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6화 〉성장 1화 (46/82)



〈 46화 〉성장 1화

"응! 그럼 영양분이 많은 고기가 필요해 굽지 않은
생고기면 좋겠어."




"고기라면 달팽이?"



재배수는 반찬투정을하는 유레이가 귀엽게 보여서
달팽이 스테이크라도 금방 냉장고에서 가져올 생각이었지만



"달팽이 말구! 저번에 줬던 사람 고기는 더 없어?"






유레이의 사람고기라는 말에 재배수는 처음에는
장난이지 싶었지만
평소와 다를바 없는 말똥말똥하고 깨끗한 눈동자를
반짝거리는 정령이 굳이 이런 장난을 칠 이유가 없었다.


"인육? 유레이는 육식이었어?"

"아니 아니,,, 뭔가 오해하는 것 같은데"


유레이는 점점 표정이 굳어가는 재배수를 안심시킬려는
것인지 자신이 말한 사람고기는 예전에 0층에서 전쟁이
발생하여 농장에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하다가 제티나에게
당한 병사들의 시신을 묻어준것을 의미했다.

뿌리를 뻗어나가면서 안치된 시신까지 영양권에 들자
자연의 흐름대로 육체는 다른 식물들의 영양분이 되어가는
그런 느낌으로 말한것이었다.




"하긴 자연의 입장에서는 사람이든 수인 그리고 동물도
같은 취급이지 그래도 내가 사람을 해칠 수는 없으니
달팽이나 사바 거북이가 죽거나 혹은 손질하다가 남은
부분이 있으면 따로 챙겨줄게"



재배수는 그렇게 유레이와 손가락을 걸고 약속하자
일단은 만족했는지 유레이도 다시 자신의 본체인 나무로
돌아갔다.






"야 카냔 정말 그렇게 바르는 게 맞아?"




샤워가 끝난 욕실에서는 건조해진 피부를 촉촉하게 만들고
뭉친 근육을 풀기위해 카냔이 고수리의 등 위로 올라타고는
오일을 발라주기 시작했다.




"제티나 언니에게 배운 기술이다냐 여기?
아니면 살짝 아래?!"




"히잌!"




이상한 소리로 괴성을 지르던 고수리는 이젠 참을 
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면서 오일통을 들고는 카냔에게
뿌리며 카냔의 살랑거리는 꼬리를 양손으로 말아 잡아
비비자 이번에는 카냔이 항복을 선언하면서 요란했던
샤워시간이 마무리되었다.




"다들 그만나와서 밥먹어~"

요리를 거의 끝낸 재배수가 노크를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카냔과 고수리가 나왔다.



"오호~! 오늘도 호화스러운 밥상이네 오빠"

역시 집에서 먹는 집 밥 만큼 맛있는 요리는 없는 것 같다.

요리의 맛을 떠나서 함께 있어 즐거운 가족과 같은
동료들과 먹어서 그런지 시끌시끌 웃음이 끊이지 않는
밥상이었다.






재배수의 래브라두들국과 지하1층 쉬머쉬국이 국교를
수립하고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쉬머쉬국의 관광객이
0층으로 여행을 오게 되었다.

6명 정도로 무척 소규모 관광객이었지만
농장 문을 열고 들어오자 재배수와 고수리는 꽃다발을
건네주었고 옆에서 카냔은 혼자서 춤을 추며
환영인사를 해주었다.



“환영 합니다~ 어서 오세요.
대도시가 아니라서 심심할지는 모르겟지만 휴양한다고
생각하시고 편하게 즐겨주세요”





“뻥 뚫려 지평선까지 보인다니 벌써 감동을 받았어요!"




"일단 짐은 이곳에 두시고 거북이랑 달팽이 먹이주기
시간을 가질게요."



농장의 단골 코스인 먹이주기로 관광객들을 맞이해주자
먹이통에서 사료를 꺼내는 부시럭 거리는 소리를 들었는지
달팽이들과 거북이들이 벌써 흥분을 하기 시작했다.



"달팽이들은 얌전하니 천천히 주셔도 되는데 거북이는
위험하니 절대로 뛰거나 무섭다고 밥을 던지면  됩니다!"





재배수와 카냔의 보조로 사고 없이 다들 즐겁게 먹이주기
프로그램을 끝내었다.


