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달빛조각사 32권 : 8. 대혈전 (209/520)

◎ 대혈전

"인간인 너에게 지옥에서 경험했던 고통을 그대로 알려주도록 하마!"

"지난번과 같은 실수는 없을 것이다. 스톰 블리자드!"

몬투스의 몸에서는 시커먼 마기가 무럭무럭 뿜어져 나왔다. 대마법사 로드릭도 몇 겹이나 되는 보호 마법을 자신의 몸에 시전한 채로 공격 마법을 사용했다.

미궁이 통째로 흔들릴 정도의 마법들의 충돌!

화려하기 짝이 없는 마법 전투가 펼쳐졌다.

위드에게는 그들의 전투보다는 당장 30마리의 악마병과 알에서 깨어나는 탈로쓰를 막는 것이 시급한 일이었다.

"바하모르그."

"왜 부르는가."

"여기까지 데려와서 미안하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생명인데 안락하고 편안한 삶을 살지도 못하고 말이야."

"싸울 수 있어서 만족한다. 내가 원하던 것은 이런 전투였으니 그런 말은 하지 않아도 된다."

다행히 바하모르그와의 친밀도는 아직까지 문제가 없었다.

'마지막 전투에서 살아남더라도 계속 부려 먹을 수는 있겠군.'

어슬렁거리던 악마병들은 목표를 성기사들로 정했는지 달려들기 시작하였다. 위드와 바하모르그가 조금 더 앞에 나와 있었지만 악마병들은 신성력을 은은하게 발산하는 성기사들을 더욱 적대시하는 것이다.

"전부 철저한 수비 진형으로! 바하모르그, 전면을 맡아서 최대한 버텨라. 나는 따로 싸우겠다, 블링크!"

위드는 탈로쓰의 알 근처로 순간 이동하여 레드 스타를 휘둘렀다.

퍼서석!

┌────────────────┐

│ - 탈로쓰의 알이 깨졌습니다.    │

└────────────────┘

"깨어나기 전에 몽땅 부숴 버려야겠다."

위드는 레드 스타에 잠재되어 있는 스킬을 시전했다. 이러다가 언제 레드 스타를 느끼고 드래곤이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들었지만 가릴 형편이 아니었다.

"파이어 히드라 소환!"

레드 스타의 마력에 의하여 파이어 히드라들이 사방에 나타났다.

"모조리 태워라!"

파이어 히드라들이 토해 내는 불에 의하여 파괴되는 탈로쓰의 알들. 천장과 벽에도 알들이 있었고, 진득한 액체에 의하여 매달려 있는 것들도 깨어나려고 하고 있었다. 위드의 마나는 아직 여유가 많았고, 레드 스타의 영향으로 빠르게 회복되기도 했다. 강력한 스킬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다.

"광휘의 검술!"

보통의 광휘의 검술이 아니라, 천둥새를 부르는 기술.

위드는 검을 정면으로 수십 번 휘둘렀다.

천둥새를 부르는 스킬은 발동하는 데 약간의 시간이 걸렸다. 검을 휘두를 때마다 실타래가 풀리듯이 검의 기운이 빠져나와서 공중에 천둥새의 모습을 서서히 형성해 갔다. 그리고 완전한 천둥새의 모습이 형성되었다.

ㅡ 꾸에웨렛!

천둥새가 울음소리를 내며 앞으로 날아갔다.

콰릉! 콰르르르릉!

콰아아아아아!

천둥새가 날아가면서 사방으로 벼락이 내리 꽂혔다. 그뿐만이 아니라 화염까지도 소용돌이치면서 일어나고 있었다. 레드 스타의 영향으로 공격스킬이 강화된 것이다. 벼락과 화염을 몰고 우아하게 날갯짓을 하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천둥새!

┌───────────────┐

│ - 경험치를 습득하셨습니다.   │

└───────────────┘

┌───────────────┐

│ - 경험치를 습득하셨습니다.   │

└───────────────┘

┌─────────────┐

│ -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

└─────────────┘

위드에게는 흔치 않은 광역 공격 스킬이었는데, 탈로쓰의 알들이 모여 있는 환경에서 최고의 활용도를 보여 주고 있었다. 알에 막 균열이 생기며 깨어나려던 탈로쓰들은 벼락을 맞거나 불에 타서 많이들 쓰러졌다. 천둥새는 앞으로 쭉 밀고 나가면서 알들을 깨뜨리다가 서서히 사라졌다.

하지만 아직도 파괴되지 않은 것들이 부지기수였다. 이곳이 과거 왕궁의 대전이다 보니 기둥들도 다수 세워져 있었고, 푹 꺼진 바닥 안에도 알들이 채워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 주변의 소란 때문인지 그 아들이 계속 깨어났다. 악마병들과의 전투도 문제였지만 탈로쓰들이 깨어나게 되면 이건 마물들이 더 위험하게 생겼다.

