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술의 비기
위드는 자하브가 취하는 검술 동작들을 조각상으로 만들었다.
마지막 조각상의 주제는, 특정한 검술의 연속 동작들을 하나씩 끊어서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검술 스킬의 숙련도가 향상됩니다.
검을 쓰는 조각상, 그것도 자하브의 검술을 바탕으로 조각품을 만들다 보니 검술의 스킬 숙련도가 잘 늘어났다.
위드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조각상을 깎았다. 자하브로부터 일종의 검술 지도를 받는다고는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예술 계열의 직업 중에서 조각사는 그래도 육체를 움직이는 직업. 자하브는 검술도 꽤 많이 익힌 모양이야. 어쩌면 화가들 중에는 마법을 익힌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군.'
근거가 빈약한 추측도 해 보았다.
조각사는 체력과 지구력이 뛰어난 편이고, 화가들은 지혜와 지식이 유난히 높다. 예술 계열의 상성상 그런 일이 벌어지지 말란 법도 없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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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휴. 오랜만에 먹고살 만했는데."
바람이 쌀쌀한 3월 초!
이현은 가방을 메고 거북이처럼 느릿느릿 움직이면서 학교로 가는 버스에 탔다.
"다시 학교를 나가야 하다니, 이렇게 끔찍한 일이 있을 수가 있을까."
설렘은 전혀 없고, 추운 날씨에도 학교에 나가야 한다니 괴로웠다.
"이번 신입생들은 수재들만 모였다던데."
"특히 가상현실학과의 경쟁률이랑 입학 성적이 제일 높았다더라."
"최근 가장 유명한 업종이잖아."
버스에서는 신입생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줄줄이 흘러나왔다.
이현은 학기 초에는 일주일 정도 출석을 안 해 줘야 대학생의 예의라고 믿었으므로, 입학식도 모두 끝난 후였다.
신입생들이 학교에 들어오면서, 그렇지 않아도 캠퍼스에는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왔다.
'나와는 상관이 없는 일이니까.'
아직 어색한 화장에 미니스커트를 입은 풋풋한 후배들이 들어와도 이현은 자신만의 길을 갈 뿐이었다.
"아, 형 왔어요?"
강의실에 들어가니 최상준이 알은척을 했다.
"안녕하세요, 선배닝!"
"처음 뵙겠습니다."
그의 곁에는 인사성 좋은 여학생 둘이 같이 있었다.
세련된 외모에 애교까지 많아 신입생 중의 퀸카로 꼽히는 두 사람이 최상준과 이야기를 하고 있던 참이었다.
"이쪽은 나랑 동기인데 나이는 좀 많은 형이야."
이현에게는 신입생들이 곱게 보이지 않았다.
'저런 식으로 해서 안면을 튼 다음에 집에서 밥도 못 먹고 나온 것처럼 선배들에게 밥을 사 달라고 조르지. 처음에는 학교 구내식당에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몰라도, 나중에는 결국 마각을 드러내서 술 한잔 마시고 싶다며 대학가 닭갈비집으로 끌고 갈 거야. 무신 결식 여대생도 아니고… 절대 신입생들에게 밥을 사 줄 수는 없어.'
"어, 그래."
이현은 그저 고개만 끄덕여 주고 나서 가까운 빈자리에 않았다. 그러나 그들끼리 떠드는 이야기는 참 잘 들렸다.
"흑사자 길드가도시 바이슨을 점령하는 장면을 방송으로 봤어요, 선배님."
"음, 나도 그 전장에서 활약을 많이 했지. 성문을 창으로 격파하던 기사 봤어?"
"네. 너무 멋있었어요. 기사가 말을 타고 달려와서 창으로 찔러서 부숴 버렸잖아요. 어머, 혹시 그게 선배님이었어요?"
"아니. 그게 내 형이고 흑사자 길드의 창립 멤버야. 나는 최근에 말이 죽어서, 사다리를 타고 성벽에 오르고 있었어."
