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달빛조각사 26권 : 10. 오크 종족의 영광 (149/520)

[ 오크 종족의 영광 ]

위드는 리튼 왕국에 머무르면서 국왕이 원하는 대로 조각품을 만들어 주었다.

현재 고급 8레벨의 조각술 숙련도는 32.7%!

자하브와 있을 때 조각품을 만들었고, 그 이후로도 틈틈이 제작을 하여서 숙련도를 올린 덕분이었다.

"어쩌면 조각품에서 이렇게 광채가 날 수 있죠?"

"공주님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니 저절로 빛이 나는 것 같습니다. 아, 그런데... 조각품을 만드는 데 황금이 조금 부족한데요."

"당장 보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위드는 왕의 일가족의 조각품을 통째로 황금으로 만들었다.

어차피 그의 돈이 들어가는 작품도 아닐 뿐만 아니라, 조각을 하다 보면 이래저래 부수입이 생기는 법.

대장장이 스킬도 높아서 장애가 되지도 않았다.

마음의 창이라는 눈에는 보석을 박아서, 작업도 훨씬 간편하고 쉬웠다.

왕비가 위드의 재주를 보더니 칭찬했다.

"보석 세공의 재주도 뛰어나시군요."

위드는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운 듯한 미소를 지었다.

"조각품과 관계된 일에는 진지해지고 싶었고, 타협이나 양보를 하기 싫었을 뿐입니다.

  원하신다면 왕비님의 다른 보석들도 좀 봐 드리겠습니다."

가히 리튼 왕국을 말아먹을 기세!

하지만 드워프들로 이루어진 전문 보석 세공사들이 있어서 위드의 바람은 실제로 이루어지지는 못하였다.

그렇게 의뢰를 받아서 만드는 조각품은 국왕과 왕비, 왕자, 공주 들이 손을 붙잡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었다.

각 귀족들이 머리를 조아리면서 왕의 자세를 칭찬하는 장면은 은으로 해치웠다.

작업의 분량이 늘어나기는 하였지만 그만큼 위드의 배낭도 묵직해질 일이었으니 먼저 원했다.

조각품을 만들고 나니 말 그대로 번쩍번쩍 빛이 났다.

금의 순수한 광채에 빛의 조각술이 결합되어서 그 밝음의 효과를 더욱 키웠다.

최대한 호화롭고 사치스럽게 만든 작품이었지만, 섬세한 부분까지도 놓치지 않는 위드의 꼼꼼함으로 인하여 흠잡을 곳이 없었다.

위드가 조각을 완성하는 순간에는 국왕과 왕비, 왕자, 공주 들이 다 함께 와서 보았다.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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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드신 조각품의 이름을 정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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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는 일부러 들으라는 듯이 크게 말했다.

"존경하는 리튼 왕국 국왕 폐하의 영광됨이 천년을 이어가기를 바라면서 만들었으니, 

 이 조각품의 이름은 불멸의 국왕 폐하와 그분의 가족들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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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국왕 폐하와 그분의 가족들이 맞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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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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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작! 불멸의 국왕 폐하와 그분의 가족들상을 완성하셨습니다.

리튼 왕국의 국왕, 만인이 우러러보는 자리에 있는 사람에게는 막중한 책임이 뒤따른다.

보물들로 즐비한 왕궁에, 황금과 보석으로 어우러진 조각품을 만들기 위해 왕국민들에게 특별 세금을 거든 사실은 역사적인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황금과 보석의 조각상은 작품의 가치면으로 값비싼 조각품의 훌륭한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예술적 가치: 923.

특수 옵션 : 불멸의 국왕 폐하와 그분의 가족들상을 본 귀족들의 왕실에 대한 충성심 증가.

                라튼 왕국의 명성 증가.

                왕국민들의 불만이 늘어남.

                왕국의 산과 들에서 도적 떼의 출현을 증가시킴.

지금까지 완성한 걸작의 숫자 : 106

-조각술 스킬의 숙련도가 향상되었습니다.

