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달빛조각사 20권 : 6. 인페르노 던전 (86/520)

6. 인페르노 던전

어린 혼돈의 전사를 추적하러 가기 전에 위드는 사냥을 했다.

"던전을 준비 없이 들어갈 수는 없어."

불의 저항력을 올려놓기 위해서 지골라스의 몬스터 중에서 혼돈의 전사들만 주로 사냥했다.

네크로맨서의 유용한 자산은 시체라는 말처럼 카오스 워리어들이 있었고, 황금새가 본격적으로 전투에 가담했다.

전투가 벌어지자 황금새는 놀랍게도 빛에 둘러싸이더니 없던 팔이 생겨나고 다리가 길어졌다.

목도 길어지면서 날개와 몸통은 크게 성장!

키가 3미터 20센티나 되는 조인족으로 변신한 것이다.

전체적으로 금빛이 흐르는 털에 보석들이 예쁘게 수놓인 것처럼 박혀 있다.

그리고 머리에는 다이아몬드 왕관까지 착용.

몸을 바꿀 수 있는 폴리모프의 능력을 가지고 있었던 황금새였다.

음머어어어어!

"골골골골!"

황금새의 바뀐 모습을 본 조각 생명체들의 반응은 격렬했다.

간단히 말해서, 자신들은 왜 저렇게 만들어 주지 않았냐는 항변이었다.

조각사로서 자존심이 상하거나 부끄러울 수도 있는 부분이었지만 위드는 당당했다.

"너희는 그나마 양호한 편이야. 와이번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잊지 마."

"……."

와이번 이야기에 누렁이와 금인이는 얌전해졌다.

졸속으로 만들어진 못생긴 와이번들에 비하면 천만다행이었다.

위드는 언데드를 지휘했다.

"카오스 워리어들, 돌격!"

짧은 거리를 순간 이동하며 싸우는 혼돈의 전사들을 상대로, 황금새는 갑자기 텅 빈 곳에 발톱을 휘둘렀다.

"케엑!"

순간 이동을 하는 혼돈의 전사들의 위치를 예측해 손톱과 발톱으로 제압한 후 부리로 급소들을 쪼았다.

따다다다다닥!

딱따구리처럼 치명적인 공격들을 연달아 터트리는 황금새!

혼돈의 전사들은 버티지 못하고 금세 죽어 버렸다.

황금새는 공중으로 날아올라서 몬스터들을 찢어 버리기도 했다.

무서운 전투 능력이라고 할 수 있었다.

변신한 황금새는 대화도 할 수 있었다.

"위드 님, 이겼습니다."

"음, 그래."

지골라스에서는 불에 관한 마법이나 몬스터들의 특성이 거의 2배 가까이 늘어난다.

그렇기 때문에 불에 대한 저항력은 필수였다.

혼돈의 전사들을 사냥하면서 불에 대한 저항력을 22%까지 올렸다.

"금역에서의 저항력 10% 증가까지 포함한다면 32% 정도로군."

원래 가지고 있던 저항력과 맷집, 인내력까지 감안한다면 이 정도면 훌륭한 수준이다.

위드는 서윤, 조각 생명체, 언데드 들과 함께 걸음을 옮겼다.

혼돈의 전사들을 사냥하면서 저항력만 올린 것이 아니라 도끼도 열여덟 자루나 획득해서 배낭이 묵직해졌다.

위드는 해골 상태라서 힘이 없었지만 배낭을 직접 등에 짊어지고 있었다.

큰돈이 될 거라고 생각하니 다른 곳에 놔둘 수가 없었기 때문!

잡템들은 비밀 동굴 등에 숨겨 놓기도 했지만, 상륙대가 있는 이상 그러지도 못했다.

어깨와 쇄골을 커다란 배낭이 강하게 억눌렀지만 위드는 묵묵히 던전을 향해 걸었다.

이제는 퀘스트를 위해 위험한 던전에 들어가야 되는 것이다.

"토리도. 반 호크."

"예! 주인님."

"말하라, 주인."

"던전에서는 너희가 내 앞에 서라."

철저히 부하들을 부려 먹는 위드!

십중팔구는 엄청나게 위험할 던전에서는 카오스 나이트와 부하들의 뒤를 따를 뿐이었다.

드린펠트와 그리피스는 지골라스에서 조금씩 탐험의 영역을 넓혀 갔다.

헤르메스 길드의 지원군이 하벤 왕국에서 바로 출발했다고 해도 지골라스에 도착하려면 긴 시간이 걸린다.

