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폭풍의 부름
위드는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기고 5미터, 10미터씩 미끄러지며 화살을 쐈다.
"이래서 궁수들이 인기가 높겠군."
위드는 화살을 쏘면서 중얼거렸다.
백발백중!
쏘는 족족 거짓말처럼 적중할 뿐만 아니라, 하이 엘프의 활이기 때문에 정령의 추가 데미지까지 들어간다.
푸슈슈슈슈슈슉!
잇따라 발사되는 화살이 스켈레톤들이 서 있는 성벽 위에 차례대로 박혔다.
불의 정령에 의해 화염 폭발이 일어나고, 물의 정령으로 헤일이 나타난다.
땅의 정령으로 흙더미가 주변을 파묻었으며, 바람의 정령에 의해서 스켈레톤들이 멀리 날아가서 지상으로 추락했다.
일렬로 초토화!
궁수와 레인저를 선택해서 하는 유저들이 어떤 재미를 느끼고 있는지 알 것 같았다.
정작 텔레비전 등을 통해서 보는 궁수와 레인저 유저들은 입을 쩌억 벌리고 황당해하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는 채.
"그래도 궁수는 나한테 맞지 않는 직업이야."
멀찍이에서 화살을 쏘아 몬스터를 맞히는 쾌감은 컸다.
어떤 언데드들은 자신이 왜 소멸되는지도 알지 못하고 사라졌다.
하지만 멀리 떨어져 있는 스켈레톤들을 쏘다 보니 화살만 소모되어 나가고 전리품은 줍지도 못했다.
손을 뻗어도 가질수 없는 아이템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안정적인 장소에서 파티나 독립 사냥을 할 때라면 몰라도, 이런 전장에서 할 직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검을 써야지."
가까운 몬스터들을 죽여야 아이템을 확실히 얻는다.
수금의 중요성을 위드는 터득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사이에 검치들도 지붕으로 모두 올라오고, 사제들과 마레이까지 올라섰다.
바르고 성채의 탑과 성벽 위에 있는 스켈레톤들은 그들을 향해 화살을 쐈다.
고립된 섬처럼 느껴질 뿐만 아니라, 하늘과 땅이 모두 몬스터!
"자, 시작해 보자."
검삼치가 검을 휘둘러서 가까이 있는 가고일을 베었다.
어느덧 새카맣게 주변을 덮고 있는 가고일 떼에게, 드디어 반격이 시작되었다.
"몽땅 다 죽여라."
"이놈들부터 처리하고 본 드래곤에게 가자!"
검치들은 무모한 사고들을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이 일으켰지만, 그들이 추구했던 목표는 강해지는 것 외에는 없었다.
그들이 숭상하는 강함은 스스로의 한계를 깨뜨리기 위한 수단이었다.
"일단 패면 다 죽어!"
"다 없애 버려!"
검치들은 뛰어다니면서 가고일을 검으로 베었다.
바르고 성채의 지붕에서 엄청난 소란이 벌어지다 보니 공중에 있던 본 드래곤들의 시선이 아래로 향했다.
"인간들이 있다."
탑보다도 훨씬 거대한 크기의 본 드래곤 1마리가 뼈밖에 없는 날개를 펄럭이며 접근했다.
드래곤의 머리 부분에서 새까만 괭차가 줄기줄기 뿜어져 나왔다.
+ 공포 상태에 빠집니다. 하지만 극복해 냅니다.
+ 민첩이 4% 저하됩니다.
+ 지혜가 25% 줄어듭니다.
본 드래곤도 공포를 전염시키는 효과를 가지긴 했지만, 바르칸에 비하면 그 위력이 절반도 되지 않아 버틸 만했다.
곧 본 드래곤이 주둥이를 크게 벌리면서 숨을 들이마셨다.
영락없이 브레스를 사용하기 위한 자세!
거리가 가까웠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피할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위드는 사자후를 터트렸다.
"나에게부터 덤벼라! 내가 이곳에 온 목적은 바르칸을 죽이는 것이다. 나를 쓰러뜨리지 못한다면 아무도 건드릴 수 없다."
검치들조차도 깜짝 놀란 만한 사내의 호기!
위드가 죽기라도 한다면 정말 큰일이었다.
죽음을 거부할 수 있는 힘에 의해서 언데드로 되살아나 버리면 바르칸의 명령을 거역하지 못하게 된다.
