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달빛조각사 14권 : 6부 『대륙의 꿈』 (33/520)

6부 『대륙의 꿈』

유니콘.

몬스터나 신수의 이름과 같기도 했지만, 보통 사람들은 주식회사 유니콘을 먼저 떠올린다.

로열 로드를 만들고, 운영하는 회사의 전신!

새로운 세상의 창조로 인해 지구의 돈을 긁어모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회사였다. 캡슐과 휴대용 소형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막강한 제조 산업체를 거느리고 있었다.

로열 로드의 운영 비용을 포함하면 천문학적인 순수익이 매달 창출된다.

여기에 첨단 통신망 구축과 캐릭터 사업, 영상 문화 부문, 여행, 레저 분야에 이르기까지 유니콘의 발자취는 넓게 퍼졌다.

새로운 세상의 창조, 미지의 신대륙을 만듦으로서 그 막대한 파급효과를 통해 급성장하는 주식회사 유니콘.

여전히 핵심음 로열 로드였다.

모든 산업의 기반이 되는 로열 로드의 운영과 신규 유저 창출은 가장 중점이 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유니콘 사에서는 본사의 핵심 인재들이 모인 중요 회의가 벌어지는 중이었다.

중장기 홍보 전략을 맡고 있는 프로젝트팀의 장윤수 팀장이 회의를 이끌었다"김 부장님, 원활한 회의 진행을 위해서 먼저 약간의 정보 공개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현재 유저들의 성장 속도는 어느 정도입니까?"

김한서 부장은 잠시 자료를 뒤적여 보더니 손수건을 꺼내 이마의 땀을 닦았다. 그리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회의실을 돌아보았다.

"네, 여신베르사를 담당하고 있는 김한서 부장입니다."

"여신 베르사.

베르사 대륙을 관리하는 인공지능의 이름.

김한서 부장을 포함한 17인의 천재 과학자들이 동참해서 만든 인공 자아였다.

대륙이 만들어질 당시에는 여신 베르사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었다.

로열 로드의 실질적인 창조주 역할을 한 절대 자아!

지금은 스스로의 규칙을 가지고 대륙이 변하는 것을 지켜보고 휴식을 취할 뿐이었다. 오직 김한서 부장이 있는 시스템관리 부서에서만 여신 베르사에 의한 유저 리포트들을 받아 볼 수 있다.

"아시겠지만‥‥지금부터 제가 발표하는 내용들은 회사의 극비 자료들이니 어떠한 경우에도 외부 유출을 금지합니다.

사내에서도 상급자는 물론이고, 부하 직원에게 지나가는 말로라도 해서는 안 됩니다. 이 점부터 확실히 해 주셔야 될 것 같습니다.

회의실에 들어오면서 각 분야의 담당자들은 이미 비밀 엄수 선서를 했다.

회의에 참여한 이들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회의에서 거론되는 자료들은 자칫, 베르사 대륙 전체의 판도를 뒤집어 놓을 수도 있는 엄청난 것들이다. 이런 정보들이 공개되면 어떤 소란이 버러질지 모를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럼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유저들은 430을 조금 하회하는 정도입니다."

"정확히890명입니다. 현재까지는 우리의 예상 수치 아래에 있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유저들을 대상으로 하는 게임 로열 로드.

하지만 주도적으로 성장하는 것은 아무래도 한국 유저들이 대부분일 수밖에 없다.

어떤 게임을 하더라도 끝장을 보려고 하는 유저들.

그들로 인하여 세계 게임의 역사가 몇 번이나 바뀌었다.

홍보부와 운영전담 부서에서는 이런 유저들의 성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회의에 참관을 하고 있던, 대외협력 부분의 수인혜 대리가 손을 들었다.

"질문이 있어요. 미국이나 중국, 일본등 한국이 아닌 다른 국가의 유저들은 어느 정도의 수준에 이르렀나요?"

"아직은 미흡한 수준입니다. 그들은 초창기에 로열 로드가 자리를 잡을 때 외면했던 탓에 그 세력이 약하고, 변방의 섬이나 마을 들에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로열 로드에 대해 미국이나 중국에서는 핏대를 세웠다. 유니콘 사에서 개발된 가상현실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었다.

완벽한 이론을 정립하고 실제 구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 국가의 언론들은 부정적인 내용들만을 발표했다.

 -최초의 가상현실. 아직은 이르다

  한국의 기업,기술적으로 불가능한 발표

  국내 과학자들,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평가절하

  과학은 사기가 아니다

로열 로드에는 전 세계의 유저들이 가입할 수 있었지만, 그들 국가의 유저들의 유입이 늦은 이유였다.

뒤늦게 다른 국가의 유저들도 들어왔지만 주도적인 세력화는 이루지 못했다.중앙 대륙의작은 국가나 섬에 모여서 플레이하거나, 혹은 자동 통역 프로그램에 힘입어서 국가를 밝히지 않았다.

로열로드 내에서는 모든 언어가 동일하게 통할 수 있었으므로, 국가는 큰 의미가 될 수 없었다.

전략운영실의 손일강 실장이 살짝 웃었다.

"그것은 참 다행이지요. 적어도 황제가 될 수 있는 유저가 외국에서 나올 가능성은 없을 테니까요."