그동안 몬스터들과 싸우고 화산 폭발이나 지반의 갈라짐 등 지형에 대한 적응력도 높여야 했다.

"최정예들로만 구성해서 정벌대도 만들어라."

해군 기사와 해적의 연합으로 고레벨 유저들도 뭉쳤다.

사냥을 위해서 효율적이지는 않지만 위드가 다시금 공격을 가한다면 본격적으로 반격할 수 있는 부대였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어떠한 희생을 치러서라도 위드의 목만 가져와라. 그러면 헤르메스 길드에서 크게 포상할 것이다."

더 이상은 호락호락하게 당하지 않으리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드린펠트의 부대가 볼라드 무리의 사냥에 성공했습니다.

황홀하도록 멋진 화산 폭발이 잠시 후에 벌어집니다.

CTS미디어와 LK 게임 방송을 통해서 지골라스에서 겪은 모험을 생중계!

큰 굴욕을 겪었고, 게시판에서의 조롱도 심했지만 다시 이를 만회하고 있었다.

드린펠트가 지휘하는 탐험대는 조각사들의 유산이나 대지의 균열이 발생하는 장소까지도 진출했다.

CTS미디어의 중게진이 방송되는 영상을 보며 호들갑을 떨었다.

"전혀 의외의 장소에 조각사의 유산이 있네요. 혹시라도 위드는 이곳을 찾아서 온 걸까요?"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드린펠트와 탐험대는 조각사의 유산이 주는 효과로 인해서 훨씬 수월하게 사냥을 진행했다.

"드린펠트와 해군 기사들이 주로 큰 칼을 사용하는 이유가 뭘까요?"

"바다 괴물이나 해적 들과 싸우기 위해서는 파괴력이 크고 내구력이 높은 무기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지골라스는 참으로 멋있지만 함부로 가기는 힘든 장소인 것 같아요."

"그렇습니다. 아주 오랫동안 항해를 해야 도착할 수 있고 몬스터들의 수준도 굉장합니다."

"화산 폭발의 위험성도 빼놓을 수 없겠죠? 보는 우리야 화려한 장관이라지만 직접 겪는다면 정말 무섭겠어요."

"드린펠트와 하벤 왕국의 제2함대이기 때문에 저렇게 위험한 환경에서도 적응할 수 있는 것이죠."

"위드는 어떤가요? 그는 먼저 와서도 잘 적응한 것으로 보이던데요"

"혼자, 혹은 소수의 모험대와 저런 대규모 상륙대는 탐험을 하는 규모가 다릅니다. 모든 위험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죠."

중계진은 대화를 나누면서 드린펠트와 그리피스의 해적들의 모험을 방송했다.

하루에 두 차례 진행되는 생중계의 시청률은 당연히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KMC미디어에서는 위드와 계약이 되어 있었지만 방송을 하지 못했다.

퀘스트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방송하다 보면 드린펠트와 그리피스가 방해를 할 수 있다.

위드를 숨겨 주기 위해서 방송을 참고 있을 뿐이었다.

KMC미디어의 본사에는 밤에도 창문바다 불이 훤히 켜진채로 전 직원이 야근을 했다.

퀘스트가 언제 어떤 식으로 끝날 지 모르니 위드의 영상을 편집할 시간이 빠듯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베르사 대륙의 주민들과 신관들이 말하기 시작했다.

"게이하르 황제에 대해서 알고 있는가? 베르사 대륙을 최초로 일통한 아르펜 제국이 있었다더군. 역사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공부한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내용이야."

"대마법사 슬로어는 야망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지. 마탐의 마법사들이 말하는데, 재능이 무척이나 뛰어났던 분이라는 기록이 남아 있더군. 그가 니플하임 제국을 붕괴시키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는 이야기가 있다네."

"슬로어가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있지 않을까?"

"신탁이 내렸습니다. 용기로 가득한 이들만이 갈 수 있는 땅! 그곳에서 어떤 몬스터가 위험하기 짝이 없는 무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큰 재앙이 내릴 수 있는데… 그것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1명의 조각사뿐이라고 하는군요."

그리고 드워프, 엘프, 요정 들이 전사들을 소집했다. 지골라스로 향하게 될지도 모를 원정대가 준비되고 있었다.

"그가 실패한다면 우리의 안전을 크게 위협할 몬스터가 나오게 될 것이다. 드워프들은 전투를 위해 무기를 들라."

"엘프 궁수들은 불의 정령들이 힘을 발휘하는 장소로 이동할 준비가 되었는가."

