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경봉을 벗어난 주오는 손에 있는 자기 병 안을 들여다보며 감탄했다.
‘장수 사질이 문에서 제일 인간미 없는 만림균 장로와 이토록 잘 지낼 줄이야. 천선을 다치게 할 수 있는 좋은 물건이 아닌가······. 장수도 사려가 깊군. 이렇게 귀중한 독단을 호신용으로 주다니.’
주오는 싱긋 웃으며 소매를 들어 쳐다보고는, 실수로 꺼내기 어려운 소매속 자루를 골라 단약을 넣어두고 구름을 몰아 계속 파천봉 쪽으로 날아갔다.
단방 앞, 이장수는 안락의자에 앉아 은백색 소검을 계속 완상했다.
도장내전······.
큭. 도장내전이다!
도선문 핵심 도승으로 고급 법술, 신통력, 연단, 진법, 연기 등 진귀한 전적, 그리고 내 월봉으로 바꿀 수 있는 약초와 보재들도 있다!
이장수는 문득 웃고 있는 제모습이 기생집을 본 굶주린 사내 혹은 우연히 거상 영감에게 은자를 한 줌 가득 얻게 된 사람과 같은 꼴이라고 생각했다······.
헛기침을 몇 번 하고는 곧바로 평소의 침착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실로 기분이 좋았다.
도겁하여 비승한 후, 그에게 제일 부족한 게 바로 이런 학식 아니던가.
그렇지만······. 지금 당장 갈 수는 없다.
일단 어느 정도 조용히 지내다가 문에서 내게 갖는 관심이 낮아졌을 때 가도 늦지 않아.
어차피 파천봉은 바로 저쪽에 있어서 먼 길을 떠날 것처럼 부지런히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
주오 사백에게 준 독단은 사백을 향한 사례로 만림균 장로에게 얻은 것이었다.
연단사마다 정제한 고급 선단에는 미미한 차이가 있는데 이장수가 정제한 단약에는 ‘개인 표식’이 있었다.
‘독단 치료 효과’가 아닌 ‘단약’을 선물한다면 만림균 장로의 독단을 꺼내는 수밖에 없었다······.
주구 사숙이 지금까지 폐관을 끝내지 않은 상황에서 내가 만든 고급 독단을 경솔하게 꺼낸다면, 정제할 때 독성을 억누르고 섞는 선력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제대로 설명하기가 어렵다.
그나저나 주구 사숙은 폐관이 이리 오래 걸리는 거로 보아······ 설마 천선을 돌파하려나?
아니다. 아마도 천선까지는 경지가 약간 남을 것이다······.
이장수는 되레 주오 사백을 염려하였다. 이렇게 끊임없이 문파 사무를 위해 동분서주하면 수행에 지장이 되지는 않을까.
이 또한 도문 수사가 천정에 가서 수행하지 않으려는 큰 원인 중 하나이리라.
은색 소검을 거두고 선식으로 호숫가를 훑어보았다. 착실하게 경문을 쓰는 령아를 보고 슬며시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수용 능력이 강해서 다행이지, 너 때문에 놀라서 기능이 잘못될 뻔했구나.’
이장수는 주변 대진을 가동하고 종이 인형으로 위장한 다음, 푸른 연기로 변해 지하 밀실로 들어갔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번에 감사해야 할 이는 사서 고생하고, 먼 길을 찾아와 패배한 용궁 태자 오을이었다.
용궁 태자를 우연히 맞닥뜨리면 늘 성가신 일이 생겼으나 이번 결과만큼은 의외로 괜찮았다.
용궁 요괴 소탕대회 때는 삼매진화 수행법을 얻어냈고, 이번에는 절교 연기사들이 찾아와 행패를 부리면서 도장내전 출입증을 얻게 되었다.
우연히 마주쳤을 땐, 재수가 없게도 미약을 낭비해놓고 용궁에 가서 ‘죽이지 않은 은혜’인 큰 사례를 받지도 못했다.
다음에 다시 용궁 태자를 맞닥뜨린다면······.
됐다. 마주치지 않는 게 제일 좋다.
이장수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면서 복합 대진 중앙에 이르러 앞에 있는 암층으로 발을 내디뎠다······.
같은 시각.
금오도 연못 속.
연못 바닥 구석에 웅크린 채 ‘응토성빙(凝土成氷. 흙을 응결하여 얼음을 만드는 법술)’을 수행 중이던 오을은 뜬금없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몸서리를 치면서 오도경에서 깨어났다.
마음속에 도선문 일행이 떠올랐다. 도선문 제자 이장수에게 두 번이나 패한 장면이었으나 원망은 전혀 없었다.