"아마도 그렇겠지요."

장윤수 팀장도 입가에 미소를 띄웠다.

로열 로드.

베르사 대륙을 최초로 일통한 황제에게는 상금으로 1달 매출액의 10%를 준다.

대륙에서 가장 큰 모험인, 모든 자들의 지배자가 되는 꿈을 이룬 이에게 주어지는 과감한 특전.

언론에서는 이 상금의 어마어마함에만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돈이 아닌, 다른 특전도 있었다.

유니콘 주식의 5%

참여한 과학자들과 연구원, 기존 주주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시스템 부서와 전략 운영실에서 밀어붙여서 통과된 포상이다.

황제가 된 이는 절대 권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베르사 대륙에 인간이나 다른 종족들이 이룬 모든 것을 붕괴시킬 수도 있고, 혹은 만들어 갈 수도 있다.

베르사 대륙에 기반한 첨단 경제 기업, 주식회사 유니콘을 지우지할 수도 있는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여신 베르사조차도 율법에 따라 정상적인 방법으로 성장한 지배자는 건드리지 못한다.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가상현실 세상의 황제.

그것은 외부에서 알고 있는 것보다도 훨씬 엄청난 일이었다.

                    * * * * * * * * * * 

로열 로드에 대한 새로운 홍보 전략, 신규 기술에 대한 지원, 사업 파트너들에 대한 논의들이 오전의 회의에서 거론되었다.

하지만 회으의 당사자들에게는 바드레이와 다른 랭커들, 길드의 수장들에 대한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계속 이어진 오후 회의에서는 미루어 놓았던 각종 안건들이 본격적으로 거론되었다.

"전략 윤영실에서 말씀들이겠습니다. 최근에 호드왕국의 주민 NPC들이 깜찍한 외모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캐릭터사업부에 공문을 보냈는데 찾아보셨는지요?

"네. 관련 캐릭터 생산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여행에서 트로체 마차를 이용하는 유저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빠른 속도, 안전함에 대해 호평이 자자합니다. 리조트에 설치한다면 어떨까요?"

"리조트 내 이동 수단으로요? 산악 탐험이나 스키, 골프장에서 이용한다면 괜찮겠군요. 고려해보겠습니다.

가벼운 아이디어 회의.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각 부서의 수장들끼리 간단히 나누는 대화였다.

식사가 금방 끝나고, 장윤수 팀장이 다시 분위기를 잡았다.

"그럼‥‥대외적인 로열 로드의 세력 균형부터 살펴봐야 될 것 같습니다."

손일강 실장이 일어났다. 그리고 중앙의 전면 스크린을 작동시켰다.

각 길드의 영역과 성, 마을들이 표시된 전체 지도였다.

"대륙별로 보자면 중앙 대륙의 힘이66, 동부가10, 서부가 8, 남부가 13, 북부가 3 정도 됩니다."

장윤수 팀장은 스크린을 보다가 깃발들의 개수가 많은 곳을 지적했다.

"동부가 생각 외로 크군요. 마을을 차지하고 있는 길드도 많고 유저들의 수치도 대단합니다."

"네 신규 유저들을 기반으로 한 로자임 왕국도 급성장하고 있지만, 절망의평원 너머 오크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탓입니다."

종족들을 아우르는 큰 시야에서의 세력균형이었으니, 오크들의 등장도 포함되었다.

"남부는 전통적인 공국 세력에서 모험을 즐기는 이들이, 서부에서는 부족별로 소소한 분쟁이 심하여 유저들의 숫자는 적어도 강한 전사들이 태동하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주목해야 될 것은 중앙 대륙입니다.

손일 강 실장이 베르사 대륙의 중심부를 가리켰다.

칼라모르 왕국과 하벤 왕국등, 중앙 대륙의 전통적인 강국들이 밀집한 지역이었다.

"정치와 경제, 인구 추후 발전의 여지를 놓고 볼 때에 그 어떤 지역보다도 압도적인 성장세를 거두고 있습니다. 주목해야 될 유저들은 대략149명 정도입니다. 

장윤수 팀장이 가벼운어조로 물었다.

"네 우리가 주목해야 될 유저는 어떤 식을 결정하셨습니까?"

"네, 인지도나 레벨, 영향력 등을 바탕으로 결정했습니다."

"대체로 길드의 수장이거나 귀족, 성주들이 많겠군요."

장윤수 팀장조차도 회의실에 들어오기 전에는 자료를 받아 보지 못했다. 물론 회의실을 나갈 때에도 관련 자료를 가지고 갈 수 없다. 그렇기에 나누어진 회의 자료들을 보면서 묻는 것이었다.

"그렇습니다. 독자적으로 활동하면서 눈의 띄는 유저들이 몇 명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 영향력은 제한적입니다. 먼저 대륙의 명문 길드들이 가진 힘에 대한 자료들을 살펴보시지요."

회의에 참가한 중역들은 잠시149명의 정보가 담긴 서류철을 살폈다. 회의실에는 조용히 서류 넘기는 소리만이 들렸다.

이 정보는 게임 방송사에서 공개하는 것과는 차워니 다르다. 전략운영실과 시스템 부서에서 철저하게 모은 정보들이라 신뢰도가 매우 높았다.

