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화 〉0층 인생 4화
"자 다들 오늘하루도 고생 많았어요
이번주 급여입니다."
드디어 길고도 길었던
일주일이 끝나자 반장이 급여봉투를
하나씩 건네주며 인사를 건네었다.
"어이 배수씨 내일도 출근할꺼야?"
이곳에서는 주5일 근무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주말도 없었으며
그냥 쉬고 싶은 날이 주말이 되었다.
"아니요 저도 남들처럼 돈들어 온 날은 술먹고
하루종일 자면서 휴식해야죠"
"그럼 우리랑 같이 한잔 할까?"
"좋죠!"
재배수는 그렇게 친해진 동료들과 함께
마을에서 하나뿐인 주점으로 이동했다.
고수리는 모험단에 소속된 이후에는
한번도 만나본 적이 없었다.
아마도 벌써 재배수에 대한 것들은 잊었을지도 모른다.
스마트폰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연락할 방법도 없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인연이 끝났다고 생각한 재배수는
매일 돈이 들어오는 날이면 완전 취할 때 까지
퍼마시는게 일상이 되었다.
재배수가 받은 일주일치의 급여는 8000원으로
기존의 세계로 친다면 8만원 정도의 금액으로
무척 적은 돈이지만 숙식을 무상으로 제공했고
딱히 돈이 부족해서 죽을 정도도 아니었다.
이곳에서의 국밥 즉 가장 무난하고
가성비가 좋은 음식은 250원으로 0을 하나 더 붙여 2500원
정도라고 생각하면 계산하기 쉽다.
"내일은 쉰다고 쳐도 하루 쉬니까
그 다음날은 야근해야겠지?"
"형님! 술마시는 동안에는 일이야기는 ㄴㄴ해요"
"어허,,, 미안 미안,,,
내가 태생이 일중독이라서 그런가 보다
너도 잘 알잖아 일만 오지게 했다가
이혼했다고,,,"
이곳 시작의 마을에서는 지금 한창
개발붐이 일어나고 있었지만 아직
오락거리는 만들어지지도 않았고
유일한 오락이라고 해봤자
하나뿐인 이곳 주점에서 술이나 먹는 것이다.
그래서 다들 할것도 없고
그냥 빨리 빨리 완공을 하여 그때 돈을 쓸 생각으로
야근 수당을 받아가며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배수야 그거 들었어?"
J반은 글쎄 축구장을 만든다고 이동했더라
와따마 깡촌이었던 곳이 이제는 축구장도 만들어?"
"허허허,,,
축구는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축구장 정도의 크기면 공연이나 콘서트도 하겠죠?"
"당연하지 임마~!
그때 총알 부족하지 않게 돈이나 벌어야겠어"
그렇게 오늘도 땅을 파고 흙을 지상으로 올리는
작업을 하다보니 벌써 23시 55분이 되어갔다.
아참 시간의 경우는 엄청나게 잘난
기계공이 시계를 직접만들어서 왕에게 조공했고
왕은 그 시계공을 왕정 전속으로 고용하고
마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시계탑을 만들었다고 들었다.
김1세 100일
"뭔가 몸이 이상해요!"
퇴근 도장을 찍기 위해서 줄을 서던
수 많은 사람들이 뭔가 이상한 현상을 경험하고 있었고
그중에는 물론 재배수도 포함되었다.
[축하드립니다.]
[당신의 특성은 브리더 관련 계열로]
[키워드 사육, 축산, 농업, 임업, 조합, 유전자 등 등]
[앞으로의 성장에 따라 새로운 키워드가 개방됩니다.]
"반장님! 반장님! 저 드디어 특성이 열렸어요!!!"
"야임마 나도 열렀다고!!!
드디어 모래먼지 폭풍인 이곳에서 탈출 할 수 있는거야!"
노동자들은 그날을 노동해방의 날로 선포하여
날짜의 맨 뒤가 0인 날을 휴일로 지정하게 해달라고
왕정에 요구하였고
왕정은 이를 수용하여 10일 간격으로 공식적인 휴일이 생겼다.
"전 반장님은 좋겠어 설마 특성이 지하탐색이라니
바로 왕정에서 헤드헌팅을 당했다니 부럽다 정말
배수야 너는 뭐 농부라고 했나?"
