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워프의 상납품]
"우리 드워프들은 주기적으로 케이베른에게 보석이나 황금을 바쳤지. 케헤헴. 드래곤의 영역에 있는 동굴에서 철을 캐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었네."
"이해합니다. 그래도 케이베른은 정말 나쁜 놈이지요."
"나도 그렇게 생각... 아니, 아무튼 우리는 3달에 한 번씩 공물을 바치기로 되어 있네."
토르 왕국은 드워프들의 왕성한 생산 능력과 무역에도 불구하고 대륙 최고의 부강국이 되지는 못했다.
드래곤들에게 정기적으로 공물을 바쳐야 하는 한계를 가졌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드래곤의 비호 덕분에 광산 개발이 몬스터 걱정없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외부의 침략에도 안전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다음 달에도 공물을 바쳐야 되는데... 다른 드래곤들은 적당한 금액을 받으면 별로 문제가 없네. 그런데 케이베른에게는 항상 더 신경을 써야 하지."
토르 왕국에 있는 5마리 드래곤 중에서 가장 말썽 많은 드래곤이 케이베른이다.
인간이나 엘프, 오크 유저들은 웬만큼 무모하게 모험을 하지 않는 한 드래곤을 보는 일이 굉장히 드물었다.
위드는 알아서 잘 피해 다녔기 때문에 당연히 드래곤을 만난 적이 없다.
하지만 드워프들은 마을까지 와서 이것저것 요구하는 드래곤들로 인하여 크나큰 곤란을 여러 번 겪었다.
드래곤의 출몰은 드워프 종족을 택한 이상 어쩔 수 없는 재앙으로 여기는 분위기였다.
"케이베른의 요구가 갈수록 심해지는군. 광산에서 캐낸 보석이나 황금은 우리 드워프들이 크게 욕심이 엇으니 내줄 수 있지만, 그냥 주기보다는 아름답게 꾸며서 달라고 하지 않겠나? 요구를 잘 들어주지 못해서 드워프들은 많은 곤란을 겪엇지. 마침 조각사인 자네가 왔으니 무언가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아."
띠링!
케이베른에게 바치는 보물
악룡 케이베른에게 상납하는 보석과 황금2,800개로 조각품을 만들어라.
에이핸드와 그의 동료 드워프 4인이 도와줄 것이다.
조각품이 드래곤의 취향에 맞아야 함.
성공한다면 조각사로서 드워프들의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난이도: 조각술 마스터 퀘스트.
퀘스트 제한 : 고급 8레벨 이상의 조각술
다음 달 25일까지 완료해야 함.
실패하게 되면 드워프들과의 우호도 감소, 신뢰 상실.
실해 후에 퀘스트를 다시 받기 위해서는 드워프들과의 친분을 올리고 다는 의뢰들로 믿음을 얻어야 함.
지금부터 딱52일 정도가 남아 있었다.
'하루에 60개씩을 만들어야 되겠군.'
상상을 초월하는 노가다!
"드워프들의 고난을 어떻게 구경만 하고 있겟습니까? 조각사로서 저의 모든 실력을 발휘하여 해내겠습니다."
-퀘스트를 수락하셨습니다.
"자네만 믿겠네."
보석들은 크기에 따라 여러 기본적인 모양의 형태로 세공하면 된다.
황금 조각품은 녹여서 형틀에 채워 넣고 깍아 내는 방식으로 만들 수 있었다.
"드래곤은 번쩍거리는 걸 좋아하니까 멋지게 만들어 봐야겠군."
위드는 작업에 들어갔다.
아언해머에 있는 에인핸드의 초급 장비들을 빌려서 쓸 수 있엇다.
내구력을 높여 주는 망치, 불순물을 정제하여 철의 강성을 높여 주는 화로!
에인핸드를 비롯하여 아이언해머의 실력이 대단한 대장장이들이 그를 도와주었다.
끔에서도 바랄 만한 작업 환경이었다.
광산에서 막 캐낸 보석이 원석 상태로 수레에 가득 담긴채 그에게 운반되어 왔다.
"1차분이네. 보통 다섯 수레 정도는 캐내서 오지."
위드는 욕심이 났다.
"꿀꺽! 이걸 다 챙겨서 달아나면......"
퀘스트를 하다가 드워프의 보물을 몽땅 챙겨서 도망가는 조각사라니!
그러면 케이베른의 추적을 받아서 모라타까지 몽땅 망하고 말리라.
그렇지만 들고튈지에 대한 고뇌에 찬 표정을 보며 드워프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지나갔다.
