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지에서의 전쟁
"쿠후후훗."
페일은 평원에서 음침하게 웃었다.
그가 위드와 검치 들을 따라다니며 긴 시간이 흘렀다.
자유로우면서도 과감한 전투를 겪으면서 실력이 일취월장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기본 스킬도 꾸준히 단련하다 보니 속사와 곡사, 관통 화살을 마스터해 낸 것이다.
대륙 전체의 궁수들을 통틀어도 100위 안에 오를 정도의 실력자가 되었다.
"크후후, 몬스터가 저기 있군."
페일은 자신이 있는 곳에서 약1.5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의 몬스터를 발견했다.
궁수의 눈은 먼 거리에 있는 적도 정확히 볼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났다.
"이 정도 거리라면…그리고 풍향을 고려해서……."
페일은 신중하게 화살을 쏘았다.
바람에 실려서 날아간 화살은 먼 거리에 있는 몬스터를 정확히 맞혔다.
꾸엑!
졸지에 날벼락을 맞은 몬스터가 주위를 두리번거렸지만 화살을 쏜 사람을 찾을 수는 없었다.
페일은 계속 화샇을 쏴서 몬스터를 사냥했다.
고레벨의 궁수는 평원처럼 탁 트인 곳에서는 정말 무시무시한 위력을 자랑한다.
물론 몬스터가 떨어뜨린 아이템을 찾기 위하여 걸어갈 때는 상당히 귀찮았지만.
"케케켓, 인간이다."
평원의 몬스터들이 슬금슬금 다가왔다.
"대지 관통!"
페일은 땅으로 화살을 쏘았다.
땅속으로 사라진 화살이 몬스터의 발아래에서 솟구쳐 나오며 적을 꿰뚫었다.
관통과 곡사 스킬이 마스터에 이르면서 획득한 스킬!
땅으로 화살을 쏴도 이동속도가 느린 몬스터들은 피하지 못하고 모조리 적중당했다.
"후후후, 나 정도라면 이제 어느 길드에 가더라도 환영받을 수 있겠지."
페일은 자신만만해졌다.
초보 궁수 시절부터 쏘아 댄 화살값을 이제야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이제 내 마음대로 사는 거야. 조금 거만하게 살 때도 되었어. 이번 전쟁에도 엄청난 공적을 세워 봐야지. 모두가 놀랄 정도로!"
평원에서 큰 소리로 외치는 페일!
그떄 수르카로부터 귓속말이 들어왔다.
-오바, 나 장갑 사야 되는데 돈 부족하거든. 빌려 줄 수 있어?
-어딘데?
-모라타.
-여기 좀 먼 곳인데… 금방 가져다줄게.
-고마워. 나중에 꼭 갚을게.
지금까지 수르카에게 빌려 준 돈만 9,000골드가 넘었다.
"기다릴 텐데, 빨리 가야겠군."
페일은 모라타가 있는 방향으로 바쁘게 걸음을 옮겼다.
잠시 후에 메이런에게서도 귓속말이 왔다.
-오늘 방송 준비 때문에 저녁 약속 늦을 거 같아요.
-천천히 와.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으면 되지. 항상 그렇듯이 기다리는 거 좋아하니까.
로뮤나에게도 귓속말이 왔다.
-혹시 마나석 가진 거 있어?
-마법 화살 만들려고 챙겨 놓은 거 3개 있는데.
-응,그럼 나 좀 줄래?
-어딘데?
-팔레스 마을.
-지금 모라타에 가야 하는데…….
-빨리 갖다 줘.
-알았어. 그럼 모라타에 들렀다가 바로 갈게.
풀죽신교와 오클들은 하벤 제국군이 르포이 평원에 도달했다는 말을 듣자마자 그곳으로 진격을 시작했다.
"선봉은 독버섯죽이다!"
"닭죽 부대와 인삼죽 부대도 지원하자!"
우저들이 너무 많아서, 르포이 평원을 향하여 12개의 방향으로 나위어서 진격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 모습은 방송국을 통하여 중계도 되었는데, 시청자들에게는 눈을 의심할 수밖에는 없는 광경이었다.
언덕을 가득 메운 유저들이 지나간다. 그리고 또 몰려오고, 계속 몰려온다.
끝을 알 수 없는 행렬이 프로이 평원으로 이동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해설자들은 베르사 대륙의 전쟁 역사에서도 전례가 없는 대인원이 참여한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지금 영상을 공중에서 보는 시각으로 바꿔 보겠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시청자 여려분께서는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텔레비전의 화면이 높은 하늘에서 평원과 언덕 전역을 내려다보는 시점으로 바뀌었다.
르포이 평원을 향하여 바글바글 몰려들고 있는 유저들!
종족도 인간만이 아니라 드워프, 바바리안, 엘프, 오크 등 으로 다양했고, 직업도 각양각색이었다.
