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흑처럼 깜깜한 밤 세찬 바람이 부는 소경봉.
숲에서 그윽한 향기가 퍼지는구나.
조금 전, 사형에게 전서를 받은 령아는 도포를 걸치고 총망히 초가집을 빠져나왔다.
대진을 여는 옥패를 손에 쥐고 단방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그러나 단방 앞에 이르자마자······ 꾹꾹 억누르는 듯한 흐느낌을 들었다.
당황한 그녀는 깜깜한 수풀에서 튀어나와 불이 환하게 밝혀진 단방 문 앞으로 내려왔고, 이내 흔들의자에 누워서 눈물범벅인 얼굴을 한 사형을 발견했다!
콰과광!
령아의 등 뒤로 번쩍, 하고 벼락이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 뒤로 몸을 휘청한 그녀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찌 갑자기 하늘이라도 무너져내렸단 말인가!
“사형, 무슨 일이에요?”
령아는 울먹이며 흔들의자 앞에 꿇어앉았다. 자그마한 손으로 이장수의 커다란 손을 부여잡고 채근했다.
“말씀해주세요. 무슨 일이건 함께 이겨내요! 사, 사부님 일인가요? 사부님을 어떻게 해볼 수가 없는 건가요? 아니면 사형의 수행에 무슨 착오라도 생겼나요? 장생도과가 망가졌다면, 전 당장이라도 사형과 함께 환생하러 갈래요!”
“령아야······ 별일 아니다······.”
이장수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울대가 위아래로 움직이며 슬픔에 젖은 느낌을 한껏 자아냈다.
령아가 눈꺼풀을 내리깔자 눈물이 진주처럼 뚝뚝 떨어졌다. 그녀는 사형의 손등을 제 뺨에 가져가서는 흐느꼈다.
“장난치지 말아요. 사형이 죽으면 저는 어떡해요! 사형을 위해 무덤이라도 지킬게요······. 아얏! 왜 때려요!”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이장수는 맥없이 벌컥 성을 내더니 손가락으로 령아의 이마를 툭, 쳤다. 그리고는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고 길게 탄식했다.
“이거, 뒷심이 엄청나군.”
볼을 잔뜩 부풀린 령아는 묵묵히 사형을 바라보았다.
“사형이 우는 건 처음 보니까 걱정돼서 그랬잖아요.”
“안 울었어. 그냥 도심에 억눌러둔 감정을 풀어낸 것뿐이다.”
령아는 무슨 말인지 도통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장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어두컴컴한 밤의 장막을 응시하며 도심에 섞인 슬픈 감정을 최대한 가라앉혔다.
산으로 돌아온 지 한 시진이 되었으니 이곳에서 눈물을 한 시진 동안 흘린 셈이다.
반나절 전, 지부를 떠날 때, 이장수는 해신교와 천정에 가서 처리해야 할 일이 있다는 핑계로 조 대인의 술자리 초대를 완곡하게 거절했다.
현황탑은 대법사가 거둬갔다. 대법사는 특별히 운소 선자에게 이장수의 본체를 산문으로 데려다주라고 지시하기까지 했다.
참 한결같이 친절한 사형이다.
모처럼 운소 선자를 삼선도로 데려다준 이장수는 삼선도에서 차를 마시고 담화를 나눈 후에야 홀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은 탑 형님의 보호가 없는 터라 안정감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었고, 반 시진이면 충분히 돌아올 수 있는 길을 꾸역꾸역 중신주 반 바퀴를 돌았다!
소경봉에 돌아와 편안한 흔들의자에 눕자마자 억눌러두었던 한숨을 내쉬었다. 주위로 짙푸른 기운이 나부끼고 슬픔을 담은 감정이 온몸에서 밀려왔다.
천지는 유유히 흘러가고 나만 홀로 슬퍼서 눈물을 흘리누나. 만물은 다 끝이 있는 법. 무엇 하러 외롭게 버티는가.
전에 그는 슬픔이에게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그저 슬픔을 억누른 탓에 대외적으로는 심오한 느낌을 자아낸 것뿐이었다.
음, 운소 선자의 앞이라서 센 척했던 건 아니다!
순수한 슬픔, 순수한 감화는 도심이 순결하다고 막아낼 수 있는 게 아니다.
령아는 방석을 가져와 이장수 옆에 앉아서는 사근사근 물어왔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별일 아니래도. 후토 낭랑의 칠정 화신을 제압할 때 중생의 칠정이 만들어낸 기운에 영향을 받았었다. 지금은 그 감정을 해소한 것뿐이고.”
령아는 눈을 끔뻑였다. 사형이 뭔가 엄청 대단한 사건을 얘기한 것 같은데······.
“너를 왜 불렀는지 알아?”
“알죠.”
