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도서관의 관리자-35화 (35/102)

〈 35화 〉 34화 나 홀로 상점창(30) / 천공의 신

* * *

“뭐야...”

김혁준은 엄청난 기운에 깜짝 놀라며 쓰러져있던 아네르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몸에서는 끊임없이 검푸른 기운이 흘러나오기 시작하며 그녀의 몸이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아네르는 비틀거리며 천천히 일어나기 시작했다.

“너...대체 어떻게 된...”

“천공의 신...”

“뭐?”

김혁준은 나의 말에 놀라며 나를 돌아보았다.

“천공의 신이 아네르의 몸에 강림한거야.”

“그게 가능한거야?”

“그녀의 천공의 신의 대리자야. 엄청난 힘이 소모 될테지만 불가능한건 아니야.”

나의 말을 들은 김혁준을 침을 삼키며 아네르를 지켜보았다.

­ 나의 아이를 이렇게 만든 녀석이 누구냐.

아네르의 입에서는 두 가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나는 아네르 본인의 목소리였고 나머지 하나는 천공의 신으로 추정되는 여성의 목소리였다.

김혁준은 세리아의 복수라는 목표도 잊은채 아네르, 아니 천공의 신의 움직임을 가만히 주시하였다.

­ 쾅! 쾅! 쾅! 슈우웅

저 멀리서 무엇인가 건물을 부수며 날아오는 소리가 들려왔고 이내 그녀의 손에 창 하나가 안착하였다.

우라노스였다.

­ 꾸웅

아네르에게서 흘러나오는 마나 파동이 한순간 일대를 뒤엎었고 건물의 잔해들이 산산히 부서지며 가루로 사라졌다.

“크윽!”

“윽!”

나와 나에게 안겨있던 유리나는 신음을 흘리며 가슴을 부여잡고 바닥에 쓰러졌다.

천공의 신의 기운에 버틸 수 없었던 것이다.

그 자리에 유일하게 서있던것은 천공의 신보다 스탯이 높았던 김혁준 뿐이었다.

| 이름 천공의 신 (아네르)

| 나이 ??? (26)

| 스탯

| 근력 9 / 30 (+9)

| 민첩 9 / 30 (+9)

| 지능 7 / 30 (+10)

| 마나 7 / 30 (+10)

| 체력 9 / 30 (+8)

| 재능 9 / 30 (+11)

| 상태 [강림]

아네르의 상태창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름도 천공의 신으로 바뀌었고 스탯도 천공의 신의 스탯에 맞게 아네르의 스탯에 보정치가 붙어있었다.

굳은 표정으로 서있던 김혁준은 나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선혁아.”

“...”

나는 대답을 하고 싶었지만 천공의 신의 기운으로 입 한번 뻥긋 할 수 없었다.

“아스테르 좀 빌릴게.”

그렇게 말하며 그는 내 손에 있던 아스테르를 집어갔다.

사신 김선혁에게 폴레모스를 던져버려 그의 손에는 검이 없었기에 나의 아스테르를 빌려간 것이었다.

“너가 천공의 신이냐?”

­ 네놈이구나. 나의 아이를 이렇게 만든 것이.

“인간들의 싸움에...”

김혁준은 엄청난 스피드로 움직이며 아네르의 뒤로 순식간에 이동했다.

그리고 아스테르에 오러 블레이드를 만들어 그녀의 목을 향해 휘두르며 말했다.

“신이 끼어들지마!!”

­ 깡!!

아스테르와 우라노스 간의 충돌로 엄청난 충격파가 일어나며 주위의 건물들을 모두 무너뜨렸다.

­ 그런 말도 안되는 힘을 가지고도 스스로를 인간이라 칭하는가.

천공의 신은 그렇게 말하며 우라노스에 마나를 주입했고 가볍게 휘둘렀다.

그리고 김혁준의 주위로 열개의 우라노스들이 생겨났다.

천공의 신은 아네르보다도 우라노스를 더욱 능숙하게 다루었다.