북북의 유저들이 결집했다는 소식은 렌슬럿에게도 미리 전해져서, 그는 지형상 유리한 언덕에서 전투준비를 했다.
"어느 정도는 예상했고 준비도 되어 있다. 우리는 싸우고 , 이길 것이다."
하벤 제국의 정예병들은 일절 동요가 없었다.
기사들과 병사들은 거듭된 전투로 백전노장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일반 병사들의 수준도 굉장히 높아서, 그들 중에서도 기사로 승격을 앞둔 이들이 흔할 정도였다.
"놈들이 아무리 많이 오더라도 우리가 거들떠보지도 않던 초보들이다. 놈들이 무섭나?"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기사들은 씩씩하게 대답을 했다.
"그냥 밟아 죽이면 된다. 전투가 벌어져도 놈들이 많다고 걱정하지 마라. 항상 그랬듯이 죽이고 또 죽이다 보면 승리해 있을 것이다. 막대한 전리품과 명예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궁수들은 일제사격을 준비하고, 마법사들은 명상을 하며 휴식을 취해라."
렌슬럿은 르포이 평원에서 적들을 기다려서 전투를 치르기로 했다.
높은 봉우리로 서둘러 이동한다면 수비가 수월하겠지만 그러다가는 위드가 일으키는 재앙에 파멸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기에 약간 경사가 있는 언덕에 자리를 잡았다.
뒤쪽으로는 강물이 흐르고 있기에 일종의 뱃진을 친 것과 다름이 없었다.
하지만 북부 유저들의 수준이 낮음을 감안한면 정면으로만 싸우면 되니 절대적인 승산을 가지고 있었다.
일방적인 학살을 벌일 작정이었다.
"용감하게 우리에게 덤볐던 이들은 많다. 하지만 그들은 곧 자신들의 무력함을 알고 무너져서 다시는 이빨을 드러내지 못하였다. 이벤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크와!"
하벤 제국 병사들의 사기는 절정에 달했다.
그리고 풀죽신교의 무리가 나타났다.
독버섯죽과 닭죽, 인삼죽 부대!
"돌격!"
"앞으로!"
뿌우우우!
뿔피리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유저들이 앞으로 달려왔다.
"아니, 이게 뭐야."
"무슨 진형도 없고, 그냥 중구난방 달려오는게 전부인가?"
"이런 전투는 고블린 같은 몬스터들도 안 하겠는데."
헤르메스 길드원들이 보기에는 그저 헛우슴만 나오는 광경이었다.
레벨로 보나 장비로 보나 비교 대상도 되지 않는 주제에 정면으로 먼저 돌격을 해 오다니!
"사정거리에 들어올 때까지 기다려라."
렌슬럿은 적들을 보고 어이가 없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주질서하기 짝이 없는 돌격을 가해 오는 것도 어이없지만, 전쟁에 요긴하게 쓰이는 방패도 들고 잇지 않은 경우가 허다했다. 게다가 밀집해서 마구 달려온다면 그대로 화살의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었다.
"사격 개시!"
궁수들이 화살을 쏘았다.
하늘을 가르며 쏘아져 나간 화살들이 풀죽신교의 선봉 부대 머리 위로 우수수 떨어졌다.
"으윽!"
"아무것도 못해 보고 죽다니……."
"계속 달려라. 놈들을 해치우자!"
"물러서지 마! 우린 독버섯죽. 풀죽신교의 선봉 부대다!"
레벨도 낮고, 생명력도 적고 제대로 된 보호 장비도 갖추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유저들은 화살에 맞아서 떼거지로 사망했다.
돌격 부대는 원래 최고의 방어력과 기동성을 확보하며 화살이 열 대씩은 꽃혀도 살아남아야 했지만, 독버섯죽 유저들은 고작해야 한두 대를 맞으면 바로 목슴을 잃었다.
-화살이 몸을 관통합니다.
갑옷이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습니다.
생명력의 저하로 사망하셨습니다.
하벤 제국의 병력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몰살당하고 있었다.
"마법이 준비되었습니다."
"놈들을 쓸어버립시다. 파이어 레인!"
"선더 그라운드!"
돌격 부대가 달려오는 지역으로 광범위한 마법 주문이 시전되었다.
하늘에서 불의 비가 내리고, 천둥 벼락이 땅으로 내리꽃혔다.
몇 초마다 수백 명씩 죽어 나가는 대참사가 벌어지고 있었다.
"풀죽!풀죽!풀죽!"
그럼에도 계속 돌격하는 유저들!
"이 미친놈들."
렌슬럿과 헤루메스 길드원들은 황당하게 보고 있었다.
"아니, 정말 아무 대책도 없이 오는 거야?"
"자살을 할 것이면 그냥 혼자서들 할 것이지."
