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달빛조각사 23권 : 7. 데스 나이트의 노래 (115/520)

                    =데스 나이트의 노래=

마레이는 쾌활하고 입이 쉬지 않는 수다쟁이였다.

"내가 이렇게 언데드들에 섞여서 사냥을 해야 하다니... 아, 이놈의 냄새! 그래도 훗날 지금의 경험담을 들려주면 술집에서의 인기는 정말 대단할 탠데. 바노사 성에 가본적이 있습니까?"

위드가 그의 말을 받아주지 않더라도 혼자 잘 떠들었다.

"바노사 성에서는 맛있는 요리를 하는 식당들이 많지요, 위드님도 가 보시면 반할 겁니다.

 뭐, 그게 중요한 건 아니고, 거기서 만났던 세드리안이라는 아가씨와 참 많이 친했는데... 알려주는 유용한 정보도 많았고. 그런데 그만 술값이 밀려나는 바람에 더 가지 못하고 있지요."

마레이는 자신이 대륙을 떠돌던 이야기를 그치지 않고 했다.

위드는 정보라는 생각에 기억해 두려고 했지만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그의 수다를 다 외우기란 불가능했다.

"중앙 대륙은 지금 전쟁으로 시끌벅적하죠. 바드들도 경쟁이 치열해서 다른 이들은 전쟁을 구경하고  그걸 노래로 만들려고 하지만 저는 다릅니다. 지겨운 전쟁보다는 모름지기 모험이라고 할 수 있죠. 북부에서 이렇게 화끈한 모험을 할수 있다니 얼마나 기쁜 일입니까?"

그래도 그가 혼자 떠드는 것을 내버려 둘 수 없기에 예의상 대답은 했다.

"네"

"나중에 위드님과 제가 모험을 했다는 이야기가 알려지면 질투를 하는 사람들이 많겠군요. 그리고 지금 겪고 있는 불사의 군단과 관련된 의로들이 벌써 많이 유명해지기도 했지요."

"네"

네크로맨서 유저들이 방송국에 제보를 하고 인터넷에 동영상을 올려서 꽤나 큰 화제가 되고 있었다.

나중에 위드가 마레이와 함께 파티 사냥을 했다는게 알려진다면 그것도 커다란 사건이 될 수 있으리라.

마레이도 로열 로드를 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알지는 못하더라도, 이름이 자주 노출되는 사람중 1명이었기 때문이다.

마레이가 작곡한 노래와 연주 모음집, 그가 겪은 모험들을 함께 모아놓은 동영상이 최고의 인기를 구가할 정도다.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바드 마레이는 로열 로드의 명예의 전당에 동영상을 등록할 수 있는 자격을 당연히 가졌고, 방송국에서도 단골로 나오는 인물이었다.

"참, 어떤 여자를 좋아하세요?"

"네"

"데스 나이트는 특징이 뭔가요?"

"네"

"엠비뉴 교단이 대륙에 출몰하면서 난리가 났습니다. 알고 계셨나요?"

"네"

"킹 히드라를 사냥할 때의 쾌감은 끝내주겠죠?"

"네"

대꾸를 해주는 것도 열번을 넘어가니 귀찮았다.

위드가 그저 건성으로 대답을 하는데도 마레이는 재미있다는 듯이 밝게 웃으면서 말을 이어갔다.

순수하고 열정적이며 긍정적인 사람. 마레이 스텐버드.

위드는 마레이의 말을 들으면서 언데드 부대를 이끌고 몬스터에게 접근했다.

협곡에서 사냥을 하긴 했지만, 마레이와 직접적으로 손발을 맞추면서 전투를 하는건 처음이였다.

위드가 전투계열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동영상을 참고삼아서 보긴 했지만 마레이가 싸우는 장면은 본적이 없었다.

위드가 먼저 물었다.

"어떻게 싸우실 겁니까?"

"언데드들을 이끄는 경험은 저보다 위드님이 훨씬 많으신 것 같더군요. 그리고 데스 나이트로서 지휘 능력도 탁월 하시니까 제 언데드들의 지휘권도 넘겨 드리겠습니다"

"그러면 마레이 님은요?"