흑사자 길드의 활약상을 이야기하는 최상준의 어깨에는 힘이 가득 실려 있었다.
사실 베르사 대륙 어느 곳으로 가더라도 갑옷에 흑사자 길드의 인장이 찍혀 있으면 한 수 접어주기 마련이다. 살인자들이라고 해도 명문 길드 소속은 잘 건드리지 않았다.
그렇게 때문에 상인들은 명문 길드에 거 많이 가입을 하고, 또 혜택을 얻는 만큼 수입의 일부를 기꺼이 납부했다.
길드는 성과 마을, 광산을 운영하고 상인들을 통해서 벌어들이는 자금을 바탕으로 세력을 더 키웠다.
사실 로열 로드에서는 살아가는 방식도 각양각색이라서, 가볍게 즐기는 유저들도 많이 있었다. 사냥을 통해 성장해서 용맹을 떨치거나 상업 활동을 하지 않고, 관광지를 돌아다니면서 생활할 수 있는 돈을 벌기만 하기도 한다.
로열 로드에는 즐길 거리들이 많았기에 도시 밖으로 멀리 떠나려고 하지 않는 유저들고 많다.
던전과 사냥터에서 며칠씩 보내는 일이란 어렵기도 하고 적성에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현실에서 힘들게 공부와 일을 하고 로열 로드에 접속하면 황홀한 몸매의 여인들이 있는 휴양지라면, 더 바랄 나위가 없는 게 아니겠는가.
하지만 베르사 대륙에서 몬스터와 싸우고 영토를 확장하는 일은 사람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다.
"형 오셨어요?"
박순조가 강의실에 와서 이현의 왼쪽 자리에 앉아 힘없이 책상에 엎드렸다.
"아, 요즘 진짜 힘들다."
자하브의 조각품들은 검술의 변화하는 자세를 정확하게 짚어야 했기 때문에 쉬울 수가 없었다. 막 바뀌려는 자세와 검의 변화를 중간에서 짚어서 조각해야 되었다.
실제로 검술을 익히지 않았더라면 따라 하기가 정말 힘들었으리라.
박순조도 푸념을 했다.
"저도 힘들어요, 형."
"넌 요즘 뭐 하고 있는데?"
"겨울부터 쭉 퀘스트와 탐험에 매달리고 있는데요……."
"그게 잘 안 풀려?"
"연계 퀘스트라서 만나야 될 사람도 많고 모아야 하는 자료들도 방대해서요. 그래도 조금씩 진전이 있기는 해요."
박순조의 캐릭터는 도둑으로, 매우 높은 레벨이었다. 그가 진행하고 있는 연계 퀘스트라면 이현으로서도 관심을 가질 만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미 이현은 로열 로드에서 왕의 퀘스트도 할 수 있을 정도의 명성을 쌓았다.
"그래, 열심히 해 봐. 정 안 되면 오랫동안 묵혀 놓았다가 나중에 하는 수도 있으니."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아요. 끝까지 해 보려고요."
"힘내라. 안 되면 더 늦기 전에 일찍 포기하고."
"네, 형."
조용히 대화를 나누고 있는 두 사람의 뒤에서는 최상준의 커다란 목소리가 들렸다.
"흑사자 길드에서 이번 주에는 엘리멘탈 라바스톰을 사냥하러 갈 거야. IBC방송으로도 중계가 된다고 하니 생방송으로 보도록 해."
"정말요?"
"선배님도 이번에는 활약하시는 거예요?"
최상준은 우물쭈물하며 말했다.
"난 자격이 아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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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라타의 성장 속도는 모두가 신비로워할 정도였다.
파바바바밧!
주택들이 몇전 가구씩 건설되었다.
판잣집, 흙집 들이 우후죽순 만들어지는 난개발의 상징!
"풀죽신교 가입하러 왔습니다."
"가입은 그날그날 처리해 드리는데요, 점수 번호가 18639번이네요."
"오늘 신규 가입자가 그렇게 많나요?"
