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8화 〉158. 지하세계에서 나온 악마들을 물리쳐라!
*지하세계에서 나온 악마들을 물리쳐라! *
"사소한 문제요? 사소한 문제에 일부러 저를 여기로 불러내신 겁니까?"
잭과 나는 예전의 문제로 약간의 마음의 앙금을 서로 가지고 있는 사이이다. 말투가 곱게 나올 수는 없었다.
잭에게 강하게 나갔다. 사소한 문제라고 인정하면, 그에 대한 보상이 적을 수밖에 없다. 그가 이것이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인정하게 만들어야 했다.
"말을 잘못했군요. 사실 판타지월드 운영에 심각한 문제입니다."
잭은 바로 꼬리를 내렷다. 지금 그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은 나 말고는 없을 것이었다. 그래서 지은이를 통해서 부른 것이다.
"그럼. 그 사소한 문제에 대해서 들어보기나 할까요?"
"옛 제국의 수도에 나타난, 지하세계의 악마들에 관해서는 들어보셨는지요?"
"판타지월드 인벤에서 봤습니다. 거기에서 난리가 났더군요. 대체 무슨 일을 벌인 것 입니까?"
"음 어디부터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군요. 이야기 하자면 긴데……."
"상관없습니다. 천천히 이야기 해주십시오. 문제를 해결 하려면, 그에 대한 정보를 들어야지요."
"판타지월드에 지하세계가 있다는 것은 알고 계시죠?"
"네. 예전에 프라우나 대수림에 있는 빅홀을 내려가 봤습니다. 그곳에 지하세계로 연결되는 많은 동굴들을 있더군요."
"사실 그곳은 판타지월드가 시작될 때부터 존재하던 곳입니다."
"그런데 그런 곳이 왜 만들어진 것이죠?"
"그것은 사실 저도 잘 모릅니다. 지하세계에 관련해서는 판타지월드의 설계자인 회장님이 직접 만든 곳입니다. 저도 그곳이 있다는 것만 알고, 그동안 신경을 안 쓰고 있었지요."
갑자기 빅홀의 아래의 숨겨진 던전에 있던 검은 용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때 안유진 부회장의 아버지이자, AFTER LIFE사의 회장이 용의 모습으로 나타났었다. 그가 복수를 할 수 있는 실마리를 알려 주었었다.
"그런데 갑자기 왜 지하세계에 관해서 신경을 쓰게 된 거지요?"
"아시다시피 몬스터 랜드 서비스를 하고 난후에 판타지월드의 수입이 대폭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어느 선까지 수익이 늘어난 이후에는 다시 수익이 줄어들더군요."
"그거야. 판타지월드를 유저들의 전쟁터로 만들어 놓아서 그런 것 아닙니까! 유저들이 서로 죽이고 죽이는 전쟁을 계속 벌이는 바람에, 판타지월드의 주민이 많이 줄어들었으니 그렇지요."
"이석균씨의 말이 맞습니다."
"예전에 판타지월드 주민이 몬스터를 제외하고 500만이 넘는다고 들었습니다만, 지금은 300만 정도는 됩니까?"
"정확히는 현재 250만 정도 됩니다. 확실히 예전보다는 많이 줄었습니다."
"당신의 결정이 250만 명의 판타지월드 주민을 죽였군요. 그 결과로 거의 인구의 50%로를 죽게만들었습니다. 잭. 당신이 판타지월드에 대규모의 킬링필드를 부른 것입니다."
그 말에 잭이 발끈했다.
"저의 실책을 인정합니다. 그 건과 관련해서는 물론 저의 책임입니다. 하지만, 그것에는 이석균씨의 잘못도 있지 않습니까?"
잭이 나를 걸고 넘어졌다. 물론 나의 잘못이 크지만, 그래도 그것을 회복시키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었다.
"뭐.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할 말은 없습니다."
인정해야 할 부분은 인정했다. 그래야 다음의 대화가 가능하다. 아니면 결국 감정싸움으로 변한다.
