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달빛조각사 17권 : 1쿠퍼의 감동 (62/520)

<1쿠퍼의 감동>

  위드는 탐험대가 마탈로스트 교단의 퀘스트를 처리하는 동안에도 조각품을 만들었다. 엠비뉴 요새의 지하는 거대

 던전으로 변해 있었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해결될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조각품의 세계는 끝이 없군."

  수천 년에 걸쳐서 발전과 변혁이 이루어져 온 조각술.

  미술과 함께 예술의 기초라고 할 수 있다.

  위드가 가볍게 만드는 조각품은 사슴, 토끼, 양, 늑대, 여우 들이었다.

"지긋지긋할 정도로 많이 만들었던 놈들이야."

  로자임 왕국에서 단돈 몇 쿠퍼에 기념품을 만들어 팔던 시절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쿠퍼를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즐기고 싶은 꿈을 꾸었던 초보 시기.

  당시에는 기초적인 수준의 조각술로 특징들만을 귀엽게 따서 조각했다.

"기념품은 단순하고 앙증맞을수록 잘 팔렸어."

  무게가 부담되지 않도록 가벼운 것은 필수.

  하지만 지금 위드가 만드는 사슴이나 여우는 달랐다.

"이제 진짜 늑대와 사슴을 만들어 봐야지."

  위드는 사슴을 실제보다도 3배나 큰 크기로 형태를 다듬었다. 그것도 화강암이나 감람석 같은 귀한 석재료들을 사

 용해서였다.

  사슴의 맹하고 순진무구한 영롱한 눈빛에 둥그런 코, 날씬한 몸과 다리들을 진짜처럼 무려 이틀에 걸쳐서 조각했

 다.

띠링!

『꽃사슴상을 완성하셨습니다.

  조각사의 열정이 배어 있는 작품.

  평범한 짐승을 조각했지만, 조각사의 숙달된 기교와 정성으로 만들어져 있다.

  창조적인 발상이나 새로운 시도가 엿보이지 않아서 다소 아쉬움.

  하지만 대륙에 무수히 많은 사슴 상들 중 단연 발군이라고 할 만하다.

  멀리서 보면 진짜 사슴으로 착각하고 늑대가 달려오기 충분할 정도로 세밀하게 표현된

  작품이다.

  예술적 가치 : 거장 조각사 위드의 작품.

72.

  특수 옵션 : 꽃사슴 상을 본 이들은 하루 동안 행운이 27% 증가한다.

      인근 지역에 사슴의 번식률을 350% 증가시킴.

      늑대들의 번식률도 230% 증가시킴.

      사슴들의 가죽의 질과 음식 재료들이 향상됨.

      사슴들의 지능이 향상되어서 몬스터에게 쉽게 사냥당하지 않음.

      대규모 사슴 떼의 출몰 가능성을 증가시킴.   』

-조각술 스킬의 숙련도가 향상되었습니다.

-명성이 6 올랐습니다.

-예술 스탯이 2 상승하셨습니다.

  사슴 조각상은 조각한 적도 많았고 흔했기 때문에 예술적 가치는 별로였다. 그럼에도 옵션들은 위드가 노렸던 그

 대로였다.

"막초보 시절에는 사슴만큼 사냥하기 쉬운 짐승도 없지."

  사람에 대한 공포가 없기에 가까이 접근해도 가만히 있고, 고기와 가죽까지 얻을 수 있는 유익한 짐승이다.

  흑곰이나 여우를 조각할 때에는 나름대로 조금 더 신경을 썼다.

  흑곰은 매우 사납게 앞발로 나무를 후려치는 장면을 표현하고, 여우는 꼬리가 9개나 되는 구미호!

  모라타 인근을 배회하는 흑곰의 번식력이 증가했다.

  여우들도 더 영악해지고, 많아졌다.

  초보자들이 사냥할 몬스터들이 풍성하게 늘어나고 있었다.

"가죽이나 고기 등은 다시 돌아와서 모라타의 살림을 늘려 주겠지."