령아는 세상에 더는 미련이 없다는 표정으로 옆을 바라보았다.
“경문을 베끼어 쓰는 거로 사형을 기쁘게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할게요.”
“이번에는 아니다. 즐거운 곡을 연주해봐라. 심경이 좀 밝아질 수 있게.”
“헤헤, 진작 말하지. 지금 바로 할게요!”
령아는 곧장 종이 인형 두 개를 내보냈다. 종이 인형들은 각자 북과 소를 꺼내고, 자신은 금을 껴안고서 함께 즐거운 선율의 곡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이장수는 픽 웃고는 다시 눈을 감았다. 조수처럼 밀려오던 슬픔이 점점 사라지고 정신은 다시금 분주해졌다.
칠정의 풍파를 순조롭게 해결할 수 있었던 건 천정, 용궁, 삼교 선종이 협력한 덕분이었다.
이장수의 종이 도인들은 다시 여정에 올랐다.
용궁으로 가서 용왕께 감사 인사를 하면서 이 일의 진전 상황을 얘기했다. 천정에서는 동목공을 찾아가 지부를 위로할 일을 논의했다.
그리고 동목공에게서 뜻밖의 소식을 하나 알게 되었다.
중생의 염력을 모을 때, 삼천 세계에도 염력이 모여 지부로 향했고, 육도 윤회판에 주입하면서 적잖은 힘을 더해주었다고 한다.
이 중생 염력의 출처란······ 바로 서방교가 삼천 세계에서 관리하는 향불 신교들이었다!
서방교 정의의 사도가 나섰다고?
서방교의 의도를 곰곰이 생각해본 끝에 틀림없이 아래 세 가지 중 하나라고 파악했다.
1번. 지부에 은혜를 선사한 것은 향후 유명계에서 편리하게 일 처리를 하기 위해서다.
2번. 천도를 위해 도문과 동시에 나서서 육도 윤회판을 도운 것이다. 공덕을 얻지는 못해도 기운을 되찾을 수는 있다.
3번. 도의(道義)를 점유하기 위해서다.
‘도의’라는 건 홍황이라는 잔혹한 생존 환경에서는 농담에 불과하다.
도조가 도와 하나가 되지 않고 육성인이 세상에 나타나기 전은 확실히 그랬다. 태고는 순수하게 주먹이 센 자가 최고였으니 도의라는 건 거친 방패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도조가 도와 하나가 되고, 육성인이 나타난 후 홍황의 하늘이 정해졌고, 배경, 토대가 실력보다 더 중요해졌다.
육성인의 존재는 홍황의 기본 질서를 정했다.
그리고 천도의 존재는 도의라는 두 글자를 더욱더 중요하게 만들었다.
서방교가 이번에 나선 건 도의라는 두 글자를 점유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면 ‘홍황 대교파’로써 계속해서 도문과 같은 체급으로 싸울 수 있지 않겠는가.
‘우리 서방교는 홍황에서 악역이 아니다. 도문과 경쟁 관계이며 저마다 각자의 입장이 있을 뿐이다.’ 뭐, 이런 의미가 아닐까.
성인이 명령을 내렸을까, 아니면 지장이나 다른 성인 제자가 적극적으로 제기한 것일까?
한참 고민해본 끝에 답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하여 픽 웃고는 더는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음, 어떻게 지부를 돕고 공덕을 더 얻을지나 생각해보자.
이번에 후토 낭랑을 돕고 천도는 엄청난 공덕을 도문 아홉 선인에게 나눠주었다. 그리고 이장수는 그중에서 가장 힘을 많이 쓰고 가장 중요한 인물인지라 얻은 공덕도 자연히 가장 많았다.
그렇지만 대법사가 전에 일깨워줬던 것처럼······ 공덕을 도문 고수들과 나눴으니 이장수가 얻은 것도 줄어들긴 했다.
어쩔 수 없다. 대덕 후토와 관련된 일이니 최대한 안온하게 처리하고 싶었으니 말이다.
현재 공덕 금신은 9할 정도 구축되었다!
그렇지만 9할은 모두 ‘재료’일 뿐이다.
단순한 공덕은 죄업을 상쇄하는 것 외에는 큰 역할이 없다. 완벽한 공덕 금신만이 ‘천도가 비호하는’ 효과를 만들어낸다.
물론 공덕 금신을 응결하는 부분에서 사고 맥락을 단 한 번도 바꾼 적이 없다. 그가 원하는 건 공덕 금신이지, 응결해낸 공덕 금신에 의지해서 목숨을 부지하는 것은 아니다.
공덕 금신의 수호가 있으면 성인이 간섭하지 않는 일반적인 위험한 상황에서는 안전지수를 최소 3할은 높일 수 있다.
