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악독한 모라타 영주.
북부의 알려지지 않은 던전 텐바인.
낫을 들고 설치는 유령 몬스터들을 돌파하며 전진하는 일단의 무리가 있었다.
"함정 해체 완료!"
"30미터 전방의 몬스터 무리. 25개체 가량."
"성직자는 축복을. 진격 방어구 세트를 갖춘 전사들이 앞장선다."
피의 전사 데이몬드가 이끄는 대지의약탈자 길드.
한창 잘 나갈때에는 중앙 대륙에서 50위 권 내에 드는 세력을 가지기도 했다.
3개의 성을 점령하고, 고율의 세금을 책정했다.
유저들의 원성이 자자했지만, 압도적인 무력으로 짓눌렀다.
반항하는 자들은 처단하기도 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다른 길드나 왕국 소속의 유저들이 대지의약탈자 길드의 땅으로 오면 닥치는 대로 살육을 벌였다.
"죽여 버려. 다시는 우리의 땅에 발붙일수 없도록!"
장비와 돈을 빼앗으면서 성장을 한, 이른바 무법자 길드였다.
무력을 바탕으로 승승장구했지만, 결국은 주변 길드의 연합 공격에 패망!
지금은 중앙 대륙을 떠나서 떠돌이 신세가 되었다.
그러던 차에 북부 대륙까지 흘러들어 온 것이다.
"뚫자. 이번에야말로 보스 몬스터 데스 로드를 잡아야 해."
데이몬드는 의욕이 솟구쳤다.
소유하고 있는 성이나 마을이 없다보니 편한 부분도 있었다. 다른 길드들과의 동맹관계유지, 길드원들의 성장에 개의치 않고 고직 자신들을 위한 사냥과 퀘스트에만 집중하는 게 그들의 방식!
대지의약탈자 길드가 한창 성장세에 있을 때의 권력, 노른자위 성과 마을 들을 차지하고 있던 시기의 영향력과는 비할수 없어도 나름대로 여전히 로열로드를 즐기고 있었다.
"수반, 시선을 집중시켜. 마번, 공격해!"
바바리안 워리어 수반이 양손 도끼를 매섭게 휘둘렀다.
몬스터들이 그에게 몰려들 때였다.
도둑 마반이 그림자에서 튀어나와 몬스터의 등에 독을 바른 단검을 휘둘렀다.
대지의약탈자는, 숫자는 다른 길드보다 많지 않지만 협력 관계가 굉장히 뛰어났다.
데이몬드가 이끄는 대지의약탈자 길드 전투원들은 던전 텐바인의 끝에 이르러서, 데스 로드까지 사냥했다.
그러고 나서 보상으로 얻은 하나의 문구.
모든 이들이 나를 두려워 하게 만들리라. 죽음의 길을 걷고 싶다면 인간들의 기억에서 사라진 신전을 찾아라.
데이몬드는 머리를 싸매고 조사에 들어갔다.
"두려움을 만든다. 사라진 신전. 이게 대체 뭐지?"
약탈과 살인을 즐겼지만, 데이몬드의 눈치는 둔한 편이 아니었다. 사소해 보이지만 무척 중요한 듯한 이 문구를 허투루 넘길 리가 없다.
"이건 베르사 대륙의 역사서를 보더라도 별로 도움이 될 것 같진 않군. 인간들의 기억에서 사라졌다라...."
수반도 흥미로운 기색이었다.
"독특하네. 어딜 가 보라거나 뭐를 처리해 달라는 구체적인 설명이 아니잖아."
"역시 그 사라진 신전을 찾아보는 편이 좋겠지. 아니면 더 많은 단서들을 모아야 돼."
데이몬드는 자신을 따르는 동료들과 함께 은밀하게 던전의 숨겨진 방들을 뒤져서 정보들을 찾았다. 다른 이들은 무심코 넘겨 버렸을지도 모르는 글귀들을 더 모으게 될 지도 모른다.
오오! 이 세상이 암흑으로 뒤덮였다. 제국은 파멸하고, 베르사 대륙의 영광도 올해로써 끝날지도 모른다.
죽음의 손길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무겄도 없도다.
죽음의 교도와 추종자들이 갈수록 늘어 가리라.
인근의 마을 주민들로부터는 이상한 전설들을 들었다.
"나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그보다도 훨씬 할아버지 때부터 전해내려오는 이야기인데, 니플하임 제국의 초창기 시절에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사람들이 함부로 과거에 대해 말을 하지 못했다고 해."