  재봉 기술이 뛰어난 모라타의 특성상 동물 가죽들은 비싸게 팔리리라.

  돈에 쪼들리는 초보자들에게는 매우 긍정적인 현상!

"나눌수록 커지는 기쁨이라고 할까."

  모라타에 소속된 유저들이 부유해질수록 착취할 것도 많아진다.

  위드는 그런 의미로 동물의 조각상들을 세웠다.

  조각사라는 직업을 최대한 활용하여, 도시에 어마어마한 변화를 주고 있었다.

음머어어어!

  누렁이 덕분에 모라타에서 키우는 소들도 빠르게 증가했다.

  뱀파이어들이 지배할 당시만 하더라도 소들은 있지도 않았다. 목축업은커녕, 마을 장로가 고구마를 캐서 먹을 정

 도로 식량 사정이 열악하였던 것이다.

  그 후 상인들이 몇 마리씩 데려온 소들이 양치기와 농부, 조련사 등의 직업을 택한 유저들에 의해서 키워지고 있

 었다.

  축사들이 지어지고, 신선한 풀들을 먹으며 자라나던 소들에게 변화가 생겼다.

  밤이면 축사에서 소들이 교배를 한다.

  더구나 축사에 누렁이가 들어갔다 나오면 암소들의 100% 임신!

  튼튼한 우량 새끼 소들이 태어난다.

  북부를 유랑하던 소들이 떼를 지어서 모라타로 몰려오기도 했다.

  누렁이야말로 진정한 황소의 제왕!

  들소나 물소 등도 늘어나서 사냥감들도 많아졌다.

  하지만 위드가 정말 신경을 써서 만들려고 하는 조각품은 동물들이 아니었다.

"특별한 조각품들을 만들어야지."

  청동이나 구리, 잡철들을 이용한 초거대 조각품!

  중급 대장장이 스킬이면 잡템이나 헐값에 팔리는 무기들을 화로에 넣어서 쉽게 원재료를 추출할 수 있다.

  위드는 귓속말을 보냈다.

@마판 님.

@예.

@조달할 물건이 있습니다.

@뭡니까, 말씀만 하세요.

@무기나 방어구, 혹은 금속류 잡템 무제한 매입해 주세요. 1골드 이하짜리로요.

@어렵지도 않은 일이군요. 그런데 수량은 정말 모을 수 있는 대로 모으기만 하면 되는 겁니까?

@예.

@저기, 수수료는요?

  마판이 민감한 문제를 꺼내 들었다.

  친한 사이라고 해도 공짜로 장사를 할 수는 없는 법!

  그러나 위드에게서 돈을 뜯어내기란 쉽지 않은 일임을 마판은 잘 알고 있었다.

@수수료는, 돈을 벌 수 있는 정보로 드리겠습니다.

  때로 상인에게는 좋은 정보가 금보다도 나을 때가 있다.

  어린 꼬마에게도 사기를 쳐서 돈을 뜯어내는 위드가 말하는 정보라면 틀림없을 것.

@알겠습니다. 믿고 추진하죠.

  마판은 소유하고 있는 상점들을 이용하여 금속류 잡템들을 매입했다.

  잡템들을 편하게, 적절한 가격에 팔 수 있으니 초보자들에게는 환영할 만한 일이었다.

"근데 상인이 왜 싸구려 무기와 방어구를 이렇게 많이 구입하지?"

"모라타 영주의 의뢰래. 모라타 영주가 초보자들을 위해서 행한 조치야."

"역시. 세금도 낮고 사냥터에 대한 텃세도 없는 모라타구나. 중앙 대륙에 비하면 정말 천국이라

고 할 만하네."

  영주에 대한 호의적인 반응들이 속출했다.

  마판은 그렇게 모은 잡템들을 인공 호수에 있는 프레야 여신상 주변에 쌓았다.

  산더미처럼 쌓인 잡템들.

  현실의 폐차장이나 고철상을 방불케 할 정도로 대단한 규모였다.

