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0화 〉170. 항성 간 이주를 위한 동료를 모으다.
*항성 간 이주를 위한 동료를 모으다.*
"그건……. 더 위험한 일을 피하기 위해서지."
그녀에게는 이번 항성 간 이주에 관련된 내용을 말해줘도 되었다.
이것은 그녀에 대한 나의 호의였다.
"우주선을 타고 우주로 나가는 게 더 안전하다고? 그건 아닌 거 같은데……."
그녀는 내말을 믿지 못했다. 외계행성으로 가는 일을 두려워했다.
현재의 사후세계의 삶에 만족했다. 그녀에게 이곳은 실존하는 천국이었다. 굳이 천국을 떠나는 위험을 무릎 쓸 필요가 없었다. 새로운 곳으로 가야 된다는 것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사후세계에 사는 모든 사람들은 결국 우주로 나가게 되어 있어. 그건 너도 마찬가지야. 이건 피할 수가 없어"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AFTER LIFE사 회장에게 직접 들었거든……. 그가 그렇게 이야기했어."
"오빠의 말이 맞아요. 언니……. "
지은이도 옆에서 거들었다. 그녀도 안유진 부회장을 통해서, 그런 내용을 알고 있었다. 그 둘을 보면 서로 친한 자매 같았다. 마치……. 자매덮밥…….
"...하아. 결국 나도 우주로 나가야 하나……."
그녀는 우주로 나가기 싫었다. 하지만, 이 말에 우주로나가야 한다는 것은 인정한 것 같았다. 그녀도 최근에 바깥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알고 있었다.
AFTER LIFE사 회장이 그렇게 말했다면, 그대로 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의 계획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지구상에 아무도 없었다.
"그건 피할 수 없어. 그래서 이번에 참가하라는 거야. 이번이 항성 간 이주에 성공할 확률이 가장 높거든……."
"그런, 왜 그래?"
그녀에게 훈련기간 중에 들은 정보를 전달하였다. 이건 아직까지 극비에 관련된 사항이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 정보를 취급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그곳으로 향하는 이주단의 최고책임자였다. 권력은 좋았다.
"과학자들의 말로는 우리가 갈 TESS-167d가 있는 곳이,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계 중 하나야. 그리고 인간이 정착하기에 적합한 행성일 확률이 높다더군."
조금 어려운 말로 하자, 그녀는 이해하기 힘들어했다. 학교 다닐 때 과학 쪽으로는 관심이 없었던 모양이다. 그래도 어느 정도는 알아들은 모양이었다.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네가 가는 곳이 다른 곳보다,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거지?"
"응. 거리도 가깝고 말이지."
"거리는 왜?"
"우주라는 곳은 생각보다 넓거든, 다른 곳은 진짜 멀어."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이 4광년 정도 떨어져 있었다. 4광년이면 빛의 속도로 4년을 날아가야 하는 것이다. AFTER LIFE사라도 빛의 속도로 나는 우주선을 만들지는 못했다.
지금 우리가 타고 가는 아광속 우주선은 빛의 속도의 30% 정도가 한계였다. 그이상의 속도를 내는 것도 문제지만, 그 속도를 우주선이버텨 내는 것도 문제였다.
AFTER LIFE사는 아광속 말고도 다른 방식의 우주선을 개발했지만, 그 방식을 항선 간 이주 우주선에는 적용하지는 않았다. 그것은 실패의 위험도가 대폭 상승하는 방법이었다.
수십 수백만을 태우고 가는 우주선에 적합한 방식이 아니라 폐기 했다고 했다.
인류를 말살하는 AFTER LIFE사와는 매치가 안 되었지만, 그 회사의 회장은 정말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하는 행동이라 믿고 있었다.
데이터로 존재하는 이들이지만, 그들을 희생하게 할 생각은 없는 것 같았다.
"가깝다면 얼마나 가까운 걸 말하는 거야."
"30광년 정도라더군."
"30광년?"
"빛의 속도로 30년을 가야 하는 거리지."
생각 외로 광년이라는 거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게 얼마나 먼 거지?"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그게 얼마나 먼 거리인지 현실에서는 실감하기는어려웠다. 그녀에게 쉽게 설명해 주어야 한다.
"말로 설명 할 수 없는 아주 먼 거리이지. 하지만 그 정도는 우주의 규모에서는 아주 가까운 거리야. 지구로 본다면 바로 옆집이라고나 할까?"
