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달빛조각사 32권 : 9. 위대한 업적 (210/520)

◎ 위대한 업적

"남 좋은 일 할 수는 없지."

위드는 로드릭의 옆에 붙어서 그의 다친 곳들을 붕대로 감싸 주었다.

"필요 없네. 곧 다시 사라질 몸을..."

"아닙니다. 이렇게 같이 싸우는 전우이지 않습니까."

따뜻한 동료애를 떠올리기 쉽지만 눈에 흙이 들어갈 때까지는 부려 먹어야 한다는 

의미!

"전우라..마법사들은 쓰지 않는 단어로군. 

나 때문에 너무 큰일이 벌어지고 말았어."

오만하던 로드릭은 침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알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겁니다."

"몬투스는 나보다 강하네."

"힘을 합치면 방법이 있을 겁니다."

"너희 정도가 돕는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야."

마법사들은 가시들과는 철저히 다른 성격을 지녔다. 우정이나 의리, 헌신, 충성심보다는 냉정한 상황 판단이 우선이었다. 이길 수 있는 전투에서는 확실히 이기지만, 반대로 불리한 상황을 역전해 내는 면은 부족했다.

"로드닉님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시간도 이제 1시간정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죽을 각오로 싸워 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죽을 각오라...난 이미 죽었지."

"다시 세상에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도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무슨 말인지는 알겠네."

로드릭이 마나를 회복하기 위한 명상을 시작했다. 

성기사와 사제들도 저주를 해소하기 위하여 경건하게 기도를 올렸다.

위드는 휴식을 취하면서 날뛰는 몬투스를 계속 지켜보았다. 그 사이에 레드 스타로부터 받는 불의 힘으로 생명력과 마나는 완전히 보충되었다.

띠링!

┌────────────────┐

│- 신체가 최상의 상태입니다.     │ 

└────────────────┘

몬투스에게 악마병들이 전멸하고, 덩치를 키운 탈로쓰들도 박살이 났다. 현재도 뒤늦게 알에서 깨어나고 있는 놈들이 있었지만 화풀이를 어느 정도 마친 몬투스의 관심은 이제 로드릭과 위드에게로 향하려고 하고 있었다.

바하모르그도 붕대를 감고 삶은 감자를 먹어 몸이 완전히 정상을 되찾았다. 아르펜 제국의 용사다운 빠른 회복력이었다.

위드는 로드릭에게 말을 걸었다.

"부탁드릴 것이 있습니다."

"무엇인가?"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힘을 합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나는 내 방식대로 싸울 것이네. 전사들과는 같이 싸워 본적이 없어."

로드릭은 여간해서는 다루기가 까다로운 존재였다. 전설적인 마법사라서 명령을 내린다고 해도 듣지를 않으니 협력을 구하는 것도 어려웠다.

"압니다. 그렇지만 제가 몬투스의 주위에 있을 때에는 가능하면 화염 계열 마법만 써 주셨으면 합니다."

"나는 화염 마법에도 정통해 있으니 그 정도의 부탁은 들어줄 수 있겠지. 시간을 벌어 주는 자네가 있어서 조금 더 상위 계열의 마법을 사용할 수도 있었으니..."

"감사합니다. 만약 몬투스를 이긴다면 그건 모두 로드릭님의 공입니다."

비용도 들지 않는 공사치의 말은 부담없이 해 주었다. 그리고 성기사들에게도 부탁을 해야 했다.

"신의 뜻을 역행하는 악마가 베르사 대륙을 어지럽히게 놔둘 수는 없습니다."

"저희는 언제라도 싸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데리안이 대표로 대답을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몬투스의 저주들이 완전히 풀리지 않아 아직도 비틀대는 성기사들이 절반을 넘었다. 평소 같으면 전투를 하지 않고 쉬어야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몬투스 같은 보스 몬스터와 싸움을 벌이라는 것은 죽으라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명령이었다.

"단체로 몰려가더라도 일거에 쓸려 버릴 뿐입니다. 석궁과 신성 마법을 이용한 원거리 지원을 해 주세요."

"그 정도로 되겠습니까?"

"하는 데까지 해 봐야죠."

위드는 성기사들을 무의미하게 죽게 하기보다는 가능한 살리고 싶었다. 그들이 교단으로 다시 돌아가야만 공헌도가 약간이라도 복구되지 않겠는가. 게다가 이제 마지막을 앞둔 전투의 양상도 바뀌었다고 할수 있다.

'속전속결이다.'

몬투스의 날개는 고작 두 장만 남겨 놓고 다 타 버렸다. 그는 격노에 차서 위드와 로드릭만이 아니라 모든 살아 있는 생명체들을 죽이려고 하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그럴 마음이었겠지만, 지금은 자신이 위험해지는 것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공격을 가할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쓰러드리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벌써 몬스터가 두 팔을 휘저으며 무언가 중얼거리고 있었다.