"월요일이라서 적은 편인데요."
모라타의 동서남북 성문을 통해 초보자들이 배낭을 메고 근처의 던전으로 사냥을 나갔다. 옹기종기 사이좋게 모여서 사냥을 떠나는 초보자들이었다.
"슬슬 바르고 성채로 이주를 해도 되지 않을까요?"
"그곳도 벌써 많이 개척되어서 사냥터들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열렸다는 말이 있긴 하던데요."
"우리가 같이 간다면 별문제 없겠죠."
"더 늦기 전에 가 봐요. 북부의 다른 마을보다는 영주 위드가 다스리는 지역에서 지내고 싶어요."
바르고 성채로도 사람이 많이 이동했지만, 모라타의 유저가 줄어든 흔적은 티끌만큼도 느낄 수 없을 정도였다.
하루 이틀만 지나도 새로운 유저들이 등장하였으며, 장사를 하는 상인들도 덩달아서 늘어난다. 흑색 거성이 있는 모라타의 중심 상업 지구 외에도, 개척촌들에도 사람들이 몰리며 사냥과 탐험을 했다.
모라타의 영역은 계속 확장되고 있었으며, 북부 전체에서 교역을 하러 상인들이 방문했다.
그리고 바르고 성채도, 모라타의 영향으로 인하여 마을 성장의 과도기가 짧았다.
인구가 아예 없었지만 금세 주민들과 유저들이 늘어나며 부족한 물자들을 만들어 낸다. 전사들이 모여서 사냥과 모험을 하여 전리품들을 가져왔으며, 엘프와 드워프, 바바리안과의 교역을 성곡시키는 상인들이 많아 기술력과 생산력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오가는 물자들이 적지 않았다.
이종족과의 교역 성공은 상인들에게 많은 이득을 가져다 준다. 그렇기에 커다란 꿈을 가진 상인들은 이종족들이 필요로 하는 물자들을 가져와서 교환했다.
마판을 비롯한 북부의 큰 상인들은, 초반 교역에 성공하고나서 바르고 성채에서 상점들을 개설했다.
"향후 1달. 길어도 1달이면 이곳의 상권은 완전히 자리를 잡을 거야."
몬슽어들이 몰려와서 전부 파괴해 버릴 위험도 있었지만, 꿈과 희망을 걸고 바르고 성채에 투자했다.
위드가 대규모로 자금을 투자하긴 했지만, 그러지 않았어도 사람들은 발전 가능성을 믿고 정착했을 것이다.
강한 전사들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장소.
몬스터들이 오면 튼튼한 성벽에 의존하여 다 같이 싸운다.
승리를 거두고 난 이후에는 전사들끼리의 맥주 파티가 벌어졌다.
필요한 요소들이 빠르게 만들어지고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곳이로군. 제대로 온 게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넓고 크구나."
검치는 바다를 건너 모라타에 도착했다.
과거 뱀파이어 왕국 토둠을 정벌하러 갈 때 온적이 있다.
그때만 하더라도 모험가들이 많이 오는 시골 마을 이상은 아니었는데, 이제는 북부 전체의 수도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정말 놀랍구나."
검치가 입구에 서 있는 동안, 상인들이 우마차를 끌고 이리저리 바쁘게 오갔다.
"저기요, 레벨이 좀 높으신 것 같은데 저희랑 사냥 가지 않으실래요?"
검치가 고개를 돌려 보니, 6명으로 이루어진 모험가 파티가 그를 부르는 게 아닌가.
"나를?"
"예. 저희 파티에 검사 1명이 필요해서요. 광장에 가서 구하자니 번거롭기도 하고……. 혹시 일행이 없으시면 같이해요."
검치의 소문이 이곳에는 전해지지 않았음이 틀림없다.
유로키나 산맥의 대전사!
몇 명의 일행과만 같이 다녔지만, 던전에서 극악한 위험을 가진 몬스터들이라도 처리했다.