"그래서 잘못을 되돌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여신의 종교와 신성도시를 만들어, 판타지월드의 평화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부분은 저도 인정합니다. 여신의 얼굴로 안유진 부회장님의 얼굴을 쓴 것만 빼면요."
"흠……. 왜 보기 좋지 않습니까? 그분의 원래 별명도 여신이시고……. 그것보다 그때의 잘못을 따지자고, 저를 부르신 것 입니까?"
"죄송합니다. 과거의 일은 과거의 일로 묻어 두시지요."
지금 곤란한 사람은 잭이었다. 잭도 이 문제로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 않는 듯했다.
서로의 잘못을 인정한 상태에서 건설적인 대화를 해야 했다. 각자의 잘못은 서로 인정을 했다. 이제는 본론을 꺼내야 할 때였다.
"제가 어디까지 이야기를 했죠? 음……. 판타지월드의 수익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었지요?"
"예. 맞습니다. 판타지월드의 수익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하셨지요."
"저의 잘못된 결정으로 판타지월드의 주민이 대규모로 감소를 했습니다. 그 결과로 아바타로 사용할 수 있는, 판타지월드의 주민들도 줄어들었지요. "
"......."
"주민이 줄어드니, 아바타로 사용될 수 있는 숫자도 줄었습니다. 아바타가 쉽게 죽게 되니, 유저들이 비싼 아바타를 구매하는 것을 꺼리게 되었죠. 결과적으로 판타지월드의 매출이 빠르게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적당한 과금은 유저들의 경쟁을 유발하여, 게임의 흥미를 증가시킵니다. 하지만, 지나친 과금은 게임에 독이 됩니다. 이번에는 정말 잘못하셨습니다."
"그 말이 맞습니다. 판타지월드의 분위기 자체가 바뀌었고, 유저들의 플레이 방식도 달라졌습니다. 그때 멈췄어야 했는데……."
"그럼. 그때 멈추지 그랬습니까? 그랬으면, 이 상황에 몰리지 않으셨을 건데요. 여신의 종교가 판타지월드 전체로 퍼지면, 옛날의 판타지월드의 분위기로 되돌릴 수도 있었는데……."
"이석균씨도 아시겠지만, 직장인이라면 실적에 민감할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실적이 올라가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실적이다시 내려가기 시작하자 부담이 되더군요."
"그래서, 지하세계에 대한 시범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지하세계에서 사용되고 있지 않은 자원을, 보다 유용하게 활용하자고 생각을 했습니다."
"......."
"그래서 그들에게 아바타로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설치하여, 아바타로 활용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한동안은 문제없이 잘 작동했는데……."
"그런데, 결국 문제가 터졌군요."
"맞습니다. 모두 저의 실책입니다."
잭은 단기적인 실적에 매달리지 않고, 장기적으로 판타지월드를 바라 봤어야 했다.
시간을 가지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의 이익을 생각했다면, 이런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결정은 쉽지가 않았다. 오너의 경영이 아니라면, 그것은 힘든 일이었다.
한국의 오너 경영은 많은 문제가 있었다. 배임과 횡령 등 책임의 회피등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대신에 뛰어난 오너의 과감하고 지속적인 투자는 성공을 부르기도 했다.
모든 시스템에는 장단점이 있었다. 전문 경영인 시스템이 반드시 효율적인 것은 아니었다.
천문학적인 연봉과 스톡옵션을 주면서, 스타 CEO를 영입하는데도 말아먹는 회사들이 있었다.
그런 회사들은 실적이 부진하면, 1~2년마다 CEO를 갈아치웠다. 그렇게 부임한 CEO들은 단기 실적을 위해서, 회사의 기본 경쟁력 갈아먹는 정책을 계속 반복을 했다.
그렇게 세계적인 회사가 침몰하기도 했다.
경제부 기자로 있으면서 그런 사례를 많이 보았다. 그러한 CEO들이 능력이 없는 이들은 아니었다. 다만 실적에 쫒기다보니 악수를 두는 것이었다.
잭도 그런 사례였다.