"블링크!"

위드가 순간 이동을 하는 것이 시작이었다.

"땅에서 새어 나오는 화염, 하늘에서 떨어지는 큰 불길."

로드릭도 화염 마법을 시전했다.

┌────────────────────────────────────┐

│- 불의 기운을 흡수하고 있습니다.                                        │ │  생명력과 마나, 체력의 최대치가 증가합니다.                            │

│  힘이 계속 강해집니다.                                                 │

└────────────────────────────────────┘

혼돈의 대전사가 되어 있는 위드에게는 어떤 축복 마법보다도 짜릿했다. 불길을 가르며, 악마를 향해 공격을 한다. 위드는 지금까지 싸워 왔던 그 어떤 적보다도 강한 존재에게 덤비는 것에 푹 빠졌다.

"억압의 각인!"

몬투스는 예상했던 대로 방어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위드와 로드릭의 공격을 그대로 맞으면서 마법을 시전하였다. 그리고 연쇄 폭발이 일어났다.

눈치 빠른 위드는 마법이 발동되는 순간 일찌감치 피해 버리고, 로드릭은 휴식을 취한 덕으로 아직은 자기 자신을 보호할 수 있었다.

성기사들과 사제들은 흩어져서 피해를 줄였지만 미처 몸을 피하지 못하여 마법의 범위 안에 있던 이들은 최후의 신음을 터트렸다.

"커흐흐흑."

"자비로운 프레야 여신이여, 저를 구원해 주소서."

아껴왔던 사제들도 떼죽음!

"데몬 오브 아이스."

몬투스는 연속으로 공격 마법들을 시전했다. 하지만 광기에 휩싸여 모든 공격을 피하지도 않고 몸을 받아 냈다. 몬투스의 몸에 붙은 불도 이제는 꺼지지 않았다.

"계속 공격해! 성기사들은 쉬지 말고 석궁을 쏴. 겉으로는 별 변화가 없어 보여도 분명히 약간씩이라도 피해를 입고 있을 거야. 사제들은 지금은 치료보다는 공격이 우선이다. 신성 마법 공격의 집중! 빨리 해치우는 것만이 희생을 줄일 수 있는 길이야."

위드는 총공격을 지시했다.

성기사와 사제들의 레벨이 낮다고 해도, 이들 역시 생명을 도외시하고 공격만 한다면 악마와 언데드 계열 몬스터에게 입히는 타격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몬투스는 한동안 로드릭과 위드를 번갈아서 공격했지만 뜻한 바의 성과를 거두진 못하였다. 명상을 하여 마나를 회복한 로드릭은 여간해서는 쓰러드리기가 어려웠고, 위드는 치고 빠지면서 교묘하게 유인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집단 전투에서 몬투스의 시선을 끌면서 다른 이들이 최고의 공격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열할을 하는 위드!

아예 정식으로 싸운다면 상대가 안 될 테지만 얼마든지 기꺼이 부하들을 이용했다.

"발게르의 망치!"

몬투스의 공격은 이번에는 사제들을 향했다.

여성 사제들이 모여 있는 곳 위에서 뇌전으로 이루어진 망치가 아래로 떨어졌다.

땅에 떨어진 망치는 사방으로 번개를 일으켰다.

"꺄아악!"

감당할 수 없는 공격에, 보호 능력이 떨어지는 사제들이 죽어 나갔다. 위드가 낌새를 알아채고 공격했지만 몬투스의 마법을 저지하지는 못했다.

"바하모르그, 다음에 사제들이 공격을 받거든 네가 버텨줘야 한다."

"알겠다."

바하모르그는 어느 때에나 적의 공격을 막아 줄 수 있는 용사다. 몬투스의 마법 공격을 한 번이라도 막아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지만 명령을 내려야 했다.

'시간을 끌면 반드시 이길 수 있다. 몬투스가 폭주 상태에 접어든 만큼 가능성이 약간은 있어.'

위드에게 희망의 빛이 보였다.

성기사들과 사제들도 신앙의 힘으로 투지를 잃지 않고 악착같이 싸우며 버티고 있었다. 미궁에 저들을 데리고 온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본인이 고생을 하는 만큼, 동료들과 부하들까지 착실하게 써먹는 재능.

"아무 잘못이 없는 저들까지 해치다니....나의 호기실이 너무 큰 고통의 대가를 치르는구나."

사제들이 죽어 가는 것을 보던 로드릭이 갑자기 큰 소리로 외쳤다. 전설적인 마법사인 그는 그만한 실력과 함께 거만한 성격을 가졌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악인은 아니었다. 그의 잘못된 판단으로 몬투스가 소환되어 신의 사도인 사제들까지 해치고 있는 모습을 보자 더 이상 참지 못했다.