버섯정령들의 몸에서 맛있는 냄새라도 나는 것인지
달팽이들은 밥보다는 정령들의 몸을 타고 올라가며
간지럽히는 등 약간의 귀여운 사고들이 있었지만
다들 웃으면서 좋아했다.




"다음은 저희 농장의 특산품인 달팽이 크림과 샤워시간인데
아직 장소가 협소해서 남녀 시간을 정해서 들어가야
 것 같아요."


재배수는 관광객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는 서둘러서 한쪽에
노천탕을 만들었지만 아직 일손도 부족해서 탕이 하나만
운영되고 있었다.

이것도 자연적으로 뜨거운 물이 올라오는 온천이 아니라
인공적으로 불을 때워서 따뜻하게 만드는 구조라서
공사 기간도 오래 걸리고 물을 데우는 시간도 오래 걸렸다.



남성들이 먼저 탕으로 들어갔고 남은 여성 관광객들은
고수리가 아름답게 관리한 인공 호수를 한 바퀴 산책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자 타이밍 좋게
남성들과 교대가 가능했다.



먼저 나온 남성들 또한 각자 자유시간으로 일부는
잠을 자거나 또 호수산책을 하고 달팽이와 노는 등
각자 자유롭게 남은 시간을 보내었다.




"자 아쉽지만 이번 농장투어의 마지막 시간인 저녁 바비큐
시간입니다."





"오호! 달팽이는 처음 먹어봐요 이 풀덩이도 나는 처음
보는데? 독은 없겠지?"



각자 즐겁게 육식성 버섯은 달팽이스테이크를 먹고
초식성인 버섯들도 처음 보는 채소를 날로 혹은 불에
구워 더욱 부드럽고 고소하게 바베큐를 즐겼다.


"아휴~ 설거지는 제가 담당인데 그냥 두세요."




관광객들의 바베큐가 마무리되어가자 식기들을 정리하던
고수리는 설거지는 자신의 역할이라며 옆에서 거드는
손님을 말렸다.


"아쉽지만 저희 농장은 아직 숙소가 준비되지 않아서
숙박은 밖에 마을에서 이용 할 수 있어요.
여기 카냔이 안내를 해줄 테니 따라가 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앞으로 여행 일정이 어떻게 되시는지는 모르지만
또 농장에 방문하고 싶으시면 언제든지 찾아와주세요~"






"모두 나를 따라와라냥! 완전 어두워지면 길이  보이니
서둘러야겠다냐아"




저녁이라 밤눈이 좋은 카냔을 안내역으로 보내었고
마을에서는 이미 재배수가 미리 관광객이 온다고
숙박시설과 따로 부대시설들을 예약을 했기에
남은 여행일정 모두 편안하게 놀다갔으면 좋겠다고
재배수는 관광객들의 뒷모습을 보며 기도해주었다.


"수리야 그릇이 좀 많이 남았어."





테이블 정리를 하면서 재배수는 잔반처리를 하고 접시를
설거지를 하는 고수리에게 전달해주었다.

남은 잔반들은 예전에는 소각하거나 밭에 뿌려 비료로
사용했지만 유레이가 부탁했던 내용이 생각나서


"이 나무뿌리가 맞나? 유레이씨?"



",,,"


"평소라면 바로 대답해주는데 말도 없네."



재배수는 그래도 이렇게 굴 찍한 나무뿌리는 유레이씨의
본체인 삼색 나무뿐이라 생각하고는 잔반을 뿌리 근처의
흙을 파고는 묻어주었다.





"오빠~ 오빠! 신문 봤어요?"


"응? 신문이 있어?"




"지하1층 신문인데 이번에 다른 관광객들이 가져왔어요.
여기에 저희 농장투어 후기가 대박!
정확하게는 0층 전체가 엄청 만족했다는 걸요?"




후기를 읽어보면

[처음 지하1층에서 0층까지 올라가는 길은
레브라두들국에서 관리하지 않아 약간 번거롭다.]


[출입국 절차를 통과하면  도시가 나오는데
이곳은 입국장 도시라서 많이 발전되어있었다.]


[완전히 입국장을 빠져나오면 쉬머쉬국에서는 볼 수 없던
초록색의 들판과 지평선, 높고 푸른 하늘에 구름까지  수
있다.]