  위드는 모라타의 대장장이들을 동원해 거대 화로를 제작했다.

  영주로서의 권력을 남용!

  유저들이 주문한 무기나 방어구 제작 의뢰가 상당히 늦춰지겠지만 조각품을 만들기 위해서라는 소문에 원성은 없

 었다. 조각품이 만들어지면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알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직업과 관련이 있는 조각품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도 상당수였다.

  그러나 위드는 어떤 조각품을 만들지 이미 정해 놓았다.

"굉장히 많은 양의 쇳물이 필요하겠군."

  대장장이들을 동원하여서 여러 광석들의 원료들을 추출해낸다.

  위드는 그렇게 뽑아낸 원료들 중에 황동을 사용하기로 했다.

  황동은 색이 예쁘고 가격이 싸서 널리 애용되는 초보자용 무기 재료!

  사실 레벨이 20만 되어도 황동 무기들은 잡화점에 팔거나 버려 버리는 게 일반적이었다. 내구력도 안 좋고 공격력

 도 부실하며, 전투 중에 깨지는 일도 허다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조각술 재료로는 감지덕지지."

  조각품에는 딱히 내구력이 중요한 부분은 아니다.

  일단 거대 조각품인 만큼 두께가 엄청나기 때문에 내구력이나 파손에 대한 걱정은 거의 없었다.

  황동처럼 색깔이 아름다울수록 오히려 좋다고 할 수 있다.

"흙꾼아."

"절대적 카리스마 위드 님 만세! 부름을 받고 왔습니다, 주인님."

  위드를 창조주로서 지극히 신뢰하고 따르는 땅의 정령!

"네가 도와줄 일이 있다."

"뭐든 시켜만 주십시오. 이 한 몸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따르겠습니다."

  정신교육이 철저하게 되어 있는 흙꾼이었다.

  위드는 흙꾼을 향해 명령했다.

"진흙 모아 와."

"......"

"많이 모아 와야 된다."

  땅의 정령을 소환해서 시키는 임무가 겨우 진흙 모으기였다.

"예, 주인님."

  흙꾼이는 순식간에 엄청난 양의 진흙을 구해 왔다. 자잘한 알갱이들의 고운 흙에 호수의 맑은 물을 섞은 진흙.

  늪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였다.

  위드가 두 팔을 걷고 나섰다.

"그럼 작업하자."

"어떤 식으로 작업해야 됩니까?"

"밑에서부터 쌓아야지. 기초공사를 제대로 해야 돼."

  진흙이라면 가장 자신이 있는 재료였다.

  어릴 때 비만 오면 흙을 이용해서 집이나 댐을 만들고 놀았다.

  어린아이들의 유희라고 할 수 있는 흙장난!

'돈도 안 들고, 비만 오면 얼마든 할 수 있었지.'

  장마철에 쏟아지는 비를 맞으면서 묵묵히 진흙 놀이를 하던 소년이 성장해서 위드가 되었다.

  그 경력은 공사장에서도 증명된 바가 있었다.

  시멘트와 모래, 물을 섞을 때의 탁월한 비율 조절!

  욕실의 균열에 매끈하게 발라 주는 실리콘.

  흙장난을 통해서 얻은 경험들인 것이다.

"역시 인간은 어릴 때 모든 잠재력이 개발되는 거라니까."

  위드는 경험을 살려 진흙으로 초거대 금형을 제작했다.

  무려 아파트 12층 정도의 높이!

  흙꾼이를 통해서 흙을 쌓아 올리고, 삽자루로 다지고 조각칼로 문질러서 제작한 형태였다.

  문제는 아무리 가격이 싼 황동이라고 해도 이 속을 통째로 다 채우려면 들어가는 돈이 엄청나리라는 것.

"흙꾼아."

"예, 주인님!"

"찜질방 좋아해?"

"찜질방이 뭡니까?"

"황토 찜질방이라고, 그런 거 있어. 원래 땅의 정령이니 열기에 죽지도 않을 테고...... 뭐든 첫

경험이 중요한 법이지. 친구들 데리고 들어가."