"몬투스, 너를 소멸시키겠다. 나의 몸 안에 깃든, 그리고 내가 지배하는 모든 마나를 태우리라. 마나 번!"

마법사가 자신의 몸에 있는 모든 마나로 적을 공격하는 기술이 사용되었다. 로드릭이 몬투스의 행동을 참지 못하고 자신이 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기술을 써 버린 것이다. 보통 마나 번을 쓰면 상대방의 몸에서 큰 폭발이 일어나게 된다.

로드릭이 발휘한 마나 번은 몬투스의 몸에서 태양이 땅으로 내려온 것과도 같은 강렬한 광채를 일으켰다. 너무나도 엄청난 폭발이 한 지점에 집중되어서, 오히려 공하고 평온하기까지 한 느낌.

"쿠우우!"

마나 번으로 인한 광채가 사라지고 난 이후에 나타난 몬투스는 커다란 상처를 입고 있었다. 왼쪽 어깨를 비롯한 상체의 일부분이 사라졌을 정도다.

"커허헉!"

엄청난 전력이 되어 주었던 로드릭이 피를 토하면서 쓰러졌다. 

마나 번 스킬을 사용하고 난 이후의 마법사는 어떤 마법도 사용하지 못하고 한참 동안 무기력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런데 로드릭에게는 하필이면 마나 역류 증상까지 일어나게 된 것이다. 체내의 마나가 거의 고갈되고 역류하고 있는 이상, 로드릭은 더 이상은 전투에 참여하기가 어려워졌다.

"블링크!"

위드는 몬투스의 근처로 이동했다. 로드릭이 계속 싸워 주지 못하는 이상 어떻게 되든 공격을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마지막 발악이라도 해 보는 수밖에. 성기사들은 3명씩 나누어서 돌격! 바하모르그, 이제 너도 와라!"

레드 스타를 휘둘러 몬투스를 공격하며 외쳤다.

몬투스는 마나 번의 충격 때문인지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헤라임 검술!"

위드는 공격력이 중첩되는 헤라임 검술을 시전하면서 일점 공격술을 사용했다.

┌────────────────────────────────────┐

│- 하급 악마 몬투스의 심장이 있는 부위를 찔렀습니다.                     │ │  방어력이 약화되어 296의 피해를 입힙니다.                              │

│  레드 스타가 489의 화염 데미지를 가합니다.                             │

└────────────────────────────────────┘

┌────────────────────────────────────┐

│- 하급 악마 몬투스의 심장이 있는 부위를 힘껏 내리쳤습니다.              │ │  상처 난 부위를 공격하여 457의 피해를 입힙니다.                        │

│  레드 스타가 869의 화염 데미지를 몸속까지 가합니다.                    │

└────────────────────────────────────┘

┌────────────────────────────────────┐

│- 하급 악마 몬투스의 심장이 있는 부위를 부술 듯이 베었습니다.           │ │  방어력이 붕괴되어 799의 피해를 입힙니다.                              │

│  레드 스타가 1,129의 화염 데미지를 몸속까지 퍼트립니다.                │

└────────────────────────────────────┘

┌────────────────────────────────────┐

│- 치명적인 일격이 터졌습니다!                                           │ │  12%의 피해를 추가합니다.                                              │

│  레드 스타가 1,643의 화염 데미지를 가합니다.                           │

└────────────────────────────────────┘

┌────────────────────────────────────┐

│- 치명적인 일격이 터졌습니다!                                           │ │  19%의 피해를 추가합니다.                                              │

│  레드 스타가 1,939의 화염 데미지를 가합니다.                           │

└────────────────────────────────────┘

┌────────────────────────────────────┐

│- 치명적인 일격이 터졌습니다!                                           │ │  24%의 피해를 추가합니다.                                              │

│  레드 스타가 2,402의 화염 데미지를 가합니다.                           │

└────────────────────────────────────┘

부상 부위가 많아진 만큼 몬투스의 방어력도 떨어져서 제대로 된 공격이 들어갔다. 위드가 레드 스타로 공격을 할 때마다 몬투스의 몸은 활활 타올랐다. 성기사들이 질주하여 베고 지나가고, 바하모르그도 가까운 거리에서 전신을 두들겼다.

"성령 소환."

사제들의 신성 마법도 몬투스에게 쏟아졌다. 이대로 끝난다면 베르사 대륙에서 악마를 최초로 레이드하는 순간이 된다.

위드는 영광 따위에는 관심도 없었다.

그저 잘 먹고 잘 살고 싶다는 욕심뿐이었다.

"플레임 블래스터."

꽈광!

몬투스가 마법을 쓰는 순간 바하모르그와 성기사들이 폭발과 함께 나가 떨어졌다.

바하모르그는 부상만 입고 사망까지는 하지 않았지만, 성기사들은 줄줄이 죽어 나갔다. 

