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2화 〉성장 7화
여유로운 환경이 아니다보니
환영인사로 화려하게 춤을 추거나 배부른 술상이 차려진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다들 리더인 리온이 지나가는 길목마다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큰소리로 경례를 하는 것이
모두 리더를 바라보는 충성심이 그 누구에게도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어서 오세요. 저는 리온의 아내인 리카온입니다."
그렇게 도착한 집의 문을 열고들어가니
손님맞이용으로 화려한 붉은색 계통의 원피스를 입은
암컷 리더인 리카온이 고개를 살짝 내리면서 인사를
건네주었다.
"카아아온~!!!"
카냔은 그런 리카온의 모습 따윈 안중에도 없는지
바로 달려들어서는 볼에 키스를 하며 반가움의 표시를
하고 있지만
리카온은 한 두번 이런 일이 있는 게 아닌지
오히려 무시를 하면서 재배수를 안내해주었다.
"자, 그럼 환영인사는 이정도로하고 이곳에 온 이유를
물어볼까요?"
리카온이 자리를 잡자 남편인 리온은 오히려 다른 용무가
있다며 자리를 피해주었다.
"네, 근데 그전에 옆에 달라붙은 카냔은 허허"
리카온은 신경도 쓰지 않는지 표정하나 변하지 않는
모습이었지만 카냔은 계속해서 리카온의 옆에 달라붙고는
심심하다 싶으면 기습적으로 볼에 키스를 하는 등
솔직히 용무를 꺼내어 집중할 분위기는 아니었다.
"본인이 상관없다면야
제가 이곳에 오게 된 이유는 저희 0층의 치안을 관리해줄
동료를 찾고 있어요.
카냔이 리카온씨를 추천하여 찾아왔고요.
너무 갑작스러운 제의지만 혹시 괜찮다면 저희 0층의
치안대장을 맡아주실 수 있을까요?"
재배수는 수리가 건네준 향초를 선물로 주면서 제의 했고
리카온은 뭔가 진진하게 고민할 생각인지 신경도 쓰지 않고
방치했던 딱 달라붙어있는 카냔을 너무나도 쉽게
때어내고는 잠시 다른 방으로 이동했다.
"향초가 마음에 안 드는 걸 까요 오빠?"
타닥타닥 타들어가는 화로에 다들 졸리기 시작할 정도로
리카온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팽개쳐진 카냔은 바로 고수리에게 달라붙어서 장난을 치며
자신이 어렸을 때 이곳 리카온의 집에서 놀았던 이야기를
해주며 시간을 보내었지만 얼마가지 못하고는
수리의 무릎을 베개로 삼아 코까지 드르렁 골며
잠에 빠졌을 때 드디어 리카온이 돌아왔다.
슬쩍 헛기침을 하고 다시 자리에 앉은 리카온은
늦게 왔다고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말을 시작했다.
"지금 1층의 상황은 매우 힘들어요.
참인 왕국이 해방을 해주었다고는 하지만 그동안
수탈당했던 자원들과 파손된 시설의 수리와 재가동
거기에 시장통제력까지 빼앗긴 상태로 모두 절망적인
하루를 시작하고 있죠.
제가 재배수씨의 밑으로 들어가면 무엇을 얻을 수 있죠?"
리카온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재배수와 고수리를 한번씩
힐끔 힐끔 번갈아 보며 자신의 진실 된 눈동자를
보여주었다.
"리카온씨가 어떤 것을 원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제가 줄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어요.
지휘, 숙소, 식량, 돈 아주 기본적 이라면 기본적이지만
작은 약소국인 래브라두들의 상황으로 본다면
아주 현실적인 조건입니다.
너무 적다면 죄송합니다만, 지키지 못할 거짓으로
채결하고 싶지는 않아요."
"네 저도 래브라두들국의 상황은 잘 알고 있어요.
지휘와 숙식 그리고 급여는 당연하지만 기본중의 기본이죠.
저는 기본을 잘 지키는 것이 신뢰의 첫 단추라고 생각해요.
50마리가 넘는 조직원들에 다들 최정예로 훈련되어있어요.
모두 저의 자식과 가족이죠."
리카온은 눈동자를 반짝거리면서 재배수에게 마지막이자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질문을 건네었다.
"그래서 그런 저희 가족의 서비스에 얼마나 줄 수 있죠?"
리카온의 말은 급여의 정확한 수치가 어느 정도인지
물어보는 것으로 재배수는 카냔의 지인이라는 점으로
높은 가격을 제시하기 보다는 처음부터 생각하고 측정했던
예산범위 안에 있는 금액을 제시하였다.
