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달빛조각사 35권 : 5)세계를 구하는 용사 (226/520)

5)세계를 구하는 용사

위드는 아헬른을 만나러 가기 전에 사막 도시 라호스에서 부하들을 중무장시키기로 했다.

어쩌면 그 다음에는 엠비뉴 교단과의 전면전이 벌어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돈 생각하지 말고 필요한 게 있다면 마음껏 골라라."

그동안 사막 전사들은 전리품으로 습득한 무기나, 위드가 쓰다가 쓸모없어진 물건들을

넘겨받아야 했다. 그래도 상당수의 전사들이 그럭저럭 좋은 무기들로 무장하고 있었지만,

일부는 도저히 수준에 맞지 않은 물건들을 착용한 채 싸워왔다.

기초적인 물자들도 없어서, 전문적으로 활을 익힌 사막 전사는 화살이 떨어지면 

구경만 하면서 따라다녔다.

퀘스트로 인해 위드가 대장장이 스킬을 쓰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몬스터들의 수준이

워낙에 높다 보니 그나마 가진 장비들도 곧잘 깨졌지만, 그러려니 하고 감수하고 계속

싸워야 했다.

위드는 좋은 물건이 있으면 혼자 쓰면서, 부하들에게는 강인한 정신과 육체를 강조하며

지금까지 다녔던 것이다.

"저는 창이 필요합니다."

"사도록 해."

"화살을 넉넉히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얼마든지 골라."

"엘프 화살로 고르고 싶습니다. 비싸지만 그게 좋거든요."

"으음, 원하는 만큼 사라. 그 정도를 못 해 주겠느냐."

위드는 대대적인 지출을 감수했다.

퀘스트와 사냥으로 획득한 보석들의 대방출!

레벨이 높다 보니 보통은 갈 수 없는 사냥터들을 경험해서, 지금 가진 보석류들만 해도

어마어마했다. 고슴도치만한 호박, 사과만 한 오팔 등 가치가 이만저만 나가는 보석들이

아니었지만 눈물을 삼키며 다 내놓았다.

보통 다이아몬드가 아니라 무결점의 다이아몬드, 색상이 제대로 나온 에메랄드 드은 따로

배낭에 넣어 두고 있었다.

잘만 가공한다면 충분히 왕실의 보물도 될 수 있는 보석들!

"이걸 처분할 시간이 왔구나. 이런 기분이 자식이 결혼할때 혼수를 해 줘야 하는 부모의 심정일까?"

부하들이 필요한 물품들을 고르는 사이 위드는 조각술로 보석을 정교하게 세공했다.

어차피 지금 퀘스트를 마치고 나면 원래의 세상으로 가지고 돌아가지는 못할 물건 같았으니

부하들에게 미련 없이 쓰기로 한 것이다.

띠링!

-보석 세공이 끝났습니다.

 고급 조각술 스킬은 보석을 정밀하게 깎아 냅니다.

 둥그런 달걀을 표현한 보석!

 투명한 내부에는 형형색색의 꽃을 조각해서 넣어 두었다.

 한 바퀴를 굴리면서 보면 다채로움과 무늬와 색감을 이어서 감상할 수 있음.

 조각사의 불가사의한 기술력에는 감탄이 나올 수밖에 없을 정도이다.

-보석의 가치가 2.6배 오릅니다.

 보석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희소성으로 인해 가치가 오르기도 하고,

 명성이 높은 인물이 착용할수록 가격이 높아지게 됩니다.

-조각술 스킬의 숙련도가 증가합니다.

 보석 세공으로 명성을 154 얻으셨습니다.

위드는 생각해 두었던 보석 작품들을 망설임 없이 만들었다.

그동안 조각술 최후의 비기 퀘스트를 하면서 모험이나 생존에 급급하다 보니 여유롭게

작품을 만들 기회가 없었다.

지금도 험한 퀘스트를 앞두고 있지만, 보석의 원석을 얻고나서 내내 상상했던 형상들을 깎아 냈다.

"이번에는 보석으로 된 잔을 한번 만들어 봐야지. 잔 안에 와인이나 물, 뭘 담더라도 그 빛깔이

매우 예쁠 거야. 빛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상당히 까다로운 작업이 될 것 같은데.

그래도 시도해 볼 가치가 있겠어."

진귀환 보석들을 이요한 세공품들이 탄생했다.

위드가 작품을 만들 때마다 사막 전사들과 도시의 주민들이 놀라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대제님에게 이런 면모가 있었다니...못하시는 게 없으시군."

"우리에게 욕을 하지 않고 묵묵히 작업만 하시는 건 처음 보는 것 같아."

"과연 사막의 영웅!"

보석을 세공할 때에는 주변에서 무슨 말을 하든 들리지 않을 정도로 집중했다.

너무나도 아까운 보석들.

돈의 가치도 물론 중요했지만, 이런 보석들은 지금 위드의 레벨이 아니고서는 구하기도

어려운 물건들이었다. 그것도 여러 색의 크고 작은 보석들이 있어서 만들 수 있는 건 무궁무진했다.

보석 상자에 창문 사이로 들어온 빛이 비치면 그 영롱한 빛깔은 정신을 잃게 할 정도였다.

'그러고 보니 서윤에게 변변한 선물도 못 해 줬지.'

위드는 원래 시간으로 돌아가면 사라질 아이템이라고 생각하고, 사파이어와 다이아몬드를 엮어

목걸이를 만들고 귀걸이를 깎았다.

대륙에 총 92개뿐인, 정말 귀한 수호자의 다이아몬드를 아끼지 않고 60개나 써서 만든 보석 작품이었다.

서윤이 퀘스트를 무 ㄹ심양면으로 도와준 고마움을 잊고 있었던 건 아니다.

그리고 어차피 사라질 보석이라고 여기고 있었기에 조금 과한 선물을 하기로 한 것이다.

"받아"

그녀가 만약 부담스럽다며 거절이라도 하면 받아 달라고 설득할 말들도 생각해 놓고 있었다.

"고마워요."

"....."

"예쁘네요."

"아니, 뭐, 귀하거나 부담스러운 물건이라고 해서 어려워 한다거나..."

"잘 쓸게요."

"......."

서윤은 위드가 주는 선물이라면 가격을 떠나서 무엇이든 소중했다.

그녀는 목걸이와 귀걸이를 받아서 바로 착용했다.

보석의 옵션으로 기품, 며성, 매력을 크게 높여 주는 효과!

피부 톤이 조금 더 밝아지고 잔주름도 개선되었다.

모공 축소와 블랙헤드 제거는 기본.

가히 마법 아이템과도 같은 효과라서, 여성 유저들이라면 보석에 민감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미 완벽한 아기 피부를 가진 데다 그 자태가 형용하기 힘들 정도로 예븐 서윤이었지만,

화려한 목걸이와 귀걸이도 너무나도 잘 어울렸다.

보석등리 광채를 뿜어낸다고 해도 어색하지 않으며, 그녀에게는 그냥 있어야

했던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서윤은 부유한 왕국의 귀한 공주님처럼 보일 정도였다.