서류의 내용을 보면 국가별, 성별로 길드들이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다.

국가 내에 최강 길드가 있으면, 조금 뒤떨어지는 5∼6개의 길드들이 동맹을 맺고 적대적인 태도를 취했다. 혹은 한 국가에서 10여 개 이상의 비슷한 규모의 길드들이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베르사 대륙이 넓고, 많은 유저들이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균형이 뒤틀어질 때마다 약한 쪽은 패방하고, 잡아먹는 쪽은 조금 더 커졌다, 하지만 더 많은 적들의 견제가 시작된다.

균형이 조금 틀어질 만한 전쟁들이 벌어지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대륙의 판도를 뒤바꿀 정도로 영향을 주고 있지는 못했다.

본사 기획부의 하윤지 과장이 셔루를 읽던 도중에 의아한 듯이 말했다.

"바드레이와 헤르메스 길드의 무력이 제가 알고 있는 것과는 많이 다르네요. 이것은 무엇을 기반으로 평가한 것인과요?"

"매우 중요한 부분을 질문하셨습니다."

회의실의 시선들이 손일강 실장을 향해 모였다.

회의 자체가 극비를 다루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유니콘 본사에서도 유저들의 전반적인 황동 동향이나 퀘스트 진행도 등만을 포괄적으로 보여 주는 자료들만 공유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소수의 핵심 인재들에게만 열람되는 특급정보들이었다.

그 정보에는 헤르메스 길드가 군사력, 재정, 영토, 기술과, 생산력, 모든 부분에서 하벤 왕국 내의 다른 명문 길드들을 5배 이상 압도하는 것으로 나와 있었다.

"바드레이는 굉장한 유저입니다. 로열 로드의 오픈 초기서부터 선두권으로 뛰어올랐고, 헤르메스 길드를 창설했습니다, 길드를 만들고 운영하면서 짐시 뒤처진 감은 있지만, 다시금 최고 레벨의 유저로 등극하였습니다. 여러분은 바드레이의 레벨이 447이라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 아셨을 것입니다."

회의실에 있는 사람들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바드레이는 물론이고. 레벨400대의 유저가 이렇게 많은 줄도 몰랐다.

방송국이나 유저들은 바드레이의 레벨410정도라고 추측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것을 훨씬 상회했고, 경쟁자인 다른 유저들도 마찬가지다. 바드레이 정도만큼은 안되더라도, 일반 유저들에게는 좌절할 정도의 격차였다.

회의실의 사람들도 그 자료들을 보며 은근히 경악하고 있던 와중이었다.

"선두권에 있는 유저들은 정말 대단합니다. 개인적인 무력, 레벨만이 아니라 스킬의 운용 능력, 실전 전투 감각을 기반으로 한 응용력 등이 일반 유저들의 수준을 휠씬 넘습니다."

소위 랭커들의 동영상이 유행을 타는 이유도, 그들이 특별하기 때문이다. 조선 시대, 고려시대의 검객들을 연상시키는 빠르고 정확한 전투.

월등한 개인 기량을 갖추고 새로운 방식으로 몬스터를 사냥한다.

그들이 던전이나 몬스터들의 성채를 부수는 광경은, 잘 만들어진 판타지 액션 영화를 보는 그 이상이었다.

어느 한 암살자 유저는, 바이마르 왕국의 유명한 몬스터들 성에 단신으로 들어가서 매일 밤마다 열 이상의 목숨을 취했다.

몬스터들에게 공포를 느끼게 해서 성채를해산시키고, 자신의 깃발을 성의 가장 높은 곳에 걸었다. 새로운 성주의 탄생이었고, 그 동영상을 통해서 많은 휘하 세력을 만들었다.

즉흥적으로 벌어진 일이 아니라, 미리부터 준비를 해 두고 한순간에 터트렸다고 밖에는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그들의 진정한 무서움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독자적으로 모험이나 전투를 즐기는 유저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길드나 마을 들을 점령하고 다스리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시 세력의 힘을 키우기 위해 정치적인 모략이나 합종 연횡도 서슴지 않습니다. 특히 헤르메스 길드의 경우에는 세력을 확대하는 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편입니다. 하벤 왕국의 패권을 두고 경쟁하는 반헤르메스연합 길드. 이번 조사를 하던 도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그들 중에서도 헤르메스 길드와 깊은 연관을 가진 길드가 3∼4개 정도 되었습니다."

"‥‥."

친목을 기반으로 한 길드가 아닌, 패권을 위한 길드.

가상 현실 베르사 대룩의 가치는 엄청난 것이라서 그 권력을 쥐려고 하는 유저들이 많았다.

중역들이 이마를 감싸 쥐었다.

"정말 대단한 인간들이 많군."

"소름이 돋을 정도야,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 거지?"

김한서 부장이 말했다.

"너무 놀라실 것 없습니다. 이 정도는 로열 로드를 오픈하면서부터 예상을 했던 부분입니다."

"‥‥."

"가상현실, 그 안의 패권을 장악하려는 의도가 생길 거라 모두 짐작하지 않았습니까?"

예상은 했지만, 그들의 사고를 넘는 유저들의 행동에 당황 되었다.