성인이 간섭하는 위험한 상황이라면, 공덕 금신에 의지해 성인을······ 조금 더 주저하게 할 수는 있을 터.
이게 바로 일말의 생존 기회라는 것이다!
공덕 금신 수행법은 이미 준비를 끝마쳤다. 그리고 리모델링할 계획도 있으나 아직까지 적합한 노선을 찾지 못했다.
현재 공덕 금신의 부족한 부위는 종아리와 발이었다.
그럼 스몰 사이즈의 ‘다리’라도 좀 만들까?
공덕 금신·천잔각(天殘脚. 발을 앞으로 뻗어 발바닥 모양의 거대한 기를 방출하는 초식)?
“하하하!”
이런 화면이 떠오르자 이장수는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금을 타던 령아가 이내 손을 멈추고 물었다.
“사형, 이제 괜찮아졌어요?”
“아, 도심은 무탈하다.”
이장수는 기지개를 켜고 눈앞에 있는 령아를 쳐다보며 또다시 생각에 잠겼다.
이에 령아는 얼굴이 확 붉어졌다.
“왜 그러세요?”
“수행한 지 얼마나 됐지?”
수행한 지 얼마나 됐냐고?
설마······ 이제 제게 손을 대시려는 건가요?
집안에서 키우던 꽃이 드디어 시련에서 벗어나 열매를 맺고, 사문 남매라는 관계에서 한층 더 돌파하는 건가?
쿵! 쿵!
심장 박동이 확 빨라지고 얼굴도 새빨개졌다. 우물쭈물 온전하게 말을 내뱉지 못했다. 소녀의 조신함과 불안한 마음을 넘나들던 그녀는 지금까지 준비했던 말을 모기만 한 목소리로 내뱉었다.
“주, 준비······ 됐······ 어······ 요.”
“응?”
이장수는 표정이 환해졌다.
“내 생각까지 유추해내다니. 경지가 높아진 후로 영지도 점점 자라는 모양이구나. 그럼 12년 후에 하산하여 이곳저곳 돌아다니기로 하자. 너도 이제 홍황을 마주할 때가 되었어.”
“에?”
령아는 당혹스러웠다. 이장수는 몇 번 웃더니 푸른 연기가 되어 단방 안으로 사라졌다.
······
부족한 공덕을 어디 가서 채우면 좋을꼬?
요괴를 제거하는 건 나름 안정적인 선택지다. 그러나 느닷없이 요족에게 큰 압박을 주다간 요족의 격렬한 반발을 불러오기가 쉽다.
육압 도인을 계략의 핵심으로 두고 요정 태자라는 신분을 이용해 더욱더 많은 죄업 대요괴가 나타나도록 이끌어야겠군.
가장 이상적인 계획은 요족이 천정에 먼저 압력을 가하는 것이다. 깃발을 높이 쳐들고 반항한다면 그가 공덕을 거두어도 아주 이치에 맞는 일이 될 테니 말이다.
현재 요족이 쌓아온 것과 실력을 인간족과 비교한다면, 한참 멀었다고 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제 막 걸음을 내디딘 천정과 비교한다면 요족을 얕보기는 힘들다.
앞으로 몇십 년 동안 처리해야 할 임무를 곰곰이 헤아려보았다.
천정 군사력 증강, 윤회 과정 보완, 육압 도인 견제, 남몰래 옥황상제와 왕모 수호하기, 사매에게 세상의 험난한 면모를 보여주는 것 등.
원칙상 이러한 일들을 선뜻 나서서 계획하지는 않을 것이다.
봉신대겁의 시간표는 남주에서 이미 모습을 드러냈고, 공선 누님, 아니, 공선 도우의 수호도 있다.
급하지도 느리지도 않게 나만의 박자에 맞춰 후속 준비를 하면 된다. 급하게 굴 필요는 없다.
흥분과 조급함은 온을 수행하는 이에게 최대의 적이다!
유금 사매를 찾아가 어디까지 수행했는지 대화를 나누고, 천정에 가기 전에 경지를 최대한 천선경까지 높이도록 유도해야겠다.
음······ 그리고 유금과 천정 수신의 ‘정식 교제’라는 연극을 준비해서 그녀에게 확실한 토대와 배경을 주면 좋겠지.
어쨌거나 동문 사매를 돕는 일 아닌가. 박대할 수는 없지.
“선배······ 선배님, 계십니까?”
“엥?”
이장수는 눈썹을 꿈틀했다. 정신 절반을 남섬부주와 동승신주 경계에 몸을 숨긴 종이 도인에게 떨어뜨리고 선식을 길게 퍼뜨려 흑표범 부부의 선부를 주시했다.
물 요괴 묘묘가 선부 앞을 서성대며 이장수가 일전에 주었던 전서 옥패를 손에 쥐고 있었다.