"아니 브리더!
브리더라고 몇번을 말해요"
"에휴~그게 농사하고 소키우고 닭키우고 하는게 다 같지 뭐"
재배수는 계속해서 브리더는 완전 개념이 다른
전문직이락 말했지만 이런 분야에 흥미가 없는 사람들은
설명을 듣고나면 그냥 쉽게 농부나
축산업하는 정도로 취급을 하였고
재배수는 그게 무척 불만이었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정도로 취급을 하였기 때문에 사실상
특성이 공백이었을 때랑 별 다른
대우의 변화가 없었고
그 결과 오늘도 새로운 거주지를 만들기 위해
지하에서 열심히 땅을 다지고 있었다.
"너나 나나 개고생하는건 어딜가나 똑같구만
어때 끝나고 술이나 한잔할까?
삽질 상 등급 특성인 내가 쏜다 쏜다~!"
그렇게 동료들과 함께 항상 찾는 단골 주점
마을에 하나뿐이니 다들 이곳이 단골일 것이지만
사장인 NPC는 자기 집 단골 VIP가 왔다며
장난을 받아주는 무척 인간미가 넘치는 분이셨다.
"어라 배수 오빠맞지?"
테이블을 고르기 위해
안쪽으로 들어온 재배수에게
다른 테이블에서 벌떡 일어난 여성이 달려들었다.
"히힉! 누구세요
저 돈도 별로없다고요!!!"
재배수는 혹시나 꽃뱀과 같이 사기를 당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마음에 큰 소리로 돈이 없다며
여성을 밀쳤지만
"오빠 너무해!"
"어라? 혹시 고수리야?"
"정말 이제야 알아보는거야?
그거 정말 여자에게 큰 실례인거 몰라?"
분위기가 이렇게 되자 재배수의 동료들은
그 둘에게 테이블을 하나 양보하였고
"휴~! 휴~! 커플 축하한다 마~!
내가 쏠테니 걱정하지 말고, 둘이 재미있는 시간 보내라고"
"아니 형님들..."
그렇게 어찌 어찌 재배수와 고수리는
단 둘이 같은 테이블에 앉게 되었다.
"흠,,, 그래 음식은 뭐로 먹을래?"
"저는 저쪽 테이블에서 이미 밥 먹었어요
따뜻한 우유나 한잔할께요
저 걱정말고 오빠 먹고 싶은거 주문해요"
고수리는 뒤쪽을 지목하면서 자신의 파티원들을 보여주었다.
"오빠는 그동안 잘지냈어요?"
고수리는 우유를 음미하면서 물었다.
"나야 뭐 매일 매일 삽질이나 하면서 보내고 있었지
모험가인 너는 마을 밖에도 나가봤지?
거기에는 뭐가 있어?"
재배수는 자신의 우울한 생활을 이야기 해봤자
재미도 없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화재를 빠르게 고수리쪽으로 넘겨주었다.
"흠,,, 뭐 그냥 평범해요
마을 외곽에 나가면 정말 넓은 잔디밭에
수 많은 언덕과 동굴도 있고 절벽도 있고"
"몬스터 같은 것도 있어?"
재배수의 질문에 고수리는 살짝 웃으면서 답해주었다.
"몬스터라기 보다는,,,
좀 다른 분위기를 풍겨주는 다양한 색의 달팽이가 있어요"
고수리는 마을 외곽 즉 필드에는
다양한 색의 달팽이가 있으며
빨강, 초록, 파랑, 검정색이 있으며
각자 껍질색만 다를 뿐이지 사실상 같은 놈들이었다.
특히나 가장 고가로 거래되는 것은
형광 달팽이의 껍질로 당연히 껍질이 형광빛을 돌고있으며
매우 출현 빈도가 낮아
거의 귀금속으로 취급되어서
왕정에서 가장 고가로 구입하는 상품 중에 하나였다.
미국에서 금본위제로
금=달러로 화폐의 가치와 신용을 보장했던 것 처럼
왕정에서는 형광 달팽이의 껍질을 금 대신으로 취급하였다.
"대부분 파티로 움직여서
달팽이 사냥은 기본이고
나간 김에 목재나 광물을 부가 수입으로
챙겨오는 정도?"
