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턴 언데드
위드의 전투준비는 요리를 해서 모두를 배부르게 먹이는 일까지 하고 끝났다.
"우리는 반드시……."
성기사와 사제들은 바르칸과의 싸움에 앞서 위드의 연설을 기다렸다.
"엄청 길게 하겠지. 나라도 그렇게 할 거야."
"그러게. 방송으로도 중계가 되잖아. 위드 님은 최고의 유명인이니까."
KMC미디어를 비롯한 방송국들의 생방송도 진행되었다.
바르칸을 사냥하기로 한 오늘은, 베르사 대륙뿐만이 아니라 여러 방송국들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볼 것이다.
긴장과 흥분이 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리라.
성기사들은 위드의 지휘를 받으면서 불사의 군단, 바르칸과 싸운다는 데 전율을 느꼈다.
전투에 나서기 전에 지휘관의 명연설을 들으면서 그들이하는 일의 정당성이나 가치를 되새기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
위드는 헛기침을 하며 다시 말을 이었다.
"우리는 반드시 바르칸을 사냥해서 그가 가진 보물들을 싹쓸이할 겁니다."
"……."
"……."
명확한 목표 의식!
그리고 청중의 주의력을 산만하게 만들지 않는 간결함.
"그럼 모두 수고합시다."
"……."
위드는 연설이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는 아까웠다.
'그냥 다 죽이면 되지.'
계획은 세워져 있으니 시원하게 싸우면 될 뿐이다.
성기사와 사제, 검치들까지 해서 대규모의 공격 부대는 그렇게 바로 출정했다.
페일 일행은 물론이고, 마레이를 비롯한 네크로맨서들도 동행했다.
마레이는 바드로서 위드의 전투와 이번 바르칸의 싸움을 지켜보고 멋진 노래를 지어서 부르기 위해서 따라왔다.
네크로맨서들은 위드와 같이 싸우기로 결정했다.
바르칸의 휘하에 있으면서 얻은 마법이나 아이템이 적지는 않지만, 악명과 죽은 자의 힘이 계속 증가한다.
바르칸은 네크로맨서들의 복이며, 동시에 장애물이었다.
불사의 군단 소속으로는 어떤 마을이나 성에도 들어가기 어려웠으니 자유로워지기 위하여 싸움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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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사들의 사기는 드높았다.
그들의 공격 능력과 방어 능력은 언데드를 상대로 할 때 최고조에 오른다.
'위드 님과 같이 싸운다면 심장이 저릿저릿한 전투를 할 수 있겠지.'
'죽더라도 조금도 후회하지 않을 거야.'
방송으로도 중계가 되었으니 각자 전투에 대한 의지로 불타올랐다.
불사의 군단 본진이 주둔하고 있는 바르고 성채!
하늘은 어둡고 장대비가 내리는데 진군을 한다니 너무나 떨리고 가슴이 벅차올랐다.
"여기 이 하수구로 들어가면 됩니다."
하지만 위드가 인도한 장소는 좁고 더러운 하수구!
첨벙첨벙!
성기사와 사제, 검치들은 위드가 먼저 일러 준 방향대로 하수구를 걸었다.
페일 일행과 상인인 마판도 함께였다.
하수구를 복잡하게 이동해서 지상으로 올라오고 나니, 둠 나이트인 위드가 기다리고 있었다.
위드는 불사의 군단 소속이었기 때문에 언데드들이 열어주는 성문으로 걸어 들어와 있었던 것이다.
적당히 빗물에 젖은 망토와 갑옷을 부러워하지 않을 수 없다.
"이곳은 바르고 성채의 외성에 있는 주방입니다. 언데드들은 밥을 차려 먹지 않기 때문에 안전한 장소죠."
바르고 성채로 들어오자 사제들은 긴장으로 몸이 으슬으슬 떨리는 기분이었다.
페일이 물었다.
"바르칸이 있는 장소는 여기서 가까이 있는 건가요?"
"내성의 지하로 가야 됩니다."
외성은 쉽게 들어왔지만 남은 길이 만만치는 않았다.
언데드들이 많이 있는데 발각되지 않고 바르칸에게까지 간다는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제가 먼저 가겠습니다. 시간을 두고 따라오세요."
위드는 앞장서면서 언데드들의 동향을 살폈다.
주변에 언데드들이 없으면 더없이 좋았고, 정찰을 해서 정보를 알려 주기도 했다.
"7마리. 아주 가까운 곳에 다른 언데데들은 없습니다. 신속하게 해치우고 움직여야 됩니다."
