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세 번의 대재앙
위드가 도착한 아르펜 왕국의 해안가.
그동안 이곳에는 놀라운 변화가 벌어지고 있었다.
모라타의 문화적 영향력이 높아져서 영토로 편입된 백사
장에는 교역 상인들이 가끔 배를 타고 왔다.
상인들은 육지로 다니는 것보다 더욱 많은 물자를 실어 올
수 있어서 바다를 많이 이용하는 편이었다. 다른 곳은 암초
가 있거나 수심이 얕아 큰 배를 가까이 댈 수가 없어서, 이곳
해안가 바르나에 사람들이 모이게 되었다.
베키닌의 3마리 미친 상어도 오크들을 상륙시켰던, 기념
이 될 만한 장소!
모라타의 건축가와 기술자 들이 이곳에 왔다.
"배가 접안하기 좋도록 선착장을 만듭시다."
"파도를 막을 수 있는 방파제 공사도 해야지요."
아르펜 왕국의 막대한 사회 간접 시설 투자!
세금으로 거두어들인 돈은 도로나 마을 확장, 건물 건설
등에 투입되고, 항구 건설에도 투자되고 있는 것이었다.
건축가들은 기술자들과 함께 1달에 걸쳐서 이용하기 편리
한 항구를 만들어 냈다.
그 후부터는 모라타에서 시작한 초보자들이 이곳으로 몰
려들었다.
"바다라... 사나이의 낭만이라고 할 수 있지."
"위드 님처럼 나도 바다에서 모험을 해 볼 거야."
"캬아! 저 수면 위로 뛰어다니는 청새치의 비늘이 햇빛에
반짝거리는 것 좀 봐."
초보자들은 육지에서의 모험만 해야 한다는 편견은 갖고
있지 않았다.
엠비뉴 교단이 중앙 대륙에서 혼란을 일으킬수록 바다가
적극적으로 개발되고 있었다.
대륙의 다른 유명 항구들은 초호화 요트와 대형 범선이 돛
을 10개 이상씩 펼치고 다닌다. 그러한 우아함은 이곳에는
없었고, 뗏목에 못 쓰는 천 쪼가리 하나 걸쳐 놓으면 그것도
훌륭한 자랑거리였다.
뗏목을 타고 노를 저으면서 가까운 바다를 돌아다녔다.
"근데 지금 가진 게 한 푼도 없는데, 바다에서 모험을 하
려면 돈은 어떻게 벌어야 돼요?"
"뗏목은 먼바다로 나가지 못하잖아요. 폭풍우라도 불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항구로서 조선소, 선박 거래소, 선박용품 상점 같은 기반
시설이 없었기에 유저들은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아르펜 왕국의 항해 기술은 아예 전무한 상태이기에 관련
건물들을 세울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 어려운 해답도 모라타의 유저들은 스스로 찾아냈다.
건축가와 대장장이가 배를 만드는 일에 참여했다. 중앙 대
륙에서 조선 스킬을 배워 오지 못하였기 때문에 직접 배를
제작하면서 관련 스킬을 터득했다.
간혹 중앙 대륙에 가서 조선 스킬을 배워 오는 사람도 생
겨서, 배를 제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었다.
"파도가 칠 때 물 새는 배 팝니다. 저는 이걸로 브렌트 왕
국에도 다녀왔습니다. 바다에서 졸음을 쫓을 수 있는 배입
니다."
"돛이 부러진 배 있어요. 돛만 다시 세우고 배 밑바닥에 구
멍 몇 개만 때우면 쓸 만합니다. 상어는 조심하셔야 될걸요."
배를 제작하는 사람들의 경험이 많아지고 주문량도 늘어
나자 조선소도 세워지게 되었다.
배 제작자들도 경험이 늘어서, 갈수록 속도도 빠르고 큰
배들을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선박 건조를 위한 돈 문제는 잡화점에서 낚싯대를 사서
낚시로 돈을 벌어서 해결합시다."
"그거 괜찮겠네요."
배를 처음 장만하는 초보자들은 저렴한 대나무 낚싯대를
구입해서 바닷가에 줄줄이 앉았다.
1,000명이 넘는 낚시꾼들!
발을 조금만 잘못 디디면 위험한 갯바위에도 낚시꾼들이
가득 앉아 있었다.
"월척이다!"
"전갱이예요. 아싸! 사냥 3시간 해도 전갱이 1마리 사기
힘든데!"
