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화 〉 만남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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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제의 말에 고개를 갸웃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작게 감탄사를 내뱉으며 리제를 바라보았다. 이곳으로 향한다는 것을 바로 알아차린 것에 놀랐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우리가 어디에서 살고 있는 것인지, 거기다가 이동경로도 어디인 것인지 알아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를 찾아냈다.
“우와, 어떻게 우리 집을 바로 알아낸 거지.”
“마왕님께서 텔레포트한 곳에 가서 좌표를 역산한 것이겠죠.”
“그런데 이곳에서 그런 걸 가능한 사람이 있던가?”
내 말에 리제는 잠시 고민을 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리제의 반응에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나는 없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마법에 재능이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니라면 그 통수러들이 저들과 협력해서 내가 시전한 마법을 역산하여 좌표를 알아낸 것일 수도 있다.
가능성은 다양했다. 나는 모든 가능성을 염려하고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녀석들 쪽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이렇게 빨리 찾아낸다고?”
“음... 그건 좀 이상하군요.”
내 의문에 리제도 잠시간 생각하다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는 지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그녀도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나와 저 신유리라는 여자가 텔레포트를 탄 것은 고작 몇분도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저렇게 많은 인원이 이곳으로 다가온다는 것은 조금 이상했다.
리제와 저 여자가 짜고 나를 놀리는 것도 아닌 이상, 저들이 이렇게 빠른 시간 내에 찾아온다는 건 이상했다.
“역시 그 망할 놈들이랑 협력하고 있는 걸까.”
“망할 놈들이요?”
신유리는 내가 한 말에 궁금한 듯이 고개를 갸웃했다. 나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저 녀석은 망할 놈들이 누구인 것인지 모르는 것 같았다. 우리도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이 누구인 것인지 알 리가 없었다.
다만 가장 높은 확률로 저 녀석이 우리 집을 찾은 원인인 것 같았다. 그녀의 표정을 보면 저들에게 알려준 것 같지는 않았지만 일단 저 녀석들을 끌고 온 것은 맞았다. 하지만 저 녀석이 원인인 것 같았다.
“너 몸에 뭐 붙어있는 거 아니야?”
“네? 진짜요? 설마요!”
신유리는 자신의 몸을 요리조리 둘러보면서 나에게 말했다. 하지만 나는 눈을 좁혀 그녀를 바라보았다.
‘누가 내가 위치 추적기를 붙일게! 하면서 붙이겠어.’
아무리 봐도 너무 순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어떻게 키웠으면 저렇게 순진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보통 납치당하고, 이렇게 빠르게 찾아오는 것은 위치추적기나 마법을 걸어놓은 것이 분명할 텐데, 그것도 생각 못하다니, 아직 문명생활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다.
나는 신유리를 바라보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내 모습에 신유리는 다시 고개를 갸웃거리며 나를 바라보았지만 나는 신경스지 않았다.
“일단 마법이 걸린 것은 아닙니다. 아마도 기계가 부탁되어있을 겁니다.”
“그건 알아, 위치 추척 마법이 걸려있으면 내가 바로 알아차렸겠지. 그렇다면 위치추적기뿐이잖아.”
“맞습니다. 그리고 찾았습니다. 위치추적기가 어디에 있는 것인지.”
나는 리제를 바라보며 감탄했다. 이 짧은 순간에 찾았다니, 참 신기했다. 인간과 비슷한 가치관과 마왕인 나보다도 더욱 유능한, 그것도 거의 전지전능한 것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디 있는데?”
나는 리제에게 말했다. 그리고 신유리도 나와 같이 도대체 어디있는 것인지 궁금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와 신유리를 번갈아보던 리제는 무뚝뚝한 말투로 말하기 시작했다.
“등에 붙어있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등에 붙어있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으십니까.”
“에...? 등에 붙어있었어요? 진짜요!? 우와!!”
“.......이런 분은 처음이군요.”
리제는 감탄사를 내뱉는 신유리를 바라보며 어이없다는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나도 그녀의 말에 동감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해야 저렇게 감탄사를 내뱉는 것인지, 분명히 우리에게 도와달라고 찾아온 것이 아니었던가?
“이렇게 마음 놓고 있어도 돼?”
“마왕님이라고 하셨잖아요! 그럼 전 안전하겠죠! 겸사겸사 우리 가족들도 구해주실 거구요”
“......그래그래, 네 마음대로 생각해.”