"니플하임 제국의 유적지에는 유난히 파괴된 성들의 흔적이 많아. 왜 그러한 흔적들이 많이 생겼을까? 몬스터의 침공 정도로는 요새나 성이 무너질 일은 없었을 텐데."
그렇게 점점 실마리를 찾아갔다.
어떤 할아버지는 자신의 집에서 내려오던 책자를 보여 줬다.
죽음의 길을 이끄는자.
강대한 힘을 갖기 위한 인간들의 욕심과 탐욕은 어디까지 인가.
이루어져서는 안 될 주술, 펼쳐서는 안 될 마법, 전염병과 죽음, 몬스터들을 지배하는 금단의 사제들!
죽음의 길을 걷는 자의 행보에 따라 대륙 전체에 암흑이 드리워지리라.
제국력 xx년 xx일.
그들이 다가오고 있다.
성과 마을은 공황상태에 빠졌다.
가족을 데리고 도망쳤던 영주는 썩은 시체가 되어 돌아오고, 병사들은 알 수 없는 전염병에 의해 살점이 문드러지고 있다.
제국력 xx년 xx일.
식량이 떨어졌다.
200년간 바닥을 드러낸 적이 없던 우물이 메말랐다.
쥐들이 들끓고 있다.
제국력 xx년 xx일.
드디어 그들이 모습으 드러냈다.
병사들은, 기사들은 성벽에서 싸우려고 했다.
전의는 없었지만 살아남기 위해 최후의 발버둥이라도 치려고 했다.
그렇다. 내가 보기에는 발버둥이었다.
그들의 군대는.....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 성벽이 무너졌다.
그들의 신성마법에 의해 산산조각이 났다. 돌무더기에 깔린 병사와 기사들의 비명소리가 우리의 힘을 빼앗고 있다.
띠링!
- 죽음의 사제
피와 사신, 죽음으로 힘을 얻는 사제의 전설.
인간들의 기억에서 사라진 신전을 찾아서 죽음의 사제의 비밀을 파헤쳐라.
탐욕스러운 자에게는 그에 걸맞은 가장 큰 힘이 주어지게 될 것이다. 지혜롭고 용기있는 자는 영광과 명예를 얻을수 있으리라.
탐욕에 사로잡혀 죽음의 사제들의 힘을잇는 길을 택한다면 인간과 모든 종족들로부터 두려움과 증오의 대상이 되리라.
사라진 신전의 지도는 죽음의 사제가 데리고 있던 몬스터들이 각기 나누어 가졌다.
난이도 : S
보상 : 죽음의 교단의 추종자들.
퀘스트 제한 : 명성이나 레벨에 대한 제한 없음.
다른 이들이 신전을 찾기 전에 먼저 발견해야 된다.
"난이도 S급!"
데이몬드는 탄성을 내질렀다.
실질적으로 난이도 B급 까지가 일반적인 퀘스트다.
난이도 A급 부터는 막대한 보상이나 힘이 주어지고, 베르사 대륙의 균형에 영향을 주는 의뢰였다.
따라서 얻기도 어려울 뿐더러, 길드의 사활을 걸고 해결해야 하는 것.
전신 위드가 최초로 불사의 군단 퀘스트를 해결하고 나서 여론의 엄청난 관심을 받은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였다.
길드 내의 정령술사 임페리얼도 감정적으로 고무되었다.
"난이도 S급의 퀘스트라니, 무조건 받아들입시다."
마녀 나르도는 신중했다.
"현재 우리의 전력으로 하기에는 무리일 것 같아요. 여긴 중앙 대륙이 아니잖아요."
중앙 대륙에서도 대지의약탈자 길드는 고립되어 있었지만, 그래도 전투가 벌어질 때면 협력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전리품을 좋아하는 싸움꾼들! 용병이나 군대의 도움도 받을수 있었다.
대지의약탈자 길드 단독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판단.
"그러니까 퀘스트를 더 받아들여야지. 데스로드같은 몬스터가 부하였다면, 그만큼 굉장한 퀘스트라는 뜻이잖아. 우리끼리만 해결한다면 엄청나게 큰 보상을 받을 거야."
"몇 마리의 보스 몬스터를 잡아야 될지 모르는 판에..... 본 드래곤 같은 몬스터라도 하나 있다면 우리는 전멸이에요."
"전멸? 전멸이 무서워?"
"그런건 아니지만...."
"모험을 즐기기로 했으니까, 더 이상 피하지 말자고."
동료들의 의견은 퀘스트를 받아들이자는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었다.
성과 마을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도전과 싸움을 즐기는 순수 무투 계열 길드 답게 호전성을 버릴수 없었다.
데이몬드의 야망이 꿈틀거렸다.
