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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형이 실력을 숨김 (274)화 (274/593)

“그쪽이 해신인가?”

동자를 데리고 구름을 타고 다가온 연등 도인은 해신 사당 후원 상공에 이르러 무신경하게 말을 내뱉었다.

이장수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연등 도인을 향해 불자를 흔들고 담담하게 대꾸했다.

“천정의 명령을 받고 옥황상제에게 책봉되어 사해를 순찰하고 바다의 일을 주로 장관하고 있으니 자연히 내가 해신이지요.”

연등 도인은 살벌한 표정으로 말했다.

“옥황상제에게 책봉된 게 뭐 그리 대단하다고. 천정의 명을 받드니 이리 안하무인으로 굴었군. 감히 우리 천교까지 무시하다니 말이야!”

이장수는 연등이 입을 열자마자 상대가 늙다리라는 걸 알게 되었다. 간단한 묘사로 문제를 대교파의 고도로 이끌고 ‘그의 명령을 따르지 않은 것’을 ‘천교를 무시한다’라는 입장에 서서 보지 않았는가.

일찍이 준비를 해두고 경계심도 최대로 끌어올린 덕에 이장수는 상대의 대화 흐름에서 곧바로 뛰쳐나올 수 있었다.

그는 또 한 번 불자를 흔들고 이맛살을 구겼다.

“도우는 그리 서슬이 시퍼렇게 해신 사당에 와서는 ‘그쪽이 해신인가’하고 묻더니 내가 천교를 따르지 않았다고 책망하는군. 이걸 어떻게 말하면 좋단 말이오? 도우, 자기소개라도 해보겠소? 그리고 내가 어째서 천교를 따르지 않았는지 설명해주겠소?”

연등 곁에 꿇어앉은 동자가 곧바로 목청을 높였다.

“눈 딱 뜨고 보시오. 우리 어르신이란 말입니다!”

이장수는 인상을 찡그리더니 벌컥 성을 냈다.

“내력이 불분명한 동자로군! 우리 사당에 와서 방자하게 굴고 말썽을 피웠었지! 간이 배 밖으로 나와서 덕망 높은 천교 부교주의 명령을 받들었다면서 내게 본체로 나오라고 했고 말이야! 허, 분명 밖으로 유인해서 내 목숨을 앗아가려고 했겠지! 어찌, 쫓겨나고도 성이 차지 않아서 어디서 불러왔는지 모를 요괴까지 끌어서 천교 연등 선배님이 친히 오셨다고 사칭하는 것이냐! 그럼 내가 믿을 것 같으냐?”

동자가 눈을 부릅떴다.

“뭐라고요?!”

연등 도인이 막 입을 열려고 할 때, 이장수가 동자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계속 소리치면서 입심을 발휘해서 속사포로 내뱉었다!

“그래? 아직도 비범한 품격에 맑고 고결하며 온화하신 천교 연등 부교주를 사칭하고 싶은 것이냐? 연등 부교주는 태고 시절의 선천 생명으로 천도가 온전하지 않을 때 태어나 현재 옥허도 덕행을 칭송한다! 우리 도문에서 연등 부교주와 비견할 수 있는 이는 손에 꼽는다! 네가 찾아온 이 노인을 보아라. 그냥 너와 한통속이 아니냐. 충성스럽고 선량해 보이나 눈으로 간사함을 드러내고 부끄러움을 모르며 어른을 공경할 줄 모르고 뻔뻔하게 점잔만 빼는 젊은 모반자의 상이니, 도적이 아니냐! 옥청 대도의 기운조차 흉내내지 못하면서 감히 연등 부교주를 사칭해?! 허허, 황당해서 웃음만 나오는구나!”

아이고, 속 시원해라······.

이장수는 비난을 퍼부으면서 상대의 말속 논리 허점을 잡아냈다.

대놓고 욕을 먹은 연등 도인의 안색은 물처럼 가라앉았고, 동자는 조그마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채로 제대로 말도 못 했다.

황룡 진인은 울 수도 웃을 수도 없었고, 조 대인은 웃음을 참느라 허벅지를 꼬집어댔으며 도솔궁 후원의 그 사내는 거의 뒤로 넘어갈 지경이었다.

사실 이장수도 연등 도인을 만난 적이 없었다. 전에 있었던 교집합이라면 지난번 연등이 황룡 진인을 낚았을 때 황룡 진인이 달려와 용족을 계략에 빠뜨린 거 아니냐고 물었던 일이다.

지금은 일단 동자가 수작을 부리는 것이라고 인정하고 ‘연등 도인은 속세를 벗어난 고수라 그럴 리가 없다’라는 말로 받드는 척하면서 깎아내렸다. 덫을 몇 개 던져서 상대가 낚이는지 보고 더 나아가 연등의 저의를 살펴보자.

