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수성 해신 대사당. 은색 갑옷을 입은 오을이 본당 안으로 빠르게 걸어 들어갔다.
위에는 은빛의 쇄자갑을 입고 아래는 용족 전통의 갑상을 두르고 얼굴은 청수한 소년에게 많은 여성 참배객이 힐끔거리며 시선을 던졌다.
물론 대부분 저 소년 장군은 어쩜 대호법신과 이리도 닮았을까, 하는 호기심이었다. 미리 소식을 들은 신사가 다가가 ‘진룡 호법신 전하’라고 부르며 예를 갖추고 나서야 참배객들은 정말로 대호법신이 인간 세상에 내려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르르 허리를 숙여 절하고 떼지어 둘러싸는 바람에 사당 안이 다소 소란스러워졌다.
이장수: “······.”
노신선 종이 도인도 대사당에서 활발히 활동해왔고, 나중에 해신의 화신이라고 공개까지 했거늘, 어찌!
이 시대에는 신선도 얼굴이 중요했던 건가······.
오을이 어찌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고 있을 무렵 이장수의 전음이 귓가를 파고들었다.
“후당으로 오너라. 대법사님도 계시니 결례를 보이지 않도록 주의하고.”
대법사님?
오을은 절로 긴장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차림새를 점검하고 황급히 후당으로 달려갔다. 청년이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고 그 옆에······ 이장수가 서 있었다. 그는 대법사께 인사부터 올려야 한다는 사실도 잊고 멍한 얼굴로 말을 내뱉었다.
“교주 형님, 어찌······ 오셨습니까?”
이장수가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자 그제야 상황 파악을 하고 앞에 있는 대법사를 향해 읍했다.
“도문 제자 오을, 대법사님께 인사 올립니다!”
“오냐.”
대법사는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장수는 대법사가 인과를 더 늘리고 싶지 않다는 걸 알기에 곧바로 소매에서 족자를 꺼내 의미심장하게 일렀다.
“이번 서해 사건에 미리 잘 대처했더구나. 오을, 이제 너도 성숙한 용족 태자가 되었다. 천정에 신위도 있고, 죄업도 씻어냈으며 절교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기도 했지. 이제 이 경문을 내어줄 테니 잘 깨닫고 오만함과 성급함을 경계하길 바란다. 너는 용족을 일으켜 세울 포부가 있고 훗날 하늘 높이 올라갈 것이니 용족이 어떤 일을 겪건 모두 거울로 삼아야 한다. 알겠느냐?”
“명심하겠습니다!”
오을은 두 손을 앞으로 내밀어 족자를 받아들었다. 겉에는 아무런 글자가 없어서 약간 호기심이 일었다.
옆에 있던 대법사도 경문을 눈으로 훑더니 말없이 미소만 지었다.
이장수는 또 무슨 생각에 잠긴 것인지 안색이 다소 엄숙해졌다.
“형님, 혹 무슨 큰일이 발생한 겁니까?”
“아직 확실하진 않다. 옥황상제께서 12년 후 선도 연회를 열고 사해 용왕을 천정에 초대하실 어지를 밝혔다. 깊은 뜻이 있으니 곰곰이 생각해보아라. 동해 용왕에게 알려도 좋으나 외부적으로 퍼뜨려선 안 된다.”
“염려 마십시오!”
오을은 손에 있던 경문을 바라보며 선도 연회에 관한 일을 헤아려보기 시작했다.
이장수는 일부러 천제의 위협을 생략하고 선도 연회에 관해서도 두루뭉술하게 설명해서 용족의 부담을 줄여주었다.
12년 동안 친선과 압박을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사해 용왕은 늙은 여우, 아니, 늙었지만 단단한 존재라 천정의 태도를 이해할 수 있으리라.
“동해 용궁으로 돌아가서 이 경문을 꼼꼼하게 읽어라.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오을은 자신이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느냐고 물었으나 이장수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서방교 고수가 일전에 내 화신을 공격했다. 이 인과는 어떻게 해서든 제때 매듭지을 것이다.”
오을은 이장수가 넌지시 던진 말을 듣고 그 속에 담긴 뜻을 파악했다. 그는 대법사에게 읍하고는 용족 군대를 이끌고 빠르게 안수성을 벗어났다.
쪼그마한 용족 태자가 끼어들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현도 대법사가 웃으며 감탄했다.
“장수야, 고작 몇 마디로 몇 가지 일을 해냈구나. 경문을 전달하고, 용족을 일깨우면서 금선자의 인과를 오을을 빌려 흩어내기까지 했다니. 진정 어떻게 칭찬해야 할지 모를 정도겠다.”
