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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형이 실력을 숨김 (377)화 (377/593)

어떡하지? 구름에서 기다리라고 할까?

어휴 미치겠네!!!

천정 구름 길 위. 따사로운 미소를 띤 변장은 누가 봐도 흥미가 없어 보이지만 인내심 있게 듣는 선자에게 분위기 있는 저음으로 천정에서 일어나는 재미있는 일을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중이었다.

사실 변장은 미친 듯이 허둥대는 중이었고 좌불안석인지라 다리를 달달 떨고 싶은 심정이었다.

수행한 지 몇천 년밖에 되지 않은 인간족 천선이 어찌 이런 큰일에 연루되었단 말인가!

선자가 성인의 이름을 얘기했을 때 몸에서 한 줄기 성인의 기운이 나왔었다.

이 선자는 성인을 대표하는 ‘사자(使者)’였다!

천정 규칙에 따르면 성인 제자는 가로막을 수 있지만, 성인의 뜻을 전하는 ‘사자’는 절대 막을 수 없다. 그들은 성인을 대표했으니 말이다!

선자의 신분을 확인하는 순간 변장의 미소는 굳어졌다. 사실 수많은 생각이 맴돌았다.

보름 전 수신 대인은 요족을 음해했다. 수십만 요족을 소멸시켰고 상고부터 살아남은 요족 고수를 죽였다.

홍황에 알려진 바로 여와 낭랑은 상고 시절 오라버니 복희와 함께 홍황을 유력했다.

당시 이제 막 세워진 요족 천정의 요황이 요족으로 초대하면서 요족 객경의 신분을 지닌 것이나 다름없었다.

요족이 인간족의 손에 무너지고 난 뒤 요족 지보 초요번은 여와 낭랑의 손에 들어가게 되었다. 여와 낭랑도 요족을 보호하면서 요족의 가장 든든한 산으로 받들어졌다.

이런 시점에 여와 낭랑이 사람을 보내 수신 대인을 부르셨다는 건······.

‘이번에 가면 수신은 돌아오지 못하겠구나!’

나 변장이 가진 이 모든 게 어떻게 얻었더라? 수신이 주신 게 아닌가!

자고로 선인이라면 은혜를 알고 그 은혜를 보답할 줄 알아야 하는 법.

이런 순간에는 변장도 자신의 힘을 다해 수신을 도와야 했다.

그런데······

어떻게 돕지?

아니야!

뭘 어떻게 도울 수 있겠어.

“선자, 이쪽의 콩밭을 보십시오. 소장이 경작했었습니다. 지금도 퍽 만족스럽게 자라고 있지요.”

“장군, 진정 수신부로 가는 길이 맞습니까?”

선자가 이맛살을 구긴 채 물었다.

“물론입니다. 앞에 보이는 저기를 지나 조금 더 날아가면 수신부입니다. 선자, 앞에는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아십니까?”

“장군, 저도 글은 읽을 줄 압니다.”

선자는 굳은 얼굴로 말을 이었다.

“태청 성인의 화신 태상노군이 계신 도솔궁이 아닙니까. 오늘은 성인의 명을 받들고 있는 터라 가서 알현하기가 곤란합니다.”

“참으로 아는 게 많으시군요!”

변장은 엄지를 치켜세우고는 목청을 높였다.

“성인 낭랑께서 수신을 부르셨다고 하셨지요! 큰일이 아닙니까! 어찌 지체하겠어요?! 선자, 이쪽으로 가면 금방 수신부에 이를 것입니다.”

변장은 도솔궁 앞에서 일부러 한 바퀴 돌고 다시 방향을 틀어 수신부로 향했다. 이는 그가 급히 생각해낸 유일한 묘책이었다.

함께 천문을 지키던 천장은 지금쯤이면 필시 능소보전으로 달려갔으리라.

일부러 도솔궁 앞을 돌았던 건 대법사나 인교의 다른 고수께 알리고 겸사겸사 다른 천장이 이 일을 옥황상제에게 아뢸 때까지 시간을 더 벌어들이기 위해서였다!

천하 수군 부사령관의 잔꾀라고나 할까.

조금 더 이동하니 수신부가 어렴풋이 시야에 들어왔다.

성모궁에서 온 선자가 넌지시 물었다.

“장군, 천정에서 수신의 위엄이 이토록 높습니까?”

“수신 대인은 자연히······.”

“괜한 걱정을 하시는 듯하여 드리는 말씀입니다. 낭랑께서 저를 수신부로 보낸 일을 태청 어르신께서 어찌 모르시겠습니까?”

“그게······.”

“정과 의리를 중시하는 장군의 마음은 갸륵하나 속히 수신을 뵙게 해주세요. 낭랑의 일을 지체하는 것 또한 성인에 대한 불경입니다.”

