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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서관의 관리자-51화 (51/102)

〈 51화 〉 50화 나 홀로 상점창(46) / 열리는 마음

* * *

“어쩌면 이미 전투가 시작되었을 지도 모르겠네.”

김혁준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던전에 있는 몬스터들을 쓰러뜨렸다.

“읏!”

김혁준은 몬스터를 잡으면서 생긴 팔에 난 상처를 바라보며 카인의 역할에 중요성을 느꼈다.

“힐.”

그때 그의 뒤에 서있던 유나가 김혁준에게 힐을 사용해 그에게 생긴 상처를 치료해 주었다.

“그래도 운이 좋았네요?”

유나는 그렇게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요.”

다행히 유나와 만난 것은 김혁준이었다.

김혁준은 현재 사신 김선혁 일행이 움직이기 시작했을 것이라 추측했다.

신물을 가지고 있지 않은 우리도 마지막 남은 신물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데 신물을 세 개나 가지고 있는 그들이 마지막 신물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기에 어떻게든 우리와 함께 이 던전을 들어왔을 것이라 생각했다.

“사실은 던전 입구에서 보석을 뺏을 생각은 아닐까요?”

“그럴리는 없을 겁니다.”

그들이 우리와 함께 이 던전을 들어왔든, 던전 입구에서 우리가 보석을 가지고 나올 때까지 기다리든, 어떻게든 우리가 그들보다 인원이 많다는 것을 확인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수적열세를 무시한 채 모두가 모일 수 있는 던전 입구에서 기다린다는 도박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던전에 들어오는 것도 충분히 도박인데요?”

“그래도 기다리는 것보단 던전으로 들어가는게 확률이 더 높은거죠.”

“그러면...”

“네. 최악의 경우, 지금 혼자 남은 나머지 한 명을 제외한 두 명은 적들과 싸우고 있을 겁니다.”

“적들은 세 명 아닌가요?”

“사신 김선혁, 아네르 이렇게 둘입니다.”

김혁준은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앞으로 다가오는 몬스터를 향해 검을 들고 뛰어갔다.

“이상하다...? 느껴진건 세 사람이었는데...?”

그 때문에 그는 유나 일루틱의 뒷말을 듣지 못했다.

김혁준은 거미처럼 생긴 거대한 몬스터의 다리를 차근차근 베어나갔다.

이세계로 넘어온지 꽤 많은 시간이 지나고 그 시간동안 검만을 사용해 온 김혁준은 점점 자신만에 검술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정말 주인공다운 괴물같은 재능이라고 할 수 있었다.

김혁준은 몬스터의 다리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거미 몬스터는 그의 검을 막기 위해 그에게 거미줄을 발사하였다.

하지만 김혁준이 휘두른 공격은 힘을 최대한 뺀채 날린 허수였고 빠르게 검을 회수한 김혁준은 아래로 내려온 거미의 눈을 베기 한번으로 모조리 베어버렸다.

­ 끼에에엑!!!

눈에서 느껴지는 고통으로 인해 거미 몬스터는 괴성을 지르며 남은 다리를 이리저리 휘두르기 시작했다.

“앗!”

그 때문에 거리가 약간 가까웠던 유나에게도 다리가 날아들었고 신체능력이 낮던 유나는 반응하지 못했다.

­ 깡! 까드득.

“꺄악!! ...?”

“쉿.”

그러나 순식간에 그녀에게 달려온 김혁준이 유나를 끌어안고 거미 몬스터의 다리를 막아냈다.

그리고는 그녀의 입에 손가락을 올리고는 그녀의 목소리를 막았다.

다리를 막은 폴레모스에서는 불똥이 튀고 있었다.

그만큼 거미의 다리가 단단하다는 것이었다.

­ 싹둑. 쿵!

그러나 김혁준의 칼질 한방에 다리는 잘려나갔고.

­ 끼에에엑!!!!!

또 다른 고통에 거미 몬스터는 또다시 괴성을 질렀다.

그러자 어디선가 회색 괴물들이 튀어나오더니 거미 몬스터를 갉아먹기 시작했다.

