 웬만한 영지의 정규군 정도의무장을 갖추게 했다.
이렇게 중보병과 궁병대, 예비대 모두 다가올 전투를 대비하여 열심히 훈련에 매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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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신성도시에 전운이 감돌자, 다른 곳에서 전쟁에 지원을 하겠다고 난리가 났다.
그린스킨들 사이에 아직 마라의 아들들과 막스가 건재하였다. 그들에게 무기를 공급 받으면서 전쟁이 일어날 것 같다고 하자, 자신들도 전투에 참가하겠다고 난리였다.
하지만 지금 신성도시의 입장에서, 이번 전쟁에 몬스터들의 도움을 받는다면 문제였다. 인간세력들에게 비난을 받을 뿐만 아니라, 추후에 신성도시가 확장을 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었다.
그래서 병력 지원을 정중히 거절을 하고, 무기와 갑옷의 지원을 고맙게 받기로 했다. 그런데 의외의 인물이 신성도시에 지원을 해주었다.
라자드맨 유저는 아직 판타지월드에서 왕성하게 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가 이번 공성전의 식량으로 쓰라고 마른 생선들을 대량으로 보내 주었다. 공성전에 식량이 풍부하면 좋았다. 특히 양질의 단백질이면 더욱 좋았다. 그의 선물을 감사히 받아들였다.
예전에 마라로 플레이할 때의 관계가,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기자였을 때의 기존의 관계는, 죽으면서 다 끊어졌다. 그 시절에는 그들과 어울렸지만, 그러한 관계는 서로의 필요에 의한 관계였다. 필요가 없어지자 서로 연락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판타지월드에서 새롭게 인간관계가 형성되고, 그 관계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게 신기했다. 그리고사후세계에는 지은이와 결혼을 해서 살고 있었다.
과거의 나는 성공을 위해 열심히 살았지만, 성공도 하지도 못했고, 제대로 된 인간관계도 맺지 못했다.
그런데 이렇게 죽고 나니,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도 생겼다. 그리고 이렇게 힘들 때 도와주는 이들이 있었다. 이것이 나름 가슴 한구석을 묘하게 울렸다.
이렇게 군대를 편성하고, 무기와 갑옷을 갖추었다. 그리고 공성전을 대비한 식량도 비축하였다.
이제는 적의 공성무기에 대한 준비를 할 때였다. 적의 공성병기에 대응하기 위한 투석기가 신성도시에 도착을 했다.
그것은 제국의 수도의 성벽을 무너트린 투석기들이었다. 아직 그린스킨이 그것들을 보관하고 있었다. 부품들과 뼈대로 사용될 나무들까지 그린스킨들이 지원을 해주었다.
우리가 할일은 단지 투석기에 필요한 밧줄만 준비만 하면 되었다. 사실 이 거대한 투석기의 가장 중요한 것이 강력한 밧줄이었다. 예전에 만든 밧줄은 세월에 풍화되어 탄성과 장력이 저하되었다.
새로운 밧줄이 필요했다. 마침 토마스가 그동안 열심히 실크 실을 만든 결과로, 실만들기 스킬이 (상)에 도달을 했다. 거대한 투석기들에 사용될 충분한 탄성과 장력을 가진 밧줄을 준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성벽에 배치 할 대형 쇠뇌도 만들어 설치를 했다. 거기에도 내가 만든 밧줄이 들어갔다. 크기는 크지 않지만 강력한 쇠뇌가 만들어져 성벽에 배치가 되었다.
이렇게 열심히 공성전 방어를 위해 준비하는 동안에, 영주의 군대도 준비를 마치고 드디어 출병을 하였다.
양측 군대 모두 전투준비를 마치고, 다가올 공성전을 준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