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달빛조각사 21권 : 1. 제국 건설의 비밀 (91/520)

1. 제국 건설의 비밀

"네, 좋아합니다."

서윤은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지 못할 거란 두려움 속에서 살았다. 

말을 하는 건 그녀에게는 너무 무서운 일이었다.

서윤은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로 애처롭게 떨었다.

'본 드래곤에 의해 죽을 때 친구라고 말한 것 이후로 처음이로군.'

위드는 과연이란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두 번째로 그녀의 목소리를 듣게 된 것이다.

그녀가 갑작스럽게 말을 했는데도 그리 크게 놀랍진 않았다.

본 드래곤과 싸울 때는 죽으면서 잃어버릴 아이템 때문에 친구 등록을 한 것이라고 의심했었다. 

그러나 이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역시 내 생각이 맞는 것이었어.'

슬로어의 결혼식을 대신 치러 주면 결혼반지를 착용할 수 있다. 

아이템에 욕심이 얼마나 사무쳤으면 오랫동안 입을 다물었던 서윤이 다시 말을 했겠는가!

'완전히 갖고 싶었던 거야. 탐이 났을 테지. 이 정도 옵션의 아이템이면 돈을 주더라도 사기 어려우니까.'

인간에 태한 끝없는 불신과 오해로 살아가는 위드!

위드는 다 안다는 것처럼, 힘들어하는 서윤의 손을 따스하게 잡아 주었다.

"괜찮아. 난 이해할 수 있어."

위드도 아이템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었다.

'노래를 열 곡이라도 부를 수 있지.'

오크 카리취로 변했을 때부터, 전쟁의 시작마다 최악의 음치를 자랑하며 한 곡씩 노래를 뽑았다.

시키키만 한다면 콜로세움 같은 장소에서 라이브 콘서트라도 열 기세!

'어쨌든 이번에는 미안한 게 많으니까.'

학교에서도, 로열 로드에서도 서윤이 말을 하지 않았던 이유는 많이 궁굼했다.

그러나 혼돈의 대전사를 사냥할 때도 서윤이 목숨을 잃었고, 그녀가 없었으면 퀘스트 자체도 불가능했을 테니 따지지 않고 덮어 주기로 했다.

서윤이 다시 떨리는 입을 힘들게 떼었다.

"...지금까지 말을 못 했던 이유는요......."

하객들이 축하를 해 주고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었지만, 그런 것들은 그녀의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지금까지 말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서 설명을 해야 한다는 무거운 의무감에 어깨를 짓눌렀다.

설명하기 아픈 부분이었다.

위드는 가볍게 웃어 주었다.

"다 알아."

"네?"

"말하지 않아도 돼. 이해할 수 있어."

비싼 아이템을 주웠을 때처럼 더없이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위드였다.

'있는 애들이 더하다더니....... 너도 아이템 무지 좋아하는구나.'

그녀를 알던 사람에게라면 그녀가 말을 한 이 일이 청천벽력과도 같은 사건이리라.

십몇 년간 말을 하지 않았던 그녀가 조금이나마 마음을 열게 된 것이다.

하지만 위드는 그런 사실에 대해서는 몰랐고, 그의 눈에 그녀 또한 전과 달라지지 않았다.

눈빛이나 태도, 여러 면에서 볼 때 예전과 비슷했기 때문에 특별하게 대할 이유가 없었다.

"......."

"지금은 바쁘니까 나중에 이야기하자."

결혼식의 마지막 일정은 식사였다.

최고의 귀족 가문에서나 먹는 고급 요리들이 즐비하게 나왔다.

"콜 데스 나이트 반 호크, 콜 뱀파이어 토리도!"

반 호크와 토리도가 결혼식장에 소환되었다.

"주인, 누구와 싸워야 하는가."

"이곳은 나의 품위를 유지하기에 적당한 장소로군. 혹시 나에게 맛있는 요리를 먹이기 위해서 불렀는가, 주인."

부하들까지 불러내서 피로연의 요리를, 베풀려는 착한 주인일 리가 없었다.

위드는 가지고 있던 배낭과 냄비, 보자기 등을 꺼내서 나눠 주었다.

"애들아, 여기다 가득 담아."

축의금과 예물 반지에 이어서 음식까지 싹쓸이하는 완벽함!

요리하기 힘든 각종 탕들과 케이크, 쿠키, 후식으로 나온 과일들까지 담았다.

맛보기 힘든 특수한 요리들은 위드가 먹어 보고 요리법을 재현할 수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요리 스킬의 숙련도가 많이 올라가니 고급 요리들을 챙기는 건 필수.

서윤이 민망했던지 열매들 위주로 조심스럽게 챙기고 있을 때, 위드는 과감했다.

"많이 담으려면 밑에서부터 차곡차곡 쌓아야지."

수백 명의 귀족들이 먹는 자리였으니 엄청난 양의 요리들이 있었다. 