'모든 것을 다 버리려고 했다.'
중앙 대륙에 있던 성을 빼앗기고, 수치심에 대지의약탈자 깃발도 공식적으로 걸수 없게 되었다. 베르사 대륙에 영향력을 가졌던 화렿나 시절은 영영 지난날의 추억으로만 남겨 두려고 했다.
'지금 나에게 기회가 온 것 같아.'
모든 것을 다시 원점으로 돌릴 수 있는 기회!
죽음의 사제 퀘스트를 통하여 다시금 정점에 설수 있으리라.
데이몬드가 강하게 주먹을 움켜쥐었다.
"나는 죽음의 사제, 그의 힘을 잇고 싶다. 내 뜻을 거스르는 놈들은 쓸어버리고, 베르사 대륙을 내 손에 넣고 싶어!"
- 퀘스트를 수락하셨습니다.
해가 중천에 떠오르고 난 뒤에야 위드는 영주성에서 마을 장로를 만날수 있었다.
"늙은 저에게 이 많은 일을 맏기고 대체 어디로 놀러 가셨다가 이제야 오셨단 말입니까."
그런데 마을 장로는 위드를 보자 마자 푸념부터 하는 것이 었다.
"모라타에 사람들이 갑자기 밀려들어서.... 주민들은 늘어가고 있고 해야할 일은 산더미이고......"
그렇게 잔소리를 들어주었다.
위드만의 독보적인 처세술!
이럴 때는 괜히 변명을 늘어 놓을 필요가 없다.
'무슨 말이든 해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 뿐!
그렇게 한참 잔소리를 하고 난 뒤에야 마을 장로가 급히 말했다.
"모라타의 내정과 치안을 다스려야 합니다. 성도 어느정도 보수가 되었으니, 이제 영주님께서 직접 우리 모라타에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 주시지요. 현지 우리 모라타 지방의 자금은 39,845골드가 남아 있습니다."
띠링!
- 영주의 내정 모드를 사용하시겠습니까?
영주성의 보수로 가능하게 된 내정 모드!
위드는 수락했다.
"하겠다."
- 화면이 영주의 내정 모드로 전환됩니다.
위드는 영주성의 비어있는 방에서 마을 장로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상황이 바뀌었다.
모라타 지방 전체가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하늘에 떠서 아래를 내려다 보는 것처럼, 모라타가 보이는 것이다.
"음, 무엇부터 해야 될까."
위드는 묵묵히 모라타를 내려다 보았다.
거리에서 사람들이 움직이는 모습, 건물이나 성벽의 풍경까지도 또렷했다.
원하면 시점이 바뀌어서 가까이 내려갈수 도 있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도 가능했다.
영주에게만 가능한 내정모드!
- 군사력 : 22 경제력 : 260
문화 : 570 기술력 : 190
도시 발전도 : 97
위생 : 36 치안 : 72%
소유 자금 : 39,845골드.
메시지 창이 떠서 현재 모라타의 상황을 알려주고 있었다.
건축, 상업, 군사, 세율변경 등이 현재 위드가 할수 있ㅇ는 명령어였다.
"우선 모라타에 부족한 건물들부터 지어야겠지."
위드는 일단 건축 가능한 건물들부터 검색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눈앞에 삼백가지도 넘는 건물의 이름과 형상이 떠올랐다.
영주성의 보수와, 주민들의 숫자에 따라 직접 지을수 있는 건물들의 종류가 늘어난 것.
위드는 우선 가장 위에 있는 화려한 궁전을 보고 설명을 읽었다.
- 영주의 궁
사치와 환락의 절정!
오직 영주를 위해서만 만들어진 궁전으로, 넓을수록 영주의 권위와 명예가 오른다.
병사와 주민들의 충성심이 감소하며, 소속된 왕국과의 마찰이 생길수 있음.
건축 비용 : 7만 골드.
모라타는 어떤 왕국에도 속해있지 않다.
굳이 말하자면 구舊니플하임 제국의 영역에 있지만, 제국이 몰락한 이후로는 각 마을들이 독자적으로 살아남았다. 그러므로 왕국과의 마찰은 신경 안써도 된다.
하지만 위드는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이런 것은 필요 없지.'
초기 발전 상태에 있는 마을에, 거창한 영주의 궁 따위는 필요하지 않다는 양심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었다. 돈이 아까워서 거리에 가로수 한 그루 못 심을 판국에 무슨 얼어 죽을 영주의 궁이란 말인가.
영주로서 검소한 생활을 하며 모범을 보이려는 의도 따위는 정말 추호도 없었다.
