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보그 성 탈출 작전
"그래, 인생 여러 번 사는 건 아니잖아. 치사하고 야비하다고 비난을 받더라도, 그까짓 것 아무것도 아니니까!"
위드는 결론을 내렸다.
서윤과 단둘이 빠져나가는 쪽을 택했다.
그때, 세라보그 성에서 꽃 가게를 하는 셀리나라는 주민이 그에게로 다가왔다.
"저기요, 저희를 좀 구해 주세요. 꼭 부탁드립니다."
"저한테는 그런 능력이……."
"꽃과 나무 들이 말해 주었어요. 당신은 우리를 구해 줄 수 있다고요."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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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의 대피
셀리나는 식물들로부터 당신이 그동안 많은 업적을 쌓아 왔다는 사실을 들었다.
어려운 일이지만 엠비뉴 교단에 맞서 주민들을 지켜 줄 사람은 당신밖에 없을 것 같다.
세라보그 성에서 가장 많은 모험을 한 사람만이 이런 위급 상황에서 주민들을 구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난이도 : A
보상 : 셀리나의 꽃팔찌.
퀘스트 제한 : 주민들이 사망할 때마다 명성 감소.
퀘스트를 거부할 경우 극히 나쁜 악평이 퍼지게 됨.
로자임 왕국에서 향후 퀘스트 수행 불가능.
퀘스트를 받아 들이는 것만으로도 평판이 좋아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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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 때도 없이 받는 퀘스트.
사람들만이 아니라 꽃과 나무 들까지 전해 줄 정도의 명성과 퀘스트 업적!
"크흠, 어려운 일 같기는 한데……."
위드는 슬쩍 셀리나가 착용하고 있는 꽃팔찌를 곁눈질로 봤다.
셀리나의 꽃팔찌는 말 그대로 꽃을 엮어서 만든 팔찌였다.
어린아이들이 장난처럼 만든 꽃 같았지만, 위드가 상세히 보니 보통 아이템이 아니었다.
하이 엘프들의 숲에만 있다는 고귀한 꽃들.
특수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식물들이 뽑혀서도 시들거나 죽지 않고 셀리나의 팔에서 살아 있었다.
'저런 종류의 아이템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하이 엘프가 차고 있던 경우가 있었지.'
하이 엘프의 마을에 방문한 모험가가 상점에서 구경했다는 팔찌!
가격이 어마어마했지만 정령과 자연의 힘이 푸짐하게 깃들여 있다고 한다.
이미 착용하고 있는 바하란의 팔찌에 이어 셀리나의 꽃팔찌까지 착용한다면, 팔찌 계열에는 더 이상 바랄 게 없었다.
위드는 말을 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주민들을 구하기 위해서 부족한 힘이나마 최선을 다할 생각이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능력으로 될 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퀘스트를 수락하셨습니다.
-로자임 왕국 주민들이 당신을 대하는 평판이 '구원자'로 바뀌었습니다.
덜컥 퀘스트는 받았지만, 엠비뉴 교단의 침공에 맞서서 위드가 데리고 나갈 수 있는 주민은 몇 명 되지도 않았다.
성문을 넘어서 안전한 장소까지, 과연 몇 사람이나 구할 수 있겠는가.
위드가 있는 세라보그 성의 광장에는 몇만에 달하는 초보유저들이 의욕일 잃고 앉아 있었다.
레벨이 얼마 안 되면, 이런 큰 전투에서는 무력감을 느끼며 아무것도 못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사슴 1마리가 그냥 저 멀리 보이는 사과나무를 향해 뛰어가더라도, 괜히 겁에 질려서 수풀 사이로 몸을 내던지는 게 초보자들이었으니까!
그리고 가족 중에 초보자가 있어서 아직 떠나지 않은 유저도 몇 명 있었고, 피난을 위한 준비가 미처 되지 못했거나 동료들을 만나지 못하고 헤매는 사람도 보였다.
주민들만이 아니라 유저들도 막막한 건 마찬가지였다.