실로 일석다조의 묘책이라고 할 수 있다.

연등 도인이 화가 극에 달해서 공격하는 건······.

이장수가 제일 보고 싶어 하는 상황이면서 종이 도인을 한발 먼저 재로 날릴 수 있다.

고수와 겨루는 건 한순간이다!

“해신, 욕은 실컷 하셨소?”

“허! 도문 고수를 사칭한 일에 내가 공격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호의를 베푼 것인데 어찌 욕을 실컷 했냐고 물을 수가 있지?!”

이장수는 코웃음을 치면서 속으로는 은근히 감탄했다. 역시나 쉬운 상대는 아니군. 어찌나 뻔뻔한지 몇 마디 말로 연등 도인의 공격을 유도할 수가 없었다.

이장수는 경계심을 더더욱 높였다.

연등 도인이 다시 입을 열었을 때는 목소리에 서늘함이 더 짙어져 있었다.

“오랜 세월 수행하면서 이리 욕을 먹어본 건 처음이군. 나를 모르는 걸 감안해서 죄를 묻진 않을 것이다. 해신, 나는 옥허궁 부교주 연등이다!”

이장수는 고개를 끄덕이고 관례대로 물었다.

“그래? 증거가 있느냐?”

“증거라니!”

연등 도인은 심하게 욕을 퍼부을 뻔했지만, 가까스로 참아냈다. 어깨 위 청동 등잔이 휘황찬란한 빛을 퍼뜨렸다.

안수성의 하늘이 무지개 빛깔로 물들었다.

“어떻게 해야 하지?”

이장수는 인상을 쓰고 약간 당황한 표정을 하고 물었다.

“도우가 정말로 옥허궁의 큰손, 원각동 선인이란 말입니까?”

“허. 설마 내 유리등이······.”

“못 믿겠군. 홍황에는 법보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으니 비슷한 게 몇 개 있는 것도 정상이지.”

이장수가 한참 고개를 가로저어대자 연등이 벌컥 성을 냈다.

“억지를 부리는군!”

“설마 켕기는 게 있는 것이오? 도우는 도경이 낮지도 않은데, 어째서 다른 사람을 사칭하면서 홍황에서 살아가려고 하는 것이오? 연등 선배님이 이 사실을 안다면 도우를 공격하지 않겠소이까?”

“내가 연등이라니까!”

“정말이오? 못 믿겠는데.”

“아니!”

연등은 두 눈을 부릅떴다. 유리등을 던지고 싶은 심정이었으나 공격한다면 이 악랄한 자식의 계략에 걸린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여 그는 한꺼번에 몇 가지 보물을 꺼냈다. 염주, 황금 보탑, 연꽃 좌복(坐服)이었다.

“이제 믿겠느냐?!”

이장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요즘은 홍황을 돌아다니면서 유명한 고수를 사칭할 확률이 이렇게 높단 말인가? 법보까지 모방해낼 수 있다니. 그나저나 나는 연등 선배님과 서로 알지를 못하는 터라 그분께서 어떤 법보를 지니고 있는지 모르오. 도우가 정말로 연등 상인이라면 차라리 천도를 통해 대도 맹세를 하여 스스로 검사해보는 건 어떻소?”

“못할 게 무어 있겠는가?”

곧바로 연등은 천도에 자신이 자신이라고 자신을 증명하는 맹세를 했다. 천도의 힘이 내려왔고, 아무런 이상 현상이 없었다.

이장수는 이런 상황에 즉시 안색이 변해서 공중에서 콩, 콩, 콩 뒷걸음질 쳤다. 이마에 땀이 스몄고 두 손을 달달 떨면서 허리를 넙죽 숙였다.

“아이고야! 인교 제자가 무례를 범했습니다. 선배님께서 천교 부교주 연등 선배님인지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송구합니다!”

이장수가 이토록 ‘당황’한 모습을 보이고, 이렇게 사죄하는 말을 들으면서도 연등은 속이 하나도 편하지 않았다.

오히려······ 상대가 경외하는 것은 연등 도인이 아니라 천교 부교주고, 그가 그 감투를 쓰고 있지 않았더라면 아무것도 아닌 듯한 그런 느낌이 들었다.

연등을 더더욱 답답하게 만들었다. 가슴속에 화를 억누른 채 욕을 하거나 때리지 못하고 그저 고개를 돌려 동자를 한껏 노려보는 수밖에 없게 했다.

동자는 온몸에 힘이 축 빠져서 구름 위에 나자빠졌다. 숨도 멈출 지경이었다.

“선배님, 고정하세요. 처음 선배님의 진짜 면모를 본 터라 진정 눈이 있으면서도 호결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자, 어서 안으로 드십시오!”