바다에서 모험을 하기 위하여 낚시부터 배운 이들이었다.
그저 바다를 보는 것이 좋고, 파도 소리를 들으면서 소금
냄새를 맡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곳 낚시터가 괜찮네요."
"새벽이랑 아침이 잘 잡히는 거 같아요. 미끼를 더 좋은
걸 끼워 봐야 되겠다."
북부 최대의 세력, 풀죽신교에서도 항구 바르나에 상당히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다.
"생선들이 있으면..."
"어죽을 만들어 먹을 수 있겠죠."
"꼬막죽이나 미역죽, 파래죽에도 도전을 해 보아야 합
니다."
풀죽신교의 인터넷 커뮤니티는 하루 방문자만 백만 명을
거뜬히 넘었다. 누군가가 올려놓은, 바다에서 요리 가능한
죽 목록 글을 보고 나서 낚시꾼들은 계속 늘어났다.
에메랄드빛 바다의 뗏목을 띄워 놓고 낚시를 하다가 어느
새 먼바다로 떠내려가는 초보자들을 얼마든지 볼 수 있었다.
"살려 주세요!"
"제발 구해 주세요. 저 지난번에 엿새나 표류하다가 겨우
돌아왔어요. 상어한테 잡아먹히기도 지겨워요!"
항구 바르나에서는 익숙한 풍경이었다.
겁 없는 초보자들은 그렇게 다양한 생선들을 낚으면서 돈
을 벌고 바다와도 친해졌다.
항구에는 주민들이 사는 마을도 생겨나고, 이곳의 특산품
으로 소금에 절인 생선과 고래기름이 탄생했다.
교역소도 생겨나면서 이곳에 상인들도 대거 방문하게 되
었다.
북부 대륙에서는 쉽게 접하기 힘든 해산물의 중요 생산지
로, 아르펜 왕국의 새로운 항구 마을로 커 가고 있었다.
아르펜 왕국의 탄탄한 경제력은 기술과 요구치만 충족되
면 연관된 건물을 금방 세웠다. 해양 모험가 길드도 건립되
면서, 바다와 관련된 모험 퀘스트도 대거 발생하였다.
"해류를 따라서 쭉 이동하면 갈레아타스 군도에 도착하게
되는데, 거기에서는 꽁치가 정말 많이 잡힌다고 합니다. 갑
시다!"
"오른 곶에서 석상을 확인하고 돌아오는 퀘스트 받으신
분, 저도 데려가 주세요!"
"침몰선의 유물 가져오는 퀘스트 발견! 동쪽으로 사흘간
항해를 해야 됩니다. 당연히 실패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
래도 같이 가실 분 있으세요?"
항해하는 배를 발견하기 어렵던 북부 바다가 변하고 있
었다.
초보자들의 작은 배들이 누비면서 세세한 항로를 개척했
다. 지도에도 없는 섬의 마을을 찾아내면 새로운 퀘스트와
교역을 할 수 있었다.
아르펜 왕국의 상인들이 발견된 섬을 상선을 끌고 가면
교역 확대로 이어지면서 왕국의 생산량과 부가 커진다.
항구 바르나에서는 땟목에 구멍 뚫린 넓은 천을 달고 먼바
다로 나가는 유저들을 언제든지 볼 수 있었다.
* * * * * * * * * * * *
위드는 모라타에 들러서 가지고 있던 씨앗을 몽땅 뿌려
놓고, 그곳에 있는 야생화들의 꽃가루를 가지고 로디움으로
왔다.
-북부의 야생화 브리피아 씨앗을 옮겨 왔습니다.
로디움에서는 자라지 않는 꽃!
대륙의 희귀한 꽃의 씨앗을 가져왔습니다.
벌새의 이 놀라운 여행은, 벌과 나비 들을 기쁘게 할 것입니다.
자연과의 친화력을 21 얻었습니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일깨움으로 예술 스탯이 9 상승합니다.
식물이 자라게 되면 조각술 스킬의 숙련도가 높아지게 됩니다.
위드는 북부의 야생화들을 아끼지 않고 가져왔다.
모라타에서는 꽃 축제가 가끔 벌어지면서 사람들을 기쁘
게 해 주었다. 로디움에서도 꽃 축제가 벌어져서 사람들이 행
복해지게 된다면 나쁜 일은 아니리라.
퀘스트의 성공으로 인하여 로디움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발생하는 것이다.
