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1화 〉171. 사후세계에서 막스 아저씨를 만나다.
*사후세계에서 막스 아저씨를 만나다. *
사후세계의 이름이 높은 카페에 야외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노천카페의 야외 테이블에는 다양한 꽃들이 화분에 심겨져 있었다. 판타지월드의 꽃들은 시기와 관계없이 만개했다.
카페주위에는 광장이 있었다. 광장과 카페와 이어지는 길은 보행자 전용도로로 차가 다니지 못했다. 그 길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최근에는 인간과 안드로이드간의 전쟁으로 많은 사람이 사후세계로 흘러들어왔다. 사후세계가 확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거리에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처음에 이곳으로 오게 된 인간들은 절망하고 현실을 부정했다. 시간이 지나자, 그들도 현실을 받아들였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었다.
벌서 사후세계의 이곳저곳을 탐험하는 이들도 많았다. 판타지월드는 버블시대의 활기를 가지고 있었다.
오늘은 두 사람을 만나기로 했다. 먼저 첫 번째 대상자로 생각되는 사람이 눈에 보였다.
금발에 건장한 몸을 가지고 있는 청년이었다. 카페 주위에서 서성거리는 것을 봐서는 그가 분명해보였다.
그의 덩치와 몸을 봐도 추측할 수 있었다. 가벼운 트레이닝복은 입은 그는, 온몸이 근육 덩어리였다.
그는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마치 히틀러가 강조를 한 아리아인의 전형같이 생겼다.
"막스 아저씨! 여기에요."
그러자 그가 이쪽을 처다 보았다. 그리고는 걸어왔다.
"자네가 토마스, 아니, 미스터 리가 맞는가?"
"네. 저에요. 하하. 이렇게 뵙는 것도 색다르네요."
"그러게 말이야.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어."
그는 아직도 사후세계로 강제로 오게 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았다. 우선 그를 가볍게 풀어 줄 필요가 있었다.
"아저씨. 외모가 멋진데요. 이렇게 잘생긴 분이신지는 몰랐습니다."
"사실 이건 수정을 많이 봤어. 젊을 때는 안경을 쓰고, 덩치도 지금 같지는 않았지."
사후세계의 외모는 기본적으로, 천국처럼 그 자신의 젊은 시절의 모습을 토대로 한다. 하지만 이곳은 천국인 동시에 현실이었다. 돈의 영향력이 큰 곳이었다.
막스 아저씨는 사업가였다. 그도 언젠가 이곳에 올 것을 대비해서, 사후세계의 달러를 대량으로 사놓은 것 같았다. 최근에 5억 달러를 벌었으니 그럴 여유는 충분했다.
여기는 돈만 있으며 커스터마이징하는 툴을 제공받아 외모를 변경할 수 있었다. 다만, 기존의 외모와 아주 다르게 하려면, 그 만큼 많은 돈이 들었다.
막스 아저씨는 자신의 외모를 위해서 많은 돈을 투자 한 듯했다. 오우거를 좋아하는 것을 봐서는 강한 남성상을 추구하는 것 같았다. 내가 맡길 임무에 적합했다.
"지금 모습이 막스 아저씨와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
칭찬에 기분이 좋아져서 웃었다.
"하하하. 역시 나를 알아주는 것은 미스터 리 뿐이군. 껄껄껄. 자네도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와 잘 어울려."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 웨이터가 와서 주문을 받았다. 커피와 과일주스를 시켰다. 죽어서도 과거의 취향은 변하지 않는 듯했다.
"그런데, 사실 곳은 정했습니까?"
"아니, 이제 구하려고 하고 있어. 지금은 임시 수용소와 같은 곳에 지내고 있지. 그래서 괜찮은 저택 부지를 알아보고 있어. 호수가에 예쁜 집들이 많더군."
지은이와의 별장이 있는 그곳을 말하는 것 같았다. 그는 그곳을 살 정도로 충분한 돈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 돈을 쓰는 것은 돈 낭비였다. 그는 곧 나와 이곳을 떠나야 했다.
"그럼, 제가 사는 별장을 빌려 드리겠습니다. 우선 그곳에서 머무세요. 지금 그곳에 저택을 구매하는 것은 돈을 낭비하는 것입니다."
"별장을 빌려 준다니 우선 고맙네. 그런데 집을 사는 게 돈 낭비라는 것은 왜 그렇지? 사람들이 계속 몰려들고 있어서, 사후 세계의 집값은 계속 오를 것인데."
"사후세계의 인구는 일정기간 급팽창을 하다가, 점차적으로 감소하게 될 것입니다. 혹시 항성 간 이주 계획에 대해서 들어 보셨습니까?"
