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달빛조각사 14권 : 1부 『드워프 마을 아이언핸드』 (28/520)

1부 『드워프 마을 아이언핸드』

"저기요, 조각술 스킬이 몇이세요? 중급은 확실히 넘으신 것 같은데, 중급 6레벨 정도 되나요?"

"제가 아끼던 철광석 하나 드릴 테니, 어떤 식으로 조각품을 만드셨는지 비결이라도 좀 알려 주시면 안 되나요?"

드워프들이 짧은 다리를 붙잡고 애원하는 특이한 광격이 벌어지고 있었다. 위드가 조각사 길드에서 영원한 조각사의 길을 걷게 되면서 벌어진 현상이었다.

띠링!

-영원한 조각사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조각술에 대한 진지한 마음가짐을 갖게 되면서 일부 스텟에 변화가 생깁니다. 웅장한 예술성과 높은 기량을 성취하게 되는 데에 

 다소도움이 될 것입니다.

 조각사의 세계에 정식으로 발을 들여놓게 되었습니다.

 귀족들과 왕족들이 그대의 이름을 조각사 길드 등을 통해서 듣게 될 것이고, 다른 조각사들은 불타는 경쟁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

 무한한 상상력과 발상의 전환, 창조성을 가진다면 조각술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 할 수 있게 됩니다.

 -조각술에 대한 열정으로 예술스텟100이 증가합니다.

 -매력이 50 늘었습니다.

 -조각술과 관련 스킬들의 효과가 20% 증가합니다. 특정 영구 소모 스킬들의 경우에는 레벨과 스탯 소모량이 20% 감소합니다.

얻을 수 있는 다른 헤택들을 포기하고 택한 조각사의 길.

위드는 이미 조각술 분야에서는 유저들의 중심에 서 있다.

군중의 관김을 받으면서 만든 조각품이 세상을 놀라게 만들 수 있을 테니 굉장한 영광과 명예가 따라오는 길이었다.

드워프 교관이 말했다.

"조각술의 심오한 세계는 평생을 바치더라도 끝을 보기 어려운 것이라네. 모험과 사냥에 빠진 사람들은 우리 조각술을 업신여기지만, 선조인 드워프 조각사 켄델레브는 모험을 무척 즐겼다고 하지.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는가?"

주변에서 조각술을 성장시킨 비결을 알려 달라고 떼를 쓰던 드워프 들이 잠잠해졌다. 

드워프 교관이 무언가 정보를 이야기 하는 것 같으니 유심히 듣는 것이었다.

'드워프 조각사 켄델레브?'

'아무도 해결하지 못했다던 퀘스트에 나오는 그 드워프의 이름이잖아'

'헌데 시작하는 설명이 그때와는 좀 다른데.'

'어서 못들어 봤다고 해!'

드워프 들이 교관의 말을 더 들어 보기 위해 내심 안달을 내고 있을 때였다.

위드의 입에서 반사적으로 뛰어나오는 추임새.

"그랬군요. 도전을 즐기는 우리 드워프 에게는 참으로 바람직한 자세 입니다. 드워프 조각사라면 탄탄한 다리로 어디든 걸어 다닐 수 있죠."

"암. 그렇지, 체력이 약한 인간 따위나 말을 타고 이동하는 게지."

"여행의 멋과 낭만은 역시 도보입니다. 직접 걸을 때에만 경험할 수 있는 감동이 있는 법이죠."

"역시 자네는 뭔가를 아는군."

구경하던 드워프들은 좀 짜증이 났다.

'무슨 교관과 이렇게 화기 애애하게 대화를 나눠.'

'언제까지 수다만 떨려는 거야.'

드워프 교관이 다시 정색을 했다.

"아무튼 혼자 다니기를 좋아하는 드워프였지만, 누구도 그분을 해치지 못하였지. 엘프들에게도 극도의 존격을 받는 유일한 드워프라고 할 수 있네. 거만한 엘프들은 우리 드워프들을 존경할 줄 모르지만, 그분에 대해서만큼 예외였지."

"매우 훌륭한 조각사였던 것 같습니다. 엘프들은 웬만해서는 조각사를 싫어할 텐데요."