본 드래곤의 편에 서서 강제적으로 검치들과 싸워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렇게 난감한 일이 없는데도 큰소리를 치는 것이다.
"안 그래도 네가 제일 나쁜 인간일 줄은 알고 있었다."
위드는 검치들과 떨어져서 지붕에서 힘껏 앞으로 달렸다.
발을 내디딜 때마다 무섭게 뒤로 지나가는 풍경들!
"도망쳐 봐야 소용없을 것이다."
본 드래곤은 확실히 위드를 목표로 정하고 주둥이를 크게 벌렸다.
그리고 주특기라고 할 수 있는 산성 브레스를 내뿜었다.
푸화아아악!
하늘에서 밀려오는 산성 브레스.
위드가 지붕을 대단히 빠른 속도로 발리긴 했지만, 브레스를 피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
"바람의 질주."
+ 스킬 바람의 질주를 사용하셨습니다.
+ 체력과 마나의 소모가 3배 빨라집니다.
위드의 몸이 앞으로 튕겨 나가듯이 더 가속됐다.
최고 속력을 내는 말이라도 단숨에 지나칠 정도로 어마어마한 속도였다.
그리고 어느 순간, 텔레포트 마법이라도 시전한 것처럼 싹 사라졌다.
본 드래곤이 나타날 때부터 봐 두었던 지붕의 구멍을 이용해 아래층으로 뚝 떨어진 것이다.
산성 브레스는 위드가 지나간 자리를 휩쓸어 버리면서 바르고 성채 외벽까지도 함께 녹였다.
건물의 일부가 녹아내리고 무너지면서 오래된 양탄자와 가구, 벽화들이 보일 정도로 형태가 바뀌었다.
"킬킬. 여기 시원한 바람이 부네."
머리를 들이밀고 기뻐하는 어린 스켈레톤!
위드가 다시 지붕으로 올라왔을 때에는 본 드래곤이 낮게 날아와서 검치들이 몰려 있는 장소를 짓밟고 있었다.
"너희에게 바르칸 님의 땅을 침범한 죄를 묻겠다."
성채가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흔들리고 성벽이 허물어 졌다.
검치들은 모여 있었기 때문에 미처 피하지 못하고 몇 명이 발에 밟혔다.
본 드래곤이 하늘에 떠 있으면 잡기가 굉장히 어렵다.
높은 하늘에서 브레스나 쏘고 마법만 사용한다면, 검치들에게는 가히 절망적인 일이다.
그리폰이나 와이번이라도 길들였다면 하늘로 올라가서 싸울 수 있겠지만, 그것도 준비되지 않은 마당이다.
탑이나 건물 구조상 엄폐물이 조금 있는 바르고 성채의 지형 때문에 넓은 범위에 작렬하는 마법의 효과가 조금 떨어지기는 할 테지만.
하지만 본 드래곤은 일부러 지붕에 내려앉아서 검치들이 더 전진하지 못하도록 싸우고 있었다.
다른 2마리는 중앙 탑 근처를 떠나지 않는다.
그게 의미하는 바는 오직 하나!
"확실히 바르칸의 라이프 베슬은 중앙 탑에 있는 거로군."
본 드래곤이 움직일 때마다 성채에 금이 가고 마구 부서졌다.
하지만 흉포하기 짝이 없는 본 드래곤은 그런 것쯤은 아랑곳도 하지 않았다.
"흩어져라."
"박살을 내 버려!"
은폐물 뒤에 숨어 있던 검치들이 갑자기 나와서 본 드래곤을 에워싸고 공격했다."
"날개부터 공격해라."
"발목을 부러뜨려!"
검치들은 본 드래곤에게 달라붙어서 찌르고 베면서 타격을 입혔다.
"이놈 뼈마디가 엄청 단단하다. 제대로 공격이 안 들어가!"
"생명력이 거의 안 깎이는 것 같아."
본 드래곤의 앞발에 적중되면 생존이 위태로울 정도로 피해를 입었고, 밟히면 그대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
운 좋게 살아남는 경우도 있었지만, 건물이 먼저 무너져서 빠져나왔던 행운의 결과물일 뿐이었다.
위드도 바람의 질주를 사용하며 신속하게 본 드래곤의 뒤쪽으로 달려갔다.
본 드래곤의 꼬리뼈에서부터 계단은 밟듯이 올라가서 목 위에 섰다.
"헤라임 검술!"