"그걸 모를 리가 있나. AFTER LIFE사의 회장. 그놈이 그것을 이유로 이 사건을 일으킨 것이 아닌가."
사실 항성 간 인류의 이주 계획과 지구 재생 프로젝트는 별개의 사안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이 하나라고 생각했다.
AFTER LIFE사는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 생각을 사람들에게 심어주었다. 그것을 대의를 위한 어쩔 수 없는 희생으로 포장을 했다.
"네. 맞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그 일이 실제로 진행된다는 것이죠. 그리고 첫 우주선의 발사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정말로 그것이 실시되는 모양이군. 그것은 이번 사건의 형식적인 명분이라고 생각했는데……."
"빠르면 한두 달 이내에, 첫 우주선이 출발 할 것입니다."
"그런데, 자네가 그것을 어떻게 아는가? 그건 나도 모르는 정보인데……."
막스 아저씨의 회사는 캡슐관련 부품을 납품하는 AFTER LIFE사의 관계사 중의 하나였다. 그도 나름 AFTER LIFE사에 정보통을 가지고 있을 것이었다.
그도모르는 내용을 내가 안다는 것에 대해 신기해하면서, 동시에 이상하게 생각을 했다. 내가 이번 사태에 관여하지 않았는가 생각하는 것 같았다.
오해는 아니지만, 그런 생각은 빨리 풀어주는 것이 좋았다. 강제로 이곳에 오게 된 사람 중에 이일에 감정이 좋은 사람은 없었다.
"그건 제가 첫 번째 이주단의 단장을 맡았기 때문입니다."
"이주단의 단장을? 자네가 어떻게?"
"제가 검은 드래곤을 또 만난 것은 아시죠?"
"그래. 토마스일 때 대수림에 찾아왔었지. AFTER LIFE사의 회장이 자네를 부른다고……."
"네 그때 이야기 된 것 중의 하나가, 이 일과 관련된 이야기였습니다."
사실 그대 이야기를 한 주요 내용은 토마스를 통해서 여신의 군대를 바깥세상으로 내보내는 이야기였다. 그때 회장과 이야기 한 것 중에, 이번 일은 사소한 일중의 하나였다.
이것은 일종의 그가 주는 보상이었다.
그런 모든 이야기를 굳이 막스 아저씨에게 해줄 필요는 없었다. 제노사이드에 토마스와 내가 개입되어 있다는 것을 세상에 떠들고 다닐 이유는 없었다.
새로 사후세계에 온 사람들 중에 그것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이 많았다. 이미 죽은 몸이라 죽지는 않겠지만, 굳이 테러를 당해서 좋을 것은 없었다.
"...음. 그랬구먼. AFTER LIFE사의 회장이 자네를 좋게 본 모양이군."
"마라와 토마스로 플레이 한 것이, 나름 회장에게 인상이 깊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제가 첫 번째 이주단의 단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축하하네. 미스터 리. 자네가 왜 지금 집을 사지 말라는 것인지는 이해했어. 결국 사후세계의 사람들의 대부분은, 자네처럼 다른 항성계로 가게 될 것이라는 말이군."
막스 아저씨는 공학자 출신에회사를 운영해서 그런지 이해하는 것이 빨랐다. 그도 결국에는 이 사후세계가 없어질 것을 알아차렸다. 여기에 투자를 하면 결국에 모든 돈을 다 날린다.
이곳은 땅과 자원은 코인과 같이 실체가 없는 자산이었다. 이곳의 진짜 자산은 사후세계에 사는 사람이었다.
실체가 없는 자산도 사주는 사람만 있으면 가치를 지닐 수가 있었다. 하지만 사주는 사람이 없으면 그 가치도 사라진다.
사후세계의 주민이 사라진 사후세계의 땅과 자산은 아무런 가치가 없었다.
"자네의 충고는 고맙네만, 이제 본래의 이야기로 들어가지. 자네가 나를 아무 이유가 없이 부르지는 않았을 것이네. 자네가 반갑다고, 얼굴을 보기 위해서 만나자고 할 사람은 아니지. 나를 부른 이유를 말해보게."
"네. 막스 아저씨에게 부탁드릴 일이 있습니다. 저하고 같이 항선 간 우주선에 타시죠."
그로서는 의외였던 것 같았다. 그는 항성 간 이주선을 지금 탈 생각이 없었다.
"내가 왜 그래야 하는가? 여기도 살기가 그리 나쁘지 않은데……. 한동안 이곳에서 지나다가 갈 생각이네. 굳이 그 위험한일에 미리 뛰어들 생각은 없네."