“그저 보잘것없는 일을 했을 뿐입니다. 대법사와 성인의 비호가 없었더라면, 이런 잔꾀도 펼칠 길이 없었겠지요.”
“녀석!”
대법사는 소매를 탁 털어 둥근 의자를 옆에 놓았다.
“이제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연구해보자꾸나. 훌륭한 계책이 있다면 뭐든 말해보아라. 스승님이 친히 안배하신 일이니, 성공하건 실패하건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겠느냐.”
“지당하십니다.”
이장수는 우물쭈물하지 않고 바로 말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철수라고 생각합니다.”
대법사는 입가를 씰룩거렸다.
“그게 무슨 의미냐?”
이장수는 천천히 설명을 시작했다.
“저희가 이번에 공략할 금선자는 서방교를 일으킬 결정적인 바둑돌입니다. 서방교 두 성인의 추산 공력이 저희 성인 어른보다 못하다고 하더라도 어쨌거나 성인입니다. 제가 아는 바로 금선자는 서방교에서 거둔 홍몽 흉수 중 현재 유일하게 총애를 얻는 존재입니다.”
“하하하!”
대법사는 돌연 호탕하게 웃었다.
“계속해보아라. 네가 유일하게 총애를 얻는다고 말하니 어쩐지 많은 생각이 드는구나.”
“음. 전 그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고 싶었을 뿐입니다.”
이장수는 멋쩍게 웃고는 자신의 분석을 계속해서 이야기했다.
성인의 신통력 위력, 금선자의 건곤 둔술부터 홍몽 흉수가 보편적으로 지닌 간악하고 잔인한 본성을 여러 각도에서 분석했다. 금선자는 아마 살아있는 목숨 부지 비장의 패가 아닐까.
반 시진 동안 설명을 분석을 이어갔고, 이내 이장수가 한마디를 덧붙였다.
“실패하면 그땐 어떻게 처치할지 사전에 생각해두는 게 실패를 최대로 근절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대법사는 느리게 고개를 끄덕였다.
“일리가 있구나. 성인의 계획까지 관련되었으니 아무래도 신중히 처리하는 게 좋을 터. 철수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느냐?”
“대법사님, 쓰면서 말해도 되겠습니까?”
이장수는 소매에서 빈 족자 두 개를 꺼냈다.
“일을 구상할 때 습관인지라······.”
“좋을 대로 하려무나!”
대법사도 한껏 흥이 오른 터라 이장수에게 책상 하나를 내어주고 ‘간단한’ 계획을 함께 토론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두 시진 후.
“훌륭하구나!”
대법사는 작은 글씨와 화살표로 빼곡해진 천을 쳐다보며 감탄했다.
“이 방법이라면 실패를 염려할 이유가 있겠느냐? 서방교의 반격도 걱정할 필요가 없겠어!”
이장수는 옆에서 민망해하며 웃었다.
“하나 저희가 우선 선택한 방안 중 하나일 뿐이고 몇 가지 변수를 일부러 간과하는 것이 이상적인 상태입니다. 제 미천한 생각으로는 몇 가지 수를 더 마련하고 가장 기본적인 몇 가지 변수를 새로 고려해야 할 듯합니다.”
대법사는 잠깐 생각해보고는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대답할 참이었다.
그때 이장수가 다시 읍했다.
“세상에 예상 밖의 일이란 없습니다. 미처 고려하지 못한 상황만 있을 뿐이죠.”
“옳다!”
대법사는 퍽 일리가 있는 말이라고 여기며 의자를 앞으로 끌어 계속 이장수와 예비 방안을 의논했다.
또다시 두 시진이 흘렀다.
“장수야, 계획은 이쯤 하면 되겠구나. 우리는 홍몽 흉수를 죽이는 것이지 영산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 이대로면 되겠느냐? 만일 예상 밖의 상황이 있다면 내가 스승님께 나서달라고 부탁드리마.”
“예. 대법사님께서 괜찮다고 하셨으니 계획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저는 그저 변변찮은 제안만 드렸을 뿐, 최종 계획은 대법사께서 정하시는 거니까요.”
대법사는 확실히 안도하는 눈치였다.
이장수는 또다시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대법사님, 외람되오나 인교에서 심어둔 서방교 첩자를 추천해 드려도 되겠사옵니까? 날개가 여섯인 매미와 교분이 있는 터라 그자의 약점을 잡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 제가 나설 때 어느 정도 가망이 늘어날 수도 있을 테고요.”
대법사는 살짝 고개를 들더니 둥근 의자에 앉아서는 씩 웃었다.
“이제 진정으로 마음을 놓고 앞으로 우리 인교 사무를 네게 맡겨도 되겠구나. 추천해보아라. 내가 그자의 종적을 가려주어야 하느냐?”