-손재주 스킬의 숙련도가 향상되었습니다.

-대장장이 스킬의 숙련도가 향상되었습니다.

-왕가의 조각품을 만들어서 명성이 514 올랐습니다.

-예술 스탯이 9 상승하셨습니다.

-행운이 3 상승하셨습니다.

-매력이 5 상승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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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튼 왕국의 국왕은 크게 만족했다.

"과연 좋은 작품이군."

"그렇습니다. 국왕 폐하를 표현할 수 있어서 조각사로서 다시없는 영광이었습니다."

"그대를 위하여 만찬을 준비하셨소."

"아닙니다. 폐하의 은덕을 입었으니 먹지 않아도 배가 부릅니다."

보기 드문 일이었지만, 위드는 공짜 밥을 거절했다.

조각품을 만드는 내내 맛있는 음식이 제공되어서 배낭에 듬뿍 챙겨 놓았다.

게다가 작업을 하면서 이래저래 빼돌린 황금과 보석들을 감안한다면 서둘러 빠져나가는 것이 상책!

"와삼아!"

하늘에서 와이번이 왕성으로 내려왔다.

리튼 왕국까지 장거리 출장을 나온 와삼이였다.

"그럼 이만 가 보겠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보세."

"폐하를 위해서라면 언제든 달려올 것입니다."

위드는 와이번을 타고 리튼 왕국의 왕성 위로 날아올랐다.

지상에서는 병사들과 귀족들 그리고 왕성 부근을 지나던 유저들이 하늘을 올려다보고는 위드가 있다면서 놀라는 모습이 보였다.

위드는 절로 뿌듯하여 썩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어 줬다.

제대로 한밑천 잡아서 가는 길이니 기분이 나쁠 수가 없었다.

"꾸에에엑!"

와삼이가 무겁다고 소리를 질렀다.

"이게 다 돈이야. 나중에 말고기 실컷 먹여 줄게."

그동안 속은 게 너무 많아서, 와삼이는 이런 말에도 무덤덤했다. 하지만......

"다른 애들은 안 주고 너만 줄게."

"꾸에에에에에에엑!"

기쁨으로 날뛰는 와삼이였다.

"가자! 이제 오크 랜드로!"

#

오크 랜드.

다른 특별한 의미가 있는 정식 지명은 아니었다.

그저 유로키나 산맥에서 부터 더욱 동쪽의 부르시리아 지역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땅을 통칭하여 일컫는 이름이었다.

그곳에는 오크들이 아주 많았다.

"취췻!"

"취이이이익!"

산속 깊은 곳에서 맑은 새소리 대신에 콧소리가 흘러나올 정도였다.

위드가 유로키나 산맥에서 불사의 군단을 물리쳐서 오크들의 긍지를 세움으로써 그 후로 유저들이 오크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그 후로 오크 유저들은 유로키나 산맥에서 대활약을 했다.

초보 오크들은 당연히 고생이 많았다.

중앙 대륙이나 다른 왕국들은 성과 성벽을 지어 놓고, 몬스터들에 대하여 어느 정도의 대비가 되어 있다.

하지만 오크들은 강한 몬스터가 많은 유로키나 산맥에서 알아서 생존해야 했다.

무기와 방어구도 부실하고, 식량도 넉넉하지 못했다.

다른 종족보다 시작이 훨씬 어려웠다.

"우, 우리 마을 사라졌다. 취취췩!"

몬스터들이 많은 산맥이니만큼 오크 마을들이 휩쓸려서 없어지기도 했다.

그러면 몇천, 혹은 몇만의 오크가 모였다.

"취익, 복수다!"

"췌에에에엣!"

오크들은 용맹하게 유로키나 산맥의 패권을 장악해 나갔다.

"이번에는 식량을 듬뿍 약탈했다, 취취칫!"

이러면 오크들은 순식간에 몇 배씩이나 번식을 했다.