리제는 나와 신유리를 번갈아보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내뱉었다. 그녀의 모습에 나는 왠지 모를 소름이 돋았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면서 나와 신유리를 번갈아보는 것인지 전혀 예측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한 가지는 알 수 있었다.
그녀가 나에게 아주 위험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이곳에 와서 다 풀어져서는 마이웨이로 돌아다니는 나를 제어하기 위한 계획을 말이다. 그 중 가장 큰 열쇠는 저 여자일 것이다.
“으음.... 리..리제, 이제 그 녀석들은 언제 오는 데!?”
“지금입니다.”
“응? 뭐야 왜 말 안 해줬어!!”
“재미있게 수다하고 계셨기에 다 알고 계신 줄 알았습니다만.”
리제는 씨익 날 비웃듯이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모습에 분명히 의도적으로 알려주지 않았다는 생각과 함께 내가 무슨 잘못을 한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 그녀가 나를 놀려먹기 위해서 알려주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저런 모습을 볼 때마다 리제도 마족은 마족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인간과 비슷한 가치관을 가지고는 있지만 이렇게 툭툭 남을 놀리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놀림의 대상이 나라는 게 문제지만..’
나는 한숨을 푹 내쉬면서, 내 앞에 있는 신유리를 내 뒤로 물렸다. 내 앞에 있으면 그들의 공격에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이 우리 바로 앞까지 도착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도 참 신기했다. 대략 걸어서 10분정도 걸리는 시간을 이렇게 빨리, 그것도 저렇게 많은 수의 인원을 데리고 올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분명히 누군가의 조력이 있었던 것이 분명해. 제발 통수러들이길 바라!“
나는 작게 저들의 조력자들에 대해 생각하면서 웃었다.
“후우.. 그 짧은 시간에 여기까지 도망치다니, 고생했잖아.”
굉장히 못생긴 얼굴을 가진 남자가 우리쪽을 바라보며 씨익 웃었다. 그리고 뒤를 돌아 신유리를 바라보자, 그녀는 움찔거리며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두려워하고 있었다.
나는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몸도 말랐으면서 못생겼으니 앞으로는 저 녀석을 멸치라고 지칭해야지’
멸치는 힘들지도 않으면서 힘든 척하며 나와 리제 그리고 내 뒤에서 벌벌 떨고 있는 신유리를 바라보았다. 도대체 무슨 짓을 했기에 마왕이라고 말한 내 앞에서도 떨지 않고 당당하게 떠들어대던 마이웨이 녀석이 저렇게 떠는 것인지 참 신기했다. 아니 여자에게는 끔찍한 고문을 가했으면 저런 행동을 할 것이다.
나는 한숨을 푹 내쉬며 내 앞의 멸치를 바라보았다. 진짜 국 끓여먹으면 맛있을 것 같은 외모다.
“뭐야, 지금 날 그런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거냐? 하참.. 이래서 여자들이란”
“뭐, 멸치야. 아, 말하면 안 되던가, 아 몰라 그냥 말해야지, 너 참 국 끓일 때 넣으면 맛있어 보인다.”
“무..뭐라고 멸치!? 이..이 년이!? 지금 나에게 한 말이냐!?”
내 말에 멸치는 얼굴을 붉히며 나에게 소리를 질렀다. 그 모습에 나는 피식 웃으면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나에게 달려들지는 않았다. 그 모습에 나는 혀를 찼다. 달려들었다면 바로 머리를 뜯어서 맛있게 우려주려고 했었는데 말이다.
멸치는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나를 바라보았다. 냉정을 되찾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두고볼 생각이 없었다.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멸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냉정을 되찾고 있는 멸치는 내 미소를 바라보지 못했다. 다만 내 뒤에 있던 신유리가 내 옆모습을 바라보며 감탄사를 내뱉고 있었다.
“그래서, 멸치야, 언제 올 거야? 빨리 안 오면 힘 다해서 죽어버리잖아.”
“우와.. 저게 바로 섹드립인가요?”
내 말에 감탄사를 내뱉으며 리제에게 물어보는 듯한 신유리. 두려움을 떨쳐낸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와는 다르게 내 앞에 있는 멸치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어놓고 참지 못하고 나에게 달려드려고 하다가, 그를 누군가가 제지하였다.