마나를 상실한 로드릭도 저항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 

전설적인 대마법사였지만 결국 몬투스를 이겨 내지는 못하고 사라진 것이다.

그리고 위드가 남아 있었다.

┌────────────────────────────────────┐

│- 불의 기운을 흡수합니다.                                               │ │  힘이 14% 강해집니다.                                                  │

└────────────────────────────────────┘

위드에게 화염 마법은 축복이나 다를 바가 없다.

"광휘의 검술! 이젠 이겨도 본전이야, 갈 데까지 가 보자!"

"쿠엑!"

몬투스가 몸에서 피를 흘리면서 비틀거렸다.

그는 폭주 상태에서 악마병들과 탈로쓰들까지 해치웠다.

로드릭의 마법 공격에 의한 피해도 꾸준히 누적이 되어 왔고, 신성 마법과 위드가 입힌 피해도 쌓여서 도저히 정상은 아니다. 그렇더라도 한참을 더 버티면서 싸울 수는 있으리라.

"놈이 정신을 차리고 있으니 부상당한 성기사들도 석궁 공격! 사제들도 신성 마법으로 계속 공격하라! 바하모르그, 넌 쉬면서 기다려!"

몬투스는 아까처럼 연속으로 마법을 쓰지는 못했다. 온몸의 부상으로 괴로워하고 있었으며 마법의 위력도 한결 약해졌다. 

데리안과 알베론도 모든 힘을 다해서 몬투스를 노렸다.

"너희 모두 나와 함께 가야 한다. 디...스트로이어!"

띠링!

┌────────────────────────────────────┐

│- 하급 악마 몬투스가 대파멸 주문을 외루고 있습니다.                     │ │  자신의 영혼을 바쳐서 그 지역의 모든 생명체들을 파괴해 버리는 주문입니 │

│  다. 그 위력은 대마법사가 발휘하는 궁극 파괴 마법과 비슷합니다.        │

│  대파멸 주문의 완성까지는 앞으로 6분 남았습니다.                       │

└────────────────────────────────────┘

대마법사 로드릭도 미궁에서 궁극 파괴 마법을 쓰지는 못했다. 몇 분에 걸친 긴 주문 시간에 방대한 마나, 그리고 매개체를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궁극의 파괴 마법은 성을 통째로 날려 버릴 정도라고 한다. 

몬투스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마나와 영혼을 흐ㅐ생하면서까지 위드와 적들을 없애 버리기 위해서 대파멸 주문을 외우고 있는 것이다.

위드에게는 밥상을 엎어 버리는 행위였다.

"무차별 공격!"

6분 안에 몬투스를 죽이지 못하면 미궁 전체가 날아갈 판이었다. 조각사들의 연구 기록도 끝. 조각술 최후의 비기도 완전히 사라지게 되어 버린다.

"광휘의 검술!"

위드의 레드 스타에서 빛과 화염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이 지긋지그한 놈! 그만 좀 죽어라."

위드의 모든 공격은 몬투스의 심장이 있는 부위를 향했다. 악마는 팔다리가 끊어지는 정도로는 죽지 않는다. 머리나 심장을 노려야 한다.

몬투스의 마법 주문이 진행되면서 미궁 안이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우르르 떨렸다. 기둥이 기울어져서 무너지고, 천장에서는 돌 조각들이 떨어진다. 

성기사들이 일어나서 비틀거리며 달려오고 있었지만 그들은 자신의 몸에 걸린 저주도 해소하지 못했고 부상도 심하다. 뒤늦게 깨어난 탈로쓰들도 다시 먹이를 찾아서 사냥을 했다. 잠시 방심하고 있던 사제들이 죽어 나가고, 생명력이 없는 성기사들도 잡아먹였다.

위드는 그들을 구하러 갈 수가 없었다.

레드 스타로 가하는 위드의 연속 공격에 이제는 붉은 화염덩이가 되어 버린 몬투스! 커다란 몸이 온통 불로 뒤덮인 악마 몬투스의 생명력은 끊임없이 줄어들고 있었다.

'이렇게 때려서는 없애지 못할 것 같아.'

몬투스의 생명력이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긴 했지만 화염에 대한 저항력이 커서 마법이 완성될 때까지도 처리할 수 없을 것 같았다. 혼돈의 대전사로 조각 변신술을 펼치고 레드 스타까지 무장한 지금, 위드는 발휘할 수 있는 거의 최고의 공격력을 내고 있다고 할 만했다. 하지만 부족하다.

'지금보다도 더 강한 공격력...조각사로서 공격력이 부족하다는 게 이렇게 한이 될 줄이야. 바드레이라면 충분히 이겼을지도 모르는데.'

