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화 〉200. 악마는 사악한 웃음을 짓다.
*악마는 사악한 웃음을 짓다.*
테라 정복을 위한 작업은, 착실히 진행되고 있었다.
작은 불씨에 불과하던, 악마 숭배자 무리는 점점 세력을 키워 나가기 시작하였다.
그들과 케타의 신을 섬기는 무리들 사이에 종교전쟁이 일어났다.
처음에는케타와 텐에 대항하여 저항하던, 프라들의 무리들이 열세였다. 그래서 개척단이 전쟁에 은밀히 개입했다.
악마숭배자 무리에 대한 지원이 들어갔다. 그들에게 중요한 정보를 제공했다.
케타들이 관리하고 있는 텐의 여왕들에 대한 정보였다.
악마숭배자들은 제공한 정보와 무기로, 텐의 여왕들에 대한 탈취작전에 들어갔다.
이 작전에는 막스와 개척단의 특작대(특수 작전부대)가 참여했다.
프라(켄타우루스)의 안드로이드를 입고, 악마숭배자들과 함께 작전에 나섰다.
그들은 이때를 위해 준비한 군대였다.
막스와 그 무리들은 텐의 여왕들이 숨겨진 비밀장소를 점거했다. 그렇게 텐의 여왕들을 손에넣었다.
텐의 여왕을 손에 넣자, 전쟁의 분위기가 반전이 되었다.
텐은 집단 지성체를 가진 강한 종족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존재에도 뒷문이 있었다.
그것이 여왕이라는 존재였다. 여왕은 집단 지성체의 정점이었다.
그래서 텐의 여왕이 생각이 바뀌면, 그 군집의 전체의 사고가 바뀌었다.
우리는 텐의여왕을 세뇌시켰다.
그녀들은 케타의 신을 버리고타-메라의 악마를 믿게 되었다. 그러자 그 여왕 밑에 있는 텐들도 모두 악마숭배자가 되었다.
전쟁의 시작은, 케타에 대항하여 타-메라에서 지원하는 악마숭배자들이 일으킨, 소수 프라들의 작은 반란이었다.
이 전쟁은 시간이 흐를수록, 케타와 프라, 텐 3종족이 서로 뒤엉켜 버린, 진흙탕 싸움으로 번져나갔다.
거기에다가 하늘에 떠 있는, 타-메라에서 온 악마의 거대한 우주선(에그 1호)은, 테라의 종족들에게 공포를 심어 주었다.
어쩔 수없는 존재에 대한 두려움은, 악마의 존재를 더욱 부각시켰다. 그리고 가끔씩 그들의 하늘에 내 모습을 홀로그램으로 띄웠다.
무시무시한 악마의 모습이었다.
그러한 영향으로 케타를 버리고 악마를 신으로 믿는 프라들의 숫자가 늘었다. 그리고 그들에 의해 탈취되는 텐의 여왕들도 증가했다.
***
시간이 흐를수록 테라의 종족들은 종교전쟁에 빠져, 우주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어졌다.
하늘에 떠있는 타-메라의 우주선은 일상적인 것이 되었다.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던 것이 이상하지 않게 된 시절처럼…….
개척단이 그들의 전쟁을 거드는 일이 줄어들게 되었다.
이렇게 여유가 생기자, 더욱 빠른 속도로 달의 거점을 발전시키기 시작하였다.
이때는 라-메라를 처음 건설하던 때와 달랐다.
모든 것이 다 준비 된 상태였다. 에그 1호에는 많은 장비들이 실려 있었다.
그때와 달리 많은 자원과 시설을 거점개발에 쏟아 넣을 수 있었다.
멀티에 SCV를 대규모로 보낸 것처럼…….
박테리아가 세포분열을 하다가,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는 것처럼…….
일정 이상의 단계에도달하면, 그 다음부터는순조로웠다.
달의 거점과 개척단은 빠르게 성장을 했다.
벌써 테라의 궤도에 대규모 우주정거장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동시에 테라 행성의 전쟁의 승패가 결정되면, 그들을 태우고 타-메라로 이동시킬 우주선들도 제작되고 있었다.
이들을 타-메라 행성으로 이주 시킨 후, 테라 행성을 테라포밍할 계획이었다.