검치의 활약을 본 사람은 매우 적지만, 오크와 다크 엘프들이 은근히 소문을 퍼트렸다.
"덩치가 큰 사내. 오크, 취이익! 오크가 아니다. 인간! 너무 강하다. 취췻!"
"인간으로 각종 무기들을 능숙하게 다룬다. 그가 나타난 날은 몬스터들도 바깥출입을 못 할 정도다."
"유로키나 산맥에서 최고의 전사다. 오크 카리취의 지휘력은 인정하지만, 용맹만큼은 그를 따르지 못할 것이다."
검치는 그저 심심해서 유로키나 산맥에서 싸웠을 뿐이지만, 다크 엘프과 오크 들에게는 전설과 신화가 되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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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모라타처럼 다양한 예술 작품들이 있으면 좋을텐데……."
"강림하는 일곱 천사상을 볼 수 있기는 해도, 지금은 임시로 놔두고 나중에는 예술 회관으로 다시 옮긴다더라고. 빛의 탑이나 프레야 여신상 같은 게 있으면 참 좋을 텐데."
바르고 성채의 유저들은, 다른 필수퓸들은 차차 마련되었지만 문화가 척박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느끼고 있었다.
모라타에서는 매일이 신선하고 새로웠다.
친구나 연인끼리 예술 작품을 감상하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모라타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명소에서 즐거움과 행복을 느낄 정도였다.
인생에서 돈과 명예, 권력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한 편의 시나 소설, 노래로도 만족감을 얻을 수 있지 않던가!
삶과 인생을 느끼게 해 주는 문화와 예술.
사람들을 기쁘게 만들고, 정신적인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필수적은 존재였다.
"어쩔 수 없잔아. 여기는 아직 많이 위험하니까. 나중에 더 안전해지고 번창하면 예술가들도 옮겨 오겠지."
"마법도 올려 주는 조각품이 필요한데. 다른 대작 조각품 없나?"
"방어 스킬을 올려 주는 워리어 조각품도 있었으면 하는데. 언제 만들어 주시려나."
유저들은 위드가 돌아와서 작품을 만들어 주기를 바랄 뿐이었다.
모라타의 예술 회관에는 물론 위드가 만든 작품들이 최고지만 다른 좋은 작품들도 많으니, 언젠가 바르고 성채에도 옮겨 주기를 바랐다.
그러자면 바르고 성채에도 예술 회관이 건설되어야 하리라.
"돈을 좀 더 열심이 벌어야지. 여기서 오랫동안 사냥할 거니까 세금을 내는 게 아깝지 않을 것 같아."
"내일은 바드들이 와서 공연을 한다더군. 그 공연이나 보자고."
바르고 성채에는 그렇게 아쉬워하는 유저들이 많았다.
그런데 성채의 입구에 초록색 모자를 쓰고 있는 남자가 나타났다.
"뭐야, 저놈은."
"재수 없는 옷차림 좀 봐."
유저들은 그를 비웃었다.
초록색 모자에 노란색 여행복을 입고 있으니 정말 정신이 상자라고 생각하기에 좋았다.
"여기에서 나의 역사가 시작되리라."
미술 도구를 가지고 바르고 성채에 온 남자의 정체는 바로 페트였다.
페트는 붓과 물감을 꺼내어 벽을 칠했다.
스케치도 없이 색을 입히는 작업을 곧바로 시작했다.
변색되고 깨진 돌들이 많은 성벽에 넓게 그림을 그렸다.
"이런 건 본 적도 없어."
"물감이 진짜처럼 보일 정도네."
"다양한 정령들이 요정들과 놀고 있잖아."
성벽에 그의 특기인 정령화를 완성!
시작부터 걸작의 작품이 나왔다.
페트는 요정, 정령, 엘프, 몬스터들을 그리는 데에는 실펵이 있었다. 그림의 주제로 삼는 종족들과 친하기도 하였으니 작품의 가치가 더욱 높았다.
'후후, 놀라도록 해라. 겨우 시작일 뿐이니.'