"저는 바드답게 연주를 맏도록 하지요"

 - 마레이의 언데드 부대에 대한 지휘권을 넘겨받았습니다.

마레이의 언데드들은 그렇게 고위급은 없었다.

위드처럼 엘리트나 친위대 언데드도 없지만, 그래도 200구 이상은 됐다.

협곡에서 진출한 네크로맨서들을 기준으로 한다면 상당히 적은편.

"가자!"

위드가 암흑 투기를 발산하며 스켈레톤들과 데스 나이트, 듀라한들을 이끌고 전진할 때에 뒤쪽에서 음악이 연주되었다.

묵직하고 웅장하게 울리는 비올이었다.

『====================================

 - 진혼곡을 듣고 있습니다.

  

   ▷음악을 듣고 있는 동안 모든 회복 능력이 43% 올라갑니다.

   ▷신체적인 능력이 21% 증가합니다.

   ▷무사히 살아남은 채 전투를 끝내면 경험치와 명성을 7% 더 얻을 수 있습니다.

   ▷언데드 부대의 사기가 올라갑니다.

   ▷지휘 능력이 증가합니다.

   ▷연주가 중간에 중단되면 사기가 크게 감소하고, 받고 있던 모든 효과가 사라집니다.

 - 예술에 대한 경지가 깊기 때문에 음악을 감상하면서 얻는  이득이 25% 증가합니다.

=======================================』

바이올린과 비슷하게 생긴 악기를 연주하는 마레이에게는 마치 고귀한 신성 마법을 사용할 때처럼 금빛으로 후광이 일어났다.

마레이는 정신없이 비올을 연주했다.

현란하게 움직이는 활, 그리고 가슴에 불덩이를 들어앉게 만드는 것처럼 뜨거운 활력을 불러오는 음악!

마레이의 연주 능력은 탁월한 수준을 넘어서 경탄이 나올 정도.

최고의 바드라는 세인들의 평가가 단지 유명하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듯했다.

단지 듣고 있는 인간이 위드라는 사실이 불행할 뿐.

마레이의 연주는 어느 곳에서도 독보적이었고 그로인해 사람들의 엄청난 관심과 호감을 받았는데, 슬프게도 위드는 평범한 인간이 아니었다.

'시끄럽군'

좋은 연주를 들으면 깊은 잠이 몰려와 절로 고개를 꾸벅꾸벅 숙이게 될 것 같다는 잘못된 선입관!

"카오!"

"시끄러운 소리부터 죽여라!"

위드만 그렇게 생각한 건 아니었던지, 몬스터들이 먼저 소리에 반응하여 달려왔다.

인근에 있는 모든 몬스터들이 마레이를 공격 목표로 삼은 것이다.

연주가 아군 부대에 커다란 효과를 주는 대신에 몬스터들 에게는 심하게 거슬리는 것 같았다.

위드의 눈가가 번뜩였다.

"스켈레톤들은 원거리 공격 준비, 데스 나이트들과 듀라한은 두줄로 넓게 펼쳐저라. 물러서지 마라!"

데스 나이트와 듀라한을 일직선으로 세우고 몬스터들과 부딪쳤다.

"공격! 물러서지 말고 전진하라!"

위드는 언데드들을 소모품으로 썼기 때문에 몬스터들에게 한걸음도 뒤로 물러서지 말고 싸우도록 지시했다.

"아무리 많은 몬스터가 오더라도 후퇴하지 마라. 그 자리에서 싸우고, 앞으로 나아가라!"

위드는 가장 앞에서 싸웠다.

하지만 버티면서 앞으로 가는 무모하기 짝이없는 방식으로만 전투를 이끄는 건 아니었다.

듀라한과 데스 나이트의 뒤쪽에 있는 스켈레톤 궁수들이 뼈를 던지고 화살을 쏘는 방식으로 몬스터들에게 피해를 입혔다.

몰려드는 몬스터들을 강력하게 분쇄시켜 버리는 파괴력!

일부러 달려가면서 쫓아다닐 필요가 없었고, 가까운 거리라서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스켈레톤들의 

정확도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 뼈마디가 바스러질 정도의 전투를 통해 데스 나이트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더욱 지독한 전투를 거쳐서 살아남은 언데드들은 강해질 뿐이었다.