약 200명이 넘는 고레벨 유저들이 양심의 가책 때문에 도망치지 않고 싸우기로 결정하고 남아 있었다.
성벽에서 들리는 전투의 소란스러움을 감안한다면 시간이 얼마 없다.
위드는 스킬을 취소했다.
"조각 변신술 해제."
조각 변신술로 바꾼 외모가 원래대로 다시 돌아왔다., 하지만 일반적인 모습으로 이들을 안전하게 이끌기는 무리다.
"빨리 만들어야 되겠군."
위드는 조각칼을 꺼내서 근처의 장식용 동상으로 다가갔다.
원래는 커다란 장식용 드래곤 동상이었다.
사각사각!
위드의 조각칼이 움직일 때마다 돌이 깎여 나가고 드러나는 모습은 어린아이는 물론, 성인 남녀까지도 울려 버린다느 그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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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방송국에서는 세라보그 성의 성벽과 엠비뉴 교단의 공격을 위주로 중계를 하고 있었다.
"놀랍습니다. 이대로라면 엠비뉴 교단이 세라보그 성을 함락시키기란 시간문제일 것 같습니다."
"로자임 왕국에서도 엠비뉴 교단의 세력이 이렇게 퍼져 나간다면 앞으로 큰 우환거리가 아닐 수 없겠는데요."
"특히 중앙 대륙에서는 엠비뉴 교단의 피해를 거의 받지 않은 하벤 왕국으로 유저들이 많이 몰리고 있습니다."
"파이어 스톤 레인 마법이 다시 발휘되었습니다! 성벽과 근처의 주택들에 화염이 퍼져 불타고 있습니다."
진행자들은 엠비뉴 교단의 확장에 대한 우려와 현재 사용되는 마법 그리고 엠비뉴 쪽의 몬스터들의 종족과 레벨, 공격 방식 등을 설명해 주고 있었다.
그러다 NKS라는 방송국에서는 광장에서 포기와 비탄에 빠져 있는 유저들을 보여 주기 위해서 영상을 이동시켰다.
"세라보그 성이 무너지게 되면 죽음을 당하기 때문에 도주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요, 초보자들에게는 너무나도 가혹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기 이렇게 희망도 없이 광장에 모여 있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대부분이 다 목숨을 잃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진행자들이 말을 하면서 살펴보니,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하더라도 맥없이 늘어져 있던 그 사람들이 아니었다.
몇만 명이 한 곳을 쳐다보면서 일어나 있었던 것이다.
"저게 뭐지요?"
"무언가를 만드는 것 같습니다. 조각술을 펼치고 있네요."
한 남자가 조각을 하고 있었다.
장식용 드래곤의 형상이 점차 무언가로 바뀌어 가고 있다.
조각칼을 놀리는 솜씨는, 일찍이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정교하고 과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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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사다!"
"설마… 아니겠지?"
"그가 맞을 리가 없어. 그래도 이곳은 그의 고향이니까."
유저들이 기대하고 있는 사람은 전쟁의 신 위드였다.
위드가 조각품을 만드니 주변에서 하나 둘 관심을 갖더니 나중에는 피난을 가는 것도 잊고 모두 구경했다.
사각사각.
위드가 만들고 있는 조각품은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었다.
사람들은 위드가 멋진 조각품만을 만들지는 않는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설마 하면서 기대를 품엇다.
"보통으로는 어려워. 전투로 확실히 부각을 시켜야한다. 집요하고 끈질겨야지. 이런 큰 전투에서는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체력과 생명력이 필요해."
고르고 고른 조각품의 대상은 트롤이었다. 그것도 아이스 트롤.
오크보다도 2배쯤은 몸집이 크고, 그에 비해서 팔이 아주 길었으며 날렵한 근육이 붙어 있다. 하지만 배는 아주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었다.
"힘은 배에서 나오는 거니까!"
하체도 두껍고 북극곰처럼 탄탄했다.