"계속 공격해라!"
풀죽신교의 세 부대는 검 한 번도 휘둘러 보지 못하고 전멸하고 말았다. 그냥 계속 돌격을 하다가 허무하게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 후에 곧바로 나타난 죽순죽 부대!
단독 부대 구성이었지만 유저들은 무려 45만 명이 넘었다.
로열 로드를 시작한 지 3개원 이하의 초보들만 가입이 가능한 부대였다.
이들은 독버섯죽 부대만큼이나 죽음을 두려워허자 않았다.
잃을게 없으니 눈에 보이는 것도 없다.하벤 제국의 군대나 코볼트나, 무선운 건 마찬가지!
"갑시다!"
"아싸! 코볼트에게도 맞아 죽는 내가 헤르메스 길드와 싸우다니……."
"이왕이면 화살 두 대까지 버텨서 적들에게 피해를 더 주는 겁니다!"
"죽순죽 부대 돌격!"
초보 유저들의 일대 돌격.
어쨌거나 거대한 먼지를 일으키며 르포이 평원이 뒤흔들릴 정도의 박력이었다.
그들 중에는 간혹 조랑말이나 황소를 타고 오는 경우도 있었다. 심지어 파티 사냥을 해 본 적이 없는 경우도 허다했다.
"쏴라! 다 죽여 버려라."
"마법사들은 낮은 범위 마법을 위주로 시전하라."
하벤 제국에서는 다가오는 족족 몰살을 시켰다. 하지만 그들도 일이 심상치 않다는 것은 느끼고 있었다.
적들이 볼잘것 없는 건 사실이지만, 너무나도 많다.
풀죽신교의 대표 통신망도 지금 북적이고 있었다.
-죽순죽 부대, 시간을 너무 오래 끌잖아요. 대기하는 부대들이 많으니 발리 돌격합시다!
-이번 공격이 긑나면 다음은 어느 부대죠? 놈들이 휴식할 시간을 주면 안돼요.
-쇠고기죽 부대는 일찍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팥죽 부대. 기다리다 보니 좀 지치는데, 팥죽 하나 끓여 먹어도 될까요?
-호박죽 부대에 참여 인원이 31만을 돌파했습니다. 혀냊 대기중!
끝도 없는 인해전술!
오크와 바바리안, 엘프 종족에도 풀죽신교는 광범위하게 퍼져있었따. 오크들을 대표하는 들꺠죽, 엘프들을 대표하는 녹두죽 그리고 드워프들을 호두죽을 선호한다.
렌슬럿이 이끌고 온 하벤 제국의 병력은 아르펜 왕국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북부 전체의 유저들을 상대로 싸워야 하는 것이다.
"화살과 마나를 아껴라. 놈들은 우리를 지치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슬슬 소모되는 물자들에 대한 걱정이 렌슬럿음 엄습해왔다.
방송을 통해 알려지고 있는 소식과 헤르메스 길드의 정보망에 의하면, 지금 이곳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규모의 유저들이 몰려오고 있다고 한다.
이미 수만 명을 넘게 죽였지만 어쩌면 시작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스멀스멀 몰려왔다.
"콩죽! 콩죽!"
"묵물죽 집결! 우리가 알려질 기회입니다. 기병들부터 선제 돌격하고, 보병들은 같이 따라갑시다!"
"보리죽! 명예를 위하여 싸울 때 입니다!"
"청량죽 부대원이 죽을 장소 찾습니다! 우리 부대는 돌격하면서 단체로 마법 맞아 죽기로 했는데, 어느 쪽 방향인지 알려 주세요!"
"박죽 회원이세요? 아까 동료분들을 봤는데, 저쪽으로 2시간 정도 가보세요"
"개암죽,조기죽,장국죽,무죽 연합이 다음 차례입니다!
다려 나갈 준비를 하고 대기합시다!"
"연밥죽과 산약죽, 선인죽, 모과죽에 속해 있는 마법사들은 동쪽으로 가세요. 다른 부대의 돌격이 이루어지는 동안 마법 공격을 퍼붓는 겁니다. 무리하게 큰 마법 준비하려고 하지 마세요. 그 전에 죽게 될 테니까요."
풀죽신교의 병력이 르포이 평원을 에웨싸고 끊임없이 몰려오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전술이란 없었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가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이 세상의 모든 계란을 바위에 던진다면 그건 또 얼마나 무시무시한 일이겠는가.
젠장, 이건 완전히 미친 짓이군. 기사들과 병사들은 검을 뽑아라! 근접전으로 해치운다!"
렌슬럿은 더 이상 화살과 마법 공격에만 의존하지 않기로 했다. 전투가 얼마나 길어지지 모르기에 장기전을 대비하여야 했다.
"기사단 출진!"
"이랴!"