헤라임 검술과 광휘의 검술을 이용한 일점 공격술까지 통하지 않는다면 몬투스를 시간 내에 없앨 수는 없다. 그때 위드에게 번개처럼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데리안, 나에게 검을 던져 줘!"

데리안은 탈로쓰로부터 사제들을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위드가 외치는 소리를 듣자 돌아서서 망설임없이 검을 던졌다.

"악마를 반드시 해치우셔야 합니다."

그가 던져 준 검은 다름 아닌 루의 신검!

"조각 변신술 해제."

위드는 레드 스타를 검집에 넣은 후에 몸을 다시 인간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루의 성검을 잡았다. 바르칸 데모프를 처지하고 획득하여 루의 교단에 돌려주었던 검.

신성력은 완전히 회복한 신검이었다.

조각 변신술을 해제한 이상 블링크를 쓰지 못하고, 생명력도 낮아서 제대로 공격을 당하면 금방 죽어 버리게 된다.

하지만 이 방법뿐이었다.

┌────────────────────────────────────┐

│- 루의 신이 이 땅에 내린 검을 쥐었습니다.                               │ │  루의 교단에서 신검을 다룰 수 있는 자격을 충분히 인정받았습니다.       │

│  신앙심이 3배가 됩니다.                                                │

│  태양의 힘을 빌려서 적을 공격하는 스킬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

│  투철한 신앙심으로 기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

│  어둠의 마나를 억제합니다.                                             │

│  중급 이하의 몬스터를 굴복시킵니다.                                    │

│  신체의 회복 능력이 2배가 됩니다.                                      │

└────────────────────────────────────┘

"조각 파괴술! 이 모든 것이 힘이 되어라!"

위드는 품에서 걸작의 조각품, '드러누워 있는 사자'를 꺼내어 부쉈다.

┌────────────────────────────────────┐

│- 조각 파괴술을 사용하셨습니다.                                         │ │  걸작 조삭상이 파괴된 고통! 슬픔!                                      │

│  예술 스탯 5 영구적으로 사라집니다. 명성이 100 줄어듭니다.             │

│  예술 스탯이 일 대 사의 비율로 하루 동안 힘으로 전환됩니다.            │

│  예술 스탯이 너무 높습니다. 원래 가지고 있던 힘 스탯이 낮기 때문에 한  │

│  꺼번에 전환이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

│  힘 890이 고급 스킬 7레벨의 '통렬한 일격'으로 바뀝니다. 힘을 잔뜩 실은 │

│  공격이 정확히 적중하면 적들을 멀리까지 날려 버릴 것입니다.            │

│  마비와 혼돈 상태에 빠지게 만드는 비율을 늘립니다.                     │

│  힘 980이 고급 스킬 6레벨의 '꿰뚫는 창'으로 바뀝니다. 강력한 공격력으  │

│  로 상대방의 갑옷과 방패를 통째로 부숴 버릴 것입니다.                  │

│  힘 1,430이 고급 스킬 9레벨의 '순간의 괴력'으로 바뀝니다. 짧은 시간 동 │

│  안 낼 수 있는 최대 힘을 3배까지 쓸 수 있습니다. 막대한 체력을 필요로  │

│  합니다.                                                               │

│  힘 850이 검의 기본 공격력을 극대화시키는 데 활용됩니다. 내구력이 빨리 │

│  줄어들게 되겠지만 검의 공격력이 35%까지 늘어나게 됩니다.              │

└────────────────────────────────────┘

위드는 루의 검으로 몬투스를 베었다.

레드 스타의 막강한 공격력도 견대 내던 몬투스였지만, 신검 앞에서는 육체가 허물어지고 있었다.

┌────────────────────────────────────┐

│- 하급 악마 몬투스를 베었습니다.                                        │ │  통렬한 힘으로 1,469의 피해를 입힙니다.                                │

│  신성한 힘이 상대가 가진 어둠의 마나를 억제합니다.                     │

│  신성력이 악마 몬투스에게 3,921의 데미지를 입힙니다.                   │

└────────────────────────────────────┘

루의 신검은 언데드와 악의 세력들에게는 몇 배나 되는 데미지를 입히고, 그를 약화시킨다. 데리안은 레벨은 높았지만 몬투스의 공격을 피할 길이 없어 지금까지 가까이 접근하지도 못했다. 위드가 조각 파괴술까지 펼치며 신검을 쥐자, 이제 공격력은 몬투스마저도 괴롭게 만들기 충분했다.

"루의 기적!"

전투로 지쳐 있던 위드의 몸에 활력이 샘솟듯이 솟아났다.

