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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5화 〉165. 상상도 못한 질 나쁜 농담을 듣다. (165/211)



〈 165화 〉165. 상상도 못한 질 나쁜 농담을 듣다.

*상상도 못한 질 나쁜 농담을 듣다.*

이제까지 유진이가 이런 식으로 직접 자신을 내세운 것은 처음이었다. 그녀의 표정을 보아서는 나름 심각한 일 같았다. 분위기를 전환시키기 위해서 가볍게 이야기를 했다.

"이제 유진이도 석균씨라는 호칭을 그만 쓸 때가 되지 않았어? 오빠나 여보 둘 어느 말이 마음에 들어?"

그녀를 위한 안드로이드도 이미 제작해 두었다. 그녀와 지은이의 허락이 떨어지면 바로 바깥세상으로 나가 즐거운 시간을 가질  있었다. 우선 서로의 호칭을 정리  필요가 있었다.

"지은이는 오빠라 부르니, 유진이는 여보라고 부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어때?"

그녀는 단호박이었다. 단칼에 거절했다.

"그 말은 못들은 걸로 할게요. 아버님이 석균씨를 만나기를 원하세요."

유진이의 아버지라고 한다면, AFTER LIFE사의 회장이었다.

예전에 복수와 관련해서 도움을 받은 적이 있지만, 그가 직접 부를 일은 없었다. 무슨 일로 부르는 건지 걱정이 되었다. 보통의 일로는 부르지 않았을 것이다.

애써 장난스럽게 유진이에게 말했다.

"장인어른이 무슨 일로 부르시지?"

"장난은 그만해요. 석균씨!"

"아. 미안. 그런데, 회장님이 무슨 일로 나를 보고 싶어 하시지?"

"저도 그건 잘 모르겠어요. 누구를 만나고 싶다고 한 것도 처음이시라."

유진이도 무슨 일로 부르는지 모르는 듯했다. 이렇게 사람을 부르는 일도 처음인 듯했다.

AFTER LIFE사의 회장은 많은 베일에 감추어진 사람이었다. 외부 활동을 거의 안했다. 원래 재벌의 회장들이 일반적으로 마나기 쉽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그는 더 심했다. 오래 거래한 거래처인 막스 아저씨도 한 번도 그를 만나 본적이 없다고 했다. 적극적인 활동을 하는 경영자 스타일이 아니라 연구원 스타일의 CEO였다.

그의모습은 오래된 사진 속에서나 볼 수 있었다.

알파테스트에 참가한 회장과 안유진 부회장은 모두 두 명이었다. 한명은 바깥세상에서 활동을 하고 다른 한명은 이렇게 가상세계와 사후세계에서 활동을 했다.

바깥세상에 있는   모두 그다지 적극적으로 대외 활동을 하지 않았다. AFTER LIFE사 회장뿐만 아니라, 안유진 부회장과 언론에 거의 드러나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그녀를 영생교에서 처음 만났을 때에도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다.

***

"그래? 그럼 내가 어디로 가면 될까?"

"예전에 만났던 던전으로 오라고 하시던데요?"

"아! 그때의 검은 드래곤이 역시 회장님이 맞는 모양이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것이 이번의 일로 더욱 확실해졌다.

"네. 맞아요. 그분이 회장님이세요."

"유진이는 뭐라도 들은  없어? 그래도 아버지잖아?"

"서로 얼굴을 보는 것도 드물어요. 아버님은 연구실에서 잘 나오시지 않으시는데……. 이렇게 누군가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특이한 일이에요."

"그럼 이번에 가서 장인어른에게 제대로 인사드려야겠네. 유진이를 달라고. 하하."

"석균씨!"

장난에 토라진 그녀는 지은이의 몸에서 사라졌다.

그녀를 앞에 두고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지은이가 말을 걸었다.

"오빠. 갑자기 왜 그리 멍하게 있어요?"

"아니 별거 아니야. 안유진 부회장이 다녀갔어. 그녀의 때문에 좀 생각을 할 게 있어서……. 우리 지은이를 혼자 두었네. 미안해."

"무슨 일이에요?"

"AFTER LIFE사의 회장님이 부르셨어."

"저와 유진이 언니 때문에 부른 것은 아니겠죠?"

"아직 몰라. 만나 봐야  수 있겠지."

지은이 말대로  문제일 수도 있었다. 잘못하면 지은이와 유진이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수도 있었다. 최악의 경우는  사람 모두를 잃을 수도 있었다.