  위드는 흙꾼이를 협박해서 초대형 금형의 속을 채우도록 지시했다.

  그러고 나서 황동의 원료를 부었다.

   땅땅땅!

  진흙을 깨자 등장하는 초거대 황동 조각품!

  흙꾼이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조각품이었다.

  날렵하고 거대한 도마뱀의 형상.

  퇴화된 것처럼 작은 발을 가지고 있는 블랙 이무기!

  아직 완성품이 아니라 세밀하게 형태를 더 다듬어야 했다.

"머리를 조각하기는 편하겠군."

  위드는 전리품으로 획득한 이무기의 머리를 보면서 섬세하게 머리를 조각했다.

"감정!"

『블랙 이무기 프레이키스의 머리 : 내구력 1,671/3,200.

  이무기의 머리이다.

  알 수 없는 힘이 간직되어 있다.

  함부로 다루면 곤란할 듯하다.

  옵션 : 특수한 제작물에 반응할 수 있음.

  사실 이무기의 머리는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아직 알 수 없었다.

"이런 고레벨 몬스터들이 잡힌 적이 거의 없으니까."

  레벨 400대의 보스급 몬스터도, 길드가 통째로 몰려가도 승산을 장담하기 어렵다.

  설혹 승리하더라도 막대한 손실을 입은 후!

  킹 히드라조차도 사냥된 적이 없었으니 블랙 이무기를 죽인 건 위드가 최초였다.

  위드는 이무기의 머리와 날개, 몸통, 발가락까지 세심하게 조각을 마쳤다.

  직접 싸움을 했던 상대였기에, 잔인하고 야비한 면모까지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이무기는 날개를 활짝 펼친 채 기다란 목을 비틀어 들고 있었다.

  살기가 느껴지는 눈동자와 주둥이로, 아래에 있는 이들을 노려보는 조각품!

띠링!

-만드신 조각품의 이름을 정해 주십시오.

"음."

  위드는 잠시 조각품을 살펴보았다.

  블랙 이무기와의 전투가 고스란히 떠오를 정도로, 느낌이 살아 있는 조각품이다.

"많이 강한 이무기."

-많이 강한 이무기가 맞습니까?

"맞아."

띠링!

『지고한 몬스터 조각품, 대작 많이 강한 이무기를 완성하셨습니다!

  불후의 조각사가 만든 대작!

  금속을 이용하여 탄생시킨 조각품.

  더 폭넓은 방식의 조각품을 만들기 위하여 대장장이 스킬을 배우는 조각사들에게는

  훌륭한 본보기가 될 만한 작품.

  통곡의 강에서 사냥당한 블랙 이무기 프레이키스를 조각했다.

  생전의 프레이키스의 모습을 완벽하게 복원한 작품.

  베르사 대륙에 큰 패악을 끼쳤던 이무기는 이제 조각품으로 남았다.

  조각품으로 블랙 이무기 프레이키스의 강대함을 추억할 수 있으리라.

  예술적 가치 : 진실 어린 작품의 길을 걷고 있는 이의 작품.

        10,921.

  특수 옵션 : 많이 강한 이무기 상을 본 이들은 생명력과 마나 회복 속도가 하루 동안

      31% 증가한다.

      모든 스탯 15 증가.

      지혜, 지식 스탯 54 상승.

      뱀류 몬스터들의 출현을 급증시킴.

      몬스터들의 침략 행위를 절반으로 줄여 줌.

      던전 내에서 도둑과 암살자 들의 발소리를 37% 줄여 주며, 은신 스킬의

      효과를 높여 줌.

      다른 조각품과 중복 적용되지 않음.

  지금까지 완성한 대작의 숫자 : 6

-조각술 스킬의 숙련도가 향상되었습니다.

-손재주 스킬의 숙련도가 향상되었습니다.

-조각품에 대한 이해의 스킬 레벨이 1 상승하였습니다.

-명성이 912 올랐습니다.

