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7화 〉167. AFTER LIFE사 회장의 계획.
*AFTER LIFE사 회장의 계획. *
그 말을 듣고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그가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바로 깨달았다.
그는 인간을 사후세계의 인간으로 만들어서, 우주로보낼 생각을 하고 있었다. 진짜로 제노사이드를 계획하고 있었다.
"자네의 추측이 맞네."
"정말로 그 일을 추진하실 생각이십니까?
"나는 모든 인류를 가상세계의 데이터 형태로 우주로 보낼 계획을 가지고 있네. 살아 있는 사람을 다른 항성계에 보내는 것보다, 그것이 보다 많은 인류를 새로운 행성으로 보낼 수 있지."
"그 우주선에는 AFTER LIFE사의 모든 기술과 인간, 지구 생물의 다양한 종자들이 실릴 것이네. 우주선이 다른 항성계에 도착하면 그곳을 인간이 살기 좋은 곳으로 테라포밍(Terraforming) 을 하게 될 것이야."
"인류가 살기 좋은 행성이라면, 외계 생명체도 살고 있지 않겠습니까? 그들은 어떻게 처리하실 생각이십니까?
"우주선에는 안드로이드들도 탑승이 될 것이네. 우주선 안에 있는 인간의 정신들은 우주를 항행하는 동안에 안드로이드를 이용하여 우주선을 관리하게 될 것이야."
"목적한 항성계에 도착하면, 먼저 전진 기지를 만들어야겠지. 그곳에서 대량의 안드로이드들을 만들어서 외계 종족과 전투를 벌여야겠지. 지면 그들은 사라지는 것이고, 이기면 그 항성계를 차지하겠지."
"......."
"그런 방면에 소질이 있더군. 자네에게 함대의 사령관을 맞기겠네."
"......."
"그곳에 지구의 종자들을 뿌리도록 하게. 우주선에 담긴 인류의 발전 계획에 따라, 그곳을 발전시켜주게."
"하, 장대한 계획이시네요. 다만 문제가 있습니다."
"그건 걱정을 안 해도 되네."
"사람들이 그 계획에 참여 하겠습니까?"
"그래서 자네를 부른 것이야. 토마스와 토마스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크루세이더들이 필요하다네. 인류는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던, 모두 그들에 의해 우주선에 태워지게 될 것이네."
"결국. 전 인류를 죽이시겠단 말씀이시네요."
"죽인다는 말은 좀 거슬리는구먼, 형태가 바뀐다고 하거나 육체를 바꾼다는 말이 듣기가 좋겠군. 그들이 자네나 나와 마찬가지 상태가 된다는 말이네. 자네는 지금 죽었는가? 아님 살아있는가?"
"저는 살아 있습니다."
"그들은 자네와 마찬가지네. 가상세계에서 나와서 현실에서도 안드로이드 몸을 가질 수도 있으니, 꼭 죽었다고 볼 수도 없다네. 그러니 인류를 모두 죽인다는 말은 좀 듣기가 거북하군."
"......."
"아직 공개 되지 않았지만, AFTERLIFE의 최신 기술이 담긴 안드로이드는 인간과 거의 흡사하네. 오히려 현재의 인간들보다 훨씬 진화가 더 되어있어. 바이오 안드로이드도 있지. 그들은 기계가 아니야. 그것은 하나의 생명체이네. 그들에게도 그리 나쁜 조건은 아닐 것이네."
"그들은 일시적으로 육체를 잃게 되지만, 더 나은 육체를 얻게 될 것이야. 그들은 앞으로 만들어질 은하제국의 제 1등 시민이 되겠지."
"저로서는 나쁠 것이 없는 조건이군요. 제가 버스의 운전사가 되는 것입니까?"
"그렇다고 볼 수 있지."
"그럼. 제가 인류를 구하기 위해, 9명의 승객을 죽게 해야겠군요."
"아니네. 자네는 그 9명의 승객의 지도자 중의 하나가 될 것이네. 그 9명 중에 살아남은 이들이 인류의 최정상에 서겠지. 영생은 앞으로 모두에게 주어지지 않을 것이네. 이번 시련에서 이기고 살아남은 이들에게 주는 보상이 될 것이야. "
"......."
"우주에 퍼진 인류는 지금과 비슷한 삶을 살게 될 거야. 출생과 성장, 질병과 노화를 겪게 될 거야. 아무리 우주가 넓어도, 엔트로피를 무한히 증가하게 나둘 수는 없거든."
***
회장의 생각을 음미해 보았다. 갑자기 이 우주의 미래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 나의 정신에 간섭을 한 것 같았다.
AFTER LIFE사의 회장가 그리는 미래를 보여 준 것이었다. 그가 보여주는 미래에서 나의 위치는 나쁘지 않았다.
"알겠습니다. 받아들이겠습니다."
"잘 생각했네."
지구에서 인류를 없애고, 그가 무엇을 할 건지 궁금해졌다.
"그럼. 인류가 사라진 지구는 어떻게 하실 것입니까?"
"지구에게도 한동안의 휴식 시간을 주어야지. 스스로 몸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인류 때문에 그녀도 고생을 많이 했지."
지구를 그녀라고 하는 것은 이상했지만, 어떻게 보면 맞는말이기도 했다.
지구는 대지의 여신인 가이아라고 불리기도 했다. 지구를 인격체로 본다면 여성이 어울릴 것이다.