┌────────────────────────────────────┐

│- 루의 기적이 발현되었습니다.                                           │ │  보유하고 있는 신앙심에 따라 기적이 생겨날 것입니다.                   │

│  악의 세력과 싸울 때 신성력에 의한 보호를 받습니다.                    │

│  공격 속도가 빨라집니다.                                               │

│  파괴력이 커집니다.                                                    │

└────────────────────────────────────┘

레드 스타에 인하여 화염에 휩싸여 있던 몬투스. 위드의 공격이 이어질 때마다 제자리에 있지 못하고 계속 뒤로 밀려났다. 남아 있던 날개들도 화염을 견디지 못하고 녹아내린다. 생명력이 상실되는 만큼, 몬투스의 몸은 급격히 붕괴되어 가고 있었다.

대파멸 마법의 완성까지 남은 시간 1분여!

"이제 그만 끝내자!"

전력을 다한 검이 몬투스의 가슴을 뚫고 들어갔다. 정확히 심장이 있는 부위!

"쿠와아아아아아!"

눈을 뜰 수 없는 섬광과 함께 몬투스가 사라져 갔다. 연속된 공격이 그의 생명력을 온전히 완전히 깎아 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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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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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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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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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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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드릭 미궁에 갇혀 있던 하급 악마 몬투스가 소멸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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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대한 업적으로 인하여 명성이 4,190 올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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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리스마가 8 상승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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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지가 9 상승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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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힘이 4만큼 더 강인해집니다.                                          │

│   전투 중에 스킬 '통렬한 일격'을 몸에 익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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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첩이 7만큼 더 빨라지고, '정확한 공격' 스킬을 터득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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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투에 참여한 모든 이들의 스탯이 3씩 오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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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마 몬투스와 싸워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 │  베르사 대륙에서 가장 뛰어난 전투 승리의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

│  기사 중의 기사, 론 다이크 경조차도 이루어 내지 못한 거룩하고 성스러운 │ │  승리입니다.                                                           │

│  용명한 전투 지휘관으로서 병사들에 대한 지도 능력이 향상됩니다.        │

│  기사들도 명령을 따르는 것을 영광으로 알게 될 것입니다.                │

│  대륙의 모든 주민들로부터 추앙을 받게 될 것입니다.                     │

│  베르사 대륙 전체의 음유시인들이 당신을 위한 노래를 짓게 됩니다.       │

│  당신의 노래가 울려 퍼질 때마다 명성이 오르고 악명이 조금씩 감소합니다.│

│  기품이 51 증가합니다.                                                 │

│  로드릭 미궁에서의 모험을 성공시켰습니다. 모험가들의 우상이 됩니다.    │

│  신을 따르는 기사들의 믿을을 얻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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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상승만이 아니라 전투 스킬 습득까지!

몬투스는 주변에 큰 진동을 일으키면서 사라져 가고 있었다. 바르칸에 이어 공교롭게도 몬투스마저도 루의 신검에 의하여 최후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위드는 앞으로 손을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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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마 투구를 획득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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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를 머금은 채찍을 획득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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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다란 다이아몬드 원석을 획득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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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옥계의 원석을 획득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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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잡힌 적이 없는 악마 몬투스였기에 어떤 아이템을 떨어뜨렸을지 더욱 기대가 되었다.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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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마 투구 : 내구력 290/290. 방어력 161.                               │ │  하급 악마 몬투스가 남긴 투구이다.                                     │

│  절대적인 강함을 가지고 있는 자만이 착용할 수 있으리라.                │ │  악의 힘이 깃들어 있기에 투철한 신앙심이 없다면 몬투스의 하수인이 되어 │ │  버릴 수 있는 위험한 물건이다.                                         │

│  신앙심이 부족한 이가 무리하게 착용하면 저주에 걸려서 생명력과 스탯을  │

│  잃게 됨.                                                              │

│  제한 : 레벨 640.                                                      │

│         힘 1,700                                                       │

│         신앙심 800.                                                    │

│  옵션 : 끝없는 방어.                                                   │

│         적들이 공포에 빨리 휩싸이게 됨.                                │

│         부상을 입으면 전투 스킬 강화.                                  │

│         흑마법, 지옥계 마법에 대한 내성 강화.                          │

│         지혜 +98.                                                      │

│         지식 +115.                                                     │

│         중급 흑마법까지 적은 마나를 소모하여 사용할 수 있음.           │

│         마법 발동 시간 단축.                                           │

│         모든 전투 스킬의 위력 +12%                                     │

│         잃어버리지 않음.                                               │

│         전투 명성 + 8,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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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는 적지 않게 만족스러웠다. 

악마 투구는 이름만큼이나 대단한 옵션을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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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를 머금은 채찍이 당신을 거부합니다.                                │

│   악마의 힘이 당신을 밀어내 생명력이 3,696 감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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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 스킬은 착용 제한을 줄여준다. 그럼에도 피를 머금은 채찍은 아직 건드릴 수조차 없었다. 위드는 채찍은 그대로 배낭에 넣어 보관을 했다.