바르고 성채를 그의 화폭에 담아 버리기 위한 목적에 겨우 한 걸음만 떼었다.
다음으로, 페트는 성벽에 음식들을 그렸다.
최고의 만찬들을 비롯하여, 몬스터들이 좋아하는 통구이 요리들을 생생하게 그려 놓았다.
'몬스터들이 몰려오면 알겠지. 내 그림의 위대함을……."
유혹의 그림!
바르고 성채에서는 수시로 전투가 벌어진다. 본능에 의존하는 몬스터들은 음식을 먹으려다가 공격을 당하기도 할 것이다.
페트가 얼마나 대단한 화가인지를, 바르고 성채에 있는 유저들 모두가 알게 되리라.
"나도 먹고 싶다. 그림의 색감이 정말 실제보다도 뛰어나네."
"그래도 옷차림은 재수 없어."
"그건 그렇긴 해."
몬스터들이 성벽 너머로 몰려올 때에도, 페트는 아슬아슬한 시간까지 버티면서 그림을 그렸다.
그는 바르고 성채에서 금방 유명 인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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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 스킬의 숙련도가 향상됩니다.
조각상을 하나씩 만들 때마다 검술 스킬의 숙련도가 높아졌다.
자하브가 보여 주는 검술의 움직임들이 후반부로 이어지고 있었다.
-중급 검술 스킬의 레벨이 10이 되어 고급 겁술 스킬로 변화됩니다.
검을 이용한 공격력이 25% 상승합니다.
고급 검술에서는 스킬이 1 올라갈 때마다 9%의 공격력이 추가로 상승합니다.
마나를 이용한 공격 스킬의 파괴력이 45% 향상됩니다.
전 스텟의 +7의 추가 포인트가 주어집니다.
위드의 검술 스킬이 드디어 고급이 됐다.
중금과 고급은 하늘과 땅 정도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자하브가 익히고 있는 검술이 상당히 높은 수준인 모양이야."
위드는 조각상을 만들면서 경지를 어렴풋이나마 추측했다. 연결되는 동작들이나 몬스터들을 때려잡을 때를 보면 상당한 실력자였다.
그렇게 자하브가 원하는 마지막 조각상까지 다 만들어 주었다.
-만드신 조각품의 이름을 정해 주십시오.
위드는 간단히 이름을 지었다.
주제를 선정하여 만든 예술 작품이 아니라, 자하브의 검술을 표현했을 뿐이다.
"검을 휘두르는 자하브."
-검을 휘두르는 자하브가 맞습니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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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검을 휘두르는 자하브를 완성하셨습니다.
흰 대리석으로 만든, 조각술 마스터 자하브의 조각품!
자하브의 일생을 기록한 작품이다.
특별한 검술이 숨겨져 있어서, 재능이 충만한 자라면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예술적 가치 : 2,472
특수 옵션 : 검을 휘두르는 자하브상을 본 이들은 생명력과 마나 회복 속도가 하루 동안 26% 증가한다.
모든 스텟 11 상승.
검술 스킬의 위력을 15% 늘려 줌.
조각품을 감상하면서 검술의 숙련도가 약간 높아짐.
조각상에 한 가지의 검술이 숨겨져 있다.
다른 조각품과 중복 적용 되지 않음.
지금까지 완성한 명작의 숫자 : 16
-조각술 스킬의 숙련도가 향상되었습니다.
-손재주 스킬의 숙련도가 향상되었습니다.
-힘이 1 올랐습니다.
-민첩이 2 상승하셨습니다.
-카리스마가 2 상승하셨습니다.
-명작 조각품을 만든 대가로 전 스텟이 1씩 추가로 상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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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을 명작으로 하여 자하브의 의뢰를 성곡적으로 완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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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하브의 조력자 완료
조각술 마스터 자하브고 만들고 싶었던 조각품을 완성했다.
자하브는 오랜 숙원을 해결했다.
