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달빛조각사 26권 : 3. 위드의 선택 (142/520)

[ 위드의 선택 ]

왕성의 지하도에서 빠져나오던 유저들 중에는 할마와 마르고, 그랜, 레위스도 있었다.

바르크 산맥을 넘어갈 때에 위드와 마판을 따라가서 함정에 빠뜨리려다가 역으로 죽은 뒤치기 4인조!

로자임 왕국으로 넘어가서 활약하면서는 용감하게 검치들을 털기도 했던 그들이다.

이카 길드에 속해서 나쁜 짓들을 창의적으로 저지르면서 살던 그들!

길드 마스터 다리우스가 지휘하는 이카 길드는 그들의 적성에 딱 맞았다.

"이런 길드가 다 있네. 명분 따위 신경 안 쓰니까 길드전도 마구 벌이고."

이카 길드는, 좋은 사냥터가 있다는 소문이 들려오면 길드원들을 소집해서 강제로 빼앗았다.

다른 사람들이 발견해 낸 던전을 장악한 채 사람들에게 이용 요금으로 높으 ㄴ세율을 물리는 건 다반사였고, 어렵게 획득한 아이템을 강제로 빼앗기도 했다.

"완전 우리가 원하던 길드야."

그들은 이카 길드의 잘나가는 행동대장으로 승진했다.

하지만 이카 길드의 전력은 시간이 지나도 그리 크게 늘어나지 못했다.

길드의 규모에 비하여 중랑 대륙의 명문 길드를 넘볼 정도로 악행을 저지르다 보니 사람들이 기피하게 된것이다.

나쁜 짓도 힘이 없으면 적당히 해야 하는데 도에 지나칠 정도라서, 

이카 길드원이라면 어디서든 손가락질부터 하고 봤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길드에 가입하는 사람도 없어졌고, 강대한 세력도 이루지 못하고 금방 와해되고 말았다.

길드 마스터 다리우스는 특히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로자임 왕국에서 버티지 못하고 중앙 대륙으로 건너갔다고 한다.

뒤치기 4인조도 중앙 대륙으로 가고 싶었지만, 그곳에는 또 원한을 맺은 사람들이 많아서 브렌트 왕국으로 떠났다.

- 넓은 베르사 대륙에서 나쁜 딧은 어디서든 할 수 있다!

브렌트 왕국에서도 악명을 떨치다가 곤란해져서, 이제 잠잠해졌을 로자임 왕국으로 되돌아온 뒤치기 4인조.

그들은 세라보그 성에서 왕국의 분위기를 살피면서 상인들이 많이 오가는 길목을 털 궁리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엠비뉴 교단이 침공을 해 온 것이다.

"우리는 어쩌지?"

"어디든 끼어서 같이 도망치자. 그러면 살 수 있을 거야."

세라보그 성을 탈출하는 세력들에 속하고 싶었지만 뒤치기 4인조를 기억하고 있어서 끼워 주지 않았다.

"세상 진짜 야박하네."

"잘 먹고 잘 살아라!"

뒤치기 4인조는 성이 엠비뉴 교단에 점령당하면 죽을 수 밖에 없는 처지였다.

그러던 차에 전쟁의 신 위드가 나타나서 세라보그 성의 피난민들을 데리고 탈출한다고 한다.

중소 길드들까지 위드를 따라간다고 하고, 세라보그 성의 유저들 사이에는 기쁨과 안도가 스쳐 지나갔다.

단 한 사람이 나선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이렇게 크게 달라 질 수 있다니.

"야, 우리 진짜 망했다."

"전쟁의 신 위드잖아!"

할마, 레위스, 그랜, 마르고는 위드의 등장에도 기뻐하지 못했다.

예전에는 몰랐다. 하지만 로자임 왕국에서 지내면서 조각사 위드가 상당히 대단한 인물이란 걸 알게 되었다.

"조각사라고 무시했는데, 우리가 당할 만한 사람한테 당한 거 같아."

"괜찮네, 뭐. 즐거운 추억이었으니까."

뒤치기 4인조는 그렇게 그 일을 넘겼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위드가 벌이는 여러 가지 대형 퀘스트들!

명예의 전당에도, 게시판을 봐도, 게임 방송을 봐도 어디서나 위드의 이야기가 나왔다.

4인조도 위드처럼 모험을 하고 싶었다.

"진짜 부럽다."