엘프의 종족적인 특징이었다.

그들은 나무나 바위, 혹은 점토 등을 이용해서 만드는 조각품을 경멸했다. 모든 사물들은 자연 그 자체로 완전한데 인위적으로 조각한다는 것을 마땅치 않아 했다.

조각을 위해 나무들의 생명을 빼앗기 때문에라도, 엘프들은 조각사를 굉장히 싫어했다.

그런 이유로 엘프들의 숲에는 조각사 길드조차도 없었다.

"나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때부터 내려오는 이야기지.

그분의 조각술은 가히 신의 경지에 다다랐다고 할 수 있으나, 아쉽게도 지금까지 남겨진 작품들이 없어."

자하브의 조각품은 로자임 왕구에서 탄압을 받아 대부분 파괴되었다. 하지만 예쑬품 수집가들의 창고나 다름 왕국의 왕성 등에는 상당수 보관되고 있었다.

교단의 신전이나 전사의탑, 마법사의 탑에도 흔히 거장들의 조각품들이 보존되어있는데, 드워프 조각사 켄델레브는 아예 자신의 작품을 후대에 전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지금은 그래서 드워프들 사이에서만 그분의 실력을 짐작 하고 있을 뿐이지. 교만한 엘프들은 자신들을 놀라게 만들었던 우리 선조에 대한 이야기를 아예하지 않고‥‥."

"제자나 가족도 없습니까?"

위드는 어떻게든 켄델레브의 후인이라도 보고 싶었다.

"없다네. 혼자 다니기를 너무 좋아해서 결혼도 하지 않고 쓸쓸하게 지냈다는군. 마지막에 그분이 지내시던 곳이 어디 였는지도 알려져 있지 않아. 다만 우리 드워프들은 자신이 만들 작품을 매우 사랑하지."

"그렇지요."

드워프들은 자신이 만든 무기나 방어구, 예술품들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한 종족이었다.

"평생 만든 조각품을 아무도 볼 수 없게 파괴해 버렸다고는 믿지 않아. 추측일 뿐이나 아주 찾기 힘든 곳에‥‥ 우리 드워프들 중에서조차도 뛰어난 장인이 아니라면 들어가지 못하는 그런 곳 어디엔가 자신의 거처를 만들어 놓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군. 안목이 남다른 조각사라면 그곳을 발견 할지도 모르지."

위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도 모르겠군요."

"혹시라도 그분의 흔적을 발견하게 되거든 꼭 나에게도 알려 주게. 오만한 엘프들과 인간들의 콧대를 눌러 주고 싶어서그러네."

띠링!

 -조각술 교관 조르비드의 부탁

  드워프 조각사 길드에 오래전부터 흘러 내려오던 믿을 수 없는 이야기.

  드워프들에게도 불과 물, 밝음과 어둠을 조각할 수 있는 조각사가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인간들은 그 말을 믿지 않았다.

 "드워프들은 질이 뛰어난 무기를 만들 수 있는 종족이긴 하지 하지만 높은 기량이 있다고 해도 예술에 대해서는 무지한 어린아이와 같아. 키도 작은 그들이 조각품에 대해서 알면 얼마나 알겠나? 하하하!"

  엘프들이 했던 모욕적인 언사도 숲에 메아리쳤다..

 "드워프들은 자연이 주는 신비함과 아름다운에 대해서 배울 필요가 있어요."

  모든 드워프들에게 굴욕적인 말이었지만, 항변할 수 없었다.

  드워프 자긍심을 되찾기 위하여, 드워프 조각사 켄델레브의 흔적을 찿아라.

  난이도 : 드워프 종족 조각사 퀘스트.

  보상 : 드워프들의 영광

  퀘스트 제한 : 드워프 조각사 한정.

  실패할경우 드워프 말을에서 인간, 엘프 들과 같은 대우를 받게 됨.

옆에서 듣고 있던 다른 드워프들이 극구 만류했다.

"이 교관 또 이 퀘스트 내놓네."

"받지 마세요. 조각술을 이제 막 익힌 드워프들에게도 막 내주는 저급 퀘스트예요. 일단 받고 나면 포기도 어렵고요, 절대 성공하지 못하는 퀘스트예요. 장담해요."