위드는 조각 변신술을 해제하고 조각술 영광의 대지를 지
키는 노인에게로 갔다.
"벌새란 정말 신비한 새더군요. 평생을 여행하면서 살더
라도 지루할 틈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벌새의 여행 완료
벌새는 여행의 대기록을 세우고 돌아왔다.
여행을 하는 동안 다양한 종류의 희귀종 꽃가루를 멀리까지 퍼트리게
되었다.
-명성이 3,400 올랐습니다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여정을 통해 조각술 숙련도를 3.4% 획득합니다.
-모험의 성공으로 전 스탯이 3씩 늘어납니다.
-벌새의 여행을 무사히 마침으로 자연과의 친화력이 41 높아집니다.
위드는 벌새로 여행을 하며 찾아낸 자연의 발견물을 보고
하는 등으로 추가적인 보상을 얻어 낼 수도 있었다. 아르펜
왕국의 국왕 신분이지만 보상을 받으려면 다른 영주나 귀족
에게 보고를 해야 하는 것이다.
노인은 기운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벌새란 오랫동안 보고 싶은 새이지요. 앞으로 내가 죽기
전에 벌새를 다시 볼 수 있을지... 그러면 조각술에 대한
다음 이야기를 해 주어야 되겠구려. 조각사들은 때때로 지상
에서 일어나는 크나큰 재앙에 대하여도 관심을 가졌다는 이
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오. 마땅히 인간으로서는 두려
운 것이지만 극렬한 파괴와 공포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아름
다운 것도 없다는 것이겠지."
위드는 맞장구를 쳐 주었다.
"대재앙이란 때때로 정말 멋지기도 하지요."
자신이 아닌 적들을 향할 때에는 최고의 쾌감을 일으키기
도 했다.
"그렇다오. 자연이 휩쓸고 간 후에는 새로운 생명이 움트
기도 하지. 이 혼란스러운 대륙에 대재앙이 일어난다면...
무조건 파괴를 일삼는 엠비뉴 교단이 있어서 얼마나 두려운
지 모른다오. 그들에게 재앙이 일어난 다음에는 조각사들이
이야기하던 찬란한 아름다움의 조각술에 대하여 조금 더 말
할 수 있을 텐데 말이오."
대륙의 혼란을 정화하는 대재앙
엠비뉴 교단은 대륙을 도탄에 빠뜨리고 있다.
그들은 아름다움을 알지 못하며, 예술품을 파괴하는 만행을 서슴없이
저지르며 대륙을 악으로 물들이고 있다,
조각술의 기적 같은 힘으로 엠비뉴 교단의 군대에 피해를 입혀라!
대륙의 질서를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면 최고의 영광을 얻을 수 있
으리라.
퀘스트를 진행하는 동안 일시적으로 자연의 기원을 받아서 친화력이
35% 높아집니다.
대재앙을 3회 이상 일으키고 나서 무사히 돌아온다면 다음 퀘스트로
이어짐.
난이도 : 조각술 최후의 비기 퀘스트
퀘스트 제한 : 대재앙의 자연 조각술을 습득하고 있어야 함.
퀘스트 도중에 무사히 살아남아야 한다.
사망했을 시에는 퀘스트 실패.
조각술의 비기인 대재앙을 사용하는 퀘스트!
"으음!"
위드는 이번에는 정말 쉽지 않다고 생각을 했다.
엠비뉴 교단이야 과거에도 싸웠던 적이 있고, 헤르메스 길
드 못지않은 앙숙!
예전에는 그래도 엠비뉴 교단이 대륙에 본격적으로 나서
기 전이라서 많이 약했다. 그런데 현재의 엠비뉴 교단은 헤
르메스 길드 다음으로 넓은 영토를 장악하고 있고, 그들의
군사력은 대단하여 끊임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어려운 점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자연과의 친화력이 너무 높은 것도 탈이 나는군."
대재앙의 파괴력에 큰 영향을 주는 자연과의 친화력도 지금까지 꾸준하게 올려놓았다.
인내력이나 맷집 스탯을 올리듯이 노가다를 바탕으로 평소에 키워 놓았기 때문에
이제는 정말 위드도 감당하기가 버거울 정도의 제앙이 일어날 수가 있었다.
"세 번을 일으키고 무사히 돌아오리니... 그것도 엠비뉴 교단을 상대로라."