그러나 김혁준이 아스테르를 허공에 휘두르자 공중에 떠있던 복제된 우라노스들이 마나 부스러기로 변하며 사라졌다.

­ 보아라. 너의 모습이 진정 인간이라 할 수 있는가.

천공의 신은 검푸른 눈으로 김혁준을 차분히 바라보았다.

“난 인간이야.”

­ 아니, 넌 지금 일시적으로 신의 자리에 올라있다.

천공의 신은 김혁준의 검붉은 기운을 가리키며 말했다.

­ 너의 지금 모습은 아마도 정상적으로 너가 신이 되었을 때의 모습이겠지.

나는 천공의 신의 말에 놀라고 말았다.

‘저게 책에서 보던 김혁준이 신이 된 모습이라고?’

실제로 김혁준은 죽음의 신을 죽이면서 신의 자리로 올라가게 된다.

그의 명칭은 전투의 신.

그는 붉은 기운을 뿌리며 그 세계에 대지의 신, 천공의 신과 함께 3대신으로써 생명의 신이었던 여인과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지금의 그의 모습은 책에서 보던 것과는 많이 다른 상태였다.

책에서는 전투의 신이라는 명칭과 함께 붉은 기운을 흩뿌리며 가장 강력한 신으로써 자리하게 된다.

그러나 지금 검붉은 기운을 뿌리며 아스테르를 쥐고 끊임없이 천공의 신을 공격하는 그의 모습은 마치 복수의 화신과도 같았다.

“내가...신이라고?”

­ 그래. 명칭은...음...복수의 신 정도일려나?

천공의 신은 무표정으로 김혁준의 공격을 쳐내며 말했다.

“복수의 신?”

‘복수의 신이라고?’

김혁준은 그녀의 말에 의문을 가지며 그녀를 끊임없이 공격했고 나는 그녀의 말에 놀라고 말았다.

‘세리아가 죽으면서 복수를 위해 가지게 된 힘이라서 그런건가?’

나는 머리 속의 의문을 정리하며 김혁준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사고가속을 해야만 김혁준과 천공의 신의 실루엣이 보일정도로 그들은 빠른 속도로 움직이며 공방을 나누었다.

나는 여러 의문을 가졌지만 한가지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크윽...죽어!!!”

­ 으음…

김혁준의 상태가 정상은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 촤아악!

김혁준의 검이 드디어 아네르의 몸에 큰 상처를 입혔다.

­ 이대로는 안되겠구나…

천공의 신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엄청난 양의 마나를 우라노스에 주입하기 시작했다.

­ 그 아이는 이렇게 사용하던데...대량 학살에 좋아 보이더구나.

천공의 신은 아네르가 사용하던 필살기의 자세를 취하며 우라노스를 들고있는 팔을 뒤로 당겼다.

­ 파앙!!

그리고 그녀는 우라노스를 힘껏 내던졌고 엄청난 파공음이 들리면서 우라노스는 하늘에 구름을 찟어버리고는 수 천개가 넘는 양으로 변해 나타났다.

“너!!”

그런데 그 방향이 이상했다.

우라노스들의 방향이 김혁준이 아닌 나와 유리나 그리고 마을 중앙을 향해있던 것이었다.

김혁준은 그녀의 의도를 알아차리고는 화를 내며 우리 앞으로 뛰어왔다.

천공의 신이 우리와 마을 사람들을 인질로 김혁준에게서 도망갈 시간을 번 것이었다.

천공의 신은 잠깐 김혁준을 바라보더니 이네 고개를 돌리고 기절한 사신 김선혁을 들고는 하늘을 날았다.

“어딜 도망가!!!”

­ 네놈이 거기서 한 발 짝이라도 움직이면...

김혁준은 당장이라도 천공의 신에게 달려들기 위해 몸을 움직였지만 이어진 천공의 신의 말에 멈출 수 밖에 없었다.

­ 너의 동료들은 신물의 의해 산산조각나겠지.