"저 이퀘스트 받아 봤는데, 켄델레브에 대해서는 아무도 몰라요. 이틀이나 고생하다가 내던진 퀘스트예요. 하락한 명성이랑 친밀도 다시 올리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요."

드워프 들은 처음 보는 드워프에게 주는 의뢰라면서 절대하지말라고 만류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도 상당히 의아하기는 했다.

'그때 나한테 늘어놓던 의뢰 설명과는 조금 다르기는 한데‥‥‥.'

솔직히 많은 차이가 있었다.

다짜고자 켄델레브에 대해서 궁금하지 않냐면서, 본인이 궁금하다고, 알아봐 달라고 강압적으로 의뢰를 한다.

종족 퀘스트, 성공하면 추가적인 보상이 있을 것 같아 받아들였지만, 땅을 치고 후회한 드워프가 한둘이 아니다.

하지만 그때와는 다르게 위드에게는 무언가 상세하고 친절한 설명을 해 주는 것이었다. 명성과 친밀도 그리고 조각술의 수준에 때라 교관의 대우가 달라진다는 것을 극명히 보여주는 예다.

그리고 위드는 말했다.

"우리 드워프들에게도 위대한 조각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저는 믿습니다. 엘프들의 

높은 콧대를 뭉개주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찾아보겠습니다.

 -퀘스트를 수락하셧습니다.

"고맙네.꼭 찾기를 바라겠네."

교관이 감사의 뜻으로 조각용 엘프목을 선물해 주었다.

"아! 정말 퀘스트를 받아들였어."

"그렇게 말렸는데..님,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취소하세요."

옆에 있던 드워프들이 더 극성이었다.

솔직히 뭔가 불안하기는 했다.

본인이 받았던 퀘스트가 실패할 무렵만 해도, 아무도 깨지 못할 퀘스트라고 여겼다. 그런데 위드가 받으니 왠지 모르게 성공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든 것이다.

"교관님, 저도 그 켄델레브란 조각사에 대해서 믿습니다. 저도 찾아보고 싶습니다."

"저도..."

"자네들은 예전에 이미 실패하지 않았나? 하지만 이런 좋은 일에는 많은 드워프들이 참여할수록 좋겠지."

눈치 빠른 드워프들은 혹시나 모를 불이익을 감수하고 교관으로부터 같은 의뢰를 받아 냈다.

그 틈을 타서 위드는 조용히 조각사 길드 밖으로 나왔다.

                                       

                                  * * * * * * * * * * 

드워프 마을 아이언 핸드는 험준한 산봉우리를 따라 지어졌다.

대장간이나 집 들이 경사지게 지어지고, 광장은 계단 형태로 만들어져있다. 평평한 지형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좁아서 비싼 자릿세를 내야 했다.

어느 마을에서도 필요하지 않은 물픔들을 팔교, 동료를 구하기 위해서는 광장만큼 좋은 장소가 없었다.

위드는 그 광장의 구석에 자리를 잡은 채로 조각품을 깎았다.

사각사각.

"저 드워프가 조각술이 뛰어나던데, 정말일까?"

"두고 보면 알겟지. 아무도 깨지 못했던 켄델레브의 퀘스트도 자신 있게 받아들였대."

"잘 지켜봐야겠어."

위드를 감시하는 드워프들도 있었다. 켄델레브의 퀘스트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갖고 있던 유저들.

퀘트르를 해결하기 위해 위드를 따라다닐 작정이었다.

위드는 자리를 뜨지 않은 채로 조각품만 만들었다.

둥그런 나무토막을 빙글빙글 돌리며 마치 사과 껍질 깎듯이 잘라 내는 신묘한 기술!

드워프가 되고 난 이후에도 미지의 존재들이 귓가에 속삭이고 있었다.

 -지금까지 무시해서 미안해. 어서 나를 조각해 줘.

 -나를봐 나를 보고 조각하란 말이야. 조각사란 원래 그런 존재잖아.

 -약해. 나약해. 힘을 갖고 싶지 않아?