"홀리 마이트!"
"리커버리!"
사냥을 해야 할 때는 사제들의 신성 마법으로 처리했다.
사제들의 치료 마법, 축복 마법 그리고 턴 언데드 마법은 언데드에게 매우 치명적이었다.
"쉬면서 마나를 보충할 시간은 없습니다. 언데드들이 바르고 성채에서 자유스럽게 돌아다니니 계쏙 바르칸이 있는 곳으로 움직여야 됩니다."
위드는 지체하지 않고 계속 움직였다.
바르칸에게 향하는 길을 정확하게 파악해 놨기 때문에 언데드를 처리하는 시간을 포함하더라도 이동이 빨랐다.
언데드들에게 발각되는 순간 엄청난 병력이 몰려올 것이란 두려움을 안고 움직여야 했다.
다만 위드가 원 없이 싸울 기회를 준다고 했고, 기왕이면 바르칸과 싸워 보고 싶었기 때문에 조용히 뒤를 따라왔다.
이곳 외성에도 많은 몬스터들이 돌아다녔지만, 위드가 불사의 군단에서의 지위를 이용하여 그나마 경계망을 약화시킨 것이었다.
이동 경로에서 놀고 있는 언데드들을 부하로 거두어서 성문 밖에다가 많이 버려 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석에 쪼그려 앉아 있는 언데드도 레벨이 300을 넘는 경우가 허다했고, 공중에는 본 드래곤이 3마리나 날아 다닌다.
벤들러 기사단 등도 유령마를 타고 외성과 내성을 오가면서 돌아다녔기 때문에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위드라도 마음을 놓지 못했다.
"크엑, 인간이다!"
성기사와 사제들은 신성 마법을 발출할 준비를 하고 즉시 사용했지만, 가끔 언데드들은 비명을 지르고 죽었다.
그럴 때마다 주변의 언데드들이 몰려오고, 재빨리 제압과 도주를 반복했다.
"인간! 인간들의 침입입니다."
"종을 쳐서 알려라."
"어딘가에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피 냄새가 난다. 살아 있는 것들이 우리에게 도전했다."
뎅! 뎅! 뎅!
바르고 성채의 탑 중의 어딘가에서 커다란 종소리가 울렸다.
"이젠 발각되었다고 봐야 합니다. 지금부터는 정찰을 하지 않고 무조건 내성으로 뛰어야 합니다."
위드를 따라서 성기사와 검치들이 달렸다.
체력이 약한 사제들조차도 스태프와 성서를 손에 들고 뛰었다.
"길을 막는 언데드들은 다 해치우고 돌파합니다."
이제는 속도와의 전쟁이었다.
바르고 성채 전역에서 몰려드는 언데드들에게 포위당하면 비참한 죽음을 맞을 뿐이다.
"사형들이 나서 주셔야 됩니다. 무조건 최단시간에 뚫어야 합니다. 위험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부탁드립니다."
"그쯤이야 쉽지. 걱정 마라."
검치들은 언데드 방어 병력이 나타나는 족족 깨부쉈다.
몸을 사리지 않는 적극적인 공격과 돌파!
사제들의 정화 마법이 아니라면, 검과 체력을 이용한 일반적인 공격으로는 언데드가 다시 시체로 돌아간다.
바르칸의 다크 룰 마법에 의해서 조금의 시간이 지나면 다시 언데드로 일어나게 되지만, 이것저것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위드는 복도에서 앞장서서 달렸다.
그는 둠 나이트 였기 때문에 언데드들로부터 공격받지 않았다.
"습격자들이다!"
위드는 고함을 질러서 언데드들의 이목을 끌었다.
"오른쪽 복도에서 인간들이 오고 있다."
언데드들이 위드가 말한 방향으로 우르르 달렸다.
위드는 정탐과 길 안내 그리고 언데드를 혼란시키는 역활까지 했다.
그렇게 뚫고 달려서 뒤처진 사제들 몇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내성으로 향하는 관문에 도착했다.
"이곳을 지나야 됩니다. 통과할 수 있는 다른 길에는 언데드들이 너무 많습니다."
위드가 정한 위치는 내성과 물 위의 다리로 연결되어 있었다.
아래에는 언데드 악어들이 인간들을 보고 입맛을 쩍쩍 다셨다.
"갑시다."
성기사와 사제들이 내성을 향해 다리 위를 달렸다.
그들이 지나온 뒤쪽에서는 외성의 언데드 병사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쳐라! 모루 죽여라!"