화면에는 몇몇 상위권 유저들의 전투가 보였는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진짜 판팆 대륙에서 몬스터들과 싸움을 하고 있는 것처럼 박진감이 넘친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스킬 운용 능력, 담대함, 칼날 같은 날카로움.

그저 게임을 좀 잘하는 유저인 줄로만 알았는데, 실제로는 베르사 대륙을 지배하고자 하는 재능 있는 야심가들의 활약!

그들은 스스로가 만들어 놓은 로열 로드에 대해 전율을 느꼈다.

"새로운 세상입니다. 그렇게 로열 로드를 봐야 됩니다. 그리고 그 로열 로드의 지배자는 어떤 시긍로든 우리와 깊은 연관을 가질 수밖에어 없으므로 주의 깊게 지켜봐야 됩니다. 그것이 이 회의의 목적입니다."

김한서 부장의 말에 회의실의 인재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손일강 실장이 다시 말했다.

"바드레이를 비롯해 다른 상위권 유저들도. 방송사나 언론 매체에 자신들의 정보를 다 밝히지 않습니다. 지금 알려진 사실을 바탕으로 본다면, 다른 유저들이 경계심을 갖지 않도록 적은 정보들을 제한적으로 보여 주는 선전 전까지 평치고 있습니다."

장윤스 팀장이 신음했다.

"홍보부에 섭외하고 싶을 정조의 인물들이로군요."

바드레이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길드의 몰아주기를 바탕으로 쉽게 성장한 유저.

이런 사실조차도 조작된 것이라니.

회의실에 모인 사람들은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

"우리가 주목해야 될 정도로, 어느 정도의 개인 기량을 갖추고 있으며 일만 이상의 유저들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사람은  149명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들 중에서도 레벨이나 길드의 무력들을 기준으로 나눠 본다면, 13명 정도의 유저들이 정말 뛰어납니다. 질풍의 로암이나 사자성의 군트 등, 매우 강하고 교활하 유저들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난관이나 변화가 기다리고 있겠지만, 현제로써는 위의 1449명 중에 황제가 되는 유저가 나올 가능성이 70% 이상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 * * * * * * * * * *

회의는 밤늦게까지 계속되었다.

베르사의 대륙의 힘의 역학 관계, 길드들의 영향력에 대한 토의가 끊이지 않았다.

일부 유저들의 경악할 정도의 활약상은, 회의에 참여한 사람들의 마음을 심란 하게 만들었다.

회의가 다 끝나고, 장윤스 팀장과 손일강 실장 그리고 스템부의김한서 부장이 남았다.

"휴! 다 끝났군요. 손 실장님, 수고하셨습니다."

"아닙니다. 진행하느라 장 팀장님이 고생하셨지요."

서로 덕담을 나누고 가볍게 커피를 나누었다.

그러던 와중에, 장윤수 팀장이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이 질문했다.

"손 실장님, 그런데 말입니다."

"네?"

"제가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유저가 있어서 그런데요, 그 사람에 대한 평가 자료는 올라와 있지 않더군요."

"그럴 리가 없는데요. 황제가 될지도 모를 만한 유저 에 대해서는 모두 보고를 마쳤는데‥‥‥. 그 사람의 이름이 무엇인데요?"

"위드입니다."

"위드라면 불사의 군단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던 유저군요."

"손일강 실장은 장윤수 팀장과 함께 그 동영상을 보았다.

언데드들의 동향과 대해 같이 이야기를 나눈 적도 있다.

"위드는‥‥개인 레벨이나 영향력 면에서,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역시 그렇군요."

장윤수 팀장이 아쉬워했다. 그런데 김한서 부장이 웃으며 말했다.

"설혹 149인에 포함되었더라고, 가장 형편없는 가능성을 가졌을 겁니다."

"네? 왜죠?"

"김한서 부장은 평온하지만 신랄한 어조로 답했다.

"목표가 없기 때문이지요."

장윤수 팀장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이 반문했다.

"목표가 없다니요. 세상을 놀라게 만드는 퀘스트를 하고 있는데요. 그리고 그 위드가 언제 로열 로드를 시작했는지 아십니까?"

하지난 손일강 실장도 김한서 부장과 같은 편에 섰다.

"저도 그 위드에 대해서는 크게 기대를 갖지 않고 있습니다."

"‥‥‥."

"실은 그에 대해서는 우리 전략운영실에서도 상당히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조사해본 바로는 최근에 역사적인 팔랑카 전투도 경험하고, 뱀파이어 왕국에도 다녀온 것 같더군요."

김한서 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관심이 있었지요. 나또한 마법의 대륙을 했던 유저니까."

위드의 퀘스트들은 시스템부의 과학자들도 모두 보았다.

손일강 실장이 이어서 말했다.

"하지만 그것뿐입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퀘스트들은 할지 몰라도‥‥그게 전부입니다. 그가 경험한 퀘스트들이 나 행동, 스킬, 전투 시의 능력들을 기반으로 본다면, 그와 모리타의 영주는 동일 인무일 것입니다."

"네? 전신 위드가 모라타의 영주, 아니 조각사라고요?"

"99% 이상 신뢰해도 될 자료입니다."

장윤수 팀장은 유례가 없을 정도로 당황했다.