조각술의 비기를 써서 드워프로 변신한 탓인지, 유혹의 말을 속삭이는 그들의 태도에 정중함이 깃들었다.

조각사 길드에서 실력을 보여 줄 때부터 저주를 걸거나 하지는 않았으니, 마음  놓고 조각을 했다.

"지, 자!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것이 아닙니다. 조각품을 만들어 드립니다. 줄을 서세요, 줄을!"

그러면서 어린 드워프들을 상대로 기념품을 팔아먹었다..

손재주가 뛰어난 드워프들은 장인의 직업을 많이 택하지 않지만, 워리어나 전사가 되는 이들도 많다. 또 체구가 작으면 전투 시에 유리함도 상당히 컸다.

그럼 드워프들에게 조각품을 만들어서 팔아먹고, 물건을 사고팔기 위해 찾아온 상인들, 관광객들에게도 조각품을 판매한다.

"1쿠퍼만 더 주시면 안 되요?"

"열심히 만든 조각품인데‥‥. 1개만 더 깎아 주세요. 싸게 모실게요."

"특별 할인 행사합니다. 지금 조각품을 깎는 분에게는 30% 할인! 선착순 5명까지만 받습니다."

영업을 위한 각종 멘트들에, 감시하던 드워프들의 자존심이 붕괴되어 갔다.

지켜보던 드워프들의 절받이 떨어져 나갔다.

감시자들을 떨어트리기 위해 벌인 일이었지만, 위드는 정말로 의욕이 넘치고 있었다. 다른 마을이나 왕궁에서 조각품을 깎아서 팔던 것과는, 고객들의 반응이 차원이 달랐다.

"드워프가 만드는 것이니 뭔가 다르겠죠. 1골드 드릴게요."

"고맙습니다. 참 예쁘네요."

"드워프 마을에 온 기념품이라고 일부러 이렇게 만들어 주신 거예요? 고맙습니다."

드워프 장인 정신을 존중하여, 웬만해서는 부르는 값을 그대로 쳐준다. 인간들의 마을에서 잡상인 취급을 받던 때와는 달랐다.

손님들의 외모를 드워프의 형태로 익살스럽게 변형해서 주는 조각품도, 절정의 인기로 날개 돋친 듯이 팔려 나갔다.

그리고 그 어떤 것보다 우선해서 간혼 만들어지는 걸작들!

띠링!

  -걸작! 드워프 소년를 완성하셧습니다!

   모자를 눌러쓰고 있는 유쾨한 드워프 어린이.

   동심을 찾아보기 힘든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덜 자란 수염은 아직 나이가 많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해 준다.

   자세히 본다면 조각사의 심도 깊은 예술성이 어딘가에서 발견될 수도 있음

   예술적가치 : 자질 있는 조각사의 작품 73.

   특수 옵션 :행운 7 상승.

   지금까지 완성한 걸작의 숫자 : 34

  -조각술 스킬의 숙력도가 향상되었습니다.

  -명성이 1 올랐습니다.

자잘한 물품들을 조각했을 때에는 걸작이 잘 나오기 않았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매우잘했다 싶을 때에도, 가뭄에 콩 나듯이 나올 정도 였다.

그런데 영원한 조각사의 길을 걷기로 한 이후로는 걸작들이 상당히 번번하게 나왔다.

'스킬의 효과가 늘어난 덕분이겠지.'

위드를 흡족하게 만들어 주는 요소였다. 조각술만이 아니라 연관 스킬들의 효과도 20%나 늘어날 테니까.

조각 검술은 위력이 20% 늘어나고, 조각 변신술은 종족의특성이 강화되었다.

매에 갈무리 하던 완속도 높은 경지를, 이미 10대 중반에 불법 아르바이트를 하면거 터득한 위드였다.

그렇게 걸작들을 45개가량 모았을 무렵에는 돈도1.200골드나 벌 수 있었다.

다른 장인들에 비하면 푼돈이었지만, 모든 자산을 모라타에 투자하고나서 빈털터리 신세였으니 이마저도 귀한셈!

위드는 밤새 조각품을 만들었다.

아침이 되면 드워프해방단체 소속의 드워프들이 광장을 돌았다.

"하루치 세금을 남부하게!"