오크들의 번식력과 어린 오크들의 전투 능력이야말로 그들에게 주어진 최고의 특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오크 유저들 또한 죽음에 대한 낮은 패널티 덕분에 몸을 사리지 않으면서 싸웠다.

복수, 식량, 영역 확보, 던전 탐험, 광산 개발 등의 퀘스트가 계속 발생하였으며, 현재 오크 종족은 유로키나 산맥을 타고 동부와 남부로 무한정 뻗어 나가고 있었다.

대규모 전투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오크들의 규모를 바탕으로 무언가를 도모해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택할 만한 종족.

다만 복잡한 전략이나 전술을 이야기하면 오크들은 잘 받아들이지 않았다.

"뭐라고? 취이이잇, 처음부터 다시 말해 봐라."

"그러니까 산맥의 이동 통로인 계곡을 장악해 놓으면 상인들의 무역로를... 취칫."

단순한 말이 효과적이었다.

"저놈들이 우리 부족 욕했다, 취익!"

"죽여, 취취취!"

스트레스 따위는 쌓일 수가 없는 종족.

먹고, 놀고, 다 같이 몰려가서 신 나게 싸움을 즐기는 종족이 바로 오크였다.

#

위드는 유로키나 산맥에서 동쪽 부르시리아에 지어진 투사의 불꽃이라는 이름의 오크 성채에 방문했다.

오크들이 평원에 만든 대도시였다.

인간이나 드워프 같은 건축 문화는 기대할 수 없었지만 오크들의 미래인 새끼 오크들은 매우 많았다.

위드는 오크들과는 남다른 친분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크 카리취!

유로키나 산맥에 있던 그 어떤 오크보다도 흉악하고 단순 무식했던 전력이 있는 그다.

울취의 일곱 번째 아이에 대한 조각품도 완벽하게 복원을 해서 가져왔다.

오크들의 외모에 대해서는 익숙했고, 멀쩡했던 조각품을 본 적이 있기 때문에 그대로 다시 복원을 해냈다.

"아무래도 이곳에서는 카리취의 모습이 더 편하겠군."

카리취로 변신을 하고 나서, 라체부르그에 대한 보고를 하기 위해 오크 로드 불취를 만났다.

'너의 멋진 외모는 여전하구나, 취췻. 못 본 사이에 피부도 더 안 좋아진 것 같다."

오크 로드 불취는 부럽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카리취가 오크들 사이에서 유난히 두각을 드러냈던 건 외모의 효과도 없진 않았다.

뻐드렁니가 심하게 튀어나오고, 이기적이고 더럽게 생긴 얼굴!

성격으로도 어떤 오크보다도 더 오크다웠으며, 불사의 군단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서 카리취의 인기는 오크들 사이에서는 최고였다.

"그사이 턱에 살도 많아졌구나, 취취췻. 정말 오크다운 외모다, 취치치치치칫. 암컷 오크들이 네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불취, 취익. 인기를 끌고 싶으면, 췩! 밤에 자기 전에는 꼭 기름기 많은 걸 잔뜩 먹어라."

"말해 줘서 고맙다, 취잇!"

"그럼 라체부르그에 대해서 알려 주겠다, 취치치. 귓구멍을 파고 잘 들어라."

라체부르그에 대한 이야기!

위드는 장황하게 늘어놓거나 하지는 않았다.

인간들의 왕국에서 국왕들을 만났을 때처럼, 어떤 사명감을 가지고 찾아다녔는지 또 얼마나 고생했는지 그 발견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없던 이야기까지 지어낼 필요가 전혀 없었다.

"오크들이 다른 종족 지켜 줬다, 췩!"

"과연 우리 오크 선조들이다, 취잇."

"울취도 대단했다, 취치취."

"그런 오크 로드가 있었다니,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 취이이잇."

"라체부르그에서는 다 같이 사이좋게 지냈다, 취취췻."

"취이익, 음식도 나눠 먹었나?"

오크들 사이에서 밥을 나눠 먹는다는 건 동료로 인정한다는 의미다.