반 호크와 토리도, 서윤 그리고 황금새와 은새가 돌아다니면서 음식들을 모았다.

"음식을 많이 담으려면 무게중심과 균형이지. 조각술의 경험을 충분히 살려야 돼."

그릇에는 왜 그 크기만큼의 음식만 담아야 하는가. 냄비에는 어째서 안에 들어갈 정도만 채워야 하나.

그런 편견들이 상상력을 제한하는 벽이다.

위드는 그릇에 음식을 담아서 무려 15층 탑을 만들었다.

과일 탑, 케이크 탑, 쿠키 탑.

요리들은 그릇끼리 쌓아 올리고, 술병들은 나무 궤짝에 넣었다.

관록 많은 포장 이사 아저씨가 영입을 시도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음식을 쓸어 담는 위드!

"역시 결혼식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군!"

결혼식의 당사자가 음식까지 챙겨야 하니 얼마나 바쁘겠는가.

혼수니 예단이니 하면서 실속 없는 결혼식은 없애 버릴 때가 왔다.

한밑천 제대로 챙길 수 있는 결혼식!

신랑과 신부가 위드와 서윤이었으니 다른 귀족들도 뭐라고 하지 않았다.

그렇게 신선한 요리들까지 모두 챙기고 난 후였다.

성에서 멀리 떨어진 황금빛 들녁과 마을 건물들부터 희미해지면서 사라져 갔다.

그리고 웃고 떠들던 귀족들과 마법사들도 한순간 연기처럼 흩어졌다.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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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어의 큰 염원을 해결하셨습니다.

슬로어의 반지에 봉인되어 있는 능력들이 전수됩니다.

+슬로어의 지혜

마나의 최대치가 3500 영구적으로 증가합니다.

+슬로어의 축복

행운이 20 증가하고, 마법 피해를 조금 감소시킵니다.

+결혼 서약

신성한 반지는 두 사람의 생명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의 생명력이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로 낮아졌을 때에 생명력을 최대 50%까지 전해 줄 수 있습니다.

생명력이 줄어들었을 때에는 반지를 착용하고 있는 배우자가 가진 직업의 특성이 적용됩니다.

배우자의 스킬들을 70%의 숙련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반지의 속성이 변경되어서 타인에게 넘겨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반지를 파기하게 되면 결혼 서약도 해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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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를 읽는 사이에 위드와 서윤, 조각 생명체들은 인페르노 던전으로 다시 돌아와 있었다.

위드는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정말 만족스러운 결혼식이었다.

지골라스의 종족 전쟁이 벌어졌던 던전의 마법진에서는 장대하기 짝이 없는 순수한 불의 힘이 꿈틀거렸다.

S급 난이도의 최종 단계.

그런데 쿠비챠가 죽었던 장소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의 땅바닥이 유난히 금빛으로 반짝거렸다.

금인이의 파괴된 육체가 모래처럼 흩뿌려져 있는 것이다.

착용하고 있던 각종 장비들은 빛의 날개와 함께 위드에게로 돌아왔다.

"근처를 수색하면서 금인이의 찬해를 주워 보자. 얼마나 건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위드는 전투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금 알갱이들을 회수했다.

황금새와 은새가 부리에 콩알보다 작은 금덩이들을 물고 날아왔다.

위드와 서윤도 엎드려서 일일이 찾으면서 돌아다녔지만, 그렇게 회수한 금의 양은 원해 금인이 전체 육체 중에 3할도 안되었다.

서윤이가 어렵게 다시 입을 열었다.

"되...살릴 수 있...어요?"

정이 많이 가고 귀엽던 금인이가 죽어서 마음이 아픈 그녀였다.

위드는 고개를 흔들었다.

"생명을 다시 부여하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이 정도의 잔해밖에 남지 않았으니 복원이 어림도 없어."

그러자 서윤이 더없이 슬픈 표정을 지었다.

맑은 눈동자에 물기가 고이기 시작했다.

황금새와 은새, 누렁이도 함께 동료를 잃어버린 아픔으로 슬퍼했다.

인페르노 나이트의 마법진에 가면 드디어 퀘스트가 완수된다.

역사적인 S급 난이도 연계 퀘스트의 끝!

그래도 이대로 금인이를 포기하고 갈 수는 없기에 다시 수색을 했다.

"금인아, 네가 이렇게 갈 수는 없잖니."

위드가 손으로 땅을 박박 긁어서 금가루를 찾았다.

당연히 금덩이들이 아쉽기도 했지만, 금인이에게 고마운 마음도 있었다.

혼돈의 대전사 쿠비챠와의 전투에서 도저히 안 되겠다고 포기하고 죽음을 앞두고 있을 때, 금인이는 그를 

구하기 위해 누렁이를 타고 용맹하게 돌진했다.