광장에서 상업 행위를 하려면 세금을 내야 되고, 세금을 내지 않으면 강제로 쫓겨난다.

아이언핸드 마을을 지배하고 있는 길드는 드워프해방단체!

드워프해방다넻가 지배하는 마을들의 세율은 다른 곳보다 높은편이라서, 무려35%나 되었다.

살인적인 고세율!

단체의 이름과 걸맞지 않게 횔포를 부린다는 평가가 다수였다.

'이름은 바꾸면 좋겠군. 드워프 착취단체가 더 나을 텐데.'

드워프해방단체를 포함하여 8개 정도 길드들이 토르 왕국의 중소 마을들을 다스리고 있다.

악룡 케이베른에게 매달 생산품들을 상납하는 데다가 또 길드들이 뜯어 가서, 어지간한드워프들은 부유하지 못했다.

대장장이 스킬이 중급에 이른 드워프들은 두 눈을 부라리면서 세금을 깎아주지 않으면 다른 곳으로 가 버린다고 엄포라도 놓았다. 하지만 그 정도의 영향력도 안 되는 이들을 울며 겨자 먹기로 달라는 세금을 그대로 내야만 했다.

드워프해방단체에서는 위드에게로 다가왔다.

"아트핸드, 너도 세금을 내야지."

"어르신들, 하루벌어 하루 먹고사는 처지의 가난한 드워프입니다."

"다른 조각사들도 다 세금을 내고 있다. 그리고 듣기로는, 꽤나 잘 버는 축에 속하다던데."

"제가 조각술에만 매진하면서 손님들이 다소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도 다른 이들이 저를 질투하며 중상모략 하고 있는 거지요. 조각사가 벌어봐야 얼마나 벌겠습니다?"

"15골드만 받아 주세요."

"20골드 한푼도 못 깎아 주니, 싫으면 마을을 떠나."

워리어 드워프들의 협박 속에 위드는 20골드를 납부해야 했다. 다른 무기 장인들이 수백 골드씩 세금을 내는 것에 비하면 적은 편이지만. 이런 수입들이 모여, 드워프해방단체의 수익은 엄청났다.

악룡 케이베른의 비호 속에 몬스터들이나 다른 왕국의 침입이 없으니 군대를 유지할 이유도 존재하지 않았다. 드워프 세력끼리 충돌은 가끔 벌어졌지만, 심한 수준으로 확대되지 않고 금방 사그라졌다.

드워프들은 기본적으로 공성전이 어려운 종족이었다.

지형이 험한 산에 마을이나 도시들이 지어져 있어서 수비하는 측이 압도적으로 유리하고, 마법사나 궁수의 직업을 택할 수 없나 보니 공격할 마땅한 수단이 없다.

드워프들은 왕국에 실망했다.

그들에게는 고향이지만, 어느 정도 실력을 쌓으면 베르사 대륙 전체로 흩어지게 되는 이유였다.

                          * * * * * * * * * *                          

"아! 참 예쁜 조각품이네요, 최근 만드신 것 중에 제일 좋아요."

"무슨 소리야, 핀. 어제 만든 황동상이 더 위엄 있었는데.드워프 꼬마의 심란한 상태라는 조각품이 얼마나 괜찮았나."

"여자가 보기에는 오늘 만드신 조각품이 더 마음에 든다니까요."

위드나 만든 조각품을 가지고 옥신각신 싸우는 두 사람이 있었다.

드워프 대장장이의 직업을 가지고 있는 헤르만. 그는 조각품을 만드는 위드를 보자마자 말했다.

"자네는 대장장이 기술도 뛰어날 것 같아 보이는구만."

위드는 되묻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셧습니까?"

"탁보면 알지. 자네는 원래 이곳 토박이 드워프가 아니지?"

"예."

"이곳 드워프끼리는 서로 안면 정도는 트고 지내는 경우가 많아. 다른 이들의 눈에는 다 똑같아 보이는 드워프더라고, 자세히 보면 조금씩 다르다네."

수염의 길이, 모발의 색깔, 재킷을 형태, 머리의 크기까지도 드워프들의 취향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다른 인간이 보기에는 구분하기 어려워도, 정작 같이 소속된 드워프라면 알아보기 쉬운 법이다.