"먹었다, 취치치치치이잇! 고기는 오크들이 더 많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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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체부르그의 발견을 오크 로드 불취에게 보고하셨습니다.

고대 도시의 발견 업적을 보고함으로 인해 명성이 690 증가합니다.

오크들은 용기를 발휘하는 법과, 부족을 지키기 위해 함께 싸우는 법을 알고 있습니다.

보상으로 친밀한 이에게 가르쳐 주려고 합니다.

용기가 13 증가합니다.

통솔력이 9 증가합니다.

카리스마가 7 증가합니다.

투지가 6 증가합니다.

- 오크들의 인간과 엘프에 대한 우호도가 친근한 상태로 변합니다.

- 오크들의 드워프에 대한 우호다가 사나운 상태로, 지금보다는 다소 개선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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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크 로드에게 보고를 하니 엄청난 보상을 받았다.

왕들에게 보고를 할 때도 명성과 기품, 매력, 카리스마 등이 대폭 늘어났었다. 

모험가들이 발견물 보고에 열을 올리는 이유가 다 있는 것이다.

위드는 퀘스트도 마치기 위하여 조각품을 꺼내서 주었다.

"이건 그때의, 췻. 조각품이다."

"취이이익. 용맹한 오크의 자질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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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취의 일곱 번째 아이의 조각품 완료

오크의 조각품은 오랜 시간을 지나 다시 오크들의 품으로 돌아갔다.

오크들은 조각품을 보며 다른 종족들과의 우정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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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이이이익."

위드는 눈치를 보면서 기다렸다.

과연 이다음의 보상으로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이 정도면 조각술 마스터 퀘스트로서 할 만큼은 했다.

연계 퀘스트가 계속 이어지게 될지에 대해서도 매우 궁금했다.

"이 조각품, 취칫, 공짜로 받을 수 없다."

"췩. 올바른 오크의 자세다."

오크는 솔직함이 미덕이었으니 위드도 뭔가를 달라고 요구할 수 있었다.

"취이취익. 나를 따라와라."

위드로서는 바라 마지않던 일이다.

오크 로드 불취를 따라서 그의 막사로 들어갔다.

그곳에서는 살집이 토실토실한 암컷 오크가 새끼 오크들과 점심을 준비하고 있었다.

"취췻, 같이 밥 먹자. 수고 많았다."

"......"

이것이 보상인 모양!

오크 로드 불취와 밥 한 끼를 하는 건 수천만 오크들에게는 대단한 영광이었다.

'그럼 그렇지, 내 팔자에 오크들에게 무슨 보상을 받겠어.'

위드는 입가를 실룩거렸지만 자리에 앉았다.

어쨌든 주는 밥은 먹고 볼 일이다.

오크 불취는 대단한 대식가였고, 다른 새끼 오크들과 암컷오크도 마찬가지였다.

위드도 카리취의 모습을 하고 있었으니 사슴 통구이를 여러 마리 먹어 치웠다.

식사를 마쳐 갈 때쯤에 불취가 진지하게 말했다.

"오크 10만을 떼어 주겠다. 취치치칫."

"취익?"

위드는 갑자기 영문을 몰라서 고개를 갸우뚱했다.

"카리취를 따라간다면 그들도 좋아할 거다. 취취취이잇!"

"췩!"

위드는 이제 이해를 했다. 

퀘스트에 대한 보상의 일부로 오크 무리를 안겨 주겠다는 것!

"아니다, 괜찮다. 취이익!"

절대 사절!

모타라가 굶주린 오크 떼로 뒤엎이는 건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10만도 많은 숫자였지만 오크들의 번신력은 그야말로 대단하다. 

오크 일가족이 정착해서 잘 먹고 밤에 오붓한 시간을 보내면, 몇 달만 지나도 그곳에 마을이 생긴다고 할 정도였다.

"그리고 카리취에게 꼭 보여 줘야 할 물건이 있다. 취취췻!"

"뭔데 그러나, 췩!"

불취는 막사 뒤에 있는 공간으로 가서 바닥의 지푸라기를 들췄다. 