위드가 조각사라는 사실은 정말 꿈에도 생각지 못했으니까.

조각사로서 1년도 안 되는 시점에 명예의 전당에 오르고 불사의 군단 퀘스트를 했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지조차 의문이 들었다.

"맞을 겁니다. 전투형 직업을 가지고 있다고 여기기에는 그가 보여주는 기본적인 방어력, 마법적인 능력이 모두 너무 취약합니다. 그것을 개인의 전투에 대한 감각과 기량으로 극복하고 있는 거지요."

장윤수 팀장은 도짛 믿기지가 않았따. 하지만 김한서 부장은 고개를 끄덕여서 사실임을 알려 주었다. 믿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김한서 부장은 유니콘 사에서도 모든 정보들을 열람할 수 있는 거의유일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조각사라는 직업, 그것 때문에기대를 갖지 않으시는 거로군요."

"틀렸습니다."

뜻밖에 김한서 부장은 직업도 그 이유가 아니라고 했다.

"우리 시스템부에도 그를 좋아하는 동료들이 많습니다. 전신 위드, 전설적인 다크 게이머, 보다시피 몇 개의 큰 퀘스트를 맡아서 하며 개인 기량을 뽐내기도 했지요. 저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지만, 지금은 실망했습니다.

"왜지요?"

"그는‥‥ 어떤면에서 본다면 온실 속에서 자라 왔다고 할수 있습니다."

"‥‥."

"자신과 아는 몇몇의 사람들과만 사냥과 퀘스트를 하고, 세상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따뜻한 온실에서 쉽게 취할 수 있는 과실들을 머긍면서, 욕심도 없이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다크 게이머들이 대부분 저지르는 잘못이지요. 애초에 왜 베르사 대륙에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를 주었습니까?"

장윤수 팀장은 로열 로드 초창기 기획을 떠올리고 답했다.

"유저들은 베르사 대륙의 주민이니까요? 그리고 법이나 질서도 그 주민들이 스스로 정해야 하기 때문에‥‥‥."

"맞습니다. 우리는 유저들을 돈을 버는 수단으로만 생각 하지 않습니다. 어떠한 대가를 지불하더라도 야심을 가진 이들, 자신의야망을 평치고 싶어 하는 이들을 막지 않습니다."

로열 로드에서는 지배자, 통일 제국의 황제가 되는 길을 열어 놓았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진짜 꿈을 꾸어 보라고, 자유를 주었다.

하지만 상당수의 다크 게이머들은 아이템을 팔거나 의뢰에 동참해 주는 용병 역활로 짭짤한 돈을 벌어들인다. 그에만족하고, 더 이상을 바라지 않는다.

"아이템을 판매하는 것만이 아니라 방송이나 명예의 전당을 통해서도 돈을 벌고 있을 겁니다. 아마도 그런 수입들이 꽤나 짭짤하겠지요, 다크 게이머로서는 꽤 성공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김한서 부장은 이형을 알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했다.

퀘스트나 인지도, 사냥의 기록만 보더라고, 어지간한 대기업 과장급 이상의 수입을 거두고 있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비밀은‥‥ 언제까지나 지켜지지는 않을 겁니다.

제가 먼저 공개하지 않았던 이유도, 사실은 그 비밀을 지켜 주기 위한 생각이 있었습니다만, 전략운영실에서 알아낼 정도라면 다른 이들도 알아내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온실에서 스스로를 감추고 있는 위드이지만, 결국은 정체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멀지 않은 시기에.

장윤수 팀장이 옹호하듯이 말했다.

"그래도 조각사로서 이 정도까지 하다니 놀랍지 않습니까?"

김한서 부장은 신랄한 반응을 보였다.

"조각사로서 대단하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혹은 그의 적들이 동정심이라도 가져야 됩니까?"

"그건 아니지만‥‥‥."

"모라타가 많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맞습니까?"

"네. 북부의 거점 도시로 성장하고 있죠. 북부의 모험을 주도하고 있고, 최근에는 엄청난 규모의 자금 투자도 이루어 졌습니다."

"프레야 교단의 보호가 끝나면, 그리고 북부에 유저들이 더 많아지면 욕심을 갖는 이들이 생기겠죠. 모라타로 침공할 적들이, 영주가 조각사인지 아닌지에 대해 관심이라도 가져 줄까요?"

"‥‥"

"전쟁의 신이라는 광오한 명성. 그 명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만한 노력을 해야 됩니다. 명성이 주는 달콤함만을 맛보다가는 추락하게 될 날이 금방입니다."

장윤수 팀장도 더 이상은 뭐라 두둔해 주기 어려운 분위기, 김한서 부장이 정점을 찍었다.

"베르사 대룩을 여행하면서 스스로가 원하는 게 있으리라고 봅니다. 지키려고만 하고 도전하려 들지 낳으면 무엇도 얻지 못합니다. 꿈을 꾸지 않으면 짓밟혀서 죽을 겁니다. 아니면 이도 저도 아닌 유저가 되어버리거나‥‥. 베르사 대륙은 무능한 자에게는 기회를 열어 주지 않습니다."

김한서 부장이 이렇게 열변을 토하는 것은 처음 보았다.

장윤수 팀장이 위축될 정도였다.