-예술 스탯이 17 상승하셨습니다.

-지구력이 3 상승하셨습니다.

-인내가 19 상승하셨습니다.

-지혜가 7 상승하셨습니다.

-대작 조각품을 만든 대가로 전 스탯이 3씩 추가로 상승합니다.

"스킬 확인 조각술!"

『조각술 고급 6(99%) : 조각을 할 수 있다. 아름다운 조각품은 고가에 팔리기도 한다.

       영예로운 조각품들을 만들며, 대륙에 이름을 떨칠 수 있다.

                   여자의 환심을 사기에 좋다.

  조각술 스킬의 레벨이 한 단계 오르기까지는 겨우 1%의 숙련도만이 남았다.

"걸작이나 명작 하나 정도면 되겠군."

  조각술 스킬이 잘 오르지 않는다고 해도 그 정도라면 충분하다는 계산.

  그렇게도 올리기 어렵던 조각술 스킬이 7레벨이 되면, 마스터까지는 단 3단계만 남겨 두는 셈이다.

  위드는 흔하고 값도 싼 구리를 이용하여 킹 히드라의 조각품도 만들었다.

  웅장한 크기로 제작된 걸작 킹 히드라.

  프레야 여신상 옆에 만들어져서 미묘하게 느껴진다.

  아리따운 여신의 애완동물, 위험한 일이 생기면 그녀를 구해 줄 것 같은 수호 생명체.

  아니면 여신의 생명을 위협하는 비열한 킹 히드라!

  오른쪽에는 블랙 이무기의 조각품이 만들어지고, 왼쪽에는 머리가 9개인 킹 히드라가 제작되었다.

  모라타의 명물들이 더욱 늘어나면서 위드의 조각술 스킬 레벨도 올랐다.

-고급 조각술 스킬의 레벨이 7로 상승했습니다. 조각술이 놀랍도록 섬세하고 세밀해집니다.

예술에 대한 안목이 넓어지면서 지식과 지혜 스탯이 52 증가합니다.

매력이 39 늘어납니다.

  결코 배신하지 않는 조각술 스킬이었다.

  마스터에 가까워지면서 스킬이 한 단계씩 오를 때마다 늘어나는 효과가 상당했다.

  눈에 띄는 변화 외에도, 빛의 조각술을 사용할 때 색감이 더 다채로워지는 등 다양한 방면에 영향을 끼쳤다.

"남아 있는 강철들도 모두 써 버려야겠군."

  어차피 이미 녹인 재료들이라서, 위드는 이참에 거대한 방어구들을 제작하기로 했다. 킹 히드라와 블랙 이무기의

 몸통에 걸칠 수 있는 갑옷들이었다.

"대장장이 스킬을 위해서도 새로운 시도를 해 봐야지."

  잡철들을 녹여서 만든 원료로 간단한 장검 따위를 만들어 봐야 숙련도도 거의 오르지 않는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거대 몬스터들이 사용할 수 있는 방어구들을 제작했다.

"나중에 돈이 필요하면 다시 녹여서 팔기도 편하고 말이야."

  대장장이들 중에 돈이 궁한 이들은 실제로 많이 이용하는 방법이었다.

  검이나 방어구를 만들었다가 다시 녹여 버린다.

  고생과 수고를 헛되게 만드는 일 같지만, 살 사람을 찾지 못하거나 귀한 원료로 실망스러운 물품을 만들었을 때

 처리하는 방법.

『어마어마한 크기의 갑옷 : 내구력 2,060/2,060. 방어력 269.

  재주가 뛰어난 대장장이가 만든 작품.

  예술적인 심미안을 가지고 있는 이가 만든 물건이다.

  엄청난 방어력을 가지고 있지만 너무 크고 무거워서 쓸모는 많지 않을 것 같다.

  은과 미스릴이 섞여서 약간의 마법 저항력을 가지고 있다.

  제한 : 힘 1,980.

대형 몬스터 전용.

몸통 둘레 170미터 이상.