"옆집 정도라고? 그래 가깝다는 것은 알겠어. 그럼 우주선으로 거기까지 가는데 얼마나 걸려?"
안젤라가 핵심을 찔렀다. 부산과 서울과의 거리는 500km가 안되었다. 이 거리는 어느 시대에 어떤 교통 수간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랐다.
조선 시대라면, 걸어서 한 달을 가야하는 거리였다. 이 거리가 지금은 자동차로 4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비행기로는 1시간이 안 걸렸다.
사실 실질적인 거리보다는, 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더 중요했다. 그녀에게 이 부분은 솔직히 이야기했다. 어차피 알게 될 일이었다.
"우주선이 아광속의 속도로 움직이니. 약 100년 정도 걸린다네."
"헉……. 그럼. 100년 동안이나, 우주선을 타야 하는 거야?"
100년이라는 말에 그녀의 얼굴이 약간 찡그려졌다. 아무리 사후세계에 살더라도, 시간의 개념은 있었다. 사후세계의 사람에게도 그 기간은 긴 시간이었다.
그녀에게 희망을 주어야겠다.
"100년이기도 하고, 아니지도 하지."
"아니, 100년이면 100년이지, 왜 아니기도 하다는 거야?"
"우주선 바깥의 시간으로 100년이고, 우주선 내의 시간으로 30년 정도 될 걸?"
그녀에게 상대성이론을 설명해봐야, 이해를 못 할 것이었다. 그냥 30년이라고 설명하는 게 나을 뻔 했다.
"어째든 30년이야. 30년은 그리 길지 않잖아. 다른 사람들은 100년, 200년 가야할 수도 있다고……."
다른 사람보다 짧다는 이야기도, 30년이라는 설명에도, 그녀의 표정은 쉽게 펴지지 않았다. 사실 30년도 긴 시간이었다. 안제라가 입을 열었다.
"...30년도 너무 긴 시간이야."
"그래도 힘들지는 않을 거야. 거기에도 이곳과 비슷한 가상세계 속에서 살게 될 거야."
"그렇겠지……. 하지만 규모도 작고……. 사람도 적고……. 멋진 곳도 적고……. 맛집도 적겠지. 멋진 남자는 더 없을 거구……."
그녀는 과학에는 약해도, 이런 것에는 강했다. 바로 캐치를 했다. 우주선의 환경 상 여기와 같은 대규모 가상세계를 만들기는 어려웠다.
거기에다가 수십에서 수백만 명의 정신의 데이터를 저장하여야 하기에, 다른 부분은 많이 생략해야 했다. 여기만큼 멋지지는 않을 것이었다.
"맞아……. 규모가 규모니 만큼, 여기처럼 괜찮지는 않을 거야."
"그런데, 꼭……. 가야만하는 거야?"
아는 것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다른 것이다. 그녀는 알지만 쉽게 받아 들이지는 못했다.
"응. 반드시 이번에 가야 해. 이번 항성 간 이주단의 단장이 나니까."
그녀를 다른 이주단으로 보내기는 싫었다.그리고 그게 그녀에게 최선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를 다른 곳으로 보내서 죽게 할 수는 없었다. 또 다른 당근을 던져 주어야 했다.
"내가 단장이라서 너에게 많은 이점을 줄 수가 있어. 예를 들면 가상세계의 시간을 느리게 흐르게 한다던가? 좀 더 나은 보직을 맡긴다던가? "
훈련기간 동안 받은 교육을 보면, 항성간의 이주는 상당히 위험성이 높은 계획이었다.
이동해야하는 거리가 늘어나면, 그만큼 위험도가 더 높아졌다. 이동 기간 중에 무슨 일이 발생할지 몰랐다. 거리가 늘어나면 그 만큼 많은 변수가 생겼다.
항성 간 이동 중에 바위 덩어리만한 소행성과 충돌해도 바로 아웃이었다. 아광속 우주선이 그 속도로 가다가 바위와 부딪히면, 수소폭탄 몇 천배의 충격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면 우주선의 방어막도 견디지 못한다. 거리가 늘어날수록 이런 확률은 높아진다.
그리고 우주선이 도착 목적지에 도착 했을 때, 그곳에 인류가 살기에 적합한 행성이 없으면 다음 목적지로 가야한다. 재수 없으면 수백 년 이상을 우주에서 떠돌 수도 있었다.