가능하지 않을 것 같은 의뢰였지만, 대재앙의 종류와 장소, 대상으로 할 만한 엠비뉴 교단을 고를수가 있다.
그 점에 기대 보는 수밖에 없으리라.
"기왕 일으키는 것, 시원하게 일으켜 봐야겠군."
어쩌면 대륙의 파괴자로 유명해 질지도 모를 노릇이었다.
* * * * * * * * * * * *
브리튼 연합 왕국의 오데인 요새!
최근 헤르메스 길드가 넓은 땅을 점령하였지만 끝까지 넘어가지 않은 군사 요새였다.
클라우드 길드에서 사활을 걸고 지키던 장소였는데 이곳으로 엠비뉴의 종교재판관이 많은 군사를 이끌고 침공해왔다.
"이단에게 죽음을."
"엠비뉴 신의 명령에 따라 저곳을 부수자!"
마물과 광신도, 암흑기사로 구성된 엠비뉴의 무리는 무려 6만!
규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광신도들이야 그리 강한 편은 아니라서 성벽을 끼고 수비를 하면 되었다. 그렇지만
엠비뉴의 대신관 이그발바가 이끌고 있는 중앙군 26만도 다가오고 있었다.
"브리튼 연합 왕국을 지킵시다."
이곳은 자유도시를 지킬 수 있는 최대의 보루입니다. 맞서 싸웁시다!"
클라우드 길드에서는 자유도시 유저들의 지원을 받으려고 했지만 계획처럼 원활하게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유저들은 엠비뉴의 군대와 싸우는 것을 상당히 기피하는 편.
대규모의 전쟁에 참여하여 공적을 올리는 것은 좋지만, 엠비뉴의 사제들의
저주들로 인하여 전투중에 괴로운 면이 많았다. 차라리 엠비뉴의 선전포고를
한 대륙 각 교단의 원정대에 참여하는 쪽을 택하지,그냥 공성전에는 잘 끼어들지 않았다.
그럼에도 클라우드 길드의 남은 전력도 아직 막강하였고, 브리튼 연합 왕국의 유저들은 대륙에서 손꼽힐 정도로 많았다.
퀘스트로 참여한 사람들과 보상금 때문에 나선 용병들의 가세까지 이어지면서 오데인 요새는 철웅성이 됐다.
"이쪽에 끓는 기름이 떨어졌어요!"
"화살도 지원 바랍니다."
엠비뉴 교단과 싸우고 있는 오데인 요새는 시장을 연상시킬 정도로 바쁘게 돌아갔다.
클라우드 길드는 더 이상 땅을 빼앗기면 위험하기에 반드시 오데인 요새를 지켜야 하는 입장이었다.
그래서 상당히 많은 수비군을 편성하였지만, 엠비뉴 교단의 초반 공세가 만만치가 않았다.
겁이라고는 모르는 광신도들의 돌격에 마물들의 암습은,일반적인 공선전과는 많이 다를 수밖에 없다.
"전쟁! 오데인 요새에 엠비뉴 교단이 쳐들어왔습니다."
"저들로 난공불락인 오데인 요새를 점령할수 있을까요?"
"지금 보이는 군대는 엠비뉴 교단의 선발대라고 합니다."
방송국들에서도 세 곳이나 생중계를 할 정도로 시청률도 높게 나왔다.
선발대와의 전투가 4시간 넘게 흘러갈 무렵, 아그발바가 이끄는 엠비뉴의 중앙군이 평원을 새까맣게 메우고 진군을 했다
성벽을 부술 수 있는 메머드들도 동원되어 있었다.
"젠장, 쉬운 게 없네."
"진짜 검이 부러질 때까지 싸워 보겠구나!"
오데인 요새를 수비하기 위해 나선 유저들의 얼굴에 긴장감이 흘렀다.
성벽을 끼고 싸우는 공성전이라서 수비하는 쪽의 마음이 편할 것 같지만 그런것도 아니었다.
까마득한 대군의 진군을 정면으로 보며 요새 안에 갇혀 있는 신세라서, 몰살을 당하고 말 것 같다는 두려움이 들었다.
"이렇게 된 거 마지막까지 싸워야지."
"오데인 요새 방어하기로 나설 때부터 죽음이야 각오했어"
클라우드 길드에서는 다수의 전력을 투입했지만 연이은 패배로 사기가 높지는 않았다.