"바르칸 님의 뜻을 거역하려는 자들이다. 죽음으로 동료로 만들자."
언데드들이 다리를 달려서 추격해 왔다.
너무나도 다양한 언데드들이 있었고, 가고일들은 공중에서 습격을 해 왔다.
"디바인 쉴드!"
사제들이 보호 마법을 펼치며 막았다.
"어서 내성으로 달려요."
"빨리빨리 갑시다."
바르고 성채에 들어오고 난 이후로, 잠깐도 정신 차릴 수 없도록 싸움이 벌어졌다.
언데드를 빨리 해치워야 할 뿐만 아니라, 신속하게 움직여야 된다.
유저들은 어떤 식으로 위드가 전투 지휘를 해 보일지 의문을 품고 있었지만, 이제 해결되었다.
도태되거나 무리에서 떨어지거나 혹은 말을 따르지 않으면 죽음이다.
전투의 난이도가 상상보다 더 대단했기 때문에 위드의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으며 따라오려고 애썼다.
위드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3마리의 본 드래곤들이 현재는 보이지 않았다.
"역시 날을 잘 잡았군."
며칠 전부터 엘프와 바바리안들이 바르고 성채를 공격하지 않았다.
바르고 성채 근처에 있는 숲에서 희귀한 하이 엘프들도 몇명 모습을 드러냈는데, 철수한 것이 아니라 큰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은 조짐이었다.
"엘프들과의 큰 싸움을 해야지."
"공을 많이 세우면 바르칸 님이 기뻐하실 거야."
"바바리안을 많이 해치우면 벤들러 기사단에 뽑힐 수도 있지 않을까?"
"오늘 밤에도 잠잠한 것을 보니 내일은 공격을 할 것 같아. 우리 불사의 군단에서는 바르고 성채에서 수비를 한 후에 반격에 나설 계획이지. 이번에는 숲으로 따라 들어가서 엘프들을 뒤쫓을 거라고 하니, 공적을 올릴 좋은 기회지."
언데드가 하는 말들을 통해서 대략적인 공격 날짜를 추측했다.
지금 바르고 성채를 멀리서 본다면 한쪽에서는 위드가 데려온 인간들이 내성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싸우고 있었다.
그리고 성벽 부근에서는 엘프, 바바리안, 드워프 연합군과 언데드들의 대대적인 전투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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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일과 메이런은 화살을 시위에 걸자마자 쏘았다.
은화살로 가고일의 이마를 맞히면서 내성에 들어섰다.
그래도 입구 근처에 서서 계속 화살을 쏘아 사제들을 보호해 줬다.
검치들과 성기사들은 그럭저럭 방어력이 높아서 괜찮았지만 사제들은 금세 죽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사제들은 보통 편안하고 안전한 후방에서 전투를 지원해준다.
파티 사냥에서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축복과 치료를 전담했기에 잘 움직이지 않는 편이었다.
"허억. 허억!"
모라타에서 손꼽히는 사제 브리만은 내성으로 들어오자마자 가쁜 숨과 함께 주저앉았다.
어디를 가서도 우대를 받으며 지내던 브리만이었지만, 위드의 레이드에 참가하고 나서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달려야 했다.
출렁이는 뱃살로 느리게 걸었다가는 뒤쫓아 오는 언데드에게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브리만은 위드를 따라서 무사히 내성까지 들어오고 나서야 안심했다.
"위드 님, 여기는 안전한가요?"
위드는 그저 말없이 앞쪽 복도를 가리킬 뿐이었다.
외성보다도 훨씬 강력한 몬스터들이 있는 내성!
벤들러 기사 3인이 유령마를 달리며 인간들을 향해 돌진했다.
"조심하세요!"
"습격입니다."
사제들이 잇따라 경호성을 터트렸다.
검치들은 벌써 대비를 하고 있었다.
무예인으로서의 감각.
모험가나 도둑처럼 다양한 종류의 위험을 감지하지는 못해도 강자들이 나타나면 등줄기에 서늘한 기운이 흐르며 경고를 해 준다.
"오랜만에 싸워 볼 만한 상대로군."
"조심해라. 방심하면 그대로 죽을 것 같다."
벤들러 기사단의 추정 레벨은 430 이상이었다.
기사 개인이 각자 이름을 부여받은 고위 언데드였으며, 바르칸의 데스 오라에 의하여 강화되어 있다.
"분검술!"
검치들은 검술의 비기를 사용했다.