“예, 이제 다 왔습니다. 곧 도착해요.”

이마에 스민 식은땀을 닦아낸 변장은 더는 잔꾀를 부리지 않고 구름을 몰아 수신부로 직행했다.

······

같은 시각, 소경봉 단방 밖.

건곤에 잔잔한 물결무늬가 일어나고 태극도 허상이 서서히 응결되더니 현도 대법사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잠든 건가?”

흔들의자에 누워있는 이장수를 바라보며 대법사는 꽤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요승산을 터뜨린 후 정신 소모가 컸다는 건 자연히 알고 있었다. 태극도를 통해 천정과 요족의 싸움을 ‘라이브’로 봤으니 말이다.

이장수는 아직 휴식을 취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성인 낭랑이 보낸 선자는 수신부에 곧 도착한다. 이장수가 깰 때까지 성인 낭랑이 보낸 사자가 기다리는 건 실례이리라.

“장경······ 장수야?”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평범하게 자는가 보다.

대법사는 싱긋 웃었다.

몇 번 더 부르려다가 무언가 떠올랐는지 소매에서 세 치 길이의 작은 검 한 자루를 꺼내 이장수의 손등을 쿡쿡 찔렀다.

이참에 작은 검으로 예비 사제에게 제대로 가르침을 주리라!

작은 검이 날카로움을 피워냈다. 질려도 따끔거리는 정도일뿐 크게 다치지는 않을 정도였다.

검이 이장수 쪽으로 석 자 범위로 날아갔을 때였다.

“누구냐!”

두 눈을 번쩍 뜬 이장수는 이내 쌩, 하고 자취를 감추어버렸다!

소경봉이 맹렬히 떨리기 시작했다.

한없이 큰 오행 영력이 돌아가고 순식간에 진기가 하나둘 밝혀졌다.

살진 18개, 곤진 3개가 동시에 가동되었다!

대법사가 있는 쪽을 다시 살펴보자. 한 줄기 기운이 돌아가면서 사방팔방에서 쏘아져 온 ‘물건’들을 멈추게 했다.

이 물건이란, 독을 묻힌 날카로운 칼, 검자줏빛 초품인뢰부(超品引雷符. 벼락을 불러오는 부적), 삼각형 폭탄 금단, 소형 진기 십여 개······.

심지어 단방 지붕에서 길이 석 장, 너비 석 장인 새까만 원통마저 나타났다!

원통 위 빽빽한 부적이 돌아가며 활성화되었다.

부적이 머금은 우레와 같은 힘이 치솟으면서 원통의 시커먼 포문이 단방 앞에 뒷짐을 지고 선 인영을 조준했다.

“아니?”

대법사도 눈을 동그랗게 떴다.

새까만 원통의 금제가 멈추고 흔들리던 소경봉이 곧장 평온해졌으며 엄청난 영력도 순식간에 잠잠해졌다. 온&오프가 자유자재였다.

십 리 남짓 떨어진 곳. 나무 구멍에서 고개를 빼꼼히 내민 그는 단방 쪽에 서 있는 대법사를 공교롭다는 표정으로 바라보고는 얼른 구름을 몰고 날아왔다.

아니나 다를까. 이장수가 깨어난 것이다.

“대법사님, 그······ 제 반응이 좀 과격했습니다. 양해해주십시오.”

“내가 공연히 떠본 탓에 괜히 새로 배치해야겠구나.”

“괜찮습니다. 대부분 거듭해서 쓸 수 있거든요.”

“그나저나 장수, 음, 사제.”

“말씀하십시오.”

대법사는 미간을 좁히고 앞에 있는 이장수를 가만히 응시했다. 그리고 원신 깊은 곳에서 비롯된 궁금증을 물었다.

“얼마나 강한 적을 상대하려는 심산이냐?”

“그저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수준의 배치에 심혈을 기울였을 뿐입니다. 유비무환이 아닙니까. 그래야 수행에 전념할 수 있기도 하고요.”

대법사는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내저었다.

“정말이지······ 아니다. 일단 따라오너라.”

보드 게임방 쪽에서 주구와 령아가 허겁지겁 날아왔다.

대법사는 선력으로 이장수를 감싸고 태극도 위력을 빌려 이곳을 벗어났다.

허공을 왕래하고 건곤을 거닌다.

찾아온 목적을 이야기하려던 대법사는 별안간 무언가를 깨달았는지 이장수를 노려보았다.

조금 전에 녀석이 한 말의 뜻이란, 설마 이 녀석의 실력이 성인과 천도마저도 가상의 적으로 계획할 정도라는 말은 아니겠지?

“어찌 그러십니까?”