무슨 일이지?
종이 도인은 일어서서 자신의 용모를 점검했다. 흑표범 부부에게 줄곧 보여줬던 도사의 모습인 걸 확인하고 나서야 구름을 몰고 묘묘에게 다가갔다.
우선 선식이 선부 안, 돌 탁자 위에 엎어져 쿨쿨 잠에 빠진 흑표범을 포착했다. 주위에는 술 두 단지가 놓여 있었다. 딱 봐도 부인이 술을 먹인 것이리라.
이 상황, 이 화면은······.
이를 흑표범에게 보여준다면 ‘육압 도인’과 물 요괴 묘묘 사이에 무슨 일이 있다고 여기기 딱 좋았다!
선부 앞에 이른 이장수는 정색하고 물었다.
“무슨 일이기에 나를 급히 찾았는가? 또 어째서 자네 부군을 술에 취하게 했지?”
“요 며칠 저이는 절교선을 아주 입에 달고 삽니다. 금오도를 다녀와야겠다고 하면서 말이죠. 왜 그러느냐고 물으니 근래 들어 금오도의 옛 친우가 생각나 만나고 싶다고 하더군요. 금오도는 고수들이 운집한 절교 도장입니다. 저희는 별 볼 일 없는 요괴에 불과한데, 어찌 그곳을 찾아가겠습니까? 혹여나 어느 고수의 기분을 언짢게 한다면 목숨이 달아나는 화가 아닐까요? 선배님께서 저이를 설득해줄 수 있겠습니까?”
이장수는 속으로 고민해 보고는 미간을 찡그렸다.
“가고 싶다고 하면 가게 두게.”
“괘, 괜찮을까요?”
“괜찮네.”
이장수는 약간 성가시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둘은 부부일세. 두 사람의 논의할 일이지, 내가 자네들을 여기에 가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다만 흑표범 도우의 주둥이가 우리 요족에겐 극히 중요한 능력이라 더 관심 있게 보살펴주는 것뿐이네.
금오도 선인들은 사리에 밝고 말도 듣기 좋게 잘한다네. 네 부군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면, 금오도에서 어떤 이익을 얻을지도 모르지. 요족 출신이라고 스스로를 낮출 것 없네. 우리 요족이 지금은 힘이 없지만, 상고 때는 휘황찬란하지 않았는가.”
물 요괴는 여전히 안절부절못했다.
“남편은 가도 저는 가지 않으면······.”
“어차피 부부의 일이래도. 나는 중요한 일이 있어서 오래 머물 수가 없네. 사소한 일이 아닌가. 흐음.”
이장수는 구름을 몰아 자리를 떴다. 물 요괴는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입을 달싹였으나 이내 허리를 숙여 이장수의 뒷모습을 배웅하기만 했다.
짧은 탄식 후, 물 요괴는 선부 안으로 들어갔다. 흑표범을 침상에 눕힌 후 선부를 지키는 진법을 가동했다.
흑표범이 금오도에 친우를 만나러 간다고?
이건 봉신대겁에 또 어떤 연쇄반응을 일으키게 되는 건 아닐까?
흑표범이 움직이면 홍황의 풍운을 휘저어놓을지도 모른다는 그런 예감이 어렴풋이 들었다.
그렇지만 육압을 처리할 기회기도 하다.
생각을 끝없이 펼쳐나가던 이장수의 눈이 점점 가늘어졌다.
······
사흘 후. 흑표범은 정말로 선부에서 출발해 이리저리 숨어서 동해로 향했고, 동해 가장자리에서 금오도로 갔다.
그리고 흑표범이 출발했을 때, 천정은 상고 요정 잔당 육압 도인을 추포하라는 격문을 오부주에 발표했다.
격문에는 육압 도인이 천지 균형을 위협하는 법보를 쥐고 있어서 최대한 빨리 육압을 ‘체포해 천정으로 데리고 와야 한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격문을 발표했으나 중신주 인간족 선문에서는 거의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무시하는 수준이랄까.
천정은 일어나는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으나 영향력이라던가 호소력 방면에서는 여전히 많이 부족해서 삼계를 주재하는 면모라곤 없었다.
그러나 이 이야기를 들은 요족들은 처음에는 천정에 욕을 퍼부었다가 이내 중점이 무엇인지 포착했다.
육압 도인, 천지의 균형을 위협하는 법보!
이거 큰일이 아닌가!
많은 요족 고수는 한순간 혈압이 올랐고 각 주 경계에 있는 요족 세력권에서는 요괴들이 기뻐 날뛰었다.
안정을 되찾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상고 요괴들도 산을 나와서 태자 전하가 나서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정작 조금 늦게 이 소식을 접한 당사자는 어안이······ 벙벙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