이장수는 연등 도인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먼저 아래로 내려갔다. 연등은 인상을 구겼다. 이때 자신이 이미 해신에게 코가 꿰이어 끌려간다는 걸 깨달았으나 한순간 분노할 부분을 찾지 못한 터라 구름을 몰아 따라 내려가는 수밖에 없었다.

오늘 이렇게 가버린다면 그는 체면까지 포기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이제 막 해신 사당 후당에 발을 내디뎠을 때 연등은 한 줄기 이상을 느끼고 곁눈질로 조공명과 황룡 진인이 있는 구석을 흘겨보았다.

“······.”

조 대인의 은폐는 수준이 뒤떨어지다 못해 이렇게 즉각 발각되는 것인가?

바로 이때, 한 줄기 기운이 드러나고, 대들보와 후당의 담벼락 구석에서 음양쌍어가 서로 쫓고 쫓는 담담한 허상을 드러냈다.

태극도 위력?

연등 도인은 안색이 바뀌더니 이장수를 쳐다보는 눈빛에는 더더욱 꺼림칙함이 담겨 있었다.

어쩐지. 서방을 이토록 오래 상대하더라니 과연 태청 성인이 서방을 억누르고 있었군!

연등은 화가 3할 정도 가신 채로 이장수에게 살짝 웃어 보이고는 안으로 들라는 이장수의 손짓을 보았다. 좌측 손님석에 앉히려고 하자 저도 모르게 불만이 조금 더 높아졌다.

손님과 주인이 자리에 앉았다.

이장수는 일단 친히 차를 올리고 한발 늦게 자신의 주인석에 앉았다. 이건 ‘후배의 예의’를 고집하는 것으로 ‘제자의 예의’와는 큰 차이가 있었다.

이장수는 선수를 쳐서 동자를 가리키며 빙그레 웃었다.

“정말로 선배님의 동자입니까?”

“그렇네.”

“똑똑하고 사랑스럽고 예의가 바르더군요.”

이장수는 눈을 가늘게 접어 웃었다. 이 말을 내뱉으면서도 전혀 일말의 위화감도 없었다.

“전에 찾아왔을 때, 한눈에 대가의 자제라는 걸 눈치챘지요.”

연등 도인은 약간 보기 흉칙하게 미소를 쥐어짜 냈다.

“그렇다면서 옥허궁으로 가자는 말에 해신은 어찌 이 아이를 호되게 질책한 것인가?”

“뭔가 오해하신 모양입니다.”

이장수는 소매에서 유영구를 꺼내 선력으로 내밀면서 엉겁결에 선력 기운을 드러냈다.

“보십시오, 사태의 경위가 그 속에 있습니다.”

연등 도인은 약간 주저하더니 유영구를 깨뜨리지 않고 눈을 감아서 안에 담긴 정보를 살폈다.

사실 연등은 모습을 드러낸 후 지금까지 한 모든 결정이 이장수의 마음속에 몇 가지 선택지로 떠올랐다.

연등이 결정을 내리는 순간에 이장수는 대응책이 생겼고, 연등 부교주를 위해 마련한 후속 선택지도 마음속에 나타났다.

간단하게 말하면, 이장수의 말에 주도권을 빼앗겼고, 벗어나고 싶으면 전부 무너뜨리거나 단번에 종이 도인을 죽여야만 한다.

애석하게도······ 태극도의 경고가 있었다.

그러나 연등 또한 쉬운 상대가 아니고 말속에 날카로움을 숨기고 있으며 곳곳이 함정이었다.

잠시 후, 두 사람은 불과 몇 마디를 주고받았다. 그러나 수백 번 겨룬 것처럼 말끝마다 깊은 뜻이 담겨 있었고 웃음소리에도 사람을 죽일 법한 악랄한 말을 감추고 있었다!

구석에 있던 조공명과 황룡 진인도 들으면서 한참 인상을 썼다.

황룡 진인은 그나마 좀 나은 게 이장수와 연등 도인의 말싸움이 격렬한 걸 이해할 수 있었다.

반면 멋들어지게 수염을 기른 조 대인의 얼굴을 보니······ 분명히 ‘무슨 뜻이지’ ‘뭐라고 하는 거야’ ‘어떡하지’ ‘팔을 걷어붙이고 정의를 운운할 수도 없고’ 따위의 말이 쓰여 있었다.

곧이어 이장수와 연등은 ‘이전 사건을 매듭짓고’ 용족에 관한 일을 상의하기 시작했다.

“선배님은 용족의 일로 오셨다고 하셨는데, 설마 용족 중에 선배님의······ 친척이라도 있는 걸까요?”

이장수의 물음에 연등 도인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물론 아니다. 나는 서방을 위해 온 것이다.”