기사단이 언덕을 내려오면서 평원을 뚫고 내달렸다.
초보 유저들 사이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광역 스킬을 시전했다.
풀죽신교의 회원들이 벌 떼처럼 몰려들었지만 그들의 공격은 생명에 영향이 없을 정도의 미미한 타격만을 입히고 있을 뿐이었다.
초보 유저들이 잔뜩 모이면 기사들은 광역 스킬을 시전하며 말을 박차고 다른 곳으로 떠나 버리기도 했다.
'이건 너무나도 쉽군'
'오늘 최소한 1,000명 정도는 베어 보는 건가'
하벤 제국의 병사들도 진형을 갖추고 전진했다.
몸 전체를 가리는 두꺼운 방패를 앞세우고 일렬로 검을 휘둘렀다.
풀죽신교에서도 르포이 평원으로 끝없이 진격을 하며 공격을 이어 나갔지만, 철벽과도 같은 기사단과 병사들 앞에 무력하게 쓰러져 갈 뿐이었다.
끝도 없이 이어질 것 같던 살육의 현장. 상황이 급변한 것 같은 한순간이었다.
"위드다!"
"저쪽에서 위드가 전투를 지휘하고 있습니다."
위드가 눈에 띄는 백마를 타고 전장에 나타났다.
다른 이들이 공적을 가로챌까 걱정되어, 북부 원정군의 제4기사단의 단장 듀랄은 깊게 고민도 해 보지도 않고 명령을 내렸다.
"우리가 가장 가깝다. 전속력 돌격!"
제4기사단은 위드가 나타난 곳을 향하여 전력을 다하여 돌진했다.
거추장스러운 풀죽신교의 유저들은 검을 휘둘러서 쳐 내거나 창으로 꿰뚫었다.
이번 전쟁의 가장 큰 목표는 위드와 모라라 함락이다. 그 중에서도 위드를 죽인다면 최고의 공적을 세우는 셈이다.
헤르메스 길드의 포상금도 걸려 있었고, 대륙적인 큰 명예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다.
"놈은 강하다. 방심하지 마라.그대로 돌격하면서 벤다. 돌격 스킬 사용 준비!"
듈랄과 기사단이 위드에게로 점점 가까이 접근했다.
"생명력을 조금 소모해도 좋다. 말이 지치더라도 상관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돌격을 사용한다. 비탄의 돌격!"
"비탄의 돌격!"
돌격 스킬이 발휘되며 기사단이 핏빛 안개에 휩싸이더니 더욱 무시무시한 속력을 냈다.
돌격 진형이 꺠지지 않는 한 공격력을 3배나 끌어올려 주는 스킬이다.
전쟁을 제외하고는 대규모 이동하는 몬스터 무리에겐 쓸 수 있는 스킬이지만, 이들은 일부러 돌격 스킬을 따로 공들여 훈련해 왔다.
중장갑 보병들조차도 정면에서는 기사들을 막는다는 보장이 없었다. 거센 충돌에 조금이라도 밀리기 시작하면 중장갑보병들조차도 무력하게 허물어진다.
기사라는 직업이 괜히 전장의 꽃이라고 불리는 것이 아닌것이다.
"간다!"
듀랄과 기사단은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죽어라, 위드!"
"너의 목은 내 것이다."
기사단이 일제히 돌격하면서, 위드의 코앞 까지 별로 방해도 받지 않고 거리를 좁혔다.
"데들리 스피어!"
백마를 타고 있던 위드는 듀랄의 첫 번째 공격을 받아서 사망!
적어도 수십 차례의 공격을 막아 내고 반격도 가하여 기사단을 무너뜨리리라고 예상을 하였건만, 허무하기 짝이 없는 죽음이었다.
-아르펜 왕국 수비군 유저 순두부를 살해했습니다.
-아주 미미한 양의 경험치를 얻었습니다.
-구멍의 뚫린 낡은 가죽 바지를 획득하셨습니다.
-동전 31개를 주웠습니다.
-현재까지 죽인 적의 숫자 : 457.
전쟁이 승리로 끝나면 공적에 따라 의뢰 보상금을 받게 됩니다. 추가로 명성이나 작위가 부여될 수 있습니다.
"어라?"
듀랄과 그를 따르던 기사단운 황당했다.
엄청난 공방전이 벌어질 줄만 알고 흥분에 바져들었는데 급작스럽게 끝나 버린 것이다.
다시 정신을 차리기도 전이었다.
"그물을 던져라!"
좌우에서 촘촘하게 연결된 그물이 던져졌다.
"함정인가. 베어버려!"
"잘라 내라!"
물소의 가죽에 강철 실로 꿰멘 이 그물은 모라타에서 마스터 퀘스트에 도전하고 있는 재봉사 드라고어가 다룬 친구들과 협력하여 만든 제품이었다.