기사들처럼 몸에 상처가 생기고 불에 타면서도 검을 휘두르며 전진하던 그 박력과 충성심!

결국 스스로의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위드를 살리려고 했던 금인이였던 것이다.

대장장이 스킬을 이용하여 흙을 거르는 채를 만든 다음에 땅을 파헤쳐서 사금까지 채취했다.

넓은 지역을 대대적으로 갈아엎는 끝에 육체의 4할에 달하는 금을 회수할 수 있었다.

나머지 부분은 영구적인 손실등으로 사라졌는지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예전처럼 복원할 수 있을지 모르겠군."

위드가 생명을 부여하더라도 잃어버린 부분이 너무 커서 장담하기가 어려웠다.

목숨을 잃은 정도가 아니라 육체가 가루가 되어 버린 상황이었다.

"어쨌든 모라타로 돌아가면 황금을 더 구해서 시도해 보긴 해야겠어."

바닥을 훝으며 샅샅이 수색한 위드는 마침내 퀘스트를 위해 인페르노 나이트에게 다가가서 그들을 향해 인사했다.

"혼돈의 전사들을 물리치고 마법진을 수호하신 기사분들에게 영광이 있기를. 여러분의 용맹 덕분에 마법진이 무사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대륙에서 온 모험가입니다."

인페르노 나이트들의 대장인 이반스터가 말했다.

"고맙소. 우리만으로는 어려웠을 것이오. 그대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쿠비챠를 물리치고 마법진을 지킬 수 있었소."

"쿠비챠가 죽은 이후에 어떻게 된 것입니까?"

어찌 된 영문인지 정도는 알아야 했기에 위드는 질문을 했다.

쿠비챠도 사망했고, 드래곤의 검 레드 스타는 자신이 회수했다.

임벌의 마법진을 파괴한다거나 하진 못할 테니 의뢰에 대한 조건들은 이미 갖췄다.

종족 전쟁이 어떤 식으로 정리된 것인지가 궁금했다.

"그대들의 편이었던 지독한 리치가 죽고 나서, 본 드래곤이 나타났소."

"......."

조각 변신술로 외모를 바꾸었다고 해도 평가는 고스란히 따라간다.

그들은 구해 주었음에도 위드를 향한 이반스터의 눈초리는 썩 곱지 않았다.

리치였을 때 인페르노 나이트들을 많이 사냥한 탓이리라.

"그 드래곤에게 쿠비챠가 잡아먹히고 난 이후에, 혼돈의 전사들은 구심점을 잃고 방황했지. 

우리는 불의 거인들과 힘을 합쳐서 놈들을 몰아낼 수가 있었소. 물론 타격이 크기는 했지만."

"그러셨군요. 대단한 무운을 보이셨을 것 같습니다."

"쿠비챠가 사라진 이후의 혼돈의 전사들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을 뿐이오."

"이 근육 하며, 느껴지는 힘이 보통이 아닙니다. 쿠비챠라고 해도 이반스터 님에게는 안 되었을 것 같은데요."

"과분한 칭찬이로군."

레벨이 높은 전사들과 친밀도를 높이는 방법.

훨씬 더 강할 것 같다고 칭찬해 주기.

무식하기 짝이 없는 커다란 근육을 보면서도, 발휘할 수 있는 힘이 굉장할 것이라고, 돌은 최대 몇 킬로까지 들 수 있냐는 질문을 던지면서

호감을 산다. 특별한 중병기를 사용한다면 무기의 무게를 물어본 이후에 대답을 듣고 감탄한 얼굴 정도를 해 주는 건 기본이었다.

이반스터가 조금 누그러진 어조로 말했다.

"험한 길을 걸어서 이 땅까지 온 여행자들이여! 이곳은 인간들이 살기 어려운 곳이라서 조금 힘들었을 것이오."

매우 많은 고난들을 겪어 왔지만, 위드는 지나간 일을 들추면서까지 하소연을 하지는 않았다.

퀘스트의 완수로 받게 될 보상이 더욱 중요할 뿐이었다.

"인간 마법사 임벌이 만든 마법진은 긴 세월이 지나오면서 지골라스의 힘이 지나치지 않게 막아 주고, 우리 종족들을 지켜 주었소."

천장과 바닥에 수백 미터에 이르는 규모로 마법진이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중심에는 불의 기운이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고 있다.

태양을 닮은 것처럼 이글거리는 불의 기운!

가까이 접근하는 것만으로도 몸이 뜨겁고 땀이 줄줄 흐를 정도였다.

어린아이들이 불장난을 좋아하는 이유는, 불의 거센 힘과 화려함에 끌려서이리라.

지골라스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이 기운은 가까이에서 보니 보석보다도 크고 예뻤다.

마법진이 없었다면 지골라스는 진작 화산 폭발로 인해서 수십 배의 규모로 더 커지거나 아니면 가라앉아 버렸을 것이다.