“저런 저급한 도발에 넘어가시면 안 됩니다. 대장. 어차피 저 녀석들을 모두 처리하고 저 년만 데려가면 되지 않습니까.”
“후 그렇지.. 하지만 저 년은 놔둬, 반드시 무릎을 꿇리고 싹싹 빌게 만들어줄 테니까.”
“알겠습니다. 저 년도 불쌍하네요. 하필 대장을 멸치라고 부르다니.”
멸치의 옆에 있는 남자는 나를 불쌍하다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 모습에 나는 웃을 뿐이었다. 내가 마왕이라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거기다가 내가 가진 힘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즉, 적의 전력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는 송사리들이라는 것이다.
그러다가 내가 인간들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 위압감과 힘을 많이 숨기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렇게 힘과 위압감을 많이 숨기지 않는다면 인간들은 숨이 막혀 죽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멸치를 멸치라고 부르지, 뭐라고 말해? 아 혹시 이쑤시개라고 불러주길 바란거야?”
“닥쳐! 지금 날 놀리는 거냐!?”
“응!”
나는 활기차게 나에게 소리를 지르는 멸치에게 말했다. 그에 얼굴을 울그락불그락한 채로 나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다시 나에게 달려들려고 하자, 그의 부하가 다시 제지하면서 나를 미친 년처럼 바라보았다. 하지만 난 당당한 표정으로 그 녀석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내 표정을 본 멸치의 부하는 썩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저 미친년.. 도대체 어떻게 감당하려고.”
작게 중얼거렸지만 나에게는 다 들렀다. 왜냐하면 멸치를 제외한 다른 모든 인간들이 똑같은 말을 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모습에 나는 고개를 갸웃하며 멸치를 바라보았다.
저렇게 바짝 말라있으면서, 무슨 힘이 있다고 그렇고 그런 일을 하는 것인지 참 신기했다. 그에 나는 피식 웃으면서 멸치를 바라보았다. 그에 더욱 광분하면서 나에게 달려들려고 하는 멸치. 그 모습에 나는 작게 감탄을 내뱉었다.
“멸치가 빼쩍 말랐으면서 힘도 쌔네, 도대체 어떻게 한거야?”
“닥쳐!! 날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빌어먹을 년아! 반드시 네 년을 내 밑에 깔려 울게 만들어 주마!”
“오우야 무섭다아~”
나는 광분하면서 나에게 부하 둘에게 붙잡혀 소리만 지르고 있는 멸치를 바라보면서 피식 웃으며, 놀리듯이 말하였다. 그에 더욱 광분하고 소리를 지르는 녀석.
나는 부하 둘이 어렵게 붙잡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저 녀석이 가진 힘을 금세 추측할 수 있었다., 저렇게 바짝 마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신체강화형 각성자라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나보다는 약해보였다. 다시 나는 그 녀석을 피식하고 비웃으며 바라보았다.
“그아아아아!! 이 빌어먹을 년이!!”
“대장! 후우.. 어쩔 수 없지. 자! 빨리 저 년들 처리하고 우리의 소중한 인질 분을 데리고 가도록 하자!”
“예!”
화가 잔뜩 나 나에게 달려드는 멸치와, 그 모습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쉰 후 우리에게 달려드는 멸치의 똘마니들을 바라보면서 리제가 나지막하게 감상평을 내뱉었다.
“불나방들이 몇 마리 날아드는 군요. 아니, 멸치들인가요”
“그치, 멸치들이지? 그리고 오늘은 날도 참 좋으니 불꽃놀이하기 딱 좋은 날이지. 아주 새빨간 불꽃놀이를 말이야. 안 그래?”
내 말에 리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손발을 풀면서 나를 향해 빠르게 달려드는 인간들을 바라보았다. 저들은 모를 것이다. 연약한 여자들이거나, 아니면 힘을 가지고 있지만 수적 우위로 우리를 처리할 수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쥐새끼 몇 십 마리가 달려든다고 지는 사자가 있을 리 없잖아?“
거기다가 저 녀석들은 소식통도 아주 느린 것 같았다. 우리 나라에 있는 S급 헌터들이 죄다 나에게 털렸다는 것을 말이다. 도대체 이렇게 대놓고 범죄를 저지르면서 헌터 협회쪽에 뒷돈도 안 찔러주다니,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이들의 멍청함에 속으로 비웃으며 나를 향해 주먹을 휘두르는 멸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피식 웃고는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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