전쟁의 신 위드와 싸움을 벌인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그 후의 일이나 주변까지 세세하게 살피기가 어려웠던 듀랄과 기사단은 속절없이 그물에 걸려 버렸다.
기사들은 검을 휘둘러서 그물을 베었지만 쉽게 잘리지 않고 금세 뒤엉켰다. 말과 함께 포획되어서 넘어지기도 했다.
"얼른 깔아!"
유저들은 땅에 뾰족한 강철 스파이크도 뿌렸다.
이것은 대장장이 헤르만이 작업 동료들과 함께 제작한 제품!
말들에게는 천적이라고 할 수밖에없는 , 위험하기 짝이 없는 제품이었다.
푸히히힝!
절반 정도의 기사들은 요행이 돌격하던 속도를 유지하면서 그대로 위험지역을 빠져나왔따. 하지만 계속 다른 적들이 몰려오고 있었기에 방향을 돌려서 되돌아가기는 어려웠다.
쓰러져 있는 기사들에게는 풀죽신교의 흑임자죽과 애호박죽 부대가 쇄도했다.
"내가 하벤 왕국에서 시작해서 너희 땜에 진짜 지겹게도 당했다! 아직도 꿈자리가 뒤숭숭할 정도야. 늦잠도 내 맘대로 못 잔다니까. 북부까지 넘보려고 하는 너희의 뜻대로 놔둘 것 같아?"
"잘 왔다. 너희가 이곳까지 올 것 같아서 사냥 열심히 하고 칼 갈면서 기다려왔다!"
중앙 대륙에서 시작하여 북부로 옮겨온 풀죽신교의 정예들이 그물에 갇히고 고립된 기사들을 살육했다. 초보자들 사이에 숨어서 활약하던 그들이 땅에 떨어지고 분산된 기사들을 처치하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내가 위드다!"
"저기 위드가 나타났다!"
"아니다! 속지마라!위드와 비슷한 놈들이 활약하고 있다!"
오늘 밤에도 배가 고프지
야식을 먹고 잠드는 날이면 행복한 꿈을 꾸네
어제는 고구마죽을 먹었으니
오늘은 대추죽을 마시리라
독버섯죽은 어디에 있는가
고기를 좋아한다면 멧돼지죽이지
풀죽신교의 영광은 영원하리라
"이번엔 진짜다. 돌격해!"
"안돼! 함정이야!"
도처에 가짜 위드들이 날뛰면서 하벤 제국의 군대를 교란시켰다.
풀죽신교의 유저들이 어마어마하게 몰려들면서 사람의 장막으로 돌아다니며 싸우는 하벤 제국의 군대를 고립시키고 있었다.
위드의 평범하기 짝이 없는 외모, 게다가 대장장이 들이 협력하여 만들어 낸 비슷한 갑옷을 착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헤르메스 길드의 유저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하벤 제국의 병사들이 진군하고 기사들이 휩쓸고 지나가더라도, 그후에 그 지역은 다시 풀죽신교의 무리가 차지했다.
밀려들어오는 풀죽신교의 깃발이 사방에 온통 가득했다.
"모라타를 위해!"
"수진아, 사랑해!"
"바드들이여, 목슴을 잃을 때까지 연주를 합시다! 우리의 전투를 노래하죠!"
북부의 유저들은 거의 일방적으로 도살하듯이 죽이고 있었지만 하벤 제국군도 조금씩 위협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없애고 또 없애도, 적들이 너무나도 많다.
"자,모두 힘을 냅시다."
존경받는 모험가 스펜슨은 금역 아골디아에서 찾아낸 제래용 성녀복과 기사복을 가져왔다.
일대의 성직자와 기사들의 능력을 강화시켜 주는 발굴 아이템!
물론 같은 편에게만 적용되는 물품이었다.
"우왓, 힘이 15개나 늘어났어!"
"나도 레벨이 7개는 더 강화된 것 같아. 이기분이라면 배고픈 하이에나도 잡을 수 있겠는데!"
"죽여라! 한 놈만 죽여도 대박이다!"
풀죽신교의 유저들은 더욱 거침없이 덤벼들었다.
일대일로 싸워서는 하벤 제국의 병사도 이기지 못할 실려이었지만 계속 덤벼들었다.
에떻게 이기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뒤에서 줄 서서 돌격하고 있었기 때문에 무조건 앞으로 나아갈 뿐!
르포이 평원에 오면서 다들 죽을 각오를 했다. 그 각오 그대로, 하벤제국의 병력에 겁 없이 부딪쳐 가고 있었다.
"클클클."
"우리의 차례가 왔군."
"기다리고 있었죠."
해골 지팡이를 든 마법사들이 풀죽신교의 무리 사이에서 나타났다.
그들의 직업은 네크로맨서!