영화와 드라마에 나가더라도 무조건 주인공을 맡을 수밖에 없으며, 어떠한

나쁜 짓을 저질러도 남자들에게는 무조건적인 옹호를 받아야 하는 외모.

'괜히 줬어.'

위드는 주고 나서 아까워서 후회를 했다.

'보석 몇 개는 빼고 주는 건데.'

서윤이 착용한 걸 보니 너무 완벽하게 잘 만든 목걸이였다. 빛나는 보석들이

찰랑이는 걸 보면 눈길을 빼앗길 수 밖에 없다.

그 후에 그녀의 얼굴에까지 시선을 옮기고 나면 깊은 한숨과 함께 같은 공기를 마시고

살아간다는 이유만으로 조물주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

'정말 잘 어울리고 예쁘기는 해. 이래서 여자들에게 선물을 하는 건가? 서윤이

내 여자 친구라면.. 으음, 그런 무리한 상상을 할 필요는 없겠지. 자본주의 사회에서

예쁜 여자란 곧 지출이니까.'

순수한 마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현대 자본주의사회!

예전에 서윤과 밥을 사 먹고 그 이후에 엄청나나 가격의 커피를 마셨던

충격의 여파가 아직도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위드의 정신세계를 붕괴시킬 만한, 부하들의 물품 구입 대금 직브이 남아 있었다.

"674만 골드입니다."

"뭐요?"

"대제님, 674만 골드가 나왔습니다."

"어떻게 그런 엉터리 같은 가격이 나올 수가 있지? 네가 나를 능멸하는 것이냐!"

"전사님들이 고급품들을 선호해서요."

그동안 착용하지 못했던 어깨 보호대를 차고 기뻐하는 전일이, 그리고 새로운

허리띠를 두른 전삼이.

조각 생명체들과 사막 전사들은 각자 1개 이상씩을 챙겼는데, 레벨이 높다 보니 그 수준도

대단한 것들이었다.

사실 어지간한 도시의 상점에서는 600만 골드가 넘는 물건을 판매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곳은 서윤이 발전시킨 사막의 도시 라호스였다.

사막 용병 길드의 본점이 이곳에 있으며, 모여드는 용병과 전사도 엄청났다.

그래서 이곳의 중앙 무기점과 방어구점은 합이 600만 골드가 넘는 특별한 마법 물품들도 

넉넉하게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평생 바가지를 당하지 않으려고 그렇게 조심하면서 살아왔건만 부하들의 충동구매로 이렇게 뜯기다니."

푸념이 나왔지만, 그나마 이것도 믿기 어려울 정도의 싼 가격이었다.

사막의 은인이며 패자인 위드가 구입을 한다 하니 상인들은 정식 가격의 절반 이하로 원가를

밑도는 금액에 판매 가격을 정했다. 물품들을 가져온 교역 상인들과 대장장이들도 즐거운

마음으로 손해를 감수하면서 판 것이다.

사막 전사들 개인적으로는 1만 골드가 넘는 물건을 하나씩만 하더라도 엄청난 금애기

나올 수밖에 없다.

"조금 기다려 주시오."

위드는 남은 사파이어들을 이용하여 서클릿을 만들었다.

예술적 가치 3,600.

빙계 마법을 강화시켜 주고, 사막에서는 착용한 사람을 시원하게 해 주는 효과를 가졌다.

"그런 푼돈 따위는 가지고 있지 않아서 거래를 하기고 곤란하군.

자, 이 보석 세공품이면 얼마나 하겠는가?"

그리고 높은 가격을 쳐주길 간절히 원했다.

상점 주인은 보석 감정을 해 보고 나서 대답했다.

"대제님께서 직접 세공하신 보석 장신구라니 이보다 더 놀랍거나 영광일 수는 없습니다.

이런 보석의 거래 가격은 시기에 따라서 차이가 많습니다. 그러나 대제님이 만드셨다는

것만으로도 사막의 대상들과 부족의 우두머리들은 대대로 물려주기 위해 만금을

주고서라도 원할 것입니다. 이 보석 서클릿이라면 300만 골드, 아니 335만 골드를

쳐 드리겠습니다.

장식용으로는 엄청난 금액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품의 구입비에는 모자랐다.

퀘스트를 하면서 모은 돈도 상당했다. 던전들을 휩쓸면서 좋은 아이템들을 얻기는 했지만,

장비들은 대부분 본인이 직접 쓰거나 사막 전사들이 사용했다.

그렇기에 장비를 처분할 수가 없어서 지금까지 항상 돈에 쪼들릴 수밖에 없었다.

서윤이 용병 길드를 장악하여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빈곤함 때문에 이만큼 성장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이것도 팔겠다."

위드는 제일 먼저 세공한 보석 지팡이도 꺼내서 내놓았다.

마법을 부여할 수도 있는 커다란 마정석이 박혀 있는 지팡이로, 예술적 가치는 4,150

사파이어 서클릿에 비교하여 보석들이 훨씬 많았다.

중앙 대륙에서 필요하면 군자금으로 쓰려고 했던 보물이다.

"이 물건이라면.. 취급하게 되면 우리 상점의 명성이 늘어서 부유한 손님들이

많이 방문할 것 같군요. 그 가치를 봐서 360만 골드. 하지멘 대제님께서 거래하신다면

387만 골드를 드릴 수 있습니다."

"그 물건이 귀한 것인데. 흠흠."

체면이 상하더라도 한 번 정도의 흥정은 기본이었다.

"물론 압니다만, 이 이상의 금액은 상점에서 이득을 남기고 처분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저희의 입장도 고려해 주시지요."

흥정 실패!

상인도 이미 최대한 높여 준 금액이라서 위드는 그냥 이쯤에서 거래를 하기로 했다.

부하들이 챙긴 물건들을 모두 내려놓고 나갈 수도 없지 않은가.

체면은 상관이 없지만 충성도가 떨어진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렇다면 사파이어 서클릿과 보석 지팡이를 너에게 팔도록 하지. 대단한 영광인 줄 알라.

그리고... 웬만하면 30골드만 더 쳐주게."

"알겠습니다, 대제님!"

띠링!

-대규모의 보석 세공품 거래를 하셨습니다.

 상점 주인은 이런 큰 거래를 성공시킨 사람에 대해 호감을 갖게 될 것입니다.

 라호스 중앙 상회의 중요한 단골손님이 되셨습니다.

 필요한 물품을 특별 주문할 수 있습니다.

 주문한 물품은 라호스 중앙 상회의 인맥을 통해서 구하게 될 것입니다.

 물품에 대한 소문이나 정보를 들을 수 있습니다.

-매력이 2 증가합니다

 명성이 보석의 가치만큼 높아집니다.

 부유함에 대한 소문이 나서 도둑들이 당신에게 관심을 갖게 될 수도 있습니다.

 라호스의 도시 명성이 2 증가합니다.

48만 30골드의 거스름돈은 자잘한 보석으로 받았다.

전칠이 순진무구한 눈으로 말했다.

"대제님, 아직 더 사고 싶은 게 있는데요."

"...사라. 단, 내가 가진 돈을 초과하진 않도록 해라."