"더 깊은 곳으로 갑시다"

위드는 마레이와 함께 몬스터들이 들끓는 산속으로 들어갔다.

어두운 밤, 마레이의 연주 소리가 크게 퍼질수록 많은 몬스터들이 나무 사이에서 뛰쳐나오고 바위에서 뛰어내리며 덤볐다.

간신히 이기면서 같이 싸웠던 언데드의 절반 이상을 잃은 적도 있다. 

하지만 끝내 전투에서 승리하면서 불사의 군단 사이에 그 용맹에 대한 소문이 자자하게 났다.

더 많은 언데드들을 부하고 거느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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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치와 아이템 그리고 무자비한 공격!

위드가 언데드들을 몰고 다니는 방식이었다.

바드와의 조합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렇다고 해도 파티 사냥에 바드가 있다는 건 그리 효율적이지 않은 것 같지만'

보통 던전 탐험을 할때의 파티는 5~6명 정도가 각자의 역할을 맏는다.

조각사나 바드, 댄서들이 끼기 어려운 이유가, 필요한 직업으로만 파티원을 채워서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대규모 전투가 될수록 바드의 존재는 필수적이었다.

전투와 의뢰들을 완벽하게 수행하면서 위드는 2,000마리의 언데드를 공식적으로 지휘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됬다.

 데스 나이트 부대장

불사의 군단에서 필요한 스켈레톤 같은 하급 언데드들은 차출해서 쓸수 있었다. 

명성이나 전투에 대한 소문이 많이 퍼져 있다면, 보다 높은 등급의 언데드라고 해도 데려올 수 있다.

네크로맨서 유저들이 마법 실력을 갈고 닦으면서 불사의 군단에서 점차 더 중요한 역할을 맡는데 반해, 전투 계열은 말 그대로 싸워서 이기면 되는 것이다.

"더 많은 적들이 있는 곳으로"

위드는 언데드들이 보충되면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전에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몬스터들의 소굴로 들어갔다.

"싸워라!"

언데드들이 죽거난 말거나 관심 밖!

큰 전투를 해야 경험치와 전리품을 많이 얻을수 있기 때문에 의뢰나 전투에 대해 우유부단하게 미적거릴 까닭이 전혀 없었다.

'질거 같으면 나만 도망가면 되니까'

계급이 떨어지거나 명성ㅇ르 좀 잃어버리더라도, 그 정도의 페널티는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큰 싸움을 서슴치 않고 벌이면서 레벨을 올리고 아이템을 얻을 이 기회가 소중할 뿐이었다.

끊임없는 전투로 인해 위드의 레벨도 396이 되었고, 다음 단계로 레벨을 올리는 데 필요한 경험치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야말로 무모한 전투에 뛰어들어서 언데드들과 같이 버티며 생존하고 지휘했던 것이다.

『===============================

 * 호칭! 영광의 언데드 지휘관을 획득하셨습니다.

   다수의 불가능한 전투를 승리로 이끈 자!

   언데드들에게 강렬한 두려움과 복종심을 이끌어 내며 전투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통솔력이 5 오릅니다.

   ▷행운이 5 오릅니다.

   ▷언데드들에 한정되어 지휘 능력이 21% 증가합니다.

==================================』

마레이는 연주를 하면서 틈나는 대로 위드의 활약을 구경했다.

'소문대로 정말 잘 싸우는군'

첫 전투를 치렀을 때의 평가였다.

몬스터들이 그를 목표로 했을 때, 우왕자왕 하거나 머뭇거리지 않고 대응을 하는 점을 높이 사 줄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이후의 전투들을 보며 평가가 계속 바뀌었다.

'전쟁의 신이라는 평가가 아주 뜬소문만은 아니었어. 전투를 잘하긴 하는군'

 .....................

'경험치가 정말 쑥쑥 오르는데? 어떻게 이런 식으로 몰아치듯이  경험치를 올리지? 아니, 저 많은 몬스터들을 언제 이렇게 잡았지?'

 .....................

'언데드들이 이렇게 순한 양처럼 말으 잘 듣는게 가능한 일이었나?'

위드의 스텟은 초보 시절부터 비슷한 레벨보다 훨씬 높았다.