***
테라에 사는 생명체들에는 미안하지만, 이 행성의 생명체들은 모두 사라질 것이다.
그 자리를 지구의 생명체들이 자리 잡을 예정이었다.
그것을 위해서는 테라의 모든 생명체들을 사멸시켜야했다. 이 행성을 정화할 생물학무기가 이미 만들어져 있었다.
니들 1호에 있는 메인 컴퓨터의 숨겨진 기능이 발동을 했다.
그 기능은 특정 행성의 생명체를 분석하여, 그들을 멸종시킬 수 있는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만들어 내는 기능이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들은, 이 행성의 생명체들의 면역체계를 회피하도록 설계되었다.
이 바이러스가 살포되면, 이 행성의 모든 생명체들은 바이러스에 감염이 될 것이었다.
테라 행성의 모든 생명체들이 사라질 때까지, 이 바이러스는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그것은 감염시킬 모든 생명체들이 사라진 이후에야, 작동이 멈추는 독종이었다.
궁극의 종말의 무기였다.
이런 무기를 가지고 있음에도, AFTER LIFE사의 회장이 사용하지 않은 것을 보면, 그는 인류를 파멸시킬 생각은 없었다.
그는 정말로 인류를 이 우주에 번영시킬 생각이었다. 지나치게 과격한 방법을 사용하긴 했지만…….
바이러스가 모든 생명체를 죽인 이후에는, 박테리아들이 활동을 할 것이었다.
이 박테리아들은 테라의 생명체들의흔적을, 지구의 생명체들을 위한 양분으로 변화시킬 것이었다.
이 바이러스들과 박테리아의 유전자 내부에는, 시한폭탄처럼 유전자사슬이 파괴되는 장치가 되어 있었다.
이들은 자신의 역할을 마치고 6개월이 지나면, 자동으로 모두 파괴되게 만들어져 있었다.
이것들은 순수하게 지구와 다른 행성을 테라포밍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들이었다.
당하는 입장에서는 끔직한 무기였지만…….
테라포밍이라는 것 자체가 상대방에게는 무자비한 짓이었다.
그들이 풍요롭게 바꾼 땅에, 지구의 새 생명들이 빠르게 자리를 잡을 것이었다.
5만 명의 개척단의 인원이 이곳에서 인류와 지구의 생명들을 돌볼 것이었다. 안드로이드의 몸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할 때가지…….
그들은 그 역할을 마친 이후에 지구로 돌아 올 수 있었다.
적들이 서로 싸우는 동안에, 이러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AFTER LIFE사의 매뉴얼에 따라서…….
***
이제 달에 있는 기지에서 테라의 전쟁의 결과를 기다리면 되었다.
테라의 전쟁은 우리의 개입으로, 악마숭배자들의 승리로 끝날 것이었다.
시간은 우리의 편이었다.
테라의 생명들의 마지막 시간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있었다.
그때 탐사대장이 보낸 선물이 도착했다.
일전에 내가 주문한 악마의 형상을 한 안드로이드였다.
이 안드로이드는 남자 연구원들의 성적 판타지를,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작품이었다.
상자를 개봉하자 감탄을 했다.
꼬리에 섬세하게 나있는 돌기랑 남성의 그곳에 그들의 예술혼을 몽땅 때려 박은 듯했다.
나쁜 남자의 표본과 같은 사악하고 잘생긴 얼굴은 덤이었다.
그 몸에 들어가서 혀를 내밀자, 끝이 두 갈래로 갈라진 기다란 혀가 입 밖으로 빠져나왔다.
이 혀는 그녀의 아주 깊은 곳까지 파고 들어갈 것 같았다.
남자들의 상상력에 감탄을 했다.
이 안드로이드를 만드는데, 그들 자신들의 성적 판타지를 모두 집어넣은 것 같았다.
달 기지에 있는 안젤라에게 연락을 했다.
-내 방으로 와 달라고……. 지은이 모르게…….-
그녀는 바로 내 의도를 알아차렸다.
그녀는 들뜬 목소리로 바로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예쁘게 하고 갈 거니깐. 기대하라고!"
그녀는 자신 있게 말했다.
기대가 되었다.
그녀가 내방으로 들어와 이 모습을 본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
"크, 크, 크."
외모에 어울리는 사악한 웃음소리가 방안에서 메아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