-퀘스트의 보상으로 자하브와의 우호도가 81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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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에, 자하브의 검술이라.'
이미 위드는 검술 스킬을 익히고 있었고, 기본 검술이나 조각 검술, 헤라임 검술 등을 쓰다 보니 스킬 레벨이 잘 오르지 않는 상태였다.
하지만 하나쯤 더 익혀 둔다고 해서 나쁠 건 없었다.
조각품을 만들고 나니 자하브가 후련하다는 듯이 말했다.
"좋은 작품이야. 이제 그라페스를 떠날 수 있겠군."
"다른 곳으로 가실 겁니까?"
위드는 조각술 마스터에 대한 정보를 알기 위해서라도 질문을 던졌다.
"그래야겠지. 남은 생은 대륙을 떠돌면서 보내고 싶네."
"작업실의 조각품들은 어떻게 처분하실 겁니까?"
"팔아서 여행 경비로 써야 되겠지. 오랜 친구들이 그대로 있다면 선물로도 주고 싶고."
조각술 마스터 자하브의 조각품이 베르사 대륙에 퍼지게 되리라.
위드가 와서 자하브의 퀘스트를 했기 때문에 생긴 변화였다.
"그런데 검술을 혹시 어디까지 익히신 겁니까?"
웬만하면 묻지 않았을 텐데, 위드는 조각상을 만들면서 심상치 않다고 느꼈다. 보통의 검술은 아무래도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질문을 한 것이다.
"늦은 밤, 검의 마지막을 보았지."
"에, 마지막이라면 설마……."
위드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이거야 말로 조각술뿐만이 아니라 검술까지도 마스터했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조각술 마스터들은 재능이 넘치는 천재들이니 가능한 일일 것 같기도 했다. 조각술 마스터들의 흔적을 뒤쫓다 보면 평범한 인간은 없었으니까.
"검으로서도 더 이상 강해질 수 없는 경지에 올라 있다네."
자하브는 자신이 검술의 마스터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로열 로드를 떠들썩하게 만들 수 있는 충격적인 소식!
'이게 무슨 반반치킨도 아니고……."
위드의 두뇌는 공짜 밥을 얻어먹을 때만큼이나 빠르게 돌아갔다.
'그렇다면 방금 내가 만든 조각상에 숨겨져 있는 검술이 어쩌면, 검술의 비기 중의 하나?'
자하브의 검술이 조각상으로 표현되었으니 무언가 숨어있을 것 같았다.
위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아부를 했다.
"과연 대단하십니다. 하기야 조각술도 마스터한 자하브님에게 검술 정도는 어렵지 않았겠지요."
평소보다도 더욱 간드러지는 목소리였다.
탐욕을 숨기며 하는 아부야말로 아첨의 백마라고 할 수 있으리라.
"자네도 다재다능하니 기회가 된다면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보네. 나를 대상으로 만든 조각품을 소죽하게 간직해주게."
"물론입니다. 아주 비싼 관람료를… 아니, 소중하게 잘 보관하겠습니다."
"그럼, 인연이 닿으면 또 만나게 되겠지."
자하브가 말을 마치고 나서 떠날 채비를 갖췄다
하지만 위드는 이렇게 허무하게 보내 주고 싶지는 않았다.
"잠깐만요."
"무슨 할 말이라도 남아 있는가?"
퀘스트를 완료하고 나서 우호도라는 보상을 얻었다.
이대로 떠나고 나면 베르사 대륙에서 다시 만난다는 보장이 어디에 있겠는가.
"사냥을 하는 데 좀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공짜 조각품이란 없다.
조각술 마스터에게도 받아 낼 것은 받아 내야 하는 정신.
"조각품을 만들기 위하여 많은 고생을 한 것을 아네. 조각사로서 그 노력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하니, 그 정도는 기꺼이 해 주어야겠지."
-자하브가 자유 용병으로 합류합니다.
위드는 조각술 마스터이며 검술의 마스터인 자하브를 데리고 그라페스 지역을 돌아다닐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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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 길이 맞는 거야?"