조각품으로 특정 종족을 표현할 때에는 외모나 몸매를 조금 더 부각시킬 수 있다. 수컷 오크 워리어들마저도 질리게 만들었던 위드의 조각술 실력이 트롤을 통해서 다시금 발휘되었다.
"안 돼. 얼굴이 너무 순하디순한 염소 같은데. 이러면 싸우면서 아무도 겁을 먹지 않잖아."
위드는 아이스 트롤의 얼굴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눈두덩은 움푹 파여 있었으며 상대적으로 광대뼈는 튀어 나왔다. 커다란 머리에, 이빨은 악어를 연상시킬 정도였다. 얼굴 면적이 넓다 보니 칼자국도 이마와 턱에 기본으로 6개씩 새겨 놨다.
오크 카리취가 전국의 불량배 중에서 최고로 꼽힐 정도로 무서운 외모였다면, 이건 그 흉악한 오크 카리취의 도시락을 뺏어 먹을 정도의 외모!
"우에에엥!"
"어흐흐흐흑."
모여 있던 세라보그 성 주민들 중에서 어린아이들과 여성들이 조각품을 보고 울음을 터뜨렸다.
조각술이 발전하면서, 트롤은 정말 살아 있는 것처럼 생동감이 넘쳤다.
"빠르게 만드느라 더 제대로 하지 못한 게 너무나도 아쉽군."
마음 같았으면 이마도 울퉁불퉁하게 하고 턱은 툭 튀어나와서 두 갈래로 갈라지게, 또 귀도 정상적으로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혓바닥은 끝에서 세 가닥으로 갈라져서 날름날름하면 더 좋지."
이미 아이스 트롤 종족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험악한 인상이었지만, 그 이상의 더 높은 경지를 노리는 위드였다.
-만드신 조각품의 이름을 정해 주십시오.
"싸움에 굶주린 아이스 트롤."
어쩌면 미치도록 싸워야 될지 모르기에 그러한 이름을 지었다.
-싸움에 굶주린 아이스 트롤이 맞습니까?
"그래. 어디 죽을 때까지 싸워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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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에 굶주린 아이스 트롤상을 완성하셨습니다.!
다른 조각가가 만든 작품을 부수고 재해석한 작품.
드래곤이 아이스 트롤이 되었다.
원래 완성되어 있던 작품도 썩 나쁘지 않았는데, 대가의 경지에 오른 조각사가 손을 보았다.
하지만 원래대로 놔두는 편이 나았을 것 같다.
예술적 가치 : 3.
특수 옵션 : 싸움에 굶주린 아이스 트롤 조각상을 바라보 이들은 생명력과 마나 회복 속도가 하루 동안 8% 증가한다.
부상을 입었을 때 치료 속도가 7% 상승.
지력, 지혜가 25 하락.
매력이 사라짐.
힘 41 증가.
민첩 5 증가.
-조각술 스킬의 숙련도가 향상되었습니다.
-괴물 몬스터의 조각으로 명성이 16 올랐습니다.
-원래 만들어져 있던 조각품을 무례하게 부수었기 때문에 명성이 143 감소합니다.
-기품과 예술 스텟이 1씩 줄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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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뭐라 하든 위드는 괜찮았다.
"예술은 자기만족이 중요한 거지."
그렇게 완성된 조각품을 세라보그 성의 광장에 있는 사람들과, 방송국의 중계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었다.
성벽 부근에서는 소란스러움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고, 각 세력은 탈출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그렇게 정신없는 와중에 위드는 넓은 재봉용 원단으로 몸을 가리고 스킬을 시전했다.
"조각 변신술!"
-조각 변신술을 사용합니다.
조각술에 대한 무한한 애정은 그 조각품과 조각사를 서로 닮게 만든다!
위드의 몸이 점점 커지고 배는 볼록하게 튀어나왔다.
피부는 완전한 흰색이었는데, 고결하거나 깔끔한 느낌보다는 험악한 인상 때문에 더 무서운 노릇!