성기사들은 점점 늘어나는 탈로쓰들로부터 사제들을 지키기 위한 전투를 계속하고 있었다.

"여기는 지긋지긋하다. 그만 로드릭의 방으로 가자."

사제들과 성기사들을 뭉쳐서 이동시켰다.

그러자 탈로쓰들은 깨어나는 동족들과 서로 싸움을 벌였다. 이곳의 보스급 몬스터인 몬투스는 소멸되었지만, 그다음으로는 탈로쓰라는 만만치 않은 존재가 그들끼리 싸움을 하여 대장의 자리를 뺏고 뺏기면서 알을 퍼트려 번성하게 되리라.

퀸 탈로쓰, 대장 탈로쓰가 새로 등할할 수도 있다.

위드는 다시는 로드릭 미궁이 있는 쪽은 쳐다보면서 보리빵도 먹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되든 상관없었다. 대전을 나와서 위드는 성기사들과 사제들, 그리고 수고한 바하모르그에게 편안한 휴식을 주었다. 몬투스와 싸우기 전에는 최고의 만찬을 차려 주었지만 이제는 딱딱하고 마른 풀빵을 던져 줬다.

"모두 정말 수고가 많았다. 이 미궁에 들어와서 많은 성기사와 사제들이 목숨을 잃었지만, 베르사 대륙의 평화를 위협하던 몬투스는 소멸되었다!"

물론 성기사들이 미궁에 들어오게 된 구체적인 이유는 위드 때문이기는 했지만, 굳이 책임을 가려서 이야기할 필요는 없었다.

"오오, 자비로운 프레야 여신이여..."

"루의 밝음으로 우리를 지킬 수 있었나이다!"

"그들의 희생을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젠 전투를 마무리 지을 것이다."

위드는 완전히 휴식을 취하고 몸 상태들을 최고로 만들고 나서 로드릭의 연구 기록이 있는 곳까지 갈 생각이었다. 몬투스가 소멸된 이상 악마병들이 몇 마리 더 나오더라도 그 전투를 이겨 내는 정도는 그렇게 어렵진 않을 것 같았다. 목적지도 가까웠고, 이제 가장 큰 산을 넘어섰다는 희망이 있었다.

"고난을 통하여 루에 대하여 올바른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밝음을 퍼트리는 루의 검이 되겠나이다."

"프레야 여신이여, 우리를 인도해 주소서."

파아아앗!

성기사들과 사제들에게서 은은한 빛이 뻗어 나왔다. 위드가 전투를 승리하고 스킬도 얻으며 약간 성장한 것처럼, 그들의 경우에는 신의 인정을 받으면서 상급 직업으로 승격을 한 것이다.

이른바 2차 전직!

로드릭 미궁에 와서 그들의 레벨도 400대를 넘어섰다.

"음, 나는 공헌도를 거의 다 써 버렸을 텐데..다음에 부려 먹을 사람은 좋겠군."

위드가 그토록 애를 썼지만 성기사와 사제들은 대폭 줄어, 살아남은 숫자는 다 합쳐도 150명 남짓밖에 되지 않았다. 미궁에서의 전투가 그만큼 위험하고 힘겨웠다는 뜻이리라.

"인간들이 여기까지 오다니...죽을 자리를 찾아왔구나."

"크흐흐흣, 너희들 통째로 잡아먹어 주지."

"고통을 맛보게 해 주겠다."

로드릭의 연구 기록이 있는 장소에는 악마병 10마리가 있었다.

지금까지 악마병들과 어려운 전투를 치러 온 만큼 이곳을 정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인원은 줄어들었지만 전직까지 하며 능력치가 상승된 성기사와 사제들이 많았기에 악마병들에게 이전처럼 쉽게 당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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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드릭의 연구실에 있는 악마병들을 제압했습니다.    │

└───────────────────────────┘

"드디어 왔구나."

위드는 감회가 새로웠다.

로드릭의 연구실에는 온갖 아이템들이 보관되어 있었다. 다른 유저들이 보면 깜짝 놀랄 만한 아이템들이 두꺼운 먼지 아래에 가득하다. 마법 책, 연구 기록, 시약, 마법이 봉인된 보석, 마나석 등의 상태를 확인하고 챙겼다. 

고위 마법이 적혀 있는 마법 책은 부르는 게 값일 수도 있다. 마법사들은 남들이 갖지 못한 마법을 발휘하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특히 한 종류의 마법이 경지에 오르면 특별한 지식과 지혜를 얻으며 호칭을 얻을 수도 있다.

로뮤나의 경우에는 '불길의 강을 흐르게 하는 마법사'라는 호칭을 얻었다. 그녀가 그렇게 불리는 것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이후로 선술집에 자주 가는 것으로 알 수 있다. 가게 주인이나 점원들도 로뮤나를 호칭으로 부르며 존중을 해 주니 상당한 자랑거리인 것이다.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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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궁의 지하 지도를 습득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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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릭 미궁의 올바른 길을 찾는 지도도 있었다.