- 영주 전용 골프장
시녀들을 이끌고 쾌적 하게 골프를 즐길수 있다.
다른 영주들이나 귀족들에게 자랑할수 있음.
골프장을 위해서는 넓은 면적이 필요하며, 주민들의 반감이 증가한다.
건축 비용 : 최소 4만 골드.
"뭐 이런 것들만 있어."
위드는 영주 직속 편의 시설들은 대충 다 넘겼다. 꼭 필요한 건물들만을 우선해서 지을 참이었다.
모험가의 휴식처.
모라타의 유일한 술집인 이곳에서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빈자리가 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페일과 메이런도 마판 등 다른 동료들과 함께 음식과 술을 먹기 위해서 왔다. 하지만 빈자리가 나지 않아 1시간째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에휴, 오늘 내로 자리에 앉아 마실수 있을까요?"
"낮인데도 사람이 가득하네요."
불평을 하면서도 자리를 뜨지 못했다.
모험가의 휴식처를 나가면, 모라타에서는 술을 마실수 없기 때문!
북부에서 사냥을 하던 파티들도 모라타로 귀환하면 가장 먼저 향하는 곳이 술집이었다.
야자수, 과일주, 맥주 등을 마시면서 피로를 싹 치워 버리고 동료들과 회포를 풀고 있는 파티들이 많았다.
"언제쯤 자리가 날까."
제피가 한숨 섞인 어조로 푸념을 했다.
이럴바에야 차라리 실력을 발휘해서, 여성들만 앉아있는 자리에 가서 합석을 하는 건 어떨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에 들어갈 즈음!
갑자기 술집의 지붕이 뜯겨 나갔다.
사방의 벽은 아예 통째로 사라졌다.
"뭐야?"
"무슨 일이야!"
음식을 먹고 술에 취해 있던 유저들은 벼락을 맞은 듯이 화들짝 놀랐다.
갑작스러운 일에 당연한 반응.
술집은 완전히 해체된 이후에 벽면과 기둥, 천장이 확장된 형태로 다시만들어졌다.
좌석만 무려 2,000개!
초대형 술집으로 개조된 것이다.
그때야 유저들은 이해했다.
"영주다."
"모라타의 영주가 내정을 하고 있다!"
위드는 비어있는 땅을 이용하여 술집과 여관을 확장하고 대형 식당을 지었다.
구획별로 정리되어 있는 땅들에는 아직도 수백개가 넘는 건축물들을 세울수 있었다.
술집의 개조에는 12,000골드, 여관은 9,300골드, 대형 식당의 건축에는 16,000골드가 들어갔다.
모라타의 상황을 알리는 창도 변동이 있었다.
- 술집의 확장으로 경제력이 +2, 치안이 -1%가 되었습니다.
- 여관의 확장으로 경제력이 +1, 위생이 +3이 되었습니다.
- 여유가 있는 대형 식당의 건설로 문화가 +3, 경제력이 +2가 되었습니다. 향후 3개월간 마을의 생산력이 1% 증대됩니다.
- 군사력 : 22 경제력 : 265
문화 : 573 기술력 : 190
도시 발전도 : 98
위생 : 39 치안 : 71%
소유 자금 : 2,545골드.
각 상황별 변동을 즉각 즉각 보면서 수정할수 있다.
군사력이나 경제력 등의 포인트는 현재 모라타의 실정을 드러내 주는 자료였고, 위생 등이 심하게 낮으면 주민들의 유입이 더디어진다.
치안이 낮을 때는 범죄 발생률이 증가하고, 상업의 발전에 문제가 있다.
"그 다음으로는....."
위드의 시선이 중앙 광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100골드 짜리 노점상을 5개나 개설했다.
간단한 군것질 거리를 판매하는 노점상들!
상업에는 미미한 영향밖에 없지만, 수입을 향상시켜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때 중앙 광장은 마치 폭동이라도 일어날 기세였다.
"영주님, 검사 길드를 만들어 주세요!"
"모험용품점을....."
"개인 창고와 주택을 건설해 주셨으면 합니다."
"여행자 조합이 모라타에 꼭 있어야 돼요!"
평소에 필요로 하던 것을 저마다 말하는 것.
두 손을 추어 올리고 먹이를 달라고 꽥꽥대는 어린 새처럼 고함을 질러 댄다.
그만큼 평소에 원하던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리라.
영주가 건설을 하지 않는다 해도, 주민들이나 건축가들이 스스로 필요한 건물을 지을수 있다. 하지만 베르사 대륙에는 건축가의 숫자도 드물뿐더러, 상점이나 주택을 지었을 경우 분양까지 해야되기 때문에 쉽지 않다.