“아니다. 성인 낭랑께서 너를 성모궁으로 부르셨다. 괜히 사자를 기다리게 하여 성인의 비위를 거스르면 안 되니 특별히 깨우러 온 것이다.”

이장수는 미간을 찡그리고 중얼거렸다.

“성인 낭랑께서 이렇게나 일찍 등장하신다고? 말이 안 되는데······.”

“성인의 뜻을 함부로 헤아리지 마라.”

짧은 고민을 마친 이장수는 앞으로 걸음을 내디뎌 대법사에게 물었다.

“대법사, 아니, 사형. 사형께서는 천지간 최초의 인간족이시지요?”

고개를 끄덕이려던 대법사는 돌연 이장수의 평온한 두 눈에서······ 무언가를 읽어냈다.

함정의 냄새.

······

잠시 후, 천정 수신부 앞.

변장이 성모궁에서 온 선자를 데리고 수신부에 이르자마자 대문이 활짝 열리고 도포를 입은 두 사람이 걸어 나왔다.

좌측에 있는 청년 도인은 자연히 대법사였고, 우측에 흰 도포를 입은 백발의 노인은 이장수가 본체에 둔갑술, 장안법을 펼치고 물리적 변장술까지 한 후의 모습이다.

화신으로 성인 낭랑을 찾아뵙거나 진신을 화신 안에 연결하는 건 적절치 않기에 이런 방법을 쓴 것이다.

행여나 성인 낭랑께서 나무라신다면 이장수는 즉각 둔갑술과 장안법을 풀고 인교 소법사의 모습으로 회복하면 된다.

선자가 앞으로 다가와 대법사를 향해 허리를 숙이고 ‘사형’하고 불렀다. 그리고는 이장수를 보고 싱긋 웃으며 말했다.

“수신이시지요? 낭랑께서 부르십니다. 혹 저와 함께 성모궁으로 가실 수 있는지요.”

이장수가 공수하고 대답했다.

“낭랑이 부르시면 응당 따라야지요. 번거롭겠지만 길 안내를 부탁합니다.”

“따라오십시오.”

선자가 높게 틀어 올린 머리에서 옥비녀를 꺼내 옆에 대고 가볍게 긋자 정교하게 만들어진 배가 만들어졌다. 선자는 허리를 숙여 이장수에게 배에 올라타라고 손짓했다.

옆에서 대법사가 입을 열었다.

“지금껏 수행해왔지만, 성모궁에 가서 성모를 뵌 적이 없었다. 마침 좋은 기회가 왔으니 나도 같이 가지.”

대법사는 한달음에 나무배에 올라탔다.

선자는 눈을 끔뻑이며 웃었다.

“현도 사형, 수신을 아주 신경 쓰시는군요.”

선자는 그 후로는 별다른 말 없이 선수에 섰다. 손에 등롱을 들고 배를 동천문으로 몰았다.

출발하기 전 이장수는 변장에게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

“장군, 고생이 많았네.”

변장은 황급히 포권했다. 정말이지, 대법사 앞이라 감히 숨도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

배가 천정을 벗어나기 전, 동목공이 다급히 달려왔다. 선물 상자 두 개를 꺼내 폐하께서 낭랑께 드리는 선물이라며 함께 가져가라고 했다.

성모궁에서 온 선자가 어찌 모르겠는가?

대법사가 따라가고 동목공이 선물을 들고 달려온 것 자체가 인교와 천정이 수신에게 힘을 주는 것이었다.

그녀는 말없이 웃기만 했다.

순조롭게 동천문에 도착한 배는 아주 급속도로 계속 올라갔다. 급속도였으나 몹시 안온했고 바람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이장수와 현도 대법사는 가는 내내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었으며 서로 전음하지도 않았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할지는 수신부로 가는 길에 이미 상의해두었으니 말이다.

이치대로라면 성인 낭랑께서 이장수를 부른 건 딱히 곤란하게 하고자 하는 건 아닐 것이다. 끽해야 말로 경고하는 것일 터.

그런데도 이장수는 성인 낭랑이 이치를 벗어난 패를 낼까 두려웠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여 대법사와 함께 가기로 한 것이었다. 보험은 들어놔야 하는 법 아니겠는가.

극히 빠른 속도로 동해의 동쪽으로 날아간 배는 다시 하늘 기둥을 따라 질주하고 자욱한 운무를 뚫고 들어갔다.

그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천지를 벗어나 끝없는 허공으로 날아갔다.

······

배는 어떤 방향을 향해 반 시진을 빠르게 나아가서야 속도를 늦추기 시작했다.

반 시진 만에 오부주를 벗어나 몇만 리를 이동했다.

선자가 손에 들고 있던 등롱도 어느새 밝혀졌다.