그러자 아래로 내려가는 지하실이 나왔다.

"절대 비밀로 해야 된다, 취칫. 오크 로드들만이 아는 장소다."

"알았다. 내 입은 무겁다, 취치익!"

불취는 지하실로 내려가서 머리에 쓰는 투구를 꺼내서 보여 주었다.

"이 투구는 가장 오래 전의 오크 로드가 썼다고 한다. 취이익. 취익. 혹시 이 물건이 어떤 건지 알아보겠는가?"

위드는 투구에 내려앉은 먼지를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털어 냈다.

완성품이라고 하기에는 무리일 정도로, 철을 제대로 제련하여 만든 투구가 아니었다.

반쯤 녹다 만 철. 울퉁불퉁 제멋대로 만든 것 같은 투구로, 흉하고 짧은 뿔이 3개나 달려 있었다.

"알아보겠다, 취칫!"

위드는 감정 스킬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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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크 로드의 강철 투구 : 내구력 24/60. 방어력 129.

전설의 오크 로드 파라취가 드워프로부터 선물받아 착용하던 투구.

네 종족이 모여 살던 최초의 도시 라체부르그에서 제작되었다.

드워프 장인들은 무겁더라도 가장 단단한 투구를 만들었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오크들은 이 강철 투구를 생명처럼 보존해 왔다.

제한 : 오크 로드 전용.

         레벨 570 이상.

         힘 2,300 이상.

옵션: 모든 오크들의 복종.

        오크의 출생률을 50% 높인다.

        자연적인 힘과 마법에 대한 절대적인 저항력.

        자신보다 강한 몬스터를 상대할 때 원래 힘의 40%를 더 낼수 있음.

        정신계 마법에 완전한 면역.

        전투와 관련된 모든 스탯 + 25.

        전투와 관련된 모든 스킬의 공격력을 35% 강화함.

        수리 불가능.

- 역사적인 물품의 감정으로 인하여 대장장이 스킬 숙련도가 증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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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이이이익!"

위드는 거친 콧김을 내뿜었다.

이렇게 훌륭한 아이템이 있다니! 이거야말로 정말 장비 중의 명품이라고 할 수 있는 물건이었다.

"파라취의 물건이다, 취취취췩!"

"취, 취익. 파라취라니! 들어 본 적이 있다, 취이취잇. 가장 훌륭한 오크 로드였다고, 췻췻췻! 항상 본받으라고 했다."

오크들은 커서 파라취처럼 되라는 말을 항상 듣고 자랐다.

부모의 부모, 그보다도 훨씬 오래 전으로 거슬러 갔을 때부터 파라취처럼 좋은 오크가 되라고 하였다.

위드에게는 정말 오래된 이 투구가 보물이나 다름이 없었다.

수리 불가능이라는 제한이 안타깝기는 했지만 그래도 착용하고 전투를 한다면 깨질 때까지 엄청난 레벨을 올릴 수가 있으리라.

오크 로드 전용에 힘의 제한이 터무니없을 정도로 높았지만, 여차하면 조각 파괴술을 써서 힘에 몰아줄 수도 있었다.

그때 대충 만든 것 같은 뿔이 위드의 눈에 띄었다. 

그 부분은 철을 녹이도 울퉁불퉁하게 두들겨서 만든 게 아니라 동물의 뼈를 깎아서 만든 것 같았다.

"혹시 이 부분은 ... 취익.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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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 투구의 뿔 : 내구도 14/25.

맨티코어의 뼈로 만든 뿔.

오크 로드의 위엄을 상징한다.

오크들이 사냥에 성공한 몬스터로 드워프 장인들이 뿔을 만들어 주었다.

예술적 가치 : 59.

특수 옵션 : 투구의 공격력을 7% 증가시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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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조각품에 담긴 추억을 읽으며 위드의 눈에 파라취와 관련된 영상이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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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크 로드 파라취!

키도 아주 크고, 눈빛이 맑은 오크가 언덕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네 종족이 사는 라체부르그에 건물들이 지어지는 것이 보였다.