스킬 숙련도와 스텟을 쌓아가듯이 더 높게 유지하면서 벌어진 격차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사냥 속도에 대해서는 특히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몬스터들이 많이 모여 있으면 언데드들을 활용해서 군사 교범에나 나올법한 전술들을 썼다.

데스 나이트들은 유령마를 탑승시킨다.

위드가 직접 데스 나이트들을 이끌고 적진을 관통하여 적을 분리시킨 후에 언데드 부대를 투입하여 각개격파!

스켈레톤 부대의 집단 사격, 속성을 이용한 마법의 순환공격.

전투에 관해서는 한가지 분야를 따지지 않고 지식과 경험이 많았고, 이를 너무나 자연스럽게 활용한다.

보통 일반적으로 전력상 유리할 때만 싸우는데, 여러 시도를 해 보면서 공략 방법을 정착시키고 

화끈하게 사냥을 해버리는 것이다.

마레이도 차마 싸우고 싶지않은 전투들이 있었다.

'이건 못 이길 텐데'

그러나 위드는 언데드 부대를 끌고가서 탁월한 용병술을 보여주며 승리했다. 잘했다는 말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는 훌륭한 전투였다.

그 후에 언데드 부대를 보충하고 나서 더 큰 몬스터 무리에게 덤볐다.

'여긴 정말 무리인데'

위드도 심하게 고생을 하고 언데드들도 많이 잃었지만, 이겼다.

싸우고 살아남으면서, 최종적으로 승리하며 강해진다.

마레이의 상식이나 고정관념이 자연스럽게 부서지는 전투였다.

'그래도 이곳만큼은 자살행위인데'

  더 큰 몬스터 집단!

마레이도 말려보고 싶은 마음이 없던것도 아니지만, 위드가 과연 어떻게 싸우는가를 보고 싶어서 따라다녔다.

위드는 믿기지 않는 생고생을 하며 하루가 꼬박 넘는 전투끝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마레이도 옆에서 도왔고, 마지막까지 버틴 데스 나이트가 8구밖에 남지 않을 정도로 극렬하기 짝이 없는 전투였지만 이겼다.

전투를 마치고 나서 위드가 사람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멋지게 느껴졌다.

바드로서 지켜봤던 전투들이 많았지만, 이런식으로 아슬아슬하게 한계까지 몰아붙이며 싸우는 사람은 없었다.

마레이는 자신조차도 살기위해 능력을 총동원해서 버텨야 했고, 그럼으로써 승리를 쟁취했다.

전리품을 대량으로 획득한 건 물론이고, 시체들도 언데드로 일으킬 수 있다.

위드도 불사의 군단에서 언데드 부대를 다시 소집하고, 끝까지 버텼던 데스 나이트들과 함께 다시 사냥터로 향했다.

마레이는 위드가 강하고, 사람들로부터 높이 평가받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러니까 강하지'

10의 전력을 가지고 있을때 7 정도의 적과 싸우는게 현명한 생각이라고 할지 모른다.

그런데 위드는 10을 가지고 있으면서 11,12, 어쩔때는 15와도 싸운다.

최대한의 집중력과 지휘력, 판단 그리고 마레이의 시선을 잡아끌어 연주를 잊을 정도의 몸놀림을 보이면서 이긴다.

10으로 15를 이길수 있는 이유는, 물론 여러모로 뛰어난 결정들을 하기 때문이지만, 근본적으로 싸우기 때문이었다.

더 큰 적에게 덤비기 때문에 그들을 이길수 있는 것이다.

'위드를 따라다니기로 한 건 정말 최고의 판단이었어'

마레이는 안도감과 함께 동정심이 생겼다.

네크로맨서들이 불쌍하게 여겨졌다. 만약 위드와 퀘스트를 경쟁한다면 절대 이기지 못할거란 확신이 들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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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퀘스트의 보상으로 8,000구의 언데드를 지휘할 수 있는

  권한을 획득 했습니다.

  현재 직위 - 데스 나이트 사령관.

위드의 계급도 많이 오르고, 장비와 탈것들도 바뀌었다.

악령이 붙은 갑옷, 수배자의 낙인, 파괴자의 부츠.