지골라스의 불안정한 마나를 포용하고 축적해 주는 마법진이 있기 때문에 어려 종족들이 생존할 수 있었다.

"쿠비챠는 이 마법진의 힘을 흡수하고 모든 종족들의 우두머리가 되려고 했지만 결국 스스로 파멸하고 말았소."

성공한 했더라면 그래곤급의 힘을 갖춘 몬스터가 탄생했을지도 모를 일.

혼돈의 전사들과의 싸움의 여파로 마법진에는 손상이 있었다.

백의 일부에 균열이 가고, 천장의 귀퉁이가 무너지기도 하였다.

불의 기운도 탈출을 도모하는 것처럼 위아래, 좌우로 흔들렸다.

하지만 마법진의 상처가 치유되는 것처럼 부서진 부분들이 스스로 고쳐지고 있었다.

주변의 흙과 돌들이 모여 갈라진 땅의 틈이 저절로 메워지고, 마법진이 더욱 깊게 새겨진다.

경이로움과 신비함에 입이 잘 다물어지지 않을 장관이었다.

잠시 후에 완벽해진 마법진! 그러자 불의 기운이 새하얀 화염을 뿜어냈다.

띠링!

화염의 대마법사 임벌의 마법진을 보셨습니다.

생명력이 900 증가합니다.

맷집이 35 올라갑니다.

불의 저항력이 영구적으로 7% 증가합니다.

마나의 생성 원리에 대해 이해력이 깊어집니다.

하지만 정령술사나 소환술사, 마법사가 아니라서 별다른 효과가 없습니다.

고대에 생성된 마법진이 활동하는 장면을 감상하셨습니다.

예술 스텟 4 증가합니다.

지혜가 2 증가합니다.

다시 구성된 임벌의 마법진이 주는 효과였다.

그리고 연이어서 메시지 창이 떴다.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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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스타의 회수(3) 완료

혼돈의 대전사 쿠비챠는 그 생명을 다하고, 드래곤의 무기는 안전하게 회수되었다.

드래곤의 무기로 인해 벌어진 일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지골라스의 종족들도 분쟁을 멈추지 않을 테지만, 잠시 동안의 평온을 누릴 수 있으리라.

이 모든 모험을 일개 조각사가 이루어 냈다는 사실은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퀘스트 보상: 드래곤의 검 레드 스타.

             황금새가 황제의 의무에 대해 알려 주게 될 것입니다.

-모험에 대한 명성이 5,200 오릅니다.

-모험의 성공으로 니폴라임 제국의 계승자라는 호칭을 얻었습니다.

-길고 어려운 퀘스트를 해결함으로써 모험가로서의 믿음을 쌓았습니다.

베르사 대륙의 각 교단, 왕국 들이 수행하는 모험의 책임자가 될 수 있습니다.

국왕이나 여왕, 백작 이상의 귀족을 후원자로 둘 수도 있게 됩니다.

악명을 가지고 있으면 도둑 떼나 반란군, 몬스터 집단의 우두머리들의 앞잡이도 가능합니다.

-퀘스트의 성공으로 인해 악명이 1,200 감소합니다.

-영웅적인 모험으로 신체 능력과 관련된 스텟들이 7씩 증가합니다.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

-지골라스의 혼돈의 전사들을 제외한, 다른 부족들과의 우호도가 중립과 친밀로 바뀝니다.

단 불의 거인들은 그대에 대해서 껄끄러운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베르사 대륙의 북부에 있는 이종족의 우호도가 증가합니다.

-베르사 대륙의 직업군에서 조각사들에 대한 존중도가 올라갑니다.

조각사들은 주민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것이고, 식당에서도 무료로 음식을 먹을 수 있을 것입니다.

-조각시들이 만든 작품들의 가치와 거래 가격이 조금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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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이 9개 오르고 명성의 증가가 엄청났다.

'후원자라.'

국왕을 후원자로 두고, 큰 모험을 할 수도 있다.

각 왕국들이 가지고 있는 신비와 전설, 보물 탐색을 위한 모험을 할 수 있는 것.

위드에게 너무나도 위험한 자격이 주어져 버리고 만 것이다.

마치 환상처럼 어떤 장면들이 떠오르려고 했다.

위드가 중앙 대륙의 각 왕국으로 가서 국왕들을 알현하고 퀘스트를 받는다.

"최고의 조각사인 자네를 믿겠네. 혼자서는 할 수 없으니 필요한 이들을 데려가도록 하게."

국왕을 만나고 나서, 도시의 중심에서 사자후를 터뜨린다.

"퀘스트를 할 사람들은 모여라!"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수천수만 명의 인원을 모험으로 끌어들인다.

그들이 생고생에 착취를 당하는 광경이 눈에 보이는 듯했다.

로자임 왕국에서도 피라미드를 건설하면서 비슷한 의뢰를 받은 것이 있지만, 국왕이나 고위 귀족들이 

지불할 수 있는 보상의 한계는 엄청났다.