"성기사 1조는 돌격하여 앞으로 나와라. 불에 타지 않은 알들을 부수도록 해!"

악마병들을 상대로 버겁게 전투를 치르고 있는 성기사들이었지만, 위드 혼자서는 쌓여 있는 알들을 다 해치울 수가 없어 무리르 해서라도 동원하는 수밖에 없었다.

"루의 이름으로."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마물들이여, 부디 좋은 곳으로 가거라."

10여 명의 성기사들이 달려 나와 검으로 알들을 찌르고 베서 깨뜨렸다. 최소로 잡아도 2,000개 이상의 알들이 있었기에 이것들이 몽땅 깨어나면 이만저만 큰일이 아니었다. 어느새 이미 깨어난 탈로쓰들은 기어 다니면서 성기사들을 향해 푸른 액체들을 토해냈다.

"이건 정말 빨리 판단을 내려야 되겠구나."

주위를 한 번 돌아본 위드의 머릿속이 한없이 복잡해져 갔다. 

로드릭과 몬투스. 둘은 이름도 알려져 있지 않은 온갖 고급 마법들을 쏟아 내며 싸우고 있다. 마법사이지만 헤이스트 주문으로 이동속도를 높인 로드릭은 수인을 맺으면 현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말을 탄 기사라고 해도 쉽게 따라잡기가 어려울 정도의 몸놀림을 보이며 대마법사의 가공할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로드릭의 가디언인 파이어 골렘도 소환되어 몬투스를 상대로 싸우고 있었다. 

반대로 몬투스는 마법들이 부딪칠 때마다 그 반발력에 의하여 대기가 빨려 들어가고 충격파가 발생했다.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로드릭이 이겨 줘야 하는데..."

악마병들은 성기사들의 집단 방어에도 불구하고 우세한 전력으로 그들을 마구 공격하며 짓밟고 있었다. 탈로쓰의 알도 퍼서석거리며 병아리들처럼 깨어나서 땅을 걸어다니는 놈들이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놈들은 자신의 동료들이나, 쓰러져 있는 시체들을 먹어 치우면서 금방 성체의 능력을 찾는다. 그렇기에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에는 성기사와 사제들이 로드릭을 돕기는커녕 모조리 죽게 될 판이다. 로드릭이 몬투스를 빠르게 물리칠 수 있다면 틀림없이 기쁜 일이지만 기대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과거에도 패배를 했었으니 이번이라고 이긴다는 보장이 없어.'

무엇보다 큰 문제는, 위드가 어떤 전술을 운용하더라도 악마병들이 너무 강하다는 점이다. 한정된 공간에서 강한 적들을 상대로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기에 성기사들은 퇴각도 하지 못하고 철저한 수비 진형으로 버티는 게 고작이었다.

바하모르그는 5마리의 악마병에게 둘러싸여서 공격을 당하고 있었다. 방어 능력이 좋으니 당장 쓰러지지는 않겠지만 그리 오래 버티지도 못할 듯했다. 악마병들로부터 다들 맹렬히 공격을 받고 있었으니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거나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어떠한 시도도 불가능했다.

그렇지만 이런 고민도 위드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베르사 대륙에서는 원래 혼전에서 병사들이나 부하들을 제대로 관리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저 맞붙어서 싸우고, 가능한 많이 살아남으면 다행이라고 여겼다. 전장에서는 자기 한 몸 돌보는 것도 쉽지 않고, 그만한 지휘 능력을 갖추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내가 고생을 해야지. 이놈의 팔자란 끝이 없군."

탈로쓰의 알도 문제였지만 먼저 악마병들부터 막지 못하면 몰살이었다. 위드는 블링크를 시전해서 바하모르그를 공격하는 악마병의 뒤에 나타났다.

"헤라임 검술!"

불붙은 레드 스타가 악마병을 연속으로 베었다. 

위드는 혼돈의 대전사로 조각 변신술을 펼치고 각종 축복까지 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힘이 좋을 뿐만 아니라 체구도 거대했다. 몸집이 커진 만큼 체중에도 변화가 있기에 공격법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위드는 헤라임 검술로 연속 공격을 하면서 악마병을 밀어붙였다. 빠르게 공격을 이어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의 약한 부위들을 공격하여 치명적인 타격을 계속 입혔다.