"가자, 취이익!"

파라취는 부하 오크들과 함께 도시 부근의 몬스터들과 전쟁을 벌였다.

라체부르그가 도시의 규모로 성장하고 곡식을 가꾸게 되면서, 몬스터들이 끊임없이 침략을 해 왔다.

파라취는 오크들을 데리고 그들을 막아 내고, 오히려 역습을 가하여 몬스터들의 근거지를 없앴다.

라체부르그의 영역이 매일 넓어지고, 더 안전해졌다.

"취이잇, 곡식을 더 심어라, 취치익! 모두가 나누어 먹을수 있도록 하자."

오크뿐만이 아니라 인간도, 엘프도, 드워프도 파라취를 존경했다.

파라취가 거느리는 오크의 규모는 갈수록 커졌고, 이윽고 강 유역을 완전히 평정할 수 있었다.

라체부르그를 지킨 오크 로드. 네 종족의 현재가 있게 만든 파라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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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이익!"

위드는 길게 콧김을 뿜어냈다.

영상에서는 그 뒤로 오크 로드 파라취가 이끌었던 전투를이 보였다.

번식력이 뛰어나지만 단순한 오크들을 데리고, 그 당시 강하기 짝이 없던 맨티코어를 사냥한 사건.

그때의 오크들은 지금과는 달리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용맹했다.

이기적인 오크들이 동족을 위하여 기꺼이 먼저 죽을정도로 헌신적이었다.

파라취의 지휘를 받으면서 몬스터와 대규모 전쟁을 벌이기도 하고, 여러 전투 방법을 익히기도 하였다.

파라취는 진정한 오크 로드!

그의 아래에서 성장한 오크들이 기반을 잡으면서, 나중에 그가 죽을 때에는 오크의 숫자가 40배가 넘게 늘어났다.

6만에 달하는 오크의 최전성기를 이끌던 파라취였다.

'정말 재미있었겠군.'

모든 것이 자리를 잡지 못했을 때 오크 무리를 이끌고 사냥을 다녔다면, 그것도 매우 신 나는 일이 아니었을까.

위드는 자신이 오크였다면 지금의 대륙의 구도는 많이 답답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대륙에서 인간들이 다스리는 기억에는 성과 성벽이 지어지면서 오크들이 시원하게 마음껏 돌아다니지 못한다.

오크들은 동부에서, 그리고 멀리 남쪽으로 돌아서 번식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과거 아무것도 없던 시절, 그때에는 거친 자유가 있었으리라.

불취가 투구를 다시 가져갔다.

"파라취의 모습을 다시 기억할 수 있으면 좋겠다. 취익. 쓸모는 없지만 화가나 조각사라면 그런 일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취치치칫!"

"내가 파라취를 조각할 수 있다. 췻."

"그럼 해다오, 취치치칙!"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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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크 로드 파라취의 조각

오크들은 알려 준 사실도 금방 잊어버리곤 한다. 

그들은 몇 년만 지나면 라체부르그는 물론이고 오크 로드 파라취에 대해서도 기억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파라취의 조각품을 만들어 오크들에게 그 용맹함을 보여 주어라.

조각품을 통하여 오크들은 잊고 지냈던 본능과 강인한 힘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조각품의 성공적인 완성 시에는 오크의 출생률이 오르고 힘이 강해짐.

난이도 : 조각술 마스터 퀘스트.

퀘스트 제한 : 고급 8레벨 이상의 조각술.

                   대작의 완성도.

                   오크들과의 관계가 친밀한 상태여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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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사 대륙의 역사를 보면 오크는 유저들이 늦게 선택한 종족이지만, 조각술 퀘스트를 통해서 종족의 과거의 영광을 찾을 수 있었다.

"만들어 보겠다, 취치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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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퀘스트를 수락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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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준은 하루가 다르게 몸이 늙어 감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가슴이 설레였다.

"과연 오늘은 무슨 모험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군."