조각품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대규모 원정대를 이끌고 모험이나 의뢰 해결, 혹은 엠비뉴 교단 같은 단체를 상대로 전쟁을 벌일 수도 있는 것.

"우후후후."

어디 그것뿐이던가.

드래곤의 검 레드 스타도 획득했다.

전투에 쓸 수 있을지 의문이고, 착용이 언제쯤 가능할지도 미지수!

어쨌든 S급 난이도의 의뢰를 해결하고 나니 위드의 입가에 평화로운 미소가 그려졌다.

"이제 머리를 감을 수 있겠군."

청결을 유지하면 왠지 퀘스트에 실패할 것 같은 불길한 느낌이었다.

무언가 최선을 다하기 않고 있는 것 같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지골라스에서 탐험을 하는 내내 그래서 머리도 감지 않고 버텼다.

당영히 목욕도 하지 않았다.

"9개의 레벨이라...스탯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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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릭터 이름: 위드

레벨: 382

칭호: 이무기를 사냥한 지휘관

명성: 37,983

생명력: 31,360

힘: 1,378

체력: 172

지혜: 205

성향: 도전적임

직업: 전설의 달빛 조각사

마나: 17,905

민첩: 1,065

지력: 198

투지: 497

지구력: 226

인내력: 753

예술: 1,899

카리스마: 414

통솔력: 706

행운: 75

신앙: 115+435

매력: 210+30

맷집: 455

기품: 36

정신력: 25

용기: 107

죽은 자의 힘: 298

공격력: 5,641

마법 저항 불: 27%

          물: 31%

          대지: 35%

          흑마법: 50%

+모든 스탯에 20개의 포인트가 추가됩니다.

+예술에 추가로 80개의 포인트가 부여됩니다.

+달이 뜨는 밤에는 30%의 능력치의 향상이 있습니다.

+아이템과 특화됨

+모든 생산 스킬을 마스터의 경지까지 배울 수 있게 됩니다.

모든 아이템 제조와 제련의 스킬에 우대 적용.

최고급 스킬들을 배울 수 있습니다.

+특이하거나 예술적 가치가 높은 조각품을 만들면 명성이 상승합니다.

+조각품과 생산 스킬, 전투 경험, 퀘스트로 인하여 전 스탯이 132 증가합니다.

조각품과 생산 스킬만으로 전 스탯을 100개 이상 증가시키면 대장인의 칭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착용하고 있는 바라하느이 팔찌로 인하여 전 스탯이 15 증가합니다.

+특수한 네크로멘서의 능력, 죽은 자의 힘이 몸에 깃들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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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킬 노가다에, 착실하게 스탯들을 키우다 보니 이제야 레벨 400에 가까워졌다.

물론 퀘스트를 통해서 얻은 경험치가 막대한 덕분이었다.

"그런데 죽은 자의 힘이라. 이게 언제 생겼지?"

어느새인지도 모르게 생성된 불길한 스탯이 있었다.

스탯이 오르는 메시지 창도 본 적이 없다.

"스탯 확인. 죽은 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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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힘: 오랫동안 언데드로 변했을 때 저절로 생성된다.

스탯 포인트의 분배가 불가능하며 언데드 상태에서 성장하게 된다.

언데드의 힘과 지능, 소환 능력, 흑마법의 위력을 높여 주지만 선한 종족들에게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죽은 자의 힘은 전투에 따라서 급격하게 성장하기도 하며, 어느 순간 부터는 다른 스탯들을 잡아먹으며 높아질 수도 있다.

기품이나 매력, 행운, 신앙, 도덕성 중에 취약한 것이 주요 먹이가 된다.

죽은 자의 힘이 다른 스탯들보다 압도럭으로 높아지게 되면, 영영 언데드에서 인간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게 됨.

죽은자의 힘에 따라서 휘하 언데드들에게 절대적인 지배력을 보인다.

죽은 자의 힘을 악화시키고 싶다면, 신앙심을 키우거나 고위 사제의 정화를 받는 편이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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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데드 상태에 있을 때 얻었던 스탯이지만 부작용이 심각했다.

보통의 네크로맨서도 아니고 고위 언데드인 리치로 변신해서 줄곧 사냥을 했더니 어느 순간 쌓여 버리고 만 것이다.

리치로 변했을 때 괜히 강한 게 아니라 이런 부작용도 자리를 잡고 있었던 것.

"268이라니, 우려될 정도로 높은 수준이군."

신앙 스탯이 높기 때문에 겨우 억제하고 있는 수준이었다.

"죽은 자의 힘에 대해서는 들어 본 적도 없는데."

로열 로드와 관련된 다른 정보 게시판에서도 이런 스탯은 본 적이 없다.

나쁜 짓에 있어서는 누구보다도 앞서 가는 위드였기 때문에 일어난 일.