"혼자서 못하는 게 없잖아. 전쟁의 신 위드라면 클라우드 길드도 껌뻑 죽을 텐데...."

"위드가 지나가면 웬만큼 큰 길드 마스터라고 해도 감히 뭐라고 못 할걸. 던전에 들어가더라도 감히 통행료나 받을수 있을까?"

"위드한테 무슨 통행료를 받아. 사람이 이 정도쯤 되면 다들 알아서 슬슬 기어야지."

뒤치기 4인조는 전쟁의 신 위드를 치켜세워 주며 그의 모험을 좋아했다.

하지만 이제 조각사 위드가 전쟁의 신 위드와 동일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고 난 후였다.

"설마 아직까지도 우리를 기억하진 못하겠지?"

"몰래 빠져나가자. 사람들 사이에 묻히면 괜찮을 거야."

뒤치기 4인조는 주민들 사이에 끼어서 왕성의 지하도를 빠져나왔다.

밖으로 나오자마자 엄청난 소란과 함께 칼라크롭스와 싸우고 있는 아이스 트롤이 보였다.

데스 나이트와 뱀파이어로드를 지휘하며 전투를 벌이는 위드의 모습은 너무나도 멋졌다.

"전쟁의 신 위드 만세!"

"우리를 구해 줘서 고맙습니다."

위드는 칼라크롭스들 사이로 무섭게 뛰어들었다.

겁을 제대로 상실한 모습!

"꺄아악!"

"위드 님, 안돼요!"

유저들이 걱정으로 소리를 질렀다.

덩치가 큰 칼라크롭스들이 쿵쾅거리면서 달려 다니는데, 보기만 해도 아찔했다.

뿔에 치이거나 넓적한 다리에 밟힌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무섭고 끔찍했다.

이리저리 치여서 금방이라도 목숨을 잃을 것 같았지만, 위드는 칼라크롭스 군단의 틈바구니에서도 멀쩡했다.

"비켜라!"

"아이스 트롤이 저쪽으로 갔다!"

엠비뉴의 궁수와 주술사 들은 난감하기 짝이 없었다.

칼라크롭스들이 방해물이 되어서 위드를 정확히 노리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이런 방법이 있었군!"

잔머리로 지금까지 세상을 따뜻하게 살아온 사람이 위드였다. 

검치 들도 인정하는 부분이, 위드는 그 어떤 전장에서도 금방 적응하면서 뛰어난 전투 방법을 개발하여 기상천외하게 싸운다는 점이었다.

"어디 날 잡아 봐라!"

위드는 그 큰 덩치를 하고서도 영악하게 칼라크롭스들 사이를 헤치고 다녔다.

칼라크롭스들이 질주해 와서 뿔로 들이받으려고 할 때에는 이미 다른 동족의 배 아래로 빠져나가 버리고 난 후였다.

쿠에에에!

칼라크롭스들은 한데 뭉쳐서 오히려 서로에게 심하게 방해만 되느라 제대로 전투를 치르지도 못했다.

게다가 위드가 지나다닐 때마다 차가운 기운이 점차 퍼져서 다리부터 얼어붙어 움직이는 게 점점 더 힘들어졌다.

그렇다고 위드가 피해 다니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이런때야말로 제대로 사냥을 하고 경험치를 올릴 수 있는 좋은기회!

'몬스터는 널려 있고, 힘과 체력도 충분하군. 뒤에서 날 치료해 줄 사제도 많이 있고.'

파티 사냥은 아니지만, 위드가 위기에 빠지면 100명이 넘는 사제들이 치료의 손길을 집중시켜 줄 수 있다.

"어디 놀아 보자!"

위드의 손에서 창이 부러질 듯이 꿈틀거렸다.

아이스 트롤과 조각 파괴술의 영향으로, 강철 창은 막강한 힘으로 휘둘리며 조금씩 휘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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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명적인 일격이 터졌습니다!

  통렬한 일격!

  칼라크롭스를 쓰러뜨립니다.

- 치명적인 일격이 터졌습니다!

  꿰뚫는 창!

  칼라크롭스의 방어력을 무시하고 다리를 관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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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하압!"

위드는 아이스 트롤의 힘을 사용하며 커다란 칼라크롭스들 사이에서 실컷 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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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명적인 일격이 터졌습니다!

  순간의 괴력이 발동되었습니다.

  통렬한 일격!