벤들거 기사단이 강해 보였기 때문에 처음부터 전력을 다 하려고 했다.
검십구치, 검오십육치 그리고 검백일치, 검백사십칠치의 몸이 각자 10개 이상씩으로 늘어났다.
"바르칸 님은 살아 있는 생명을 원한다."
"너희는 제물로밖에 쓸 수 없으리라."
벤들러 기사 3인이 순식간에 쇄도하면서 검치들의 분신을 베었다.
검에 베일 때마다 희미해지면서 분신들이 사라졌다.
검치들은 분신을 이용하여 적의 생명력을 야금야금 깎아 놓는 방법은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적의 빈틈을 만들어 놓으며 공격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쓴 것일 뿐이었다.
"타합!"
공격을 하느라 노출된 벤들러 기사들의 취약점을 검치들이 공격했다.
"크오어아!"
벤들러 기사들은 데스 오라의 보호 능력과 갑옷 덕에 검치들의 공격에도 크게 부상을 입지 않았다.
등이나 무릎같은 관절 부위를 때렸음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타격만 입었을 뿐이다.
"치료의 손길."
"전사의 치유."
"태양신의 가호!"
사제들과 성기사들의 신성 마법이 조금 늦게 벤들러 기사들에게 작렬했다.
언데드들에게는 끔찍한 피해를 주는 치료와 축복 마법들이었다.
"끝없는 광휘."
"활력 재생."
벤들러 기사들이 약해지는 틈을 타서 검치들은 무차별 난타를 했다.
화령은 새로 습격해 온 벤들러 기사 둘 앞에서 춤을 추었다.
그녀만의 부비부비 댄스!
벤들러 기사들은 인간이라면 일단 증오하며 공격한다.
하지만 춤의 범위는 가까울수록 위력이 커지기 때문에, 검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면서 추어야 했다.
화령으로서도 어려운 일이었지만 다행히 성공시킬 수 있었다.
"이거 제법 괜찮네."
"팰 만한데요."
직접 전투에 참여한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기사들의 방어력이 높다 보니 손맛이 보통 뛰어난 게 아니었다.
공격과 관련된 스킬 숙련도와 스탯을 올리기에도 좋은 기회!
벤들러 기사들이 죽을 무렵, 위드는 잠깐 구석으로 들어갔다.
"이제 더 이상 언데드로는 안 되겠군."
바르고 성채의 내성은 둠 나이트도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없는 장소다.
외성에서처럼 언데드들에게 명령을 내리거나 하는 것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바르칸에 의하여 지배를 받는다.
바르칸이 공격하라고 하면 육체의 통제권을 잃어버리고 검치들과 싸우게 될 수도 있다.
"다시 몸을 바꾸어야 할 때야."
위드는 배낭에서 조각품을 꺼냈다.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야지."
미리 조각해 놓은 머리와 다리, 팔, 몸통 등을 결합하니 위드의 원래 얼굴과 비슷하면서도 미묘하게 달랐다.
조각품은 콧대도 오뚝하게 서 있고, 적당치 각진 턱 선에 눈썹이 진하고 좌우 비례도 좋았다.
전반적으로 잘생겨졌을 뿐만 아니라 키도 12센티 정도 크다.
엄밀히 본다면 분류만 같은 인간일 뿐 이것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성형외과 전문의들이 보고 잘 고쳤다고 감탄하고, 동창회에 가면 아무도 몰라볼 그런 외모.
"오랜만에 거울을 본 것처럼 편안해. 조각 변실술!"
위드는 언데드의 육체에서 인간으로 다시 돌아왔다.
여러모로 육체가 조금 바뀌었지만, 둠 나이트였을 때와 키는 비슷했기 때문에 적응에 어려움은 없다.
콜드림의 데몬 소드와, 인간이었을 때 착용하던 장비들을 장착하고, 마지막으로는 조각사의 횃불을 들었다.
"이제 좀 편해졌군."
둠 나이트였을 때처럼 육체가 전투적으로 강화되진 않았어도 훨씬 좋은 장비를 착용할 수 있다.
사제들의 치료나 축복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나쁠 것은 전혀 없었다.
위드가 다시 사람들 앞에 섰을 때, 사제와 성기사, 페일 일행과 네크로맨서들은 전부 내성 안으로 들어와 있었다.
"어?"
"지금 조각품의 효과가……."
위드가 들고 있는 횃불에 의하여 유저들이 능력이 훨씬 높아졌을 뿐 아니라 신앙심, 지식, 지혜가 영구적으로 10씩 증가했다.