신통력과 법술이 인간보다 못하다고 원망할 것도 없었다.
‘승패에 연연하고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면, 어찌 용족에 영향을 줄 수 있겠어?’
오을의 눈에 평온함이 스쳤다.
장수 형님과 밤을 지새우며 그림을 감상하고 시를 읊고 글을 쓰던 장면도 떠올랐다······.
장수 형님이 드러낸 교양을 보면 정말 겸손하고 단정한 군자 같은 인물로 인간족에서 흔치 않은 온화하고 우아한 사람이야.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도선문을 한 번 더 방문해야겠어.
금오도 다섯 사형이 도선문에서 패한 건······.
돌아오는 길에 일행 여덟 명은 금오도에 돌아간 후 이 일에 관해 더 언급하지 않기로 약속해두었다.
이는 양교 관계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함이지, 체면이 깎인다고 여겨서가 아니다!
“오을 사숙?”
별안간 연못 옆에서 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오자, 맑고 투명한 연못물을 사이에 두고 머리를 들어 연못 옆에 서 있는 소녀 함지를 바라보았다.
청룡은 곧바로 미소를 드리우더니 이내 사람의 모습으로 변해 천천히 헤엄쳐 올라갔다.
인간의 모습인 몸은 어째선지 자라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소년의 모습이······.
가끔은 방해받지 않는 일도 있었다.
연못 옆에 있던 소녀가 물었다.
“수행하던 중이 아닙니까? 혹 사숙을 방해한 건 아닌가요?”
“······생각을 좀 하느라 잠깐 수행을 멈추고 쉬고 있었다. 오늘은 동해에 가서 둘러보고 싶지 않으냐?”
“동해에는 아름다운 풍경이 있습니까?”
“그럼. 아름다운 풍경이 제법 많지. 산호보림(珊瑚寶林), 해림낙폭(海林落瀑)······.”
이윽고 소년과 소녀는 구름을 몰아 동해로 나갔다.
커다란 섬의 한쪽 끝, 거대한 금빛 자라의 머리 부분에 무서울 정도로 큰 눈이 약간의 틈을 벌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안에 물결이 가미되었다.
웃는 것이리라.
······
큰 바위 통로를 걸으면서 이장수의 선식은 누군가가 접근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소경봉 주위에서 넓게 뻗어 나갔다.
뒤이어 사들인 대량의 보재로 진기를 정제하고, 소경봉 대진 체계를 갱신하고 확충했다.
주오 사백이 보내온 보재들은 표층 곤진과 미진을 개조하는 데 쓸 수 있었고, 일부 무례하게 난입한 이들을 겨냥한 살진도 대놓고 추가하였다······.
표층 대진은 주구 사숙이 폐관을 끝낼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배치해야 한다. 사부님은 실력에 한계가 있어서 연환진을 배치할 때 영력이 위로 용솟음치는 걸 억제하기 힘들었다.
나무문을 열어보니 현재 밀실은 꽉꽉 채워져 있었다.
비스듬하게 놓은 서른두 개의 옥 격자가 깔끔하게 배열되어 있었고, 격자마다 안에는 응고한 흰색 ‘나무 풀’이 있었다.
이는 전지성인 신통력에 필요한 ‘종이’였다.
나무 풀들도 수십 번의 제조공정을 거쳐 생명의 기식을 보존하면서 법력, 선력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종이 인형을 제작할 때, 이장수가 종이 한 장을 대충 자르는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 이 ‘종이’ 자체가 이미 법보였다······.
다 마른 종이를 빠르게 접고 특수한 금제를 새긴 짐승 가죽으로 누른 후, 책상 뒤로 걸어갔다.
‘종이 인형’을 제작하는 건 실로 종이를 너무 낭비해서 이장수는 2년에 한 번씩 ‘종이’ 무더기를 제작했다.
물론 이런 작업은 이전에 가져온 영험한 고목을 눈에 띄게 수척하게 만들었다······.
“종이 절약을 시작해야겠어. 종이 도인의 법술이 아직 안정적이지 않아서 종이를 많이 쓰는 것도 낭비야.”
나중에 고급 진법, 법보 금제를 접하면 종이 도인의 신외 화신을 완벽하게 보완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이장수는 절로 웃음이 튀어나왔다······.
인간이란 기쁜 일을 만났을 때, 기분이 좋아지고, 생글생글 웃으면 복이 찾아온다.
하나 이장수는 기쁜 감정을 즉시 억눌렀다.
지난 생을 살아본 경험으로 미루어보아 기쁠 때일수록 재앙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곤 했다.