드워프 장로, 엘프들의 움직임이 로열 로드의 홈페이지에 동영상으로 등록되었다.

베르사 대륙에서도 눈을 감고 떠올리기만 하면 볼 수 있었다.

바야흐로 다시 위드가 모험으로 온 대륙을 뜨겁게 달구려고 하는 순간이었다.

던전 인페르노의 최초 발견자가 되셨습니다.

혜택 : 명성 2,100 증가. 일주일간 경험치, 아이템 드랍률 2배. 첫 번째 사냥에서 해당 몬스터에게

나올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좋은 물건 아이템이 떨어집니다.

"아이고!"

위드는 곡소리부터 나왔다.

이미 명성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았다.

"도대체 던전이 얼마나 어려우면 명성을 이렇게까지 올려 주나."

부하들이나 언데드들이 있다고 해도 만만치 않은 생고생을 하게 될 것이란 짐작이 됐다.

"그래도 젊어서 고생은 돈 벌기 위해서 하는 게 낫지. 늘그막에 남는 건 돈뿐이라고 하니까."

위드는 체념하면서 부하들을 전진시켰다.

던전의 내부 통로는 마차들이 여러 대 함께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넓었다.

지하에서는 불꽃이 솟구치고 있었는데, 동굴 벽에 반사되어서 더없이 황홀하고 아름다운 광경을 자아냈다.

"조심해서 걸어, 그리고 이쪽으로 와."

위드는 불길이 일어나는 오른쪽으로 걸으면서, 서윤을 반대편으로 가게 했다.

작은 배려였지만 서윤에게는 고마움을 느끼게 하는 행동이었다.

하지만 진실은, 여성을 배려하는 남자의 매너는 물론 아니었다.

'왼쪽에 뚫려 있는 통로가 심상치 않군. 몬스터가 튀어나올지도 모르겠어.'

위험할수록 몸을 사리려는 심리!

화염 저항력이 높았기에 불꽃이 약간 닿는 정도는 괜찮았다.

동굴 벽에는 수정이나 마노, 석류석 들이 많았다.

보석류로 분류되긴 하지만 값이 싸고 흔한 편이라서 주로 세공을 한다.

"조각품을 만들기에는 좋은 장소로군."

위드가 벽에 잠깐 한눈을 팔았을 때였다.

"야들야들한 피부를 가지고 있는 인간이 이곳에 왔구나!"

"썩은 악취가 나는 언데드들이 올 만한 장소가 아니다!"

통로의 저편에서 고함 소리와 함께 몸집이 커다란 인페르노 나이트들이 여섯이나 달려왔다.

바바리안보다도 훨씬 커서 오우거와 맞먹을 정도의 인페르노 나이트들이 검을 휘두르면서 돌진해 오고 있었다.

발을 쿵쾅거릴 때마다 던전의 내부가 미미하게 흔들렸다.

위드는 신속하게 명령을 내렸다.

"카오스 워리어, 공격!"

고급 언데드 20마리에게 공격 명령을 내렸다.

머뭇거리다가 자칫 거리가 가까워지면 위험하다.

"그리고 나머지는 모두 퇴각 준비 상태에서 지켜봐라!"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잘 익은 홍시도  씹기 전에 확인해 보는 조심성.

인페르노 나이트들과 상대가 안 될 것 같으면 언데드들을 희생양 삼아서 빠르게 퇴각할 속셈이었다.

토리도와 반 호크를 남겨 둔 것에는 당연히 이유가 있다.

'몬스터들이 쫓아오면 그때 시간을 끄는 용도로 써야지.'

애니메이트 데드로 일으킨 카오스 워리어들이 순간 이동을 해서 인페르노 나이트의 주변에 등장했다.

그들은 도끼질을 하면서 타격을 입혔다.

물론 혼돈의 전사들이 착용하고 있던 진짜 도끼 무기들은 위드의 배낭에 꼭꼭 들어가 있다.

언데드 강화술을 바탕으로 위드가 마법으로 만들어 준 무기들!

"캬오오, 가증스러운 혼돈의 전사들!"

"썩어 들어가는 언데드가 되어서까지 거치적거리는구나."

인페르노 나이트들은 성난 기세로 위드의 언데드들과 격투를 벌였다.

4단계 언데드 소환이었기 때문에 지능도 제법 뛰어난 언데드들은 이리저리 피하면서 합격술을 펼쳤다.

위드는 막대한 통솔력을 바탕으로 언데드들에게 강한 몬스터들을 상대할 때의 전투법을 가르쳤다.