“신통력으로 이곳만 덮어주시면 됩니다. 기민한 자라 은닉하는 호신법이 있을 겁니다. 다만, 저는 신분과 토대를 드러낼 수 없으니 변장을 좀 하겠습니다.”
“음, 둔갑술에도 자신이 있어 보이는구나. 자, 어디 한번 변해보아라.”
이장수는 속으로 구결을 읊고 반 바퀴 도는 사이 ‘해신’ 종이 도인의 평소 모습으로 변신했다.
대법사는 곧바로 눈을 가늘게 뜨고 미소 짓더니 변장에 대한 평가 없이 툭 내뱉었다.
“알아서 안배하려무나.”
이장수가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하자 종이 도인이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문정 도인의 숙원이었던 대법사와 정식 만남을 이뤄주게 되었다.
문정 도인에게 한 약속도 지키게 되었군.
······
대, 대법사?!
안수성 남쪽 척박한 모래사장 위. 물고기 한 마리가 바다 위로 튀어 올랐다. 물고기는 꼬리로 해수면 위에 서서는 눈을 부릅뜨고 눈앞에 피리를 손에 쥔 소녀를 쳐다보았다.
소녀가 전음했다.
“조급해하지 말고 침착해. 절대 자신을 드러내지 말고.”
바닷물고기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파도가 넘실대는 사이 자취를 감추었다.
영산 산허리에 있는 선부 안.
침상에 모로 누워있던 인영이 벌떡 몸을 일으켰다. 하얀 손을 가볍게 흔들자 비단 소매도 덩달아 춤을 추었다.
‘대법사가 나를 만나겠다고?’
문정 도인의 눈에 물결이 일렁였다. 그러나 곧바로 코웃음을 치고 매끈한 아래턱을 살짝 치켜들었다.
‘본좌는 체면을 살려주는 것뿐이다. 성인 제자라고 자기가 뭐 대단한 줄 아나. 본좌를 함부로 불러대다니 말이야. 흥. 해신 대인의 체면을 봐서······ 아니지, 아니야. 해신도 대법사의 명령을 듣는 것이려나.’
문정 도인은 살짝 넋을 놓았다가 이내 ‘풉’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옆에 있는 연못으로 나부껴 갔다.
비단옷은 옅은 안개처럼 한들거렸다. 목욕 재개 후 단장하려니 문득 걱정이 찾아왔다.
오래전에 준비해둔 옷으로 갈아입고 나니 지나치게 ‘보수적’이고 평소 그녀와 차이가 너무나도 크게 느껴져서 다급하게 옷가지를 여러 벌 만들어냈다.
이래저래 고르다가 끝내 붉은색 옷으로 선택했다. 어깨는 가렸지만, 치맛단은 다 가리지 않았다. 평소 요염함을 조금 남기고 출중한 기식을 살짝 더 꾸며냈다.
맨발이 익숙한 발은 꽃을 수놓은 신발로 감쌌다. 평소에는 앞섶을 싫어했으나 오늘은 천도 덧대었다.
화장한 얼굴을 꼼꼼하게 살피고 길게 늘어뜨린 머리카락은 높게 틀어 올린 후 연못 앞에 서서 천천히 반 바퀴 돌았다.
‘흥. 이따가 혼을 쏙 빼줘야겠군! 본좌의 치맛자락에 엎드려 절하게 해주겠어. 하하, 하하하······.’
바로 그때였다!
“무슨 일이 생긴 것인가? 오기 곤란하다면 무리해서 올 필요는 없다.”
자연히 이장수가 피모기 허수아비한테 한 말이었다.
“아, 아닙니다. 소인, 서방교 제자들을 잠깐 상대하고 있었습니다.”
문정 도인은 얼른 대답하고는 입을 삐죽이며 흰자위를 까뒤집었다. 소매를 탁 털자 곧바로 몸이 사라졌다.
타인의 정찰을 피하는 방법에서 그녀는 전문가였다.
더욱이 문정 도인은 아직 의심받지도 않았다. 서방교 성인에게 이상한 점을 들킨 적도 없는 터라 누군가가 특별히 그녀의 종적에 관심을 두지도 않고 말이다.
안전을 위해 그녀는 동시에 몇 가지 방법을 써서 종적을 감추었다. 서방교에서 숨겨둔 고수들이 자주 가는 집거지를 골라 가는 도중에 신통력을 펼쳐서 화신을 두고, 본체는 암암리에 안수성으로 내달렸다.
반 시진 후, 해신 사당 후당.
후당 문밖에서 모습을 드러낸 문정 도인은 선천 지보의 기운을 느끼자 도심이 덩달아 살짝 떨렸다.
