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0화 〉150. 활력이 떨어진 도시.
*활력이 떨어진 도시.*
복수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은 언론그룹 사주가 포함된, 이 베틀로얄 사건으로 시끄러웠다.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대거 포함 된 사건이었다.
그들이 서로 목숨을 걸고 벌인 자극적인 사건이었다. 그 결과가 너무나도 끔찍하였기에 일부 사회지도층 인사의 일탈 사건으로 치부하기에는 파장이 컸다.
미국에서 그런 일이 가끔 벌어지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한국에서의 사례는 처음이었다.
관련 사진과 내용이 비밀리에 유포가 되었다. 모든 진실은 감출수가 없었다. 그들은 말 그대로 사회 지도층 인사였다. 사건의 본질을 흐리기 위해, 사건의 일정부분은 일부러 유출을 시켰다.
안젤라와 내가 관련된 부분은 깨끗하게 제거를 한 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멕시코의 갱단과 합의가 되어 있었다.
일부 언론사의 추적이 있었지만, 이 사건은 나의 사적인 복수가 아닌, 마약사범처럼 사회 지도층인사들의 일탈로 결국 처리 되었다.
이 충격적인 사건은 한동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이 사건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 되었다.
그런데 이 사건이 생각지 못한 반향을 가지고 왔다. 그것은 AFTER LIFE사의 -영생을 팝니다.-라는 서비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진 것이다.
사회 지도층이 이런 사건을 벌인 것은 AFTER LIFE사의 사후세계 서비스가 그 만큼 신뢰 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되었다.
그 사람들이 사후세계를 진짜로 믿기 때문에 벌어진 사건으로 인식되었다. 그들이 사후세계 서비스의 보증 수표가 되었다.
예전에는 사후세계 서비스는 돈 많은 사람들의 유별난 행동으로 치부 되었다. 이제는 일반적인 사람들도 그 서비스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사후세계 서비스의 신청자의 증가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사후세계 서비스 신청 폭주가 일어났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는 -영생을 팝니다.- 서비스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지원자들이 몰렸다.
그들은 사후세계에서도 풍요롭게 살기 위하여 영생교에 많은 돈을 기부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기부된 돈은 사후세계의 가상화폐인 달러로 환전이 되었다.
그들은 영생교에 기부하는 돈이 사후세계에서 사용할 수도 있고, 나중에는 현실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게 된 것이다.
그것은 안드로이드 몸을 사는데 사용이 되었다. 이렇게 바깥세상을 활보하는 안드로이드는 사후세계의 달러로 부동산이나 상품도 구매할 수 있었다.
달러와 연동되는 가치를 가진 가상화폐는, 실제 화폐와 톡같이 사용이 되었다.
2020년대의 코인 광풍이 다시 불었다. 코인처럼 시세가 등락하는 화폐가 아니지만, 세금을 회피하는 방법이 되었다.
부자는 세금을 매우 싫어했다. 탈세의 방법이라면 수단과 방법을 안 가렸다.
영생교에 돈을 기부하는 것은 종교단체 기부금으로 분류되어 있었다. 기부로 세금 혜택을 받아 절세를 할 수가 있었다. 그렇게 기부된 돈을 현실에서 다시 사용할 수 있으니, 합법적인 탈세 방법이었다.
이러한 문제와 관련하여 법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논의 되었다. 국회의 법사위에 제출이 되었지만, 실제로 관련법은 한동안 국회를 통과되지 못했다.
아직 정치인들이 자신의 돈을, 그쪽으로 충분히 돌려놓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AFTER LIFE사의 서비스들이, 현실사회에 다양한 영향을 주고 있었다.
그에 따라 현실 사회도 사후세계처럼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다. 사후세계로 간지 몇 년이 흐르지 않았는데, 바깥세상의모습이 달라졌다.
이것은 휴대폰이나 컴퓨터, 인터넷의 보급보다 훨씬 사회에 주는 충격파가 컸다. 가상현실 서비스만 해도 본격적인 비대면 시대를 열었다.
비대면 서비스는 인터넷의 발달과 택배시스템을 발달로 2020년대 초반에 활성화가 되었었다. 본격적인 비대면 서비스의 시작은 AFTER LIFE사가 이끌었다. 가상현실 서비스는 비대면 서비스를 본격화시켰다.
이러한 비대면 서비스는 새로운 일자리를 탄생시켰지만, 그것보다 훨씬 많은 일자리를 없앴다. 거기에다가 AFTER LIFE의 인공지능 서비스는 그것을 더욱 가속화 시켰다.
내가 기자로 활동하던 시기에도, 성인의 태반은 백수라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렸다. AFTER LIFE에 대한 테러가 본격화 된지 오래 되었고, 기본소득이 실체로 지급이 되는 세상이었다.