┌─────────────────────────────┐

│- 악마병 루크레시아에게 화염 데미지를 추가로 입힙니다.    │ 

└─────────────────────────────┘

┌───────────────────────────┐

│- 악마병 루크레시아의 방어력을 무시하고 있습니다!     │ 

└───────────────────────────┘

┌────────────────────────────────────┐

│- 악마병 루크레시아의 왼쪽 어깨 부위를 연속으로 강타하였습니다.         │ │  힘과 균형 감각을 감소시킵니다.                                        │

└────────────────────────────────────┘

┌────────────────────────────────────┐

│- 악마병 루크레시아의 몸이 레드 스타에서 비롯된 화염으로 완전히 덮여 있 │ │  습니다.                                                               │

│  매초마다 3,890의 데미지를 입힙니다.                                   │

└────────────────────────────────────┘

위드는 헤라임 검술로 악마병을 몰아붙인 후에 검을 찌르고 스킬을 시전했다.

"화염 폭발!"

악마병의 몸에 있던 화염에 불덩어리가 더해지더니 한순간에 폭발했다.

┌────────────────────────────────────┐

│- 악마병 루크레시아가 짧은 순간 동안 집중된 강한 공격을 버티지 못하고   │ │  소멸되었습니다.                                                       │

└────────────────────────────────────┘

생명력은 절반 넘게 남아 있었지만 위력적인 공격을 연속으로 얻어맞더니 그대로 소멸되어 버린 것이다. 레드 스타와, 혼돈의 대전사의 조각 변신술로 보여 주는 압도적인 전투 능력!

슥삭.

┌─────────────────────────┐

│- 특성 물질 하바나의 잎사귀를 습득하셨습니다.     │ 

└─────────────────────────┘

┌───────────────────────┐

│- 순도 높은 미스릴 헬멧을 습득하셨습니다.     │ 

└───────────────────────┘

"스물아홉이 남았군."

불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위드의 입가에는 미소가 맺혔다.

순도 높은 미스릴 헬멧.

아이언모닝스타 길드 소속의 레벨 400대 워리어가 착용하고 있던 물품이다. 드워프 대장장이가 특수하게 만들어 준 것으로, 탁월한 방어력은 물론이고 지혜와 전투 스킬의 효과를 높여 주는 옵션까지 가지고 있다고 했다.

악마병들은 로드릭 미궁 안에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도 하기 때문에 아마 이곳에서 얻게 된 것이리라. 위드는 감정을 해 볼 사이도 없이 다른 악마병을 향하여 움직였다. 악마병 3마리가 성기사들의 장벽을 넘어서 사제들을 유린하려 하고 있었다. 악마병의 앞에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알베론도 있었다.

"블링크!"

위드는 악마병 3마리에게 레드 스타를 휘두르며 공격을 퍼부었다. 하지만 조금 전처럼 완벽한 기습이 성공하지는 못했다. 악마병들의 지능이 워낙에 높아서 다른 동료가 죽는 것을 보며 이미 경계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놈이..."

"캬아아앗! 뜨겁다."

악마병 3마리는 위드의 공격을 어렵지 않게 막아 내고 반격을 가해 왔다.

걷잡을 수 없는 난전!

위드는 성기사들이 다시 전형을 갖출 때까지 자리를 비울수가 없었다. 따로 앞으로 나가서 알을 깨던 성기사 10명은 악마병에 의하여 목숨을 잃거나 탈로쓰에게 잡아먹혔다.

"알들이 깨어난다!"

"저 탈로쓰가 다가오는 것도 막아야 하는데."

위드는 악마병들의 파상 공세를 막으면서도 돌아가는 상황을 계속 살폈다. 성기사들과 사제들을 통솔하면서 악마병들로부터 버텨 내야 되었다.

"크억!"

"프레야 여신이여, 미약하여 신의 뜻을 펼치지 못하고 쓰러지는 저를 받아 주소서."

성기사들이 적들의 공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죽어 가고 있었다. 

마물인 탈로쓰는 성장을 할 때마다 허물을 벗으면서 훨씬 더 커진다. 성체는 몸길이가 몇 미터씩 되다 보니 그들의 다리 공격은 두꺼운 기둥이 그대로 날아오는 거나 다름이 없었다. 어느새 커진 탈로쓰가 성기사들의 수비 진형을 넘어오면서 도처에서 희생이 잇따랐다.

"마지막까지 오기는 했지만 여기서 몰살을 당하는 건가."

*

불과 20여 분 정도가 지났을 뿐이지만 성기사들은 이제 200명도 남지 않았다. 사제들도 삼분의 일 가까이 희생되었으며,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마나의 소모였다. 마나가 가득 차 있을 때에는 신성 마법을 펑펑 쓰면서 싸울 수가 있지만, 이제부터는 다치더라도 치료도 해 주지 못하는 것이다.

위드는 온몸에 부상을 입어 가면서 악마병들과 사투를 벌였다. 그에게는 적어도 3~4마리씩의 악마병들이 공격을 해 왔다. 레드 스타의 회복력이 없었더라면, 그리고 정말 급할 때에는 사제들의 근처로 도망쳐서 치료 마법을 받지 못했으면 진작 죽었으리라. 사제들의 마나가 고갈되어 가면서 완전한 회복도 하지 못한 채로 계속 싸워야 했다.