데스 나이트가 착용할 수 있는 상급의 아이템들을 얻었다.

"나중에 반 호크에게 주면 좋아하겠군"

반 호크와 토리도는 소환하지 못하고 있었다.

원래 불사의 군단 소속이었고, 그들이 소환되면 언데드들 사이에서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 짐작조차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리 와봐"

키야야아아아아악!

하늘에서 괴서잉 들리더니 가고일들이 내려와서 땅에 앉았다.

위드와 데스 나이트들은 유령마에서 발전하여 뼈로 된 가고일들을  탈 수 있었다.

언데드들에게는 지상에서 싸우도록 명령하고 공중에서 휘젓고 다니는 데스 나이트 친위대!

스켈레톤들도 해골에 칼자국 3~4개 쯤은 기본으로 가진 엘리트들이었다.

"역시 사냥을 즐거워"

마레이는 간신히 따라다니고 있었다.

바드라고 해도 공연과 작곡만 하지는 않았다.

모험도 하고, 던전도 들어가고, 전투도 어느정도 꽤 한다.

그러나 위드를 따라다니면서 조금만 쉬었으면 하는 생각이 아주 간절했다.

"이곳은 다 정리되었으니 갑시다"

"잠깐만 앉아서 쉬었다 가요. 이틀동안 전투만 하고 있잖습니까"

"좀 전에 충분히 쉬었는데요"

"언제요?"

"하품 두번 했거든요"

그게 휴식이라면 직장인이 점심시간에 낮잠 잠깐 자는것은 휴가라도 된단 말인가?!

"몬스터들이 다른 장소에 남아 있을 텐데, 지체할 시간이 없습니다."

언데드들은 무한한 체력을 가지고, 또 식사를 하지 않아도 됐기에 위드는 끊임없이 전투로 이끄는 것이었다.

그렇게 전투를 하면 언데드들을 성장시켰으니 마레이가 생각하기에도 위드의 부대가 강해진다고 느껴졌다.

아슬아슬하게 승리하는 전투들을 경험하며 데스 나이트들이 매우 세졌다.

레벨도 레벨이지만, 힘겨운 전투에서 살아남을 때마다 투기가 엄청나게 늘어났다.

데스 나이트들이 이끌어 주면서 언데드 부대들의 전체적인 실력도 일춰월장했고, 이제는 몬스터들에게 둘러싸여 위험한 상황이 나오더라도 오랫동안 버티면서 수비력이 탁월해졌다.

 언데드들의 최정예 부대.

그때 위드만이 아니라 마레이, 그리고 협곡과 그 너머에서 사냥을 하는 유저들에게 까마귀가 날아와서 물고 있는 쪽지를 전해 줬다.

 다시 퀘스트가 발생한 것이다.

『================================

 * 나달리아 평원의 몬스터

   불사의 군단에 도전할만한 큰 규모의 몬스터들은 근처에 거의 남아있지 않다.

   

   최후까지 몰린 몬스터들은 연합하여 나탈리아 평원으로 향하고 있다.

   사흘 내로 그들마져 격퇴한다면 정식으로 불사의 군단의 진영으로 들어가서 언데드의 왕 바르칸 데모프를 만날 수 있다.

   또 죽음의 기사는 한계를 넘어서 마지막 진급이 가능하다.

   사흘이 지난 후에는 불사의 군단의 주력이 출동할 것이다. 날짜가 지난 후에는 퀘스트를 성공시킬 수 없다.

   난이도 : A

   

   보상 : 진급, 언데드 소환 마법.

  

   퀘스트 제한 : 언데드 한정. 

                 시간 제한.

                 다시 발생되지 않는 퀘스트.

====================================』

네크로맨서 유저들과 협력을 해야 하는 퀘스트.

불사의 군단에 들어가기 전에 수행해야 하는 마지막 의뢰가 떴다.

"바로 가 보죠"

위드와 마레이는 언데드를 이끌고 곧바로 협곡 쪽으로 이동했다.

네크로맨서 유저들의 접속률은 매우 높은 편이었다.

"흐길길길"

"내, 내 머리를 왼팔로 들고 있는지 오른팔로 들고 있는지 잊어버렸다"

"언데드들은 정렬하라, 바르칸 님을 위하여!"