예컨대 대학을 졸업할 무렵, 감정적으로 안정적이던 여자친구가 있었다.
당시 집에서 창업 자금으로 쓰라며 큰돈을 주었고, 신이 난 이장수는 애정과 사업 두 가지에서 모두 풍작을 거둘 미래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그가 계획을 말하기 30분 전에 여자친구가 이별을 고하면서 헤어지고 말았다.
즐거움 끝에는 슬픈 일이 생긴다는 최고의 예시가 아닐까!
그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보재 정리에 들어갔다.
이어지는 반년 동안 이장수는 밀실에서 바쁘게 움직이며 진기를 정제하는 데 집중한 끝에 마침내 소경봉 산체 대진을 확충했다.
단방 밖에는 측감석으로 만든 ‘풍경’을 걸어두었는데, 몇 달 동안 빛이 가물거리지 않았다······.
금오도 연기사 일행이 불러온 풍파가 문에서도 서서히 가라앉았다.
이장수는 반년을 더 기다린 후에야 밀실에서 나와 깨끗한 장포로 갈아입고, 구름을 적합한 고도로 몰아 파천봉 뒤편에 있는 도장각으로 갔다.
무엇이 도장인가?
도승 소장을 바로 도장이라 부른다.
이곳의 전적은 일부만 도선문 선인의 창작물이고, 대부분 외부에서 가져온 것이었다.
도선문 역대 천선과 진선은 바깥에 나가 유력하면서 얻은, 제게 필요 없는 공법, 전적, 잡물을 도장각에 두었다.
일부 가치가 비교적 높은 전적이나 수준이 높고 깊은 공법은 사본을 초록하여 내전에 수록하였다.
도장각의 규모는 상당히 컸다. 외전은 사람을 천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고, 곳곳에 전적과 법술을 빼곡하게 채운 서가가 있었다.
몇몇 구석에는 여러 해 쌓아두고 정리하지 않은 ‘잡물 더미’도 있었다.
이런 잡물 더미를 얕보지 말자.
도선문이 그간 쌓아온 학식이었다!
얼마나 오랜 세월 방치했는지 모를 잡물 더미에서 이장수는 무족의 불완전한 비부(祕符)를 찾아냈고, 낡은 동물 가죽에서 ‘피에 물든 삼베 조각’을 발견했다······.
당시 그는 경솔하게 외전에 들어와 물건을 뒤진 것은 아니았고, 백범전에서 이곳을 청소하라는 심부름을 받았으면서 몇 년 동안 자세히도 뒤졌다.
이로 인해 백범전에서 포상으로 몇 년간 월봉을 두 배로 주기도 했었다······.
물론 이장수는 이제 잡물 더미를 뒤지지 않았다.
다름이 아니라 이미 다 뒤져서 쓸만한 물건이 하나도 없었다!
안타깝게도 이곳에서 찾아낸, 약간 공덕력이 남은 조각칼은 신선이 되는 천겁을 맞을 때 망가져 버렸다.
하지만 또 다른 동물 가죽 결본(缺本)으로 ‘사경성법(寫經成法)’ 신통력을 깨달았는데, 이건 천겁에 망가지지 않았다.
도장각의 외전은 지금도 수십 명의 제자가 있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열 명 남짓한 이들이 모두 둔술을 보관한 몇몇 서가 앞에서 아무도 흥미를 느끼지 않았던 오행 둔술을 비롯한 기타 둔술을 참고하고 있었다······.
이장수는 더 쳐다보지 않고 고개를 숙여 외전 제일 깊숙한 곳으로 걸어가 암벽에 상감한, 미약한 빛을 산발하는 큰 문을 찾아냈다······.
야광 구슬이 부드러운 빛을 산발하고 있었고, 한 장로가 문 앞 방석에 앉아서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고 있었다.
장로는 키가 그렇게까지 크지 않고 얼굴은 홀쭉하며 긴 머리카락은 회백색으로 물들었으나 얼굴에는 주름이 하나 없어서 오묘하게도 나이 들어 보이는 느낌을 주었다.
「기령 장로, 문파 고수로 경지는 미상. 평소 도장각을 지키며 외출을 극도로 하지 않음. 토대도 미상.」
기령 장로의 이름은 북주에 갈 때 주구 사숙의 입으로 들어보았다.
이장수는 양손으로 은백색 소검을 들고 앞으로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제자, 안으로 들어가 문파 전적을 참고하고자 합니다.”