"궁금한 게 있습니다. 그들이 왜 옛제국의 주민을 모두 죽이고, 수도를 파괴해 버린 것입니까?"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지하세계와 관련해서는 회장님이 직접 설계하신 거라……. "
"그러면, 어떻게 아바타가 유저를 거부할 수 있게 된 것입니까?
"왜. 아바타 프로그램이 작동을 하지 않게 되었는지. 왜. 무차별적으로 인간을 죽이는지. 이 모든 것은 회장님만이 아실 것입니다."
잭은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자신이 모르는 것은 함부로 건드리면 안 되었다.
"그럼. 그냥 그들을 판타지월드의 관리자 권한으로 제거하면 안 됩니까?"
"아쉽게도 관리자에게 판타지월드의 인공지능을 마음대로 삭제하는 권한은 없습니다. 저희가 하는 일에도 기본 수칙이 있습니다. -판타지월드의 일은 판타지월드 안에서…….- 이것이 저희 관리자의 운영원칙입니다."
"그래서 저를 부르신 겁니까? 그들을 처리해 달라고요?"
"네 맞습니다. 이번에 한번만 도와주십시오."
잭이 자존심을 굽히고 부탁을 하였다. 이런 모습을 보는 것은 기분이 좋은 일이었다. 하지만 아직 원하는 답은 안 나왔다.
"잭! 저도 잭을돕고 싶습니다만……. 아직 토마스의 힘이 충분히 강하지 않습니다. 지금 그들과 싸운다면 신성도시의 세력은 쓸려나갈 것입니다."
"정녕. 방법이 없겠습니까?"
잭이 머리를 감싸지고 절망에 빠졌다. 그때 내가 원하는 것을 던졌다.
"그 방법이 있잖습니까? 제가 마라로 플레이 할 때, 잭이 썼던 그런 이벤트를 한번 하시죠. 그때 아마 마라에게 50억 달러를 이벤트의 상금으로 걸으셨죠? 이번에는 100억 달러 정도를 상금으로 걸면 되겠네요. 하하하."
반은 진담, 반은 농담으로 던졌다. 50억 달러만 되어도 모든 것을 걸어볼 만 했다.
"아……. 그건 곤란합니다. 그 정도의 건이면, 부회장님에게 직접 건의하고 승인을 받아야합니다. 이번일로 저는 심하게 문책을 당할 것입니다."
"그럼. 예전에 마라 건은 어떻게 승인을 받았습니까?"
"그거야. 그건 부회장님이 총애하시는 이석균씨가 사고를 친 거고, 이건 제가 사고를 친 거지 않습니까? 이 둘은 경우가 다르지요."
"하!"
이 잭이라는 아저씨는 결국 회사형 인간이었다. 윗사람의 눈치를 엄청 봐야하는……. 결국 그런 것이 이런 큰 실책을 부른 것이지만…….
"그럼. 지하세계에서 올라온 몬스터들에게, 판타지월드가 파괴되도록 지켜보시던가요."
그 말과 함께 지은이하고 관리실을 빠져 나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판타지월드에서 이벤트에 대한 공고가 나왔다.
이벤트의 제목은 -지하세계에서 나온 악마들을 물리쳐라!- 였다.
잭은 결국 내 제안을 받아 들였다. 부회장에게 깨어지더라도 다른 해결 방법은 없었다.
지하세계에서 올라온 악마들을 물리치는 길드연합이나, 길드, 클랜, 또는 개인에게 100억 달러의 포상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잭은 안유진 부회장에게 심하게 문책을 당했을 것이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내용을 옆에서 지은이가 다 듣고 있었던 것이다.
100억 달러라는 포상금액은, 잭에게 장난삼아 이야기 한 것이었다. 50억 달러도 아니고, 70억 달러도 아닌, 정확하게 100억 달러가 상금으로 걸렸다.
그 말 그대로 포상금이 걸렸다는 것은…….
"100억 달러라……."
물끄러미 지은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얼굴이 장난스런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녀가 윙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