  칼라크롭스를 전투 불능으로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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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크롭스들이 위드에게 무참히 당하는 것을 보며, 보스급이 달려왔다.

덩치도 9미터 정도로 훨씬 크고, 뿔과 눈빛에는 위엄이 넘쳤다.

레벨이 420에 달하는 칼라크롭스 대장 수컷!

땅이 울리는 진동이 몸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그래 봐야 덩치가 클 뿐이지. 몸이 큰 만큼 움직임은 더 둔할 거야."

위드도 아이스 트롤이니 다소 염치는 없는 말이였지만,

어쨌거나 보스급 몬스터와의 승부였다. 

오래 끌면 끌수록 유리할 게 없는 전투에서는 위험하더라도 빨리 승부를 내야한다.

언덕 위에서 기다리면서 칼라크롭스의 대장 수컷의 질주가 느려지기를 기다렸다.

'가장 위험한 한 번만 피하면 된다.'

대장 수컷이 가까워졌을 때, 다른 칼라크롭스들 사이에 뛰어들었다.

대장 수컷은 차마 동족들을 짓밟지 못하고 급히 멈추며 상체를 높이 들었다.

위드가 기다려 온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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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일격이 터졌습니다!

순간의 괴력이 발동되었습니다.

꿰뚫는 창!

칼라크롭스 대장 수컷에게 부상을 입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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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보스급 몬스터라서 한 방으로는 어림도 없다.

위드는 대장 수컷을 따라 돌면서 연속으로 공격했다.

푸욱!

퍼퍼퍼퍼퍼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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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명적인 일격이 터졌습니다!

  29%의 피해를 추가합니다.

- 치명적인 일격이 터졌습니다!

  58%의 피해를 추가합니다.

- 치명적인 일격이 터졌습니다!

  93%의 피해를 추가합니다.

- 치명적인 일격이 터졌습니다!

  127%의 피해를 추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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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 치명타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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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이번 나이트의 갈철 창이 내구도가 다하여 산산조각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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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버텨 주던 창이 부러지고 깨져서 더 이상 무기로 사용하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

위드는 그 파편을 재빨리 수거해서 배낭에 넣고, 다른 창을 2개 더 꺼냈다.

와이번 나이트들과 싸우면서 획득한 창이 한 자루 있었다.

그리고 다른 한 자루는, 과거 드워프의 도시 토르의 환송식에서 장인 엑버린에게 선물받은 불렌서의 창!

"어디 신 나게 맞아 봐라!"

역시 보스급의 방어력은 막강해서, 몇 번 휘두르지도 않았는데 와이번 나이트의 창은 금방 끝이 뭉개져서 공격력이 떨어져 버렸다.

위드는 도약해서 칼라크롭스 대장 수컷의 몸에 불렌서의 창을 꽂았다.

그러고 난 이후 창을 밟고 뛰어올라 대장 수컷의 몸에 탔다.

"마지막이다!"

쓰러지지 않고 버티던 대장 수컷!

생명력과 방어력, 체력과 속도마저 보통 빠른 것이 아니었지만 등에서 공격하는 위드에 의해서 최후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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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 엠비뉴 교단의 칼라크롭스의 대장 수컷이 안식에 들어갔습니다.

- 훌륭한 업적으로 인하여 명성이 285 올랐습니다.

- 카리스마가 1 상승하셨습니다.

- 힘이 2 상승하셨습니다.

- 신앙이 2 상승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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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의 메시지 창이 한꺼번에 올렸을 뿐만 아니라 전리품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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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리크롭스의 거대한 뿔을 획득하셨습니다.

- 엠비뉴의 증표를 획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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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은 활로 만들 수도 있고, 조각품으로 만들기에도 좋았다.

꾸우우우!

대장 수컷이 사망하자 칼라크롭스 군단이 퇴각하기 시작했다.

엠비뉴의 궁수와 주술사 들은 계속 싸우도록 지시를 내렸지만, 뒤도 돌아보지 않고 미친 듯이 도주했다.

"겨우 한고비를 넘겼군."

위드가 뒤를 돌아보니 피난민들은 사분의 일 정도밖에는 빠져나가지 못했다.

언덕을 넘어서 이동하는 속도가 상당히 느렸다.

"저들이 로자임 왕국군이 지키는 성으로 가려면 하루나 이틀은 걸릴 텐데."