  옵션 : 민첩 -210.

거의 파손되지 않음.

소형 무기에 대한 절대적 방어력.

마법 저항 + 3%.

-대장장이 스킬의 레벨이 중급 4레벨로 상승했습니다. 만들어진 아이템들의 공격력과 방어력이 

일정 수치만큼 증가합니다. 공성 무기의 사정거리와 정밀도가 개선됩니다.

-망치질을 하면서 힘이 2 올랐습니다.

-특별한 방어구를 제작하여 명성이 13 올랐습니다.

  드디어 대장장이 스킬이 중급 4레벨이 되었다.

  위드는 킹 히드라의 갑옷에 이어서, 이무기용 갑옷은 얇게 만들었다.

"두께가 1센티를 넘지 않도록 해야지."

  이 정도라고 해도 두껍고 무거운 편이었지만 원료를 아끼기 위해서였다.

  마판을 통해 구입해서 산처럼 쌓아 놓았던 재료들이 거의 소진되어 버리고 난 후였던 것이다.

  매일 여신상 앞에 와서 조각품 만드는 것을 구경하던 초보자들이나 성직자, 성기사를 포함한 유저들은 줄어드는 

 잡템에 기가 질릴 정도였다.

"그 많던 잡템을 다 썼어."

"정말 괴물은 괴물이다. 모라타의 영주가 노가다의 화신이라더니 거짓말이 아니야."

  모라타에서 시작하는 초보자들은 성벽 너머의 여신상과 2개의 초대형 몬스터 상들을 보며 마음을 다잡았다.

  잡템들을 이용하여 만들었다는 조각품들은, 초보자들에게 노가다의 귀감이 되고 있었다.

  이제 위드가 모라타에 만들려고 계획해 놓았던 조각품들은 다 완성되었다.

  밀린 빨래를 해치운 것처럼 개운한 기분.

  그런데 아직까지도 엠비뉴 요새의 지하 감옥에 간 탐험대의 임무 완수 보고는 전해지지 않았다. 매우 복잡한 미궁

 이고 함정들도 많이 설치되어 있어, 희생자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럼 미루어 두었던 의뢰나 해결해야겠군."

  1쿠퍼짜리, 딸의 조각품 의뢰.

  이 의뢰를 위하여 다크 게이머 연합에 무려 4,000골드나 내고 리튼 왕국의 만돌과 그의 아내의 조사까지 완료했다

"의뢰비가 1쿠퍼라고 해도 대충 해서는 안 될 일이야."

  위드는 최상의 재료로 그들의 아이를 조각해 줄 작정이었다.

  재료는 이무기와 히드라의 가죽!

"어차피 흠집 때문에 갑옷이나 로브로 만들 수는 없을거야."

  온전한 부분의 가죽들을 이용해서 귀여운 여자아이의 인형을 만든다.

  대장장이 스킬만 조각술에 활용하는 게 아니었다. 재봉을 이용하여 실제와 같은 인형들을 만들어 낸다.

  조각술에는 한계가 없다. 무궁무진한 상상력이 조각술의 원천이 된다.

"조각사로서의 자존심을 걸고, 최소한 대작의 조각품을 만들어 내야지."

  솔직히 따로 기대하는 바가 있기도 했다.

"의뢰비 1쿠퍼. 후후후후!"

  만돌은 미스릴 부츠까지 신고 있던 부르주아 유저다. 원래 집에 돈이 많거나, 아니면 레벨이 굉장히 높다는 뜻이

 리라.

"어쩌면 둘 다일 수도 있겠지. 미스릴 부츠는 돈을 주고 사더라도 레벨이 되지 않으면 착용할 수

없는 아이템이니까."

  아내와 가족을 끔찍이 사랑하는 유형이기도 하다. 1쿠퍼만 달란다고 정말 그 돈만 줄 리는 만무한 것!

  착한 일을 하며 겸손하게 행동하면 복이 온다.

  위드는 만돌의 미스릴 부츠에 흑심을 품고 있었던 것이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