영주가 나서서 원하는 건물들을 짓고, 그에 따라서 마을과 성, 도시가 발전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이었다.
마법사가 영주로 있는 성에는 유독 마법 길드계열이나 마법 용품점이 많았다. 정령술사가 지배하는 성은 나무와 물이 풍성하게, 자연 친화적으로 꾸며졌다.
영주의 선택에 따른 발전!
위드도 유저들의 애타는 바람을 들으면서 선택을 해야 했다.
그런데 마을에 남아 있는 자금은 2,045골드.
위드는 소유하고 있던 개인 자금을 100골드만 남기고 통째로 마을에 투자했다.
지금까지 꿍쳐 놨던 막대한 돈을 모라타의 소유 자금으로 넣고, 건축에 들어간 것이다.
판자촌!
폭발적으로 인구가 증가한 모라타 마을에는 새로운 집들이 필요했다.
언덕과 산의 나무가 깎여 나가고 일제히 판잣집으로 변했다.
판잣집은 주택 1호당 30 실버밖에 하지 않았다.
"꿈을 키우는데에는 역시 판자촌이지!"
위드는 3,000골드를 투자하여 1만 가구나 되는 판자촌을 만들었다.
모라타의 유저들을 경악하게 만든 변화였다.
"켁!"
"이 미친 영주!"
"판잣집만 엄청나게 짓고 있어!"
중앙 광장에서도 판자촌이 보였다.
인근 산의 정상 부근까지 판잣집이 빼곡하게 지어질 정도였다.
위드가 그 다음에 택한 건물은 상품 거래소였다.
교역소와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한번에 대규모 상거래가 가능하다.
모라타의 물건들을 다른 곳으로 수출하고, 마을의 부족한 물자들을 효과적으로 보충할수 있는 건물!
상인들을 위한 물품 창고와, 넓은 마차 대기소까지 있었다.
이 건물은 상인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모라타 영주가 뭘 조금 아는군."
"상인들을 무시하면 절대 큰 도시로 성장할수 없지."
상인들을 위하여 조합도 만들어 주었다.
대형 일감이나, 조달해야 할 물건들이 있을 때에 여러 상인들이 의뢰를 나누어서 할수 있도록 하는 조합!
상인 길드의 초석이 되는 건물이다.
모라타 중앙 광장 부근의 공터에 건물들이 생겨났다.
무기 상점, 방어구 상점, 여행자 상점, 모험가 상점, 지도 제작소, 과일 상점, 식료품 상점까지 만들어졌다.
휑하니 비어있던 모라타의 거리에 연속적으로 건물이 지어지니 유저들은 환호했다.
"만세!"
"이제야 조금 편해지겠군."
북부의 다른 경쟁 마을이 변변치 못한 시점이었다.
몇몇 유명 길드에서 장악한 마을들이 있긴 하지만, 인지도 면에서나 유저들의 숫자에서나 비교할 바가 아니다. 모라타에서 조금 더 편하게 물품들을 구입할수 있게 되어서 모두 기뻐했다.
그런데 위드의 건축은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쿠우웅!
땅을 울리는 큰 소리와 함께 대장간 옆 공터에 자재들이 쌓였다.
"뭐, 뭐지?"
"뭘 만들려고 하는 거야?"
무기와 방어구를 제조하는 장소인 만큼, 대장간도 꽤나 넓은 면적을 자랑했다. 그런 대장간의 5배가 넘는 규모의 공터에 건물이 지어지고 있었다.
큰 굴뚝이 있는 대형 건물.
건물이 완성되자 마자, 대장장이가 호기심을 이기지 못해 발빠르게 움직였다.
그는 안으로 들어가서 한바퀴 훓어보더니 밖으로 뛰쳐나와 외쳤다.
"대형 화로다!"
"철광석에서 고순도의 철을 뽑아낼수 있는 화로!"
대형 화로가 없으면 숙련된 대장장이들만 철을 추출할수 있고, 그 시간도 오래 걸린다. 그 때문에 다른 무기와 방어구를 녹여서 원하는 걸 만드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제는 사냥 등을 통해 철광석을 구해 오면 금세 대형 화로에서 순도 높은 철을 얻을수가 있게 되었다.
철의 공급이 원활해지면 대장장이들이 만드는 무기의 질이 향상되고, 공급할수 있는 수량도 많아진다.
대장장이들이 간절히 바라던 일!
5만골드가 넘는 건물이지만, 위드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
더 많은 대장장이들과 귀금속 세공사들이 밀려들어 올 테니 무기 및 방어구 생산 증가, 세금 수입의 확대는 두말할 필요도 없는 것!