"그때 만들었던 조각품이다."
"위드 님이 만든 조각품이 이 정도구나. 조각사도 정말 굉장한 직업인데?"
유저들의 존경을 받으면서 위드는 앞으로의 계획을 말했다.
"계속 바르칸이 있는 장소로 이동합니다. 그리고 내성의 몬스터들이 계속 모여들 텐데… 여기서는 신성 마법을 아끼지 말고 써서 잡아야 됩니다."
검치들만 싸워서는 벤들러 기사들에게 피해가 클 수 있다.
언데드가 넘치는 바르고 성채에서는 전력을 다하여 뚫고 나가야 되었다.
"언데드들이 앞뒤로 계속 모여들 텐데 어떻게 하지요?"
성기사들 중의 누군가가 물었다.
지금 이들은 고위 사제 8명이 가지고 있는 마나를 전부 소모해서 완성한 신성 결계 안에 있었다.
내성으로 접어드는 길목에서 잠깐 숨을 돌리고 있는 것이지만, 이 결계도 불과 3~4분밖에 지속되지 않는다.
외성에 있는 몬스터들의 진입도 문제였지만, 내성의 강한 몬스터들이 덤비는 것도 곤란했다.
"계속 가다가 보면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습니다. 그 밑에 바르칸이 있죠. 계단을 장악한 후에 언데드와 싸우는 방어선을 칩니다."
지하로 내려가는 유일한 통로인 계단에서 전선을 좁힌채로 언데드와 싸운다. 성기사와 사제들도 휴식을 취하고, 그 곳에 병력의 일부를 남겨 놓은 채로 목숨을 걸고 바르칸과 싸우기 위하여 진입하는 게 계획이었다.
상당히 기초적이고 단순하지만, 그곳까지 얼마나 피해 없이 도착하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크게 좌우될 수 있었다.
위드는 바르고 성채의 내부 구조를 잘 알았으니 헤매지도 않았고, 길잡이로서의 역활을 충실히 해낼 수 있었다.
"후우……."
유저들은 긴장으로 크게 숨을 내쉬었다.
전설적인 몬스터 바르칸과의 싸움을 남겨 놓고 있다.
승리하면 다행이지만, 만약 그러지 못하고 물러나거나 도망친다면 내성도 벗어나지 못하고 꼼짝없이 전멸이었다.
사제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갑시다."
"여기까지 온 이상 끝을 봐야죠."
체력을 회복하기 위하여 잠깐 쉰 뒤에 계속 움직였다.
언데드들이 끊이지 않고 몰려들었지만, 성기사와 사제들의 신성 마법이 작렬했다.
벽과 천장, 땅에서 악령들이 몰려들었으며, 벤들러 기사들이 시시때때로 등장했다.
위드가 횃불을 들고 앞에서 전진하고, 그 뒤를 검치들과 페일 일행, 사제, 성기사, 네크로맨서가 바싹 따랐다.
"이거 언데드들이 계속 몰려드는데, 성공할 수 있을까요?"
"글쎄요. 그래도 위드 님이 이끄는 거니까 당연히 성공할거예요."
"그래도 첫 실패가 우리는 아닌지……."
불안과 초조함이 뒤따를 수밖에 없었다.
오래된 그림에서도 몬스터가 튀어나오면서, 바르고 성채는 위험한 던전을 훨씬 능가하는 수준이었다.
"벽이다!"
"벽에서 유령들이 뛰쳐나오고 있습니다. 어서 피하세요."
"천장에 붙은 몬스터를 주의하세요!"
사제들과 성기사들이 많이 모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데드의 기습에 의해 희생자가 속출했다.
생명력이 약간이라도 남아 있으면 치료 마법을 마구 사용하여 살릴 수 있었지만, 레벨이 너무 높은 언데드들은 잠깐 사이에 검치들과 성기사들을 대여섯씩 죽였다.
사제들은 모든 위협에 가장 우선해서 지킴을 받았지만 그들도 피해가 많이 발생했다.
앞뒤로 협공을 당하기도 하면서 위험한 때도 많았지만, 마침내 목표로 했던 와인 저장소가 있는 계단까지 이동을 완료!
드디어 문만 열면 바르칸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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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제 바르칸과의 싸움을 앞두고 있네요. 정말 많이 기다렸던 순간입니다."
"위드로서는 대단히 많은 것이 걸려 있는 싸움이 되겠네요."
위드가 유저들을 데리고 바르고 성채에 진입하는 장면은 각 방송국들이 생방송으로 중계했다.