그는 로열 로드가 열리고 나서 많은 사람들을 지켜봤다.

초기에 잠깐 두각을 드러내다가 도태된 사람들, 세력 다툼의 희생양, 야심은 많지만 그에 따른 재능은 가지지 못한이들.

유병준이 보는 사람들은 로열 로드에서도 주로 상위권의 랭케에 한정되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초보자들이나, 가볍게 즐기는 사람들은 사실 제대로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그러던 차에 위드에게 관심을 두고, 그의 모험을 처음부터 보게 했다.

위드는 베르사 대륙이 좁다고 느껴질 정도로 많은 지역을 돌아디며 퀘스트를 하고 던전을 탐험했다.

이제는 유병준도 어느새 위드의 모험을 매일 지켜보게 될 정도였다.

물론 순수한 마음으로 응원하는 입장은 아니었다.

'오늘도 생고생을 하려나?"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 그저 즐거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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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메스 길드의 공격대는 어이가 없었다.

"뭐 하자는 거야, 진짜."

엘프 마을까지 와서 공격했지만, 위드는 퀘스트를 성공시키고 싹 빠져나간 것이 확실했다.

엘프들과의 적대도가 엄청나게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유저들과 병사들이 목숨을 잃었지만, 그에 반해 소득은 하나도 없었다.

게다가 위드는 신출귀몰하게 여러 왕국들을 돌아다녔다.

베르사 대륙의 주민들이 위드를 찬양하면서, 공격대는 그들을 통해서 소식을 얻었지만 좇아가면 항상 허탕만 치기를 반복했다.

리튼 왕국에서는 위드가 소문이 퍼지고 난 이후에도 조금 오래 머물러서 비슷한 시기에 도착하기는 했다.

하지만 왕성에 있는 위드를 어떻게 하란 말인가!

그를 공격하다가는 자칫 리튼 왕국의 기사나 마법사 들에 의해서 전멸당하게 생겼다.

멍하니 왕성 주변을 맴돌고 있는 사이, 위드는 일을 마치고 나서 와이번을 타고 하늘을 날아서 떠나 버렸다.

떠나면서 사람들이 있는 쪽으로 손까지 흔들어 줄 때는 다리의 힘이 쭉 빠질 정도였다.

"와아! 위드 만세!"

"헤르메스 길드를 무찔러 주세요."

"엠비뉴 교단도 몰아내 주실 거라고 믿습니다!"

유저들과 주민들이 두 손을 들어 올리며 환호를 했다.

위드에게는 지긋지긋한 이놈의 인기!

헤르메스 길드의 유저들은 정체를 숨긴 채로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이제 또 어디 가서 잡아야 되는 거야?"

"그래도 길드에서는 계속 추적하라고 하잖아, 쫓아가다 보면 기회가 있겠지."

와이번의 이동속도가 빨랐지만, 노력한다면 기회는 올 것이라고 믿었다.

사실 보통 웬만한 유저들은 자기가 시작한 왕국을 떠나지도 않고, 사냥터도 꾸준하게 유지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왕국마다 일정한 레벨대에서는 추천할 만한 사냥터가 있고, 대부분 그곳을 따라갔다.

처리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 때에는 그런 장소들에서 기다리면 효과가 높았다.

하지만 위드의 영역은 어느 한 왕국도 아니고, 대륙 전체를 바쁘게 돌아다녔으니.....

"동쪽에서 들려온 소식을 들었나? 오크들이 아주 기뻐하고 있다는군. 어떤 오크가 대단단 발견을 알려 준 모양이야.

 아마 그는 조각사 위드가 아닐까?"

"오크들은 자신들의 과거에 대해 높은 자긍심을 갖게 되었지. 

 여태까지는 나도 오크들을 멍청하다고 무시했지만 조금은 인정해야 될 거 같기도 해.

 이게 다 조각사 위드의 발견 덕분이 아니겠는가?"

헤르메스 길드의 공격대는 망연자실했다.

"망했다. 이번에는 오크 랜드야."

"언제 그곳까지 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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