유니콘의 핵심 중역, 과학자로서의 역량, 탁월한 두뇌.

전 분야에 걸쳐서 석학 소리를 듣는 김한서 부장이었으니 그의 말에는 절대적인 신뢰가 실렸다.

손일강 실장이 무심코, 분위길르 밝게 만들기 위해 질문을 던졌다.

"만약에‥‥그 위드가 정말로 베르사 대륙에 뜻을 둔다면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평범하게, 어떤 의도도 가지지 않고 내던져 본 질문이었다.

김한서 부장은 눈을 감도 오랫동안 침묵했다.

길어진 회의로 졸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될 무렵, 그가 눈을 뜨고 말했다.

"베르사 대륙이 그의 손에 떨어질지도‥‥."

"‥‥."

"그가 꿈을 꾸기 시작한다면 모든 상황을 바꾸어 놓을 것입니다. 숨겨진 재능이 빛을 발하고, 그 거대한 명성이 움직이면 전신 위드의 꿈이‥‥베르사 대륙에서도 재현될지도 모르지요."

                     * * * * * * * * * * *

데이몬드는 북부의 보스급 모스터들을 사냥하고, 죽음의 교단으로 가는 지도 조각들을 모았다.

대지의 약탈자 길드는 이 지도 조각들을 모으기 위해 어떤 피해도 감수했다.

"죽어도 좋아. 마지막 희망이 여기에 걸려 있다, 그동안 모은 돈을 전부 쓰더라도 성공해야 돼!"

모두가 무모한 도전이라고 비웃었다.

보스 몬스터들이 위험한 까닭은, 그들이 강하기도 하지만 습성이나 공격패턴을 알지 못한드는 점이 컸다.

정보의 부재는 더 큰 피해를 낳는 법!

사냥에 실패한 몬스터에게는 몇 번이고 도전하면서, 열 번이나 죽는 길드원까지나왔다.

하지만 그들의 투혼에 반한 북부의 유저들이 힘을 모아서 사냥에 성공할 수 있었다.

"대지의약탈자 길드 만세!"

"최고의 사냥 길드가 탄생했다."

"보스급 몬스터만 전문적으로 사냥하는 전사들의 길드."

12마리의 보스급 몬스터를 사냥한 대지의약탈자 길드를 추앙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하지만 데이몬드와 그의 길드는 미련없이 몸을 숨겼다.

목적으로 했던 7개의 지도조각을 다모은 직후였다.

북부의 보스 몬스터들을 최초로 사냥한 영광도, 그들에게는 어떤 감흥도 주지 못했다. 몇 번씩이나 목숨을 잃었기 때문에, 그런 시시한 영광에는 눈길도 안갔다.

데이몬드와 대지의약탈자 길드는 음침한 지하실로 들어갔다.

"대장."

"왜?"

"하필 지하실인 이유가 뭐예요?"

나르도의 물음에 데이몬드는 느긋하게 답했다.

"그래야 무언가 음험한 일을 꾸미는 이들답잖아."

"쳇! 너무 분위기를 탄다니까"

나르도의 핀잔에도 데이몬드는 싱긋 웃을 뿐이었다. 그리고 품에서 지도 조각들을 꺼냈다.

"그럼 이제 맞춰 본다."

긴장이 역력한 목소리.

데이몬드는 퍼즐을 맞추듯이 7개의 지도 조각들의 위치를 일일이 맞췄다.

화르르륵!

지도에 갑자기 불이 붙었다.

"아!"

그리고 데이몬드와 길드원들의 몸이 경직되었다.

불에서 어떤 영상드링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황폐화된 대지를 지나서, 몬스터들의 뼈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는 장소를 지난다, 산과 들, 간신히 발을 디딜 수 있는 절벽들을 통과해, 안개의 숲을 넘는다.말라붙어 죽은 나무들이 이정표였다.

숲을 넘으면 죽음의교단이 나타난다. 수백 년의 세월 동안 닫혀 있던 장소, 그곳의육중한 문이 보이는 것으로 영상은 끝났다.

지도는 다 타버린 재만 남겨 놓고 사라졌다.

데이몬드가 이글거리는 눈을 들었다.

"모두 똑똑히 보았겠지?"

"제대로 기억하고 있어."

"지금 우리는 이곳으로 간다."

데이몬드와 대지의약탈자 길드는 곧바로 출발했다. 모라타에서 그리 멀지 않은 장소였다.

빠른 말을 타고 남쪼긍로 사흘 그리고 서쪽의 황무지를 건넌다.

황무지는 던전들만 드문드문 있을 뿐이라, 여행자들이 거의 오지 않은 장소였다.

"데리암의 황무지, 여기를 거쳐야 될 줄이야."

"우리가 사냥했던 보스 몬스터가 있던 장소잖아."

"녀석이 숨어 있는 장소를 찾느라 무지 고생을 했던 기억이 나는군."

북부 원정대 그리고 모험가들은 상당수의 장소들을 탐험했다. 하지만 황무지나 안개의 숲들처럼, 대충 훑고 지나간 것이 대부분이다.

베르사 대륙의 면적이 너무도 광활하여, 정확한 위치를 알지 못한다면 던전도 그냥 지나가 버리기 쉬웠다.