사막의 대제이며 최초로 탄생한 전설인 태양의 전사에게는 푼돈으로 여겨져야

할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는 점이 슬펐다.

'그래도 부하들을 챙겨 주고 나니 약간은 뿌듯하군. 굳이 비유하자면 호두과자

20개들이 한봉지를 샀는데 21개가 들어 있는 기분이랄까.'

조금 돈을 잘 쓴 것 같은 기분!

물론 이렇게 물품을 사 준 만큼 중앙 대륙으로 건너가고 나서 몇 명이나 다시

사막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그때 서윤이 가지고 있던 배낭을 열었다.

"이거 제가 번 도인데, 부하들을 위해서 쓰세요."

"그럴 필요 없어. 부하들은 내가 챙겨 주는 걸로 충분하니 과자나 사 먹어."

위드는 내내 도시를 떠나지 않은 그녀가 모아 봐야 얼마나 모았을까 싶었다.

그리고 돈이 필요할 때마다 그녀가 계속 대 주었지 않은가.

"그래도.. 돈은 얼마나 있는데?"

"2,000만 골드가 조금 넘어요."

"헉!"

"용병 길드 운영 자금, 그리고 용병 길드를 물려주고 나서 받은 보상금이에요."

 서윤은 사막 도시들이 발전하기 전에 중요한 길목마다에 땅을 샀다.

도시가 커지면서 땅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그 이후로는 건물도 지어서 팔았다.

교역으로도 한밑천을 단단히 잡았는데, 알짜배기로 돈을 벌어들여서 사막의 부가

그녀에게로 향하고 있다는 소문까지도 도로 정도였다.

그 자금으로 지금까지 용병 길드를 확장하고 위드의 뒷바라지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르펜 왕국의 왕궁으로 또 다른 손님들이 찾아오고 있었다.

햇볕에 검게 그을리고 수염을 기른 외모의 남자들이 중무장한 채로 말을 타고 성문을

향하여 일제히 달려왔다. 하나같이 섬뜩하게 휘어진 칼을 허리에 착용한 전사들이었다.

"멈춰라!"

아르펜 왕국의 NPC 기사들은 그들이 다가오는 것을 경계하며 막았다. 강철을 연마하여

제작한 장검과 방패도 들어올렸다.

방패에는 그들의 소속을 드러내는 와이번이 그려져 있었다.

일반적인 와이번과는 조금 다르게 등 부분이 평평한 와삼이의 모습!

"침입자들! 이곳은 북부의 영광을 이끄는 땅이며 허락되지 않은 자들이

침입할 수 있는 장소가 아니다."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라. 그러지 않으면 공격하겠다."

성문의 수비병들이 경계를 하고 있을 때였다.

처처척!

수비에 용이한 성벽에서는 궁수들이 나타나 신속하게 장궁을 겨누었다.

아르펜 왕국의 기사들과 병사들은 끊임없이 사냥에 나가는 유저들의 초대를 받았다.

유저들은 왕국의 공헌도를 적극적으로 쌓았고, 그걸 사냥터로 갈 때 병사들을

빌리는 데 썼던 것이다.

이제 아르펜 왕국은 영토도 넓어지고 소속 마을들도 많아졌다.

고레벨 유저들도 충분한 숫자가 되어서 경제력도 부강해진 만큼,

군대도 확대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뭐야, 왕궁으로 어떤 길드가 쳐들어온 거야?"

"아냐. 저거 좀 봐. 저렇게 비슷한 복장이나 외모는 본 적이 없는데. NPC 아냐?"

"그럼 이거 이벤트?"

왕궁의 입구 근처에 모여 있던 유저들도 호기심을 드러내면서 다가왔다.

물론 여차하면 싸우기 위한 준비들도 하고 있었다.

검사들은 검집에 손을 올리고, 마법사들은 언제라도 공격할 수 있도록 주문을 외웠다.

유저들도 경계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갑자기 나타난 이들은 살벌한 느낌을 주었다.

"NPC나 이벤트가 아닐지도 몰라."

"왜? 저런 외모가 흔할 수가 없잖아."

"예전에 본 적 있어. 덩치가 크고 눈매가 무서운 사람들이 검 한 자루를 차고 다니던 것을."

"아, 그 사람들과 비슷하긴 하다."

"얼굴이나 분위기는 그쪽이 더 험악했지. 내가 레벨 400이 넘는데도 눈 마주칠까 봐

본능적으로 고개 숙였잖아!"

검치와 제자들은 초보자들이 뭘 물어보면 친절하게 대답해 주고, 사냥을 하고 이씅면

도움도 주었다. 

그럼에도 퍼지는 악명!

딱히 나쁜 짓을 하지도 않았는데, 그냥 인상이 무기징역감이었다.

아르펜 왕궁으로 찾아온 전사들은 주변의 흉흉한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말에서 내리더니 당당하게 말했다.

"우린 사막의 율법에 따라서, 피의 맹세를 지키기 위해 왔다."

아르펜 왕국의 기사가 고래를 갸웃하며 물었다.

"그게 무슨 의미인가."

"우린 앞으로 아르펜 왕국을 위하여 칼을 뽑을 것이다."

"뭐라고?"

"우리는 아르펜 왕국의 국왕에게 입은 감당할 수 없는 큰 은혜를 갚아야 한다."

전사들은 남부 사막에서 온 것이었다.

사막의 전성기를 이끈 태양의 전사 위드가 활약하던 시절,

사막 부족들에게는 대대로 따라야 할 명령이 내려졌다.

"언젠가 이곳과는 정반대에 있는 북부에 아르펜 왕국이 세워질 것이다.

사막의 형제들이여, 그때가 되면 전사들로 하여금 아르펜 왕국의 국왕을 나를 보듯이

섬기도록 하여라. 너희가 이 말을 따르지 않는다면 모래바람이 모든 걸 앗아가게 되리라."

"예, 대제!"

사막 전사들에게는 신의 명령과도 같은 말이었다.

그들에게 위드의 존재감은 태양신과 고스톱을 칠 정도라서, 무조건 따라야 했다.

과거에 쌓은 엄청난 명성과 레벨을 놓치지 않고 대대로 전달하며 노예로

만들려고 했던 위드의 술수가 통한 것이다.

위드에게 포섭된 사막 전사들의 숫자가 3,000명까지 늘어났다.

"말살의 불도마뱀 대장을 잡으셨다는 이야기가 저희 부족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부족한 저이지만 우러러보는 분을 따르기 위해 왔습니다."

"잘 왔다."

"대제의 은덕을 입은 로스커 호수에서 자라 왔습니다. 제 몸과 검은 대제의 것입니다.

부디 받아 주십시오."

"싸울 기회를 충분히 주도록 하마."

말살의 불도마뱀과 싸우면서 사막 전사들의 희생이 컸다.

친위대를 1,000명까지 보충한 이외에도, 각 부족의 대표 전사들을 사막의 붉은 칼 부대로

적극 받아들였다. 과거에는 귀찮다고 몬스터들의 먹이로 교묘하게 던져 주기까지 했지만,

퀘스트의 내용을 듣고 나니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

그렇지만 함께 성장한 직속 부하들과는 다르게 수준은 훨씬 많이 떨어졌다.