괜히 AFTER LIFE사의 회장이, 이주에 성공을 한 사람들에게 보상을한다는 것이 아니었다.
지구에서 영생을 누릴 사람들은, 그러한 위험들을 극복한 사람들이 될 것이었다. 항성 간 이주에서 생존할 확률이 평균으로 나누면 10%로 이하가 될지도 몰랐다.
그중에서 내가 가는 곳이, 생존 확률이 제일 높은 곳이었다.
***
우리가 가는 곳은 TESS-167d 지구와 상당히 가까워 비교적 정보가 많았다. 인간이 살기 좋을 환경으로 추정되는 곳이었다.
그곳에 가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좋은 소식이지만, 동시에 다른 문제가 있을 가능성도 높았다.
인간이 살기 좋은 환경이라는 그 말은 다른 생명체가 살고 있을 확률도 높다는 것이었다.
거기에다가 그들도우리와 비슷한 문명을 지니고 있다면, 그 외계인들과 전투를 벌여야 할 수도있었다.
그들이 항성 간 우주여행에 성공을 못했어도, 항성계 내의 다른 행성을 개척 할 정도로 문명이 발전해 있을 수도 있었다.
우주에서 인간이 가장 문명이 앞섰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만이었다. AFTER LIFE사가 특수한 경우였다. 그들이 극단적이지만, 항성 간 우주여행의 방법을 개발해내었다.
다른 외계 문명이 항성 간 이동은 못하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지구의 문명보다 훨씬 앞서 있을 수도 있었다.
그러한 곳에 도착을 하는 항성 간 우주선과 이주단도 있을 것이었다. 그러면 그들은 생존을 걸고, 우주 전쟁을 벌여야 했다.
AFTER LIFE사 회장이 이주단의 단장들에게 주어진 밀명은, 이런 경우 외계 종족을 그들의 행성에서 몰아내는 것이었다. 그들을 몰아내고, 그곳을 지구처럼 테라포밍하는 것이었다.
그곳에 사는 종족과 생명체들은, 아메리카 인디언 보호구역과 같은 특정한 행성에 가두어 질 것이었다. 그들은 동물원의 동물과 같은 신세가 되는 것이다.
아니 종자보존원의 종자로 보존 되는 것이다.
인간과 외계인의 공존은 소설이나 영화에서만 나오는 것이다. 서식지가 동일한 생물이 같은 공간을 공유하기는 힘들었다. 쫒아내던가 쫓겨나야 한다.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쫒아내는 쪽을 택할 것이다.
***
TESS-167d는 AFTER LIFE사의 조사로는, 외계인이 살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곳이었다.
외계인과 전쟁은 벌어질 것이고, 그녀에게 가능하면 안전한 일을 맡길 생각이었다. 그렇다고 그런 마음을 그녀에게말 할 수는 없었다.
"그 말은 30년을 3년으로도, 만들어 줄 수도 있다는 말이야. 어때 매력이 있지?"
"3년?뭐……. 나쁘지는 않네……."
3년만참으면 된다는 말에 혹한것 같았다. 30년과 3년은 느낌이 완전히 달랐다.
그것을 1년으로 만들어 줄 수도 있지만, 그건 그녀를 너무 기대하게 한다. 그리고 시간을 느리게 하면 장점이 있는 방법에 단점도 있었다.
판타지월드와 인간세계의 시간의 흐름의 차이, 이 정도가 딱 적당했다.
"그럼. 이번에 같이 가는 거다."
"응. 알겠어."
안젤라를 나의 이주단에 참여시키는 것은 성공을 했다.
이번 이주단에 참여시키고 싶은 사람이 두 명 더 있었다. 단장의 권한으로 같이 출발할 사람들을 지정할 수 있었다.
이주단의 단장은 대항해시대의 선장과 같았다. 그는 배에 탑승할 선원을지정할 수도 있었고, 그들의 생사여탈권도 가졌다.
항성 간 우주선은 넓은 대양을 항해하는 배와도 같았다. 배에 탑승할 해군대위와 주방장을 내손으로 정하기로 했다. 믿을 만한 심복을 이주단에 심기로 했다.
이제는 그들을 만나야 할 때이다. 그들이 나를 보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