미리 일정이 예고되었기 때문에 정규 프로그램을 취소하고 특집 프로그램으로 만든 것이다.
기다리던 시청자들이 로열 로드와 관련된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있었기 때문에 하나의 거대한 축제라고 해도 됐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미치도록 즐거운 일' .
시청자들의 반응은 각 방송국의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을 정도였다.
단 한 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는 위드의 모험이라는 점도 이유가 됐다.
하지만 그보다도 더,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이유가 따라 있었다.
+ 완전 무모해.
+ 간이 부었잖아. 순대 1인분을 시키면서 간만 달라고 할 사람인가?
+ 위의 분, 재미없는 농담이시네요. 위드는 간만 5인분씩 먹는다고 합니다.
+ 바르고 성채! 어떻게 저런 장소로 사냥을 하러 들어갈 수가 있는 거지?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위드였다.
다른 유저들은 알고로 절대 하지 않을 행동을 위드는 서슴지 않고 저지른다.
이럴 때 느껴지는 통쾌함과 스트레스 해소!
여러 방송국들이 동시에 중계를 했지만, 방송국 진행자들의 성향에 따라서 하는 말들은 달랐다.
"호경 씨, 분석에 따르면 사냥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요?"
"예, 그렇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전력을 모두 분석해 봤는데, 제 판단으로는 이길 가능성은 보이지 않습니다."
"언데드의 천적이라고 할 수 있는 성기사와 사제들이 많이 있는데도요?"
"바르칸의 마법을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네크로맨서가 가장 무서운 이유가 무엇입니까? 바로 시체로 아군을 계속 만들어 낸다는 점이죠. 그런데 저렇게 많은 인원이 몰려가니, 자칫하면 이점보다는 불리함이 더 많을 것입니다. 최악의 경우 모두가 언데드가 되어 버릴 수도 있겠죠?"
"그러면 어떻게 해야 바르칸을 이길 수 있을까요?"
"레벨이 아주 높은 소수가 가야 합니다. 현재로써는 아직 바르칸을 사냥할 만한 레벨의 유저가 없으니 잡지 못하는 몬스터라고 봐야겠죠.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어떤 식의 전투가 벌어질지 매우 걱정이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부정적으로 진행하는 방송국은 시청자들이 싸늘하게 외면했다.
시청자 게시판도 졸음이 나올 정도로 한가한 수준이었다.
"위드의 전투를 감안한다면 많은 대비를 해 왔을 테고, 그렇기 때문에 잘 싸울 수 있을 겁니다. 지켜보면서 그가 꺼내놓는 전술을 하나씩 감상하는 것도 재미있는 포인트가 되겠네요. 먹혀들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요."
"불사의 군단이 모라타를 공격하고 있기 때문에 위드는 바르칸을 사냥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입장입니다. 사냥에 실패한다면 모라타의 존립이 위태롭겠죠."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방송을 하는 경우도 시청률이 낮았다.
"바르고 성채의 내성으로 들어오더니 벌써 바르칸이 있는 장소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습니다. 진격부터 엄청 빠르지 않습니까?"
"보통 이런 전설적인 몬스터에 대해서는 수식어가 여럿 붙습니다. 움직이는 공성 병기나 언데드의 제왕 등. 하지만 이번에는 상대가 안 좋습니다. 위드는 전쟁의 신이거든요."
"마법의 대륙에서부터 위드에게 전쟁의 신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가 지금 설명되고 있는 거죠?"
"여러 말 할 필요 없이, 화면을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생면부지의 유저들을 데리고 성채로 진입하여 이렇게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위드 외에 또 누가 저렇게 싸울 수 있겠습니까?"
위드에 대해서 칭찬과 응원을 적극적으로 하는 방송국에서는 시청률 폭등!
여러 방송국에서 중계되고 있었기 때문에 시청률은 더 민감한 부분이었다.
방송 관계자들은 찬양의 말을 하면서도 다른 면을 새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까지 로열 로드와 관련된 방송을 하며 이렇게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는 유저는 단 1명도 본 적이 없다.
대개 세력과 힘, 남보다 높은 레벨을 가지고 있어 많이 알려졌던 것이지, 인기라는 측면에서는 위드와 비교가 안 되었다.
냉정하게 볼 때에 바드레이가 아니라 어지간한 길드의 수장이라도 그 세력과 실질적으로 발휘하는 영향력이 위드보다는 훨씬 컸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위드를 응원하는 이뉴는, 조각품도 만들고 여러 가지 기술들을 보이면서 짜릿짜릿한 모험을 하기 때문이다.