-몸의 형태가 바뀌면서 크기가 맞지 않아서 착용하고 있는 장비들의 상당수가 쓸 수 없게 되었습니다.
강철로 된 중갑옷을 입을 수 있습니다.
종족이나 형태에 따라 필요한 장비를 새로 구하십시오.
-조각 변신술의 영향으로 힘과 생명력이 크게 늘어납니다.
생명력의 회복 속도가 종족의 특성에 따라서 증가합니다.
지식과 지혜가 의미가 없는 수준으로 감소합니다. 전투와 관련된 스킬도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아집니다.
지식, 지혜, 예술, 신앙, 매력, 기품이 모드 크게 하락합니다.
조각 변신술이 풀릴 때까지 유효합니다.
자연과의 친화력이 적용되어 아이스 트롤이 뿜어내는 냉기의 속성이 강화됩니다. +239%
위드는 달라진 몸 상태가 마음에 들었다.
"이 넘쳐 나는 힘으로 싸우는 것만 남았군. 스탯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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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이름 : 위드 성향 : 몬스터
레벨 : 406 종족 : 아이스 트롤
생명력 : 376,271 마나 : 1,650
힘 : 1,428 민첩 : 1,395
체력 : 1,684 지혜 : 15
지력 : 11 투지 : 719
지구력 : 662 인내력 : 959
예술 : 70 카리스마 : 462
통솔력 : 751 행운 : 3
신앙 : 5 매력 : 8
맷집 : 881 기품 : 6
정신력 : 152 용기 : 170
* 아이스 트롤의 종족 특성이 발휘되고 있습니다.
생명력과 체력이 빠르게 회복되고, 몸에서 냉기를 뿜어냅니다.
그에 따라서 원래 익히고 있던 다른 스킬들의 숙련도는 최대 초급 8레벨로 조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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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극단적인 몸 상태!
스탯이야 레벨이 오를 때마다 일정 부분 증가하고, 여러가지 업적들로 더 늘릴 수 있다. 위드는 전투와 조각술, 퀘스트로 스탯을 대단히 많이 올려놓은 편이었는데, 그게 다 힘과 민첩, 체력, 맷집, 인내력으로 바뀌었다.
"괜찮군."
위드의 목소리도 바뀌어서, 낮게 깔리면서도 쩌렁쩌렁 울렸다.
재단용 천을 걷고 나니 사람들은 아이스 트롤 조각품이 둘로 늘어난 줄 알고 깜짝 놀랐다.
하지만 새로 생긴 아이스 트롤은 정말 몸이 눈처럼 하얀색이었으며 움직이기까지 했다.
조각 변신술에 대한 비밀이 다소 밝혀지는 부분이었지만, 어차피 스킬을 배우지 못하는 이상 남들이 쓰지는 못한다.
위드는 사자후도 이제 마나가 아깝고 실패할까 봐 사용하지 못하고, 대신 크게 고함을 질렀다.
"내가 위드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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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르카는 세라보그 성의 소식을 듣고 다른 동료들과 안절부절못하며 걱정하고 있었다.
"위드 님이 잘못되면 어떻게 하죠? 가뜩이나 안 그래도 위드 님에게는 적도 많은데요."
로열 로드에서는 잘나가는 사람의 등 뒤에서 칼을 꽂고 던전에서 기습을 가하는 정도는 흔히 벌어지는 일이었다.
헤르메스 길드가 공개적으로 노리는 지금, 엠비뉴 교단에서 포위한 성 안에 갇혀 있다니!
이보다 더 끔찍한 상황이 또 있을까 싶었다.
페일이 그녀를 다독거렸다.
"위드 님이라면 어디서든 무사히 빠져나오실 분이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일부러 죽이려고 해도 죽을 분이 아니야."
"하긴 그렇죠. 잡초가 뽑는다고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바퀴벌레가 약을 뿌린다고 죽지도 않고요."
"그럼. 그렇지."
위드라면 충분히 무사할 수 있으리라.