"인간치고는 작품에 대한 열의가 있군."
"그러게 말이야."
잠시의 고민 끝에, 결국 위드는 자하브의 조각칼을 꺼냈다.
"일단 만들기나 하자."
땅! 땅! 땅!
위드는 지금까지 만들었던 종류의 조각품들을 전반적으로 돌이켜 봤다.
"예술적 가치를 특별히 높이기보다는 일단 수량을 채우는개 중요하겠지."
적당한 질을 유지하면서 양을 맞춰야 되었다.
위드는 동물과 몬스터 들의 형틀을 만들었다.
흙으로 도자기를 많이 만들었더니 형틀을 제작하는 일이 훨씬 익숙해졌다.
만들어진 틀에 황금을 흘려보내는 방식으로 속을 채워 넣으면 되었는데, 이런 일은 다른 대장장이들이 조수가 되어 도와주었다.
금을 부어서 찬란한 황금의 조각품을 만들었다.
조각사로서 황홀한 경험이었다.
"황금은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단 말이야. 금은방 주인이 라도 한다면 평생 행복할지도 모르겠군."
위드가 미래에 금은방을 차림다면 도둑 걱정으로 가게에서 뜬눈으로 밤을 밝힐지도 모를 일이었다.
보석은 조각칼로 정밀하게 깎아 냈다.
"보석에 조금 여유분이 있으니 실패해도 다시 만들면 괜찮네."
에인핸드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조각사로서 실수는 명성과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일.
보석은 한번 깍고 나면 원상회복이 안 된다.
다이아몬드, 루비, 사파이어 등 대부분의 보석들은 표면에 각을 만들면서 일정하게 깎았다.
보석의 크기와 각도에 따라서 빛나는 게 달랐다.
위드는 달빛 조각술에 대한 연습을 많이 했기에 번쩍번쩍 빛을 내는 조각품에는 이미 숙달이 되었다.
"드래곤의 취향이야 뭐, 예술성 자체보다 삐까뻔쩍하면 좋아하겠지."
드래곤은 황금이나 보석을 밝히기 때문에 그 점의 만족도를 중점으로 부각시키면 된다.
조각사로서는 다소 단순한 노동에 가까웠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황금과 보석을 다룰 만한 기회는 드물었다.
조각술 숙련도가 조금 올랐지만 대신에 신앙 스탯이 하락 했다.
황금과 보석을 가까이하다 보면 아무래도 믿음이 흐려지기 마련.
아이언해머에 있으면서는 음식이 무제한 제공되었고, 오로지 작업만 하면 되었다.
헤르메스 길드에서는 위드를 없애기 위한 공격대를 다시 불러들였다.
"이방법은 효과가 너무 없을 것 같군."
베르사 대륙을 미꾸라지 처럼 자유롭게 휘젓고 다니는 위드를 잡기란 너무 어려웠다.
공격대가 부르시리아 근처까지 도착했더니 오크들이 대규모로 덤벼들었다.
위드를 치려고 했다가 오히려 오크들의 역습을 심하게 받았다.
공격대의 전력이 상당했기에 오크들을 물리쳤지만, 불과 1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17배가 넘는 적들이 몰려왔다.
"복수다, 취치치췻!"
혹시나 위드가 그들 중에 섞여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카리취를 찾으면서 싸웠다.
그러다 보니 어디가 끝인지도 모를 가공할 만한 오크 대군이 밀려와서 공격대를 쓸어버렸다.
레벨이 아무리 높더라도 머릿수로 밀어붙이는 오크들을 당해 낼 수는 없었다.
결국 공격대는 전멸해 버렸다.
처음부터 오크들을 피해서 퇴각했더라면 이런 결과까지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공격대의 입장에서는 위드가 또 무슨 계략을 사용할지 모른다면서 적극적으로 싸움을 했지만, 계속 뛰어오는 오크를 감당하지 못했다.
공격대를 전멸시킨 후에 대장 오크가 한말.
"오크 많이 죽었다, 취치치췻. 집에 가서 밥 먹고 자자, 취치칙!"
밥 먹고 자고 일어나면 또 그만큼의 새끼를 낳고 번성하는 종족, 오크!"
헤르메스 길드로서는 다시금 입게 된 치욕이었다.
이번에는 위드와 싸우다가 패배한 것도 아니고, 근처에서 대기 중에 오크들을 굉장히 많이 죽이고 전멸한 것이라서 상황이 다르기는 했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위드를 괴롭히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데 길드의 수뇌부 사이에 공감대가 이루어졌다.