고리타분한 세력 형성이 아니라 누구나 꿈꾸던 모험을 하면서 돌아다닌다.
자신들은 하지 못하는 모험.
넓은 베르사 대륙을 무대로 활약하는 조각사를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사람들이 이렇게 좋아한다면……."
"다음에 위드를 배경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을 고려해 봐야겠죠?"
"위드가 만든 조각품이나 사냥터를 위주로 정보를 전달해주는 방법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이미 여러 번 방송에 나왔지만 항상 시청률이 높았지요."
방송 관계자들은 위드의 인기를 그들이 활용할 수 있는 수준에서만 보았다.
하지만 최근 자주 방송을 보면서, 그들 사이에서도 위드의 팬이 갈수록 늘어 가고 있었다.
모두 베르사 대륙을 여행하는 유저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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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겠습니다. 전투준비를 하고 바로 돌격합니다."
위드가 문을 열자마자 커다란 의자에 앉아 있는 바르칸 데모프가 보였다.
+ 공포 상타에 빠집니다.
+ 육체가 일시적으로 경직됩니다.
+ 생명력과 마나의 최대치가 20% 감소합니다.
+ 힘이 45% 줄어듭니다.
+ 민첩이 23% 저하됩니다.
+ 지혜가 40% 줄어듭니다.
+ 체력이 28% 저하됩니다.
+ 불행해집니다.
+ 정신이 붕괴되어 환각 상태에 빠집니다.
+ 어지러움을 느낍니다.
+ 스킬과 마법의 실패 확률을 증가시킵니다.
+ 환영을 보게 됩니다.
+ 체력의 저하가 빨라집니다.
솔직히 어느 정도 예상도 하고 마음의 각오도 다졌다.
하지만 바르칸을 쳐다보기만 했는데도 이 정도의 효과!
위드는 투지와 정신력, 신앙심이 골고루 높았는데도 피해가 막심했다.
둠 나이트로 왔을 때는 같은 편이라서 괜찮았지만, 적대적으로 돌아선 이상 바르칸의 강대한 위세를 정면으로 마주해야 한다.
"꺄아아악!"
"이러지 마. 다가오지 마세요!"
사제들은 아예 물리적인 데미지를 크게 입고, 환영의 위협을 당하기도 했다.
괜히 전설적인 몬스터가 아니라는 듯 단박에 인간들을 혼란에 빠뜨린 것이다.
검치들은 의외로 크게 나쁘지 않았다.
여러 무모한 도전들로 정신력과 투지가 만만찮게 높았을 뿐만 아니라, 무예인이란 직업은 매우 강한 적을 마주하면 힘을 바닥까지 긁어내서 싸우기 때문이었다.
따라라란!
마레이는 악기를 꺼내어 연주했다.
음악은 공포를 이기는 데 유용한 수단이었다.
'대륙 최고의 바드가 나라는 사실을 알려 주마.'
바르칸 사냥은 여러 방송국으로 생중계가 되고 있으니 기다렸던 기회다.
전투의 시작에 앞서서 위드가 노래를 부르던 장면은, 바드에게 있어서는 질투가 날 정도로 멋졌던 것이다.
바르칸 사냥이라는 무대는 왕궁의 홀도 부럽지 않으리라.
@ 전쟁의 신의 발길이 닿은 곳
@ 얼어붙은 땅과 불사의……
작곡했던 회심의 노래를 작은 목소리로 불렀다.
처음은 잔잔한 멜로디로 부드럽게 시작했다.
그러다가 중간쯤부터 폭발적인 가창력을 발휘하는 게 마레이의 노래 성향이었다.
그런데!
@ 너무강해. 단단히 보이는 언데드!
위드가 노래를 위하여 사자후를 터트렸다.
마레이는 밀릴수 없었기에 자신이 부르려던 곡에 맞춰 연주는 계속했다.
@ 발검음은 역사를 만들고……
@ 떨리도록 강해 보이는 구나
@ 하지만 오늘은 죽을 거야
@ 얼마짜리들을 입고 있는 거니
@ 자자자자잡, 템템템템템
@ 붙어오는 바람을 따라
@ 로브는 비싸다
@ 머리에 쓰고 있는 왕관은 얼마지?
@ 들고 있는 해골 지팡이도 내게로
@ 자자자자잡, 템템템템템
이건 노래방에서 가장 잘 부르는 노래를 준비했는데 마이크를 뺏어 간 것보다 훨씬 더 잔인한 행동!