쟌, 오템, 보흐람, 헤리안, 그루즈드, 바레나, 고슈, 위드와는 바르칸 데모프가 이끄는 불사의 군단에서 함께 했던 인연으로 모라타에 정착하고 살아가고 있었다.
어차피 네크로맨서들은 혼자서 사냥을 많이 다니기에 어떤 곳이든 몬스터와 던전만 많다면 상관은 없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거점 도시는 필요했다. 네크로맨서 직업을 택한 유저들이 모여서 길드를 세워 연구를 하고 마법학을 향상시킬수록 새롭고 강력한 마법들을 터득할 수 잇게 되기 때문이었다.
헤르메스 길드 아렌 성 부근의 슬럼가에도 그로비듄을 대표로 하는 네크로맨서 길드가 있었다. 모라타에는 그보다 훨씬 많은 네크로맨서 길드가 있었다. 모라타에는 그보다 훨씬 많은 네크로맨서들이 살아가고 있었으며, 평균 수준도 높은 편/
갈비뼈를 자주 잃어버리는 덜떨어진 해골들과 함께하는 초보 네크로맨서들은 셀수가 없을 정도였다.
"크흐훗, 이거야말로 축제로군."
"시체가 많으니 어디 마음껏 날뛰어 봅시다."
"우리가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되겠어요. 네크로맨서가 얼마나 강한지 알고 싶었는데 말이죠."
"그럼 전장의 예의를 지키기 위한 인사부터…시체폭발!"
하벤 제국의 병력이 있는 곳에서 연쇄 폭발이 일어났다.
해골이나 듀라한, 데스 나이트 몇 마리 일으키는 것은 무의미하다. 사방에 널린게 시체이니 볼것 없이 마구 터트리는 것이다.
시체폭발은 파괴력이 매우 강한 마법시라서 하벤 제국의 병사들도 적지 않은 고통을 당해야 했다.
쟌과 오템처럼 최고위 네크로맨서들은 수준부터가 달랐다.
시체폭발의 발전된 형태인 뼈 폭발까지도 사용했다.
시체의 뼈들이 뒤쪽 방향으로 튀어 나가면서 연쇄적으로 폭발을 일으켰다. 그것에 맞아서 죽은 시체의 뼈까지 연달아서 계속 터졌다.
수십 명의 하벤 제국 병사들이 우습게 죽어 나갔다.
시체를 수족처럼 다루는 네크로맨서만이 보여 줄 수 있는 공격력이었다.
"취익, 이번에는 우리 차례다!"
오크들도 왁자지껄 떠들면서 나타났다. 무시무시한 번식 속도를 자랑하는 그들은 수컷과 암컷을 가리지 않고 모조리 이곳으로 달려왔다.
"가자,취치칫!"
"전투는 오크다. 오크는 전투다. 취잇잇!"
글레이브를 휘두르는 오크 전사들의 난입으로 전장은 더욱 복잡해졌다.
이들과는 달리, 지극히 은밀히 활동하는 사냥꾼들도 있었다.
"죽어라, 이 초보들아!"
어쩌다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활동하는 헤르메스 길드의 고레벨 유저들!
그들은 100명의 초보들에 둘러싸이더라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1,000명이상을 정신없이 살육하다 보면 공격에만 치중하게 되고 동료들과 떨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포이즌 대거!"
"커헉!"
그들의 등 뒤를 찌르는 은밀한 단검!
레벨 410의 도둑, 호칭 '더러운 손버를'을 달고 있는 잰슨의 암습이었다.
"샤프니스 소드."
푹푹푹푹푹!
"끄윽,이 비겁한 놈이 갑자기……."
"잘 가라, 아이템들은 잘 가질게."
너무나 허술한 적들 사이를 종횡무진 날뛰면서 일시적으로 시야가 가려지는 것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눈 고레벨 유저들! 도둑과 암살자에게 있어서는 최고의 사냥터, 최고의 사냥감이나 다름없었다.
몇몇 레벨이 높은 도둑들만이 아니었다.
기사와 전사, 마법사, 궁수 중에도 유난히 레벨이 높은 유저들이 풀죽신교에 섞여서 대활약을 했다.
"마침 갑옷을 바꿀 때가 되었는데… 헤르메스 길드원들이라면 좋은 갑옷을 많이 착용하고 있겠지."
"안 그래도 애 학원비가 필ㅇ하던 참이었는데 북부까지 와 주다니 고맙기도 하군."
다크 게이머들이라고 이런 기회를 놓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
하벤 제국의 병사들과 기사, 헤르메스 길드의 유저들을 해치우면 좋은 전리품을 획득하고 명성과 공적치까지도 쌓을 수 있다. 부대에 편성되어서 선두로 나서기는 수담스럽지만, 풀죽신교의 무리에 섞여있으면서 얼마든지 조용히 전투를 치를 수 있었다.