협곡으로 갈수록 어마어마한 언데드들이 모여있는 것이 보였다.

네크로맨서들 중에는 상급의 언데드를 소수 소환해서 싸움을 하는 취향을 가진 사람도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가 많다.

스켈레톤과 구울을 풍부하게 소환하고 저주를 활용하여 전투를 하는 편이 안정적이기도 했다.

네크로맨서 유저 1인당 적어도 수백구, 많으면 2,000구가 넘는 언데드들을 데리고 다닌다.

직접 소환하거나, 불사의 군단에서 떨어져 돌아다니는 언데드들을 붙잡아 둔 경우도 있었다.

마레이가 정말 보기 힘든 광경이라는 듯이 각양각색의 언데드를 둘러보았다.

"적어도 10만은 되겠군요"

위드는 벽을 쌓듯이 차곡차곡 눕혀져 있는 스켈레톤들도 발견했다.

자리가 좁으니 그런식으로 공간을 아끼는 모양이다.

"그보다 더 많아 보입니다"

네크로맨서들은 소환한 언데드들을 멀리 떨어진 장소에 두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협곡 주변은 언데드들의 천지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 그들이, 위드의 부대가 다가서자 일제히 멀찍히 물러섰다.

소멸의 위기를 열번 이상씩 넘긴 데스 나이트들이 내뿜는 투기에 스켈레톤들은 겁에 질린 듯이 숨기에 바빴다.

 카야야아아아!

위드의 언데드 부대에 포함된 데스 나이트중 일부는 가고일을 타고 빙글빙글 선회하며 따라왔다.

데스 나이트들의 멋진 광경에, 협곡에 있는 네크로맨서들의 시선이 위드에게로 향했다.

"뭐야, 저렇게 많은 언데드 부대를 2명이 데리고 있는 건가?"

위드와 마레이의 언데드를 포함하면 9,600구 정도였다.

위드의 지휘력과 카리스마가 높아서 계급에서 허용하는 숫자 이상으로 부대를 늘릴 수 있었지만, 효율적인 통제를 위하여 정원을 엄격하게 제한했다.

그렇지만 네크로맨서들이 보기에는 그 정도의 숫자도 크게 느껴졌다.

"정말 많다"

"데스 나이트들도 꽤 있고... 듀라한이나 스켈레톤들도 종류별로 다 갖췄네. 정말 언데드 군대라고 해도 틀리지 않겠는걸"

"저런 군대를 거느릴 수 있다면 ..... 우리도 전사 계열로 진급을 해 볼걸 그랬나?"

위드를 보며 뒤늦게 후회하는 유저들도 제법 됐다.

시선을 떼지 못하고 부러워하고 있는 그들에게 위드와 마레이가 걸어갔다.

"안녕하세요"

헤리안이 먼저 알아보고 가볍게 인사를 했다.

위드가 살펴보니 그녀나 쟌, 오템, 그루즈드 모두 장비들도 

많이 바뀌어 있고 수정 구슬을 손에 들고 있기도 했다.

장비들은 알아볼 수 없는 종류들로 꽤 많은 편이었다.

'이들도 열심히 했나 보군'

불사의 군단에서 진행하는 퀘스트는 위드에게만 주어진게 아니었다.

각자 최선을 다해서 의뢰들을 하면서 성장했던 것이다.

협곡에 모여 있는 네크로맨서들은 58명 이었다.

"7명이 더 오기로 했어요. 조금 늦어지고 있는데... 그들이 도착하면 나달리아 평원으로 가게 될 거예요"

헤리안이 간단하게 상황 설명을 해주었다.

카푸아 마을에서 이곳까지 온 유저들이 65명 이었다.

'네크로맨서 총 65명이 같이 수행하는 퀘스트라.....'

참여 인원은 상당히 높은 레벨들이었다.

언데드들까지 데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거대한 군대라고 봐도 무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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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부린은 간신히 며칠전에 협곡에 도착해서 사냥을 하고 있었다.

더 좋은 장비들을 착용하고 레벨을 올리는 와중에도, 함께 사냥하는 네크로맨서들에게 가벼운 선물을 돌렸다.