어디언이라는 몬스터로 회색 몸에 눈이 보이지 않는 몬스터였다.

그러나 눈이 보이지 않는 만큼 청각에 예민했고 성격도 포악해 사람과 몬스터를 구분하지 않고 공격했다.

코끼리도 산채로 가뿐히 찢어 버릴 수 있을 정도에 괴력을 가진 괴물로 높은 스탯을 가진 김혁준도 조심해야 할 몬스터였다.

김혁준은 자신이 안고 있던 유나에게 눈짓으로 뒤로 빠지라고 지시한 후 조용히 상점창을 열었다.

평소에 김선혁과 유리나와 달리 마나석을 들고 다니지 않았기 때문에 어디언의 시선을 끌만한 물건이 없었고 그 때문에 하급 마나석을 사기 위해서 상점창을 연 것이었다.

­ 끼이…

여섯의 어디언들은 순식간에 거미 몬스터를 먹어 치웠고 김혁준은 그 틈에 저 멀리 마나석을 집어 던졌다.

­ 딱!

마나석이 떨어지는 소리에 어디언들은 순식간에 고개를 돌려 그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짧은 타이밍에 바닥을 손가락으로 살짝 두드렸다.

­ 끼릭!

그러자 가장 가까이 있던 어디언만 고개를 김혁준에게 돌렸고 다른 나머지와 달리 마나석이 아닌 김혁준에게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눈알이 들어갈만한 홈이 얼굴에 있었지만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는 어디언의 혐오스러운 얼굴에 자그마한 소리정도 낼 법 했지만 김혁준은 끝까지 무표정을 유지하며 어디언이 충분히 가까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거리가 충분히 가까워 졌을 때.

“흡!!”

오러 블레이드를 두른 폴레모스를 어디언의 얼굴 한가운데 꽂아 넣어 한번의 공격으로 어디언을 즉사시켰다.

김혁준의 소리를 들은 어디언들은 빠르게 그를 향해 달려왔지만 김혁준은 빠르게 어디언의 시체에 박혀 있던 검을 뽑았고 어디언 시체의 머리를 잘라 마나석을 던진 것처럼 똑같이 멀리 머리를 내던졌다.

­ 퉁!

바닥에 머리가 떨어지자 어디언들은 김혁준에게 달려오다 방향을 바꿨고.

­ 톡.

또다시 김혁준이 낸 작은 소리에 가장 가까운 어디언 한마리만 그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렇게 같은 행동을 반복한 김혁준은 두 마리의 어디언을 남겨두고 또다시 어디언의 머리를 내던졌다.

­ 퉁!

그리고 똑같이 바닥에 손가락으로 작게 소리를 내려는 순간.

­ 툭! 데구르르.

김혁준의 주머니 속에 있던 포션 하나가 바닥에 떨어졌다.

그렇게 한순간 던전은 정적해졌고.

­ 끼애애애액!!!

어디언 두 마리가 소리를 내지르며 김혁준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젠장!”

급하게 뒤로 물러난 김혁준은 급히 오러 블레이드를 만들어 어디언에게 휘둘렀다.

그러나 검이 날아오는 소리를 들은 어디언은 빠른 속도로 그의 검을 피했다.

엄청난 속도로 그에게 팔을 휘두른 어디언의 공격을 김혁준은 팔로 막아내며 공격을 날린 어디언의 미간에 검을 꽂아넣어 즉사시켰다.

엄청난 힘에 김혁준은 왼팔이 저렸지만 다행히 뼈가 부러지진 않았다.

­ 콰직! 우득!

“크윽!”

그리고 그가 한마리의 어디언을 잡고 방심한 사이 남은 한마리가 그의 오른팔을 이빨로 물어버렸다.

살점과 함께 뼈까지 부러져 검을 떨어뜨린 김혁준은 신음을 내뱉으며 자신의 팔을 물은 어디언의 턱을 강하게 쥐어 잡았다.

“흡!!”

그리고는 몸을 비틀어 어디언을 엎어치기로 바닥에 그대로 꽂아버렸다.