리치의 힘에 매료되어서 전투를 치른 대가였다.

"모라타로 돌아가면 알베론에게 축복이라도 해 달라고 해야겠어."

프레야 교단의 차기 교황 후보가 있으니 이럴 때는 편하다고 할 수 있다.

불가능할 거라 생각했던 퀘스트도 마쳤고, 위드는 한숨을 돌리고 황금새를 향해 말했다.

"그러면...제국을 건국하려면 뭐부터 해야 돼? 제국이 만들어지면 땅이나 세금 그리고 기사와 귀족 들의 작위도 팔 수 있는 거겠지?"

미역국을 통째로 집어삼킬 기세!

권력을 이용한 제물 축적에만 관심이 많은 위드였다.

그런데 황금새가 곤란하다는 듯이 설명했다.

"제국의 건국을 위해서는 몇 가지 필요한 조건들을 충족시켜야 된다."

위드는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S급 난이도의 퀘스트가 틀림없이 대단하기는 했다.

지골라스까지 와서 모험을 할 정도였다.

하지만 의뢰 하나 해결했다고 해서 제국이 덜커덕 세워질리가 만무한 일.

"그러니까 니플하임 제국의 건국을 위해서는 뭘 해야 되냐고."

"건국을 위해서는 신들의 인정이 있어야 된다. 베르사 대륙에 있는 교단 중에서 최소한 세 곳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프레야 교단이야 위드와 밀접한 관계였다. 그들의 해결사 역할을 하며 성물도 찾아 주었으니 허락을 받는 건 어렵지 않으리라.

더구나 위드는 이미 차기 교황이나 다름이 없는 알베론을 구워삶아 놓았다.

든든한 줄을 잡고 있는 셈!

마탈로스트 교단과는 나쁜 사이가 아니고, 모라타에 신앙소를 세우는 조건으로 한 곳 정도의 친밀도만 높여 놓으면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명성도 남과 견줄 수 없이 높고, 엠비뉴 교단과 싸우면서 다른 교단들과의 우호도도 좋은 편이었다.

'그걸로도 부족하면 퀘스트 하나 큰 걸로 수행해 주지. 급하면 뇌물을 줘도 되고.'

돈독한 우정을 나누기 위한 최고의 가치. 안 될 일도 되게 만드는 게 로비와 뇌물이었다.

"신들의 인정은 받아야 되겠지. 축복 속에서 제국을 탄생시키고 싶으니까."

프레야 교단의 축복은 제국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으리라.

그러나 황금새의 조건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북부에 있는 여러 종족들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넓은 제국은 많은 이들을 포용해야 하니 그들 중에서도 5개 이상의 종족들이 참여해야 한다."

드워프, 엘프, 인간, 바바리안, 오크, 

인구가 많고 쉽게 볼 수 있는 흔한 종족이 이 정도였고, 유사 인종이나 다양한 엘프족, 정령족, 몬스터 종족들을 포함하면 수십 개로 많아진다.

현재로써는 유저들이 선택할 수 있는 종족도 있고, 불가능한 종족도 있었다.

'제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 5개 이상의 종족들을 포함해야 된다는 말이군. 그 종족들을 유저들이 택할 수 있게도 해야 되고.'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게이하르 아르펜 황제가 만든 조각 생명체 종족들도 어딘가에 살고 있을 것이다.

천공의 도시에서 살았던 조인족들처럼 말이다.

그들을 구슬리기만 한다면 해결될 일.

조금 모험을 해야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위드는 그쯤이야 기꺼이 해 줄 수 있었다.

"그리고 제국의 건설을 위해서는 깨끗한 인간이 되어야 한다. 악명을 가지고 있으면 명예로운 기사들이나 귀족들이 따르지 않을 것이다."

악명은 몬스터들을 퇴치하고 퀘스트를 해결하는 등의 선한 행동으로 줄일 수 있다.

위드도 불필요한 악명을 점차적으로 낮추거나 없앨 생각이었으므로 어려운 조건이라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설마 조건이 더 있는 건 아니겠지?"

"제국의 건설을 위해서는 방대한 영토뿐만이 아니라 인구도 필요하다."

"한 20만 명 정도?"

모라타의 인구가 그 정도는 되었다.

"적어도 천만 명은 있어야 한다."

"......."

"주민들이 자유롭게 능력과 취미를 개발할 수 있도록 여려 길드들이 자리를 잡아야 되고, 

주기적으로 몬스터와 도둑 들을 퇴치해서 치안도를 높여야 한다."

위드는 어이가 없어서 이마를 찌푸렸다.

"몬스터들의 습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요새도 몇 개 있어야 되겠군."

"물론이다."

"......."

"충성스러운 엘리트 기사들이 500이 넘어야 되고, 중무장한 병사들도 3만 이상이 필요하다."