"그냥 남는 아이템이 조금 있습니다. 가지세요"

"그래도 부담이 되어서....."

세상에는 위드 같은 사람만 있지 않았다.

매우 유용한 아이템이라고 하더라도, 네크로맨서 유저들은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 공짜로 받기 어려워하며 거절했다.

"괜찮아요. 제가 가입한 길드에서는 이런 아이템을 막 나뉘 주니까요. 네크로맨서를 특별히 우대하는데... 제가 쓸 것은 여기 많이 있거든요"

아이템을 가지고 다른 유저들을 포섭하는건 제일 쉬운 일.

네크로맨서들은 다른 직업군에 비해서는 길드를 갖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자부린은 서두르지 않고 그런 이들을 같은 편으로 만들면서 1명씩 분류했다.

'이 사람의 신분은 확실하고'

파티 사냥을 할 때 이름을 공개하거나 친구 등록을 한다면 완벽하게 증명이 된다.

어지간한 네크로맨서들은 베르사 대륙에서 꽤 알려져 있기도 했다.

일반 유저들로서는, 숲이나 산에서 언데드들을 끌고 다니면서

사냥을 하는 네크로맨서를 우연히 마주친다면 크게 놀랄 수밖에 없다.

네크로맨서가 신기하기도 해서, 그 장면을 촬영하여 개시판에 올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들과도 대조해서 신분이 확실한 이들은 제외해 나갔다.

그렇지만 자신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혼자 사냥을 하는 사람들은 알아보기가 어려웠다.

'7명 정도만 오는대로 살펴보면 되겠군'

쟌, 오템, 보흐람, 헤리안, 그루즈드, 바레나 고슈도 헤르메스 길드로 끌어들이기 위해 조사를 해 봤더니 최소 레벨이 380을 넘는 수준이였다.

쟌, 헤리안, 오템은 레벨이 400을 넘는 것으로 판단됐다.

원래 네크로맨서가 되기 전부터 마법사로서 대단히 뛰어난 실력을 가진 인물들이었다.  

전직을 하게 되면 본래 갖고 있던 마법 능력이 상당히 약해진다.

비슷한 계열의 마법을 새로 익히는게 아니라 상충되는 흑마법과 언데드 소환 마법을 습득하기 때문에 기존의 마법 능력이 퇴화하는 것.

네크로맨서로 다시 시작하기가 쉬운 결정은 아니겠지만, 그들은 저주와 언데드 소환의 숙련도를 착실히 올리고 있었다.

'헤르메스 길드로 끌어들이면 매우 큰 공으로 인정받을 수 있겠어'

자부린은 확실한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그들이 헤르메스 길드 소속이 되어 준다면, 당연히 길드내에서 자부린의 공로가 인정받는다.

협곡에서도 같은 길드 소속이 있다면 여러 도움을 받으며 따라다닐 수도 있다.

불사의 군단 퀘스트에 끼어서 같이 한다면 레벨과 명성, 언데드 소환 마법까지 함께 얻을 수 있는 기회였다.

주변 사람들을 포섭하고, 정보를 모으며 사냥을 하고 있던 그에게 나달리아 평원의 몬스터를 퇴치하라는 전체 퀘스트가 발생했다.

그리고 조금 지나서 위드가 마레이와 함께 언데드 군대를 끌고 도착했다.

다른 유저들의 언데드들도 있었지만, 위드와 마레이가 끌고 온 언데드들은 단연 발군이었다.

데스 나이트들이 내뿜는 투기에, 어지간한 언데드들조차도 멀리 떨어지려고 했다. 

가고일을 타고 빙글빙글 순회하면서 경계를 서는 데스 나이트들도 보통 강해 보이는게 아니었다.

'아마 저들 중에 위드가 있을지 모른다'

위드나 마레이나 마침 정체가 알려지지 않은 유저들!

의심을 받고 있는 다른 5명도 있지만, 그들은 언데드들이 적거나 무난했다.

'아무튼 보고를 해야겠군'

자부린은 헤르메스 길드의 폴론과 마법병단 측에 나달리아 평원으로 간다는 이야기와, 위드로 의심되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 쟌과 오템이 소속 길드가 없다는 사실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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