개별적으로 활동하는 헤르메스 길드의 유저들과 고립된 기사, 너무 앞서 나온 병사들은 진정 찬탄하지 않을 수 없는 훌륭한 사냥감이었다.
"범위 마법을 사용하여 적들을 줄여라."
"궁수들은 너무 화살을 아끼지 말고 쏴!"
강가에 있던 하벤 제국의 사제들과 궁수, 마법사 들은 후방 지원을 맡았지만 그들도 안전하지는 못했다. 강에서도 유저들이 뗏목을 타고 건너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원을 나온 게죽 부대, 옥돔죽 부대, 삼치죽 부대!
유저들로 붐비는 강가에서는 크고 긴 몸을 가진 생명체가 길고 두꺼운 몸통을 흔들며 네발로 빠르게 기어 다녔다.
하벤 제국의 사제를 통쨰로 삼키고 강물로 들어가는,대형 악어 나일이였다.
"음,잘싸우고 있군."
위드는 이번 전투를 위해서 개인적으로 많은 준비를 했다.
아르펜 왕국의 정규 군대를 끌고 왓으며, 조각 생명체들도 총동원시켰다.
조각 부활술을 통해서 더 특별한 준비들도 할 수 있었지만, 풀죽 신교가 대거 몰려오면서 그럴 필요는 없어졌다.
"게르니카."
"우하!"
"소리 지르지마. 그래서 시집이나 가겠냐. 빈덱스."
"명령만 내리세요. 누굴 썰어야 되나요."
"엘틴."
"화살로 꼬치를 만들어야 할 녀석이 누구죠?"
부하들의 훌륭한 인성 교육!
적들이 북부로 쳐들어오니 조각 생명체들의 분위기도 험악했다.
"독사."
"취리릿!"
"지렁이."
"쿠그그긍!"
"나일이."
"걔는 아까 배거프다고, 맛만 보겠다고 먼저 갔어요."
대기하고 있는 조각 생명체들만 해도 아주 많았다.
지골라스의 47마리 외에도 와이번들과 불사조, 빙룡, 금인이, 누렁이 등등.
일단 대재앙을 일으켜서 하벤 제국의 군대를 타격하고, 조각 부활술로 무시무시한 존재를 저들 사이에 놔둔다. 그후에 조각 변실술로 카리스마 넘치는 지휘관이 되어 군대와 조각 생명체를 이끌고 싸운다는 것이 애초 위드의 계획하었다.
"아직은 내가 할 것이 없겠군."
지금으로써는 르포이 평원을 에워싸고 있는 풀죽신교의 병력을 뚫고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았다.
"계획을 바꿔도 되겠군. 적들을 물리치는 게 아니라 단 1명이라도 살아서 이곳을 벗어나지 못하게 해야 되겠어."
위드에게 헤르메스 길드의 모든 유저들과 하벤 제국의 원정군에 동참한 유저들 그리고 NPC들로 구성된 기사들과 병사들에 대한 개인적인 원한 같은 건 없었다.
그들은 자존심 때문이라도 북부까지 찾아왔지만, 그건 위드의 입장에서 보자면 아주 사치스러운 감정.
그저 그들이 착용하고 있는 아이템과 가지고 있는 돈이 탐났을 뿐이다.
"기다리는 동안 조각품이라도 만들고 있어야 되겠군."
서윤의 검은 완전한 핏빛으로 물들었다.
싸울수록 강해지는 광전사답게, 르포이 평원 전장에서 거침없이 하벤 제국의 병사들을 베었다.
"힘내세요!"
"치료의 손길!"
서윤의 주변에서는 풀죽신교 회원들이 그녀를 응원했다.
"동쪽에 마법 공격요!제가 막아 드릴게요. 피지컬 쉴드!"
"기습이다! 어딜……."
북부의 유저들은 서윤에게로 향하는 공격을 대신 맞아 주고, 상처가 심하게 나면 마나를 쥐어짜 미약하지만 치료마법도 써 주었다.
르포이 평원에서는 하벤 제국이 비열한 악당이며, 상종조차 할 수 없는 간악한 무리, 그리고 바퀴벌레보다도 혐오스러운 적이었다. 그들과 싸움을 하는 모든 이들이 동료였고, 잘 싸우는 이들은 영웅 대접을 받았다.
"멀티플 샷!"
페일도 동료들을 데리고 전쟁에 참여했다.
그는 언덕의 정상에 자리를 잡고 적들을 향하여 마구 화살을 쐈다. 화살통을 30개나 가져왓을 정도로 준비는 철저했다.
"미안해요. 조금 아플 거에요. 파산권!"
수르카가 기사의 복부를 강타했다.