"전부 내게 덤벼라!"

위드는 사자후를 터트렸다.

성기사들의 사기를 조금이라도 더 올리기 위하여는 큰소리를 칠 필요가 있었다.

"쉽게 죽이진 않으마. 길고 긴 고통을 맛보게 해 주마."

"크크크. 이간들, 이곳에서 누구도 살아 나가지 못한다."

위드는 악마병들과 싸우면서 뒤로 물러섰다.

체격과 힘에서 월등한 악마병들이 여럿이라면 금방 위기에 몰릴 수밖에 없다. 악마병들은 위드를 인정했기 때문인지 단독으로는 덤비지 않고 항상 여러마리가 함께 덤볐다.

"안 되겠군."

위드는 뒤돌아서 도망까지 쳤다.

"크헤헤헤헤."

"도망갈 곳은 지옥밖에 없을 것이다."

악마병들은 날개를 펄럭여 맹렬하게 쫓아오면서 무기를 휘둘러 댔다. 사실은 몬스터와 로드릭이 서로 마법을 시전하며 싸우는 위험한 곳으로 악마병들을 유인하는 것이었다.

"완전 전소!"

화염 계열의 상위권에 속해 있는 마법!

화르르르륵!

로드릭이 발휘한 공격 마법을 몬투스는 가볍게 피해 버렸다. 그러나 근처를 빙빙 돌다가 잽싸게 스치고 지나간 위드 덕에, 악마병 5마리는 마법의 범위에 들어 시커멓게 타 버리고 말았다.

3마리는 살아남았지만 옆에는 불행히도 위다가 있었다. 비록 하루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로드릭과 함께 전투를 하면서 완벽하게 빌붙기를 터득한 사람!

"분검술!"

위드의 분신이 10개나 나타났다. 그리고 일시적인 전투불능 상태에 있는 악마병들을 무참히 공격했다.

┌────────────────────────────────────┐

│- 악마병 젠피아누가 소멸되었습니다.                                     │ │  전투에 참여한 이들의 명성이 97 증가합니다.                            │

└────────────────────────────────────┘

┌────────────────────────────────────┐

│- 악마병 크룬이 소멸되었습니다.                                         │ │  전투에 참여한 이들의 명성이 142 증가합니다.                           │

└────────────────────────────────────┘

┌────────────────────────────────────┐

│- 악마병 마렐우스가 소멸되었습니다.                                     │ │  전투에 참여한 이들의 명성이 198 증가합니다.                           │

└────────────────────────────────────┘

┌────────────────────────────────────┐

│- 악마병과의 전투에서 용맹을 떨쳤습니다.                                │ │  전사로서 투지와 힘이 1씩 높아집니다.                                  │

└────────────────────────────────────┘

"그래도 악마병들이 정리가 되어 가기는 하는군."

성기사와 사제들이 죽어 간 만큼이나 악마병들도 전혀 타격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이제는 13마리로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생명력과 체력에도 지쳐 있기도 하였다.

위드가 기회를 틈타 로드릭의 마법에 빌붙어서 해치운 악마병만 8마리나 되었다. 다른 악마병들은 어쩔 수 없이 일부 성기사들을 미끼로 삼아서 진형 깊이 유인하여 처리를 했다.

"바하모르그가 있으니 성기사들과 사제들끼리도 한동안은 버틸 수 있을 거야."

악마병들의 회복 능력은 아주 느리다. 생명력이 남아 있더라도, 지금까지 마나를 대부분 소모한 만큼 전투 능력은 많이 고갈되었다. 회복력이 빠른 성기사와 사제들의 특성상 이제는 충분히 싸울 수는 있을 것으로 보였다.

문제는 자꾸만 깨어나는 탈로쓰의 알이었다.

쿠엑!

와그작!

태어난 탈로쓰들은 악마병이나 성기사들이나, 어느 쪽이 이기고 지는 데에는 관심이 없었다. 가까이 있는 성기사들이나 악마병들이나 가리지 않고 잡아먹었다. 그뿐 아니라 성장을 위해 자기들끼리도 먹어 치우고 먹힌다.

"아, 안 돼! 프레야 여신이여, 여신을 따르는 충실한 종인 저를 이렇게 버리시나이까!"

"루의 검이 이곳에서 꺾이다니..."

위드의 지휘에도 불구하고 사제와 성기사들의 사기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었다. 동료들이 대거 죽어 나가며, 악마 몬투스가 뿜어내는 마기의 영향으로 인하여 변절하는 경우까지도 벌어졌다.

"매장된 숨결."

"깊은 관!"