황무지를 최초로 탐험한 모함가라고 해도, 그것의 던전 몇개를 보았을 뿐 그 전체를 둘러볼 수는 없는 것이었다.

영상에 나왔던 장소를 찾기 위해 대지의약탈자 길드에서는 황무지를 건너고 절벽들을 지났다.

안개의 숲에서는 말라비틀어진 나무들을 찾으면서 겨우 길을 가늠할 수 있었다.

모든 난관을 지나서 드디어 죽음의 교단 신전.

말을 닮은 기괴한 마수가 낫을 들고 있는 조각이 새겨져 있는 신전에 도착했다.

베르사 대룩의 역사에 남을 위대한 발견이었다.

데이몬드는 긴 세월에도 먼지만 두껍게 쌓이고 파손되지 않은 신전의 웅장함을 보았다.

"문에는 뭐라고 쓰인 것이지?"

길드의 마법사가 대신 해석을 해 주었다.

"고대어로지옥의 문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문을 열지 말란 뜻인가."

데이몬드는 짧은 순간, 고심에 빠져들었다.

석조 신전 내부로 통하는 문을 열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순수한 공포심이 앞섰던 것이다.

조금의 트매도 없이 아귀가 맞게 막혀 있는 문을 보고 있자니, 열어서는 안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포기할 수는 없지."

데이몬드는 이를 악물었다.

죽음의 교단의 위치를 찾은 것으로 퀘스트가 끝난 게 아니었다.

"이 길의 끝에 무엇이 있든지, 나는 가 본다."

데이몬드는 철문을 활짝 열었다.

그러자 무수히 많은 마물들이 그들을 반겼다. 상상 속에서나 나올 법한 끔찍한 몬스터들!

그들이 이곳에 오기 위해서 사냥했던 보스급 몬스터들도 있었다.

"데, 데이몬드! 조심해."

겁을 모르던 워리어 수반마져 말소리가 떨려 나왔다.

나르도가 마물들을 관찰했다.

"공격하지 않네요."

"응?"

"우리를 보고도 가만히 있잖아요."

나르도가 움질일 때마다 수천에 이르는 마물들의 눈동자만 또르륵 굴러간다. 공격적인 의사를 표시하지도 않고,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만 있었다. 마물들은 좌우로 도열해 있고 중앙에는 충분히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통로가 있었다. 언제라도 주둥이를 내밀어서 잡아먹을 수도 있을 것 같았지만, 나르도를 물지 않았다.

"이 길로 가 봐요."

"그래. 가 봐야겠지."

데이몬드와 대지의약탈자 길드는 묵직한 발걸음을 떼었다.

S급 난이도 퀘스트의 단서가 되는 지도를 모으기 위해 노력할 때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죽음의 신전을 찾아오면서부터 조금씩 실감이 나더니, 지금은 그 부담감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데이몬드는 어깨를 펴고 걸었다.

'목숨이야‥이미 버린 셈이지.'

마물들이 어느 정도 많아야 저항할 의지라도 생기는 법이다.

죽음의교단에 모여 이쓴 마물들.

이름도 없고, 셍김세도 제멋대로인 몬스터들에게 그들은 한 끼 식삿거리밖에는 안 도리 테니 차라리 마음을 비웠다.

'여기까지 온 마당에, 죽기밖에 더하겠어?'

입구에서 보았던 말을 닮은 마물의 조각상이 실감나게 자리를 잡고 있었고, 제단에는 알 수 없는 상징물들과 고대어로 적힌 문구들이 보였다.

 -원통하게 죽은 자들은 살아 있는곳을 그리워한다.

  숭고한 부활의 힘은 엠비뉴 교단의 열한번째 권능.

  죽은 자들이 많아질수록 엠비뉴 교단의 신도들이 늘어난다. 

  사재의 의무. 많은 이들을 죽이는 것, 많은 이들을 살리는 것.

뜻을 이해하기 힘든 문구들이었다.

데이몬드는 의문에 대해서는 깊이 파고들지 않았다.

"엠비뉴 교단? 처음 들어 보는 곳인데, 알아야 할 글귀들이라면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

죽음의 교단에 와 있으니 신기한 것을이 너무나도 많았따.

닫혀 있는 방들이나 장식물, 쌓여 있는 물건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처럼, 돌아다녀 볼 곳이 많았따. 하지만 데이몬드와 그의 길드원은 경거망동하지 않았다.

"죽음의 교단은 찾았으니, 사제에 대해 알아볼 때야. 먼저 사제실로 가자."

데이몬드를 따라서, 길드원들이 싸울 준비를 하고 움직였다.

  -부활의 사제실

죽음의 교단인 줄 알고 왔는데, 뜻밖에도 전혀 반대인 부활이라는 낱말이 나왔다.

"다른 사제실은 없지?"

"없어. 안보여, 사제실이라고는 이것뿐인데."

"그럼 이 사제실로 들어간다. 모두 경계심을 늦추지 마"

거미줄과 먼지로 가득 찬 사제실의 문을 밀어서 열고 들어갔다.

사제실에는 살아 있는 인간은 없었고, 미라가 되어 말라붙어 있는 시체가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 놓여 있는 한권의 책.

 ≪부활의 경전≫.