유저들은 알지 못했지만, 모라타 마을 밖에서도 건축사업은 이루어지고 있었다.
과거 니플하임 제국 시절의 철 광산, 구리 광산, 은 광산 들!
폐광으로 방치되어 있던 그 광산들이 위드로 인해 변모하는 중이었다.
갱도가 다시 정비되고, 마을 주민의 일부가 곡괭이를 들고 이동했다. 폐광 내에 서식하고 있는 몬스터들을 사냥하기 위해 주민들 사이에는 프레야 교단의 성기사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렇게 모라타를 방치해 두더니, 영주가 드디어 정신을 차렸군."
"이제야 좀 발전이 되는 것 같네."
유저들은 싱글벙을 웃는 얼굴이었다.
그런데 변화는 그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쿠우웅!
이번엔 또 다른 공터에 자재들이 쌓였다.
무성하게 자란 잡초들이 깨끗하게 밀어지고 길드가 세워졌다.
재봉사 길드!
모라타의 고급 직물과 가죽을 이용하기 위해 멀리서 원정온 재봉사들이 많다. 기술을 숙련시키고, 또 여러가지 도움을 줄수 있는 길드가 세워졌다.
농부 길드와 프레야 교단의 제단도 건설되었다.
제단이 있으면 제물을 바침으로써 상태 이상이나 저주 등을 해소할수도 있고, 일시적으로 행운을 올리는 효과 또한 있다.
프레야 교단의 성직자들도 좋아하지만, 유저 성직자나 사제들, 모험가들이 열렬히 바라는 건물이었다.
"제단까지! 정말 괜찮네."
"모라타에서 사냥하기를 잘했어."
검사 길드도 만들어 졌다.
"영주가 돈좀 쓰는데."
도둑 길드도 세워졌다.
"이 미친 영주, 대체 꿍쳐 놓은 돈이 얼마였던 거야!"
마을 안에 있는 유저들은 크게 환호했다.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마을은 아니지만, 모험을 위해 주로 머무르는 곳이 발달할수록 그들에게는 편했으니까.
워리어 길드가 세워졌을 때에는 말도 나오지 않았다.
음유시인 길드, 궁수 길드, 암살자 길드, 권사 길드, 무투가 길드.
마법사 계열의 길드들은 개당 4만 골드나 되기에 지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기본적인 전투 계열의 길드들은 거의 다 지어진 셈.
위드가 숨겨 두었다가 마을에 투자한 금액은 엄청났다.
토둠에서 벌어 온 재료 아이템을 가지고 재봉과 대장장이 스킬을 활용해서 번 돈 34만 골드.
여신상을 만드는 대가로 받은 다이어몬드의 감정 가격이 145,000골드나 되었다.
둘을 합치면 485,000골드나 되엉ㅆ다.
여신상을 만들 때도 참여비나 풀죽 값, 각 상회들의 이름을 넣어주면서 받아먹은 돈이 15만 골드가 훨씬 넘었다. 그런데 여신상 제작비로 16만 골드나 되는 돈을 소모해 버렸으니 출혈이 막대했다.
그럼에도 사냥을 하며 번 돈이나, 예전에 가지고 있던 것을 합쳐 5십만 골드가 넘는 돈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띠링!
- 모라타 지방의 신도시 개발이 시작되었습니다.
구舊니플하임 제국의 영역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모라타!
슬슬 꽃을 피우려는 문화와 굳건한 신앙의 온상지.
경제적으로는 낙후되어 있는 장소에 엄청난 자금이 투입되었다.
모라타의 주민들은 프레야 여신의 가르침대로 그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하여 노력할 것입니다.
2개월간 생산력 45% 증가.
모라타 마을의 확대와 개발로, 도시화가 진행됨.
마을의 발달로 이주민 유입이 늘어남. 주민들의 숫자가 빠르게 늘어나지만, 직업을 갖게 될 때까지는 치안의 하락과 이주민 지원자금이 지출됩니다.
주민들의 증가에 따라 식량이 더 많이 필요해 지겠지만, 마을의 영역이 늘어날 것입니다.
영주성이 개량되면 모라타 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지방에도 외교를 통해 정치적인 지도력을 행사할수 있게 됩니다.
- 군사력 : 22 경제력 : 297
문화 : 579 기술력 : 196
도시 발전도 : 108
위생 : 42 치안 : 68%
소유 자금 : 79,014골드.
위드는 아직 내정 모드를 풀지 않았다.
꼭 지어야 할 건물들이 아직도 정말 많이 남았다.