깨알처럼 작은 부위만을 타격하는 일점 공격술을 활용했다.
검치들도 본 드래곤과 싸우면서 일점 공격술을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본 드래곤이 격렬하게 움직이면서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같이 때리자."
"여기서 공격을 해야 편하겠군."
검치들은 위드처럼 본 드래곤의 몸 위로 올라왔다.
"인간들아, 바르칸 님의 위대함 앞에 무릎을 꿇어라!"
쿠구구궁!
본 드래곤이 인간들을 떨어뜨리기 위해 몸부림을 치면서 바르고 성채가 심하게 부서졌다.
일부는 연쇄적으로 3층이나 2층까지 무너지기도 했다.
본 드래곤의 몸통과 앞발, 주둥이와 꼬리를 이용한 정면 공격도 문제였지만, 건물의 붕괴로 인해서 검치들은 더 많이 피해를 입었다.
본 드래곤이 검치 1명을 먹어 치우고 나서 거칠게 포효했다.
"크와아아아아학!"
드래곤 피어!
위드를 따라서 본 드래곤의 등과 날개, 목 위로 개미 떼처럼 달라붙은 검치들은 쉴 새 없이 검을 내리쳤다.
본 드래곤의 단단하기 짝이 없는 몸뚱이를 때리면서, 검의 내구도가 급속하게 나빠졌다.
+ 본 드래곤의 뼈에 부딪쳐서 검의 내구력이 저하되었습니다.
+ 공격력이 3 줄어듭니다.
힘을 잔뜩 모아서 강하게 때릴수록 검의 내구도가 나빠진다.
도끼가 철퇴 등의 중병기를 쓰는 쪽이 본 드래곤의 생명력을 감소시키기에는 더 유리한 편이기는 했다.
내구도가 떨어지면 최대 공격력도 덩달아서 감소하지만 망설일 시간이 없었다.
본 드래곤의 생명력도 어느새 5할 이하로 떨어졌다.
지붕에 있는 검치들도 밟히거나 먹힐 위기에서 사방으로 뛰어다니면서 본 드래곤의 좌우 측면을 공격했다.
"사형들, 방심하면 안 됩니다. 본 드래곤은 생명력 회복 속도가 워낙에 빠르니까요!"
"이놈이 완전히 부서질 때까지 때릴 거다."
위드는 목뼈 하나만을 놓고 계속 타격했다.
"달빛 조각 검술. 헤라임 검술!"
+ 검술 스킬의 숙련도가 증가하였습니다.
본 드래곤은 검술 스킬을 늘려주는 최적의 목표물이었다.
스켈레톤 궁수, 스켈레톤 메이지들도 성채의 지붕으로 기어 올라왔다.
불화살과 냉기의 마법 등이 검치들과 본 드래곤을 가리지 않고 떨어졌다.
+ 화살이 비껴 나갔습니다.
+ 애시드 애로우가 스쳐 지나갔습니다.
민첩의 높은 효과로 인하여 위드는 공격들에 제대로 적중되지 않았다.
검치들은 저항력과 인내력으로 극복했다.
바다를 건너고 검을 계속 휘둘렀던 덕분에 급격히 늘어난 인내력으로 조금은 버틸 수가 있었다.
"이까짓 것쯤은 검을 휘드르는 데 장애가 될 수 없다. 네가 먼저 죽나 내가 먼저 죽나, 어디 해보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싸우는 검치들!
본 드래곤으로부터 공격을 당하거나, 어마어마한 몸부림에 중심을 잃고 바닥으로 떨어져서 짓밟혔다.
운 좋게 사제들의 치료를 받고 빠져나오는 경우도 있었지만, 죽어서 언데드로 되살아난 이후에는 동료들을 공격했다.
위드는 목뒤에 있었기 때문에 여러 상황을 볼 수 있었다.
본 드래곤이 머리를 들고 포효할 때마다 높은 산에 올라간 것처럼 시야가 사방으로 확 트였다.
바르고 성채의 지붕에서, 본 드래곤까지 타고 있으니 모든 전황을 고스란히 살필 수가 있었다.
외성의 전투까지도 원한다면 보일 정도였다.
'사형들의 피해가 크다.'
현재 움직이는 검치들을 보면 적어도 30명 정도는 죽은것 같았다.
부상자들이 많고 성채가 무너지고 있기 때문에 갑자기 더 많이 죽을 수도 있다.