지옥의 불구덩이에서도 온천 개발로 한밑천 잡아 올 사람!
모라타의 선술집에서 동료들과 함께 그에 대한 방송을 지켜보고 있었다. 엠비뉴 교단의 공세가 대단하였지만, 어떤 수단을 쓰든 위드라면 잘 빠져나올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누군가가 조각품을 만들고 있는 장면을 봤을 때부터 사람들의 안색이 변했다.
"설마 위드 님이……."
"아니겠죠?"
초보자들이 있는 장소에서 조각품을 만들고 있는 사람이라니!
"보통 때의 위드 님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인데?"
초보자들에게는 바가지도 씌우기 어렵다면서 자주 푸념하던 위드였다. 그 기억을 선명하게 가지고 있건만, 정말 위드가 초보자들을 위하여 남은 걸까?
화면에서 위드가 아이스 트롤이 되어서 외쳤다.
"내가 위드다!"
그 순간 세라보그 성의 광장에 모여 있던 초보자와 유저들이 환호를 하는 모습이 방송에서 나왔다.
"꺄아아아악!"
"위드 님이다. 위드 님이 로자임 왕국에 가 있다!"
"전쟁의 신 위드 님이 지금 방송에 출현했어."
모라타의 거리도 난리였다.
"위드 님이 언제 세라보그 성에 가셨던거지?"
"과연! 약자들을 놔두고 도망치실 리가 없지. 이미 알고 있었다니까."
"어쩌면 엠비뉴 교단이 침고알 걸 알고 미리 가서 계셨던 건 아닐까?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 말이야."
"그래, 그럴 수도 있겠다."
"정말 괜히 위드 님이 아니라니까."
위드에 대해 다시금 콩깍지가 씌워지게 된 모라타의 유저들!
페일과 제피, 마판조차도 마음이 흔들렸다.
'정말 그런 걸까?'
'위드 님이 알고 보면 굉장히 마음도 여리고 착한 사람이었는데 내가 몰랐던 것이었나.'
'나보다도 돈을 더 많이 밝히는 줄 알았는데. 그런 겉모습은 위장일 뿐이고 사람들을 아끼고 지켜 주려는 의도를 가졌을지도.'
자주 만나서 이제 위드에 대해서는 알 만큼 알고 더 속을 것도 없다고 여겼던 측근들조차도 흔들릴 정도였으니 모라타의 유저들은 말할 필요도 없다.
모라타의 모든 발전을 위드로부터 시작된 거나 마찬가지였고, 유저들을 위한 무수히 많은 정책들이 진행됐다. 아무리 그의 직업이 조각사라고 해도, 문화 예술 분야에 누가 그처럼 거액을 투자할 수 있겠는가!
'통 큰 위드 님이니까 하실 수 있는 일이지.'
'자기 재물을 아끼지 않고 기부해서 모라타를 기초부터 발전시켰어. 다른 영주들은 세금이나 챙기기 바쁜데 말이야.'
모라타의 각종 결과물을 보면 위드에 대해 감탄하지 않을수가 없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의로운 분이……."
"베르사 대륙이 아직 어둠에 잠기지 않은 이유가 바로 위드 님 같은 분이 있기 때문이야."
"풀죽! 풀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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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는 광장의 사람들 중에 레벨 300이 넘는 유저들을 불러 모았다. 현재의 전력으로 엠비뉴 교단과 싸우는 건 확실한 자살 방법이었기에 빠져나갈 곳을 찾아야 했다.
"남쪽으로 가는 건 어떻겠습니까. 그쪽으로 많이 몰렸으니 같이 포위망을 돌파하면 될 것 같은데요."
"서족은 엠비뉴 교단의 무리가 조금 적습니다. 마물들만 피하면 달아날 수 있을 것 같아요."
차마 떠나지 못했던 고레벨 유저들이지만, 살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이자 자신들의 의견을 열심히 말했다.
위드는 호의적이었다.