"퀘스트 예정지에 암살대를 보내 놔도 안 나타나고 그렇다고 알려진 정보를 따라 뒤를 쫓다 보면 너무 신출귀몰하게 움직여 버리니......"
"공격대의 위치가 알려지다 보니 미리 알고 도망쳐 버리거나 오크들로 역습을 가해 버리니 곤란합니다. 어떤 좋은 방법이 없겠습니까?"
길드의 수뇌부는 곤혹스러웠다.
하벤 왕국과 칼라모르 왕국을 다스리는 엄청난 세력을 일구었다.
그들이 결정하는 정책에 따라 중앙 대륙의 정세가 달라질 수도 있다.
그런데 위드에 의해서 사소하게 번번이 발목이 잡히다 보니 여간 성가신 것이 아니었다.
"바드레이 님은 어떻게 하고 계신지요?"
"지금 열 번째 퀘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상당히 빠른 진전이군요. 위드보다 늦진 않겠지요?"
"정보대와 친위대가 뒤따르고 있습니다. 암중에 도움을 주고 잇으니 앞으로도 시간을 아주 많이 단축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위드는, 모라타에 심어 놓은 염탐자의 말에 의하면 한동안 모라타에 머무르고 있다가 지금은 어디론가 떠났는데 아마 그동안 도자기를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시간이 많이 지연되었겠군요. 바드레이 님이 착용할 만한 새로운 갑옷을 구하는 일은요?"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던전 발굴에 딱히 장애물은 없습니다."
"필요하다면 칼라모르 왕국의 영역, 흑기사 테루의 무덤에 더 많은 전력을 투입하도록 하죠."
"진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주 내로 발굴하도록 하겠습니다."
헤르메스 길드에서는 칼라모르 왕국의 던전에 대한 정보를 모았다.
모험가와 도둑, 기사 등으로 발굴단을 조직하여 보물이 있는 위치를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파내고 있었다.
헤르메스 길드의 지원을 받는 모험가들은 쉽게 스킬을 올리고 보물도 찾아냈다.
물론 대부분의 보물은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 길드의 몫이 되었지만, 그 정도라도 지원하는 모험가들이 아주 많았다.
"그런데 모험가들이, 술집에서 들리는 내용으로 우리 왕국에 대한 소문이 좋지 않다고 합니다."
"이유는요?"
"전쟁이야 어쩔 수 없었지만 칼라모르 왕국의 도시들에 대한 약탈이 생각보다 평판을 더 많이 떨어뜨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점령 후에 안정보다는 반란이 일어날 때마다 진압군을 보냈던 것이 불만도를 높게 하고 있습니다."
"어쩍 수 없습니다. 쏘아진 화살을 여기서 멈풀 수는 없으니까요. 다른 길드의 동향은 어떻습니까?"
"5개 길드 정도가 우리의 뒤를 따르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길드, 사자성, 로암 길드, 블랙소드 용병단, 흑사자 길도입니다. 그들이 곧 자신들이 속한 왕국을 접수할 것 같습니다."
"결국 예상대로 흘러가는군요."
패권 동맹에 속해 있던 수많은 명문 길드 중에서도 우열이 가려지는 중이었다.
헤르메스 길드까지 포함한다면 6개의 거대 길드들이 어마어마한 전력을 구축했다.
"우리가 다음에 목표로 할 왕국은 라살입니다."
"인접국 중에서는 비교적 세력이 약하군요."
"맞습니다. 전격적으로 침공하여 단숨에 점령한 후에 브리튼 연합 왕국을 칩니다."
수뇌부에서는 벌써 다음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다.
라살 왕국과 브리튼 연합 왕국까지 흡수한다면, 중앙 대륙에서도 단연 절대적인 힘을 갖춘 제국이 된다.
"브리튼 연합 왕국은 저항이 만만치 않겠는데요."
"여러 자유도시와 공국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결속력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클라우드 길드의 지부가 있는 지역이기도 하지요."
"클라우드 길드와 사전에 협의된 곳이 아니니 한바탕 애결은 불가피하겠군요."
"준비 중에 있습니다. 우리가 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브리튼 연합 왕국 자체의 세력은 어떻지요?"
"정령사와 마법사의 수준이 대단하고, 군대는 약하더라도 유저들이 많습니다."
"유저들이 우리에게 저항한다면 긴 싸움이 되겠군요. 전쟁이 지나치게 길어지면, 지금은 안 좋습니다."
"우리 길드의 공격이 시작되면 상위 레벨에 있는 현명한 유저들은 투항할 것입니다."