게다가 세라보그 성이 천천히 무너지고 있었다. 

곧 엠비뉴의 군대가 대대적으로 따라붙는다면 피난민들을 데리고 대피하는 일에는 지대한 어려움이 따르리라.

셀리나의 퀘스트가 몇 명의 난민을 살려야 성공인지는 모르겠지만, 추격자들에 의해 쫓기면서 일부만을 살려 가는 건 위드의 성격에 안 맞았다.

빚쟁이, 사채업자에게 시달려 본 경험으로 충분한 것!

위드의 주변으로 반 호크, 토리도, 서윤 그리고 유저들이 모여들었다. 

세라보그 성의 주민들 중에서도 예전에 병사나 사냥꾼이었던 자들이 왔다.

"위드 님. 명예로운 위드 님에게 저희의 운명을 맡깁니다. 우리는 죽음을 각오하였으니, 가족들만이라도 안전한 곳으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기사 오드가! 검을 놓은 지는 오래되었으나 모라타의 백작 위드 님에게 새로 충성을 바칩니다. 위드님과 같이, 엠비뉴 교단과 싸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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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냥꾼 젠킨스와 430명이 전투에 참여합니다.

  이들을 이끌고 엠비뉴 교단과의 싸움을 하실 수 있습니다.

- 퇴직 기사 오드가 외에 늙은 기사 7인, 젊을 때 병사였던 894인이 전투에 참여합니다.

  높은 충성도를 가진 병사들을 통솔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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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별로 좋은 인상이 아니던 위드의 표정이 더욱 나빠졌다.

사냥꾼들은 아무 방어구도 없이 고작 사냥용 활이나 하나씩 들고 있었을뿐더러, 그마저도 없는 자들이 더 많다!

늙은기사와 병사 들도, 방패와 갑옷은 당연히 없고 검도 없이 농기구나 주방용 식칼을 들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러면 그렇지 내 팔자에 무슨....."

"예?"

"아니다"

세라보그 성의 정예 병력도 휘하로 거두는 일을 마다할 판에 이런 오합지졸이라니.

'엠비뉴와의 싸움에 큰 도움은 안 되겠군,'

위드는 상황을 냉정히 분석해 봤다.

"이런 식으로라면 많은 사람들이 살진 못할 거야. 체력이 떨어지는 노인과 어린아이가 먼저 목숨을 잃겠지."

위드나 서윤이 지켜 주는 데에도 한계는 있었다. 

엠비뉴의 기병이나 마물 들이 대살육을 벌이게 될 것이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엠비뉴 교단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릴 만한 획기적인 뭔가가 필요해."

왕과 왕족들은 지하도를 통해서 지상으로 빠져나갔다. 

기사와 마법사 들의 호위까지 받는 그들은 엠비뉴 교단의 추격을 뿌리치고 벌써 멀리까지 떨어져 있었다.

엠비뉴 교단의 선택은 아마도 이 피난민을 향하게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그들이 피난민들을 공격하는 걸 포기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란.....

"대단한 미끼가 필요하겠지. 엠비뉴 교단이 모든 일에 우선해서 쫓아올 만한 미끼. 

 그러면서도 상당한 전투력을 갖추고 있어야 돼. 안 그러면 오랫동안 시간을 벌지 못하고 금세 죽어 버릴 테니까. 흠, 그렇게 쓸 만한 미끼는 별로 없을텐데."

위드는 자신과 엠비뉴 교단과의 악연을 돌이켜 봤다.

북부에서 엠비뉴 교단의 음모를 분쇄했을 뿐만 아니라, 11지파의 수장이던 페이로드까지 없앴다.

엠비뉴 교단은 위드를 향해 저주의 칼날을 가는 입장이었다.

"만약 내가 엠비뉴의 군대 앞에서 그들을 유인한다면 놈들은 이게 웬 떡이냐 하겠지?"

엠비뉴 교단은 분명히 피난민을 쫓지 않고 위드를 향해 올것이다.

세라보그 성을 초토화시킨 그 군대가, 광신도와 마물 들.

엠비뉴의 암흑 사제와 저주술사 등으로 편성된 강대한 군대가 위드를 쫓아오게 되리라.

"어떻게 그런 생각을......"

"과연 위드 님이야."

"위드 님이 스스로 미끼가 되어서 우리를 살려 준대."

"우와아아아!"

