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1화 〉181. TESS-167c 행성을 타-메라라고 이름을 짓다.
*TESS-167c 행성을 타-메라라고 이름을 짓다. *
우주선에서 2대의 셔틀이 발사되었다.
그 셔틀에는 이 행성을조사하기 위해, 인간형안드로이드의 몸을 가진 10명의 과학자와탐사대장, 10여명의 전투 안드로이드를 탄 전투요원, 개척단 단장이 탑승을 했다.
니들 1호에서 한동안 관찰한 바로는, 이 행성에 위협이 될 만한 존재는 없었다.
단출한 조사단이 꾸려졌다.
이조사단의 책임자는 개척단의 단장이었다.
탐사대장은자신의 학구적인 욕심에동반을 했다. 탐사대장으로서는 이 기회는 놓칠 수 없는 순간이었다.
인류가 외계 행성에 첫발을 디디는 순간이었다. 아마 닐 암스트롱이 되고, 싶은 욕심이 컸을 것이었다.
우주를 연구하는 과학자라면 누구나 가질 만한 욕심이었다. 그래서 그와 동반했다.
덕분에 우주선의 책임자는 총사령관이 되었다.
원칙적으로는 개척단장이 남고 사령관이 가야했지만, 직접 행성 표면에 내려가 보고 싶었다.
닐 암스트롱이 되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나 있었다. 조사단으로 가고 싶어 하는 지원자가 많아서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셔틀은 짙은 수증기로 덥힌 대기층을 뚫고 지상으로 내려갔다.
***
TESS-167c의 지표의 표면은, 초록색 이끼와 같은 식물들이 융단처럼 표면을 덥고 있었다.
초록색 바다와 그보다 더 초록색인 대지가 있는 행성이었다.
대지를 덥고 있는 두꺼운 수증기층이 없었다면, 이 행성은 우주에서 바라보면 에메랄드와 같은 보석으로 보일 것이었다.
지구도 예전에는 우주에서 보면, 푸른 사파이어와 같은 행성이라고 불리었다.
하지만 가속화된 사막화와 오염된 공기, 탁해진 바다로 인해 사파이어라고 부르기보다, 오색구슬에 가까운 행성이 되었다.
스페이스 셔틀은 초록색 융단과 같은 대지에 착륙을 했다. 셔틀에서 내려 대지를 바라보았다.
초록색 융단 위를 거대한 소라나 달팽이 같은 동물들이 느리게 움직이고 있었다.
간혹 코코넛 게와 투구게를 닮은 거대한 갑각류들이 그 주위를 배회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동물은 갑각류였다.
갑각류의 단단한 갑각이 태양풍과 자외선을 막아낼 수 있었다.
갑각류가 아니라면 몸을 자외선에서 보호하는, 두꺼운 껍질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덩치가 매우 컸지만, 동작이 매우 느렸다. 이곳은 지구보다 중력이 1.2배나 더 큰 곳이었다. 각자의 몸무게가 20%로나 증가했다.
안드로이드의 몸이 아니었으면, 활동에 지장이 있었을 것이었다.
지구보다 높은 자외선 양과 무거운 중력.
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임에도 그리 매력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지구도 생명체에게는 상당히 중력이 높은 환경이었다. 생명체가 육지로 나온 이후에 이 중력에 적응하기에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들었다.
결국 생명체는 중력을 이겨냈지만, 중력은 언제나 위험을 동반한다. 사람은 3미터의 높이에서 떨어져도 뼈가 부러질 수 있었다.
10미터의 높이라면 사망이었다. 그래서 사람은 어느 정도 높이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었다.
군대의 유격 훈련 때, 그리 높지 않은 높이에서 뛰어내리는 것에도 공포를 느꼈다. 심지어 손에 줄을 잡고 있어도…….
여기의 생물들에게는 이것이 더 할 것이었다.