그럼에도 사막 부족 최고의 정예 전사들이기 때문에 밥값정도는 충분히 해낼 수준이었다.

"무모하게 부딪칠 수는 없지. 이들을 데리고 엠비뉴 교단과 싸워야 되겠어."

원래 정상적인 퀘스트의 내용대로라면 노들레는 사막에서 친해진 동료 몇 명을 데리고

중앙 대륙으로 떠나 아헬른과 함께 엠비뉴 교단을 막아 냈다.

"고생을 혼자 할 수는 없지. 부하들은 부려 먹으라고 있는건데 말이야."

위드의 방식에 따라 서서히 걷잡을 수 없도록 커지는 스케일!

서윤도 쌓아 놓은 인맥을 썩히지 않았다.

사막 도시들에 투자해 놓았던 자금을 회수하고 용병 길드로 갔다.

"사람을 구해요. 위험한 일이에요."

"힐데른 님께서 오셨군요. 어떤 일인지는 모르지만 전사들은 당신께서 보여 주신

신뢰를 믿을 것입니다."

그녀가 모집한 정예 사막 전사는 8,000명!

사막 전사 용병들이 비교적 싼값이라고는 해도, 실력이 출중한 자들은 부르는 게 값이다.

현재 위드와 서윤으로 인해서 사막에서는 통합과 발전, 잦은 토벌이 이루어져

무력은 전체적으로 크게 높아져 있었다.

"우린 중앙 대륙으로 진출한다. 그리고 대륙을 바로잡기 위한 숭고한 전투를 치르는 것이다."

"우와아아!"

부하가 이제 11,000명을 돌파!

그리고 사막 부족의 장로들이 모였다. 역사적으로 부족들간의 사이가 화목하진 않지만

그동안 상당 기간 번영을 이루며 오랜 전투도 멈췄다.

"사막을 위협하는 몬스터들은 대두분 사라지게 되었고, 전사들은 넘쳐 나고 있네.

우리의 아이들이 안전하게 자랄수 있도록 중앙 대륙으로 출진하신다는 대제님께 힘을

보태드리도록 하지."

"비옥한 땅에서 어려움을 모르는 대륙 놈들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대제께서 원하신다면

라그니프 부족은 참여하겠다."

"좋다. 페살로샌드 부족도 빠질 수 없지."

사막 부족은들 9,000명의 전사들을 내놓기로 했다.

위드를 따르는 원정대가 대대적으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나타난 메시지 창!

위드는 요즘에는 메시지 창이 울리기만 해도 간이 떨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긍정적인 내용이었다.

띠링!

-부하들이 2만 명이 넘었습니다.

 노들레와는 다른 길을 걸어가고 있지만, 이 또한 시간이 안배한 운명의 궤적을

 벗어나는 일은 아닙니다.

 운명은 그대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개척할 수 있습니다.

 부하들을 이끌고 엠비뉴 교단을 공격한다면 많은 사건들이 변화하게 될 것입니다.

 새로운 운명을 받아들이시겠습니까?

"으음."

위드는 잠시 고민을 했다.

"혼자 죽도록 고생을 할 것인가, 아니면 부하들과 함께 고생을 할 것인가라는 결정이로군."

즉, 거절한다면 부하들을 해산시키고 몇 명만을 데리고 가야 한다.

그냥 두고 가기에는 장비들을 챙겨 준 돈도 그렇고, 최고의 정예인 사막의 붉은 칼 부대도 아까웠다.

"최악의 상황에 혼돈의 드래곤이 깨어나서 싸우게 되더라도 이놈들이 있어야겠지"

부하들이 죽거나 말거나, 혹은 고생을 하거나 상관은 없는 일.

"새로운 운명을 받아들인다."

새로운 운명의 수레바퀴가 굴러가기 시작하였습니다.

22년간 진행되는 퀘스트에서 매우 훌륭한 성과를 달성하고 사막을 발전시켰기에

이에 대한 특별한 보상이 부여됩니다.

직업이 세계를 구하는 용사로 바뀝니다.

사막에서 최초로 탄생한 태양의 전사에서 승급이 이루어졌습니다.

태양의 전사로서의 특성을 30% 더 강화합니다.

기사, 전사 계열의 최종 직업이며 동시대에 1명만이 가질 수 있습니다.

인간이 가진 무력의 한계를 뛰어넘고, 신성하고 중요한 의무를 부여 받아야만 전직이 이루어집니다.

전사의 손은 모든 무기를 다룰 수 있습니다.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전투 스킬을 쉽게 습득할 수 있습니다.

명예가 스탯에 상관없이 최대치가 됩니다.

명성의 의미가 사라집니다. 직업을 밝힌다면 선을 따르는 이들의 열렬한 존중을 받습니다.

종족의 한계를 떠나서 명예와 신앙,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부하와 동료 들을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용사가 행하는 모든 행동들은 악명의 증가를 최소화합니다.

세계를 위해 싸워야 하는 용사들에게는 신들이 지대한 관심을 갖습니다.

당신과 관련이 있는 신들은 기꺼이 자신의 힘을 나누어 줄 것입니다.

전투의 신 티르가 축복을 내립니다.

"어린 인간이여, 어지러운 대륙을 바로잡아야 할 그대의 어깨가 무겁구나.

하지만 자기 자신을 믿는다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전투와 관련이 있는 다섯 가지 기술의 비기를 얻게 될 것입니다.

전투의 신 티르가 주는 스킬은 곧바로 고급 7레벨의 효과를 내며, 숙련도를 쌓아도 성장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전수도 불가능하며, 전쟁이 끝나면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군신 아트록이 축복을 내립니다.

"그대의 지도 능력은 훌륭하다. 어떤 전투에서도 그대의 말은 모든 이들이 듣고,

용기를 내게 될 것이다."

통솔력이 130 높아집니다.

군대 지휘 스킬 '아트록의 함성, 용사의 격려'를 얻었습니다.

부하들의 성장 속도가 빨라집니다.

대지의 여신 미네가 축복을 내립니다.

"용사여, 땅은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답니다. 뒤바뀐 영혼으로 살아가면서 참 많은

상처를 경험하고 있군요. 당신은 먼 훗날의 이 세상을 위하여 많은 일을 하였고, 또 지금은

사막에 새로운 생명의 씨앗들을 자라게 하였습니다. 땅과 생명을 사랑하는 당신은

쉽게 쓰러지지 않을 것입니다."

생명력의 최대치가 3.7배로 높아집니다.

생명력이 20% 이하로 감소하면 회복 속도가 4배로 높아지게 됩니다.

땅에 손을 대면 트롤을 능가하는 불가사의한 회복력을 보입니다.

태양을 상징하는 루가 축복을 내립니다.

"뜨거운 심장과 빛의 검을 가진 용사여, 나의 검으로 오랜 악을 처단했던 인간이여,

악을 물리치기 위한 싸움에서는 오로지 앞으로만 나아가야 할 것이다."

빛과 관련된 전투 공격력이 55% 오릅니다.

빛과 보호 능력으로 암흑 속성의 공격의 피해를 60%까지 줄입니다.