"그리고 또 있지? 여기서 끝나는 거 아니잖아."

"그렇다. 종교 시설들도 필요하고, 예술과 문화적인 만족도도 높아야 한다. 장인들의 기술도 발달해야 한다."

위드의 표정은 벌써 받을 돈을 떼인 사람의 얼굴이었다.

설날에 실컷 친척들에게 웃으며 세배를 해서 두둑하게 현금을 챙겨 놨는데 엄마에게 모조리 빼앗긴 어린아이의 표정!

-나중에 네가 크면 10배로 불려서 줄께.

그렇게 사라진 돈은 절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 어린아이가 느끼는 실망감!

"이제 끝난 거 아니지. 조건이 더 있겠지, 그렇지?"

"제정의 자립도도 높아야 되고, 고품질의 철광산을 비롯하여 자원이 많이 필요하다.

물품의 운송을 위하여 도로가 뚫려 있어야 되고 상업이 융성하게 발달해야 한다."

제국 건설을 위해서 넘어야 할 산들은 많고도 많았다.

위드는 간단히 결론을 내렸다.

'결국 모라타를, 제국을 넘볼 수 있는 수준까지 키워야 된다는 거군.'

니플하임 제국 건설이 가능하기는 하다.

그런 식으로 따진다면 동네 슈퍼는 백화점이 될 것이고, 여인숙은 특급 호텔이 되리라.

위드는 비로소 조금 반성하는 기분이 들었다.

퀘스트가 니플하임 제국의 건국과 이어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큰 환상에 허우적거렸는데 차가운 현실을 뒤집어쓰고 만 것이다.

'세상에 날로 먹는 건 없는 거로군.'

공짜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바라는 게 사람의 마음이었다.

그래도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위드는 황금새에게 가까이 오라는 손짓을 했다.

"뭐, 사정은 알았으니까. 여기 좀 와 봐라."

"무슨 일인가?"

"갑자기 좀 더 친근한 대화를 나누어야 될 이유가 생겼어."

그러자 누렁이나 토리도가 흠칫하더니 뒤로 물러났다.

위드를 오랫동안 겪어 본 그들이라면 절대 이런 분위기에 다가가지 않으리라.

하지만 황금새는 고고하게 머리를 바싹들고 위드를 향해 걸어왔다.

위드는 부하 둘에게 명령을 했다.

"반 호크, 토리도. 전투준비."

"전투는 끝났는데 어째서?"

황금새가 의아한 듯이 고개를 들이대며 물었다. 일단 조류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이상 눈치는 없는 듯!

"일단 좀 맞자. 얄밉고 밉상인 너도 맞을 때가 됐어. 애들아. 쳐라!"

황금새를 먼지 나게 두들겨 패는 위드!

반 호크와 토리도도, 마치 원수를 만나기라도 한 것처럼 함께 밟았다.

황금새는 은새에게 생명을 부여한 것으로 위드의 부하가 되었다.

원활한 명령 수행과 위계질서를 위해서 절대 좋은 방법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효과가 가장 빨리 나오는 구타!

"억울하다. 사실을 말한 것밖에 없다."

"아직 덜 맞았구나!"

위드가 간파하고 있는 부분도 있었다.

제국이란 그냥 성이나 영지가 커진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조각술과 조각 생명체들에 대한 배경을 알게 되었고, 북부 종족들에 대한 우호도 또한 올렸다.

게이하르 아르펜 제국 황제의 후인, 그리고 니플하임 제국의 정통 계승자!

대의명분마저 가지게 되었다.

어떤 뚜렸한 실리가 되어서 당장 나타나지 않더라도 무궁무진한 가치가 있을지도 모를 일.

위드도 황금새를 패면서 그러한 사실을 떠올렸지만 일단 무시했다.

'이미 얻은 것은 얻은 거고, 실망은 실망이야.'

날로 먹으려던 차에 밥그릇이 엎어진 격이었으니 황금새를 철저히 교육시키기로 했다.

아르펜 황제가 친히 만든 조각 생명체, 옥새를 따라서 장구한 세월을 살아온 황금새는 그렇게 맞으면서 부하가 되었다.

더 서러운 것은 서윤이나 은새나, 전혀 말려 주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죽이진 않을 거야.'

태양 빛에 녹아 버릴 새벽안개처럼 희미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서윤이었고, 은새는 똑바로 차렷 자세를 하고 서 있었다.

황금새가 맞는 것을 보면서 알아서 군기가 바짝 든 것이다.

"시간이 없어서 오늘은 이만한다."

위드는 10여 분의 짧은 구타 후에 여운을 남기며 손을 털었다.

황금새의 생명력은 상당히 떨어져 있었고, 윤기가 나던 깃털까지 군데군데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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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장식 깃털: 내구도 35/35

귀족들이 탐내는 깃털!

매우 희귀하여 찾아보기 어렵다.