"바드레이 님이 관심을 끌어 주는 동안 전쟁 준비에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그야 물론이지요."
길드의 수뇌부는 밤늦게까지 회의를 이어 갔다.
거대한 왕국을 이끌고 있다 보니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일이 많았다.
"참, 위드 말인데......"
"무슨 수를 쓰기는 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대로 뒤만 쫓아 다니는 건 효과가 너무 없습니다."
"미꾸라지처럼 잘 빠져나가니까 잡기가 불가능에 가깝요."
위드는 재봉, 대장장이 스킬을 다 가지고 있으면서 대부분의 갑옷을 착용할 수 있었다.
조각 변신술까지 조금씩 이용 하면서 인상을 바꾸다 보니 찾아내기가 불가능에 가까웠다.
정말 곤란한 점은, 그냥 평범한 얼굴이기 때문에 현상금을 걸어도 발견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눈치가 기가 막힐 정도로 빨라서, 공격대가 주변에 있거나 암살대가 뒤따르거나 한다고 해도 함정에 빠지지 않는다.
헤르메스 길드의 수뇌부 중에서 야비한 수작을 자주 쓰는 버틀러가 말했다.
"위드 본인을 없애면 좋겠지만... 그러기가 어렵다면 모라타를 흔들어 놓는 건 어떻습니까?"
"흔들어 놓다니요?"
"위드를 잡기 위해 보냈던 도둑과 어쌔신을 모라타로 보내서 약탈이나 파괴 공작을 한다면......"
"실질적인 피해를 줄 수 있겠군요."
"당사자들의 악명이 많이 높아지겠지만 그건 우리 헤르메스 길드에서 보상을 해 주면 됩니다. 그리고 몰래 저지른다면 우리 길드에서 한 일이라는 건 술길 수도 있겠죠."
라페이는 결정을 내렸다.
헤르메스 길드의 대외적인 정책이나 운영은 대부분 그의 손에 의해 좌우되었다.
"취이익!"
오크들이 바다를 건너 모라타에 도착했다.
"고소한 냄새가 막 난다, 취치이익!"
위드는 오크들이 바다에서 안 좋은 일이라도 생겨서 숫자가 줄어들기를 자랐다.
하지만 그들은 베키닌의 3마리 미친 상어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았고, 모라타 근처 항구를 기반으로 상업 활동을 하는 유저와 낚시꾼 들도 적극 협력했다.
"오크들이 북부 대륙으로 온다니... 그리고 위드 님의 일이라면 도와 드려야죠."
"오크들이 먹을 생선을 낚아 보겠습니다. 매운탕을 좋아할지도 모르겠군요."
낚시꾼들의 배와 교역선 들이 헤인트의 함대에 달라붙어서 움직였다.
동부와 북부를 오가는 배들이 오크를 태워 주기도 했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오크들을 가득 태워서 항해 속도가 느려졌지만, 어쨌든 전원 무사히 도착했다.
"꺄아! 오크들이다. 귀엽게 생겼어."
"북부에서도 오크들을 구경할 수 있다니 좋네."
"혹시 배고프시면 풀죽 드실래요?"
모라타의 초보자들과 오크들이 만났다.
인간과 오크의 만남이었지만, 종족에 따른 편견은 없었다.
"나도 오크가 되고 싶었는데."
"맞아. 오크 종족을 선택할 수 있게 되고 얼마 후에 모라타에서 시작할 수 있게 되었잖아. 결국 모라타를 선택하기는 했지만."
오크들은 콧김을 내뿜으며 모라타의 성문으로 들어왔다.
잘 먹어서인지 개체 수는 어느덧 17만 5천 마리로 불어나 있었다.
"돌 깎은 게 많다, 취췻!"
"여기 인간들, 노래를 너무 못 부른다, 취이이익!"
예술품과 공연 문화에 대해 오크들은 잘 적응하지 못했다.
"물건 싸다. 취칫!"
"사야 된다, 이런 건. 취이이이익."
오크들은 광장에서 그들에게 필요한 물건들을 저렴하게 구입했다.
모라타의 광장에서는 시세대로 판매를 했는데, 욕심 때문에 목검 하나에도 4,000골드씩 팔려고 하는 오크들에게는 정말 저렴한 가격이었다.
"싸게 샀으니 팔자, 취치칙!"
이어 오크들은 구입한 장비들을 7만 골드 이상에 되팔려고 했지만 물론 사는 사람은 없었다.
이제 오크들이 정착을 해야 하는 시간이 되었다.