헤르만이 수염을 가볍게 쓸면서 얘기했다.

"토르 왕국의 조각사 드워프들은 내가 어느 정도 아는 편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들 중에 자네와 같은 이는 없었어."

"조각사를 알고 계시는군요."

"특이할 것도 없는 일이지. 조각술이야말로 손재주의 기본이 되는 스킬이 아닌가?"

"...."

"조각술의 경지에 이르도록 수련했다면 다른 스킬들을 배우지 않았을 까닭이 없지. 대성하기는 어려워도, 일정 수준 까지는 쉽게 익힐 수 있을 테니까 말이야."

"그런 드워프가 많나 봅니다."

"조각술을 익힌 드워프라면 거의 대부분 그럼 꿈을 꾼다고 봐도 되겠지. 하지만 솔직히 그 숫자가 많진 않을 거야. 조각술 하나만 익히기도 벅찬 마당에 다른 스킬들까지 어찌 익히겠는가? 하지만 자네정도라면 가능할 것도 같군."

"어째서 저를 그렇게 높이 쳐주시는지요?"

"자네가 이 자리에서 빵 부스러기를 먹으며 조각품을 만든 지 몇 시간째 인지 아는가?"

위드는 시간에 대해서는 의식하지 않고 있었다.

"벌써 22시간째야. 침착성과 끈기 그리고 범상치 않아 보이는 조각술 스킬을 가지고 있다면 틀립없이 다른 스킬들도 익히고 있을 거라고 짐작했을 뿐이네."

드워프 중에는 유난히 나이 많은 유저들이 많다.

생산, 제조 등의 특정한 분야에 매진한다는 것은 형기가 왕성한 젊은 청년들에게는 심심하고 지루한 까닭이다.

헤르만도 40대 중반의 지긋한 나이를 가진 유저였다.

아들과 딸은 다른 왕국에서 군인, 정원사의 직업을 가지고 있다가 서너 달에 한 번씩 들른다고 한다. 헤르만은 자식들이 오면 만들어 놓은 무기와 방어구들을 손봐 주는 재미로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헤르만과 함꼐 있는 여성 유저의 이름은 핀.

귀여운 이름은 가지고 있는 그녀의 종족은 요정족!

파리크기의 페어리들과는 달리, 성인 인건과 비슷한 몸을 가지고 있는 요정족이었다. 직업도 정령술사였는데, 드워프 마을에 여행왔다가 정착했다. 핀이 익히고 있는 정령술의 특징때문이었다.

대지계열의 졍령술이 토르 왕굴에서는 효과가 배가 된다.

졍령술을 골고루 익히기 위해, 취약항 대지 계열 정령술을 중급 이상까지 올리고 싶다면서머무르고 있는 것이다.

위드는 아이언핸드 마을의 광장에서 이십여 일간 조각품을 만들면서 두유저 외에도 다수의 드워프 주민들과 친분을 나눴다.

"아트핸드, 주문한 수제 자개장은 끝났나?"

"예. 여기 만들었습니다."

위드는 미리 만들어 두었던 자개장을 건넸다.

순수한 조각품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간단한 가구들. 손이 많이 가는 가구들은 만들 수 있었다.

목공, 철공, 각종 절단, 세공, 붙임 등 조각술은 손으로 하는 모든 작업의 기본과 같은 기술이었으니, 실용적인 면도 은근히 뛰어나다.

자개장은 꼼꼼하고 쓰기 편해야 된다. 그러면서 예술적인 면이 필요해 쉽게 만들지 못했다.

"좋아, 아트핸드! 어려운 부탁이었을 텐데 재대로 마음에 들어. 과연 우리 드워프 일족답게 꼼꼼하게 마무리해 주었군."

드워프가 값을 치르고 자개장을 받아 떠났다.

위드도 이런 거래는 만족이었다.

재료비가 많이 드는 자개장 같은 의뢰는 제법 돈이 남으니까.

"아트핸드, 부탁했던 검집 세공은 어찌 됐어?"

"여기. 다 해 놓았습니다."

"고마워. 다음에 또 부탁하지."