그러던 어느 순간,갑자기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베르사 대륙에서도 지진 같은 자연재해가 드물게 일어나기는 한다. 그렇지만 오데인
요새는 한 번도 지진이 발생한 적이 없는 곳이었다.
역사서에도 지진이 일어났다는 말은 없었다.
그런데 가만히 서 있기가 어려울 정도로 땅이 거세게 흔들렸다.
초보자나 평범한 유저들의 입장에서는 지진이 일어나니 이것저것 볼 것도 없이 두려울 뿐.
쿠그그그그긍.
엠비뉴 교단의 중앙군이 있는 자리에서 산이 솟구쳐 오르고 있었다.
마물들과 광신도들이 마구 굴러떨어지면서 아비규환이 되는 것이 오데인 요새의 성벽에서 적나라하게
보였다. 조금 구른다고 해서 마물들이 죽지야 않겠지만 환호성이 절로 나올 정도로 시원한 광경이었다.
불과 수십 초 만에 400미터짜리 바위산이 솟아났다.
이것만으로도 마법처럼 신기한 일!
바위산의 높이가 400미터라고 해도 갑자기 평지에 생겨난 것이라서 절대 낮은것이 아니었다. 산 정상에는
자연 호수 까지 있었다. "이거 도대체 뭘까?"
"어쨌든 엠비뉴 교단의 중심부에 저런 산이 생겨나서 수비에는 조금 편해지겠는데?"
"진짜 다행이긴 하다"
쿠르르르르르르르릉!
다시 바위산을 중심으로 하여 땅이 울리기 시작하였다.
이번의 진동은 훨씬 심해서, 오데인 요새의 유저들과 병사들도 바닥에 주저앉아야 되었다.
왠지 뭔가가 당장이라도 터질 것만 같은 분위기.
"뭐,뭐지?"
"이거 그냥 지진 같지는 않은데."
"저 산에서 지금 연기 나잖아. 진동도 저기서 생겨나는거 아니야?"
"헉!그렇다면 이거 설마 화산……."
그리고 잠시 후에 정말 거짓말처럼 산이 폭발했다.
시커먼 연기를 내뿜더니 어마어마한 굉음과 함께 불기둥이 하늘로 솟구치는 것이다.
화산 폭발.
바위의 파편과 용암이 사방으로 뛰었다.
지골라스에서나 자주 일어나던 화산 폭발이 멀쩡한 브리튼 연합 왕국 내에서 벌어지다니!
"꺄아아악!"
"엎드려!"
비명과 함께 본능에 충실한 자들.
"일단 무조건 튀자!"
그리고 상황 판단이 남들보다 앞서 나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대부분의 유저들은 두렵고 황당하여 넋을 놓고 그저 지켜보고 있었다.
사실 이런 광경은 돈을 아무리 많이 줘도 쉽게 보기 어려운것 아닌가.
엠비뉴 교단의 군대 중심부에서 일어난 화산 폭발. 돌 조각이 튀고 용암이 흘러 내려오면서 마물의 군대를 덮쳤다.
그 뜨거운 열기가 오데인 요새에 까지 느껴질 정도 였으며,하늘은 화산재로 인하여 검게 변해 버린 후였다.
바위산은 다른 산들을 기준으로 하면 작은 편이었지만, 그 곳을 중심부로 하여 무지막지한 용암이 펑펑 터져 나오고 있었다.
화산 근처의 땅도 갈라지면서 용암솨 뜨거운 가스가 나왔다.
마물들은 이러저리 도망을 치려다가 통구이가 되어서 회색빛으로 변하였다.
전투력이 굉장한 대신관 아그발바라고 할지라도 이런 재앙에는 어쩔 수가 없는지, 그와 그를 수호하는 성기사단도
말을 타고 피하는 모습이었다.
느닷없이 일어난 일로 인하여 방송국 스튜디오 아나운서들의 말이 빨라졌다.
"아앗, 오데인 요새를 휩쓸어 버릴 것 같던 엠비뉴의 대군이 크게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갑자기 화산 폭발이 일어나다니, 이게 무슨 일일까요?"
"전혀 조금도 추측할 수 없었습니다. 클라우드 길드에서 이런 준비를 해 왔던 것일 수도 있으리라고 봅니다."
"할 수 있었다면 헤르메스 길등와 싸우면서 진작 쓰지 않았을까요? 최근에 입수한 유물이나 마법일지도 모르지만 정말 이 위력이… 너무나도 어마어마합니다."