금빛 수실로 장식되어 있는 책이다.

데이몬드는 그책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들이 맡은 의뢰는 죽음의 교단, 그 사제들이 가진 비밀을 파헤치는 것.

시체를 조사하고, 이 사제실에 있는 물건들을 통해 다른 어떤 일을 해야 될 것 같았지만, 욕심을 이기지 못하고 사제의 물건에 손을 댄 것이다.

"감정!"

     -부활의 마법서:내구력58/60

      엠비뉴 교단의 열한 변째 지파의 경전.

      기초적인 부활에서부터 전영병, 불명의 삶까지의 마법이 수록되어 있다. 흑마법서에서도 가장 사악하고 이단시 되는 마법으로, 부활에 대해 다루었다.

      죽은 자들을 다시 일으켜서 언데드로 만드는 것이 네크로 맨스 마법이라면, 큰 희생을 바탕으로 죽은 자들은 지옥에서 데려온다.

      이는 완전한 부활이 아니다. 지옥의 몬스터와 죽은자들은 강제로 깨워서 지배하는 사악한 계약에 가깝다. 학문을 기반으로 탄생한 언데드마법과는 차원이 다른 금서!

      부활의 교단의 존립 기반이 되는 책이다.

     제한:부활의 사제로의 전직이 가능함. 전직을 해야만 사용 가능.

          마법을 사용할 때마다 살아 있는 생명을 취해야 함.

     옵션:모든 마법에 대항 저항력+50.

          모든 스탯+10

          마나의 회복 속도가 25% 빨라짐.

          불명의 삶 마법을 펼치고 있을 때에는 생명력이 감소하지 않음. 

          부활한 이들을 조종할 수 있다.

* 부활:필요 생명력인 20인. 적들의 생명을 취해 죽은 자들을 부하로 되살린다.

* 전염병:필요 생명력 150인. 마나를 사용해 강력한 병을 창궐 시킨다. 일정한 거리까지 유효하며, 매개체에 따라서 확산 속도가 달라짐.

* 불멸의 삶:단 1회 사용가능. 해제 불가능 무한한 생명력을 가진다 하지만 희생물들의 공급이 끊어지면, 불명의 삶마법도 풀려 시전자의목숨도 사라진다.

엠비뉴 교단.

알려지지 않은 열한 번째의 지파로서, 죽은 자들을 일으키고 지배하기 위해 끝없이 살아 있는 생명을 취하려고 하는 곳. 

죽음의 교단으로 세상에 알려진 것도 무리는 아니리라.

띠링!

 -부활의 사제로의전직이 가능합니다.

  지금 전직하시겟습니까?

  전직하게 되더라도 현재의 스킬이나 스탯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부활의 마법서를 읽을 수 있게 됩니다.

  부활의 사제들은 베르사 대륙을 자신이 부활시킨 이들로 가득 채어야 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죽음과의 계약으로 섭리를 거스르게 됨으로써, 본인의 죽음을 경험하게 되면 영원한 안식을 취하게 됩니다.

부활의 사제가 될 수 있었다.

교단에 있는 마물들, 추종자들을 휘하 세력으로 거두게 되면 대지의약탈자 길드의 적력은 대번에 상위권이 된다.

동맹 길드나 돈을 주고 모집한 용병, 쉽게 자리를 바꾸는 뜨내기 길드원이 아닌 무조건 복종하는 마물들.

부활의 마법도 사용이 가능했다.

하지만 그 대가로, 한 번이라도 죽게 되면 그것일 데이몬드는 영원한 죽음을 겪게 된다.

짧고 굵은 강자의 길.

로열 로드에 있는 모든 이들이 데이몬드를 주목하게 하느냐, 아니면 계속 퀘스트를 진행하기 위해서 사제의 비밀을 파헤쳐야 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었다.

"부활의 사제가 되고 싶다."

데이몬드는 전직을 택했다.

                           * * * * * * * * * *

데이몬드와 대지의약탈자 길드는 부활의 교단이 가진 재산과 마물들을 접수했다. 보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성구나 저주 아이템들은 다수 있었다.

길드원들도 본래의 직업을 버리고 부활의 사제가 되었다.

"우리에게는 마지맛 유희가 되는 셈이로군."

데이몬드가 희미하게 웃었다.

부활의사제, 그 권능과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누군가를 죽여야 한다.

죽음의 희생물을 바탕으로 죽은 이들을 부활시킬 수 있는 것.

베르사 대륙을 혼란과 파탄에 빠트리게 될 거란 걸 깨달았다.

하지만 이제는 돌아갈 수 없다.부활의 사제가 된 수반이 웃었다.

"시원하게 한바탕해 보는 거지요."

나르도는 마녀복을 벗어 던지고 입은 사제복이 어색한 듯이 몸을 뒤틀며 말했다.

"꼭 일찍 죽으라는 법도 없잖아요. 오랫동안 살아서, 아니 반드시 살아서 우리의 깃발을 휘날려야죠."

데이몬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도 나쁘지 않은 생각이야."

죽음의 사제들이 가진 비밀을 파헤치라는 퀘스트는 취소 되었다. 대신, 베르사 대륙이 부활의 교단이 이름은 퍼트리라는 퀘스트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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