­ 끼익!!

끝까지 자신의 오른팔을 물고 놓지 않는 어디언의 목을 발로 밟은 김혁준은 왼손으로 어디언의 시체에 꽂혀있는 폴레모스를 뽑아 들었다.

­ 콰직!

그리고는 폴레모스를 자신의 팔을 물고있는 어디언의 미간에 꽂아 넣었다.

그제서야 김혁준의 팔을 놓은 어디언은 그대로 즉사하였다.

그의 오른팔은 살점이 뜯어져 나갔고 뼈는 모조리 부러져 찢어진 살점에 뼈가 박혀있는 모습이었다.

포션 밖에 회복수단이 없던 예전이었다면 상급포션 정도는 써야 회복 될 상처였겠지만.

“혁준씨! 헉! 세상에나!”

성녀가 그 자리에 함께 있었기에 그의 상처는 손쉽게 치료될 수 있었다.

“안 아파요?”

“당연히 아프죠...”

김혁준은 울상을 지으며 치료가 완료된 자신의 오른팔을 쓰다듬었다.

유나는 그 모습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흐음...혁준씨도 귀여운 모습이 있었네요?”

“크흠...이제 몬스터도 다 잡았으니 보석이나 얻으러 가죠.”

그녀의 말에 부끄러워진 김혁준은 헛기침을 하며 화제를 돌렸다.

“그럼요.”

그러나 유나는 그를 보며 계속해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렇게 둘은 던전의 출구에 도착할 수 있었고 첫번째 보석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 출구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되는 상황.

“나가지 말고 여기서 대기하죠.”

“네? 어째서요?”

“죽음의 신의 사도 일행이 이미 던전 안으로 들어왔을 거라 생각하긴 하지만...그래도 경우의 수라는게 있으니까요.”

“혹시라도 밖에서 대기할 수도 있으니 여기서 대기하자는 거죠?”

“그렇게 하는 게 확실할겁니다.”

김혁준은 그렇게 말하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리고는 자신이 걸치고 있던 망토를 벗어 바닥에 깔기 시작했다.

“...혁준씨는 여자들한테 인기 많았죠?”

김혁준은 유나가 혹시라도 먼지가 있는 바닥에 앉기를 꺼려할까 망토를 바닥에 깐 것이었다.

그 모습을 본 유나는 예상치 못한 그의 배려에 놀라며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여자친구도 한번 못 사겨본...아.”

“앗, 제가 아픈 상처를 건드린건가요...?”

김혁준은 그녀의 말에 대답하다 한 가지 실수라도 한 듯 표정이 굳어버리고는 갑자기 슬픈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을 본 유나는 조심스럽게 자리에 앉아 걱정스럽게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뭐가 아무것도 아니에요!”

“...?”

갑작스러운 유나의 외침에 김혁준은 당황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무슨일이 있던거에요! 당장 말해주세요.”

“아니...당신이 무슨 상관입니까?”

유나의 예의없는 행동에 김혁준은 순간 짜증을 내며 말했다.

“아...죄송합니다...”

유나는 그제서야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고 사과했다.

“할 말 없으니까 조용히 휴식이나 하세요.”

“...”

김혁준은 그녀의 사과에도 화가 풀리지 않았는지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렇게 한동안 그들은 말을 하지 않았다.

“많이 힘들었죠?”

그리고 이 긴 침묵을 깬 것은 유나의 말 한마디였다.

그녀는 자신의 무릎을 끌어안으며 고개를 옆으로 돌려 김혁준을 보면서 말했다.

더 이상 김혁준의 사정을 묻지도 않았고 사과도 아닌 그저 위로의 한마디였다.

“전 혁준씨가 많이 힘들어보여서 그랬던거에요.”

“...”

“저는 그런 혁준씨의 기분을 위로하고 싶을 뿐이었어요.”

“...”

“죄송해요. 앞으로는 더 이상 묻지...”

“처음 이세계로 넘어온 날.”

“...?”

“제 눈에 띈 여자가 한 명 있었어요.”

그렇게 김혁준은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며 김선혁 이외의 인물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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