"경천동지!하늘을 놀라게 하고 땅을 뒤흔든다는 그 말이 딱 어울리겠네요."
"클라우드 길드의 내부 소식통을 조금 알고 있는데 이런준비는 들어 본적이 없습니다. 다른 유저들을 상대로 하는것도 아닌
이상 굳이 비밀로 할 필요도 없지 않았겠습니까?"
"지금 방송 화면에도 나오고 있습니다만, 클라우드 길드의 핵심 유저들 조차도 어안이 벙벙하여 화산 폭발을 보고 있군요."
"그러면 화산까지 폭발시킬 수 있는 사람은 누가 있을까요?"
화산재로 뒤덮여서 어두운 하늘, 높은 곳 까지 튀어 오르는 용암.
그 사이에서 날개를 활짝 펼치고 나타나는 와이번과 한 사람이 있었다.
로열 로드를 하는 유저들 중에 가장 많은 이들이 만나보고 싶어하고 좋아하는 전쟁의 신 위드.
위드가 데몬 소드를 뽑아 들고 와삼이를 타고 출현한 것이다.
"위드! 위드일 줄 알았습니다."
스튜디오는 난리법석이 났다.
닿기만 하면 웬만한 것은 다 녹여 버리는 용암 사이를 날아다니다니. 이보다도 멋진 출현은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우와아아아아아아!"
"전쟁의 신이 우리를 돕는다!"
때를 맞춰서 오데인 요새에서 튀어나오는 승리의 함성도 분위기를 더욱 극적으로 만들었다.
물론 위드와 와삼이의 사정이 멀리서 보는 것만큼 좋은 것은 당연히 아니었다.
"야! 왼쪽이야. 왼쪽! 바로 앞에 용암 줄기 터져 나온다."
"크에에에엣!"
"이번엔 날개 접고 두 바퀴 돌아. 용암의 틈 사이를 해치고 지나가야 돼. 거기 옆에 조심해!"
화산재로 인하여 어둡기 짝이 없는 와중에 솟구치는 용암 줄기들을 간발의 차로 피하고 있었다.
와삼이는 묘기에 가까운 절박한 움직임을 선보이며 공포에 질린 괴성을 계속 내질렀다.
주인 잘못 만난 괴가 왜 이리도 크단 말인가.
"진짜 와이번 짱이다."
"너무멋져."
"울음소리도 정말 소름 끼치게 무시무시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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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씨하나 안빼놓고 모조리 다 타이핑했습니다 ㅠㅠ
타이핑 처음 해보는데 무지무지 힘들군요...
모든 타이핑 하신 분들께 박수를... 또 모든 저자님께도 박수를 .. 짝짝짝
저도 이런말 하긴 쫌 그렇지만 ... 작가님들을 생각하여 사서 보거나 빌려봅시다 ^^
Typing by 비유 (white wol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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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린은 그림 이동술로 여행을 하면서도 위드에 대한 소문은 항상 듣고 있었다.
마을이나 도시로 가면 위도하지 않더라도 위드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도시 전체가 시끄러울 때면, 명문 길드 간에 큰 전투가 벌어진 경우도 있지만
위드의 모험이 그들을 열광시키면 분위기부터 달랐다.
선술집 앞에는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으며, 성문 밖으로 사냥이나 모험을 하러 나가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레벨이 높은 많은 유저들이 힘을 자랑하지만 대중을 빠져들게 만드는 영웅으로는 위드가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는 설문 조사도 있었다.
'오늘도 오빠가 뭘 하나 보네.'
유린은 도시의 중심을 관통하며 흐르는 강가로 가서 낚싯대를 꺼냈다. 제피에게 심심할 때마다 배운 낚시 스킬을 즐기려는 참이었다.
챙이 넓은 노란색 모자를 쓰고 여러 색의 물감이 묻어있는 화가 복장을 하고 낚시를 하는 여행의 맛!
'오빠는 잘 해낼 거야.'
유린은 위드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았다. 무인도에 고립되더라도, 물가가 비싸지 않고 전부 공짜라고 좋아할 사람!
무인도에 있는 동식물의 생태계가 오히려 불쌍해질 정도였다.
그보다는 위드가 어떤 여자를 만나는지에 대해서 훨씬 호기심이 갔다.
어쩌면 언니로 평생 봐야 될지도 모르니까.
'화령 언니도 괜찮을 것 같아.'