"아까 그곳이었던 거 같기도 한데……."
"몬스터들이 나오지 않는지 조심해서 잘 살펴봐요. 어제도 도망치다가 길을 잃어버렸잖아요."
"지금은 잘 보고 있어."
화령은 베이드와 파슨, 유메로, 에이프릴과 볼크, 데어린와 함께 그라페스 지역으로 들어왔다.
갑자기 나타나서 위드를 놀래 주고 싶다는 이유로, 다크 게이머들을 고용해서 온 것이다.
다크 게이머들은 의뢰를 받은 이후부터는 철저히 비밀을 엄수해야 한다. 화령이 고용한 다크 게이머들은 한 국가에서도 최고를 자랑하는 이들이라서 계약 내용을 함부로 발설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도 위드를 만나러 간다는 목적도 알려 주지 않은 채로 그라페스로 와서 헤매고 있었다.
'갑자기 보면 반가워하시겠지.'
화령은 오직 위드를 깜짝 놀래 주기 위해 말도 하지 않고 와서 사서 고생을 하는 중이었다.
파슨이 추적스킬을 익혔기 때문에 위드가 남긴 흔적을 찾아서 쫓아가면 됐다.
"여기 묵직하게 찍힌 소 발자국이 이어져 있습니다. 만들어진 흔적을 보면 힘 있고 활기차게 움직인 것으로, 부상은 당하지 않았으리라 추측되는데 발자국이 아주 깊군요.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모양입니다."
"제가 만나러 가는 사람의 소가 틀림없어요!"
그라페스라서 위험할 뿐이지 추적은 쉬웠다.
다크 게이머들은 그라페스에서도 정보 공유를 통하여 강한 몬스터들은 피했고, 최대한 주의하면서 또 조심해서 전진했다. 그리고 호수에 도착하여 위드와 누렁이, 와이번, 금인이 등을 발견했다.
"위드 님!"
화령이 반갑게 외치면서 거추장스러워도 착용하고 있던 드레스를 휘날리면서 뛰어갔다.
이 순간을 위해 일부러 가발을 붙여서 긴 생머리를 만들어 놓는 정도는 그녀에게는 기본적인 감각.
"어!"
"그 조각사님이네."
볼크와 데어린도 위드를 알아봤다.
볼크가 데어린에게 청혼을 할 때 바친 꽃다발을 만들어 줬고, 북부 원정대에 속해서 사냥을 같이한 적도 있었다.
"그 위드님이라면… 전쟁의 신 위드!"
베르사 대륙에서의 헤르메스 길드와 위드의 충돌을 모두 고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위드를 그라페스 지역에서 만나다니 놀랍고 반가운 일이었다.
"안녕하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유메로라고 합니다."
서로들 간단한 인사를 나누었다.
서윤은 인기척을 느꼈을 때부터 가면을 다시 착용하고 있었다.
"이쪽은 금인이, 그리고 누렁이라고 합니다."
와이번들을 소개할 때에는 그저 신기하게 보던 다크 게이머들이 금인이와 누렁이와 인사할 때에는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이 녀석의 무게가……."
"순금인 것 같은데."
"꽃등심 가격이 요즘에 많이 올랐는데."
하지만 정말 놀라야 하는 순간은 따로 있었다.
위드가 자하브를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소개할 때였다.
"이분은 조각사 선배라고 할 수 있는데, 검술의 마지막을 보신 분입니다."
검술의 마스터!
당연히 비밀 중의 비밀이었지만, 위드는 다크 게이머들의 능력을 인정했다.
다크 게이머로 이 자리까지 오르려면 남다른 호기심과 탐구욕이 있을 텐데, 그렇다면 자하브를 만난 이상 검술 마스터라는 사실을 깨닫는 데도 오래 걸리지 않으리라.
이들은 게다가 평판도 좋은 사람들이다.
"검술의 마지막을 본 분이라니……."
벌써 침을 꼴깍 삼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