죽은 검치들은 다크 룰 마법에 의해 언데드로 되살아났다.
성채의 지붕과 탑으로 둠 나이트, 벤들러 기사 같은 언데드들도 올라오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나빠졌다.
바르칸을 지키는 게 그들의 모적이었지만, 라이프 베슬이 있는 중앙 탑과 가까워지면서 이쪽으로도 언데드들이 배치되고 있었던 것이다.
'시간이 문제구나'
위드가 때리고 있는 본 드래곤은 생명력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대로 조금만 지나면 사냥할 수 있으리라.
하지만 더 빨리, 그리고 검치들의 피해가 없어야만 했다.
"아깝지만 어쩔 수 없지. 사형, 이 자리를 부탁합니다."
위드는 본 드래곤을 공격하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할 수 있는 목뼈에서 내려왔다.
검사치가 대신 그 자리를 맡았다.
위드는 중앙 탑이 있는 방향으로 달려가며 사자후를 터트렸다.
"나는 중앙 탑으로 가서 바르칸의 라이프 베슬을 파괴하겠다!"
외성의 언데드들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목소리였다.
"크르르르르."
검치들을 공격하던 본 드래곤이 즉각 반응하며 뒤돌아섰다.
위드부터 해치우기 위함이었다.
본 드래곤은 건물을 부숴 가면서 위드에게로 맹렬히 달려왔다.
다른 스켈레톤 궁수와 메이지, 마녀들의 표적도 일제히 위드로 바뀌었다.
수없이 많이 날아오는 화살과 마법 공격!
위드는 마법과 화살을 하나씩 피했다.
도저히 피할 시간이 없을 때는 비껴서 맞아 줬다.
위드의 생명력은 사제들의 도움으로 인해서 다시 87% 정도나 회복되어 있었다.
+ 화살이 오른쪽 어깨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 화염 마법을 회피하셨습니다.
+ 글레셔 스파이크를 완벽하게 피해 냈습니다.
높을 민첩과 회피 스킬 덕분에도 화살이나 마법이 제 위력을 다하지 못했다.
설혹 생명력이 다 떨어지더라도, 서윤으로부터 상당한 도움을 받아 좀 더 버틸 수 있을 것이다.
'피한다.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위드는 똑바로 지켜보며 실날같은 공간에 몸을 던졌다.
몸을 날리면서 본 드래곤의 주둥이와 앞발을 피하고, 그를 향해 날아노는 수많은 마법 공격과 화살들을 아슬아슬하게 비껴 보냈다.
수백 번 연습하며 맞춰 보기라도 한 것처럼 거짓말 같은 움직임.
주변에서 얼음과 불의 마법이 부딪치며 일어나는 폭발을 배경으로 춤을 추듯이 아름답게 움직이는 위드!
"정말 잘 피하는구나."
"사제의 실력이 언제 저저런 경지에까지……."
검치들조차 일순간 경이로워할 정도였다.
감각으로 주변을 인지하고 연쇄적으로 날아오는 화살과 마법을 피해 내기란, 지금 저 상황에서는 거의 인간의 능력의 한계를 넘어서야 가능한 일이 아닌가.
물론 상당히 많은 부분이 위드의 실력이었지만, 고급 8레벨의 회피술이 적용된 덕분이었다.
어느 정도 수준 이하의 공격의 경우에는 흐름에 따라 이동하면서 자연스럽게 피한것들도 꽤 되었다.
위드가 스스로 한 움직임과 스킬이 뒤섞였다.
수많은 공격들 속에서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처럼 유려하게 움직였다.
지켜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저 입만 벌리면 되었지만, 까딱하면 죽느냐 사느냐였다.
"어디, 할 수 있는 건 다 해 보자."
위드는 남은 마나로 스킬을 시전했다.
"달빛 조각술!"
몸 전체에 은은한 빛을 둘렀다.
빛들이 위협적인 마법들에 반응하며 뻗어 나가서 중간에 요격했다.
이런 식의 이용은 마나가 기하급수적으로 소모되지만, 오늘 죽을지도 모르는 사람이 카드값을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
위드는 중앙 탑이 있는 방향으로 뒷걸음질 치며 외쳤다.
"덤벼라! 너처럼 비쩍 마르고 뼈밖에 없는 도마뱀 사체에게는 지지 않는다!"
도발!
본 드래곤의 구멍 뚫린 코에서 연기가 나왔다.