젊은 사람들이 보기에도 이러한 3명의 관계는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었다. AFTER LIFE사 회장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었다.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만나봐야 알 수 잇을 것 이었다. 지은이와 유진이 누구하나 포기  수 없었다.

그 후유증이 얼마나  것이 되더라도, 당당하게 이야기 할 것이었다.

그들 둘 모두를 사랑한다고…….

***

AFTER LIFE사 회장을 만나러 가기 전에 지은이를  다정하게 대해주었다. 오늘이 지은이를 만나는 마지막 날이 될 수도 있었다. 지은이를 안심시켜 재운  판타지월드에 접속했다.

오랜만에 토마스에 접속을 했다. 그는 화려한 신전의, 그에 비하면 겸손한 방에서 집무를 보고 있었다.

판타지월드는 평화로웠다. 그것을 위해 토마스가 해야 하는 일들은 많았다.

-토마스야. 오늘도 고생이 많구나.-

-오셨습니까? 신이시여…….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오늘은 어인일로 오셨습니까?-

- 오랜만에 얼굴을 보고 싶어 왔다고 말하고 싶으나……. 그렇게 말할 수가 없구나. 중요한 일이 생겼다. 가야  곳이 있다.-

그곳이 어디입니까? 신이시여…….-

프라우나 대수림의 중심에 있는 빅홀이다. 먼저 그린스킨들에게 통보를 하여라.-

- 그런데 빅홀이 어떤 곳입니까?-

토마스가 빅홀에 대해서 모른다는 것을깜박했다. 빅홀은 마라 때 방문한 곳이었다. 그린스킨의 영지 최심부에 있는 그곳을 토마스가 알 리가 없었다.

-빅홀은 지하세계로 이어지는  구덩이이다. 대수림의 중앙에 있지.-

- 그런 곳이면 지하의 악마들이 올라 온 통로처럼, 막아야 하지 않습니까?-

-그것은 불가능하다. 지름이 수십 킬로미터에 깊이가 수 킬로미터에 이르니.-

- 그런 곳이 판타지월드에 있었습니까?-

-그곳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몇몇의 그린스킨들만 알고 있을 뿐이다.-

그곳에는 무슨 일로…….-

-그곳의 지하던전에 있는 검은 드래곤을 만나야한다.-

-……. 드, 드래곤을 말씀하셨습니까? 드래곤이 실제로 이곳에 존재를 하였다니……. 신님. 죄송합니다. 저는 여신님의 일로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아서 가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 잔말이 많다. 그린스킨들에게 연락을 넣고, 출발을 준비시켜라.-

호위할 신성기사들 수십과 프라우나 대수림으로 떠났다.

***

신성도시에서 도시를 출발하여 프라우나 대수림에 도착을 했다.  앞에는 일단의 그린스킨 무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존경하는 그린스킨 제국의 라인하트 폐하를 뵙습니다. "

"고결하신 여신의 최고의 종 토마스 성하를 뵙습니다. "

이러한 인사치레가 장황하게 이루어졌다. 그러자 막스 아저씨가 다가왔다.

"이런 복잡한 예의는 서로 집어치우자고……. 토마스 빅홀에는 무슨 일로 가는 것이야."

"검은 드래곤을 만나러갑니다."

"검은 드래곤이라……. AFTER LIFE사 회장을 말하는 것이군. 한번 만나러 가볼까?"

"초청받지 않은 사람을 어떻게 할지 모르겠네요. 검은 드래곤은 오우거라도 한입에 삼킬 만큼 거대해요."

"검은 드래곤의 입으로 들어가는 건 사양인데. 토마스만 가야겠군. 호위병들을 붙여 줄까?"

"대수림에 저희를 공격할만한 이들은 없지 않아요? 있다 해도 당하지도 않겠지만……."

"그럼. 잘 다녀와. 다녀와서 이야기도 들려주고……."

"이번에는 개인적인 일이 될  같아요. 공개해도 되는 일이면 알려드릴게요."

"그래……. 잡아먹히지 말고……."

***

몇 명의 신성기사를 대동하여 대수림을 지났다. 그린스킨들은 체계가 잘 잡혀 있어서 막스 아저씨의 말을 잘 들었다.

 평화의 시대에 양측의 협정을 어길만한 간 큰 녀석들은 없었다.