물론 단순 급여를 제외하고 따로 전용 건물을 만들어
숙식까지 제공되는 복지정책도 강조했다.
"현실적으로 그 정도가 적당하겠어요.
욕심내다가 구하기 힘든 일자리를 날리고 싶지는 않거든요
그래도 때가 되면 임금인상을 해주는 걸로 알겠어요.
리온~! 당신 아직도 집에 안 들어왔어?"
결정이 끝났는지 남편을 찾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밖에서 일을 보고 있다는 말에 한숨을 쉬더니
근처 서랍을 뒤적거리며 도장을 꺼내왔다.
"그거 남편 분 도장 아닌가요?"
수리가 건네준 계약서에 리카온의 서명과 남편인 리온의
도장을 찍자 수리는 대리 서명이 아닌지 걱정스러워하며
물어보았다.
"예휴~ 다른 놈들도 아니고 제 남편인데요 뭐
걱정하지 말고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할까요?"
리카온은 별거 아니라는 듯이 웃으면서 계약서에 서명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리온이 돌아왔다.
자신을 대신하여 서명했다는 소리를 듣고는 살짝 당황한
눈치였다.
"여보가 계약한 거면 나도 찬성이지만
그래도 일단 우린 참인왕국의 밑으로 소속된 타국민인데
"렇게 쉽게 이민을 허락해줄려나?"
리온의 말에 지켜보고 있던 조직원들이 웅성이기 시작했다.
지금의 강대국인 참인왕국을 배신하고 잘 알지도 못하고
대외적으로 약소국 취급을 받는 래브라두들국으로
전향하는 게 옳은 것인지 다들 망설이기 시작했다.
"자, 다들 너무 심각하게 고민하지 말고 수인들의 방법으로
결정하죠."
조직원 중에서 한명이 나오더니
수인들의 방법으로 결정하자는 의견이 채택되었다.
"카냔, 수인들의 방법이라니?"
"싸움이다냥!"
기본적으로 수인들의 분쟁이나 결정방식은 힘으로
정해졌다.
아무리 대중들의 반대가 있어도 힘으로 눌러버리면
처음에만 살짝 반대하는 분위기지 얼 마지나지 않고는
다들 수능하고는 그 상황에 적응하여 생활한다.
계속해서 불만인 수인들은 다시 싸움을 통해 바꾸면 되는
무척 단순한 방법이다.
"저기, 저기,,,, 리카온씨 설마 진짜로 저랑 싸울려고요?
저는 약해빠진 인간이라고요!"
분위기에 휩쓸려 들어오게 된 투기장 중앙에서 재배수는
벌벌 떨며 애원하기 시작했지만
관중들 정확하게는 리카온씨의 자식들은 큰소리로
일방적으로 자신의 어머니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이거 말려야 하는 거 아니야? 오빠아! 괜찮은 거 맞아!"
관중석 한편에서 수리가 걱정스럽다는 듯이
주변 사람들에게 시합을 중지해달라고 말하고 있지만
연약한 인간 암컷 따윈 다들 무시하는 분위기였다.
"가라! 물어뜯으라고! 리카리카!!!"
┗|`O′|┛
"야 카냔!"
카냔은 이미 흥분하여 같은 수인이자 친구인 리카온씨를
응원하며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옆에서 슬쩍 수리가 카냔의 귀를 잡고 눈치를 주고
있었지만 그것도 얼마가지 못하고는 수리의 손에도
맥주잔이 들려있었다.
"젠장,,, 내 편은 없는 건가 멍청하게 말이야
단호하게 거절했어야했는데 ㅠㅠ"
"어이~ 너도 한 집단의 리더이면서 그렇게 쫄 아서 떨면
이상하잖아 그래도 핸디캡으로 남편대신에 내가 나왔잖아
어차피 죽는 것도 아니고 걱정 말고 달려들어~"
여유롭다는 듯이 리카온씨는 재배수를 도발하고
관중들의 환호를 즐기는 것만 같았다.
리카온의 입장에서는 이런 투기장은 모두를 결속시키는
하나 정치적 수단으로 인간들도 로마시대 때 즐겨 사용했던
방식이다.
"그래 알겠다고, 로마에서는 로마법! 내 입에서 나온 말은
지킨다! 으랴라아아아!!!"
투기장의 규칙은 무기사용 없이 맨몸으로 상대가 항복을
선언할 때까지 승부하는 것으로 무기사용이 없다는 점에서
서로 간 공평하다는 포인트였지만 인간과 수인의
싸움에서는 무기가 없다면 일방적으로 불리한 입장은
인간 쪽이다.