권사의 공격은 갑옷을 뭉개고, 마나를 내부로 투입하여 파괴력을 극대화시키는 효과를 갖는다. 하벤 제국의 기사들이 말을 타고 질주하는 옆에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다가 낙오된 적들에게 덤벼드느 그녀였다.
"이긴다! 우리가 이길 수 있다!"
풀죽신교에서는 기사들이 1명씩 죽어 나갈 때마다 희망으로 가득찼다.
죽음 사람의 비율로 따지자면 하벤 제국이 비교가 불가능할만큼 압도적으로 적었지만, 무적이라고 불리던 그들도 차츰 병력이 줄어들고 있었다. 그에 비하여 북부의 유저들은 뒤늦게 소식을 알고 참전을 하기 위해서 달려와 계속 기다리고 있다.
동네 고등학생이 초등학생을 좀 괴롭혔더니 인금 10개의 초등학교 학생들이 몽땅 달려 나온 것 같은 난감한 상황!
"저 여자부터 확실히 해치워라!"
서윤에게도 여러 기사들이 붙었다. 그녀의 강함이 보통을 훨씬 넘어서는 정도였기에 하벤 제국의 제3기사단이 직접 공겨에 나선 것이다.
근처에 있던 풀죽신교의 무리는 금세 죽어버리고, 서윤은 기사들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투혼의 검!"
채재재쟁!
기사들이 검을 휘두르면서 밀어붙였다.
다수의 강한 기사들을 상대로 힘겹게 버티는 그녀!
광전사의 강인한 특성과, 불리한 전투를 많이 해 본 그간의 경험이 아니었더라면 금세 쓰러졌으리라.
위기의 순간에는 결혼반지를 통해 위드로부터 생명력을 전해 받을 수도 있지만, 하벤 제국 기사들의 공격이 워낙 매서웠다.
방송국에서도 그녀와 기사단의 싸움을 발견하고 중계를 했다. 르포이 평원에서 거대한 전투도 대단하였지만 서윤과 기사단의 싸움처럼 박진감이 넘치는 것은 드물었다.
"북부의 편에서 전투를 치르는 저 여성 전사는 과연 누구일까요?"
"아마도 과거 지골라스에서 위드와 함께 모험을 했던 그 유저인 것 같습니다."
"역시 위드의 동료답게 강하네요."
"그 점을 알고 헤르메스 길드에서도 거세게 공격을 하고 있는 것이겠죠."
방송국의 시청률도 이미 종전의 최고 기록을 갱신하고 있었다.
기사단이 말을 타고 달리며 차으로 찌르고 검으로 내려친다. 어디서 이렇게 장대하며 치열한 전투를 볼 수 있겠는가.
이만큼의 유저들이 하나의 전장에 모인 일 자체가 최초였다.
북부 전체 유저 중의 삼분의 일은 르포이 평원에 왔거나 오기 위하여 이동 중이었기 때문.
서윤과 기사단의 싸움이 거세질수록 흥미진진한 장면이 계속 연출되었다.
그녀는 호락호락하게 당하지 않고 반격을 가하여 4명을 해치우고, 8명이나 말에서 떨어뜨렸다.
"죽여 버린다!"
광분한 하벤 제국의 기사들이 서윤에게 파상 공세를 펼쳤다.
"어떻게 해. 저 사람, 저렇게 싸우다가는 곧 죽겠어!"
"어서 발리 갑시다!"
"사제들은 치료 마법을 계속 써 주세요!"
"누구 레벨 높은 분 있으면 저 여자분과 같이 사워 주세요! 이곳입니다. 부탁드립니다!"
풀죽신교의 유저들이 도와주려고 했지만 그들의 미미한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
-내구력이 0이되어 아이템이 소실되었습니다.
갑옷과 투구 등은 아직 괜찮았지만 서윤이 착용하고 있던 가면의 내구도가 바닥이 나고 말았다.
가면이 깨져 버리는 순간 그녀의 얼굴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순간 주변에 시간이 멈춘듯 정적이 찾아왔다.
맹렬한 적개심으로 싸우던 헤드메스 길드의 기사 유저도 모조리 동작을 멈췄다.
방송국들에서 중계하는 영상을 통해 집집마다, 특히 남자들은 들고 있던 닭 다리를 떨어뜨릴 정도의 충격!
그리고 풀죽신교의 유저들은 눈을 의심했다.
"여신……."
"여신이다!"
모라타의 얼음 조각상!
풀죽신교에서는 보물 1호로 지정할 정도의 작품의 실존인물이 나타난 것이다.
"여신이 등장했습니다!"
"오오오오!"
"기적이다! 정만 신이 있었는가."
"어떻게 저런 외모가……."
여신의 현신은 전투에 지쳐 가던 풀죽신교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 주었다.
"여신이 우리와 함께한다!"
"여신님을 지켜라!"
"순교!순교!순교!순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