거기에다가 자외선을 막기 위해, 두꺼운 갑각이나 껍질을 뒤집어쓰고 있으니 그 두려움이 더 할 것이었다.
여기의 동물들은 땅에 바짝 붙어있었다.
무거운 몸에 느리게 바닥을 기어다는 이 녀석들은, 덩치가 커도 그렇게 위험하게 보이는지 않았다.
그리고 덩치가 큰 녀석들은 드물었다. 그런 녀석들은 초식동물 같아보였고, 천천히 초록색 융단을 갉아 먹으며 움직였다.
이런 곳에서 재빠른 사냥꾼은 생각하기 어려웠다.
이 녀석들의 가장 큰 적은 사냥꾼이 아니라 기생체일 것이었다. 아니면,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일 수도 있었다.
그 모두 우리와는상관은 없었다. 안드로이드 몸에 침입을 할 만한 생물은 아마 없을 것이었다.
전투용 안드로이드뿐만 아니라 외계 행성용 안드로이드들은, 외피가 단단하게 만들어져 있었다.
오래전 에어리언 영화의 에어리언 정도가 아니라면, 일반 안드로이드들도 쉽게 파괴되지 않을 것이었다.
그래도 그들과 일정한 거리를 둔 곳에 셔틀을 착륙시켰었다.
모르는 곳에 갈 때는 평상시보다 더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
과학자들은 지표의 시료를 채취하기 시작했다. 지표에 내려와서 식물을 살펴보던 탐사대장이 이야기를 했다.
"여기의 식물들은 특이하네요?"
"뭐가, 그리 특이합니까?"
"이 이끼 같은 식물은 표피를 보호하기 위해, 지나치게 두꺼운 피막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정도의 피막이라면, 광합성을 하는 데는 비효율적일 것인데요?"
그의말대로 이끼처럼 생긴 식물을 보니, 큐티클 층이 지나지게 두꺼웠다.
이런 식물을 먹어치우려면 이빨도 단단해야했다. 씹고 소화시키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었다.
이곳의 동물들이 왜 그러한 형태를 하고 있는지도 이해가 되었다.
탐사대장은 다양한 측정 장치를 꺼내, 여러가지 수치를 측정하기 시작하였다.
"와! 여기의 자외선 수치가 순간적으로 지구표면의 10배가 넘었습니다. 저희가 안드로이드의 몸이 아니었다면, 피부가 바로자외선에 화상을 입었을 것입니다."
평상시의 자외선 조사량이 1.5배이라고 해도, 태양풍이 불어 닥치면 순간적으로 10배 이상으로 증가하는 듯했다. 식물들이 왜 두꺼운 큐티클 층으로 보호하고 있는지도 이해가 되었다.
식물도 그렇고 동물도 육상진출에는 매우 큰 노력이 필요했을 것이었다. 그것이 이 행성의 문명 발달과 우주 진출이 늦은 이유인 것 같았다.
여기의 생명체들에게는 우주 진출에 앞서서 강력한 진입장벽이 있었다.
그것은 육상으로의 진출이었다. 그들이 경우 육상에 진출을했을 때, 우리가 우주선을 타고 내려왔다.
"여기는 두꺼운 구름층에도 불구하고, 강한 자외선이 내려 쬐는 모양이군요. 그러고 보니 짙은 구름층에 비해서, 주변의 밝기가 굉장히 밝군요. 지구의 한낮의 밝기와 비슷하겠는데요?"
"네. 그 정도의 밝기는 되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이곳이 태양과의 거리가 가까운 곳이라는 것이죠. 그리고 이곳의 태양은 태양계의 태양보다 활동이 더 활발하다는 거겠죠."
이곳의 항성은 태양보다 더 젊고 활발히 활동을 했다.
그래서 화성과 지구 사이 정도의 거리에 위치하는 TESS-167d가, 인류가 살기에 적합한 행성이 될 수 있었다.
문득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 전체가 빛나는 새하얀 하늘이인상적이다.