오크들은 모라타의 거리와 광장, 성문 주변에 혼잡하게 눌러앉았다.
아주 곤란할 수 있는 일이지만, 오크들에게 소식이 전해졌다.
-바르고 성채에 오크 카리취의 대형 동상이 있다!
-흙과 돌을 쌓아 만든 오크들의 부락이 완성되어 있다.
-오크들을 위한 목욕탕, 식당, 오크 투가 훈련소 등도 있다.
위드는 바르고 성채 근처에 영주의 권한을 이용하여 오크들이 살 수 있는 부락촌을 만들어 놨다.
험악한 산악 지형에 몬스터들이 심심치 않게 나타나서 위험한 장소였다.
"가자, 취이익. 카리취만 있으면 된다."
오크 지휘관들의 통송 아래 대무리가 바르고 성채로 이동 하였다.
바르고 성채는 대도시인 모라타와 비교해서 있는 것보다 없는 것이 훨씬 더 많았다.
라체부르그의 건물들이 완공되었다고 해도 문화적인 부분에서부터 상업의 발달, 건물들이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였다.
"마음대로 뛰어놀기 좋다, 취잇. 우리가 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췻!"
오크들은 도시를 떠나서 거친 땅을 오히려 좋아했다.
작물을 심어도 자라나기 힘든 곳에서 몬스터들과 싸우면서 살기를 바랐다.
생존이 위험하더라도 누릴 수 있는 자유가 있는 곳!
오크들은 종족 스스로의 힘으로 환경을 극복하면서 살기를 원하며 바르고 성채에 정착을 결정했다.
드워프, 바바리안, 엘프, 오크 그리고 인간 들이 바르고 성채에서 서로 얼굴을 마주 보게 됐다.
위드는 드래곤에게 보물을 바치기 위하여 모인 드워프 대장장이들과 함께 작업을 계속했다.
케이베른이 주문한 검
드워프들은 실력을 모두 발휘하여 드래곤이 주문한 검을 만들어 내야한다.
상납일까지 기한을 맞추지 못한다면 드래곤의 분노를 사게 될것이다.
난이도: A
퀘스트 제한: 재장장이 스킬이 고급 4레벨 이상인 드워프 한정.
현재 존재하는 검 중에 최상의 수준을 만들어 주어야 함.
최고의 드워프 대장장이들이 참여하고 있었다.
드워프들의 제작 퀘스트 중에서 실패했을 때 가장 위험한건 역시 드래곤과 관련된 것들이었다.
하지만 보상으로는 토르 왕국에서 나오는 재료를 마음껏 쓸 수가 있었다.
드래곤에게 소유권이 완전히 넘어가 버린다는 점만 제외 하면, 대장장이로서는 두 팔을 걷고 나설 만한 의뢰였다.
위드는 참가 자격이 되지 않아서 조각품을 만들면서 대장장이들에게 기술을 배웠다.
자신도 할 일이 많았지만, 드래곤은 보통 예술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지는 않는다.
숫자만 채우면 되었기에 다른 대장장이들의 일을 도와주면서 어떤 기술이든 건지려고 했다.
"자네는 아주 성실하군. 뭐, 굳이 가르쳐 주지 않을 이유도 없지."
드워프 대장장이들은 웬만해서는 높은 수준의 비법을 알려 주지 않았다.
하지만 아부의 달인이라고 할 수 있고 아첨으로 한생 살아온 위드와 같은 공간에서 작업을 하다 보니 간단한 것들은 하나씩 가르쳐 주게 되었다.
-드워프 론핸드의 강철 제련법을 습득하셨습니다.
대장장이 스킬의 숙련도가 증가합니다.
특별히 방어력이 높은 흉갑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드워프들로부터 배우는 기술이 나쁘지 않았다.
화로를 만드는 법에서부터 망치 두들기는 법, 농기구 제작에 이르기까지 배울 것들이 굉장히 많았다.
대장장이 스킬이야말로 널리 쓰이기 때문에 다양한 전문 기술들을 배워서 제작할 수 있었다.
"자네는 드워프가 아니군. 음, 이렇게 맛이 좋은 맥주가......!내 기술은 가르쳐 줄 수가 없어. 안주가 기가 막히군. 이런 요리 기술은 어디서 배웠나? 아무튼 난 제자는 함부로 두지 않지만, 자네의 열정을 봐서 기초적인 부분만 알려 주지."
토르 왕국의 수도 아이언해머에서는 몬스터의 공격도 없고, 드워프들끼리 전쟁이 벌어지지도 않았다.