사제들이 음험한 암흑 마법을 시전하면서 악마병들을 회복시키고, 그들에게 축복 마법을 써 주는 것이다.

"퍼샤샤, 어떻게 네가 타락할 수가..."

"킬킬킬! 프레야 여신이 나에게 해 준 것이 뭐가 있지?"

다른 성기사들과 사제들에 의하여 변절자들은 곧 정리되었지만 상황이 긍정적이지 않다는 명백한 증거였다.

"이러다가 다 죽겠군. 악마병들을 이겨 낸다 해도 몇 명이나 살아남을 수 있을지..그보다 몬투스가 이긴다면 아무도 못 살겠지. 지금까지 고생은 할 만큼 했는데 설마 여기서 몰살하는 건 아니겠지."

로드릭과 몬투스를 살폅니 그들의 싸움은 정확히 우려하던 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몬투스의 압도적인 마법력 앞에 로드릭은 회피와 도망치는데 급급했다. 이렇게 다 같이 지쳐가고 있는 상황에서 탈로쓰들이 본격적으로 전투에 가담하게 되면 성기사들은 무조건 몰살이다. 그 후에 사제들이나 위드, 바하모르그의 운명은 정해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도박을 하는 수밖에...몬투스를 쳐야 해. 그것도 당장."

위드는 승부수를 띄우기로 했다.

"알베론!"

"예, 위드님."

아직까지 흰색 사제복을 입고 치료 마법으로 성기사들을 지원해 주고 있는 알베론이었다. 그와 데리안이 버텨 주지 않았다면 성기사들의 수비벽은 진작 무너졌으리라. 바하모르그는 여러 마리의 악마병들을 감당하고는 있었지만, 그저 악마병들을 끌고 버텨 주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나를 계속 지켜보면서 치료해 줘. 우리가 전부 살아남기 위해서는 나를 살려야 된다.

"알겠습니다."

전력에 큰 도움이 되고 있는 알베론을 위드만을 치료하는 전속 사제로 지정한 것이다.

"블링크!"

위드는 순간 이동 스킬을 써서 몬투스의 옆에 나타났다. 등 뒤에는 공격 수단이 되기도 하는 꼬리가 있으니 오히려 옆이 안전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일점 공격술!"

몬투스의 오른쪽 날개를 집중해서 베었다.

┌────────────────────────────────────┐

│- 하급 악마 몬투스의 오른쪽 세 번째 날개를 베었습니다.                  │ │  물리적인 방어 능력으로 인한 151의 피해를 입힙니다.                    │ │  레드 스타가 344의 화염 데미지를 가합니다.                             │ 

└────────────────────────────────────┘

┌────────────────────────────────────┐

│- 하급 악마 몬투스의 오른쪽 세 번째 날개를 베었습니다.                  │ │  물리적인 방어 능력으로 인한 213의 피해를 입힙니다.                    │ │  레드 스타가 358의 화염 데미지를 가합니다.                             │ 

└────────────────────────────────────┘

┌────────────────────────────────────┐

│- 치명적인 일격이 터졌습니다.                                           │ │  9%의 피해를 추가합니다.                                               │ │  레드 스타가 698의 화염 데미지를 가합니다.                             │ └────────────────────────────────────┘

┌────────────────────────────────────┐

│- 치명적인 일격이 터졌습니다.                                           │ │  11%의 피해를 추가합니다.                                              │ │  레드 스타가 745의 화염 데미지를 가합니다.                             │ └────────────────────────────────────┘

┌────────────────────────────────────┐

│- 치명적인 일격이 터졌습니다.                                           │ │  14%의 피해를 추가합니다.                                              │ │  레드 스타가 916의 화염 데미지를 가합니다.                             │ └────────────────────────────────────┘

예상외로 엄청난 데미지!

방어력인 높으면 어지간한 공격은 먹혀들지를 않는다. 하지만 몬투스의 가장 연약한 부위인 날개를 드래곤의 검 레드 스타로 거듭 공격하니 효과가 나타났다. 몬투스의 오른쪽 세번째 날개가 불길에 휩싸여서 타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쿠아아! 이놈이 감히 나를 건드리다니."

몬투스는 자신의 몸이 공격당한 것에 대해 불같이 노했다. 줄어든 생명력보다도 날개 한쪽이 타들어 가는 것이 명예와 자존심을 상하게 한 것이다. 정신없이 로드릭을 밀어붙이는 와중에도 손에 들고 있던 화염탄을 위드를 향해 던졌다.

"블링크!"

위드는 몬투스의 반대쪽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일점 공격술을 이용하여 다른 날개를 계속 공격했다.

"고통을 알려 주마!"

몬투스는 위드에게 마기가 가득 실린 팔과 꼬리를 휘둘렀다. 날개를 펄럭이면서 쳐 내기도 했다.

블링크를 이용한 근접전!