"뭐야 수리 너는 약초나 그런 채집 특성 아니야?"
"네 그렇지만
약초라고 아직 밝혀진 것들도 없고해서 팔리지도 않아요 ㅎㅎ
그리고 지금 배수 오빠 일하시는 것 처럼 건설붐이라
거기에 필요한 자재들이 비싸고 안정적으로
거래되고 있어서 다들 약초는 쳐다보지도 않는걸요"
"아참 말이 나온김에 오빠는 무슨 특성을 받았어요?"
고수리는 이제 자신의 이야기를 그만하고
재배수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지
초롱 초롱한 시선을 보내며 말했다.
"나는 특성은 브리더라고 나왔어,,,
그냥 뭐 사육사 농부 그런쪽이라고 생각하면 편해"
"정말?! 브리더는 그래도 좀 다른거 아니야?
완전 그 분야에 대해서 공부해야 하잖아"
"고 수리야!!!!"
재배수는 그렇게 강아지 부터 고양이에 대한 것 부터 시작으로
자신이 키웠던 소와 닭 오리 거위
그리고 친척의 말 양 파충류 어류까지 정말로
혼자서 흥분을 하여 막 이야기를 폭발하듯이 시작했다.
"그러니까 파충류의 탈피는 말이야"
"그,,,그게"
오빠, 정말 저도 좋아하는 이야기지만
너무 길어서 오늘은 다 못듣겠어요
한가하게 차라도 마시면서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아직 그런 카페도 없네요"
고수리는 생각보다 길어진 이야기에
마을에 하나뿐인 주점을 이용하기 위해서
길게 줄을서고 있는 사람들을 보니
빨리 테이블을 비워줘야겠다는 생각이 들며 말했다.
"아참! 나 특성을 얻을 때 보상으로 토지를 받았는데
나중에 같이 가볼래?
아직 나도 안가봤지만
내 땅이라면 여유롭게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재배수는 브리더 특성을 받았을 때
[보상-소규모 토지]
라는 항목이 뜨면서 특성한 좌표와 함께
열쇠를 받았지만 일이 바쁘고 생각보다
마을에서 멀리 떨어져있어서 혼자서 가기에는
몬스터가 나올까 무서웠지만
모험가인 고수리가 함께라면 안심이 된다며 초대했고
"넵 좋아여
그럼 이번 주말 10시에 광장앞에서 만나요~"
그렇게 고수리와 약속을 하고는 손을 흔들면서 작별을 하자
재배수의 동료들은 실컷 커플이라 부럽다면서 놀리기 시작헀다.
"그만들해요 형! 저 먼저 들어가요"
"어이 숫총각 지나간다 길을 비켜라~!"
끝까지 놀리는 형들이었지만
약속한대로 재배수가 먹었던 밥과
고수리의 우유 값을 흔쾌히 웃으며 내주었다.
작별인사를 끝낸 재배수는 역시나 항상 이용하는
주점의 가장 싼 방을 빌렸다.
"이히힝~! 오빠 간지럽다니깐
그,,, 그만하햣!!!"
"젠장! 발정난색기들은 왜 항상 내 옆방이야?"
재배수는 혹시나 자신이 받은 토지에
엄청나게 의리 의리한 성이라도 있으면 어쩌지
라는 김치국을 마시면서 혹시 잘하면
고수리와 함께 생활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얼굴이 화끈해지면서 잠을 자지 못했다.
"이거 이거 배수야 밤에 뭘 했는데 힘이 없어"
"죄송합니다. 좀 잠을 못자서 피곤해서 그래요"
피로에 쩔은 재배수의 삽질이 영 시원치 않자
선배들이 다가와서 물어보았다.
"어잌쿠 설마? 배수이거 이제 아빠되는거 아니야?"
다들 뭔가 이상한 생각이라도 했는지
실컷 재배수를 놀리더니
평소라면 힘을 팟팟 써야지 하면서 참견했을 텐데
오늘은 말로만 놀리고는 금방 각자 자신의 일에만 집중했다.
드디어 주말인 김1세 130일
재배수는 약속시간보다 1시간 이른 9시부터
숙소에서 나와 천천히 마을을 구경하며
약속 장소인 광장으로 이동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