이곳에는 밤이 그리 길지 않을 것이다. 구름에 산란되는 빛으로 오랜 여명이 밤의 상당부분을 차지 할 것이다.
그것도 나름 운치가 있을 것 같았다.
"이곳의 하늘은 지구의 푸른 하늘이 아니라, 빛나는 하얀 하늘이군요."
독특한 아름다움에 말을 한 것이나, 탐사대장은 그 의미를 다르게 받아들였다.
"하늘 전체가 두꺼운 구름층에 막혀 있으니……. 이곳에서 미래에 태어나는 인류들은, 지구와 같이 태양이나 별들은 보지는 못하겠군요. 아쉬운 일입니다."
우주 과학자다운 말이었다. 그의 오해를 정정해 주었다.
"여기가 인간이 살기 적합한 곳이 아니라면, 이곳에서 인류를 번식시키지는 않을 겁니다. 이곳은 TESS-167d를 점령하기 위한 교두보로서만 사용될 것입니다. 뭐, 그전에 보다 상세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하겠지만요."
"네, 저도 여기에서 저희의 후손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탐사대장은 은근히 감성적이었다. 그러한 부분은 개척단에 해가 될 수도 있었다. 우리의 목적은 외계종족을 연구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을 행성에서 몰아내고, 그들의 서식지인 차지하는 것이었다. 그의 감성적인 성격은 문제가 될 수 있었다.
그는 개척단의 2번째 순위의 지휘관이었다. 개척단장의 부재시 그가 개척단을 이끌었다. 그의 다음이 총사령관이었다.
개척단은 AFTER LIFE사의 의사를 반영하는 조직이었다. 1순위가 AFTER LIFE사의 관계자, 2순위가 과학자, 3순위가 군인이었다. 2순위의 지휘관이 감성적이어서는곤란했다.
***
그러한 감정을 표시하지 않고, 그에게 부드럽게 지시를 했다.
"그럼, 셔틀 한대는 여기에서 시료들을 체취하고, 나머지 한대는 이 주변을 둘러볼까요? 탐사대장은 저와 같이 셔틀을 타고, 이 주변을 둘러보시죠."
"네. 알겠습니다.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팀을 반으로 나누어, 한대의 셔틀은 시료를 채취하는 작업을 계속하였다.
나머지 한대는 행성의 상공을 날아 행성의 표면을 관찰했다.
이 행성은 행성 내부의 대류가 활발하지 않은 것 같았다. 화산이나 대규모 지각 활동에 의한 높은 산들은 보이지 않았다. 두꺼운 대기층으로 운석에 의한 크레이터도 없었다.
이러한 특징들을 보아 지각 내부의 맨틀의 활동이 지구만큼 활발하지 않은것 같았다.
그것은 이 행성의 자기장의 형성에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었다. 지구보다 약한 자기장은 태양풍을 막는데 취약했다.
육지는 대부분의 평지로, 초록색 식물로 덥힌 융단과 같은 모습이었다. 육지에 빈틈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식물들이 종류는 다양하지 않지만, 대단히 번성하고 있네요?"
"제가 보기에는 식물들이 육상으로 올라온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것이겠지요. 그리고 육상의 동물들도 마찬가지 같습니다. 아직 종류가 다양하지않은 것 같더군요."
"그럼, 지상의 경우는 우리의 위협이 될 만한 종족은 없다고 봐도 되겠습니까?"
"아직 판단하기는 이릅니다만……. 아마 그럴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데 신기하네요? 여기의 태양은 얼마나 되었죠?"
"우리의 태양보다는 조금 더 젊은, 43억년 정도 되었을 것입니다."
"생각보다는 차이가 크지 않군요. 생명체들의 육지로 진출이 늦어졌다는 것이 신기하네요. 생물들이 육지로 진출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을 건데요."