드워프 유저들끼리의 경쟁은 대장간에서 주로 이루어졌다.
최고의 대장장이를 꿈꾸며 드워프를 택한 유저들은 검을 만들었다.
노른 산맥, 울타 산맥, 사이고른 산맥.
3개의 산맥에서 채취되는 순도 놓은 철광석들은 드워프 재장장이들의 실력을 키워 줬다.
"이놈의 철이나 두들기다 보니 벌써 하구가 다 저물어 가는군. 포르핸드, 자네는 검을 몇 개나 만들었는가?"
"난 17개쯤. 자네는?"
"21개. 오늘은 내가 맥주를 사야 되겠군."
"목이 칼칼하던 참이니 어서 마무리하고 일어나세."
아이언해머에는 드워프 대장장이 유저들이 굉장한 숫자로 모여 있었다.
매일 똑 같이 화로를 쳐다보며 철을 두들긴다는 건 보통 인내를 필요로 하는 일이 아니다.
그러나 대장장이는 그의 이름이 새겨진 무기를 세상에 내보내서 유명해진다는 보람이 있었다.
정말 뛰어난 무기나 방어구를 만들었을 때의 성취감!
하지만 지루하고 반복적인 일이 계속되다 보니 맥주를 많이 찾았다.
종족적인 특성 탓에 포만감이 떨어졌을 때에는 맥주의 맛을 예민하게 느낀다.
드워프는 맥주로 허기를 때울 수도 있어서, 아이언해머의 광장에는 교역소와 대장간, 선술집 들이 자리를 차지했다.
"크으... 좋다."
위드는 맥주를 마셨다.
아이언해머에서는 중급 이상의 대장장이에게 특별히 맥주 두 잔이 무료로 제공되었다.
"드이어 오늘이군."
드래곤들에게 보물을 바치는 날!
다행히 약속된 일정 안에 보석과 황금의 조각이 끝났다.
위드는 번쩍번쩍 빛나도록 황금 조각을 만들어 주었고, 에인핸드도 칭찬을 해 줬다.
"이 정도 작품이라면 까다로운 케이베른도 좋아하겠군."
"괜찮을까요?"
"드워프의 눈에도 들 정도니까 충분해."
에인핸드와 드워프들은 운송단을 꾸려서 드래곤들에게 바치러 떠났다.
지금쯤이면 목적지인 드래곤 에어에 도착하게 될 시간이었다.
이번 의뢰를 마치면 직업 마스터 퀘스트의 열 번째를 완료하는 것이 된다.
"언제쯤 되려나."
위드는 무료로 나누어 주는 맥주 두 잔에 땅콩을 조금씩 나눠서 먹었다.
지난 52일간 다른 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조각품난 만들었기에 스스로에게 포상을 주는 것이다.
"오늘 저녁이 될 때까지만 쉬어야지. 대장장이 스킬도 좀 더 늘어났고, 얻은 소득이 적지 않군!"
한동안 사냥을 못 해서 경험치와 전리품은 얻지 못했다.
하지만 비싼 재료들을 이용해 조각품을 원 없이 만들며 조각술 스킬 숙련도를 올렸다.
현재 조각술은 고급8레벨 61.1%나 되었다.
손재주 스킬도 많이 늘었고, 대장장이 스킬도 한 단계가 더 올랐다.
"역시 노가다만큼 정직한 게 없지. 앞으로도 이런 퀘스트만 계속 있다면 좋을 텐데."
이렇게 선술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보니 기다리던 메시지 창이 떴다.
케이베른에게 바치는 보물 완료
케이베른은 드워프들에게 수고햇다고 칭찬하지 않았다.
하지만 보물을 운송해 온 드워프들을 죽이지 않은 것만으로도 상당히 만족한 것이라고 봐도 되리라.
오만한 드래곤은 예술품을 만든 조각사의 공로는 무시했다.
퀘스트 보상: 에인핸드에게 받을 수 있습니다.
드워프들에게 조각사로서의 명성이 증가합니다.
공헌도가 61 오릅니다.
호칭! 드워프들이 인정하는 거장 조각사를 획득하셨습니다.
드워프들은 작품에 관해서는 가장 까다로운 종족입니다.
그들조차도 당신이 만든 조각품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드워프들이 당신의 작품을 거래할 때 6% 더 높은 가치를 둡니다.
드워프들 사이에서 명성이 퍼지는 속도를 늘립니다.
퀘스트는 성공이었다.
어쨌든 알고 보면 상당히 불쌍한 드워프 종족!