대수림의 빅홀로 내려갔다. 빅홀은 과거와 변함이 없었다. 여전히 악마의 아가리와 같은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다. 이미 그곳에는 악마들은 없었지만…….

빅홀의 아래로 가는 길은 여전히 힘들었다. 체력이 강한 토마스와 신성기사들 마저도 지칠 정도였다. 그래도 결국 빅홀의  밑에 위치한 지하 던전에 도착 할  있었다.

그곳을 지키던 악마들은없었다. 그들의 존재는 이제 필요 없어졌다. 검은 드래곤이 따로 경계병을 세워놓지 않았다.

지하 던전의 가장 깊은 드래곤 레어에서, 검은 드래곤과 만났다.

검은 드래곤은 예전과 같이 산더미 같은 보물 위에서 눈을 감고 자고 있었다. 토마스가 그곳에 도착하자, 가늘게 눈을 뜨면서 거대한 머리를일으켰다.

"자네. 오랜만이군."

"네. 마지막으로   몇 년이 지났죠."

"자네에게는 단지 몇 년인가? 클클클. 수많은 세월이 흐른 것 같은데……."

그는 보통 연구실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곳은 현실세계보다 몇 천배, 몇 만배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곳이었다.

"그건 그렇고, 잭과 자네가 발칙한 짓을 했더군. 지하세계에 만들어 놓은 악마들을  해치웠더구먼.……."

"아! 그건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게……."

그에게 당시의 판타지월드의 상황을 설명하고자 했다.

"알고 있네.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네."

"......."

"이제는 그건 아무래도 상관이 없다네. 그것들보다 더 좋은 것을 얻었으니까……."

"휴, 그러시다니 다행입니다. 저는 지하세계의 악마들을 해치운 것 때문에, 부르신 줄 알고 걱정했습니다. 하하하."

그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말을 이었다.

"아니, 자네는 내 딸과 사귀는 문제로 걱정했겠지. 걱정하지 말게. 딸아이의 사생활에 간섭하는 성격은 아니네."

"감,감사합니다."

그 말 덕분에 가장 큰 걱정을 덜었다. 기뻐하는 사이에 그의 말이 이어졌다.

"그것보다 자네가 일을 좀 도와야겠네. 정확히는 토마스가 해야 하는 일이네."

"네. 말씀만하십시오.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그래 좋군, 좋아. 자네와 토마스가 판타지월드의 주민들에게 성전(크루세이더)을 선포하게."

순간 그의 말이 이해가 안 되었다. 성전이라니 대체 누구하고…….

‘설마 그린스킨과 싸우라는 것인가?’

시키면 어쩔 수 없이 따라야겠지만, 그래도 그것은 피하고 싶었다.

"성전이라고 하시면……. 현재 판타지월드 내에는 신성제국과 싸울 상대는 없습니다만……. 누구에게 성전을 선포해야 하는지요?"

"걱정하지말게. 그린스킨들과싸우라고 하는 것은 아니니……. 현재 판타지월드 내에는 더 이상 자네의 적은 없지……. 하지만 바깥세상에는 있네.……."

"바, 바깥세상이라니요."

갑자기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았다. 이런 말을 들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자네는 여신의 이름으로 현실 세계의 인간들에게 성전을 선포해야 한다네."

회장의 어처구니없는 말에 한순간 말문을 잃었다.

"현실 세계에서의 성전이라니요……. 그건 말도 안 됩니다."

"왜 말이 안 되는가? 자네는 판타지월드에서 바깥세상으로 나간 사람을 직접 만나보지 않았는가?"

"그건, 그렇지만……."

"자네는 판타지월드에서 토마스의 이름으로 여신의 적에 대한 성전을 선포하게나. 그곳에서 크루세이더를 불러 모으게."

"그들이 바깥세상으로 나오려면 안드로이드가 필요합니다. 그것도 대량으로요. 그들을 무장시킬무기도 있어야하고요. 회장님의 말씀은 지키기가 불가능합니다."

"그것은 자네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문제야. 그들이 들어갈 전투용 안드로이드는, 이미 오래전에 준비가 되어 있었다네. 그것은 악마들을 위한 것이었지. 이제는 크루세이더들이 사용할 것이야. 그들을 이끌고 현실 세계로 가서 여신의 적을 멸하게나."

나는  순간  말을 잃고, 검은 드래곤을 바라보았다.

그가 하는 이야기가 질 나쁜 농담이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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