"지을수 있는 광산이 12개나 되는데......"
광산 1개를 개발하는 데에는 5만 골드나 소모되었다.
모라타에 있는 12개의 광산을 개발할 돈도 없지만, 몽땅 개발되면 광석 값이 폭락해 버릴 가능성이 높다.
주민들이 그만큼 광산 분야에 근무할수록 위생이 하락하고, 다른 분야의 일을 못하게 되므로 생산량도 줄어든다.
주민은 물자 생산과 경제력, 군사력의 원천이 되는 중요한 자원이다.
미스릴이나 마나석 등의 광산이 있다면야 무조건 캐내야 겠지만, 그런 고급 자원은 아쉽게도 모라타에 없거나 혹은 발견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도 상아가 있어서 다행이야.
위드는 모라타 지방을 관찰하면서 서북부의 초원 지대에서 대규모의 코끼리 떼를 찾아냈다. 이 코끼리들을 사냥하도록 허가하면 양질의 상아를 구하는게 가능했다.
살아있는 보석이라고 할수 있는 상아.
"아껴서 잡아야 겠군."
이제 병사들을 키워야 할 시점이다.
프레야 교단의 보호가 7개월이 남았지만, 병사들이 성장하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병사들을 100명 그리고 기사를 10명 정도 모집해야 겠어."
모병소와 훈련장을 지어 병사들을 모집하고 기초적인 훈련을 받을수 있도록 했다.
제대로 된 시설이 없어 기사 양성은 불가능 하므로, 방랑 기사들을 고용하도록 지시했다.
위드의 군대가 만들어진거.
단순 길드의 수장은 유저들로 이루어진 집단의 수장이다. 하지만 마을이나 성의 영주들은 다르다. 마을의 운정 자금을 이용하여 군대를 가질수 있었다.
모라타 마을의 유저들이 개발에 환호성을 터트리고 있을 때였다. 중앙 광장에 빛과 함께 유저들이 등장했다.
"아!"
"몸이 어떻게 이런 식으로 움직이지?"
"이게 로열로드구나!"
완전한 초보자들.
신규 유저들이 모라타에서부터 시작할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가 북부?"
"와! 북부의 마을들은 이렇게 생겼구나."
신규유저들이 빛과 함께 끊임없이 생성되고 있었다.
북부에 오로지 하나의 새로운 시작점.
모라타 마을을 보고 고르는 이들이 기하 급수적으로 많았던 것이다.
"우와아아!"
"초보들이다."
북적거리는 와중에도, 외로움과 적적함을 느끼던 일반 유저들도 더욱 기뻐했다.
초보 유저들이라고는 해도 그들의 가치는 매우 컸다.
초보들은 여우, 사슴, 토끼 등을 사냥하면서 고기와 가죽을 구해 마을에서 거래를 한다.
고레벨 유저들은 고기나 가죽을 얻기 위해서 사냥을 하진 않지만, 초보들에게는 돈과 무기를 얻기 위한 유용한 재료들이었다.
이들이 조달하는 물량은 막대한 식량과 무기 및 방어구의 재료가 된다.
떨어진 나뭇조각이나 굴러다니는 광석들, 싸구려 약초들을 팔면서 마을을 발전시키는 원동력 역할을 한다.
상인이나 생산직들 또한 기초적인 재료들을 제때 구하기 쉽고, 물품을 만들었을 때 팔기 편하니 좋았다.
전투 계열 직업도 당장 초보들에게 도움받을 것은 없지만, 평소 헐값으로 상점에 팔아버리던 잡다한 무기나 방어구도 초보들에게는 유용하게 쓰이니 팔기가 편했다.
성직이나 사제, 기사 계열은 약한 이들을 도우며 명예와 신앙, 헌신을 높일수 있으니 초보 유저들을 크게 반겼다.
강진철은 로열로드의 게시판을 보면서 크게 고뇌했다.
"이것이 과연 옳은 길일까? 이대로 놔두어도 괜찮은 것일까?"
그는 베르사 대륙에서는 마판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면서, 상업적으로는 다소의 성공을 거두고 있었다.
그런 그가 심한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모라타에 초보 유저들까지 오고 있다니...."
그가 보고 있는 게시판에는 많은 글들이 올라오는 중이었다.
- 북부의 개척 마을 탄생 안내.
- 초보자 분들, 모라타에서 시작하세요.
- 모라타 마을의 기본적인 지도 및 건축물 자요, 기초 퀘스트 정보입니다.
- 풍성한 사냥터. 위험하기는 하지만 그만큼 모험을 즐길 기회가 있는 모라타의 사냥터 정보를 알려 드립니다.