축복 마법의 효과를 높입니다.

풍요와 아름다움을 주관하는 프레야 여신이 축복을 내립니다.

"모라타의 주인이여, 그대는 많은 일들을 이미 이루었고, 아프로도 거대한 운명을

등에 짊어지고 있구나. 그대가 걸어온 길에는 풍성한 열매과 곡식이 열렸다.

그리고 앞으로도 쭉 계속 그리하리라. 그대와 그대의 부하들은 어느 곳에서도 굶주리지

않을 것이며 어떤 환경에서도 그 기품을 잃지 않을 것이다."

식량을 구하기가 아주 쉬워집니다.

아무리 오랫동안 씻지 않아도 매력이 감소하지 않습니다.

주민들의 호감을 쉽게 이끌어 내게 됩니다.

다섯 신의 축복을 받았습니다.

엠비뉴 교단과의 싸움이 종결될 때까지 모든 스탯이 89개 증가합니다.

티르, 아트록, 미네, 루, 프레야!

정의를 추구하는 신들이 위드에게 새로운 운명을 기대하며 강력한 힘을 주었다.

위드는 전에 없는 묵직한 사명감을 느꼈다.

아마도 이 시대에 스스로 인간으로서는 가장 강한 존재가 아닐까 싶었다.

돈 없이도 밥을 얻어먹는 눈치가 제대로 발휘되었다.

"세계를 구하는 용사, 그리고 신들의 축복까지. 최고의 전력을 쌓았으니 이걸로 

이 시대에 마음껏 깽판을 쳐 보라는 말이로군."

입가에 맺힌 훈훈한 미소.

위드가 사막에서 레벨을 올리면서도 원했던 바가 바로 이런 부분이었다.

노들레의 역할만 충시맇 하기에는 솔직히 지루했다.

남이 했던 일을 고스란히 따라 해야 한다는 건 둘째 치고, 그는 인간 중에서도

지독할 정도로 착한 사람에 속했다. 가진 게 많음에도 불구하고 없는 사람들을

걱정하며 발명을 하고, 사랑하는 여자를 위하여 보장된 미래를 버리고 떠날 줄도 안다.

"아마 사막에서 번 돈도 그냥 다 나누어 줘 버렸겠지."

훗날 조금 살 만해지고 나니까 오지랖도 넓게 대륙의 정의를 세우기 위하여

엠비뉴 교단에 덤벼들지 않았던가.

물론 그가 영웅이기는 했어도 위드의 사고방식과는 참치와 독수리 이상의 차이가 있었다.

"힘을 가진 만큼 엠비뉴 교단을 퇴치하고, 내가 제대로 한 탕 해 먹어 봐야지."

엠비뉴 교단의 총본영에는 신탁이 내려졌다.

-대륙의 남쪽에서 너희를 막을 거대한 힘이 올라오고 있다. 그들을 물리쳐라.

 방해자들을 제거해야 한다.

"예. 알겠습니다."

대사제 헤울러는 잠들어 있는 마물의 부대를 예정된 역사보다 일찍 깨웠다.

가까운 엠비뉴 지파들에 동원 명령도 내렸다.

제4 지파 대사제 모툴스가 이끄는 파괴되지 않는 청동 군대.

제6 지파 대사제 이그리그의 열성적인 광신도 군대.

"악녀 페엣에게도 드래곤 아우솔레토를 깨우는 일을 도우라고 전해라."

악녀 페쳇은 선대의 약속에 의하여 엠비뉴 교단을 단 한번 돕도록 되어 있었다.

잉그리그가 반대 의견을 냈다.

"그녀를 쓰는 것은 아깝지 않겠는가?"

"이번 일이 가장 우선이다. 방해자들을 제거하는 것도 대륙을 파괴하기 위해서

필요한 일이 될 것이다. 엠비뉴 신의 신탁이 직접 내려왔으니 허술하게

처리할 수 없다."

"좋다. 그렇다면 동의한다."

사상 최강의 악녀 페쳇은 전쟁의 시대에 여러 왕국을 괴롭힌 골칫덩이였다.

페쳇은 지금으로부터 몇 년 후 전쟁의 시대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 켈튼 왕국의

최정예 기사들이 무수히 달려들어서 없앨 수 있었지만, 이때 입은 피해는 훗날

군사 강국인 켈튼 왕국이 몰락하는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

과거 엠비뉴 교단은 방심하고 있던 상태에서 어이없게 당했다.

노들레는 그가 사막에서 사귄 7명의 친구들과 아헬른과 협력하여, 믿기지

않은 모험을 하면서 엠비뉴 교단의 음모를 깨뜨렸다.

그때 만났던 사막의 친구들 중에는 헤스티거, 루헬른, 브레빈슨 등이 있었다.

끈질긴 행운아 헤스티거야말로 노들레의 가장 든든한 우군이었다.

위드는 이들 중 4명은 부하로 거두었지만 사냥 도 중에 3명을 죽음에 이르게 하였고,

나머지는 사냥터를 전전하느라 만나지 못했다.

위드는 그 사실을 모르는 채 행복하게 웃었다.

"후후후, 이 퀘스트는 해치운 거나 다름이 없군. 불쌍한 노들레는 고생을

했겠지만, 사람이 평소에 열심히 살다 보면 이렇게 보답을 받게 돼."

어찌 본다면 노들레보다도 더 재수 없었고, 사건들은 더욱 꼬여 가고 있었다.

조각술 최후의 비기 퀘스트는 그렇지 않아도 난이도가 어려운데, 스케일이 커지면서

거기서 한 단계 더 높아지고 말았다.

위드는 전투 스킬들의 비기로 다섯 가지를 정했다.

"절대 방어!"

워리어의 비기로, 착용하고 있는 갑옷의 방어력을 3배로 늘려 준다.

또 어떠한 경우에도 치명적인 공격을 당하지 않으며, 연속 공격을 당하더라도

바로 몸을 움직여서 물러날수 있게 해 주었다.

절대 방어가 있으면 혼자 기사단에 둘러싸이더라도 웬만해서는 죽지 않는 것이다.

대지의 여신 미네로 인해 생명력까지 크게 늘어났으니 끔찍할 정도로 강한

적득의 집중 공격이 아닌 한 무시하면서 무작정 뚫어 버릴 수 있다.

"그리고 다음의 기술로는.. 공격력을 늘려 주는 것으로 검의 각성, 탄생의 힘,

흑기사의 일격, 다른 하나의 검 소환으로 해야지!"

스킬은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것을 어덩야 활용하기가 유리하다.

그러다 보니 전부 바드레이가 가지고 있는 스킬들이었다.

검의 각성은 무기 자체의 공격력을 늘려 주니 필요하다.

탄생의 힘은 체력이 감소하거나 스쳐서 맞더라도 최대의 위력을 발휘하게 해 준다.

덤으로 적을 밀쳐 내는 효과까지 있다.

흑기사의 일격은 광역 공격을 발동시키는 스킬.

다른 하나의 검 소환은 검술의 비기로, 마나의 검이 스스로 날아다니면서

공격과 방어를 한다.