"남쪽이든 서쪽이든 위험합니다. 다른 세력들의 입장에서는 숫자만 많고 거추장스러운 우리를 끼워 줄 리가 없습니다."
"그들이 먼저 열어 놓은 길을 따라가면요?"
"그들을 쫓아가던 몬스터들에게 우리가 대신 표적이 되겠죠. 우리는 사람이 많으니 이동속도도 느리고, 몬스터들로부터 모두를 지키기도 힘이 듭니다."
유저들은 많았지만 정작 사람들을 보호하면서 몬스터들과 잘 싸울 수 있을 정도의 실력자는 적었다. 마물들이 뛰어 들어와서 휘젓고 다닌다면 어마어마한 피해가 생길 것이다.
많은 사람의 목숨이 걸린 일이라서 누구도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위드의 의견을 따르려고 했다.
설혹 이곳에 있는 모두가 살지 못하고 죽더라도, 위드가 그들을 살리려고 노력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위로를 얻었다.
그때 서윤이 위드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 성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비밀 통로가 있어요.
> 비밀 통로?
> 왕궁에서 이용하는 비밀 통로예요. 저도 가 본적은 없지만, 얼마 전에 어떤 기사에게서 이걸 얻었어요.
서윤은 그에게 한 장의 지도를 건네주었다.
-로자임 왕성의 비밀 대피로 지도를 습득하셨습니다.
위드가 서둘러서 살펴보니 로자임 왕국에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왕족들이 대피하는 통로가 나와 있었다.
> 이 지도는 어떻게 얻었어?
> 살인자 상태가 되고 나서 별의 궁전으로 가는데 왕실 기사들이 덤벼들기에 그만 죽이고 얻었어요.
> …….
보통 왕실 기사가 덤벼든다고 때려죽이는 경우란 지극히 드물지 않던가. 그것도 지도를 얻을 수 있을 정도로 여러 명을 한꺼번에!
과정이야 어찌 되었건 지금은 꼭 필요한 지도이기는 했다.
'왕성에서 세라보그 성을 나갈 수 있는 통로로군. 탈출구는 여섯 군데나 되고.'
왕이나 왕족들의 대피 통로이니만큼 출구가 여럿인 것 같았다.
'문제는 세라보그 성에서 그다지 먼 곳까지 이어진 건 아니라는 점인데…….'
탈출구를 빠져나가더라도 엠비뉴의 군대에 의해서 발견될 수 있는 거리였다. 하지만 당장 급한 건 갇혀 있는 성에서 빠져나가는 일.
위드는 절망에 빠져 있는 유저들에게 희망부터 주기로 했다.
"로자임 왕성에 있는 비밀 통로를 통해 세라보그 성을 빠져나가겠습니다."
희박한 생존 가능성이라고 해도 뭔가 있어 보이는 말을 하면 사람들이 따르리라고 믿었다.
몇몇 유저들을 통해 군중에게 그 사실이 전달되었다.
"위드 님이 우리를 몽땅 살려 주신대!"
"그게 무슨 말이야?"
"왕성의 비밀 통로를 통해서 빠져나간다네!"
"처음부터 믿고 있었다니까. 위드 님이니까 우릴 살려 주실 줄 알았어."
"아, 위드 님이 오셨는데 대체 뭘 걱정하고 있어. 괜히 위드 님이야? 전쟁의 신이잖아!"
위드를 철석같이 믿는 군중.
보통 수만 명의 목숨이 걸린 중대한 일인 경우에는 의견대립이나 논쟁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모두가 위드를 따라오기로 했다.
세라보그 성의 주민들은 셀리나의 퀘스트를통해 이미 행동을 같이하기로 결정했다.
"그럽 갑시다."
위드가 서운과 다른 강한 유저들과 앞장서며 왕성으로 달렸다.
"우와, 출발이다."
"가자!"
광장에 몰려 있던 유저들이 다 같이 왕성으로 내달렸다.
민란이 벌어졌다고 여겨도 과언이 아닐 상황이었다.