"드워프를 택하지 않은 건 정말 최고의 판단이었어."
신이 내린 손재주와 철을 다루는 능력을 가졌지만 드래곤의 핍박을 받으면서 살아가야 하는 드워프였다.
로열 로드의 유저들이 계속 레벨이 오르고 있다고는 해도, 드래곤 사냥은 언제 가능할지 기약조차 할 수 없었다.
토르 왕국의 드워프들이 모두 힘을 합쳐야 시도라도 할 수 있겠지만, 실패했을 때에는 드래곤의 징벌을 피하지 못한다.
최악의 경우 왕국이 사라질 수도 있으니 엄두도 내기 힘든 일이었다.
"아무튼 시간이 많이 걸리기는 했지만 이번 퀘스트는 끝났군."
위드는 선술집에서 일하는 여자 드워프에게 예쁘다는 칭찬을 계속했다.
"아름다움을 볼 줄 아는 거장 조각사의 말이니 칭찬으로 듣겠어요."
여자 드워프는 키가 앉아 있는 위드보다도 작았다.
"땅콩 더 드릴까요?"
"아가씨가 주는 것이라면 먹겠습니다."
위드는 기분좋게 맥주도 한 잔 더 얻어 마셨다.
눈송단의 드워프들이 무사히 돌아왔다.
위드는 에인핸드를 만나서 퀘스트의 결과에 대해 확실히 들었다.
"케이베른은... 아후, 정말 무섭군."
"그렇게 무섭게 생겼습니까?"
"별로 말해 줄 건 없네. 제대로 얼굴도 못 봤어. 하지만 그 살벌한 목소리나 주변의 공기는, 심장을 떨리게 만들 정도였지!"
운송단에 포함된 드워프들은 엎드려서 땅을 보느라 정신이 없었을 것이다.
드워프들은 종족의 특성상 천적인 드래곤이 근처에만 있어도 공포에 질려서 어쩔 줄을 모르기 때문이다.
보통 용맹하다는 인식이 있는 드워프들이었지만 드래곤에게만은 예외였다.
베르사 대륙의 역사서를 보면 드래곤들이 드워프들을 상대로 저지른 폭거는 셀 수도 없을 지경이었다.
탄광에서 죽을 때까지 일을 시키거나 레어를 꾸미게 만들고, 보석을 캐다 바치게 했다.
말을 듣지 않는 드워프들은 모두 드래곤의 간식이 되었으니, 종족의 본능 자체에 거부할 수 없는 공포가 새겨져 있었다.
"제 조각품은 잘 받았는지 모르겠군요."
"뭐, 나를 살려 준 걸 보면 괜찮았던 거겠지. 아무튼 고생이 많았네."
"아닙니다. 드워프들을 위해서 한 일인데요."
"이건 우리 왕국에서 주는 대가이네."
에인핸드는 위드에게 흰 포대기 3개를 넘겨주었다.
-미스릴 열다섯 덩이를 획득하셨습니다.
-최상급 아다만티움 여섯 덩이를 획득하셨습니다.
-1등급 철광석 35개를 획득하셨습니다.
"이렇게나 많이......"
위드조차도 깜짝 놀랄 만한 보상이었다.
"우리 드워프들은 은혜를 잊지 않는다네."
드래곤의 박해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토르 왕국은 기본적으로 부유한 편이었다.
광산도 많기 때문에 드워프들이 채굴해서 정제한 것을 넘겨준 것이었다.
'이거면 방어구들을 많이 바꿀 수 있겠군.'
위드가 입고 있는 갑옷을 더 좋은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
그러면 더 위험한 싸움터에서 사냥을 하기가 편해진다.
방어력이 높아지면서도 무게가 가볍다면 민첩의 효과를 늘릴 수 있다.
생명력이 잘 줄어들지 않는다면 적의 공격을 덜 신경 쓰면서 공격에만 전념할 수 있으니 사냥 속도도 더 빨라질 수가 있었다.
'역시 처음부터 종족 선택을 드워프로 할걸 그랬나.'
갈대보다 가벼운 위드의 마음이었다.
이 재료들은 일단 아껴 놓았다가 헤스티아의 대장간이 완공되고 난 이후에 쓰기로 했다.
"나는 드워프로서 창조적인 활동에 관심이 많지. 그래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네."
"어떤 이야기입니까?"
"철을 황금으로 만들었다는 전설."
"에, 에인핸드 님!"