[농장체험은 크게 색다른 것은 아니지만 처음 보는 생물인
사바사바 거북이랑 달팽이가 너무 귀여웠고
달팽이의 크림으로 하는 마사지는 보습력이 매우 좋아
기념품으로 추천함

단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아서 남녀가 같은 탕을 두고
교대하는 시스템은 불편함]



[달팽이 스테이크 개꿀맛 냠냠!]



[다른 분들은 농장과 들판에만 만족했을지 모르지만
저는 자유일정시간에 0층의 지하로 내려가 봤는데
좀 길이 험했지만 내려가면 어둡고 습하고 좁고 축축하면서
찬바람도 살며시 불어오는 게 버섯정령들 입장에선
천연 휴양림으로 매우 추천합니다.]





[숙소가 작은 마을에 있어서 불편했어요.
여행스타일이 도시 쪽이라면 비추
가족여행으로 온다면 달팽이 크림정도는 사러간다고
생각하면 손해는 아닌 듯]





"여러 가지 의견들이 많았지만 이정도면 만족한다는
평이 많은 건가?"

재배수는 고수리가 건네준 신문을 보면서
손님들의 타입에 따라서 더욱 다양한 관광시설을 확충하고
꼼꼼하게 재정비를 해야겠다며 마을 이장님과 의견을
주고받았다.


하지만 갑자기 번쩍 신문에 나온 효과 때문인지
아직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가 끝나기도 전에 매일 매일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었고
관광객의 유입은 당연히 돈벌이가 창출되어 떠났던
NPC들이 0층으로 돌아와 각자 개인이 관광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당연히 입국 때 납부하는 세금이나
사업으로 벌어들이는 소득에 의한 세금은 자연스럽게
왕국으로 들어오게 되었고 궁전은 없지만 왕궁 역할을
수행하는 농장의 창고에는 돈과 고가품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젠장! 아직 탕도 공사가 다 안 끝났는데 새롭게 창고나
만들어야겠어."



래브라두들국은 아직 따로 자국 화폐를 만들지 않았기에
물물교환으로 운영되어 일단 지하1층에서 모두 사용되는
화폐를 그냥 0층에서도 통용되게 받은 뒤 그 돈을 모아서
필요한 자재와 인력들이 많은 지하0층에서 수입하는
구조였다.




부족한 금액은 달팽이로 교환을 하면 되지만
지금은 돈이 남아돌아 창고를 더 만들어야할 정도였다.





"오빠 이렇게 대놓고 돈 창고가 있으면 도둑들이 털면
어쩌지?"




당연히 이런 금고들은 지하나 엄청나게 두꺼운 철판으로 된
시설에서 보관하는 게 맞지만
재배수는 그럴 시간도 없다고 대충 나무판으로 비만 피할
정도로 창고를 만들었고 빈틈이 많은 창고 문을 통해
이곳에 얼마나 많은 지하0층의 돈이 있는지 훔쳐볼 수도
있었다.





"냐아~ 망치질 하는 것도 이젠 지겹다냐아아아"



카냔은 망치질을 하던 나무판에 젖은 빨래마냥 
널브러져서는 더 이상은 못하겠다며 파업을 선언했다.


"더 이상은 무리야 일단 농장체험은 당분간 영업하지
않는 걸로 하고 마을 쪽에 있는 다른 관광시설로
관광객들을 돌리자 이렇게 준비도 안 되어있는데
손님을 받다간 오히려 망하겠어."



재배수의 농장은 당분간 공사 중이라는 표시판을 내걸고는
신문사에도 농장프로그램은 당분간 중단한다는 소식과
더욱 풍성하고 볼거리가 많은 마을의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광고를 보내었다.






"당분간 휴업이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농장 프로그램을
기대하고 있어 무엇보다 달팽이랑 사바사바 거북이를
만지고 먹이 주는 건 이곳에서만  수 있으니
다들 오래 기다려도 꼭 농장은 찾을 것이 분명해"




재배수는 임시 휴업이지만 최대한 빠르게 마무리하여
다시 농장을 개방해야겠다며 고수리와 파업을 하고 있는
카냔을 설득했다.