그의 말이 맞았다. 대부분 그러한 생각이었다. 막스 아저씨는 이 항선 간 이주 건이 얼마나 위험도가 높은 일인지 알았다.
이것은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은 제대로 질병에 대해, 검증이 안 된 신약을 복용하는 일과 같았다.
위험도가 높은 일 이었다. 경과를 지켜보고 판단해도 되었다. 그리고 그는 정말로 항성 간 이주가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가진 것 같았다.
지금의 과학 수준으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항성 간 이주가 진행되는 경과를 보고, 가능성이 높으면 참여를 할 생각이네."
그에게 훈련소에서 교육 받은 내용과 안젤라에게 들려준 이야기를 다시 해주었다. 그러자 그는 금방 이해를 했다. 지금 함께 가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는 것을…….
"자네 말은 이해를 했네. 그런데 자네가 단순히 같이 가자고 부른 것만은 아닌 것 같은데……."
"맞습니다. 거기서 아저씨가 맡아 주실 것이 있습니다."
"그게 뭔가? "
"전투용 안드로이드 군대의 사령관입니다."
"내가 말인가? 그 이주단에는 군사 전문가가 있을 것 같은데……. 나에게 그 임무를 맡기는 이유가 뭔가?"
그의 말대로 그 이주단에는 군사 전문가가 타고 있었다. 전직 장성이었다. 그는 군대의 총사령관으로 자신의 부하들과 타게 될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숫자는 많지 않았다.
이번 이주단의 대부분은 이주민들이었다. 이주단 단장이 모든 이주민들 통제한다.
그래서 총사령관도 이주단 단장의 아래였다. 평상시에는 단장의 아래에서 군사적으로 조언하고 보좌하는 역할을 맡는다.
다만, 항성간의 이주에 성공을 하고, 그곳에 외계종족이 존재한다면 그 역할이 바뀌었다.
군대의 총사령관으로서, 자신의 병사와 이주민들에서 선정된 병사를 동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는 그들을 이끌고 외계 종족과 전쟁을 하게 될 것이었다.
막스 아저씨가 맡게 될 것은, 이주민으로 구성된 군대의 사령관이었다. 어떻게 보면 총사령관 다음 자리였다.
내가 막스 아저씨에게 이 자리를 권유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하나는 이번 이주단에 내 사람을 심는 것이었다. 막스 아저씨가 담당하는 자리는 막대한 권한이 있는 자리였다.
인구의 비율상 대부분의 병사는 이주민으로 구성 될 것이었다. 그들에 대한 지휘권을 간접적으로 내가 움켜쥐는 것이었다. 나는 허수아비 이주단의 단장이 될 생각은 없었다.
두 번째는 총사령관이 외계인과의 전쟁에서 제대로 싸울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었다.
그는 군대의 경험이 많은 노장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장군이었다.
이 세계는 한동안 전쟁이 없었다. 그리고 그가 배운 전투교리의 상당부분은 우리가 이주 할 항성계에 가면 쓸모가 없어질 것이었다.
이것은 우주전쟁이었다. 그리고 정복 전쟁이었다. 기존의 전쟁과는 달랐다.
외계 종족을 점령하고, 그 행성을 차지하는 일은 전투용 안드로이드가 하게 될 것이었다. 그 안드로이드를 통솔한 사령관이 중요했다. 그 역할을 막스 아저씨에게 맡겼다.
그들과의 싸움은 판타지월드의 인간과 몬스터의 싸움과 비슷했다.
백병전이 벌어지면, 막스 아저씨와 같이 판타지월드에서 전투를 많이 경험한 사람이 지휘하는 것이 더 어울렸다.
막스 아저씨는 나와 마찬가지로 대군을 운용해 본 경험이 있었다.
전투용 안드로이드의 크기도 오우거와 비슷했다. 그린스킨의 군대를 이끌어 본 경험이 있는 막스 아저씨는 이것을 잘해낼 것이었다.
간단하게 나의 의도를 말해주었다.
"나를 그렇게 높게 봐주다니, 기분이 나쁘지는 않군. 그런 일이라면 환영을 하네. 안 그래도 요새 판타지월드를 못해 몸이 근지러웠는데 잘 됐군."
"막스 아저씨라면, 잘해내실 것입니다."
"근데, 막스 아저씨라는 호칭이 거슬리는군. 나도 이제 젊어졌으니 그냥 막스라고 부르게."
"네. 막스."
대양을 항해할 배의 해군대위를 임명을 했다. 해군대위를 내 사람으로 심었다.
이제는 배의 살림을 맡아줄 조리장을 만날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