마레이의 서사적인 장중한 노래는 위드의 음정과 박자도 안 맞는 고함에 묻힐 수 밖에 없었다.
단순하지만 따라 부르기도 쉬운 후크송!
+ 음악을 들음으로 인해 공포와 환각 상태의 효과가 58% 감소합니다.
마레이는 절망하면서도, 바드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연주라도 계속했다.
위드가 마구 부르는 노래를 절묘하게 따라가면서 부각시켜 주었다.
'언데쯤 끝낼 거지? 어떤 식으로 마무리를 지을 거지?'
사전 협의가 전혀 없었기에 마레이는 초조하게 노래에 따라서 연주를 했다.
하지만 위드의 노래는 제대로 끝맺음도 없이 갑자기 끝났다.
"돌격!"
위드의 명령이 떨어지자 성기사들은 계획했던 대로 바르칸을 목표로 달려들었다.
지상에서는 벤들러 기사를 비롯하여 불사의 군단의 언데드가 계속 지하 계단으로 내려오려는 시도를 했다.
바르칸을 사냥하지 못하든, 시간을 끌어 불사의 군단이 내려오든, 전멸할 수밖에 없었다.
바르칸이 의자에서 일어났다.
"버러지들. 헛된 생명을 일찍 끊기 위해서 찾아왔다니 잘했다. 너희의 쓸모없는 머리는 없어도 되니 육체만 언데드로 만들어서 영원히 복종시키리라."
+ 네크로맨서의 선언이 시전되었습니다.
성기사들은 돌격하였지만 각각 다른 방향이었다.
그들은 제대로 달려가고 있다고 여겼지만 실상은 바르칸의 환영에 사로잡힌 것이었다.
"프로스트 웨이브!"
바르칸이 손가락은 튀기자 냉기의 파도도 밀려들었다.
환한 신성력에 휩싸여 있는 성기사들이었지만, 결빙의 효과로 인하여 속도가 느려지며 몸이 굳어 갔다.
"인갈들을 없애라."
땅속에서 둠 나이트가 50기나 한꺼번에 일어났다.
바르칸을 지키는 직속 호위병이었다.
"언데드들이 이곳에도 있어."
"어서 해치워야 해. 바르칸이 다른 마법을 계속 쓸 시간을 주면 안 돼!"
성기사들은 더 다가가기 위해 먼저 둠 나이트들과 전투를 치러야 했다.
이렇게 전투가 벌어지다 보면 시체가 나오는 즉시 전투의 균형은 바르칸 쪽으로 유리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성기사들은 놀라지 않았다.
'위드가 이런 식의 전투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했지.'
성기사들이 돌격한다면, 바르칸은 일단 그들에게 공격을 집중시킬 거라고 했다.
리치의 육체적인 능력도 나쁘지는 않지만, 성기사들이 근접 거리까지 달라붙는다면 마법사로서는 굉장히 곤혹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네크로맨서들이 선호하는 방식대로 여러 치명적인 저주를 사용하며, 성기사들을 제물로 언데드를 일으키려고 할 것이다.
성기사들은 미끼 역활이었다.
남다른 방어 능력과 신체 보호력으로 인하여, 바르칸의 마법 공격에도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하다.
수비적으로만 싸운다면 둠 나이트의 공격도 아주 오랫동안 버틸 수 있었다.
진짜 공격은 사제들이 준비했다.
"턴 언데드!"
사제들이 일제히 언데드 정화 마법을 펼쳐다.
바르칸의 여러 환영들이 사라지고, 흑색 오라가 출렁거릴 정도로 거대한 충격이 발생했다.
"크에에엑!"
전설적인 몬스터 바르칸이라고 해도 상극이나 다름없는 공격에 피해를 입지 않을 수는 없었다.
바르칸의 육체와 주변이 신성력으로 환하게 빛났다.
로뮤나는 급히 마법을 사용했다.
"움트고 있는 생명력, 그 전부를 보여 다오. 뷰 라이프 포스!"
띠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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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치 바르칸 데모프
+ 어둠의 주술사이며,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흑마법사.
+ 언데드를 일으켜 대륙을 장악하려고 한다.
+ 리치의 육신을 가지고 있으며, 가슴에 박힌 성검으로 인하여 육체적인 활동과 마법력에 제약을 받고 있다.
+ 전설적인 몬스터로, 모든 왕국과 교단의 공적
생명력 : 87%
마 나 :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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