기령 장로는 굼뜨게 눈을 떴다. 회색 눈에는 아무런 파동도 없었고, 이장수가 손에 쥔 작은 검을 응시할 뿐, 이장수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들어가거라.”
“예.”
미약한 마찰음이 들리면서 도장내전의 대문이 천천히 틈을 벌렸다. 이장수는 그 속으로 들어가 순식간에 자취를 감추었다.
드디어······.
들어왔구나······.
······
이장수가 막 도장내전으로 들어갔을 무렵, 파천봉 주 씨 아홉 선인의 거주지.
갑자기 벼락이 내리치는 소리가 울리더니 한 누각 안에 번갯불이 번쩍했고, 외곽 진법이 순식간에 흩어지면서 호리호리한 인영이 천천히 공중으로 떠올랐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잡무를 하던 잡역 제자들이 일제히 고개를 들고, 저마다 감탄의 눈빛을 던졌다.
공중에 멈춰선 선인의 몸 주위에 끊임없이 반짝이는 선광이 그녀의 얼굴을 비추어 보는 이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머리카락이 바람을 타고 춤을 추고, 입고 있는 삼배 단삼은 여전히 꽉 끼었다.
짧은 치맛자락이 살며시 나풀거리자 맨발의 발끝이 그 아래로 모습을 보였다.
그녀는 티끌 없이 맑고 투명한 두 눈을 뜨고, 입가에 자신만만한 미소를 드러냈다.
진선경의 막바지다!
한 번에 다섯째 사형과 여섯째 사저를 추월했어!
이렇게 크게 진보할 줄은 몰랐어! 오도 상태로 얼마나 오래 있었던가!
허리를 짚고 한차례 우쭐거렸다. 찌뿌둥해 죽는 줄 알았다!
이히히. 다섯째 사형은 어디 계시지?
장수는?
내가 나왔는데 아무도 마중하러 오지 않아?
주구는 허리춤에 손을 더듬어 작은 표주박을 쥐었다.
정말이지, 이번 폐관으로 크게 비약했으니 사부님께서도 칭찬을 해주셔야······.
“억!”
주구는 제일 아끼는 표주박을 내려다보며 살짝 흔들었으나 안에선 조금의 물소리도 나지 않았다.
젠장!
폐관하기 전에 술을 모조리 마셨고, 자기 병을 찾으러 가는 와중에 느낌이 찾아와서 오도경에 접어들었었다!
쓰읍—
숨을 크게 훅 들이마신 주구는 꼬락서니가 어떤지 생각지도 않고 다급하게 방으로 돌아왔다. 이윽고 안에서 구석구석을 뒤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짜증 나. 저장해둔 게 있을 리가!
술이 남아있을 리가 없지!
“사형! 살려주세요!”
주구는 허둥지둥 주오의 누각으로 달려갔다. 하나 멀리 보이는 주오의 누각은 대진이 완전히 처져 있었고, 문 앞에 ‘용무가 있어 외출 중’이라는 목패가 걸려 있었다.
“아이고! 장수야! 노동의 대가를 선지급해줄 수 있겠느냐!”
주구는 황급히 커다란 표주박을 소환해 하늘로 솟구쳐 소경봉으로 돌진했다.
공중으로 날아가는 속도는 잔상이 남을 정도라 지나가던 몇몇 동문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잠시 후, 소경봉.
조용히 수행 중이던 령아는 초가집 밖에 묵직한 물건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재빨리 영식으로 바깥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서 보드라운 손으로 자기 병 몇 개를 쥐었다.
그러나 막 일어서서 살펴보려는 찰나 초가집 밖 진법이 누군가에게 강제로 뚫려버렸다!
시꺼먼 인영 하나가 문 안으로 뛰어들더니 발아래가 휘청이면서 바닥에 엎어졌다.
령아는 깜짝 놀라 손에 있던 자기 병을 던질 뻔했다······.
아니지. 이 얄미운 규모, 그리고 몸이 반동으로 일어설 때 놀라운 탄성이라면······.
“사숙? 어쩐 일이세요!”
령아가 얼른 다가가 조급하게 불러댔다.
온몸에 힘이 빠진 채로 바닥에 엎어진 주구는 천천히 고개를 돌리고······ 사막에서 목말라 죽기 일보 직전인 인간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무너진 얼굴을 지으며······.
령아를 또 한 번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사숙, 깜짝 놀랐잖아요! 사형은 조금 전에 파천봉으로 갔어요!”
“어서······.”
주구는 입술을 달달 떨면서 령아에게 희망의 손길을 뻗었다.
마지막 숨을 토해낼 때, 남은 힘을 다 짜내서 한 글자를 뱉어냈다.
“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