"확실히 죽여 주마."
브레스는 아니었다.
본 드래곤은 앞발로 후려치고, 뒷발로 밟으려고 했다.
위드는 잽싸게 몸을 굴리면서 발을 피했다.
본 드래곤의 덩치가 워낙 컸기 때문에 피하는 데에만 집중해야 했다.
언데드들의 공격도,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같이 피해야한다.
쾨지직.
위드가 막 몸을 날려서 피한 장소에 본 드래곤의 주둥이가 틀어박혔다.
입안에서 부서지는 돌벽의 일부분.
위드가 있던 부근으로 화살이 빼곡하게 박히고, 마법들이 파괴하고 지나갔다.
"크아아아아아!"
돌벽을 후려치고 화살과 마법에 맞은 본 드래곤이 고통으로 울부짖었다.
하지만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보다 위드를 죽이기 위해서 더욱 거칠게 공격했다.
위드는 오로지 피하는 쪽에만 집중했다.
어설프게 반격하려다가는 당장이라도 죽게 생겼으니 공격을 피하고 살아남는 데만 전념했다.
"성령의 힘이여, 여기 고통 받는 이를 구원해 주소서. 치료의 손길!"
사제들이 써 주는 회복 마법이 위드의 생명력을 보충해 주었다.
전투 계열 직업들은 이래서 사제들에게 고마워하고 쩔쩔맬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위드는 피하고 막으며 물러나면서도, 몸을 단숨에 움직일 준비를 했다.
이것이 진짜 전투다.
몬스터보다 훨씬 높은 레벨과 장비를 갖추고 싸우는 게 아니다.
순간의 판단에 따라 삶과 죽음이 갈릴 수 있는 전장에서 자신의 모든 역량을 발휘하며 싸운다.
본 드래곤이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브레스!
얄밉게도 잘 피하는 위드에게 감당할 수 없는 최후의 일격을 가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온몸의 뼈들이 끊어지고 붕괴되고 있었다.
본 드래곤의 생명력이 드디어 마지막에 달했음이다.
브레스를 쏘고 죽느냐 그 전에 죽느냐의 싸움!
"이렇게 되면 피하지 않겠다."
위드는 본 드래곤의 앞발을 밟으며 얼굴까지 뛰어올랐다.
"헤라임 검술!"
위드가 본 드래곤의 코를 밟고 서서 이마를 겨냥해 검을 휘둘렀다.
검의 내구력이야 떨어지거나 말거나, 높은 민첩성을 이용하여 연속으로 타격했다.
본 드래곤의 머리에 실금이 생겼다.
위드의 공격이 적중할 때마다 균열이 커져 갔다.
본 드래곤이 입안에 모으는 브레스도 함께 차올랐다.
"인첸트 홀리 웨폰!"
사제들 중의 누군가가 위드의 검에 신성력이 깃드는 마법을 써 줬다.
신성력까지 깃든 위드의 검이 본 드래곤을 계속 타격했다.
걷잡을 수 없이 머리 전체로 퍼지는 균열!
쩌저저저적!
검치들이 두들겨 댔던 부위의 뼈들도 부서지기 시작했다.
다시 위드의 검이 떨어진 순간, 본 드래곤의 몸을 지탱하던 힘이 갑자기 사라졌다.
그리고 머리를 비롯하여 온몸의 뼈가 산산조각 나며 땅으로 떨어졌다.
동시의 위드에게 갑자기 메시기 창 이 떠올랐다.
+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 바르고 성채에 있는 본 드래곤 다이아크가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습니다.
+ 위대한 업적으로 인하여 명성이 915 올랐습니다.
+ 카리스마가 1 상승하셨습니다.
+ 투지가 4 상승하셨습니다.
+ 불사의 군단 소속의 본 드래곤을 사냥하는 데 중요한 역활을 하여 전 스탯이 2씩 오릅니다.
본 드래곤의 죽음!
+ 레벨 400을 달성하셨습니다.
위드의 레벨도 드디어 400이 되었다.
샤샤샥.
+ 파괴자의 문양을 획득하셨습니다.
+ 네크로맨서의 비전, 본 드래곤 제작법을 획득하셨습니다.
+ 썩은 드래곤 본을 대량 획득하셨습니다.
+ 오래된 책, 베르사 대륙의 고대 역사서 #19를 획득하셨습니다.