위드는 바드레이와 싸우면서 공격과 방어의 조화에 있어서 스킬들의 구성이 상당히

훌륭하다고 여겼다.

상대방의 무기를 부숴 버리는 파워 브레이크 같은 스킬은 익히고 나서도 쓰지 못했지만,

영웅의 탑에서 얻은 헤라임 검술 등은 여전히 심심치 않게 활용했다.

헤르메스 길드의 지원을 받는 바드레이라면 남들이 알지 못하는 정보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을 테고, 그 중에서도 효과가 뛰어난 스킬들을 위주로 얻는 혜택을

누릴 수 있었을 것이다.

"언젠가 배우려고 몽땅 노리고 있던 참에 잘됐군."

현재의 위드가 바드레이의 스킬을 쓴다면 그 위력도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날 것이다."

검술의 마스터에 824라는 극한에 달한 레벨은 비교 자체를 거부할 정도였다.

사막에서 성장해 오며 스킬의 빈곰하에 시달렸는데 이것으로 어느 정도 그 약점도

보완이 되었다.

"이제 아헬른을 찾으며 엠비뉴 교단이 있는 중앙 대륙으로 진격을 해야겠군!"

퀘스트에는 3개월이라는 시간제한이 있다.

대륙 전체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되었다.

공국 노아.

중앙 대륙에서 바다를 접하고 있어 중계무역을 활발하게 하는 국가였다.

전쟁의 시대에는 물자들이 귀하고 가격도 비살 수밖에 없었기에 상업을

통해 떼돈을 벌어들였다.

위드는 부하들을 이끌고 노아를 향해 낙타를 타고 달려갔다.

퀘스트를 하면서 매일 시간에 쫓기며 서둘러 다녔기 때문에 낙타를 모는 기술은

최고에 달해 있었다. 위드와 직속부대는 바람을 앞질러서 달릴 수 있을 정도였다.

나중에 받아들인 전사들도 기본 이상의 기마술을 가지고 있었다.

"남쪽에서 먼지구름이다."

"저건 뭐지?"

노아의 수비병들이 아무 예고 없이 접근하는 그들을 발견했다.

뎅! 뎅! 뎅!

곧 위급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고, 노아의 군대가 성내에 집결했다.

병사들의 숫자는 32,000!

전쟁의 시대이기에 규모가 작은 공국이라고 해도 많은 병력을 거느리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왕구을 침략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 궁병들을 주력으로 하여

방어 위주로 편성되었다.

노아의 군대가 소집되는 사이에 위드는 사막의 붉은 칼 군대를 이끌고 성 근처에

도착을 했다.

"상업 도시라더니 규모가 상당히 크군."

푸른 하늘 아래 도시는 붉은 벽돌로 지은 고풍스러운 건물들로 가득했다.

복잡하게 이어진 좁은 골목길과 오래된 흔적이 역력한 성벽.

중세 시대의 전통적인 우아미가 돋보이는 도시였다.

"적군이 나타났다!"

"전투를 준비하라. 적들은 그리 많지 않다!"

노아의 병사들이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역시 우리가 접근하기만 해도 군대가 전투를 준비하게 될 줄 알았지.

아무래도 사막 전사들이란 침략자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니까."

물론 정말 순수한 의도로 부하들을 잔뜩 데 리고 온 것도 아니다.

"자, 어떻게 할까."

위드로서는 선택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었다.

사막 전사들을 이끌고 중무장한 상태로 아헬른을 만나기 위해 중앙 대륙을

돌아다니는 건 상당한 불편함이 있다.

평화로운 시절에도 대대적인 병력의 이동을 왕국들이 허용할 리가 없는데,

하물여 지금은 재채기만 해도 검이 날아온다는 전쟁의 시대!

사막 전사들로 구성된 군대를 이끌고 중앙 대륙으로 건나왔으니 이는 당연히

남부 야만인들의 침공으로 받아들여져 경계하게 된다.

위드는 공국 노아로 오면서 이 부분에 대하여 식사 후에 잠깐 동안 생각해 봤다.

'원만하게 대화로 해결을 할 수 있을까? 적당한 뇌물을 바치고 대화로 넘어가는

것도 가능하긴 할 듯한데. 하지만 도시를 통과할 때마다 매번 설득을 하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번거로울 거야. 그러면 사막 전사들을 적은 숫자로

나눠서 따로 이동을 시킬까? 아니야, 최악의 방법이야. 저 참을성 없는

놈들은 어디서든 싸움을 일으키고 말 거야.'

사막 전사 군대 2만 명을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지 않은가.

그렇다고 노아의 군대나 중앙 대륙의 군대가 무섭게 여겨지지도 않았다.

사막에서 싸워 온 몬스터에 비한다면 오히려 약하기 짝이 없는 존재들!

위드는 결심을 내렸다.

"어차피 잘됐어. 가로막는 놈들은 그냥 다 부숴 버리면 되지. 그리고

몽땅 약탈을 하는 거야."

금과 향료 무역으로 유명한 공국 노아!

뻔히 무장하고 있는 군대와 외교적으로 분쟁을 줄이도록 노력하기보단

철저히 파괴해 버리기로 했다.

어차피 노들레로서 쌓는 악명은 중요하지도 않지 않은가.

"그동안 너무 착하고 심심하게 지냈어. 이런 재미라도 있어야 되겠지."

위드는 끝없이 강함을 추구하던 마법의 대륙 시절을 떠올리고 있었기에 거침이 없었다.

하기야 검치와 사형들이었다면 무슨 이런 일을 가지고 번거롭게 생각까지

하느냐고 질책을 했을 것이다.

한때의 세상을 질타하면서 살아가 보고 싶은 것이 사나이의 야망!

전쟁의 시대에 와서 군대를 이끌고 마음껏 헤쳐 나가 보고 싶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무모하더라도 머리보다는 심장이 시키는 일을 하지 않는다면 훗날 더 많은

후회를 하게 되리라.

그렇지만 전투는 매우 신중하게 해야 했다.

위드와 직속부대의 전투력은 단일 세력으로는 가히 최강이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뒤늦게 받아들인 사막 전사들은 아직 제대로 단련이 되어 있지 않았다.

대규모 전쟁을 위한 보급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마당에, 2만여 명의 군대란

어쩌면 쉽게 소모되어 허무하게 무너져 버릴 수도 있다.

"철저하게, 그리고 무리하지 않아야겠군. 모두 전투준비."

사막 전사들이 활과 시미터를 들어 올렸다.

성문을 파괴하거나 성벽에 오를 공성 무기도 가져오지 않았지만 그 정도는

위드와 직속부대가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내야 하리라.

사실상 위드가 제대로 힘을 사용하기만 하더라도 노아 성 정도는

그리 어려워 보이진 않았다.

"제대로 한바탕해 볼 수 있겠군."

단독으로 대군과 맞서는 것은 로열 로드의 모든 전투 계열 유저들이 바라는

꿈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위드에게는 충분한 자격과 능력도 있었다. 오히려 일반 병사들이나 기사들을

상대로는 힘 조절이 어려울 뿐.

그때 노아의 기사들이 성벽 위에 등장했다.