자신만만하게 고개를 쳐들고 성큼성큼 걸음을 내디뎠던 그녀는 두어 걸음 만에 후당 구석에서 졸고 있는 이를 눈에 담고는 엉겁결에 걸음새를 바꾸어 사뿐사뿐 걸었다. 걷고 또 걷다가 노선이 엇나가서 대문 좌측으로 이어지는 저승길에 오를 뻔했다.
휴우 발을 헛디뎌서 저승사자를 만나 뵐 뻔했다.
손으로 문틀을 겨우 붙잡고 후당 안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이 강렬한 냄새!
모기를 두려움에 떨게 하는, 어딘가 익숙한 느낌······.
아무것도 몰랐던 어린 모기였던 그녀는 피바다에서 강한 고수를 목격했을 때, 소녀처럼 가슴이 마구 뛰었었다. 참고로 그 고수는 훗날 그녀의 손에 맞아 죽었다.
으음······.
가느다란 속삭임과 요염한 눈빛으로 꾸물꾸물 은근히 추파를 던졌다.
맞아, 바로 그자야!
그녀는, 멀거니 쳐다만 보았다.
“흠! 흠흠!”
이장수가 목청을 크게 가다듬자 앉아서 잠이 들었던 대법사가 태연하게 허리를 곧추세웠다. 반면 문밖에 있던 문정 도인은 소스라치게 놀란 듯 얼른 옆으로 몸을 움츠렸다.
문밖에선 문정이 이마로 문틀을 짚은 채 손가락으로 옷깃을 여몄다.
후당 안에선 대법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인상을 쓰고서 해신의 모습을 한 이장수를 쳐다보았다.
‘네가 말한 홍몽 흉수, 검은 날개 피모기족 여왕, 그러니까 무수한 생명을 멸살한 홍황의 악인이 맞느냐?’
이장수는 유감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왕은 확실히 여왕이긴 했다. 오늘은 다소 고장 난 것 같긴 하지만 말이다.
“흐음!”
대법사가 목청을 가다듬었다.
“장경, 네가 말한 그자는 왔느냐?”
“예. 지금 불러들일 터이니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이장수는 왼손에 불자를 들고 오른손으로 장포 아랫자락을 쥐고는 황급히 밖으로 나갔다.
“문정, 들어오너라! 대법사께서 안에 계시는데 예서 멀거니 서서 무얼 하는가······.”
문밖으로 나간 이장수는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문정 도인은 손수건을 손에 쥐고서 붉은 입술을 가리고 있었다. 눈가에는 눈물 자국도 있었다.
손수건은 이미 젖어있고 말이다.
이 정도 집착이라니. 감탄이 절로 나오는군!
이장수가 다정하게 불렀다.
“문정······.”
“대인, 잠시만요.”
문정 도인은 입가를 틀어막은 채로 황급히 전음했다.
“소인, 대법사를 뵙고 나니 저도 모르게 침이 흐르는 터라. 금방 참아내겠습니다.”
“······.”
아니 저 미친 여자가 갑자기 뭐라는 거야.
······
인교 성인의 유일한 제자이면서 여와 성모께서 친히 빗어낸 첫 번째 인간족, 현재 홍황에서 최고참 모쏠남이자 도문 삼교의 대사형 현도 대법사가 인교에서 심은 첩자 문정 도인을 친절하게 회견했다.
홍황에서 별 역사적인 의미가 없는 이번 회견에서 현도 대법사는 온화한 미소와 엄청난 친화력으로 문정 도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현장 분위기는 훈훈하고 화기애애했다.
이번 회견의 증인이자 중매인 천정 해신이자 인교 소법사, 인교 도선문 제자, 인교 성인이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법보 인간이면서 차기 월하노인 후보이자 미니 상사수 관리자 이장수는······ 실로 손에 땀을 쥐었다.
대법사를 보고 침을 흘리다니!
어찌, 대법사를 찜쪄먹기라도 하려고?
문정 도인이 얼굴에 ‘대법사, 저는 그대의 팬입니다’라고 쓸 뻔한 말을 이장수가 옆에서 하하 웃으면서 ‘홍황 흉수가 경의를 표하는 특별한 방식’이라고 둘러댔기에 망정이지. 대법사가 피모기를 재로 날린대도 이장수는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입장이었다.
이장수는 문정 도인이 주화입마에 빠지는 걸 막기 위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문정, 금선자 일 때문에 불렀다. 서해에서 금선자가 내 화신을 공격했어. 아주 엄청난 기세로 횡포하게 굴었지. 오늘 대법사를 친히 모셔왔으니 금선자를 찾아가 갚아줄 생각이다!”
다행히 해야 할 일에 관한 말을 꺼내자 문정 도인은 정상으로 돌아온 것인가······ 그다지 아닌 것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