"아, 이건 우리 대장장이들에게만 필요한 이야기이니 자네에게 해 줄 필요는 없겠지. 조각술에 대해서도 신기한 이야기를 몇 가지 알고 있어. 우리 드워프들이 습득한 비밀이라서... 하나만 말해 주도록 하지."
에인핸드는 다음에 이어질 퀘스트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듯했다.
"오래전 조각품들이 생명을 가지고 살아났다는 전설, 지고의 검술이 조각품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단서 그리고 정령들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라네. 자네는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은가?"
조각술의 세 가지 비기에 대한 이야기였다.
위드는 물론 그 세 가지를 잘 알고 있었고, 이미 비기를 획득하고 있기도 했다.
"오래전 조각품들이 생명을 가지고 살아났다는 전설에 대해서 가장 궁금하군요."
광휘의 검술이야 자하브 본인을 만나 보았고, 또 나중에 다시 만나러 찾아갈 수도 있다.
이베인 왕비의 물건이라도 가지고 간다면 아마 많이 반겨 줄 것이다.
정령 창조 조각술도 이미 습득한 상태였기 때문에 별로 궁금할 것은 없었다.
"먼 과거이지. 예술의 힘으로 세워진 아르펜 제국이 있었어. 전쟁이 거듭되던 시기에 대륙을 하나로 통일한 영광의 제국. 지금의 각 왕국 중에 아르펜 제국을 뿌리로 하고 있는 곳들도 많고......"
아르켄 제국의 역사에 대한 에인핸드의 긴 설명이 이어졌다.
위드는 꾸벅꾸벅 졸았다.
중학교 때 익혔던, 수업 시간에 이야기 들으면서 조는 법!
대학교에 와서도 여전히 잘 써먹고 있는 기술을 에인핸드 앞에서도 사용했다.
"척박한 땅을 일구고, 몬스터들의 침공을 막아 내고... 그 많은 일들이 조각술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더군. 상상조차 할 수 있겠는가. 아르펜 제국의 황제가 조각사였다는 사실을 말일세!"
에인핸드는 흥분으로 강렬하게 소리쳤다.
위드가 깜짝 놀라 주기를 바라기라도 하는 것 같았다.
조각사라는 직업에 대한 자긍심을 일깨우는 그 화려했던 전설!
"아! 그랬는데요?"
위드는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먼저 다 알고 있는 내용들이고 조각 생명체도 많이 거느리고 있었기 때문에 전혀 새롭지가 않았다.
매년 명절 때마다 반복되는 텔레비전 특선 영화만큼이나 식상한 기분이었다.
"위대한 아르펜 제국은 드워프들도 무척 좋아하고 있다네. 예술가와 기술자 들을 우대했기에 우리도 인간이 세운 제국에서 같이 번영을 누릴 수가 있었지."
에인핸드가 어울리지 않게 슬며시 낮게 목소리를 깔았다.
"아르펜 제국위 황제! 그는 대륙의 역사상 가장 대단한 사람이었을지도 모르지. 그의 조각술은 아주 특별한 것이엇다고 하네. 조각품의 탄생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면 평생을 아르펜 제국에 대해 연구한 라이핸드, 그를 찾아보도록 하게. 그가 있는 곳은 어디인지 모르겠어. 아마 울타 산맥과 노른 산맥의 어딘가에 있을 것이네."
띠링!
아르펜 황제의 조각술
조각술이 대륙의 역사를 쓰고 있던 시절, 아르펜 제국이 탄생했다.
게이하르 폰 아르펜.
대륙의 황제였던 그의 조각술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아이핸드를 찾아가자.
조금 더 상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난이도: 조각술 마스터 퀘스트.
퀘스트 제한:고급 8레벨 이상의 조각술
조각 복원술 스킬 필요.
조각품에 대한 추억 스킬 필요.
열한 번째 퀘스트가 발생했다.
그런데 다시 메시지 창이 울렸다.
띠링!
-조각술의 비기, 게이하르 폰 아르펜 황제의 기술인 조각품에 생명 부여를 이미 익히고 있습니다.
아르펜 황제의 조각술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퀘스트를 진행할 필요없이 지금 해결할 수 있습니다.
아르펜 황제의 조각술 완료
전설의 달빛 조각사인 당신은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다.
게이하르폰 아르펜 황제의 조각술은 당신을 통해 이어지고 있다.
-명성이 1,980 올랐습니다.
-역사적인 지식을 알고 있음으로 인해 기품이 12 증가합니다.
게이하르 황제와의 관계로 인하여 아르펜 제국을 존중하는 이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모든 스탯이 2씩 증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