돌연 밤하늘에 별이 반짝였다. 그리고 배는 그 별을 향해 돌진했다.

가까이서 보니 별이 아니라 문이었고, 날아온 배를 그대로 ‘삼켜버렸다’.

“현도 사형, 수신, 여기가 성모궁입니다.”

선자의 목소리에 이장수와 현도 대법사가 눈을 떴다. 시야에 들어온 건 휘황찬란한 빛을 가물거리는 운해와 운해 곳곳에 떠 있는 웅장한 궁전이었다.

선자는 계속 배를 몰아 여러 궁전과 탑 사이를 지났다.

이곳은 오행이 온전히 갖춰지고 음양이 공생한 하나의 작은 세상 같았다.

운무 속에는 신조(神鳥)가 노닐고 곳곳의 건물에서 선자들이 수행하고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대법사와 이장수도 일어서서 성모궁의 경치를 감상했다.

물론 선광이 자욱이 깔린 연못에는 두 남자 연기사가 시선을 던지기가 곤란했다.

이곳에서 가장 휘황찬란하고 웅장한 금색 보전을 지날 때 대법사가 전음했다.

“아무 일 없겠구나. 성모께서 요족의 일로 네게 책임을 물으실 생각이었다면 이 보전으로 부르셨을 것이다.”

마음속에 팽팽하게 당겨졌던 현이 조금, 아주 조금 느슨해졌다. 여전히 고도의 긴장 상태였지만 말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주변에서 미미한 물소리가 들려왔다.

운무가 점차 걷히고 배는 어느새 고요한 연못 위에 이르렀다. 수면에 잔잔한 물결이 일었다.

이 호수는 경계를 알 수 없었고 수심도 알 수 없었다.

한 면의 거울처럼 영롱한 은하수를 비추어 도심을 유독 편안하게 해주었다.

전방에 조그마한 섬이 나타났다.

고개를 들고 보니 섬에 있는 한 누각에서 현묘하고 영기가 담긴 기운이 나부껴왔다. 저도 모르게 깨닫고 싶어졌다.

성인의 거처란 과연 비범하군.

배가 멈추고 선자가 두 사람을 섬으로 안내했다. 누각으로 바로 이어지는 구불구불한 옥 계단이 있었다.

대법사가 앞에서 걷고 이장수가 그 뒤를 따랐다. 곁눈질하지 않고 평온하게 호흡했다. 그때, 문득 이 섬이 최상급 옥으로 조각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마침내 고상한 누각 앞으로 이르렀다. 그들을 이곳으로 이끈 선자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낭랑, 수신을 데리고 왔습니다.”

대법사가 먼저 다가가 읍했다.

“제자, 사숙께 인사 올립니다!”

이장수도 따라서 읍했다.

“사숙께 인사 올립니다.”

별안간 문 안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무어라 묘사하기 힘든 목소리였다. 신비롭고 환상 같기도, 자애로운 것 같기도 했다. 처음에 부드럽게 들리나 무한한 위엄을 머금고 있었다.

“현도는 다른 데 가서 놀아라. 나는 수신과 따로 할 얘기가 있다.”

놀······ 아······ 라.

대법사는 전혀 언짢아하지 않고 씩 웃었다.

“제자, 명 받들겠나이다.”

선자가 나가자는 손짓과 함께 대법사를 데리고 섬을 빠져나갔고, 이내 배에 올라타 빠르게 멀어졌다.

“······.”

낭랑, 이건 무슨 의미인가요?

설마 정말로 요족의 일을 이야기하려는 건가? 말이 안 되는데. 납득할 수가 없어.

그런 그의 생각을 꿰뚫어 보기라도 한 듯, 누각에서 현묘한 목소리가 다시금 울려 퍼졌다.

“오늘 내 너를 부른 건 요족 때문이 아니니 염려 말아라. 요족은 본디 만령을 결합하여 만든 부족이고 나는 태고 선천 생명이다. 요족 중에 나와 관계가 깊었던 이들은 일찌감치 연기가 되어 사라졌어.”

이장수의 미간이 서서히 펴졌다. 다만 의아함은 더욱더 커졌다.

성인께선 어찌······ 먼저 해명하시는 거지?

설마 더 깊은 계략이 숨어있는 건가?

성인의 능력이라면 어떤 계략을 꾸밀 수 있을까?

“잘못을 일깨워 주시어 감사합니다.”

“수신, 내 세 가지를 물을 테니 대답하라.”

누각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이장수는 읍하는 자세를 유지한 채 대답했다.

“하문하십시오.”

현묘한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이번에는 약간 장난이 섞인 듯했다.

“가진악의 누이는 한소영 아닌가? 어째서 가락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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