모든 생명을 낳고 품에 않은 어머니…….
회장은 그런 생각을 하는 나에게 추가적으로 공약을 했다.
***
"지구는 우주를 개척한 공로자들을 위한 천국이 될 것이네."
"저희가 다시 지구로 돌아 올수도 있다는 말씀입니까?"
"그렇다네."
"어떤 방식으로 하실 건지요. 다시 데이터화 되어서 돌아오는가요?
"그건 아니네. 우주선이 계획대로 새로운 행성에서 문명을 발전시킨다면, 지구와 연결되는 게이트를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네. 그곳을 통해서 돌아올 수 있게 될 거야. AFTER LIFE사의 연구자들은 공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게이트를 이미 개발했네."
그 말을 듣자 의문이 생겼다. 행성을 이동 할 수 있는 게이트가 있는데, 왜 우주선을 만들어 다른 항성계에 보내야 하는지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인류를 죽여서 데이터화해서 우주선을 태울 필요가 없었다. 그냥 게이트를 타고 이동을 하면 되었다.
"자네가 착각을 했구먼.……. 게이트는 상방향이긴 하지만 양쪽에 이미 모두 있어야 연결이 가능하다네. 한번은 그곳에 가야하는 일이지. 지구는 바로 만들 수는 있지만, 다른 행성들은 그곳에 가서 직접 만들어야하지."
"......."
"그리고 자네도 알다시피 정신을 데이터화 한다고 해서, 사람이 죽는 것은 아니네. 정신만 복제 될 뿐이야. 인류를 없애는 것은 지구를 살리기 위함이네. 인류의 우주 진출과 지구의 회복,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하기위해 그런 것이야."
"아. 이제는 이해했습니다.
"인류를위해 공로한 사람에게는,보상을 줄 생각이야. 다른 행성에 인류의 개척지를 만든 인들에게는 지구로 올 수 있는 권리를 줄 것이야. 그들은 그 게이트를 통해, 새롭게 회복된 건강한 지구로 돌아 올 수 있을 것이네. 그곳은 진정한 천국이 될 것이야."
"......."
"여러 가지 빛깔의 꽃이 피고,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를 것이야. 바람은 시원하게 불고 공기는 맑고 쾌적하지. 황홀한 음악이 들려오며 맛있는 음식이 풍성한 이상적인 낙원, 아프지 않고 언제나 젊음이 계속되는 곳, 즉 인류가 오랫동안 꿈꾸어 왔던 이상향에서 영원히 살게 될 것이네."
다른 사람이 이런 소리를 하면 미쳤다고 생각 할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AFTER LIFE사 회장이었다. 그는 가상세계에 사후세계라는 천국을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것을 누리지 못하겠지요?"
그가 만들어 놓은 사후세계를 보아도 알 수 있었다. 그곳은 천국과 마찬가지인 곳이지만, 완전히 평등하지는 않았다. 그는 공평한 평등을 추구하지, 균일한 평등은 추구하지 않았다.
"맞네. 이 계획은 출발하는 수많은 우주선 중, 일부만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네. 어떤 이는 목적지에 가보지도 못하겠지. 다른 이는 그곳의 적대적인 외계종족의 손에 파괴될 것이고……. 그 모든 시련을 겪고 살아남은 이들만이, 그것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야."
"이것이 진정 최선입니까."
"그렇다네.가상세계의 연구소에서 수천, 수만 번을 반복하여 실험한 결과이네. 자네도 한번 해보겠는가?"
"아, 아닙니다."
그 짓을 수천, 수만 번을 반복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굳이 사서 고생을 할 필요는 없었다.
무한 루프는 이미 한번 겪어 보았다. 그것을 한 번 더 겪는다면 정신이 붕괴 될지도 모르겠다.
***
"무슨 말인지는 알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토마스를 설득해 그것을 하게 한다면, 제가 얻게 될 것은 무엇입니까?"
"하하하, 자네가 그런 말을 할 거라는 것은 알고 있었네. 자네는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군. 자네에게 첫 번째 우주선단을 타게 해주겠네. 추가로 그들을 이끌 수 있는 기회를 주겠네."
"그게. 저에게 왜 이득입니까?"
"첫 번째 우주선은 인류가 정착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가게 될 것이야. 그곳은 지구에도 그리 멀지 않지. 즉 성공 할 확률이 가장 높다는 말이네."
"음……."
"늦게 출발하는 우주선일수록 더욱 확률이 낮은 곳으로 가겠지. 그곳에는 마지막까지 우리에게 저항하는 사람들이 타게 될 것이네."
"제가 우주선을 타게 되면, 토마스와 크루세이더들은 누가 관리하게 됩니까?"
"그건 걱정 말게. 토마스가 성전을 선언하기만 하면 되네. 유진이가 그들을 이끌 것이네."
그들은 자발적으로 여신을 지키기 위해서 성전에 참가할 것이었다. 누군가가 그들을 신들의 세계로 불러만 준다면…….
"그들은 현실세계에서, 자신들이 모시는 진짜 신을 만나게 될 거야. "
토마스라면 남은 여생의 마지막을 위해, 기꺼이 자신과 신도를 여신을 위해 바칠 것이다.
그만큼 그는 여신을 사랑하고 따르고 있었다.
"자, 이제는 결정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