그러한 세상이 AFTER LIFE의 사후세계 서비스로 다시 요동치고 있었다.
*****
이런 어수선한 와중에 오랜만에 지은이와 바깥세계로 나와 데이트를 했다. 복수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안젤라와 있었던 일이 조금 신경이 쓰였기 때문이었다.
바람피운 남자가 자신의 와이프에게 선물을 하듯이 지은이에게 잘해 주고 싶었다. 안젤라와는 단순히 키스만 한 사이였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지은이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남자의 이중성이라고 할 수 있지만, 지은이에게 잘해 줌으로서 죄책감의 일부를 덜고 싶었다.
데이트 장소는 안드로이드 몸이 보관되어 있는센텀 신세계 백화점이었다. 안드로이드가 보관되어 있는 해운대 LCT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다.
지은이에게 좋은 옷도 선물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지 위해서였다. 그곳에 있는 스파랜드에서 양머리를 하고 찜질도하려고 했다.
지은이에게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활력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지은이는 어릴 때부터 오랫동안 병실에서 생활한 기억만 가지고 있었다. 그 기억이 진짜 지은이의 기억인지는 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기뻐 할 것이다.
이시기에 부산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몰리는 곳이 센텀 신세계 백화점이었다. 웬만한 상점가와 유흥가는 다 무너졌고, 남은 것은 이러한 대형쇼핑몰이었다.
가상세계에 빠진 사람들이, 가끔현실의 사람들을 보기 위해 놀러 오는 곳이었다. 이러한 대형쇼핑몰에만 사람들이 몰렸다.
"지은아 오랜만에 쇼핑을 왔으니, 좋은 옷 한번 골라봐."
신세계 백화점 2층의 명품 삽들이모인 곳에서 지은이를 위한 옷을 골랐다.
우리들은 트루컴페니언사의 최고급 안드로이드의 몸을 하고 있었기에, 주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정성스럽게 커스터마이징을 하고, 트루컴페니언사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다해 만든 안드로이드들은 미디어를 통해서 보는 유명한 샐럽들보다 더 멋있었다.
아름다운 선남선녀가 명품 옷을 고르는 모습은 하나의 그림이었다. 이 안드로이드들의 피지컬이 패션모델 보다 훨씬 뛰어 났기 때문에, 사람들의 눈길을 끌지 않을 수가 없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연예인들이 쇼핑을 하러, 이곳에 온 것으로 생각을 했다.
지은이와 나의 안드로이드 몸은 일반사람들이 구별을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스파랜드에서 벌거벗고 있어도 구분을 못했다.
이런 안드로이드를 많이 접해 보거나, 관련 업종에 있는 사람이 자세히 보지 않으면, 사람과 아예 구분하지 못했다.
싸워장에서 많은 남성의 부러움에 찬 시선을 받았다. 그 부분이 유난히 컸다.
우리는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신세계 백화점 2층의 명품 매장을 돌아다녔다.
어느 정도 쇼핑이 끝나자 이번에 새롭게 개봉 한 마블의 어벤져스 시리즈 영화를 보았다. 마블 영화는 가상현실 시대에도 꾸준히 살아남았다.
하지만 영화관의 형태는 변했다. 영화관은 일종의 캘슐방이 되어 있었다. 영화를 관람하고 살바토레 쿠오모라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다.
"오빠. 여기에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예전보다 많이 줄지 않았어요?"
"그러게……. 오늘은 여기 사람들을 보면서 활기를 느끼고 싶었는데, 이곳 분위기가 예전 같지가 않아."
"식당의 음식도 사후세계에서 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보다 맛이 못한 것 같아요."
"모처럼 데이트인데 지은이에게 미안 하네……."
"아니에요. 저는 오빠가 신경 써서, 여기에 데리고 와준 것만으로도 고마워요."
"그런 말을 들으니, 여기로 온 보람이 있어."
"그런데, 오빠의 복수도 끝났으니, 이제는 뭘 할 거예요?"
"처음부터 그 영감탱이에게 복수하는 것이 삶의 목표는 아니었어. 지금에서 특별하게 변하지 않을 것 같아. 판타지 월드도 열심히 하고, 지은이와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야지."
이렇게 신세계 백화점에서 식사를 마치고, 다시 해운대 LCT로 돌아갔다. 지은이가 한말이 신경 쓰여 주위를 둘러보았다.
정말로 지은이가 말한 대로 백화점도 그렇고, 해운대 백사장 인근 지역도 사람들의 활동이 많이 줄어 있었다.
예전에 사립학교 재단을 취재하기 위해 왔을 때, 아니 몇 년 전 지은이와 처음 만났을 때보다도 더 사회의 활력이 죽어 있었다.
우리가 사후세계에서 생활한 몇 년 사이에, 현실세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던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