가능성이 있는 첫 번째 후보는 일행 중에서 자주 같이 다니는 화령이었다. 그녀는 아주 매력적인 데다 위드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도 않았다.
유린은 왜 오빠를 좋아하는지 화령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
"위드 님은 가정적이잖아. 빨래도 해 주고, 청소도 해 주고,밥도 맛있게 해 줄것 같아. 저번에 대게찜 완전 맛있었어!"
집안일이 좋아하는 이유의 전부는 당연히 아니겠지만,바쁘게 공연을 하며 외로움을 타는 화령에게는 큰 부분이었다.
유린은 여자의 직감으로 서윤과도 만만치 않은 관계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대학에서도 이미 크게 소문이 돌았으며,서윤이 옆집으로 이사까지 왔으니 확실했다.
유린도 어디 가서 외모로 부족하다 느낀 적은 없지만, 서윤을 볼때면 신이 내린 미모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정말 저 얼굴이면… 외국의 배우나 왕족이라도 그냥 만나자고 하면 다 만날 수 있겠다.'
도대체 왜 서윤이 자신의 오빠를 따라다니고 도시락까지 싸 오는 것인지 궁금했다.
'정말 소문대로 공갈 협박이라도 당하고 있는 걸까.'
친동생까지 의심하게 만드는 둘의 관계.
모라타에서 만났을 때 그녀는 서윤과 어울리기에는 오빠의 외모가 너무 평범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서윤이 정색하고 맑은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었다.
"남자 외모 뜯어먹으면서 살 거 아니라고 했어."
그렇지만 유린은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객관적으로 보자면 외모만이 아니라, 다른 부분에서도 열악한 것이 사실. 하다못해 로열 로드에서의 레벨도 서윤이 더 높았다.
도무지 서윤이 뒤떨어 지는 부분이 없었다.
"나중에 결혼했는데 오빠가 취직을 못 하고 집에서 놀면 어떻게 해요?"
"돈? 내가 벌면 되잖니."
"그러면 집안일은……."
"내가 할 거야."
"힘을 써야 하는 일도 있잖아요."
"여자도 안 해서 그렇지 할 수는 있어."
"애라도 낳으면요?"
"내가 잘 키워야지."
"……."
유린은 그냥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도 많은데, 한마디도 나오지가 않았다. 서윤이 너무나도 불쌍하고 아깝게 느껴질 뿐이었다.
* * * * * * * * * * * *
"여기 약속했던 금액입니다."
"후후. 틀림없군요."
위드는 클라우드 길드의 전령을 만나서 계약금을 제외한 잔금을 받았다.
대재앙의 자연 조각술로 엠비뉴 교단에 타격을 입혀야 하는 마당에 공짜로 하기는 아깝지 않은가.
엠비뉴 교단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여러 길드에 연락을 취했고, 상황이
아주 급하던 클라우드 길드는 전투가 벌어지는 와중에 제의가 오자마자 수락을 했던 것이다.
오데인 요새의 수성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다.
엠비뉴 교단의 군대는 화산 폭발로 엄청난 피해를 입고 나서 전의가 많이 꺾였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성문 밖으로 나온 클라우드 길드에 의해 엠비뉴 교단의 대군이 격파!
위드도 추가 서비스로 와삼이를 타고 암흑 기사들을 100명 넘게 베었다.
와이번을 타고 전장을 돌아다닐 때마다 싸우고 있는 병사들의 사기가 대단히 크게 올랐다.
엠비뉴의 패잔병들은 지리멸렬하여 흩어졌으니 당분간 브리튼 연합 왕국은 그들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라라.
대승을 거두는 장면이 방송을 통해서 나오면서 클라우드 길드에서는 위축되었던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었다.
위드는 마지막에 망토를 휘날리며 멋진 모습으로 와삼이의 등에 탔다.
"후후후, 그럼 이만……."
"저기, 잠시만요."
"네?"
"오데인 요새 앞에 있는 산은 어떻게 하실 건지요,가시기 전에 없애 주시면 좋겠는데요."
높이가 400미터 였던 산은 폭발을 거치면서 무려 890미터 정도 까지 높아진 상태였다. 지금도 용암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으며 검은 연기도 내뿜어서 , 보통 위험해 보이는게 아니었다.
"산은 건강에 참 좋습니다. 사람은 산을 가까이하면서 살아야 되죠"
"지금 무슨 말씀이신지……."
"와삼아, 가자. 이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