드워프들은 계속 찾아왔다.

"아저씨, 제가 떨어트려서 깨진 학 조각상은 다 고쳐놨어요? 엄마한테 들키면 큰일 나요."

"고급 접착제를 이용해서 목부분을 원래대로 붙였단다."

"전혀 티가 안 나는 거죠?"

"그럼."

위드는 드워프 주민들이 부탁하는 모든 의뢰를 해치우고 있었다.

가끔 특별한 조각 품을 만들어 달라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사소한 읠회들이 주를 이루었다, 드워프들은 크게 원하는 예술품이 있다면 스스로 만드는 종족이지 남에게 부탁을 하지 않는 것이다.

드워프 주민들이 요청하는 의뢰들은 명성이나 친밀도, 보상이 그리 크진 않았다.

가끔 까다로운 조각품 제작 의뢰에만 신경을 집중하면 어렵지 않게 성공할 수 있는 수준!

그때 붉은 조끼를 입고 있는 주정뱅이 드워프가 거리를 걸으며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어디 있지? 어디에 가면 구할 수 있을까. 아저씨와의 약속 시간까지 얼마 남지 않았는데 말이야."

그모습을 발견한 위드는 눈을 빛냈다.

'길었던 기다림의 시간을 끝낼 때가 되었군.'

드워프 조각사 켄델레브에 대해서는 마을의 어떤 드워프도 알지 못했다. 토르 왕국의 이들이 조사를 해 보지 않았을리가 만무했던 것.

  -그들은‥ 태초부터 있어 왔지만 형태를 갖추지 못한 존재들. 조각술을 사랑하는 자여, 그대가 가야할 길은 작은 이들의 왕국.    고집 세로 섬세한 그들이 커다란 자부심을 느끼는 장소에 길이 있을 것이다.

그러한 이유 떄문이 아니더라고, 프레야 여신의 기원으로 얻은 정보를 위해서라도 위드는 가야할 장소가 있었다.

위드는 주정뱅이 드워프를 향해 말했다.

"혹시 좋은 철광석을 찾고 계십니까?"

"맞아! 맞아! 어떻게 알고있지? 아냐.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고, 아무튼! 혹시 쓸 만한 철광석을 가지고 있다면 나에게 좀 팔겠는가? 어려운 부탁인 것은 나도 알아. 다른 드워프 들에게는 감히 이런 부탁을 안 할 거야. 자넨 곤경에 빠진 이들의 청을 거절하지 않는다니까 해 보는 소릴세."

 -드워프 데인핸드의 요청.

  게으른 주정뱅이 데인핸드는 대장간에 가져다주기로 한 철광석을 매번 정해진 시간 내에 준비하지 못해서 매우 곤경에 빠져 있다.   드워프들은 체면을 중요하게 여기므로, 그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소 무리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철광석을 구입하려고 할 것이다.

  

  난이도 : F

  보상 :금전적인보답.

  퀘스트제한 : 2등급 이상의 철광석20개

위드에게는 드워프들의 외뢰를 받으면서 보상으로 받은 철광석이 있었다. 드워프 주민들은 돈이 아니라 주로 광석이나 단검들을 주었던 것이다.

"제가 철광석을 구해 드리겟습니다."

"그래주겟나? 정말 고맙네."

-퀘스트를 수락하셧습니다.

"그럼 시간이 급한데 말이야. 언제까지 철광석을 구해다 줄 수 있겟나? 난 약속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드워프야. 자네도 약속에 늦지 않게 철저하게 지켜줘야 되거든."

"마침 지금 가지고 있는 철광석이, 있으니 바로드리겟습니다."

위드는 배낭을 뒤적여 2등급 철광석 20개를 골라 건내주었다.

"이, 이렇게 고마을데가! 이거라면 대장간 노블핸드 어르신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겟구만!"

띠링!

 -드워프 데인핸드의 요청 완료

  데인핸드는 철광석을 받아서 대장간에 가져다줄 수 있게 되었다.

  퀘스트 보상: 데인핸드에게 직접 요구하십시요.

데인핸드가 물었다.

"그래, 철광석의 가격으로는 얼마나 주면 되겠나? 시세보다 20실버쯤 더 쳐주면 되겠지?"