그저 무심결에 혼자 중얼거린 것뿐이건만, 위드의 이 말은 유저들의 입을 통해 퍼져서 피난민 전체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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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라보그 성의 피난민들이 희망을 갖습니다.

  사기가 89%까지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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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난민들은 힘을 얻어서 더 빨리 언덕을 넘으며 도망쳤다.

"어서가요, 할아버지."

"그래, 위드 님이 살려 주시는 이 목숨, 소중히 써야지. 빨리 가자꾸나!"

졸지에 위드가 엠비뉴 교단을 유인하는 미끼가 되는 것으로 확정!

"....."

만약에 거부한다면 사기가 더 떨어지게 될 테고, 도주는 더 많이 어려워지게 될 것이다.

위드는 그를 쳐다보는 초롱초롱한 눈길들을 느꼈다.

어린 유저들. 초보자들은 어차피 죽더라도 잃을 게 많진않다.

그러다 보니 위드가 팔았던 땅콩과 오징어를 먹으면서 싸울 구경을 하려는 듯이 떠나지 않고 버티고 있었다.

"진짜 재밌겠다."

"위드 님이 얼마나 잘 싸울지 궁금하긴 했어."

"그러게, 광신도나 칼라크롭스 같은 건 위드 님에게는 잠깐 몸 푸는 정도잖아."

마구 확대된 뜬소문들이 만들어 내는 부작용!

하지만 유저들이 그만큼 기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퀘스트를 성공시키려면 미끼가 필요하긴 하겠어.'

위드가 생각하기에도 자신보다 훌륭한 미끼는 없었다.

웬만해서는 안 죽을 정도의 무력도 있고, 전장에서 이리저리 뒹굴 눈치도 있다.

단, 자기를 희생하는 살신성인의 자세 따위는 지금까지 인생에서 추구해 온 방향과는 완전히 정반대였다.

'안 돼. 이런 식으로 흔들려서는 절대 부자가 될 수 없어. 성공해서 정치라도 하려면 이런 마음부터 버려야 돼@"

위드는 불타고 있는 세라보그 성을 쳐다봤다.

"저 차가운 눈으로 엠비뉴의 군대를 노려보고 있어. 정말 싸울 생각인가 봐!"

고개를 다른 쪽으로 돌리고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목을 풀고 있네. 이제 싸우러 가는 건가?"

위드는 들고 있던 불렌서의 창을 만지작거렸다.

칼라크롭스 대장 수컷과 싸우면서 내구도가 많이 떨어져 있었다.

"창을 수리하고 가려나 봐!"

이제는 어쩔 수가 없었다.

사람들의 시선 따위야 무시하고 살 수도 있다.

물론 실망하고 욕할지도 모른다.

'욕먹으면 오래 산다는 말도 있는데, 욕이야 실컷 먹으면 어때.'

무시하면 그뿐!

하지만 피난민들을 살려서 퀘스트를 성공하려면 위드가 나서는 게 필요했다.

어차피 엠비뉴의 군대가 피난민들을 쫓아오게 될 것이고, 위드와도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게 되어 있었다.

위드의 정체가 발각되는 순간 엠비뉴의 주력은 그를 집중적으로 노리게 될 테니 결과적으로 보면 별로 달라질 것도 없다.

"저희가 먼저 죽겠습니다."

"더 늙기 전에 명예로운 전투를 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사냥꾼과 기사 들이 말했다.

위드는 고개를 저었다.

"나와 같이 싸우지 않아도 된다. 안전한 곳으로 도망쳐라."

"그럴 수는 없습니다. 저희가 약하다고 내치시는 게 아니라면 명예로운 죽음을 택하게 해 주십시오!"

"너희가 지켜야 할 것은 가족이다. 가족들에게 돌아가서 그들의 웃음을 보며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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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냥꾼과 병사 들의 지휘를 포기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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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는 나 혼자서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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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냥꾼과 병사 들이 다시 피난민으로 합류합니다.

- 명예 스탯이 생성됩니다.

  명예 : 귀족으로서 의로운 일을 실천하였을 때 오릅니다.

         주민들의 충성도, 외교에 큰 영향을 주며,

         자유 기사들을 포섭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명예 스탯이 2 증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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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는 혼자 싸우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언덕을 내려오는 그의 곁에는 서윤과 반 호크, 토리도가 함께했다.

"왕국민들을 보살피는 건 기사로서의 당연한 의무다."