준보석급으로 거래될 수 있으며, 엑세서리 상점에 판다면 주인이 두팔 벌려 환영할 것이다.

옵션: 기품과 매력이 일정 비율로 상승.

      재봉이나 대장장이 제품을 만들 때 사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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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떨어진 깃털들은 위드의 배낭으로 들어갔다.

'주기적으로 깃털을 뽑아서 팔면 돈이 되겠군.'

은새까지 음험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위드였다.

"그러면 다른 장소로 이동하지."

지골라스의 지하 지도를 펼치고, 다음에 가야 할 장소를 확인했다.

꿈의 조각 재료. '헬리움.'

조각술 마스터 데이크람이나 다른 조각사들이 향했던 장소로 가야 했다.

"여기가 지골라스의 중심이면서 가장 낮은 곳이니 올라가면서 샛길로 통해야겠군."

불의 강을 건너야 되고 좁은 통로들을 기어서 가야겠지만, 참아야 할 일.

위드는 앞장서서 걸음을 떼었다. 서윤과 부하들이 뒤를 따랐다.

@

"여기로 들어갔겠군요,"

어쎄신, 도둑, 발굴가 들로 구성된 헤르메스 길드의 추적자들은 지상에서의 긴 탐색 끝에 위드가 들어간 인페르노 던전의 입구를 찾아냈다.

"확실한가?"

"틀림없습니다. 던전에 나오는 몬스터들이나 지형을 보면 확실합니다."

드린펠트와 그의 선원들이 중무장을 한 채로 뒤를 따랐고, 그리피스도 해적들과 함께 움직였다.

"던전을 우리가 첫 발견한 게 아니니 거의 틀림없겠군."

위드는 얼지 않은 강의 근처에 있는 던전에도 들어가지 않았다.

그런데 이곳의 던전은 누군가가 먼저 들어간 상태였다.

마법사 부대가 함께 따르고, 암살자들은 은신술을 펼친 채로 앞서거나 뒤에서 추적해 왔다.

위드를 상태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가 갖춰졌다.

"며칠 정도면 그 종족 전쟁이 벌어졌단 장소에 도착할까?"

드린펠트의 말에 추적자들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발굴가 타소르가 대답했다.

그는 던전·탐험에 대해서는 가장 전문가였다.

"바람의 움직임이나 방송에서의 영상을 보았을 때, 던전이 상당히 깊을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얼마나?"

"용암 호수 비슷한 것이 있을 정도로, 대형 몬스터들이 날 뛸 정도의 공간이라면 지골라스에서도 상당히 깊은 곳이겠죠.

몬스터들의 방해를 받을 것을 감안한다면 빨라야 사흘은 걸릴 겁니다."

혼돈의 전사들은 지긋지긋한 몬스터들이었다.

마법사들이나 성직자들이 부족할 때에는 그들로 인해서 피해가 컸다.

하지만 마법사들이 마나 역류, 공간 억제 등의 보조 마법을 펼치면 혼돈의 전사들의 순간 이동을 원천 봉쇄할 수 있다.

혼돈의 전사들을 사냥할 때마다 마나의 소모가 심하고 효율도 그리 좋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확실한 방법이었다.

'지금부터는 최대한 빨리 간다. 사흘, 길어도 나흘 정도면 그곳을 바탕으로 위드를 추적할 수 있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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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움 광산으로 가는 도중에 잠깐의 휴식 시간. 서윤은 로열로드에서 로그아웃하고 캡슐을 나왔다.

병실로 밝은 햇살이 비쳤다.

"아."

현실로 돌아오니 서윤은 다시 두려워졌다.

로열 로드에서는 말을 했지만, 어릴 때부터 오랫동안 남들에게 말하지 않았다는 공포감이 뒤늦게 밀려왔다.

'하지만 다시...혼자 있고 싶지도 않아.'

로열 로드로 돌아가서 위드를 보면 편안해지고, 나누고 싶은 대화도 많았다.

이현, 그리고 로열 로드에서는 위드가 혼자 이야기하고 무언가를 할 때 친구로서 그리고 동료로서 함께할 수 있다.

서윤은 이제 말을 한다는 기쁨을 알아 버리고 난 후였다.

'무섭고 어려워도... 극복해야 해.'

서윤은 떨리는 입술을 뗐다. 현실에서도 말하는 것에 도전하려는 것이었다.

"몸...보신."

이현에게 받아 온 개의 이름을 불렀다.

몸보신은 햇빛이 잘 드는 창가에서 늘어져라 낮잠을 자던 중이었다.

그러던 차에 자신의 이름을 듣자 쫑긋 귀를 세우고 눈을 떴다.

서윤이 다시 말했다.

"보신아."

맛있는 식사와 잠자리를 주며 귀여워해 주던, 아름다운 주인이 부르고 있다.

멍!

몸보신은 그녀를 향해 꼬리를 흔들며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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