"미개한 사막의 거지새끼들이 약탈을 하기 위해 이곳으로 왔구나."

노아의 초앗령관은 베르테보네가, 당연히 NPC였다.

그가 호탕하게 웃으며 고함을 치자 노아의 병사들이 조롱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낄낄, 주제도 모르고 또 나타났군."

"지난번에 쓸모없는 시체들만 남겨 놓고 도망쳐서 파묻느라고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빵 부스러기라도 줄 테니 그냥 꺼져라, 거지새끼들아."

위드는 지휘관은 물론이고 병사들과도 여러 말 섞을 필요없다고 생각했다.

'보아하니 대화로 사기를 낮출 수는 없겠군.'

사막에서의 명성이 이곳까지는 퍼지지 않은 것이리라. 혹은 지금 사막 전사들을

데리고 온 사람이 위드라는 점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거나.

만약 알았다면 자발적으로 항복을 하거나, 최소한 이런 조롱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중앙 대륙은 자신들만이 최고라고 생각하며 동부와 서부, 남부와 같은 변방은

무시하는 정서가 있었다. 사막 전사들의 허술한 복장도 그들이 무시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원인이기도 했다.

부유한 노아의 병사들은 말단이라도 번쩍번쩍 빛나는 강철 갑옷으로 무장을 했다.

그에 비해서 사막 전사들은 해진 가죽옷만 입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뜨거운 사막에서는 금속 갑옷이 비효율적이라는 실용적인 이유도 있지만,

실상 그만한 실력이 있는 대장장이와 재료를 구하기가 어렵다.

사막 부족들도 무기와 가죽 방어구 등을 생산하지만 중앙대륙의 장인들만큼

품질과 형태가 좋지도 않았다.

없어 보인다고 무시당하는 것도 위드에게는 익숙한 일이었다.

어린 나이부터 항상 남들보다 허름하고 나쁜 옷이나 가방을 쓰면서

학교를 다녔으니까.

"음, 그러고 보니 초등학교 시절부터 누가 나한테는 과자나 아이스크림을

사 달라고 한 적도 없군."

어린 마음에 그때는 창피했고 친구들이 밉기도 했다.

지금은 나이를 먹어서 인격적으로 다듬어지고 성숙해졌을리도 없다.

무릇 쪼잔함이나 뒤끝이란 나이가 들수록 더 심해지는 법!

"몽땅 죽여 버려야지. 아예 씨를 말려 버려야 되겠어. 그리고 저놈들이

착용한 갑옷을 내가 뺏어야겠다. 전삼아, 인사 수준으로 가볍게 공격해 봐라."

"옛!"

전삼이가 휘하 부대 400명을 데리고 적들을 향하여 접근했다.

"발사! 저 야만스러운 놈들이 성벽을 올라오지 못하게 하라!"

그들이 사정거리에 들어오자마자 노아의 군대는 화살을 쏘았다.

궁수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기에 빗발치는 화살 공격은 피할 곳이 없었다.

"크억!"

"방패를 들어라!"

"위와 정면 전체를 막아!"

전삼이의 부대는 잠깐 동안 화살 비를 뚫으며 전진하려다가 포기하고

쓰러진 동료들을 수습해서 돌아왔다.

당연히 이들은 그저 단순한 미끼의 역할을 했을 뿐이다.

전삼의 부대는 대부분 워리어 계열로, 그나마 좋은 방어구를 착용하고 있을뿐더러

생명력이 아주 높아서 먼 거리에서 쏜 화살 따위에는 끄떡도 하지 않는다.

적의 전력을 알아보고 화살을 소모시키는 데 쓰이는 부대!

일부러 쓰러지면서 죽은 척도 능숙하게 했다.

사막의 전사들은 전투에 대해서라면 어떠한 비겁한 일을 지시하더라도 마다하지 않았다.

명령을 내리면 철저히 복종하고, 적에게는 거침없이 잔인했다.

"과연 이 정도로는 쉽게 넘어오지 않는군. 몬스터들도 아닌데 그래도

너무 얕봤던 것 같아. 귀찮지만 공성전을 제대로 치러야 하겠군."

그때 노아의 군대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저놈들은 아무것도 아니다!"

화살이 아깝다. 모래밭에서 온 촌놈들을 박살 내자!"

노아의 군대가  사막 전사들을 허술하게 보고 성문을 열며 빠져나왔다.

기병들은 몇 명 되지도 않는, 대부분 보병들로 이루어진 구성이었다.

거만한 기사들과, 혼란스러운 전쟁의 시대에도 멀쩡하게 침략자들을 격퇴시켰던

노아의 성주가 자만한 탓이다.

위드와 직속 부하들의 눈에는 그저 세상 물정 모르는 꼬맹이들이 집문서 들고

고스톱 치러 나오는 것으로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놈들이 충분히 다 나올 때까지 기다려라."

"예, 대제님."

사막 전사들을 그 자리에서 그대로 대기시켰다.

전쟁에서 기회란 놓치지 않는 자의 몫이다.

"여러 번 싸우고 끌 것 없이 한번에 쓸어버려야겠군."

위드는 집요함뿐만 아니라 적당한 시기를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도 가졌다.

그리고 마침내, 적들이 부대의 진형을 돌격형으로 바꾸고 다시 성으로 되돌아가지

못할 정도로 가까이 다가왔을 때 움직였다.

"검의 각성, 탄생의 힘."

가볍게 공격력을 올려 주는 보조 스킬들을 시전했다.

무시무시한 던전에서 잠깐만 방심해도 처참한 죽음을 안겨 주는 끔찍한 몬스터들을

상대로 싸우면서 레벨을 올렸다.

노아의 병사들을 상대로 전율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어야 할 순간!

"깊은 붕괴의 검!"

태양의 전사가 되고 나서 얻은 스킬.

위드의 검에, 자루에서부터 서서히 수많은 빛깔의 광채가 올라가면서 사방으로

발산되었다. 뾰족한 끝까지 마나가 뒤덮고 나자 그황홀하기 짝이 없는 검으로 땅을

내려찍었다. 검이 자루 앞까지 깊게 땅에 박혔다.

쿠궁!

대지가 거세게 흔들리더니 순식간에 사막처럼 메마른다.

풀들은 말라비틀어지고 우뚝 서 있는 바위는 부서져서 작은 모래 알갱이가

되어 우수수 쏟아진다.

땅은 쩍쩍 갈라지고 허물어졌다.

그러더니 노아의 군대의 병사들이 모래와 함께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땅속으로 가라앉았다.

광범위한 공격 범위를 자랑하는 스킬!

적이 디디고 선 지면 자체를 가라앉혀 버리는 전쟁 스킬이었다.

"끄웨에에엑!"

"떨어진다. 살려 줘!"

땅이 가라앉으면서 2,000여 명의 사상자 발생!

원래 대단한 광역 스킬이기도 했지만 레벨이 800을 넘다보니 공격 범위 자체가

이만저만 넓은 게 아니었다.

20미터 정도의 깊은 구덩이로 적의 군대가 한꺼번에 파묻혀 버리고 만 것이다.