혼돈의 대전사가 되어 있는 위드의 덩치도 상당한 규모였다. 하지만 몬투스는 그보다 3배는 더 컸다. 날개를 잔뜩 펼치는 것만으로도 눈앞이 가득 찰 정도였다. 악마의 공격을 피하면서 반격을 한다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몬투스가 발로 땅을 구를 때에도 충격파가 퍼지면서 생명력을 깎아내릴 정도였다.

"프로즌 필드!"

그때 마법을 영창하는 로드릭의 목소리가 들렸다.

"설마..."

┌────────────────────────────────────┐

│- 프로즌 필드의 영향권에 들었습니다.                                    │ │  몸이 얼어붙으려고 했지만 저항합니다.                                  │ │  생명력이 32,985 감소합니다.                                           │ 

│  움직임이 둔화됩니다.                                                  │ └────────────────────────────────────┘

위드와 몬투스가 있는 지역에 흰 얼음 알갱이들이 생기더니 달라붙어서 꽁꽁 얼렸다. 그나마 불의 속성을 갖고 있는 종족으로 변신한 상태였고 레드 스타의 저항력이 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얼음 덩어리가 되어 몸이 굳어 버렸을 수도 있다.

"프레야 여신이여, 당신의 뜻을 받들어 따르는 이가 여기있으니 그가 적에게 굴하지 않게 해 주소서. 신성 회복!"

알베론이 생명력을 빠르게 채워 주고, 추위에 대한 내성도 높여 줬다. 위드는 일단 그곳을 벗어났다가 빙계 마법의 영향을 완전히 해소한 후에 다시 몬투스에게 접근했다. 

로드릭은 위드가 근처에 있거나 말거나 강렬한 범위 마법 공격을 했다. 위드는 로드릭의 마법 공격까지 알아서 피하거나 마법이 작렬하는 가운데 반대 방향에서 몬투스를 방패막이 삼아 집요하게 날개들을 노렸다. 몬투스도 꼬리로 땅을 치고 앞으로 걸어가면서 계속 마법을 사용했다.

"츠카틀라의 이빨!"

로드릭을 노리는 공격 마법이 아니었다. 몬투스 주변의 땅에서 크고 날카로운 송곳니들이 튀어나와서 공중으로 솟구쳤다. 

지역 전체의 생명체들을 파괴해 버리는 강력하기 짝이 없는 마법!

위드는 조금 전의 경험을 참고해서 블링크로 아슬아슬하게 빠져나갔다. 물론 블링크는 연속 사용에 제한이 있고 마나도 상당히 많이 소모되는 스킬이다. 따라서 다른 공격 기술은 쓰지 못하고 힘과 레드 스타의 기본적인 공격력에만 의존해야 했다.

"어디 끝까지 가 보자!"

위드는 마법의 효과가 사라지고 나서, 로드릭의 공격이 있은 직후에 몬투스의 등 뒤에 다시 나타나서 날개를 베었다. 몬투스가 마법을 주로 사용하지만 땅과 기둥, 벽이 부서지는 걸로 봐서는 물리적인 데미지도 매우 강했다. 꼬리와 팔, 날개로 공격을 할 때에는 공격을 멈추지 않으면서 피하고, 마법을 발휘하면 상황을 봐서 방향을 바꾸며 멀리 떨어졌다. 몬투스가 아예 위드만을 잡으려고 결심을 하면 근처에도 다가가지 않았지만, 이미 표적이 되어 있었다.

┌────────────────────────────────────┐

│- 바람의 창에 의해 몸이 찔리고 있습니다.                                │ │  생명력이 28,193 감소합니다.                                           │ └────────────────────────────────────┘

┌───────────────────────┐

│- 스튼 스트라이크 마법이 따라오고 있습니다.   │ 

└───────────────────────┘

위드가 있는 장소로 범위 마법 공격에, 추적 마법들까지 쫓아왔다. 블링크로 피한 지역으로 수십여 개의 공격 마법들이 혜성처럼 따라오기도 했다.

"정말 쉬운 게 없군!"

몸을 날리고, 레드 스타로 마법을 쳐 냈다. 완벽하게 맞지 않고 피하다가 스치는 정도는 알베론이 곧바로 치료를 해 줬다. 위드는 악마병들과도 싸우는 척을 하면서 몬투스의 눈치를 보았다.

'분명히 나도 노릴 거야.'

날개를 공격받는 것에 대해 몬투스는 매우 불쾌하게 여겼다.

'저 옹졸한 놈이 참을 리가 없어.'

성격이 졸렬하다는 점까지도 벌써 파악했다. 

악마의 날개는 긍지와 자존심이 걸려 있는 부위였다.

"제물의 낙인."

아니나 다를까, 몬투스의 마법 공격이 있었다.