1마리만 패기.

장기전으로 지치게 만들기.

언데드들에게 일일이 직접 명령을 내릴 수도 있었고, 능동적인 지휘도 가능했다.

하지만 언데드들은 비슷한 전투가 반복되면서 학습을 하게 된다.

위드가 가르친 정예 언데드들이 인페르노 나이트를 괴롭혔지만 밀리고 있었다.

카오스 워리어들의 숫자가 많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적은 훨씬 고위 몬스터였다.

"혼돈의 전사들과 사이가 썩 좋지 않은 것 같군. 던전 안에 혼돈의 전사들도 있을 것 같아."

몇 마디의 말로 상황을 유추.

눈칫밥을 먹고 산 위드에게는 어렵지 않았다.

"토리도, 반 호크, 뭐하고 있어? 놀지 말고 어서 같이 싸워!"

"알았다, 주인."

도망칠 준비를 하고 있으라고 할 때는 언제고 빨리 싸우지 않는다고 야단치는 주인.

반 호크와 토리도는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라서 곧장 싸움에 뛰어들었다.

둘이 인페르노 나이트 1마리에게 협공을 가하는 사이에, 금인이에게도 명령했다.

"넌 여기서 화살만 쏴라."

"골골골!"

황금새도 참전했는데,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움직이면서 급소들을 공격하며 혼자서도 인페르노 나이트 하나를 가볍게 다룰 수 있었다.

서윤도 검을 뽑고 인페르노 나이트와 싸웠다.

위드도 적들에게 저주를 걸어 줬지만 그 뒤로는 딱히 할 일이 없었다.

카오스 워리어들이 크게 부상을 당하면 마나를 부여해서 복구해 주기만 할 뿐이었다.

"이게 바로 삶의 여유라고 할 수 있지."

남들이 바쁘게 전투를 할 때 느긋하게 구경할 수 있다. 마법사나 성직자 들에게 부여된 특권이었다.

"어쨌든 크게 무리는 없겠어."

그러던 어느 순간 인페르노 나이트의 갑옷에 새겨진 문신들이 빛나면서 훨씬 대단한 방어력을 발휘했다.

거구인 데다 탁월한 방어력까지 가져서, 모두 더욱 조심하면서 빨리 사냥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래도 위드의 여러 저주 마법이 걸려서 훨씬 약화되었다.

"상당히 오래 걸리는군."

전투 시작 후 약 8분 경과!

인페르노 나이트들이 지치기 시작했지만, 위드의 마나도 고갈되었다.

손상되는 언데드들을 복구하는 데에도 소비가 크고, 카오스 워리어들이 순간 이동과 같은 특수 기술을 사용할 때마다 마나를 가져갔던 것이다.

인페르노 나이트들은 원형으로 벽을 쌓고 언데드와 서윤 등을 상대했다.

황금새가 1마리를 사냥했으니 어쨌거나 승리는 어렵지 않은 일.

"전투를 빨리 끝내야겠다. 카오스 워리어 7, 가장 용감한 네가 인페르노 나이트들의 틈으로 끼어들어라."

언데드들의 군주이며 엄청난 카리스마를 가진 위드의 명령이다.

타락한 성자의 지팡이에 바르킨의 마법서까지 가졌으니 지목받은 카오스 워리어는 영광으로 생각하며 주군을 위하여 인페르노 나이트들의 사이로 순간 이동했다.

"시체 폭발!"

콰과광!

위드의 주문에 의하여 용맹하던 카오스 워리어가 충성의 보답도 받지 못하고 폭발했다.

보통의 시체도 아닌 고위 몬스터를 이용한 시체 폭발 마법이라 파괴력이 굉장했다.

땅에서부터 천장까지 새빨간 불기둥이 형성되더니 순식간에 팽창!

드디어 적들의 진형이 붕괴되자 위드는 짧고 정확하게 명령을 내렸다.

"밟아!"

일제 공격을 해서 일어나지 못하게 만든 후, 인페르노 나이트 1마리를 더 처리했다.

-동료들의 죽음으로 인해서 인페르노 나이트들이 공포 상태에 빠졌습니다.

저주 마법의 효과가 35% 강화됩니다.

각종 저항력이 최대 60%까지 감소합니다.

공격적인 성향이 줄어들고 방어에 치중하게 됩니다.

넷밖에 남지 않은 적들은 더 이상 무섭지 않았다.