+ 고대의 망토를 획득하셨습니다.
대단히 아쉽지만, 일반 언데드도 아니고 본 드래곤에게서 얻은 전리품은 전투에 참여한 사람들끼리 일정한 비율대로 똑같이 나누도록 협의되어 있었다.
본 드래곤의 몸뚱이가 부서지면서 위드와 검치들이 지붕으로 추락했다.
"인간들을 죽여라!"
"인간들로부터 바르칸 님을 지켜야 한다."
언데드들이 본격적으로 지붕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지형적으로는 위드와 검치들이 약간 유리했지만 시방에서 언데드들이 기어 올라왔다.
"이제 전원 중앙 탑으로 진격합니다. 사제분들은 최선을 다해서 따라오시고, 만약에 죽을 것 같으면 마지막에는 중앙 탑의 본 드래곤에게 신성력을 써 주셔야 합니다."
사제들에게는 무리한 요청이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알겠습니다. 어서 가요!"
사제들도 위드와 검치들이 어떤 혈전을 벌였는지 봤기 때문에 수긍하며 따라왔다.
"갑시다."
위드와 검치들은 지붕에서 달리며 가로막는 언데드를 처치했다.
뒤에서 사제들이 발휘하는 신성력이 계속 작렬하며 체력과 생명력을 회복시켜 줬다.
"목적지가 바로 이 앞입니다."
지붕으로 달리다 보니 중앙에 우뚝 솟아 있는 탑이 60미터도 남지 않았다.
2마리의 본 드래곤이 침입자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브레스!
약간의 시간 차를 두고 발사된 브레스 두 줄기가 강렬하게 꿰뚫고 지나갔다.
성벽과 건물의 일부를 녹여 버리고, 언데드들도 소멸시켰다.
위드와 검치들은 사방으로 흩어지고, 성채 안으로 몸을 날려 피했다.
몇 명이 죽었는지도 알지 못한 채로 다시 모여서 중앙 탑으로 내처 달렸다.
본 드래곤이 발휘하는 여러 마법들이 날아와서 폭발했다.
"건물을 은폐물로 삼고 계속 움직입니다."
위드와 검치들은 오로지 나아갈 뿐이었다.
본 드래곤도 날개를 펼치며 하늘로 날아올랐다.
1마리는 마법을 쓰고 다른 1마리는 육체를 이용해서 싸우려는 의도가 뻔히 보였다.
"인간. 인간들을 죽여라."
"그들이 가서는 안 될 위험한 장소로 향하고 있다."
"바르칸 님을 지키기 위하여 싸우자!"
지붕으로 모이는 언데드까지 감안하면 본 드래곤에게 막혀 지체하는 순간 둘러싸여서 전멸이다.
위드는 품에서 또 하나의 조각품을 꺼냈다.
"결국 이것까지 쓰게 되는군. 정말 쓰고 싶진 않았는데……."
여러모로 아픈 기억을 바탕으로 만들어 놓았던 조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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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가운 폭풍 : 내구도 20/20.
+ 베르사 대륙의 북부에 불었던 극단적인 자연현상.
+ 눈과 얼음이 날리는 빙설의 폭풍을 표현해 놓았다.
+ 조각사가 직접 겪은 사건을 바탕으로 한 생생한 표현이 일품인 걸작 조각품.
+ 자연의 험난함과 더불어 아름다움이 잘 표현되어 있다.
+ 현재는 북부에 사람들이 많이 늘어 빙설의 폭풍이 불어올 가능성은 많이 줄어들어서, 역사적인 가치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커질 것이다.
예술적 가치: 854.
옵션 :
+ 빙계 마법의 스킬 효과를 3% 향상시킴.
+ 생명력 +200.
+ 매력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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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재앙의 자연 조각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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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재앙이 자연 조각술 스킬을 사용하셨습니다.
+ 예술 스탯 20이 영구적으로 사라집니다.
+ 생명력과 마나 20.000씩이 소모됩니다.
+ 모든 스탯이 사흘간 일시적으로 15% 감소합니다.
+ 자연과의 친화력이 떨어집니다.
+ 대재앙의 자연 조각술은 하루에 한 번밖에 사용하지 못합니다.
+ 위험한 재앙을 불러오게 되면, 그 피해에 따라서 명성이나 악명이 오를 수 있습니다.
+ 재앙을 겪는 와중에 죽을 수도 있으니 주의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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