"여긴 다시 올 일이 없겠지만 사려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가져가야지. 음, 지금으로써는 가격을 좀 낫게 팔아도 될 것 같군."

남들도 고생을 해 보란 생각!

팔 만한 물품은 식료품과 보급품을 가지고 왔던 마차에 가져가서 몽땅 실었다. 위드는 로드릭이 사용했을 책상에도 앉아 보았다. 나뭇결이나 찍힌 자국을 섬세하게 확인도 했다.

"이 책상, 보통 나무로 만든 것이 아니군. 재질도 좋고 광택도 살아 있어. 바하모르그, 챙기자!"

책상과 의자, 책장과 같은 가구들까지도 남기지 않는 싹쓸이 정신.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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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각술과 관련된 연구 기록을 습득하셨습니다.                          │

│   '로드릭의 미궁' 퀘스트에 필요한 물품을 입수하셨습니다.               │

└────────────────────────────────────┘

이삿짐센터에서 들고 나간 것처럼 말끔하게 정리되어 버린 로드릭의 연구실!

"자주 방문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니 본전은 확실히 챙겨야지. 그리고 이젠 밖으로 나가는 것이 문제인데..."

위드는 지하 지도를 펼쳐 살펴봤다.

"대충 열여섯 번 정도의 싸움만 벌이면 외부로 빠져 나갈 수는 있겠군."

공간 왜곡의 특성으로 인해 반드시 왔던 길로 되돌아갈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함정들이 연달아 작동할 테고 악마병들도 있으니 승급을 한 성기사들이라도 많이 죽어 나가게 되리라. 그렇지만 정말 중요한 임무는 달성한 후였기 때문에 마음이 편했다.

"그리고 어디 보자, 무슨 그림이 있는데..."

연구실에 땅바닥에는 복잡한 문양의 그림과 룬어들이 새겨져 있었다.

"이동 마법진이로군."

외부로 단번에 이동할 수 있는 텔레포트 게이트!

위드도 한때에 프레야 교단과 관련된 모험을 하면서 많이 이용을 했었다.

"이렇게 하는 것이었지."

땅에 박혀 있는 마나석을 누르자, 마나가 문양과 글씨들을 타고 흘렀다.

파스스스슷!

그리고 증폭되면서 점점 위로 올라왔다.

"가자."

위드와 성기사들, 사제들, 바하모르그 그리고 마차들까지, 그 자리에서 씻은 듯이 사라졌다.

┌──────────────────┐

│ - 로드릭 미궁을 제패하였습니다.    │

└──────────────────┘

*

잠시 후 위드가 도착한 곳은 로드릭 미궁 근처의 바람 부는 언덕이었다. 살아남은 모든 이들이 무사히 밖으로 빠져나온 것이다.

"우선 퀘스트가 어떻게 진행되는 건지 확인부터 해 봐야지."

위드는 조각술과 관련된 연구 기록들부터 꺼냈다.

미궁 밖으로 나왔으니 당장은 안전해졌다고 할 수 있었다. 이곳에 오래 머무르게 되면 유저들이 그를 찾아올 수도 있겠지만, 그때까지 머무르지는 않으리라.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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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각술 최후의 비기와 관련된 연구 기록을 읽습니다.    │

└────────────────────────────┘

【 로드릭이 적는다.

   아름다움에 대한 관점은 사람마다 다를 수 밖에 없다.

   조각술의 한계와 제약을 뛰어넘어, 누구나 다 아름답다고 느끼며 공

   감할 수 있는 표현법이 있다면 무엇일까.

   나 스스로도 꽤나 겁이 없고 도전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조각사들은

   더 원해한 포부를 갖고 있었다.

   예술인들을 나약하다고 비웃을지 모르지만, 그들은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며 새로운 창조를 해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을 조각할 수 있어야 하는 표현법을 주제

   로 조각사들과 연구를 시작했다. 그리고 조각사들은 예상했던 대로

   황당한 주장을 늘어놓았다.

   

    “찬란한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하여 놀라움을 주는 거창한 조각술

     을 이야기할 수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스쳐 지나 보내는 소소한 

     아름다움이 우리를 조각술로 이끌었습니다.”

    “별거 아닌 것에 큰 의미가 있지요.”                                 】

"괜히 또 불안해지는군."

여기까지 읽는 순간, 위드에게는 조각사들에 대한 엄청난 원망이 물씬물씬 일어났다. 그 엄청난 위험을 무릅쓰고 로드릭 미궁까지 다녀왔는데 소소한 아름다움이라니, 얼마나 힘이 빠지는 일이란 말인가.

그러나 아직 실망하기에는 이르기에 위드는 연구 기록을 계속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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