위드의 저주 마법들이 훨씬 강력하게 걸린 상태에서 공격을 집중해서 1마리씩 차곡차곡 처리했다.

위드는 1마리씩 잡을 때마다 떨어지는 아이템들을 보며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명성이 6 올랐습니다.

-효울적으로 언데드들을 지휘하여 네크로맨서 스킬의 숙련도가 증가합니다.

혼돈의 전사들처럼 개척도 등은 올려 주지 않았다. 지골라스의 실질적인 지배 종족이 혼돈의 전사들 무리였기 때문이다.

"어쨌든 아이템들이구나."

습득한 방어구들 중에서는 어깨 보호대 하나만이 쓸 만했다.

바바리안들 중에서도 워리어처럼 특수하게 큰 체격을 가진 이들의 전용 아이템!

렙레 제한도 460이나 되어서 팔 곳이 마땅치 않았지만 걱정하지 않았다.

"물건이야 없어서 못 팔지. 정 팔기가 어려우면 나중에 녹여서 다시 만들어도 되고."

인페르노 나이트들은 여러 광물들, 소량의 미스릴과 보석들까지 떨어뜨렸다.

위드는 봇겅르 둘로 나눠 서윤에게 정확하게 절반을 분배해 주었다.

지금 시점에서 언데드들의 활약이 큰 것이 사실이지만, 만약에 그녀가 토리도와 함께 오지 않았더라면 던전에 들어오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혼돈의 전사들도 사냥하지 못했을테고.

위드는 딱 1개 나온 미스릴 덩어리를 탐욕스러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이 미스릴은 참 귀하고 쉽게 얻기도 힘든 건데… 일단 내가 갖고, 나중에 모아서 방어구로 만들어줄게, 그래도 괜찮지?"

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중에 최고의 방어구를 만들어 줄게."

위드로서는 나름 최선을 다해 선량한 미소를 지어냈지만, 실상은 해골이 보여 줄 수 있는 진정한썩은 미소였다.

나중 일이란 누구도 알 수 없는 것.

'보석을 절반이나 흔쾌히 내놓기를 잘했어.'

서윤의 몫까지 챙기는 기분이 들기는 했지만, 방어구를 정말 만들어 주기는 할 작정이었다.

그러면서 대장장이 스킬을 늘릴 수 있다.

그리고 소모된 미스릴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는 위드만이 알 수 있는 일이었으니 거기서도 적당히 수고료를 뗄 수가 있는 것.

던전 사냥에서 미스릴이 많이 모이기만 한다면 사상 초유의, 미스릴을 이용한 조각품을 만들지 말란 법도 없다.

물론 조각사에게는 꿈만 같은 일이겠지만.

"그럼 일단 시체부터 일으키고… 애니메이트 데드!"

소모된 카오스 워리어 1기는 물론이고 다른 언데드들까지도 인페르노 나이트로 대체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순간 이동을 하는 카오스 워리어 12기에, 인페르노 나이트 8기 정도로 조합할 계획이었다.

-인페르노 나이트의 육체가 사악한 힘이 깃드는 것에 저항합니다.

최소한 고급 네크로맨서 스킬 2레벨이 되어야 일으킬 수 있는 시체입니다.

언데드 소환이 실패하셨습니다.

위드의 마나만 소모되고 언데드는 일어나지 않았다.

"현재로써는 쓰지 못하겠군."

아쉬움을 뒤로하고 휴식을 취했다.

마나를 회복하고, 서윤과 조각 생명체들의 체력을 안정시키기 위해서였다.

전력을 다한 싸움을 하고 난 이후라서 충분히 쉬고 난 이후에 전진!

"이곳에 감히 인간과 언데드 들이 들어오다니, 겁도 없고 질도 안 좋은 놈들이구나. 어리석고 무모한 너희가 숨을 수 있는 장소가 아니다."

"인간들에게도 버림 받은 너희가 올 곳이 아니다. 깨끗한 죽음을 내려 주마."

인페르노 나이트들이 다시 나타났다.

위드와 서윤이 악명으로 인해서 이름이 붉었기 때문에 하는 말들이리라.

위드의 악명은 무려 6,000을 넘는 정도였다.

이렇게 살인자 상태에서 악명이 높다 보면 몬스터들을 도망치게 해서는 안 되었다.

만약에라도 놓친다면, 놈들은 더 많은 무리를 이끌고 돌아온다.

이름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던전을 나가더라도 추격해 오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벌어진 전투에서 카오스 워리어 2기의 희생을 바탕으로 8마리의 인페르노 나이트들을 사냥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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