김혁준은 이를 갈며 검붉은 기운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 나는 많은 힘을 소실해 이렇게 도망가 듯 물러가지만 죽음의 신에게는 이길 수 없을 것이다.

천공의 신은 그렇게 말하며 뒤를 돌았다.

나는 김혁준의 기운이 천공의 신의 기운을 막아줘 간신히 입을 열 수 있었다.

“당신은!! 어째서 죽음의 신의 곁에 서있는 겁니까!!”

나는 그녀가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큰 소리로 외쳤다.

­ 어째서라...

그녀는 나의 물음에 슬픈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었다.

­ 나의 실수라고 할 수도 있고 운명의 장난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

“그게 무슨...!!”

­ 언젠가.

그녀는 나를 정확히 바라보며 말했다.

­ 그대도 알게 될 것이다.

그렇게 말하며 천공의 신은 유리나를 바라보았다.

­ 유리나 필라인.

유리나는 자신을 부르는 천공의 신의 목소리에 움찔거렸다.

유리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 필라인 가문에서 기다리지. 그대가 과연 그곳에서 어떤 운명을 맞이 할지가 정말 궁금하구나.

“그게 무슨 소리야!!”

유리나는 필라인 가문이라는 소리를 듣고는 눈을 날카롭게 빛내며 천공의 신에게 소리쳤다.

천공의 신은 그 이후 아무 말도 하지 않고는 저 멀리 날아가기 시작했다.

“거기 멈춰!!”

“유리나 진정해!”

계속해서 소리지르며 움직이려는 유리나를 나는 더욱 강하게 끌어안고는 말했다.

그제서야 유리나는 말을 멈추고 나를 바라보다 눈물을 흘렸다.

“흑...흑...”

분명 그녀는 천공의 신의 말을 듣고는 아버지의 대한 생각이 떠올랐을 것이다.

나는 그녀를 위로하기 위해 어깨를 토닥여주며 김혁준을 바라보았다.

그는 검붉은 기운을 끊임없이 내뿜으며 하늘의 우라노스와 대치했다.

“김혁준. 막을 수 있냐?”

“가능해.”

“아니, 마을 사람들을 모두 지킬 수 있냐고.”

“...불가능해.”

“...시간 얼마나 남았어.”

“30초”

나는 어쩔 수 없이 김혁준을 믿고 그대로 눈을 감았다.

그리고는 마나를 회복하기 시작했다.

­ 슈우웅!

이내 우라노스들이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고 김혁준은 아스테르를 강하게 잡고 휘두르기 시작했다.

(언젠가!)

김혁준은 아스테르로 우리를 향해 날아오는 우라노스를 쳐내며 천공의 신 방향으로 전음을 날렸다.

(반드시 너와 죽음의 신을 죽이고 말거야!!)

수 백개가 넘는 우라노스에도 김혁준은 전혀 밀리지 않았다.

그러나 많은 양의 우라노스들이 마을 중앙으로 향하는 것을 막을 수 없었고 마을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반드시!!)

그렇게 김혁준은 우라노스들을 모두 처리했고 우라노스들은 그대로 마나로 변하며 사라졌다.

우리가 있는 곳을 제외한 마을의 모든 곳은 파괴되었고 마을 중앙으로 보이는 장소에는 거대한 피웅덩이만 남아있을 뿐이었다.

­ 꾸웅!

“크헉!!”

그리고 증폭의 시간이 모두 끝나고 부작용이 시작되며 김혁준은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

(언젠가!)

(반드시 너와 죽음의 신을 죽이고 말거야!!)

(반드시!!)

천공의 신은 김혁준의 전음을 들으며 슬픈 표정을 지었다.

­ 이렇게 또 한번 죄를 짓는구나...

천공의 신은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김선혁을 보며 고개를 숙였다.

­ 생명의 신을 볼 낯이 없구나...

천공의 신은 자신의 왼손으로 돌아온 우라노스를 보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 모두 내가 감당해야 할 죄다.

그렇게 그녀는 필라인 가문을 향해 계속해서 날아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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