"피 맛을 실컷 볼 수 있겠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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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비뉴 교단의 군대는 세라보그 성을 약탈하며 불을 질렀다.

"모두 빼앗아라. 엠비뉴 신을 위하여 바쳐질 보석들이다."

"엠비뉴 신을 따르지 않는 로자임 왕국은 멸망하고 말리라."

엠비뉴의 암흑 사제들은 성이 다 타 버리기 전에 마물들을 데리고 돌아다니며 재물을 챙겼다.

유서깊은 로자임 왕국의 왕성이 마물들에 의하여 사라지고 있었다.

이 작업이 끝나면 엠비뉴의 군대는 사방으로 흩어져서 도망친 각 세력들과 피난민들을 쫓게 되리라.

그때 들리는 커다란 목소리!

"나 위드가 왔다. 엠비뉴 교단이여, 얼마든지 덤벼라!"

왕의 집무실을 약탈하던 아홉 번째 교주 벨로니는 창밖을 내다보았다.

불길에 뒤덮인 성의 상층부에서 밖을 내려다보는 벨로니!

무너진 성벽 너머에 위드와 서윤, 반 호크, 토리도가 있었다.

위드는 용감무쌍하게도 세라보그 성의 경계 부근까지 돌아왔던 것!

그래 봐야 크게 멀지도 않은 거리이기는 해도, 엠비뉴 군대들이 몰려 있는 한복판에 나타난 것이다.

"위드라면 우리 엠비뉴 교단에서 최우선으로 죽여야 할 대상! 엠비뉴의 종들이여, 저 인간을 죽여라!"

#

  

모라타의 예술가들은 눈을 반짝이면서 수정 구슬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아, 정말 대박이다."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손에 땀이 다 나네."

"난 술 마시는 것도 잊고 있었어."

위드가 피난민들을 이끌고 도망칠 때부터 재미가 있었다.

항상 그렇듯이 위드의 모험은 사람들을 빨려들게 만든다.

그렇기에, 위드 자신이 조각사였지만 예술가들에게는 매우 훌륭한 대상이 되었다.

'조각품으로 만들면......"

'그림으로 그리면 죽여줄 텐데. 지금 이 구도가 정말 최고야.'

조각사와 화가 들에게는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벌써 모라타 조각사 조합에서는 위드의 대형 동상을 세우자는 논의가 본격적으로 벌어지고 있던 참이다.

만들어 놓기만 하면 인기는 따 놓은 거나 다름없고, 도시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 잡을 수도 있지 않겠는가.

단 한 번의 전투에서도, 화가들이 그릴 만한 명장면들이 수도 없이 쏟아져 나왔다.

"던전에서 전투를 하는 장면이 멋졌던 거 같아."

"피난민들에게 연설하는 아이스 트롤도 나쁘지 않았잖아."

"얼어붙은 와이번을 타고 공중에서 뛰어다니던 건 어떻고?"

"그야 당연히 최고지. 하지만 이제 부터 더 대단한 장면들이 나올걸."

"캬하! 엠비뉴 군대에 저들끼리 선전포고라니. 내가 저 자리에만 있었더라도...."

화가들은 그려야 될 장면들을 재빨리 구상해 놓았다.

위드에 대한 그림들이무수히 많이 나올 것이기에 단체 전시회를 개최하는 일도 벌써 고려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조금 아쉬워했다.

자신이 위드의 자리에 있다면 얼마나 가슴이 뛰고 흥분될까!

예술가들 외에 다른 직업의 유저들도 수정 구슬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바드와 댄서 들!

"잘 지켜보세요. 다음에 할 공연입니다."

"제목은 뭘로 지을까요?"

"위드가 엠비뉴 교단에 맞서다?"

"아니에요. 대륙의 성자 위드가 낫지 않겠어요?"

모라타의 바드와 댄서 들은 위드의 모험을 대규모 합동 공연으로 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위드를 주제로 잡으면 소재거리가 끈이지 않아서 좋았다.

어디로 가든 흥미진진한 사고가 벌어졌으니까.

모라타의 주민들도 수정 구슬을 보았다.

"영주님이 다르긴 달라."

"무사히 돌아오셔야 될 탠데. 엠비뉴 교단에 죽으시면 안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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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라타 주민들의 사기가 오릅니다.

- 모라타 주민들의 영주에 대한 충성심이 최고의 상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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