황금빛 낙인의 글자가 위드를 향하여 날아왔다.

위드는 악마병들과 싸우다가 갑자기 스킬을 시전했다.

"블링크!"

몬투스의 낙인이 악마병들에게 작렬!

"크와아아악!"

악마병 3마리에게 낙인이 찍혔다.

생명력을 잃어 가면서 급속도로 노화하여 사망하는 악마병들!

애꿎은 악마병들이 마법에 의하여 피해를 입어 버리고 만것이다.

몬투스의 뒤끝 있는 성격을 이용한, 위험을 무릅쓴 미꾸라지 작전!

"악마병들이 줄어든 만큼 살아남을 사람들이 더 많아지겠군."

위드는 수많은 보스급 몬스섵와의 전투 경험을 바탕으로 공격의 우선순위를 나누고 정리를 했다. 조금이라도 편단 실수를 하거나 마법 공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 죽음이었다.

'내가 전력으로 공격을 퍼붓는다 해도 몬투스를 크게 다치게 하진 못할 거야.'

방어력이 약한 날개들을 몽땅 잃어버리더라도 몬투스가 죽지는 않는다. 몬투스의 몸을 공격했을 때에는 레드 스타의 공격력으로도 생채기 정도밖에 생기지 않았다. 물론 화염 데미지가 계속 들어가고 있었지만 불길이 저절로 꺼져 버렸다.

별 도움도 되지 않는 공격을 계속하느니, 몬투스의 신경을 깨작깨작 거슬려 시선을 자신에게 끌고 로드릭이 공격할 수 있도록 돕는 쪽이 낫다. 몬투스가 위드를 의식할수록 로드릭은 어떤 방해도 받지 않으면서 편하게 공격 마법을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드는 가장 위험한 역할을 자처하고 있었다.

"공간 절단!"

결론적으로 로드릭은 주문은 외우는데 시간이 걸리는 대형 마법도 마음껏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이렇게 고생해야 다른 사람들이 편하지. 이놈의 팔자는 어떻게 된 게 일관성이 있어!"

몬투스는 위드에게 마법을 사용하느라 로드릭에 의하여 계속 크게 얻어맞았다. 로드릭을 상대로 하기 위해 마법을 준비하면서 위드가 끈질기게 나타나서 악마의 상징이랄 수 있는 검은 날개를 베었다. 몬투스는 불타오르는 날개들을 펼치면서 거칠게 포효했다.

"이런 졸렬한 놈! 영예로운 전사 주제에 도망치는 법만 알고 있느냐. 와라, 썩 당당히 싸우자!

위드는 몬투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상처를 받지 않았다.

"칭찬으로 들어야 되겠군."

악마에게까지 욕을 얻어먹을 정도라니, 인생을 얼마나 착실하게 살았다는 증거이겠는가.

"욕 많이 먹고 오래 살면서 연금도 듬뿍 타 먹어야지!"

몬투스의 날개들이 점점 거세지는 화염으로 하나씩 녹아내리고, 로드릭에 의하여서도 엄청난 마법 피해를 입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몬투스의 생명력은 아직 죽음에 처할 정도는 아니었다. 로드릭이나 몬투스나 막강한 마법 저항력을 갖고 있었기때문에 생명력은 절반 정도나 남아 있었다. 

고위 마법을 펑펑 쓰는 데다가 맷집과 생명력까지 높은 악마 몬투스!

유일한 희망이 있다면 회복력이 낮다는 점이었다.

"로드릭을 철저히 도와야 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전부 써먹어야지. 블링크!"

위드는 탈로쓰의 앞에 나타나서 공격을 하며 몬투스의 근처로 유인했다. 하급이지만 정식 악마인 몬투스에게 탈로쓰들까지 끌어오는 것이다. 탈로쓰는 아직 이성이 없다. 그저 보이는 대로 잡아먹으려고 할 뿐이다.

캬캬캬캿!

몬투스를 보고는 다가가서 앞다리로 공격을 하려고 들었다.

"쿠와아아아아아아"

그러자 몬투스가 갑자기 분노 어린 괴성을 질렀다.

┌────────────────────────────────────┐

│- 몬투스의 지옥의 밑바닥에서 부터 끓어오르는 절규를 들으셨습니다.       │ │  사기가 89% 감소합니다.                                                │

│  상태 이상에 저항합니다.                                               │

│  상태 이상에 저항합니다.                                               │

│  상태 이상에 저항합니다.                                               │

│  괴로움에 차서 스킬의 성곡 확률이 감소합니다.                          │

│  상태 이상에 저항합니다.                                               │

└────────────────────────────────────┘

"끄아아악!"

"아, 안 돼."

"프레야 여신이여, 우리에게 믿음과 힘을 주소서."

"루여, 저희가 기적을 행하게 해 주시옵소서!"