"형, 지금 어디로 가는 거야?"
"위드 님이 살려 주신대. 우리는 따라가기만 하면 돼."
광장의 유저들이 일제히 달려갔으며, 세라보그 성의 주민들까지 따라왔다.
왕성의 입구에는 경비병들이 서 있었지만, 지금은 엠비뉴 교단과의 전투에 동원되었다. 왕실 기사들도 보이지 않았는데, 국왕이나 왕족들을 안전한 장소로 빼돌리이 위해서 사라졌으리라.
"역시 먼저 도망쳤군!"
위드는 지도를 펴 놓고 바로 이동했다.
최근 별의 궁전에서 사냥을 하며 왕성에 자주 왔기에 방향을 잡기는 어렵지 않았다.
"입구도 여러 장소가 있는데, 가까운 장소로는……."
왕자, 공주가 머무르는 궁전마다 비밀 통로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었다.
"셋째 왕자의 궁전으로 가서 들어갑시다."
"알겠습니다. 저희가 먼저 가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위드가 결정을 내리니 함께 남은 고레벨 유저들과, 큰 세력에 속하지 못한 중소 기들의 유저들이 정찰을 자청했다.
그들에 의해 궁전에는 사람이 없으며, 값나가는 보물도 전혀 남아 있지 않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갑시다!"
왕성이 있는 지역에서 셋째 왕자의 궁전은 다소 작은 편이었다. 하지만 잘 가꿔진 정원과 예술품들이 몇 개는 되었다.
위드가 유저들을 끌고 가는 그 와중에도 확인해 본 바로는 비싼 예술품들은 모두 떼어 가 버렸다.
"이곳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왕자의 침실의 벽장에 비밀 통로가 있었다.
탐험가의 직업을 가진 유저가 통로의 위치를 살펴보고 먼저와서 문을 열어 둔 것이다.
"어서 들어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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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왕성의 지하도에 들어오셨습니다.
혜택 : 명성 315 증가.
일주일간 경험치, 아이템 드롭률 2배.
첫 번째 사냥에서 해당 몬스터에게 나올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좋은 물건 아이템이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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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던전이네. 잠시만요. 제가 확인해 보겠습니다."
모험가 나달이 나서서 살펴봤다.
"던전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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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 왕성의 지하도
로자임 왕국의 왕족들이 유사시에 사용하기 위하여 만들어 놓은 지하통로.
오랫동안 위험한 사건이 벌어지지 않아서 왕족들이 불륜을 저지르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넓은 지하도에는 언제부터인가 몬스터들이 들어와서 살게 되었으며, 통로에 쌓여 있는 비상식량들을 먹으면서 상당히 많이 번식하고 있음.
난이도 : 매우 높음.
던전의 규모 : 거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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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지역에 대한 역사서를 읽어 보았거나 대화를 통해 얻은 정보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사용할 수 있는 던전 감정 스킬!
모험가라서 여러 가지를 알아보기에 훨씬 편했다.
"이런, 몬스터들이 있다고 하는데요. 난이도를 감안하면 레벨 300 중반의 몬스터들 같습니다."
모험가는 걱정하며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위드에게 경고를 해 주는 무리가 있었다.
던전에 들어오고 나서 나타난, 반딧불처럼 빛나는 페어리 떼.
-여왕님이 보내서 왔어요.
-여긴 위험해요. 이쪽은 위험해요.
-그래도 위드 님이라면 충분히 헤쳐 나가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꺄악, 너무 멋진 아이스 트롤이다. 사랑스러워.
-이 길로 가면 될 거 같은데… 이쪽 방향이 아닌가아?
페어리들이 날아다니면서 위드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페어리들은 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며, 원하면 정령술사들에게서도 모습을 감출 수 있다.
위드의 성향이 자주 오락가락하였지만 지금의 좋은 쪽에 속해 있었고, 페어리 여왕의 의뢰도 받아 놓은 상태라서 도와준다며 나타난 것이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