구덩이 속에서 살아남은 이들은 살려 달라고 아우성을 쳐댔지만 누군가 구해 주지

않는 이상 다시 올라올 수는 없으리라.

"신들의 축복까지 받고 났더니 확실히 효과가 제대로군. 최고의 위력으로

쓰지도 않았는데 말이야."

상상도 하기 어려운 어마어마한 사태에 노아의 군대는 얼어붙고 말았다.

놀라서 돌격을 멈춘 그들에게서 곧 악에 받친 고함이 터져 나왔다.

"괴물!"

"흑마법, 인간의 탈을 쓴 악마다!"

레벨이 깡패라는 말이 괜한 게 아니었다.

일찍이 상대해 본 적이 없는 대단한 한 번의 공격에 의해서 군대가 겁을 집어먹었다.

하지만 좋은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사막 전사들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잡템도 위아래가 있다는 말처럼 위드가 먼저 해 먹어야 할 순서!

위드가 두 번째 스킬을 서서히 시전했다.

깊은 붕괴의 검도 그랬지만 공격 범위가 넓을수록 준비하는데 상당히 지체가 된다.

마나 소모도 몇만에 리를 정도로 막대했지만, 지금으로써는 스킬 서너 번 정도는

무리 없이 사용이 가능했다.

"종말의 날!"

뜨거운 화염이 그를 중심으로 서서히 해일처럼 퍼져 나갔다.

모든 걸 태워 버리는 잔인하고 욕심 많은 마나의 불길!

화산이 폭발했을 때 용암이 서서히 밀려 내려가는 것처럼 다가갔다.

화염이 닿지도 않았는데 일반 병사들은 불길에 뒤덮여서 곧바로 뼈만 남아 땅에 쓰러졌다.

퍼렇게 질린 병사들은 뒤돌아서서 성을 향해 미친 듯이 도망쳐 들어가기 시작했다.

"아, 안 돼! 여기서 죽을 수는 없어. 집에는 노모와 처자식들이... 그리고 이웃집

유부녀 헬렌이 나를 기다리고 있단 말이다!"

"사막에서 신의 노여움을 살 존재가 탄생하고 말았어. 살려면 성안으로 들어가야 해!"

"불의 화신이다. 노아의 영주가 나쁜 짓을 저질러서 천벌을 받는 거야."

"레드 드래곤! 레드 드래곤이 우릴 찾아왔다!"

병사들은 공황에 빠져서 아무 소리나 질러 댔다.

노아의 군대는 대적할 수 없는 힘에 의해 심각한 타격을 받았고, 사기가 급격하게 추락했다.

전쟁에서 뛰어난 지휘관급 기사 1명에 따라서 군대의 전체적인 전력은

2배 이상으로도 늘어난다.

그렇지만 위드의 실력은 전쟁 전체의 승패를 좌우할 정도였다.

인간의 한계를 벗어나다시피 한 너무나도 막강한 힘을 느낀 기사들과

마법사들부터 먼저 성으로 도망치려고 뛰어가고 있었다.

이것이야말로 사막의 전설로 불리는 태양의 전사, 그리고 레벨 800대의 전사가 갖는 위엄!

레벨 200대나 300대, 심지어는 400대라고 하더라도 마주하는 순간 투지에서부터 꺾인다.

본능적으로 팔다리가 떨리면서 마음 깊숙한 곳에서는 공포가 자라나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진정한 전쟁의 신의 강림이라고 해도 좋으리라.

"역시 어린아이 손목 비틀기처럼 재밌는 게 없어. 흑기사의 일격!"

위드는 활용할 수 있는 공격 스킬을 시전하고 나서 구덩이를 단숨에 뛰어넘었다.

민첩성이 워낙에 높고, 묵직한 풀 플레이트 갑옷도 입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전장에서는 거의 날아다니는 수준이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혼자서 노아의 군대를 추격해서 돌격하는 건 무모함의

극치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의 그 누가 위드의 공격을 막아 내고 피해를 줄 수 있겠는가.

"하나, 둘, 셋, 넷!"

검을 휘두르면 어김없이 적들이 사라졌다. 그리고 연속 공격이 열 번 이어지게 되면

광역 스킬이 발동되어 적들을 쓸었다.

-흑기사의 일격

 돌이킬 수 없는 공격이 주변의 적들에게 발동합니다.

창을 들고 저항하는 시늉이라도 하던 병사들이 충격파에 휩싸여서 일제히

회색빛으로 변했다. 생명력과 체력이 약한 궁병들은 그저 쉬운 멋익감이었다.

화살을 쏘더라도 무시하고, 도망치더라도 광범위 공격 스킬로 쓸어버린다.

기사와 병사를 막론하고 무자비한 활약을 보이는 위드!

과거에는 부하들을 다룰 때 협동 정신이나 조직력을 중요하게 여겼다.

폭풍 같은 잔소리로 부대 전체에 최적의 전투력을 끄어내기 위한 노력을 다했다.

하지만 지금은 전투의 선두에서 자신이 가장 많은 공적을 올렸다.

던전 사냥에서도 위드가 제일 앞에서 뚫고 지나가면 부하들이 나중에 뒤를 따르면서

잔당을 소탕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부하들의 존재가 꼭 짐 덩이는 아니었지만, 매번 신경을 써 줄 필요도 없었다.

지금은 전장을 놀이터처럼 뛰어놀면 된다.

양 떼 사이에 들어온 사자는 당연히 신이 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위드는 노아의 군대에서 파죽지세로 날뛰면서 적진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적들의 공격도 계속 있었지만 그대로 몸으로 받아 주면서 가뿐히 무시했다.

맷집과 인내력도 이미 주체할 수 없을 정도에다가 절대 방어까지 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혼자서 노아의 군대처럼 허약한 놈들을 다 해치울 필요는 없었다.

미리 쌓여 있던 마나를 소모하며 초반에 빠르게 전투 공적을 올리려고 했을 뿐.

위드는 전투에 굶주린 부하들을 향해 명령했다.

"밟아. 포로는 잡을 필요도 없다. 모두 죽이고 약탈하라!"

-아트록의 함성을 시전했습니다.

 마나 소모 49,050.

 유지시간 30분.

 부하들은 승리에 대한 맹목적인 확신을 갖고 싸우게 됩니다.

 고통을 덜 느끼며, 적을 죽일 때마다 더 많은 경험을 얻습니다.

 저주 마법에 저항력이 높아집니다.

 적들의 후한 제의에도 배신하지 않습니다.

"대제님의 허락이 떨어졌다. 사냥을 시작하자!"

사막 전사들은 모두 낙타와 말을 타고 있었다.

기다리고 있던 그들은 단숨에 속도를 내서 달려 나가 도망가는 노아의 병사들을

칼로 쳐 냈다. 사막 저나들이 지나간 곳에는 병사들의 시체들만이 줄줄이 남았다.

일방적인 도륙!

전쟁의 시대 하면 병사들과 기사들의 수준이 높기로 유명하지만 싸움이 되지 않았다.

위드가 이끄는 사막 최강의 세력은 부유한 공국 노아를 멸망시키는 것으로 중앙

대륙에서의 첫걸음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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