위드는 상황이 비교적 괜찮았지만 성기사와 사제들은 난리가 났다. 그들의 보호 스킬, 신성 오러가 제대로 사용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치료 마법도 실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커억!"

생명력이 낮은 사제 몇 명은 그대로 쓰러져서 회색빛으로 변하여 죽기까지 했다. 몬투스가 생명력과 마나를 소모하면서까지 터트린 죽음의 절규!

위드도 급하게 사자후를 터터렸다.

치료 효과는 없다고 해도 상황에 따른 지휘를 계속해야 했다.

"구석으로 가서 철저한 수비 진형으로! 각자의 몸에 걸린 저주들을 해소하기 전에는 싸우려고도 하지 말고 방어만 해라!"

몬투스의 절규가 불러온 대대적인 효과는 성기사와 사제들을 취약하게 만들었다. 이들이 성직 계열의 직업이었기에 그나마 저항을 더 할 수있어 이만큼이라도 버티는 것이지, 보통의 기사들이나 병사들이었다면 한꺼번에 몰살당할 뻔했다.

바하모르그만이 높은 투지로 그나마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벌레 같은 놈들. 쓰레기 같은 놈들. 너희 따위는 필요 없다. 모조리 죽어라."

몬투스는 이제 한자리에 머무르며 위드와 로드릭을 노리지 않았다. 돌아다니면서 눈에 보이는 모든 생명체, 심지어는 악마병들까지도 닥치는 대로 공격했다. 몬투스의 몸을 휘도는 마기는 더욱 강해지는 듯했고, 발휘하는 마법의 위력도 거의 1.5배로 늘어났다. 이른바 폭주 상태에 접어든 것이다.

위드는 겨우 한숨을 돌리며 바하모르그와 함께 구석에서 성기사와 사제들을 지켰다. 성기사와 사제들이 기도를 하며 저주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에 폭주하고 있는 몬투스를 불안하게 지켜보아야 했다.

로드릭도 가까이 다가왔다.

"어려운 싸움에 끌여들여 미안하군."

"몬투스를 잡을 수 있겠습니까?"

"어려워."

"그게 무슨...아까는 자신 있다고, 혼자 싸워도 된다고 하셨잖습니까."

"놈이 내 실력보다도 훨씬 강해졌어. 소환된 악마들은 보통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데, 이곳에 오랜 시간을 머무르면서 능력을 발휘하게 된 모양이야. 과거에는 이 정도까지 강하지는 않았는데...."

"저는 조각술의 연구 기록이 필요합니다!"

"그건 저 뒤쪽의 복도를 통해서 연구실로 들어가야 하네."

탈로쓰의 알들이 쌓여 있는 사이로 길이 하나 있기는 했다.

"그쪽에도 악마병들이 지키고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겠지. 그리고 몬투스나 다른 놈들이 금방 쫓아올 걸세. 분노로 폭주하게 된 몬투스는 아마도 여기 있는 모두를 죽이기 전에는 멈추지 않겠지. 특히 자네를 더욱 미워하지 않겠나."

연구 기록을 입수하더라도 위드가 미궁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 퀘스트는 실패였다. 몬투스에게 사로 잡혀 죽임을 당하는 악마병들, 그들은 자신들의 대장에게 저항하다가 덧없이 죽어 갔다. 악마병들의 마법은 몬투스에게 별다른 피해를 입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날개에 불은 불이 아직 꺼지지 않아 활활 타오르는 모습으로 학살을 벌이는 몬투스의 기세는 무시무시하기 짝이 없었다. 그가 막 알에서 깨어난 탈로쓰들까지 죽이는 이유는 너무나도 뻔했다. 거지적거리는 놈들을 몽땅 없애 버리고 나서 마지막에 로드릭과 위드를 처리하겠다는 뜻이다.

과연 속 좁고 참을성이 없는 악마다운 성격!

"혹시 내가 실패한다면 다음에 몬투스를 사냥하는 사람은 정말 좋겠군."

위드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현재의 전투는 여러 방송국들을 통해 전 세계에 중계가 되고 있다. 이 다음에 올 자들은 몬투스가 쓰는 마법의 특성, 대처법, 생명력과 마나 등에 대한 분석까지 완벽하게 끝내놓고 싸움을 할 수 있으리라.

부하들도 대부분 해치웠으니, 그들이 보충되기 전에 잽싸게 이곳에 도착만 한다면 승산은 훨씬 높아지지 않겠는가. 물론 그럴만한 원정대를 구성할 수 있는 길드도 많진 않다. 대단한 용기를 내지 않는다면 로드릭 미궁으로 들어오지 못할 것이다.

위드처럼 처절한 팔자 탓을 하면서 어려운 퀘스트를 그냥 받아들이는 사람이 흔치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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