2등급 철광석 1개의 시세는 1골드30실버.

상인이 흥청을 통해 넘기는 금액은 이보다 높을 수도 있지만, 위드에게는 괜찮은 가격이였다.

 그러나 위드는 터무니없다는 듯이 강하게 고개를 저었다.

"저는 급한 사정을 이용해서 돈을 요구하는 파렴치한 드워프가 아닙니다. 원래 시세인 1골드30실버만 주시죠."

"그럼 그렇게 할까? 실은 선술집에 밀린 맥주 값을 내야하는 처지이긴 해."

데인핸드는 수염을 쓰다듬으며 만족스러워했다.

"자네, 참으로 마음에 드는 드워프로군. 철광석을 20개나 가지고 다니는 걸 보니 철을 아주 좋아하는 모양이야. 그리고 무리한 요구도 하지 않고 제 가격을 받으려고 하다니, 매우 양심적인 드워프군."

위드는 철광석의 가격으로 26골드만을 받았다. 그러자 데인핸드가 선심쓰듯 말했다.

"혹시 노블핸드 어르신의 대장간을 구경해 보고 싶지 않나?"

위드는 전혀 모르는 드워프처럼 반문했다.

"대장간요?"

"원래 아저씨는 친한 드워프들이 아니라면 대장간에 누가 들어오는 것을 무척 싫어하시지만, 내 부탁이라면 거절하진 않을 거야. 난 선술집에 가야 해서 바쁘니, 대장간에 이 철광석도 가져다주면 좋겟어."

다시금 나타난 난이도F급 퀘스트!

철광석 20개를 드워프 노블핸드의 대장간까지 가져다주는 간단한 의뢰였다.

위드는 의뢰를 받거ㅗ나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헤르만과 농담을 하며 놀고 있던 핀이 고개를 돌려 물었다.

"퀘스트를 하러 가시는 거예요?"

"네."

"성공하시길 빌어요." 

헤르만도 손을 흔들었다.

"수고하게."

"그럼 다음에 뵙겟습니다."

위드는 가볍게 고개를 숙여보인 후에 발걸음을 옮겼다.

                       * * * * * * * *

"가네요.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지는 않겠죠?"

"목적했던 바를 이루었으니까. 역시 데인핸드의 의뢰를 기다리고 있었군."

그가 멀리 떠나는 것을 보며 핀과 헤르만은 아쉬운 눈길을 보냈다.

헤르만이 광장의 다른 사람들에게는 들리지 않을 정도로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

"쿠르소로 가기위한 여덟 가지 방법. 가장 쉬운 방법은 데인핸드의 의뢰를 잡는 거지만, 상당한 끈기가 필요하지"

"그는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요?"

"어딘가 정보통이 있지 않았겠나. 아무튼, 더 이상 우리도 이곳에 있을 필요는 없겠어."

헤르만과 핀이 자리를 털고 있어났다.

광장의 다른 드워프들은 잠시 그들을 눈여겨보다가 이내 시선을 돌렸다.

"다시 쿠르소로 돌아가는 건가요?"

"그래야지. 우리도 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

"먼저 가서 기다리다가 놀라게 해주는 것도 재미있을 거예요.

"어린 아가씨가 그에게 빠진 모양이로군."

"숙녀를 놀리지 말아욧! 그리고 그런 거 아니란 말이예요."

핀은 고개를 저으며 강하게 부정했다.

고개를 흔들때마다 요정족 특유의 초록빛 더듬이가 머리카락 사이에서

잠깐씩 보였다.

헤르만이 너털웃음을 지었다.

"껄껄! 이상한 매력이 있지? 평범해 보이면서 무심하고, 괜히 시건을 잡아끄는 그러한 매력 말이야."

"그래요. 솔직히 신경이 쓰이기는 해요. 드워프를 남자로 느껴보기는 처음이거든요. 그런데 아직 사랑이나 애정같은 감정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리고, 뭐?"

"그래고 말해 두지만, 조각품을 만들 떄의 손 움직임은 충분히 매력적이예요.

"껄껄껄!"

헤르만은 유쾌하게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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