"너무 대놓고 달려오잖아 이런 싸움방법이면 실망이야
솔직히 지금 계약에 서명한 거 후 회 중~"
재배수가 어느 방향으로 달려오고 주먹을 날리든
리카온씨는 가볍게 애들 싸움이라는 듯한 분위기를 풍기며
쓩~! 쓩~! 크게 점프를 하면서 피하기도 하고
일부러 관중들을 자극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재배수에게
조금이라도 닿지 않는 희망을 보여주려는 것인지
무척 아슬아슬할 정도로 느리게 반응할 정도로 쉽게 말하면
농락을 하고 있었다.
"이정도면 충분하겠지 재배수 왕이시여 이제 슬슬
끝내겠사옵니다."
리카온은 쇼를 하듯이 정중하게 인사를 올리더니
어버버 당황하며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재배수에게 달려들어 순식간에 마운트 자세로 돌입하였다.
"냐핫! 배수오빠 어딜 만지냐냥!!!"
재배수는 살기위해서 본능적으로 손으로 방어한다는 것이
그만 자신의 위로 올라온 리카온씨의 가슴부분을 만지고
말았다.
"멍청아! 동물 키우면서 가슴 만졌다고 놀라냐!
인간은 수인과 다르 ㄷ ㅏㅣ ㄱ?!!!??"
리카온씨의 표정이 무척 달아올라 이상하게 요염하기까지
변해버렸다.
격렬한 싸움에 힘들어서 가쁜 숨을 내쉬는 것이 아닌
묘하게 이상한 눈빛으로 심지어 허리까지 슬쩍 움직이는
모습에 재배수는 마치 시간이 멈추고 리카온씨가
슬로우 모션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정신이 혼미하게 보였다.
"여보!"
이상한 모습에 남편인 리온이 흥분하며
경기장에 난입하였고
이런 부부싸움에 자식들을 헐,,,과 같은 추임새를 내며
마치 아침 맞장 드라마를 보는 듯한 정적 속에 팝콘이나
과자를 씹어 먹는 소리만 거대한 투기장에서 메아리쳤다.
"오지마! 내가졌어 큭, 분하지만 래브라두들국의 국왕
재배수에게 복종하고 충성할 것을 맹세합니다."
리카온은 그대로 자신의 배를 들추며
건강미가 넘치는 살짝 올라온 복근 위에 있는 배꼽을
훤히 보이며 그대로 벌렁 뒤로 누워
재배수에게 헤헤거리며 이상하게 풀린 커다란 눈동자로
애원까지 무척 당황하며 남편인 리온씨에게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빠르게 자리를 피했다.
그래도 결과적으로는 투기장 규칙에서 상대방의 항복을
받았으니 승자는 재배수였고 그렇게 모두의 불만을
잠재우고 리카온 조직이 0층으로 내려오게 되었다.
"미안, 경찰서가 완공이 안 되었어 폐허이긴 하지만
그나마 가장 깨끗한 건물이니 이해해줘, 정말 미안해"
아직 경찰서 건물이 완성이 안 된 상태로
예상보다 준비를 빨리 끝낸 리카온이 내려오자 결국 임시로
시작의 마을에 있는 폐허를 하나 임시 경찰서 겸 숙소로
정해주었다.
타국에 외지까지 오게 한 손님에 이런 대접을 하다니
재배수는 무척 미안한 마음이 들어 고기와 맥주까지
슬쩍 넣어주며 사과를 했지만
조직원들은 리더가 불만이었다면 만족한다는 듯이
헤헤 웃으면서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냄새를 맡으며
영역을 표시하기 시작했다.
"왕이시여!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희는 왕에게 충성하여 나라의 일꾼으로 온 몸
험하게 다뤄 주시옵서소!"
저번과는 다른 리온의 말투에 좀 당혹감이 있었지만
재배수는 그럼 고맙다는 말과 함께 리온의 술잔에 술을
채워주었다.
"국왕님, 국왕님,,,"
그렇게 리온과 술잔을 건네는 사이에 리카온씨가 모습을
들어냈는데
"저는 그만 돌아갈게요!
그 경찰서가 완공되고 본격적으로 일이 시작되면 다시
찾아올게요, 그럼 이만!"
재배수의 눈에는 이빨이 보일정도로 으르렁 거리는 리온과
무척 야한 복장으로 계단을 내려오는 리카온이
동시에 보이면서 황급히 자리를 뜬 것이다.
대규모 조직원이 치안을 담당한다는 소식이 마을에
전해지자 다들 안심하기 시작했고
실제로 범죄가 발생하는 빈도와 강력범죄가
전에 비해서 크게 줄어드는 게,
경찰서 완공 전이지만 효과는 대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