"그게 제 생각으로는 높은 자외선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지구의 생물들도 자외선을 극복하고, 지표로 올라오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으니까요."
탐사대장은 이어서 TESS-167d에 대해 언급을 했다.
"사실 지구도 생명체들이 지상으로 올라 온 것이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TESS-167d가 어쩌면 특별한 것일 수 있습니다. 지구보다 항성에서 먼 거리에 있으니, 육상진출에 상대적으로 수월했겠지요."
"그렇군요."
"이 행성은 평상시에도 지구보다 1.5배나 높은 자외선이 내려 쪼이고 있습니다. 때로는 10배도 넘어가더군요. 이곳의 생명체들은 수중 생태계에서 육상으로 올라오는데, 지구보다 몇 배는 더 힘들었을 것입니다."
"음……."
"그래서 식물의 경우도 두꺼운 피막으로, 세포를 보호하고 있는 것입니다. 육상생물들도 두꺼운 갑각을 지닌종류나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껍질을 가진, 소라나 달팽이 같이 생긴 녀석들이 대부분인것 같습니다."
"그래도위에서 내려다보니, 상당히 큰 녀석도 있는 것 같던데, 그들이 위험하지는 않을까요?"
"가까이만 가지 않는다면, 큰 위험을 주지는 못할 것입니다. 저렇게 무거운 몸을 가지고, 빠르게 움직이기 어려우니까요."
"......."
"육식 동물로 보이는 녀석들도, 거대한 집게로 초식동물의 두꺼운 갑각을부수는 방식으로 진화를 해서 덩치가 상당히 크더군요. 저런 몸으로는 저희에게 위협이 될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지는 못합니다."
"......."
"한마디로 이곳의 육상세계는 시간이 느리게 가는 세상입니다. 저들은 우리의 움직임을 쫒아 올 수는 없습니다."
"그럼,기생체나 박테리아, 바이러스의 경우는 어떤가요?"
"그들은 대부분 숙주에 맞게 적응을 한 상태입니다. 이들이 숙주를 바꾸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사실 우주전쟁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바이러스로 외계종족이 멸종하는 경우는 드문 케이스입니다."
결론적으로 이 행성의 육상에는, 개척단에게 해가 될 만한 생물은 없다는 이야기였다.
"음. 그렇군요. 그럼, 바다쪽으로 가볼까요?"
셔틀은 방향을 돌려 바다로 갔다. 바다에는 다양한 생물이 넘쳐났다.
우리에게 익숙한 물고기처럼 생긴 생물부터, 거대한 고래처럼 생긴 생물까지, 지구의 바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생물과 비슷한 종도 많았다.
반대로 꿈속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기괴한 생물들까지, 다양한 수상생물들이 살고 있었다.
이 행성은 수상생물들의 행성이었다.
이렇게 바다를 가로지르고 가는 중에, 특이한 생물들을 보았다. 이들은 마치 인어처럼 보였는데, 무리를 지어 사냥을 하고 있었다.
그들의 손에는 작살처럼 보이는 무기를 들고 있었다. 그들은 거대한 고래처럼 생긴 생물을 둘러싸고 작살과 같은 무기로 공격을 하였다.
집단 사냥을 하는 것으로 보아, 상당한 지능을 가진 것으로 보였다.
우리의 셔틀이 그들의 머리 위로 지나가자, 일부는 하늘의 처다 보았다.
그들의 얼굴은 자외선을 막기 위해, 두꺼운 비늘로 덥혀 있었다.
생긴 모습은 아름다운 인어보다, 공포영화에 나올 머맨(Merman)에 더 가까웠다.
이 행성의 생명체들은 지상보다 바다에 더 발달해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이 행성을 이집트 옛 언어로, 바다의 나라라는 뜻을 가진 [타-메라] 라고, 이름을 정했다.
셔틀은 바다의 탐색까지 마쳤다. 지상에서 시료를 채취하고 있는 셔틀과 함께, 우주선으로 되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