"오빠 그러면 일단 공사하고 있던 탕부터 빨리 만들고
아 숙소도 만들어야하는데,,,"




"창고도 더 만들어야해 지금 만들고 있는 것도
이정도 속도면 일주일도 못 버틸 거야"



"헐,,, 받아온 버섯종자도 슬슬 키워야하는데,,,
오빠 그러면 일단 휴업했으니 남아도는 돈 부터 빨리
처분해요"






고수리는 침착하게 창고를 계속해서 증설하여
돈을 보관하기 보다는 돈을 뿌려서 창고를 비워 새롭게
창고를 만들 시간에 탕을 만드는 작업을 하자고 설득했지만
재배수는 갑자기 이렇게 만든 돈이 뿌려지면 물가가 폭등할
거라며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지금 관광객들도 자신의 나라의 화폐를 환전도 하지 않는
상태로 0층으로 오면 더욱 저렴한 물가에 이용이 가능할
정도인데 같은 돈인데 이곳만 물가가 비싸지면 관광객들의
불만이 증가할 것이라며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예휴~ 오빠도 참 일단 지금은 사람들이 너무 많이 오잖아
물가가 올라서 사람들이 안 오면 그것도 좋지
거기에 어차피 지금 상황이 안정되고 여유가 생기면
따로 0층 화폐를 만들 거잖아
설마?! 자국화폐도 없는 국가로 운영할 생각은 아니지?"





재배수는 카냔과 함께 탕을 만드는 작업을 계속했으며
고수리는 남아도는 돈을 처분하기 위해 다른 NPC들과 함께
지하로 이동하였다.

"왕님~ 약속한 시간이 되었는데 먼저 퇴근해도 될까요?"

공사를 진행하던 NPC는 계약했던 시간이 끝나가자
퇴근을 하기위해 한쪽에서 의자를 만들고 있던 재배수에게
다가왔다.





"아 벌써 그렇게 되었나요?
간식이라도 챙겨줬어야 했는데 수리도  때문에 내려가서
죄송해요 네 물론 퇴근하셔야죠, 오늘도 감사했습니다."



추가수당을 주면 연장근무가 가능했지만
지금 일손이 부족한 곳이 재배수의 농장뿐만이 아니었고
마을에서도 새로운 관광 체험코스 개발이나
숙소 신설이나 내부인테리어 등
조용했던 마을에 관광객들이 찾아오면서 마치 화약에
불이 붙은  마냥 다들 정신없이 움직이기 바쁜 시기가
찾아온 것이다.


재배수도 그런 마을의 사정을 알고 있기 때문에
사실 지금도 왕의 권한으로 노동력을 먼저 선점한 것으로
 이상 욕심을 내면 마을의 일손이 확 줄어들기에 정해진
퇴근시간은 무슨 일이 있어도 철저하게 지키는 입장이었다.



"흐냐아! 아저씨들 가지마라냐아 ㅠㅠ  혼자 이걸 어떻게
마무리하냥우우웅"


카냔이 작업반장님의 팔을 잡고는 애원했지만 처음 있는
일도 아니고 반장은 허허허 아빠 웃음으로 카냔을 때어내고
마을로 퇴근했다.









"하 힘들었다.
대충 의자랑 바가지 같은 건 만들었으니 마무리는 반장님께
맡기자 카냔도 고생 했어 고마워~"

재배수는 무심코 젖은 손으로 카냔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카냔이 크게 화를 내면서 이빨까지 세웠다.


"야 너는 수리랑 샤워할 때는 평범하게 좋아하면서 나랑
물이랑 연관되면 다 싫어하네."




탕은 일단 마무리하고 다음 작업으로 숙소 위치를 잡기위해
카냔과 함께 주변을 걸어 다니다가 유레이를 만났다.


"어라? 수리는 어디 갔나봐?"



"응 지하에 일이 있어서 잠깐 내려갔어. 혹시 무슨 일이
있던 거야?"


우연하게 만났지만 카냔은 그런 유레이를 보고 역시나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는 날렵하게 점프하기 시작했다.



"야! 야아~! 배수 빨리  암고양이  잡아!
저렇게 난폭한 동물은 우리에 넣고 키워야지 너랑 수리는
참 너무 무신경하다니깐! 흥! 수리가 돌아오면 전해줘"



유레이는 자신의  만한 병을 건네주면서 이곳 농장에서 모아온 최상급 꿀이라는 설명과 함께 절대로 먼저
먹지마라고 경고까지 해주었지만 유레이가 떠나자 바로
카냔이 조금만 먹어보자며
눈동자를 세로로 뾰족하게 세우고는 야용거리는 평소에는
하지도 않는 애교까지 동원했지만 재배수는 소주  정도의
꿀을 어떻게 조금만 먹냐며 수리를 기다려야한다며
카냔을 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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