모라타에 대한 정보들이 게시판에 쌓여 간다.
반응도 뜨거웠다.
- 이번에 막 로열로드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모라타가 정말 그렇게 좋나요?
- 모라타에서 캐릭터를 만들어야 겠어요. 전 전사로 키울 생각입니다. 같이 하실분.
- 저요!
- 프레야의 여신관의 특성은 어떤가요?
- 모라타에 가면 풀죽을 무료로 준다던데....
질문과 답변들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와중이었다. 그만큼 모라타가 사람들의 관심의 핵심에 선 것이다.
북부전체를 아우르는 교역, 사냥, 의뢰의 중심지!
아직은 발전이 미미한 마을이라고는 하나, 이런 모라타에서 시작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강진철은 한탄했다.
"불쌍한 사람들이 계속 밀려오고 있어."
위드가 세운 대장간이나 술집, 교역소 등의 물가는 저렴했다.
대장간에는 주민 대장장이들이 고용되어 일정한 물건들을 만들어 낸다. 고급품들을 많이 만들어 내면 스스로 기술력이 올라서 점점 좋은 물건들을 만들수 있다.
이런 식으로 영주가 직접 세운 건물의 수익은 고스란히 위드의 몫이 된다.
술집도 그럭저럭 바가지 요금이라고는 할수 없었고, 여관도 나름 쓸 만했다.
빈곤한 초보 유저들이 안심하고 환영하면서 모라타에서 시작하는 중요한 동기인 것이다.
하지만 언제든 폭풍처럼 몰아치게 될 착취의 미래!
"이대로 둘 수는 없어!"
강진철은 크게 결심을 했다.
모라타가 발전하면 그도 나쁜일이 아니다. 상인으로서 여기저기 투자를 해 두었으니 소득이 더욱 늘어날 것이ㅏㄷ.
본인의 불이익을 감수할 각오를 하고 글을 올렸다.
제목 : 초보 여러분, 절대로 모라타에서 시작하지 마세요.
여러분은 크게 잘못 알고 계십니다.
모라타는 실로 악의 소굴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마을의 경계를 조금만 벗어나도 몬스터들이 넘쳐 나서, 초보자분들에게는 너무 위험합니다.
빛의 탑이나 여신상?
이런 것도 너무 기대하지 마세요.
매일 똑같은 조각상들을 보면 금세 질리게 될 겁니다.
그리고 지금은 모든 물가가 보통이거나 조금 저렴한 편이라고 할수 있지만, 나중에 영주가 대폭 세금을 올리게 될 테니 절대 모라타에 오지 마세요.
"이제 되었겠지."
애타는 마음을 담아서 작성한 글이었지만 금세 악성 댓글들이 달렸다.
- 이런 식으로 남들은 하지 말라고 하고, 본인만 모라타에서 쾌적하게 사냥하려고?
- 이 글 쓴 인간, 틀림없이 엄청난 세금을 물리는 중앙대륙의 영주일 겁니다.
- 영주는 무슨! 작은 마을의 촌장이나 되겠죠!
- 완전 초보자 물 먹이려고 작정한 듯. 로열로드를 조금만 아는 사람이라면 모라타가 초보자들에게 얼마나 유리한 시작 지점인지 알 텐데 말입니다.
- 제가 말해 드릴까요? 널린 조각품들, 사냥터, 고레벨 유저들, 누구도 받지 못한 퀘스트. 모라타야 말로 희망이고 천국인 것입니다.
- 꺼져!
"크흑!"
강진철은 벌렁거리는 가슴을 부여잡았다.
실시간으로 도배되는 악성 댓글들을 보면서 상처를 받을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매우 신기한 일들이 벌어지는 중이었다.
강진철 말고 다른 이들도, 모라타에서 시작하거나 혹은 모라타로 오는 것을 만류하는 글을 가끔씩 올리는 것이었다. 위드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알고 있지 않다면 올리지 못할 글들!
하지만 그런 글들은 나오기가 무섭게 악성 댓글에 밀려 버렸다.
비난에 질려 스스로 삭제해 버리거나, 글쓴이만 나쁜 사람으로 매도되는 것이다.
"아아."
강진철은 눈치챘다.
그뿐만이 아니라 페일과 메이런 등, 양심이 있는 사람들.
그들도 나섰지만 대세를 거스를수 없었다.
도저히 흐름을 뒤바꾸진 못했다.
모라타로 달려드는 유저들의 행렬!
거대한 악이 정의를 이기고 있었다.
세상은 악념이 지배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악독함의 정점에 서있는 위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