“오, 서방교에 친척이 있으셨군요.”

“친척이라는 두 글자는 좀 적절치 않네. 나는 교우 관계가 넓다. 신세를 진 게 있어서 이 일로 갚으려는 것이지. 도우, 천교의 체면을 보아서라도 용족 일에서 서방교에 이익을 챙겨줄 수 있겠나?”

이장수는 눈을 깜짝이더니 이내 웃었다.

“대답하기 전에 여쭙고 싶은 게 있습니다.”

“말하게.”

“선배님은 개인적인 입장에서 서방교 고수의 신세를 갚기 위해 저를 찾아와 이 일을 상의하시는 겁니까, 아니면 천교 부교주로서 서방교에 이익을 주라고 명령하시는 겁니까?”

연등 도인은 얼굴이 굳어졌으나 대놓고 대답하지 않았다.

“못하겠다는 뜻인가?”

“아직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선배님의 의중을 보고 대답을 드리겠습니다.”

이장수는 웃으며 길게 말을 늘어놓았다.

“저는 도문 제자입니다. 선배님께서 천교 부교주의 신분으로 명령을 내리신다면 자연히 받들어야겠지요. 그러나 저는 진정 어떤 식으로 서방교에 이익을 챙겨주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용족과 사이가 좋습니다. 해신교는 용족이 힘을 내서 세운 것이기도 하고요. 용족이 계략에 당하는 것을 보고 있을 수 없어서 여러 번 나서서 돕는 것으로 은혜를 갚았지요. 옥황상제 폐하가 책봉한 사해 해신이기도 한 터라 저는 사해 생명이 도탄에 빠지는 걸 눈 뜨고 볼 수가 없어서 서방이 용족에 악랄한 수를 쓰는 걸 몇 번이나 제지했습니다. 선배님께서 영취산 원각동에서 수행하는 고수의 신분으로 이 일을 논의하고자 하신다면 진심으로 선배님께 용족은 태고 귀족이고 천정에 귀순한다면 천정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드리고 싶습니다. 천정에 귀순한다면 천정에 큰 도움이 되겠지요. 천정은 도문 세 성인이 세웠으며 도조께서 삼계의 신권을 관장하는 장소로 지정하시기도 했습니다. 다른 건 무시하고 선배님이 천교 부교주면서 타 교파를 도와 천정과 도문의 이익에 손해를 입힌다는 건 말이 되지 않습니다. 앉은 자리가 바르지 않은데 어찌 단정하게 행동하겠습니까? 엉덩이가 높이를 결정합니다, 선배님.”

연등은 두 눈을 살짝 가늘게 뜨더니 돌연 이장수를 향해 웃으며 한숨을 푹 쉬었다.

“일전에 주도면밀하게 살피지 못해서 실례했군.”

연등 도인은 곧바로 일어섰다. 발아래 하얀 구름을 만들어내고는 동자를 데리고 올라탔다.

“오늘 도우와 이야기를 나누어 즐거웠네. 큰 도움을 얻었으나 조만간 다시 얘기하자고.”

“배웅해드리겠습니다.”

“그럴 필요 없네.”

“······.”

가는 건 참으로 빠르군.

연등 도인 자체는 극히 상대하기가 어렵다. 이장수가 ‘배교(背敎)’라는 두 글자를 건드리자 연등은 곧바로 사죄하고 물러났다.

어떻게 보면 마음속에 확실히 꿍꿍이가 있다는 걸 드러낸 것이긴 하나 정작 조금의 약점도 잡아내지 못했다.

설마 연등이 천교에 빌붙은 것이 오래 전 계략이었던 건가?

연등 도인은 본래 서방 쪽의 첩자인가?

후당 입구에 서서 한참 곰곰이 생각해본 이장수는 연등이 돌아가고 난 후 손바닥으로 삼매진화를 불러와 연등이 앉았던 의자를 태워버렸다.

그리고 연등이 조금 전에 서 있던 자리에서 지면에 대고 불자를 털어서 지하에 감추었던 한줄기 기식을 곧장 흩뜨렸다.

대들보 위 태극도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한 줄기 기운이 곳곳에서 감돌았다. 마치 이장수를 대신해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는 듯했다. 태극도가 사라지고 나서야 이장수는 입을 열었다.

“형님, 진인, 나오셔도 됩니다.”

담벼락의 물결무늬가 흔들리고 복잡한 표정의 황룡 진인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하나 조공명은 보이지가 않았다.

이장수는 눈을 끔뻑였다.

“공명 선배님은요?”

“그게······ 화를 참지 못해서······.”

“거, 건드리러 갔나요?”

“그렇소이다!”

황룡 진인은 대답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이장수는 앓는 소리를 내며 손을 들어 미간을 주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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